데미엔젤 2 데미엔젤 시리즈
주예은 지음 / 황금가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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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는 것처럼,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처럼 이 책의 주인공 소녀인 준은 그런 면에서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무관심을 가장한 묵인까지, 그 상황을 견뎌낼 만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왜 준의 엄마는 아버지를 말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준은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계속되는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되면서 아마도 자존감마저 상실한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준에게 어느날 나타난 데미엔젤 로이는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준이 스스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책이 바로 『데미엔젤』이다. 제목이 바로 로이의 존재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주인공은 어쩌면 로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표현이다. 그것도 자신이 고통을 겪는 변화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준을 지키기 위해서 악마와 계약을 맺고 베룬(악마)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로이와 그런 로이를 지켜보는 준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루 하루가 고통이였을 준이 로이를 만나 사랑을 받고 로이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자 또다시 로이의 고통으로 자신도 힘들어진 상황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왠지 더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고 외국의 판타지 소설처럼 영화화하면 그 내용이 좀더 멋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저자 본인이 10대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로맨스 소설과 차원이 다른 무게감이 느껴지고, 젊은 작가의 신선한 감각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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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엔젤 1 블랙 로맨스 클럽
주예은 지음 / 황금가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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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뉴스를 보면 경악할만한 가정폭력 사례가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성직자나 종교인이면서 집안에서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걸 보면 더욱 놀랍고 충격적인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들도 신이 아닌 인간일 뿐이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일반인 보다는 더 잘할 것이란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목사의 딸로 태어났지만, 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 말보다 더 자세히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표현을 없을 것이다. 아빠는 밖에서는 존경받는 목사이지만 집에서는 자신의 딸(준)에게 폭력을 일삼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폭력을 묵인하는 엄마까지. 현실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이다. 삶이 공허함을 준은 느꼈을 것이다. 그런 준의 앞에 어느날 자신을 오랫동안 사랑해 왔다고 말하며 자신을 '데미엔젤'이라는 천사라고 소개하는 로이가 나타난다. 인간의 몸을 하고 나타난 로이는 준을 지키기 위해서 악마와 계약을 해버린다. 로이에겐 오로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는 것이 존재 이유처럼 느껴진다. 이토록 맹목적이면서도 진실한 사랑을 받는 준 역시도 당연한 것처럼 로이를 사랑하게 된다.

준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은 베룬으로 변하는 고통을 겪는 로이지만 그럼에도 준을 위해서 참아 내는 모습이 자신의 사명을 다하는 것과 동시에 한 여자를 사랑하고 그 여자를 지키기 위한 처절함을 넘어서는 장엄함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자신이 데미엔젤에서 베룬으로 변하는 것과 준을 지키는 것을 맞바꾼 로이의 사랑이 과연 어떻게 이어질지 그리고 로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준은 어떨지, 두 사람의 사랑과 운명은 과연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2권이 기대된다. 한국형 판타지라는 말에 걸맞게 데미엔젤과 베룬을 배치해서 극적 긴장감과 준에 대한 로이의 사랑을 잘 표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외국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에 견주어 볼때 큰 틀과 인물설정은 괜찮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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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 김말봉 애정소설
김말봉 지음 / 지와사랑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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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작가 최초의 인기 애정소설, 요즘으로 치자면 로맨스 소설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배경은 1930년대이다. 지금으로 부터 80년이나 훨씬 전의 애정 소설은 과정 어떠할지 상당히 기대되고 궁금했던 책임에 틀림없다. 저자의 이름 '김말봉'. 어떻게 보면 너무 촌스럽다. 그리고 한편으로 '찔레꽃'일는 책의 제목만큼이나 정겹고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마치 지금 스타일이 아닌 고서적을 접하는 듯한 색감과 표지 등도 이 책의 배경을 간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아직은 현대화가 덜된 시점에서 그 당시의 사람들은 생활은 물론 연애에서도 결코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 당시 젊은이들의 연애관, 사랑에 대처하는 모습,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갈등, 더 나아가 빈부격차 등 다양한 모습들이 표현된다. 전체적인 흐름은 애정소설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각기 엇갈린 사람들의 애정 문제 이면에는 빈부의 차이와 권력자의 횡포가 보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 시대의 어느 한 부분을 대변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요샛말로 소녀가장으로 불릴 수 있는 정순은 아버지의 병원비와 나머지 가족들의 생활비를 위해서 은행 지점장(조만호) 집에 입주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신여성이라고 볼 수 있는 경애가 있다. 경애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여자다. 그런 정순에겐 정혼자인 민수가 있다. 그 당시의 엘리트라고 볼 수 있는 경성제대를 다니는 민수는 빌린 돈을 갑지 못해서 논이 경매에 부쳐지자 그것을 되찾기 위해서 조만호의 집에 이야기를 하러 오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정순은 민수를 사촌이라고 말한다.

 

그런 민수에 경애는 반하게 되고, 경애는 자신을 좋아하는 영환을 이용해서 민수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한다. 조만호는 아내가 죽자 정순에 대한 마음을 더욱 드러내고 그 사이 경애의 오빠 경구가 집으로 돌아 오는데 경구 역시 정순에게 반하게 된다. 정순과 민수의 사이에 경애, 경구, 영환이 끼어들고, 그 안에서 부를 이용해 마음에 들어하는 한 남자, 그리고 한 여자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진다.

 

연애소설로서도 재미를 가지고 있고, 그 시대의 모습을 담으면서 그 당시의 부조리를 남녀의 애정관계를 통해서 느끼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지금의 감성으로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당시의 인기를 어느 정도 짐작케 한다. 1930년대의 애정소설을 읽었지만 결코 시대에 뒤쳐지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점에서 이 책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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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 사랑의 시작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판타지 - 이제하 판타스틱 미니픽션집
이제하 지음 / 달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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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겐 심히 미안하지만 솔직히 이제하라는 작가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소설가, 시인, 음악가, 화가. 이제하라는 사람 앞에 붙는 수식어는 이토록 다양하다. 그리고 이 책 한권에 그의 모든 역량이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할때 허투루 붙여진 말은 아닌듯 하다.

 

1953년 제1회 학원문학상으로 데뷔한 작가의 등단 56주년 기념 작품이라는 데에서도 이 책의 가치는 높아 보인다. 마치 하나의 현대 미술 작품을 보는 것 같은 표지속 그림은 책의 내용 중간 중간에도 등장한다. 총 39편의 사랑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 이 책은 그림이 한몫을 해서인지 상당히 감각적으로 비춰진다.  

 

무려 서른 아홉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목을 '코'라고 정한 이유가 솔직히 궁금했다. 이야기의 포문을 연것이 '코'다. 흔히 좋아하고 사랑할때의 이유가 싫어지면 또 싫은 이유가 되는 것이 사람 심리의 아이러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코는 한남자의 코가 마음에 들어서 결혼하게 된 부부가 결쿡 그 코 때문에 이혼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사랑의 시작점에선 그 사람의 장점으로 보이던 것도 사랑이 식어서 권태기나 부부 사이의 위기가 찾아 오면 눈의 가시처럼 보일때가 있다. 그러한 심리와 그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과 감정적 변화를 잘 표한 이야기이다.

 

어찌보면 인간관계가 허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한 이야기들이다. 이런 이야기가 단순히 쾌락을 쫓거나 가십거리고 느껴지지 않는 건 아마도 작가의 연륜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그림, 이야기, 수록된 CD 속의 음악까지 삼박자가 어울어져서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보게 된 작가이지만 그 첫만남이 결코 나쁘지 않은 느낌이 이여서 더욱 좋은 인상을 받은 작가 이제하와 그의 56주년 기념 작품『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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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팥쥐전
조선희 지음, 아이완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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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희 작가의 《거기, 여우 발자국》과 《모던 아랑전》을 읽고 느낀 점은 정말 대단한 작가다라는 사실이다. 다른 책들은 읽어 보질 못해서 뭐라 말할 순 없지만 두 작품과 이번에 읽은 《모던 팥쥐전》은 그 소재나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일단 독특하다. 이제까지 읽어 본 적 없는 독특한 스타일의 이야기는 솔직히 무섭다. 대놓고 무서운 것이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슬슬 무섭다가 마지막엔 확실한 반전이 있다. 그리고 그 반전의 순간 정말 오싹함이 무엇인지를 몸이 먼저 깨닫게 되는 책이다.

 

서리, 박지


 자개함

 

 시시

 

 개나리꽃

 

죽이거나 살리거나 

 

지팡이

 

이번 《모던 팥쥐전》에서는 총 6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는 <서리, 박지>편이였다. 콩쥐와 팥쥐가 현대에 다시 태어난다면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며, 서리가 샤머니즘적 행위를 하는 과정, 그리고 그일이 불러오는 깜짝 놀랄 반전에서 이야기의 마지막에 너무 무서웠다.

 

그리고 자개함에서는 요사스러운 인물은 당연히 '누구'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 반대였다는 사실과 공포를 넘어서는 고차원의 감정이 내포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는 점에서 무섭다기 보다는 좀 슬픈 결말이였다. 물론 처음엔 죽은 친구에게서 편지를 받고 그 친구의 부탁을 들어 주는 점에서는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어서 마음이 쿵쾅거릴 정도로 오싹하기는 했다.

 

모던 시리즈에서는 각각 한편정도가 약간 판타지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개나리꽃>이 그러하다.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의 기억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을 현실로 데리고 나온다는 것인데, 그러한 일을 하는 두 사람 D와 K가 그들이 하는 일의 금기를 깨서 그속에 갇힌다는 이야기다. 설정은 가장 독특하고 현대적이였지만 전개과정이나 결론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 책의 별점을 하나 빼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모두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했다는 점에서는 어느정도의 기대감을 갖게 하고 신선함과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재미있으면서도 무섭고, 때로는 감동이 공전하는 멋진 책인 것 같다. 진심으로 정말 글을 잘쓰는 작가의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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