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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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여 안녕』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은 에세이 장르로 평소 프랑수아즈 사강아 그녀의 작품에서 주로 보여주었던 인간의 고독과 사랑에 대한 본질을 다룬다는 점에서 소설 작품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깊이감을 선사한다. 

 

사실 그녀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볼때 도덕적이다의 반대 방향에 있는 경우가 많아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녀와 그녀의 작품들이 회자되는 걸 보면 문학사적으로 분명 의미있는 작품을 쓴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작품 속에는 사강이 만났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 그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오는 우정 등이 그려지고 있는데 너무나 자유분방했던 그녀의 삶은 수 십년이 지난 지금의 기준으로봐도 어느 것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 그 자체라는 생각도 든다. 

 

분명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여러 모습들을 보여왔지만 스스로에게 참 당당했다 싶으면서도 누구보다 열정적인 삶을 살았구나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들게 하는 아이러니한 작가라는 생각도 든다. 

 

소설을 통해서 우리는 평소 사강이 삶과 사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을테지만 이 작품이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녀의 첫 자전적 에세이라는 점 때문이다. 작품에서도 파격적인 서술로 화제가 되었던 그녀이기에 과연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솔직함을 보여줄 것인가하는 점도 아마 그녀에 대해 알고 그녀의 작품을 읽은 이들이라면 궁금해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정말 솔직한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도빌에서의 도박에 관한 이야기, 자동차 경주에 취미가 있었고 취미를 넘어 사고로 이어져 위험했던 이야기라든가 지금도 사회적 차별을 겪고 있는 여러 유명인사들, 그리고 지나치게 상업적인 영화계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영화 감독과의 이야기 등은 어떤 면에서도 이 책이 쓰여진 것인 수 십년 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재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첫 자전적 에세이를 보면서 돌이켜보니 지금까지 어쩌면 그녀가 지금까지 쓴 소설 작품들 역시 어떤 면에서는 또다른 표현방식으로 서술된 그녀의 자전적 에세이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여러 면에서 그녀의 삶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인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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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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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타임이 끝나는 날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 젠은 자신의 집 앞에서 아들 토드가 한 남자를 칼로 찔러 살해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도대체 자신의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채 깨닫기도 전에 아들은 충돌한 경찰에 의해 경찰서로 향하고 젠과 남편 켈리도 경찰서로 향한다.

 

토드는 경찰의 체포에 저항하지도 않고 변호사 선임도 거부하며 순종적이다못해 뭔가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이는데 젠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충격과 의문 속에서 어찌됐든 집으로 돌아와 하룻밤을 자고 일어난 젠은 앞으로 토드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가운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바로 이제는 어제가 토드의 살인이 있은 날 전날로 시간이 돌아간 것이다. 

 

젠은 도무지 현실을 깨닫기가 힘들다. 아직 사건이 발생하기 전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무엇보다도 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니깐 오로지 젠만이 과거에 해당하는 어제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에 젠은 어떻게 하면 토드가 살인을 저지르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방법을 강구하고 토드의 가방에서 칼을 찾아 감춘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고 나니 다시 하루가 더 과거로 간다. 그렇게 젠은 자고 일어나면 일어날수록 점점 더 사건이 발생한 시간에서 과거로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수단을 총동원해서 토드가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를 알아내 그걸 막아야 한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직장 동료가 아는 잘아는 물리학자이자 대학교수를 통해서 시간여행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무슨 이유가 있어서 이런 현상을 겪고 있을거란 결론에 도달하기에 이른다.

 

처음에는 하루씩 전날로 돌아가던 것이 어느 때부터인가 며칠 씩 과거로 돌아가는 것만 봐도 젠이 깨닫지 못했던 어떤 특별한 단서가 있기 때문에 그날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매일매일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 애쓴다. 

 

시간이 과거로 돌아갈수록 젠은 평소 자신이 놓치고 살았던 토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동시에 자신이 엄마로서 아이에게 무심했던게 아닐까 싶은 고뇌에 빠진다. 육아에 무심했고 부담스러워했던 자신 때문에 토드가 살인을 저지르는 결과에 도달하지 않았을까하는 자괴감에 빠지는 모습이 안타깝다. 

 

그러면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행동과 선택이 점점 뜻하지 않은 사실들을 젠 앞에 내놓으면서 젠은 조금씩 혼란에 빠진다. 도대체 이 사건의 끝이자 시작점은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야기는 이렇게 젠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토드의 살인을 막기 위해 애쓰는 것과 라이언이라는 형사가 범죄조직에 잠입해 수사를 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젠의 조사를 통해보면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결코 결을 달리하는이야기가 아님을 알기에 과연 종국에는 이 두 가지가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연결되지, 그 연결이 만들어낼 하나의 이야기는 무엇일지도 궁금해서 상당한 몰입감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도저히 예측하기 힘든 정말 오랜만에 만나보는 흥미진진한 스릴러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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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어쩌면 의학의 승리
쥘 로맹 지음, 이선주 옮김 / 북레시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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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건강염려증까지는 아니더라도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고 개인 위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의학의 권위와 상술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블랙 유머, 현대인들의 건강 염려증과 그 불안한 심리에 대한 차가운 풍자'를 하고 있다는 『크노크, 어쩌면 의학의 승리』이라는 작품이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특히나 이 책이 무려 1923년 12월에 파리에서 처음으로 상연이 된 역극이였고 이후 코로나로 화제가 되었고 국내에서는 100년만에 소개되는 작품이라고 하니 소위 말하는 엄청난 역주행의 작품인 것이다.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지금 더욱 화제가 된 것일까? 작품 속 배경은 프랑스의 시골 마을인 생모리스이다. 생모리스에 크노크라는 의사가 새로 부임하는데 이 사람 참 묘하다. 진짜 의사가 맞나 아니면 사기꾼인가 싶을 정도로 뛰어난 의술보다 고도의 심리이 더 뛰어나 보일 정도이다. 

 

결국 크노크로 인해서 멀쩡한 사람도 내가 아픈가 싶게 만들게 하니 말이다. 결국 크노크로 인해서 멀쩡한 사람도 내가 아픈가 싶게 만들게 하니 말이다. 비록 100년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실력은 없지만 선동으로 충분히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크노크가 생모리스에 부임해 자신의 목적을 이룰 표적으로 삼은 것이 바로 학교 선생님과 약사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로서도 이 두 부류의 직업군은 나름 지식인일터다. 그렇기에 이들을 선동해 마을 전체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려는 계획은 어떻게 보면 제대로 먹히는 셈이다. 정말 멀쩡한 사람들들 개개인이 어떻게 선동되고 선동하는 인물로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이 시대에 올바른 팩트체크 없이 주변의 선동에 선동되어 이제는 스스로가 다른 사람을 선동하는 피라미드의 점 조직원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가를 제대로 보여준다. 

 

아프지 않은 사람조차 잠재적 환자로 만들어 마을 전체를 마치 하나의 거대한 병동으로 만들어가는 모습은 단순히 의료기술을 활용한 사기극이나 과잉진료 차원의 문제를 넘어 오히려 지금 이 시대에 더욱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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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되지 않은 나와 당신이지만
조성용(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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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보랏빛으로 물든 시간 아이처럼 해변을 달리는 두 남녀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상당히 감각적이면서도 감성적인 표지의 작품 『완성되지 않은 나와 당신이지만』 이다. 

 

이 책은 흔글이란(필명인지) 이름으로도 알려진 조성용 작가님의 에세이인데 분명 에세이여서 글은 어렵지 않지만 읽다보면 상당히 철학적으로도 다가와서 어떤 페이지에서는 한참을 머물러 있게 되는 글들의 모음집니다.

 

유독 눈길을 잡는 글들은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올해를 되돌아보면서 과연 올해 한 게 뭘까 싶은 생각으로 살짝 우울해지고 의기소침해지는 나의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위로를 건내는 페이지였던것 같다. 

 

 

늦은 때란 없다는 말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라는 말이 어쩌면 일맥상통한듯 해서 페이지를 계속 펼치고 있었다. 그렇게 길지 않은 글로도 이렇게 마음을 당길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다양한 이야기들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겐 어쩌면 딱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할지도 모르겠다.

 

고용함 속에 마음을 울리는 글귀들, 질책보다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경우라면 이 책이 제격일 것이다.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기 보다는 한 해 무탈하게 잘 보내고 있는 스스로에게 힘이 되어주면 어떨까?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 힘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 못한 일, 좌절했거나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너무 스스로를 탓하기 보단 긍정적인 마음과 그속에서도 행복했던 일을 떠올리며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은 그런 글들이다. 

 

조금 더 성장했던 기회였다고 그러니 내년에 더 나아질거란 기대를 가진다고 누가 뭐라할 것도 아니니 말이다. 책은 곳곳에서 감성적인 글들이, 따뜻함이 묻어나는 에피소드와 작가님의 이야기들이 자리하고 있다. 

 

비록 아직 완생이 아닌 미생인 상태의 한 사람일뿐이지만 이런 글들은 읽음으로써 딱딱해진 마음을 조금은 말랑하게 인생을 좀더 유연하게 생각하고 공감어린 이야기로 위로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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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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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직업이 있겠지만 다소 특수한 직업의 경우 그 직업의 세계 자체가 참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떤 특별한 공간이 평소엔 사람들로 북적이다가 그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후 폐관이나 폐점이 된 이후 조용해진 시간에는 과연 어떤 분위기일지도 궁금한데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특수한 직업과 특별한 공간이라는 두 가지의 요소를 모두에서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야기였다.

 

무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배경이며 그곳에서 10년이라는 기간동안 경비원으로 일한 저자가 보여주는 이야기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면 관람에 크게 방해를 하지 않으면서도 문제적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지키고 계신 분들이며 야간에는 순찰도 돌면서 소장품들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 정도로만 알고 있었기에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소개될지 상당히 궁금했다. 

 

 

더욱이 그 공간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라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 이 책의 저자는 원래 대학을 졸업한 후에 《뉴요커》에서 4년간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형의 죽음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되었던 것이다. 각별했던 형의 죽음은 저자에게 세상으로부터 벗어난 고용한 공간으로 들어가게 했고 무려 300만 점의 전시품이 존재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야말로 제격이였을 것이다. 

 

느긋하게 작품들을 감상할 순 없겠지만 경이로운 공간에서 경이로운 예술 작품들과 함께 일상을 보낸다는 것은 결코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시간들이였을 것이고 10여 년의 시간은 저자에게 상실과 슬픔, 아픔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게 된다.

 

 

세계적인 미술관이 주는 경이로움과 그 안에 자리한 300만여 점의 예술 작품이 건내는 감동과 삶과 예술을 관통하는 이야기들은 큐레이터 분들이나 예술가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이야기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위대한 예술가의 위대한 작품 앞에 경이로움을 느낌과 동시에 감동을 느끼는 것은 예술가가 자신의 창작물에 담아낸 열정, 예술혼, 나아가 예술 작품 그 자체가 지니는 가치와 마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역시 미술관에서 위대한 작품들을 통해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유대 역시 경험하게 된다. 책속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예술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저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삶과 예술의 의미를 다시금 만나볼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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