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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외전 - 이외수의 사랑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2년 10월
평점 :
왠지 이 책의 스타일이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라 생각했었는데 자세히 생각해 보니, 이외수 작가의 『하악하악』 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이외수의 생존법'이라는 부제가 붙기도 했던 이 책 역시도 이외수 저, 정태련 그림으로 되어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이외수식 사랑법은 어떤 것일까? 보여지는 모습에서 기인(奇人)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역시나 그의 글에서는 삶의 통찰에서 얻을 수 있음직한 감동을 받게 된다.
정태련 화백의 작품을 따로 보지는 못했지만 이외수 작가의 글 덕분에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이 책의 의미는 더 크게 다가 온다. 화려한 풍경이나 유명한 장소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그렇기에 우리에게 친숙한 그림들은 오히려 평화로움을 선사한다. 특히 야생화 같은 한국적인 꽃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는데 낯설지 않은 꽃은 글의 의미와 감동을 더하고 있는듯 하다.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는 이외수 작가가 말하는 사랑법이라니 절로 눈길이 가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가장 쉬운듯 하지만 이보다 더 힘들 수 없다는 걸 절로 깨닫게 되는 사랑, 누군가를 바보로 만들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는 사랑에 대해서, 그 사랑을 좀더 잘하고 의미있게 하고자 이 책을 읽는다.
제목은 사랑외전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인생에 대한 총평이자 조언이 아닐까 싶다. 결코 순탄치 않은 삶아 온 초로의 작가가 전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거부할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진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외수 작가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이리라.
지극히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단어 '사랑'에 대해서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다. 이외수 작가는 최근들어 힘들어 하는 청춘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남기기도 하는데 이 책의 한페이지에서도 만날수 있었다.
"세상이 아무리 썩어 문들러져도,
양심을 더럽히지 않고,
초연하게 살아가시는 당신을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오늘의 피박은 내일의 대박!"(p.80)
이외수 작가의 글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유를 이 문장에서 찾아 볼 수 있겠다. 어렵지 않고, 재지 않으며, 우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담겨져 있다. 솔직한 현실을 과감없이 이야기하고 그럼에도 우리가 꿈과 희망,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글의 힘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 포인트에서 슬며시 웃음짓게 하는 놀라운 재주를 가진 작가다.
굳이 긴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낌있는 글은 흔치 않으니 작가 이외수가 말하는 나를 사랑하고, 너는 사랑하며, 우리를 사랑하는 방법을 읽는 즐거움을 느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