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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러 패러츠키 지음, 황은희 옮김 / 검은숲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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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워쇼스키라는 이름에 괜히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두 감독이 떠올랐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여성 사설탐정이라는 말은 이름에 대한 인지도를 더욱 높여주기까지 하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 이 책은 마치 국내에서 방송되는 미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성 사설탐정인 V. I. 워쇼스키를 주인공으로한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라고 하니 그동안 여성이 수사 해결의 주된 인물이 아닌 조력자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쉬웠던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은 책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여성 사설 탐정인 V. I. 워쇼스키는 화이트칼라 범죄를 전문으로 한다. 그렇기에 그 사건들을 보면 지금 우리 사회에 팽배하고 있는 것들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것들이 나오기에 이 책은 더욱 흥미롭게 독자들을 빨아 들인다.

 

빅토리아 이피게니아 워쇼스키의 아버지는 시카고 경찰이셨던 폴란드계이며, 어머니는 이탈리아계이다. 그녀는 우범 지역이라고 할만한 곳에서 자랐기에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것에 일찍이 눈을 떴고,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선 변호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4개월이라는 짧은 결혼 생활을 끝마친 그녀는 허름한 빌딩에서는 사설탐정 사무실을 차려놓고 일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실패자로 보여질 수 있는 캐릭터지만 매력적인 외모만큼이나 상당항 에너지를 가진 그녀를 그렇게 보기란 힘들 것이다. 그런 그녀의 사무실에 신탁은행의 부행장이라는 납자가 나타나 아들의 사라진 여자친구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V.I 워쇼스키는 애니타 힐을 찾아 아들과 그 여자친구의 행적을 찾아가는 가운데 부행장의 아들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아들이 일한 곳과 여자 친구의 행적을 조사하던 가운데 그녀의 수사를 종결시키고자 협박을 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한다. 그리고 점차 조사가 진행될수록 V.I 워쇼스키는 그들을 둘러싼 무엇인가가 분명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활약을 보인다.

 

여성이 사설탐정으로서 주된 활약을 한다는 점이 그 당시로서는 상당히 진보적인 캐릭터가 아니였을까 싶기도 하고,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기대하게 만드는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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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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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동네에 있던 중고서점에 다닌 기억이 난다. 비교적 새책도 많고, 어떤 책의 경우엔 그 책의 주인이였을 사람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기도 했던 책들이 좁은 통로를 따라 몇 겹의 책장에 빽빽히 꽂혀 있던 서점은 일반적으로 새책을 파는 서점과는 또다른 느낌의 장소였다.

 

이 책에 나오는 ‘비블리아 고서당’ 역시도 그런 분위기를 풍긴다. 가마쿠라의 한 마을에 자리한 고서점 ‘비블리아 고서당’의 주인 시노카와 시오리코는 고서점의 헌책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곳에 존재하는 책은 단순히 책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그 책에는 이야기가 함께 있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은 제각각이지만 자신들에겐 분명 소중한 것들이다.

 

아름다운 여주인이 자리를 잡고 있는 비블리아 고서당이지만 비블리아 고서당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그녀의 존재감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어릴적 할머니의 책으로 인해서 책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책을 읽지 못 하게 된 다이스케와 책에 대해서라면 그 모습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는 시오리코의 이야기는 책을 대하는 많은 사람들 중의 한 모습일텐데, 그 모습이 상반되면서도 묘하게 두사람에 끌리기 때문이다.


비블리아 고서당에 관련된 책을 보면서 문득 생각한다. 나에게도 다이스케의 할머니가 간직했던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 같은 책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마치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나만의, 내 인생의 책'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한 그런 책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건너간 ‘책’ 그 자체에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책을 사랑하고, 책에 보통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있어서 '그 책'은 단순히 보는 것 이상으로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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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여자의 인생에 답하다
마르기트 쇤베르거.카를 하인츠 비텔 지음, 김희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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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아가면서 언제든 만나게 되는 삶의 힘든 순간에 힘이 되어 줄 해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삶이 조금은 덜 힘들어 질 것이다. 『소설, 여자의 인생에 답하다』는 바로 그런 의미에서 딱 어울리는 책일 것이다.

 

총 75편의 소설이 소개되어 있는 이 책은 여성들을 위한 책이다. 여성이 남성보다는 소설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을 감안한 취지라고 한다. 여자들은 소설책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채운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때로는 열정, 사랑, 비애이기도 해서 완전히 행복하지도, 완전히 불행하지도 않지만 그 소설만이 가진 주제어는 분명 그 책을 읽은 여자에게 충분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는 것만으로도 그 소설책은 많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자가 왜 소설책을 읽는가에 착안해서 아픔과 슬픔, 고통의 순간에서도 세상에 지지 않도록 해주는 빛나는 충고들을 바로 그 소설책들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무려 75편의 책이라는 점에서 익숙함과 낯설음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각각의 소설 작품들의 전문을 다 싣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소설이 여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지혜의 정수를 뽑아서 적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

 

소설책 읽기를 좋아하는 여성이라면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놓이게 되는 힘든 순간에 어울리는, 그런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소설책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만약 그 책을 읽었다면 그때의 감흥을 다시 떠올리게 될 것이고, 만약 읽지 않은 책이라면 자신을 다독이는 한 방법으로써 그 책을 찾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때로 주변에서 책을 추천해 달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겐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추천하는 책의 목록이 무려 75편이나 있으니 그 목록을 보고 책을 선택하는 것도 책읽기의 즐거움을 발견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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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박종대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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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이후 13년 만에 베른하르트 슐링크가 쓴 신작이라고 한다. 그런데 <책 읽어주는 남자>를 읽어 보거나 영화조차 보지 못해서 <주말>에 대한 이해가 어렵지 않을까, 뭔가 놓치지는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간직한채로 선택한 책이기도 하다.

 

급진적 테러리스트로 살인을 저지른 외르크는 감옥 수감된지 20년 만에 풀려난다. 그런 외르크를 위해서 누나인 크리스티아네는 자유인이 된 첫번째 주말을 동생의 옛날 친구들과 기념하기 위해서 별장으로 초대하게 된다. 20년 전 젊은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은 강산이 두번도 더 변한 지금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 사업가, 변화사, 저널리스트, 교사, 사제 라는 직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친구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크리스티아네의 제안을 받아 들여서 모이게 된 것이다.

 

무려 네 명의 죽이고 20년이 넘도록 감옥에서 수감되었던 외르크의 등장은 겉으로는 그의 자유를 축하할 뿐, 그 내면이 결코 편안치만은 않다. 그리고 외르크와 그의 친구들의 세대가 지나가고 그 이후의 세대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모습 또한 이 책은 그려내고 있다.

 

20년 이라는 시간 이후 3일의 만남을 통해 보낸 주말이 과연 외르크에겐 어떻게 비춰졌을지 짐작하게 한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 온 외르크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과 감옥살이를 물어 보는 친구들이나, 테러리스트와의 하룻밤을 보내려하는 울리히의 딸, 그리고 외르크의 아들까지. 그들이 풀어 놓는 이야기는 인간의 삶이 어떤 순간에도 계속 이어짐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약간의 미스터리 형식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도 특이할 것이다.

 

20년 전 급직전 혁명을 함께 했지만 이제는 그것과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다시 만나서 결코 유쾌하지 않을 3일의 시간을 보내게 될 때, 누군가가 자신을 밀고했다고 생각하는 외르크의 생각은 과연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이제는 달라진 사람들과 어떤 차이를 보일지를 읽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묘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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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다지 - 조선을 꿈꾸게 한 일곱 권의 책
오정은 지음 / 디아망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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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달> <성균관 스캔들>로 인해서 퓨전 사극이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로맨스 소설에서도 사극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의 시대에 현대적 감각의 로맨스를 입혀 선보이는 소설은 묘한 매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환타지'도 아닌 '환다지'는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는 TV 애니메이션 “뽀로로” “구름빵” “장금이의 꿈” “머털도사” “뭉게공항”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장르소설, 특히나 로맨스를 쓰게 되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수가 없다.

 

17세기를 배경으로 조선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역사적 고증과 함께 써내려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퓨전이기는 하지만 역사적 고증에 부실할수도 없었으니 말이다. 환다지는 더 자세히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쟁으로 국력이 약해지고, 청에 볼모로 갔던 명경세자가 귀국 후 의문사를 당하자 그를 대신하게 될 휘운이라는 인물이 중심에 오르게 된다. 바로 명경세자가 자신이 죽기 전에 휘운에게 유언장과도 같은 비밀 서찰을 보낸 것이다.

 

그렇게 해서 휘운은 명경세자의 유언에 따라 설이라는 여인을 세자빈으로 삼으려 하고, 의종의 뜻이 아닌 설과 함께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고 한다. 조선 시대 감히 부왕이 정한 여자가 아닌 사람과 결혼 한다는 것이 의외이긴 하다. 이런 휘운과 설의 결혼이 정략 결혼이 아니기에 또다시 둘은 위험에 휩싸이게 되고 그런 모습들이 극적 긴장감을 더한다.

 

우리나라의 아픔을 간직한 한 부분을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가 이렇게 장르 소설로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롭고, 비록 그 당시와는 완전히 똑같은 모습을 그려내고 있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노력이 보이기도 하는 작품이다. 실제와 묘하게 비교되는 점도 한편으로는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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