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 - 이지애 감성 에세이
이지애 지음 / 해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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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KBS 32기 공채 아나운서로 데뷔한 이지애 아나운서, 그녀가 이번에 자신의 불안하지만 치열했던 20대를 지나 서른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직 나를 위한 주문, 퐁당!"이란 글이 눈길을 끄는 이 책은 이지애 아나운서 자신의 20대를 꿈을 위해 퐁당, 사랑을 위해 퐁당, 그리고 삶이라는 거대한 바다 어딘가에 퐁당 빠져서 보냈던 시간을 담았다고 한다.

 

 

노현정 아나운서에 이어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고 해도 과연이 아닐 정도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책 표지 안쪽에는 그녀에 대한 간략한 프로필과 경력이 나온다. 요즘 아나운서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는데 그 관문을 통과한 데에는 참하면서도 지적인 인상이 한몫한 게 아닐까 싶다. 딱 호감형이다.

 

 

"KBS 32기 아나운서 이지애입니다."

입 사후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다른 이름이 생겨서 참 행복하다는 그녀의 말에서 그녀가 아나운서라는 꿈을 이룬 그녀의 솔직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아나운서가 되기 전의 불안정한 신분에 대한, 지금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한 감정들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고, 언론 고시 중 하나인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하고 난 뒤에 경험한 일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까지 다양한 일들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상당히 솔직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지난 9월 S 방송사에서 2012년 하반기 아나운서 공채를 진행했는데 2~3명 모집에 무려 25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정도되면 신이 내린 직업이라고 부를 만 하다. 이지애라는 사람이 공영 방송의 아나운서이기에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반면에 아나운서이기에 같은 아나운서 남편이 겪는 고통에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M사의 아나운서인 남편이 파업과 관련해서 정직, 부동산 가압류를 당하고 밤에는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간호해야 할때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그녀 역시도 편치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화려한 조명에 밝은 웃음을 간직한 이지애 아나운서의 모습만 알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악성 댓글을 적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이 책 한권이 그녀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겠지만 그녀의 밝은 웃음 뒤에도 슬픔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아나운서가 꿈인 사람에게는 이미 그 길에 서 있는 이지애 아나운서의 이야기가 귀감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녀를 지켜봐 온 사람들에게는 이지애 아나운서가 말하는 자신의 모습과 생각들에 대한 이야기에 또다른 이지애 아나운서를 만나게 될 것이다.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모습에선 우리들이 그러하듯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그녀의 밝은 미소만큼이나 따뜻하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는 각 장마다 제시된 설정된 사진 말고 그녀의 일상적인 모습이나 아나운서로서의 모습을 담고 있는 사진이 이야기의 중간 중간에 자리하고 있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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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치명적인 검은 유혹 - 낭만적인 바리스타 K씨가 들려주는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스민 커피 이야기
김용범 지음, 김윤아 그림 / 채륜서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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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잔인지도 모를 커피를 마신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시작해서 때로는 심야에 마시기도 한다. 달콤한 맛이 이끌려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커피에 얽힌 이야기는 너무나 많다. 우리 나라의 경우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가 커피 매니아 였고,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고종 황제 암살에도 이용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이 커피이기도 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커피의종류도 다양하고 때로는 겉멋의 대명사로 오해받기도 하는 것이 커피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커피와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나온다. 커피, 뭉크, 헤르만 헤세, 헤밍웨이, 고흐, 이상, 카프카, 이사도라 던컨 등이 과연 커피와 관련해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상당히 기대된다. 그들에게 커피는 어떤 향기였을까?

 

커피 한잔과 함께 읽는다면 좋을 것 같은 책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책속에 작가나 화가 등 인둘들에 대한 인물들의 작품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처럼 간혹 글의 내용과 관련된 장소가 소개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점들은 책을 읽는 이들로 하여금 그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하기도 하는 것 같다. 프란츠 카프카 편에서 소개된 카페 '프란츠 카프카'는 내외부 모두가 고풍스럽고 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게다가 이 책은 상당히 저자가 여러모로 신경써서 써낸 책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위와 같이 바리스타 K씨의 詩와 Art Recipe와 같은 코너를 통해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저자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림과 사진 이미지, 그리고 저자의 생각과 사실적 내용들이 한데 어울어져서 갓 뽑아낸 커피 한잔처럼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책이다. 발음조차 어려운 커피들, 정작 그것이 어떤 커피인지도 모를 정도로 세분화된 커피 대신 책속에 나온 인물들이 즐겨 마시던 커피를 이름으로 내 놓는다면 그 커피가 좀더 의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커피라는 이야기로 쓰여진 이 책을 통해서 그 사람이 마시는 커피, 그들이 사랑한 커피를 통해서 그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어진다. 커피 한잔과 시작된 책이 끝나갈 즈음 또다시 커피가 그리워진다. 그러면서 문득 나의 커피는 어떤 향기일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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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바리 -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정윤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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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가 무슨 의미일지가 궁금했다. 어딘지 모르게 프린세스라는 서양식 표현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전미가 느껴지는 이름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렇게 찾아 보니 바리데기 신화에 등장하는 '바리'를 떠올리게 한다. 설화라는 표현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아주 오래 오래전에 어느 왕이 7번째 딸인 바비를 버리게 되고 이후 죽을 병에 걸리자 그에 버림 받았던 바리 공주가 그 병을 낫게 할 약을 구해오기를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그 약을 구하기 위한 과정이 쉽지 않은데 온갖 고초에도 불구하고 결국 약을 구해와서 아버지를 살린다는 이야기다.

 

그런 바리의 삶이 현대에 와서 재생되는 느낌이 든다. 바리의 부모가 딸만 여섯을 낳고 아들을 바라고 난 아이가 딸인 바리이다. 그리고 산파는 바리의 부모를 설득해서 데려간다. 아주 오랜 옛날의 바리 공주가 아버지의 죽음을 살린 효자라면 현대의 바리는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을 돕는 인물로 그려진다.

 

어떻게 보면 백치의 수준으로 산파가 바리를 키우는데 그런 모습이 긍정적으로는 바리의 모습을  묘하게 만들었던 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맨처음 산파의 죽음을 도운 것을 계기로 다른 사람들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바리다.

 

많은 사람의 죽음에 관련되어 있어서 일까, 바리는 소박한 행복을 꿈꾸지만 그렇지 못한다. 태어나기를 그런 업보를 안고 태어난 것일까 싶을 정도로 바리의 삶은 슬프다. 아니 슬픔을 넘어서는 고통스러움이 느껴질 정도이다. 산파의 손에 이끌려 오지 않았다면 좀더 행복했을까하는 상상을 절로 하게 될 정도 그 이후 삶이 안타깝다.

 

설화에서는 목숨을 구함으로써 그 사람에게 평화를 주고, 현실에선 죽음을 선사함으로써 평화를 주는 것이기에 현대적 결말이 훨씬 아픈 것인지도 모르겠다. 바리데기 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점은 상당히 신선하면서도 매력적인 글이였다. 하지만 독자의 마음으로써는 바리가 좀더 행복하면 좋았을 텐데라는 마음이 계속해서 드는 그런 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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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왈츠 밀란 쿤데라 전집 4
밀란 쿤데라 지음, 권은미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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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전집 4번째 이야기는 『이별의 왈츠』이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초승달이 온통 푸른색인 바탕에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표지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어떻게 보면 제목과 진짜 안 어울린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인상적인 표지와 밀란 쿤데라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끌리는 책임에 틀림없다.

 

공연을 위해 온천 도시를 찾게 된 트럼펫 연주자 클리마는 공연을 무사히 성공적으로 끝내고 온천장에서 일하는 간호사 루제나와 하룻밤을 보내고 프라하로 돌아가 버린다. 하지만 루제나가 임신한 사실을 클리마에게 연락하면서 클레마는 두 사람을 떼어 내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란 제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일이다. 어느날 온천 도시로 돌아온 야쿠프는 역시 온천장에서 일하는 친구 슈크레타가 예전에 만들어 준 푸른 독약을 이제는 필요가 없어지자 돌려 주려고 하다가 루제나의 약통으로 들어가 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밀란 쿤데라의 작품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고 그들이 얽히고 섥혀 있음을 알게 된다. 어느 관계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우리들의 인생처럼. 루제나와 뱃속의 아이를 떼어내려는 클리마, 그런 클리마를 붙잡으려는 루제나, 새로운 삶을 위해 곧 떠나려고 찾아 와서 푸른 독약으로 사건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야쿠프와 아버지의 친구였던 야쿠프를 유혹하는 올가, 거기다가 루제나를 좋아하는 프란티셰크까지. 과연 이 모든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사랑을 이루어 낼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정도로 모두들 복잡한 상황에 놓인다. 

 

평화롭게 시작한 이야기는 서로의 엇갈리는 바람으로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고, 그러한 전개 과정이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재미있는 부분도 존재하는 책이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통속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를 전혀 그렇지 않게 풀어 갔다는 점에서 밀란 쿤데라의 저력을 느끼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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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다음날 - 안녕이라 말하고 30일 동안
하워드 브론슨.마이크 라일리 지음, 선우윤학 옮김 / 큰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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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다음 사랑을 위한 여정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픔이나 아픔이 가시는 것은 아니다. 이별을 통해서 다음 사랑에선 좀더 잘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사람과의 사랑은 여전히 힘들 뿐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채 2년도 지속되지 않는다는 과학적 주장을 들고 나오지 않더라도 우리는 언젠가 이별을 경험한다. 물론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말하는 커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볼때 잘 이별하는 것이 다음 사랑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한때는 사랑했던 이에게 '안녕'이라고 말했던 '이별 후 다음 날 부터 30일 동안'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누군가는 하루만에도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는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30일, 한달이라는 시간을 꼬집어서 이야기하고 있는 점이 확실히 흥미롭기는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해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절감하게 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경험하게 되는 '이별'에 대처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고,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이별 후 다음날을 첫날로 해서 이후 30일 동안 이별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솔직히 단 일주일도 제대로 따라할 사람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은 무려 '30일간의 지침서'이다. 그럼에도 분명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들을 날짜별로 실천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30일간의 이야기를 쭉 읽어 보고 따라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따라 해보면 정말 사랑을 떠나보내고, 삶을 사랑할 수 있는지 궁금하긴 하다. 이 책의 모든 이야기들 중에서 눈길을 끄는 말이 있다면 아래의 글이다.

 

'바보가 뒤를 돌아보며 길을 가듯,

후회도 우리의 발걸음을 답으며 어물거린다. - 마틴 루터 킹(p.129)

 

이별에 관련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들의 인생 전체에도 어울리는 말일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겪고, 앞으로 겪을 무수한 일들 중 하나에 속할 이별일 뿐이다. 그러니 돌아 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또 아는가. 진짜 내 사람이 앞에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30일째 소생을 목표로 29일간의 치열한 노력을 하는 것처럼 미래를 향해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아마도 이 책은 이야기 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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