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건너는 아이들
코번 애디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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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해 320억 달러의 수익
2,700만 명의 강제 매춘과 노예 생활
성노예로 착취당하는 아동의 숫자만 200만 명

 

단 세 문장만으로도 이 책이 얼마나 심상치 않은지를 알려 준다. 솔직히 TV 광고에서 아프리카 난민과 같이 영양실조나 말라리아에 노출된 아이들의 실태를 보여주면서 그 아이들이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극각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접할수가 있지만 인신매매와 관련된 이야기는 한차례 방송되는 뉴스나 다큐, 르포에서 잠깐 보여지고 말뿐이지 이 부분을 전적으로 방송에 내보내면서 지원을 바라지는 않는것 같다.

 

어떤 상황에 처한 아이가 더 급하고, 소중하다고 판가름할 수는 없겠지만 솔직히 이 책을 보고서 그 실상을 알았으니 이 부분 역시도 전세계적인 환기와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인도의 뭄바이에 있는 매음굴을 실제로 잠임 취재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결코 가볍게 흥미위주로 읽어나갈 수가 없는 것이다.

 

아시아권의 아이들이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거리로 나와 구걸을 하거나 여자 아이의 경우 매춘에 관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들어 보았지만 이건 단순한 매춘의 차원을 넘어서는 인신매매가 등장한다.

 

사람이 사람을 팔고 사고하는 행위가 지금의 21세기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잠입 취재의 결과 밝혀지는 그 실상은 놀라움을 넘어서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뭄바의 매음굴, 파리 뒷골목, 미국의 휴게소 사창가 등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단순히 읽을거리로 전락하는 것을 이 책의 저자는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잠입취재를 통한 실상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는 것일테다.

 

어린 딸을 잃고 아내와는 별거를 하는 중이며, 로펌에서는 상사의 죄를 뒤집어 쓰는 등, 현실에서 궁지로 내몰린 토머스 클라크라는 변호사가 안식년을 인도 뭄바이의 국제 반인신매매 비영리단체에서 보내기로 하고 그곳에서 인신매매와 성매매의 실상을 목격함으로써 그들을 추격하고, 소녀들을 구하려고 한다.

 

어느 누가 그 모습을 보았다고 해서 토마스와 같이 그들을 구하려고 할 수 있을지 자문하게 되는 소설인 동시에 지금도 그 상황에 놓여있는 수 천만의 여인들과 아이들이 진실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출구를 찾을 수 있기를 작은 힘이나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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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밑의 책 - 잠들기 전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
윤성근 지음 / 마카롱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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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밑의 책>이라는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제목의 책이다. 과연 침대 밑에 있는 책이란 어떤 책들일지, 어떤 이유에서 침대 밑에 놔둘지도 궁금해지지 않을수가 없다. 그런데 저자의 약력을 읽다 보니 흥미로운 부분을 읽게 되었다. 드디어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2007년 여름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열었고, 현재까지도 운영 중이라고 한다. 이 책방 진심으로 한번 가보고 싶다. 헌책방 이름이 그 내부를 너무 궁금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는 작가의 책은 또 어떤 느낌이 들지도 궁금해진다.

 

게다가 책에 둘어싸여 살고 싶다는 생각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차렸다고 하는데 나 역시도 책에 둘러싸여 살고 싶고, 가능하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책을 보유한 책방(서점을 생각해 봤는데 이건 도저히 팔수가 없을 것 같다.)을 차리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의 저자에 관심이 가고, 그의 책에 더욱 진지해진다.

 

 

일반인으로서는 결코 적은 권수라고 할 수 없는 책을 가지고 있고, 지나쳐서 기증이라도 하고 싶지만 막상 또 그럴려고 하면 왠지 내게서 떠나보낼 수 없는 것이 책이라는 존재다. 많은 책을 읽고, 지금 또 새로운 책을 읽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읽은 책들 중에서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 있고, 지금 당장 읽지는 않더라도 가까운 곳, 제일 눈에 잘 띄는 곳에 따로 한칸을 마련해서 놓아두는 책이 있는데 아마도 저자에게 있어서 침대 밑의 책이 나에겐 그런 책들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보면 기존의 독서 감상문에 저자의 생각을 덧붙인 독서 에세이와 비슷한것 같기도 하지만 이 책은 좀더 진지하고 깊은 삶의 고찰이 느껴지는것 같다. 저자가 워낙 범상스럽지 않게 느껴지다보니 그가 전하는 책 이야기까지 그렇게 다가오나 보다. 단순히 독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보다는, 그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접목시키기 보다는, 저자 나름대로의 철학이 담겨져 있어 보이고, 책에 대해서 의외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있구나 싶어지기 때문이다.

 

마치 학창시절 문학 교과서에 작품 해석을 했을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보면 저자가 문장 하나 하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도 모자라서 아지 못다 한 이야기라는 코너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저자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그리고 여담이기는 하지만 각 책장의 오른쪽 아래 모퉁이에 한 여인의 그림은 이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책장마다 각기 다른 그림을 그려서 한꺼번에 책장을 차르르 넘기면 마치 움직이는 모습처럼 보이는 그 놀이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어서 작지만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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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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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은『그녀에 대하여』, 『막다른 골목의 추억』순으로 읽어 보았다. 그리고 두 작품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두 책 모두 선택에 후회가 없었기에 이 책을 선택했던것 같다. "『하치의 마지막 연인』 이후 15년, 감동이 다시 한 번 마음을 울린다"는 말을 들어 보면 왠지 그 작품을 먼저 읽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테트라와 다마히코. 어느날 테트라가 갑작스럽게 이사를 하게 되고, 이에 테트라는 다마히코에게 쪽지를 남긴다. 차마 몰래 도망치듯 사라질수가 없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계속해서 우정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마히코가 가족들과 하와이로 떠난다고 말한다. 그렇게해서 연락이 끊기고 시간이 흐른뒤, 테트라는 우연히 들은 가게에서 우쿨렐레 음악을 듣게 되는데 그 가사가 이전에 테트라가 야반도주하다시피 떠나야 했을때 잔신이 다마히코에게 건네 쪽지의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음악의 가수와 연락이 닿아서 만나러 간다. 물론 그 사람은 다마히코가 아니다.

 

다마히코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쪽지의 내용을 노래로 만들어서 부른 것을 알고 테트라는 다미퀼트 아티스트가 된 테트라는 다마히코의 신변에 어떤 일이 생긴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고,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리움에 하와이로 가게 된다.

 

그리고 하와이로 무대를 옮긴 이야기는 왜 이 책에 '『하치의 마지막 연인』 이후 15년'이라는 말이 붙었는지를 알게 되는데 하와이의 사우스 포인트라는 곳에서 다마히코의 엄마와 아빠가 그곳에서 만나 사랑을 하고, 바로 다마히코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15년이 흐른 후 그들의 아들인 다마히코가 다시 테트라와의 사랑을 하게 된다니 『하치의 마지막 연인』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말이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부모와 그 아들이 세대를 이어서 사우스 포인트의 연인이 된다는 점에서 제목을 그렇게 지은것을 보면 지극히 단순한 의미인것 같지만 어찌됐든 표지나 제목, 그리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이라는 삼박자가 잘 어울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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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꽃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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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에 기록된 내용을 현대로 불러낸 『미실』이란 작품으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는데 시대를 초월해 태어난 미실을 통해서 그녀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였을 것이다. 그런 김별아 작가가 이번에는 『조선왕조실록』에 주목했다. " 전 관찰사 이귀산의 아내 유씨가 지신사 조서로와 통간하였으니 이를 국문하기를 청합니다." 라는 문장을 그녀가 어떻게 찾아냈을지 그것이 사뭇 궁금해진다.

 

유녹주라는 여인과 조서로라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단지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의 안타까움만으로 치부하기엔 부족할 것이다. 지금 시대에도 간통이라는 것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은 자명한 일인데, 하물며 유교의 성리학이 국본으로 자리한 조선에서 양반가의 간통사건은 모르긴 해도 그 당시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을 법한 사건 중의 사건일 것이다.

 

'죄가 있었다. 사랑했다는 죄.
더 큰 죄가 있었따. 사랑한다는 죄.
그것밖에 아무것도 원치 않고, 아무것도 알려 하지 않은 죄.'

 

그렇다. 전 관찰사의 아내 유씨라고 알려진 유녹주의 삶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녀가 왜 사랑이라는 죄를 저질러야 했는지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니 말이다.

 

고려가 멸망하고 새로운 나라 조선의 개국으로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던 그 시기에 녹주는 부모님을 잃고 먼 친척이였던 서로의 집에 맡겨지게 된다. 이 부분은 전 관찰사의 아내 유녹주와 조선 개국공신의 장남이면서 지신사(조선 시대 왕명의 출납을 담당하였음)인 조서로가 과연 어떻게 만나서 사회를 경악시킬만한 간통 사건을 저질렀는지가 밝혀지는 대목이다.

 

유녹주와 조서로는 그렇게 이성을 알아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되지만 그것을 알게 된 조서로의 어머니는 녹주를 집에서 쫓아 내고, 결국 유녹주는 깊은 산속의 절에 들어가 살게 된다. 그렇게 잊은듯 살아가지만 조서로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유녹주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던 중 전 관찰사 이귀산이 우연히 유녹주가 있던 절에 들렀다가 유녹주를 보고 반해서 그녀를 후처로 삼아 집으로 돌아 오고, 이에 더해 조서로가 이귀산의 집을 오가게 되면서 유녹주와 조서로는 만나게 된다. 결국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조선 양반가 간통 사건이라 불리며 남자인 조서로는 귀양살이를 여자인 유녹주는 참수형에 처해진다.


 

유녹주는 여자이기에 더 큰 형을 받았을 것이고, 조서로는 남자인데다가 그래도 고위관직에 있었기에 참수형을 면한게 아닐까 싶어지기도 한다. 사랑한 게 죄라는 그 말에서 두 사람의 결말이 아련하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조선시대 성리학의 근본이념을 떠나서 유부녀인 유녹주의 사랑은 두 사람에게는 사랑일지라도 딱 두 사람에게만 그럴지라도 생각한다.

 

조서로가 이귀산의 부인으로 나타난 유녹주와 사랑을 하기 이전에 유녹주가 자신의 집에 있었을때 무엇인가를 했어야 하지 않나 싶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여자인 유녹주에게만 주어진 비난과 참수형에서만은 안타까울 뿐이다.

 

『채홍』『미실』에 이어서『불의 꽃』까지 실재로 존재했던 단 한줄의 역사에서 이렇게 대단한 글을 쓴다는 건 김별아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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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스토리 - 읽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이야기
나카이 토시미 지음, 최윤영 옮김 / 나무한그루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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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대세인 요즘 책 제목에 힐링이 떡하니 붙어있는 책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책 역시도 그런 부류이다. 제목 자체가 '힐링 스토리'이니 말이다. 게다가 읽기만 해도 힘이 된다니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제목만큼이나 표지에서도 왠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이 책은 책장을 넘겨보면 일단 부담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긴 부담스러우면 힐링은 커녕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일테다.

 

이 책은 저자인 나카이 토시미가 십여 년이 넘도록 메일 매거진〈마음의 양식-반드시 좋아지는 말!〉에 매주 2회 소개한 3천여 개의 이야기들 중에서 선택한 48가지라고 한다. 그렇게 말하니 이 책의 의미가 더해진다. 무려 3천여 개의 이야기 중에서 특별히 고른 이야기라고 하니 분명 저자가 특별히 한번 더 강조해서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니 말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 보면 나머지 2천 9백 5십 2여 개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 것들일까 절로 궁금해진다.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에서 유명한 인물(소설가, 박사 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힐링을 돕는 사례가 종종 등장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니 이또한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 라이트 형제, 마더 테레사, 월트 디즈니, KFC 창립자 커넬 샌더스(KFC 창립자), 혼다 소이치로, 빅터 프랭클,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 등과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외에도 책, 연극, 알려지지 않은 누군가의 이야기나 이미 잘 알려진 일반인의 사례들까지 정말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또한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함께 저자가 전하고자하는 이야기 또한 함께 적혀 있는 '읽기만 해도'라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48가지의 이야기는 글과 그림이 어울어져서 읽기에 부담도 없고, 한편 한편은 분명 읽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다른이의 정의로운 일이나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는 나의 기분도 좋아지게 만든다. 비록 내가 한 일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람들이 힐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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