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서점 - 금정연과 김중혁, 두 작가의 서점 기행
프로파간다 편집부 엮음 / 프로파간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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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가 김중혁과 서평가 금정연이 각각 네 군데씩의 독립서점을 방문하여 세미나를 갖고 이를 대담형식으로 만든 책이다.  방문했던 서점은 유머마인드, 고요서사, 책방 만일, B-Platform, 일단멈춤, 한강문고, 땡스북스, 햇빛서점, 이렇게 여덟 개.  대담형식의 책에서 느껴지는 다소 지겨움 혹은 형식으로 인해 느껴지는 덜 정리된 느낌을 빼면 꽤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된다.  서점의 대형화를 넘어 온라인으로 집중된지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고, 지난 10년 간 전국의 서점숫자는 거의 천 단위로 줄어들었다고 하는 시대에 이렇게 자신의 꿈을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반갑다.  비록 수입은 겨우 월세를 낼 정도이고, 실질적인 소득은 부업으로 버는 삶이지만, 그리고 어인 일이인지 이런 독립서점 또한 서울에 집중되는 중앙으로의 지향성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부러운 삶.   


좀 낭만적인 얘기일 수도 있는데, 한 번 읽고 정말 좋았던 작품이 책장에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좋지 않나요?  내가 원할 때 언제든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안심되는게 있어요...'차경희, 고요서사

--> 내가 책을 사들여 쌓아놓게 되는 이유일런지도 모를 고요서사 쥔장의 말씀.  나 역시 언젠가 읽을 것이라 생각되는, 지금 흥미를 갖고 있는 책은 가능하면 다 구해서 갖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앞서 읽은 독서실력에서 교주가 역설한 바도 있지만, 책은 역시 갖고 있어야 하는 거다.  그러면 아무리 처음엔 별로였던 책이라도 -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전제하에 - 신선하고 몰입도가 높아지는 한 순간이 오는데, 종종 경험하는 바, 책이란 물건이 늘 신기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된다.  언젠가 셜록홈즈와 왓슨이 담소를 나누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매서운 런던의 추위를 이겨냈을 것만 같은 아늑한 서재를 만들 것이다.  내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들 중 하나.



'오래된 얘긴데, 외부 친절이 있고 내부 친절이 있다고 하잖아요. 외부 친절은 손님들한테 친절한 거고, 내부 친절은 직원들한테 친절한 건데, 이 두 개가 결합되지 않으면 친절이 안 나와요...직원들이 기쁘지 않는 것이 책에 그대로 드러나요...'최낙범, 한강문고

--> 경영자나 업주가 병신 같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일하기 싫은 환경을 조성해놓고, 120%를 바라는 것을 볼 때가 그렇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가 딱 그랬는데, 욕심을 조금만 덜 부리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것인지는 나도 곧 시험을 받게 될 것이다.  전형적인 모습은 내부친절 100%에 외부친절 50% 정도인듯.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도 있는데, 지금까지는 내 철학을 잘 지켜왔다고 자평한다.  



'알리딘에서 샀는지 예스24에서 샀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납니다. 옛날에 동네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에다 써 놓죠, 몇 월 며칠. 지금은 그것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지만사실은 책이 가지는 고유한 특질을 더해 주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게 없어지는 거죠...같은 책을 사더라도 더 의미있는 행위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중혁, 대담 탐방서점

--> 이건 100% 공감하는 바인데, 대략 2000년 이전까지 구매한 책들은 거의 다 어디서 언제 어떤 이유나 계기로 샀는지 지금도 다 기억하는 반면에, 그 이후의 책들은 사실 그리 의미를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절판된지 오래인 윌리엄 샤이러의 '제 3제국의 흥망' 셋트를 산 곳은 당시 한국에 계시던 부모님이 내가 미국에 간 후 이사한 신흥타운의 1.5.3 서점이었다.  김용 무협지의 상당부분은 희망서점에서 샀고, 협객행은 책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당시만 해도 고등학교들이 꽉 들어차있어 많은 중간규모 이상의 서점들이 성업중이던 동인천 어디에선가 구매했다.  지금이야 한국책은 거의 온라인에서 구매하지만, 가끔 한국에 갈 때 방문한 헌책방에서 한 책은 대략 어느 서점에서 샀는지 기억할 수 있다.  요즘도 헌책을 보면, 모월모일 누가 어디서 왜 샀는지를 간략하게 적은 책이 손에 들어올 때가 있는데, 대략 온라인서점이 활성화되기 이전의 날짜가 보인다.  


의욕이 완전히 떨어진 한 주간이다.  운동도 하기 싫고 밥먹기도 싫고, 일도 하기 싫다는 것.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지만, 해결은 요원하다.  아...갑자기 사는게 다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난 가을남인가???  늘 가을이 되면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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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력
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지영 옮김 / 생각의집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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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런 저런 책이 새로 도착하여 정리하고 사무실에 일단 쌓아둘 공간을 확보한 후 리스팅을 하는 등 정신 없이 어제 오후를 보냈다.  그 와중에 일도 하고, 전화도 받으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떻게 해도 정리하기 힘들어지고 있는 사무실 공간에 대한 고민과 짜증은 덤으로 생긴다.  리뷰나 서평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어쨌든 미루지 않고 작성하려는 독서후기 또한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쌓인다.  그러다가 도저히 못 견디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렇게 억지로 머리를 짜내는데, 일종의 강제성이 생활에 종종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매사를 능동적으로 살면 좋겠지만, 워낙 평범한 사람인 나는 필요에 따라 억지로 상황을 만들고 나를 집어넣어야 하는 때가 있다.  


사이토 다카시, 다치바나 다카시, 장정일, 이현우, 금정연 등등 이루 다 기억할 수 없는 독서달인들이 쓴 책을 읽어왔다.  일부 공감하고, 어떤 경우엔 그리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만, 모두 내 독서지평을 넓게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오카자키 다케시는 '장서의 괴로움'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책으로 장서덕후들의 교주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고양이 서재'의 장샤오위엔 선생과 함께 나의 장서인생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 같다.  그들의 글을 읽으면 위로를 받는다는 말과도 같은데, 적어도 어떤 목적성의 독서 또는 수단으로써의 독서론을 설파하는 사람들 - 고수에서 하수까지 - 과는 다른 길을 간다는 점에서, 그리고 책과 책읽기 그 자체를 한없이 사랑한다는 점에서 다치바나 다카시 혹은 사이토 다카시류의 독서가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인류의 스승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여기에 비하면 이모씨의 대두를 전후로 유행하기 시작한 자잘한 독서선생이나 관리학 강사들은 그 수준이 매우 얕다고 생각된다.  


금과옥조와도 같은 문장이 많았는데, '구매한 책을 전부 읽는다는 것은 바꿔 말하자면 읽는 책밖에 사지 않는 셈...게다가 책은 한 번 읽으면 그대로 용무가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참으로 어수룩한 생각...책과 착실히 마주하여 깊이 있는 독서생활을 하려고 한다면 책을 쌓아두는 일은 피할 수 없다.  아니, 그 길밖에 없다. 그것을 두려워한다면 착실한 독서생활을 불가능...'을 읽었을 때에는 그간 내가 걸어온 장서인생과 철학을 다시 확인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가지고 있다는 것, 지금 당장 읽지 않더라도 흥미가 가는 책을 모으는 건 '지구와 달의 거리만큼 차이'가 있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베스트셀러에 관심이 없는 나처럼 그 또한 이들에겐 특별한 관심이 없으나, 출판계의 현황파악의 수단으로써의 사실적 중요성, 그리고 유행이 지난 후에 읽어보는 베스트셀러의 사회반영성 등에 대한 의견도 꽤 신선했다.  뒷쪽으로 갈수록 내가 모르는 일본서적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서 마지막엔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지만,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는 상당한 공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나 역시 공부를 못하는 편이었으나 책읽기를 즐겼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최소한 미국이라는 기름진 토양에서 내가 피어날 수 있는 계기와 준비과정은 고스란히 독서에 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역시 학창시절에 책읽기말고는 잘하는 것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로 인해 교사에게 상처받았거나 용기를 얻은 이야기는 그대로 내가 기억하는 한 시기의 내 모습과 겹쳐진다.  


책읽기에 대한 외로움에서 시작된 독서이론과 책에 관련된 것들의 읽기가 여기까지 왔고,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이젠 한 줄에 약 30권이 들어가는 4단책장 한 개로는 확실히 모자랄 만큼의 책을 모았다.  저자는 2개 정도인데, 난 아직 그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이 또한 고수에 견줘볼 때, 나에겐 구도의 길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무엇인가 다른 길을 찾게 했으니까.  


저자가 쓴 다른 책도, 칼럼의 글도 읽어보고 싶다.  다치바나 다카시와는 사뭇 다른 의미의 감동이 전해지는데, '수단'으로서의 독서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나는 '수단'으로, 그러니까 research를 위해 자료를 찾은 것은 책읽기로 치지 않는다.  물론 독서의 방법이나 형태에 어떤 기준이나 진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독서는 종이책을 그 재미를 위해 - 지식이든, 감동이든, 정보든지, 하지만 순수하게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 - 읽는 것을 말한다.  난 항상 그렇게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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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상가 - 19세기 러시아 지식인들의 갈등과 배반, 결단의 순간을 되살린다
이사야 벌린 지음, 에일린 켈리.헨리 하디 엮음, 조준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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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사야 벌린은 좋은 작가 하지만 책의 번역은 영 아니다 전형적인 발번역과 그룹번역이 의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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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1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 구입희망도서 목록에 오랫동안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생각의나무 출판사 망했을 때 교보문고에서 재고를 반값에 판 적이 있었어요. 그때부터 살려고 찜했는데, 다른 책들 사느라 결정이 미뤄졌습니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살지 말아야할지 결정해야겠어요. ^^

transient-guest 2016-08-11 00:47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그러시는 편이 나을 듯 합니다. 번역이 나쁘면 읽기 힘들어요. 특히 이런 책은...

yamoo 2016-08-11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엔날에 이 책 나왔을 때 고민하나다 패쓰했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몇 번 만났을 때도 그냥 과감히 패쓰했지욤^^

반값에도 이 책은 안 살 계획입니다요..ㅎㅎ

transient-guest 2016-08-12 03:01   좋아요 0 | URL
하드커버라는 점, 주제의 흥미, 그리고 저자까지 다 좋았는데, 번역이 너무 아쉽더라구요.
 
캐드펠 수사의 참회 캐드펠 시리즈 2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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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쟁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황후도 왕도 전쟁을 끝낼 능력도 의지도 없는 듯이 간신히 승기를 잡으면 천성의 게으름이나 근시안적인 발상과 복수 때문에 결정적인 한 방으로 완전한 승리를 만들지 못한 채 그렇게 이 스토리도 이제 끝까지 온 것이다.  


일진일퇴의 공방전, 그리고 이어지는 소강상태에서 황후 측 세력의 중신인물의 아들이 갑자기 스티브 왕의 편으로 돌아선다.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한 용감한 지휘관이 살해 당했고, 그 복수는 너무도 쉽고 간단하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사건은 복병도 배경도 아닌, 더 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한 장치일 뿐.  덕분에 살인사건의 결말은 아주 잠깐 마지막에 나오는 것이 전부다.  


캐드펠 수사의 아들.  시리아인과 유럽인의 피를 이어 받고, 아버지 나라로 기사가 되어 온 올리비에가 이 전쟁의 와중에 포로가 된다.  아들을 구출하려는 한 가지 목적으로 캐드펠은 자기의 선서를 저버리고 허락된 것보더 더 먼곳으로 간다.  


두 세력의 수장들이 전쟁을 끝낼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양 진영에서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들은 슬슬 그 뒤를 준비하는 방향을 보여주면서 이 스토리는 끝이 난다.  사실 황후를 배반한 것도 따지고 보면 스티븐 왕이 이 전쟁을 끝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인데, 덕분에 엉뚱한 싸움이 벌어졌고, 많은 용감한 사람들이 죽을 수 밖에 없었다.  올리비에도 그 와중에 휩쓸려 가장 친한 친구와 척을 졌고, 이를 다시 풀어냈는데, 모두 캐드펠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결말은 맺어지지 못했지만, 스토리는 이로써 모두 끝이 났고, 캐드펠은 이제, 기질상, 직분의 특성상 여전히 수도원 바깥을 돌아다니겠지만, 결코 복종의 맹세를 어기면서까지 멀리 갈 일은 없을 것이다.  


글이 나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덕분에 쓰다 만 글이 여러 개 저장된 채 계속 책을 읽고, 시간은 지나고 있다.  이번에도 너무 두서없이 마구잡이로 글을 쓰게 되어 지울까 하다가, 포기하고 이것 마저도 연습이라고 생각하면서 포스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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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11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guest님은 페이퍼를 많이 쓰시는 분이시라 서평은 이번에 처음 읽는 것 같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03-11 03:23   좋아요 0 | URL
아이고..서평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조잡합니다.ㅎㅎ-_-:

yamoo 2016-03-0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시리즈가 재밌는 추리소설 시리즈였군요..ㅜㅜ 괜히 처분했네요..ㅜㅜ

transient-guest 2016-03-11 03:2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소설 같아요.
 
명리 : 운명을 읽다 - 기초편 명리 시리즈
강헌 지음 / 돌베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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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인 일인지 어젯밤 잠자리를 설쳤다.  꿈이 기괴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자다 깨기를 반복했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아침에 일찍 눈이 떠져서 오랫만에 커피를 끓여 놓고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다가 최근에 읽은 몇 권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나서 알라딘에 들어왔다.  일전에 Big Island에서 코나커피를 사왔는데, 지금 마시고 있는 것은 비록 마트에서 산 싸구려에 미리 갈아놓은 것이지만, 그럭저럭 마실만 하다.


남자라면 흔히 십대에서 이십대 사이에는 내공이나 장풍 같은것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보다 조금 윗대의 이야기지만, 김정빈의 소설 '단'이 가져온 정신세계에 대한 열품적인 관심도 그랬고, 김용의 무협지에서 보여준 기인이사들의 무림세계에 한창 빠져 지낼 때엔 정말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러다가 나이가 조금 더 들고, 이런 이야기들을 조금은 가려서 받아들이기 시작할 무렵엔 음양오행이니, 운수는 하는 사주와 명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동양의학과 함께 이 분야도 무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함께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실체가 불분명한 덕분에 굉장히 쉽게 다가오는 내공이나 장풍, 전문분야로써 체계가 잘 잡혀있는 의학과는 달리 명리라는 것은 굉장히 어렵게 생각된다.  한문도 그렇고, 음양오행과 십간십이지도 그렇고, 뜯어서 몇 가지를 아는척 할 수는 있지만, 연결시켜서 보는 것은 꽤 집중된 공부를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에서 돌려보는 책은 주로 토정비결이나 당사주 같이 기초적인 정보 - 생년월일, 시 등 - 을 input하면 통계적인 답이 나오는 계통이 많다.  이건 결국 '점'을 보려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불안한 마음을 달래거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려는 노력인데, '명리'에서 강헌선생이 주장하는 바는 많이 다르다.


강헌 선생이 말하는 '명리'공부의 목적은 쉽게 말하면 삶에 대한 공부인 것 같다.  '이렇게 될 것이다, 저렇게 안 하면 난리난다'는 투의 운명론, 그리고 주기적으로, 아니면 자주 점을 보면서 마약처럼 여기에 기대게 되는 것을 무척 강한 어조로 경계하고 있는 이 책의 명리론이 그간 오랜 시간 이쪽으로 관심을 갖고 책을 보고, road-test(?)해온 나에겐 아주 신선하게 다가온다.  


강헌 선생은 지난 4-50년을 호호탕탕 살아왔다고 한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늘 사람과 돈, 그리고 술이 떠나지 않았던 그는 그러나 40대 중반에 찾아온 동맥박리로 정말 죽다 살아나고, 한 동안 자리보전을 하면서 인생의 깊은 허무와 슬픔을 맛보면서 명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  그가 말하는 '명리'해석, 나아가 '운명론'은 참으로 그의 인생여정을 닮은 것 같다.  거침없고, 당당하고, 솔직하다.  진짜 공부는 물론 제대로 할 능력이 없는지라, 그저 한번 쭉 읽어내는 정도로 마쳤다만, 강헌 선생의 강의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역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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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16-02-14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주역관련 책을 잠시 보았는데 관심가는 책이네요, 그리고 주역은 의존성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역시 점이 맞는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6-02-16 03:03   좋아요 0 | URL
`점`의 특성은 기실 `미래`를 보려는 모든 시도, 이를테면 교회/성당에서 보는 예언기도를 받는 것에서도 볼 수 있는데, 중독되면 매사 여기에 매달리게 되는 것 같아요. 역술은 길이 두 갈래가 있는데, 둘 다 좋거나 둘 다 나쁜, 그러니까 어떻게 해도 판단이 어려운 기로에서 이를 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2016-02-16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6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8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9 08: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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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9 2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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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0 03: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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