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치유하는 글쓰기 - 세상 속으로 걸어가는 여정
줄리아 카메론 지음, 조한나 옮김 / 이다미디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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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처음 글쓰기는 아마도 초등학교때 그림일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때는 일기를 숙제의 하나로 밖에는 생각하지 않았고, 생각을 담기 보다는 그저 한 일을 나열할 뿐이였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담은 처음 글쓰기는 중고등학교때 쓴 일기장일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손발이 오글거려서 도저히 읽을수가 없는 글들인데, 그때 당시에는 어느 대작가 못지 않은 풍부한 감성이 담겨있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 나의 글쓰기는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글과 인터넷이 가능하면 세상 만천하의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글, 이렇게 두가지가 있다. 전자는 요즘도 쓰고 있는 일기이며(물론 노력하려고는 하지만 매일 쓰지는 않는다.) 후자는 서평이다.

 

책을 지금처럼 소유해야지라는 개념이 없었던 중학생 시절 나 혼자 독서 카드를 만들어서 영화 <러브레터>에 나오는 것처럼 도서카드에 내 이름 적는게 낙이였던 때가 있었고, 그 영향은 지금에 와서도 이어진다. 깊이 있게 읽고 싶기도 하지만 많이 읽고 싶은 것도 솔직한 마음이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쓰기 시작한 것이 서평이다. 그전까지 독후감을 쓸 때나 서평을 썼지만 이제는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레 이렇게 서평을 쓴다.

 

 

그러다 생각하게 된 것이 '글쓰기'다. 물론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서평도 글쓰기의 일환이겠지만 가끔 이런 저런 글을 끄적여 본 적이 있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글을 아니기에 딱히 어딘가에 모아두지도 않았지만 머릿속으로는 생각한 적은 있다. 그런데 이 글쓰기라는 것이 그 글자만큼이나 참 거창하게 느껴진다. 내가 작가도 아닌데, 무슨 글을 쓴다는 건지 나 스스로도 민망할때가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보통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거나 완전히 허구의 이야기를 창작해 내거나 하는데 이 책의 저자인 줄리아 카메론의 경우에는 솔직히 처음 들어 본 이름이지만 꾀나 유명인사였다.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와 결혼한 이후 「택시 드라이버」, 「뉴욕 뉴욕」의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할 정도의 실력가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 그녀가 남편의 성공 이후 점점 존재감이 약해지는 자신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으로 우울증까지 경함하기도 했는데 이혼 이후 그 시간에 정면으로 맞서서 '분노의 벽'을 보면서 그 분노를 글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상상할수도 없는 그 분노를 글로 쓰기 시작해서 그속에서 스스로가 치유받았다고 한다. 참 대단한 사람이다. 그렇게 상처를 극복한 그녀는 이제 '나를 가꾸기 위한 자유로운 글쓰기에' 전념한다. 인생의 고난을 겪은 그녀가 전하는 글이니 분명 진정성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노하우를 일반 대중에게도 전한다. 작가가 될 사람들을 위한 글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문장을 잘 쓰기 위한 글쓰기가아니라 종이에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그속에서 풀어 놓음으로써 자신과의 대화를 통한 성찰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고, 그 결과 자신의 삶 또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변화를 경험했던 그녀가 우리들 또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그렇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작가를 위한 글쓰기가 아닌 오롯이 자신을 위한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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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06
헤르만 헤세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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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수 십년도 더 지난 그의 작품은 지금 읽어도 결코 시대감을 느낄 수 없는 통찰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더욱 그러하다. 독일의 슈바르츠발트의 작은 읍내에서 중개업과 대리업을 하는 요제프 기벤라트에게는 한스라는 영리한 아들이 있다. 그런 기벤라트는 아들이 성공하고 출세하기를 바라고 이런 아버지의 바람은 학교의 명성을 높이려는 교사와 목사의 바람에 맞물려 한스에게 무거운 짐으로 보태진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치르는 주 시험을 통해서 신학교의 좁은 수도원으로 들어갈 자격을 얻기를 바라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다. 그리고 한스는 그런 바람에 부응하고자 118명이 지원한 시험에서 36명의 합격자 안에 들고자 노력한다. 결국 한스는 2등으로 주 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그렇게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간 한스는 그곳에서도 공부에 매진해야 했기에 다른 것들을 누리지 못하게 되고, 두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신학 공부와는 담을 쌓다고도 할 수 있는 자유분방한 하일러와 친구가 된다. 그리고 하일러의 영향으로 점점 성적은 떨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신학교를 떠나야 하기에 이른다.

 

집으로 돌아 온 한스는 사랑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마저도 상처를 받게 되고, 결국 기계공장에 취직하게 되지만 신학교에 들어갔었던 그는 기계공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마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오른다. 부모님의 바람, 주변의 기대에 맞춰진 자신은 꿈조차도 없이 살아가다 결국 그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모습이 말이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수 십년 전 그때만이 아니라 지금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한스가 자신이 하고픈 것을 할 수 있도록 적어도 아버지라는 사람만이라도 도와줬더라면 그의 삶은 죽음에 이르는 결말보다는 더 행복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경향이 짙게 배어 있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다행히도 헤세는 한스와 같은 결말을 맺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신학교에서 한스의 친구였던 하일러가 헤세의 분신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본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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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빈과 당쟁비사
윤승한 지음 / 다차원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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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방영된 사극 드라마의 주인공 중에서 '장희빈'만한 인물이 또 있었을까? 인현왕후와 대비되면서도 오히려 더 많이 드라마화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궁녀의 신분으로 스스로 왕비가 되었던 인물이면서 조선왕조실록에서조차 그녀의 미모를 인정했다고 하니 그녀는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다. 후대인들에게 그녀는 세상에 둘도 없는 악녀(惡女)이자 요부(妖花)로 알려져 있고, 드라마나 소설 역시도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그녀의 이미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그녀를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짜 그녀의 모습은 이랬을까 싶고, 오롯이 그녀 혼자서만 자신의 욕심으로 모든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그 당시 장희빈이라는 인물을 둘러싼 여러가지 상황들은 어떠했을지 궁금했던 차에 장희빈과 '조선당쟁비사'를 담고 있다는 이 책에 관심이 끌렸던 것이다.

 

장희빈의 출생부터 그녀가 어떻게 궁으로 들어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숙종의 눈에 띄어 '천하'를 얻게 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시작은 남인(南人)에 의해 숙종과의 의도적인 만남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훗날 왕비의 자리에 오른 그녀는 그 이상의 것을 원하게 된다.

 

폐비가 되기까지 보여준 모습도 경악스럽지만 그녀는 끝까지 폐악스럽고, 사악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드라마에서도 유명했던 임금이 내린 사약을 먹지 않으려 내동댕이 쳤고, 죽기 직전 자신의 친아들이자 후에 경종이 된 왕세자의 성기를 훼손해서 경종은 후손을 얻지 못했다고 하니 여자로서도 어머니로서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인물같다.

 

많은 부분은 그동안 드라마를 통해서 보아 온 부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장희빈의 모습에 당쟁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어서 장희빈이라는 인물은 물론 조선시대의 당쟁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 똑같지 않은 장희빈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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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이수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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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와 다른 생각이나 취향을 가진 사람은 마치 나와 싸우는 사람인것 마냥 인정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나와 같은 코드로 만들거나 아니면 영원히 비방하거나 하는 것이 진리인것처럼 되어 버렸다. 60억의 인구중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다만 닮았을 뿐이다. 심지어 한 배에서 나온 쌍둥이조차 각기 다른 성격과 취향이 있으니 남과 나의 다름은 더 말할 것도 없으리라.

 

 

그래서일까? 제목에 당당히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라고 적힌 이 문장에 끌렸을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문장 부호가 없다. 마침표인지, 느낌표인지, 물음표인지 도대체 알수가 없다. 아무도 이런 것에 개의치 않고 그냥 읽어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말이다. 그래서 상상하게 된다. 과연 '존중해주시죠' 뒤에 적힌 문장 부호는 무엇일지....

 

 

간혼 애완동물을 두고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로 사람들은 갈등을 겪기도 한다. 누군가는 싫어하지는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을수 있고, 또다른 누군가는 반려동물로 생각해서 가족의 일원으로 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면서 마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뭔가 잘못된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느날 문자 메시지로 이별 통보를 받는다. ‘예쁘고 못돼 처먹은 너’는 이별에 대한 예의도 없나 보다. 이별 통보 후 사라진 여자 친구가 독특하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자신이 고양이가 되려고 한다니 이건 애묘 이상의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나 봄직한 인물이니 말이다.

 

 

그렇게 헤어진 여자 친구를 되찾기 위해서 주인공은 애묘 클럽에 나가지만 정작 그녀는 보이질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주인공은 애묘 클럽인 '버틀러'에서 취향이 달라 차별 받게 되고 결국 쫓겨 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엔 '클럽 안티 버틀러'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분명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도 그만한 이유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렇게 '클런 안티 버틀러' 의 일원들은 개인적인 목표가 아닌 그 이상의 임무를 수행하기에 이르면서 이야기는 단순히 '애묘인'과 '비애묘인' 이상의 것을 다루고 있다.

 

 

나의 생각이나 취향에 반대되는 이야기를 한다면 분명 기분이 좋을리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에겐 내가 바로 그 반대되는 취향의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각자의 개성이나 취향만큼은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그것이 개인을 넘어서는 다수를 향한 잘못된 것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다. 그렇기에 무거울수도 있는 주제를 '애묘'를 들어서 이야기했다는 점이 참 신선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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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 지금의 '나'로 더 행복한 인생을 사는 지혜
마스노 슌묘 지음, 황미숙 옮김 / 라이프맵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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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어디있고, 욕심없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싶지만 많은 것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그렇게 할때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웰빙에 이어서 힐링이 대세인 요즘 '선'의 사상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는 이 책은 더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일본의 겐코지의 주지 스님이라는 마스노 슌묘 스님이 이 책의 저자인데 일본이나 한국이나 '선' 사상은 크게 다르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거부감을 느낄 수 없는 내용이라는 점이 이 책을 선택하고 계속 읽게 만든 요인이 아닐까 싶다.

 

상처 받은 마음 하나 제대로 치유하지 못해서 속으로 더 곪아가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책을 통해서 100% 치유받을 수 있다고는 말할수 없겠지만 적어도 명상의 말씀같은 이야기는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다친 마음을 토닥거려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더욱이 집착과 망상,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차분히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제목의 <있는 그대로>는 남의 모습을 따라가지 못해서 초조하고 답답해 하지 말라고, 지금 내 모습에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현재의 모습에 머물러 있음에 만족하라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라는 존재에서 만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참선과 수양이라는 거창한 행위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동안 만이라도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스노 슌묘 스님의 배려가 담긴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 사람, 시간, 변화, 인생'이라는 다섯가지에 대해서 한자어 표현과 함께 그 말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이 책으로 꼭 변해야지라든가, 무엇인가를 얻겠다는 맹목적인 자세보다는 마음 편히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하루 한 가지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고 그속에서 마음의 치유를 얻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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