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순간 (양장)
파울로 코엘료 지음, 김미나 옮김, 황중환 그림 / 자음과모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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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이 책을 보고선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소설인줄 알았다. 그런데 '파울로 코엘료의 한 줄 지혜!'라는 말에서 그것이 아님을 알고선 소설만으로 만났던 파울로 코엘료가 왠일인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이 파울로 코엘료가 자신의 트위터(https://twitter.com/paulocoelho)에 올렸던 글이라는 점을 읽고선 '아하~!!'하게 되었다. 글이 짧다. 하지만 그 안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엔 결코 모자라지 않은 글자수다. 솔직히 이분이 트위터를 한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이분의 책은 정말 우연히 한 권을 선택해서 읽게 되면서 일부러 그동안 출간된 책을 찾아 읽다가 이제는 신작을 기다리게 된 경우다. 무엇보다도 재미있고 뭔가 삶의 통찰이 느껴지기 때문에 결코 가벼이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점에서 흥밋거리인 소재에서도 진중함을 느낄 수 있다.

 

소설로 접해 온 파울로 코엘료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확실히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의 글에 한국의 황중환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국내용 책에만 이런 그림이 그려진 것인지 살짝 궁금해지기도 한다. 황중환 작가는 자신의 그림이 파울로 코엘료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점을 조심스레, 그리고 겸손히 밝히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몫이 될 것이다.

 

 

매번 일은 똑같이 하면서

결과가 다르기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하루가 어제와 별다를 게 없다면

당신은 잘못 살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p.61)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는

행복한 척해 보세요.

 

일주일 안에 진짜로 행복해질 것입니다.(.p97)

 

 

나중을 위해 아껴두지 마세요.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릅니다.(.p97)

 

 

삶은 언제나

사람들이 위기에 봉착할 때를 기다렸다가

가장 빛나는 순간을 드러냅니다.(p.161)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히는 책이지만 내용은 차마 그렇게 할 수 없게 한다. 막상 다 읽은 페이지를 넘기려고 하면 백지 위에 쓰여진 글귀가 자꾸만 나를 잡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지 않은 그 글자들을 계속해서 되새기게 된다.

 

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 나이는 괜히 먹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글귀들을 읽다보면 사랑이 인생에서 왜 중요한지, 나 다운 삶을 왜 살아야 하는지, 인생에서 고난의 순간 우리가 좌절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트위터를 포함한 여러 SNS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는 요즘 파울로 코엘료의 글은 그럼에도 SNS가 필요한 이유를 대변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소설과는 또다른 느낌의 글이지만 읽은 가치는 그의 소설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적힌 모든 것들을 이 글에 올려서 모두가 공감하고 싶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니 그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든, 설령 파울로 코엘료라는 인물을 모르는 사람에게든,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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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매창
윤지강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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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의 황진이, 성천의 김부용과 함께 조선의 3대 명기로 손꼽힌다는 기생 매창에 대한 이야기는 솔직히 잘 몰랐던 부분이다. 하지만 그녀가 허균의 정신적인 연인으로 유명했다는 말은 결코 그냥 지나치기 힘든 부분임에 틀림없다. 허균 자체가 참으로 유명한 인물인데 그런 허균과 교감할 수 있는 여인이였다는 점도 흥미로운데 그녀가 기생이라는 신분을 가졌다는 점은 조선시대를 생각하면 상당히 파격적으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 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노매라”

 

이런 시(이화우)를 들어 본것도 같다. 그런데 이 시의 작가가 이 책의 주인공이라니 시적 능력을 보면 분명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기생에게 절개가 있다는 말이 우습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녀는 유희경에 대한 절개를 지켰다는 사실로 유명세를 치른 모양이다.

 

신분질서가 엄연한 조선시대이니 애절한 사랑이야기는 왠지 더 흥미로우면서 그 주인공들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릴적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여자임에도 남자들같이 글을 가르치고, 책도 읽히게 할 만큼 사랑하고 아꼈다고 한다.

 

사랑했지만 함께 할 수 없었음에도 매창은 유희경을 영원히 간직하면서 살았던 인물이다. 그렇기에 기생임에도 절개를 지켰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쉽지 않았으리란 생각이 든다. 시와 거문고에 능했던 그녀가 떠나버린 사랑과 변해버린 사랑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 사랑을 지키는 모습은 지고지순을 넘어서 보인다. 허균이 매창에서 마음을 주었지만 그 마음을 받아들일수 없었던 것도 바로 이런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사랑이 깊어 병이 되었다는 그 말처럼 매창은 유희경과의 사랑을 결국 이루지 못한채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가 살았던 시대가 결코 순탄치 않았던 것보다 그녀의 삶이 더 그러했던것 같다. 미련하리만큼 유희경에 대한 사랑에서 눈돌리지 않았던 그녀의 삶이였기에 수세기가 지난 지금 그녀의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은 그녀의 예기만큼이나 더 깊은 정절과 절개에 반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야사에 저자의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치고는 참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그건 아마도 붕당과 임진왜란의 시대를 살았던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조선 3대 기생에서 황진이에 대해서만 많이 알려진 요즘 기생 매창이란 인물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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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굿맨
A. J. 카진스키 지음, 허지은 옮김 / 모노클(Monocle)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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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누군가에게 좋은사람입니까?”

 

그럴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누구에게 물어 보느냐에 따라서 그 대답은 달라지겠지만 왠지 그닥 좋은 사람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진다. 크게 베풀면서 살지도 않았고, 누군가의 일에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좋은 사람이라는 말도 요즘 들어서는 많이 없는것 같다. 세상천지 나쁜 놈, 정신 나간 놈 이야기는 많이 들어 봤어도 좋은일해서 다른 사람들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하는 인물은 요즘 정말 찾아 보기도 어려운것 같다.

 

그렇기에 ‘굿맨’이 설 자리를 잃은 세상에 대한 통렬한 질타와 구원의 메시지!라는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렇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굿맨’은이 주는 이미지와 의미는 더이상 ‘굿맨’이 아닌 이해타산적이 못해서 어딘가 모자라거나 부족한 사람으로 대변되기 때문이다. 간혹 연말연시에 등장하는 이름없는 천사와 같은 선행인들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타인에게 감동을 주지만 그 이상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한발 나아가 누군가의 선행을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닐까 의심하거나 비방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 ‘굿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솔직히 유대의 경전 『탈무드』에는 36명의 굿맨에 관한 기록이 있다는 말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어릴때 많이 보았던 명심보감처럼 탈무드도 그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로 깨우침을 주는 글인줄만 알았으니 말이다.

 

‘36명의 굿맨이 세상에 나타나 인류를 보호하며 그들이 사라진다면 세상은 멸망할 것이다. 36명의 굿맨은 자신이 선택된 사실을 알지 못한다.’

 

흥미롭다. 마치 무슨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나 나옴직한 글이다. 36명의 굿맨이 세상에 나타나서 인류를 보호한다는 점도 흥미로운데 정작 그 36명은 자신들의 정체를 모른다니 말이다. 게다가 그들은 과연 어떻게 선택되는 것일까? 일종의 자격같은 것 말이다.

 

이 책은 『탈무드』에 기록된 36명의 굿맨에 대한 이야기를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연쇄살인사건과 연관짓고 있다고 한다. 바로 닐스와 한나, 토마스가 파헤쳐 가는 지금까지 발생한 서른 네 건의 살인 사건이 서로 관련이 있고, 그것이 36명의 굿맨에 관한 기록과 연관된 것임을 알아간다.

 

36명의 굿맨이 모두 사라지면 세상의 멸망할 것이라는 기록은 아마도 인간이 선함을 잃어갈 때 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수 있는지에 대해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이 책이 단순히 추리소설 이상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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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1 - 아홉 번의 시간 여행
차윤 지음, 송재정 극본 / 21세기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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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드라마는 종영되었다. 하지만 그 여파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다양한 장르나 소재, 또는 신선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막장이나 출생의 비밀(이걸 아예 제목으로 삼은 드라마도 있는데 그 솔직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난무하다 보니 아예 드라마 자체를 어느날 부터인가 나는 끊었다. 드라마 첫방송만 봐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빤히 보이니 마지막 방송을 보면 결국 문제들이 다 해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블 드라마는 의외로 솔직하다. 빙빙 둘러서 말하지 않은 직구가 오히려 마음에 와닿는다. 또한 그런 솔직함에 판타지가 더해져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이 요즘 케이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인>을 전부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첫편에서 향을 피우고 잠드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을 보았고, 그 향의 정체가 바로 시간을 돌리는 향이라는 점에서 과연 그 향을 사용하는 것이 남자 주인공 선우에게 어떤 작용을 할지가 궁금했었다.


시간을 돌리는 것이 과연 아무렇지 않을까? 이미 흘러간 시간을 다시 되돌렸을때 그때의 상황이 달라진다면 이미 그 시간을 보낸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삶도 달라지지 않을까? 물론 이런 생각이 너무 지나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아무런 영향을 받지 말라는 보장 또한 없다. 그리고 그렇게 되돌린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 행위나 결말이 현재를 바꾸리란 보장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쉽지 않은 이야기는 「거침없이 하이킥」, 「인현왕후의 남자」라는 인기작을 쓴 송재정 작가의 원작이라는 점은 이 책을 선택하는 작가에게 드라마와는 별개의 기대감을 갖게 할 것이다.

화재로 인한 아픔으로 방황하던 형이 안나프루나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그런 형의 시체를 수습하러 간 선우는 형이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쥐고 있던 향이 형의 죽음과 상당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고 형이 하지 못한 일을 그 향을 피움으로써 해결하고자 한다.

 

향을 피워서 20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 나머지 향들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게 찾아낸 아홉 개의 향을 가지고 형의 소원을 들어 주고자 다시 과거로 돌아 간다. 하지만 바로 그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뜻하지 않은 현실을 불러 온다.

 

병원에 발생한 화제와 그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 형의 방황 등 많은 것들에 얽힌 진실을 선우는 과연 향이라는 판타지를 통해서 밝혀낼 수 있을지, 그렇다면 그 모든 것들의 진실은 무엇일지, 읽는 내내 선우의 상태가 걱정되는 동시에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2권에서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그 또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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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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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심리, 그것도 낯설지 않고 허황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여성의 심리를 잘 표현하는 작가가 에쿠니 가오리가 아닐까 싶다. 판타지가 아닌 현실같은 이야기는 그녀의 책을 읽은 독자라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편 바라기라고 할 수 있는 마흔다섯 살의 슈코와 어릴적 미국으로 떠났다가 최근에 돌아 온10대의 미우미, 얼핏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고, 삶의 교차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어머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난 슈코는 그곳에서 바비 인형을 닮은 소녀를 보게 되고, 그순간 그녀에게 사로잡힌다. 결코 사이가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슈코 부부는 슈코가 미우미의 아빠와 관계를 가지고, 남편 하라 역시 애인이 있고, 나중에는 미우미와 관계를 맺는 실로 파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남편의 애인을 인정하면서 살아가는 부부과 과연 정상적인 부부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혼 후 아버지가 여행지에서 다른 여자들과 관계를 가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미우미는 과연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누가 더 외롭고, 누가 더 안쓰럽다고 하기에 앞서서 그런 슈코나 미우미 역시도 미우미의 아버지와 슈코의 남편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사실이다. 그동안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읽어 온 사람으로서 이 책은 파격을 넘어서는 충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랑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과연 그 관계에서 그들은 행복해질까? 결코 단순하다고 할 수 없는 복잡하게 얽힌 관계들 속에서 그들 중 누구라도 과연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그런 행위들이 사야카 씨가 “잡동사니들뿐이에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슈코가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어머니와 여행을 떠났지만 어쩌면 벗어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기 위한 마음인것과 같이, 이전과는 달리 변해버린 자신들의 관계에 대한 아픔과 그럼에도 변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하고자 하는 몸부림이 아닐까 싶어진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슈코나 하라, 미우미, 미우미의 아버지 등의 인물들의 관계가 파격적이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불쌍하게 느껴지는건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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