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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이수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터인가 나와 다른 생각이나 취향을 가진 사람은 마치 나와 싸우는 사람인것 마냥 인정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나와 같은 코드로 만들거나 아니면 영원히 비방하거나 하는 것이 진리인것처럼 되어 버렸다. 60억의 인구중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다만 닮았을 뿐이다. 심지어 한 배에서 나온 쌍둥이조차 각기 다른 성격과 취향이 있으니 남과 나의 다름은 더 말할 것도 없으리라.
그래서일까? 제목에 당당히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라고 적힌 이 문장에 끌렸을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문장 부호가 없다. 마침표인지, 느낌표인지, 물음표인지 도대체 알수가 없다. 아무도 이런 것에 개의치 않고 그냥 읽어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말이다. 그래서 상상하게 된다. 과연 '존중해주시죠' 뒤에 적힌 문장 부호는 무엇일지....
간혼 애완동물을 두고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로 사람들은 갈등을 겪기도 한다. 누군가는 싫어하지는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을수 있고, 또다른 누군가는 반려동물로 생각해서 가족의 일원으로 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면서 마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뭔가 잘못된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느날 문자 메시지로 이별 통보를 받는다. ‘예쁘고 못돼 처먹은 너’는 이별에 대한 예의도 없나 보다. 이별 통보 후 사라진 여자 친구가 독특하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자신이 고양이가 되려고 한다니 이건 애묘 이상의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나 봄직한 인물이니 말이다.
그렇게 헤어진 여자 친구를 되찾기 위해서 주인공은 애묘 클럽에 나가지만 정작 그녀는 보이질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주인공은 애묘 클럽인 '버틀러'에서 취향이 달라 차별 받게 되고 결국 쫓겨 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엔 '클럽 안티 버틀러'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분명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도 그만한 이유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렇게 '클런 안티 버틀러' 의 일원들은 개인적인 목표가 아닌 그 이상의 임무를 수행하기에 이르면서 이야기는 단순히 '애묘인'과 '비애묘인' 이상의 것을 다루고 있다.
나의 생각이나 취향에 반대되는 이야기를 한다면 분명 기분이 좋을리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에겐 내가 바로 그 반대되는 취향의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각자의 개성이나 취향만큼은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그것이 개인을 넘어서는 다수를 향한 잘못된 것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다. 그렇기에 무거울수도 있는 주제를 '애묘'를 들어서 이야기했다는 점이 참 신선하게 다가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