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활동량은 줄어들고, metabolism도 떨어지니 몸관리가 어렵다. 6월부터는 보다 더 많이 뛰고 걷기로 했으나 일하고 살다보면 맘처럼 쉽지가 않다. 근육운동은 늘 하던대로 열심히 했으나 달기기/걷기는 합산 50마일을 조금 넘긴 수준이다. 게다가 몸의 임벨런스가 심해서 걷든 달리든 늘 뭔가 다리의 짝이 맞지 않는 느낌이고 어딘가 아픈데 이건 스트레칭으로도 해결이 안 되고 아마 일을 좀 적게 하는 시기가 오면 재활치료를 받거나 체조를 배워야 할 것 같다. 근육운동도 몸의 균형이 안 맞아서 그런지 어깨가 너무 아파지고 힘이 빠진 나머지 chest는 바벨을 들지 않은지 오래다. 이런 소소한 것들에서 큰 차이가 나는데 아마 먹는 것도 이제 슬슬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운동효과를 최적화하고 의미있는 몸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2030만은 못해도 40 초반에는 그래도 운동효과도 잘 보고 덜 다치고 burn도 더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이때도 40되니 힘들다고 골골거리긴 했지만 practically 50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지금에 와서 보니 40초반은 봄이었구나 싶다. 양조위가 연기한 일대종사에서의 엽문의 대사가 떠오른다. "인생을 사계절로 나눌 수 있다면 마흔 살까지의 내 삶은 봄이었다"는. 몸이 그런 것을.


일단 노력을 했고 다리의 상태가 나쁘지 않은 날은 근육운동 후 3-4마일을 걷고 뛰는 중에 쉬지 않고 2-2.25마일까지는 달릴 수 있는 상태로 금방 올라갔으니 7월에도 계속 노력을 하면 달리는 거리도 길어지고 움직이는 전체의 거리도 늘어날 것이니까 일년을 잡고 천천히 꾸준히 가다보면 뭔가 변하는 것이 있겠지 싶다.


노르망디상륙을 성공시키고 파죽지세로 독일을 향해 진격하던 연합군의 허를 찌른 미친 작전. Band of Brothers에서도 에피소드 몇 개을 할애할 정도로 중요한 사건이었던 이 대공세를 연합군이 버텨낸 결과 이 공세를 위해 대군을 빼낸 동부전선에 구멍이 생겨 결과적으로는 나치독일이 패망하는 시기를 앞당겼다고 한다. 


히틀러의 망상과 오판 이상 독일군부의 지휘관도 이 시점이 되면 무능한 인간들이 주축이 되어 있었고 구데리안 같은 이는 주류가 아니었는데 연합군의 지휘부도 이에 못지 않은 무능함을 보인 결과 승리가 목전이라고 믿었던 일반병사들과 위-영관급의 희생이 무척 컸으니 전투는 몰라도 전쟁이란 참 어려운 것이다. 아직 못 읽은 비버의 책 몇 권과 키건이란 작가의 책도 읽어볼 것이다.






























정보라의 작품을 연달아 읽었다. 익숙한 SF와 다르고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작가라서 그런지 곳곳에 묵직한 이야기들이 보인다. 원래 김초엽, 천선란, 배명훈 등 익히 알고 있었던 작가들보다 훨씬 많은 SF작가들이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김보영작가가 출연한 편집자k YouTube을 보고 마구잡이로 책을 담고 조금씩 주문해서 친구집으로 보내놓고 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여성작가들의 월등히 많은 한국의 SF씬의 배경을 들어서인지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SF는 언제나 굿!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음을 이미 알고 심지어 다가올 미래도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것이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아낸 댓가이면서 얻은 소득이기도 하다. 딱히 재미있을 것도 없으니 그저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꾸역꾸역 지내다 보면 후반전은 조금 더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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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착적응의 어려움 탓에 새벽에 일찍 일어나던 것이 딱 멈췄다. 관련해서 쓰고 일주일 정도가 지난 후 그렇게 된 것이다. 이젠 시계를 맞춰놓지 않으면 다시 새벽 다섯 시를 넘겨 눈이 떠진다. 늦게 일어난 탓에 근육운동 후 달리기는 할 시간이 없어 나중에 조금 걷는 것으로 칼로리 burn만 갈음했다. 


살을 빼려면 fat이 빠져야 하는데 이건 달리기를 비롯한 적정수준의 심박수와 땀이 나는 유산소를 무조건 해야 가능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수준으로 매일 걷는다면 모를까 보통 3-4마일씩 걸어서는 건강유지야 되겠지만 눈에 띄는 몸의 변화가 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해서 계속 달리기를 하려고 노력하고는 있는데 아직은 일주일에 3일을 뛰는 것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체력도 습관도 다시 만들어야 하고 몸도 잔부상을 견디며 적응시켜야 하는 것이다. 당장 어제 뛴 후 왼쪽 무릅과 오금이 아프다. 오늘을 필히 하체를 하는 날이었기에 knee brace를 끼고 스퀏 등 다관절하체운동을 수했했으나 더 나빠질까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내일은 chest/triceps 후 달리기를 하는 루틴인데.


가히 한국 SF의 전성시대라고 할 정도로 많은 SF작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김초엽작가의 작품. 몇 번인지 잘 안 잡혀서 조금 두었다고 이번에 읽으니 술술 잘 읽어진 것을 보면 확실히 책이란 많이 사서 쟁여두면 읽을 날이 꼭 온다는 내 생각이 맞는 것 같다. 술도 사람도 많은 것들이 시기와 장소를 타는데 책도 그런 면이 있는 것이다. 


Last of Us를 연상시키는 과거 어떤 사건 이후 인류는 지상을 포기하고 지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상을 탈환하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인류로부터 지상을 가져간 존재를 말살하려는 세력과 그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류와 공존하기 위한 진화(?)를 조금씩 받아들이는 그 존재들. Last of Us가 미국판 좀비 아포칼립스와 Doomsday 판타지의 다소 저차원적인 무대에서의 이야기라면 '파견자들'은 확실히 더 나아간 깊은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다. Last of Us도 그 자체로 재미있는 게임이고 드라마버전도 나쁘지 않지만 LOU에서의 고민은 survival이라는 일차원적인 문제라면 이 작품은 어쩌면 LOU의 세계관이 더 오래되어 완전히 자리잡은 다음에 나올 고민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편집자k의 방송에서 김보영작가가 나와서 많은 한국의 SF작가들을 소개하는 바람에 또다시 장바구니가 꽉 차버렸다. 책을 살 돈과 쌓아둘 공간을 무시할 수 있다면. 그냥 행복하고 싶다.































'마의 산'을 여러 차례 읽고 던지기를 반복하면서 어렵게 독파한 이래 토마스 만은 내가 상당히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다. 작품세계의 심오함은 잘 모르겠지만 '마의 산'에서 느낀 몽환적이고 이계스러운 이야기에 끌린 탓이다. 작품을 읽는 건 쉽지 않다. 간결하고 직관적인 요즘의 문체가 아닌 단어를 복잡하게 열거한 긴 문장으로 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단편은 특히 여러 번 읽었는데 그렇게 계속 읽다보면 조금씩 그 본질적인 모습을 아주 미약하게나며 들여다 볼 수 있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은 아직 조금 시간을 두고 다시 봐야할 것 같지만. '마의 산'은 언젠가 지금 구해놓은 다른 번역으로도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한 해에서 해가 제일 길다는 하지가 무색하게 이곳은 기후변화 탓에 아침과 저녁으로 찬 바람이 많이 부는 선선한 날씨가 가끔씩 오는 더위와 함께 어우러져 점점 더 균형을 잃어가는 것 같다.


대통령 하나 바꾸기가 이렇게 어려웠는데 그 하나 바뀐 것으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요즘이다. 검찰이란 고쳐서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이 똥내나는 것들을 칼로 써야하는 것에서 많은 어려움이 나온다. 내란특검을 lead하는 자도, 고검으로 들어가버린 그의 결정도, 지금 곳곳에서 일어나는 똥검의 저항도 맘에 들지 않는다. 


온갖 고문과 협박으로 사건을 조작했던 고문검사 주대평의 아들이 자라서 주진우라는 내시상의 똥검-구쾌의원이 되었으니 그 내시의 부자아들은 뭐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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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5-06-2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편집자K 김보영 작가님 유튜브 보고 추천 책 다 빌리고 사고 난리 났네요. 다른 유튜브도 찾아보고 뭔가 강한 설득력이 있는 작가님인 듯요.

transient-guest 2025-06-21 11:04   좋아요 0 | URL
거침없이 이 시대의 유명 SF자까들과 작품 배경설명도 그랬고 우리나라 SF에 여성작가들이 많은 이유엔 페미니즘이 있었다는 사실도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잉크냄새 2025-06-22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 빼기는 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식습관 개선이 병행되어야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25-06-22 10:56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운동 식단에서 식단이 90같아요 ㅎㅎ 전 술만 적게 마시면 간식도 안해서 운동으로 잘 빠집니다 결국 문제는 술이에요 ㅎㅎㅎ
 

미국으로 돌아온지 2주가 다 되었지만 여전히 새벽 한두 시국으로 돌아온지 2주가 다 되었지만 여전히 새벽 한두 시면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대충 정신을 차리고 일을 하다가 기도를 조금 하고 책을 본다. 커피를 마셔야 하는데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기가 있어 일단 가볍게 배를 채운 후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걸 하다가 gym이 여는 다섯 시에 맞춰 운동을 한다. 운이 좋으면 계획하는 대로 근육운동 후 달리기도 마치고 아니면 근육운동 후 탈탈 털린 몸으로 집에 와서 다시 두 번째이자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회사로 나가서 일을 하거나 집에서 남은 하루 일을 하면서 보낸다. 점심이 되면 벌써 세 번째 meal이 되는데 덕분에 저녁은 잘 안 먹게 된다. 


이런 생활도 나쁘지 않다. 조용히 내 시간을 갖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렇게 한새벽에 일어나서 일찍 일을 하고 운동까지 마치면 실제로는 오후 시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시차적응을 일부러 안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장과 혈당은 41세로 나왔지만 심장과 폐의 건강이 좀 떨어졌고 지방간기,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을 되돌리기 위해 일주일 딱 한번의 음주를 지키고 있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더해서 달리기를 회복한다면, 그리고 간식을 따로 하지 않는 편이라서 이렇게 하면 아마 다음 해 이맘 때 한국에 갈 즈음해서는 비행기가 싣고 가는 무게의 총량을 아주 조금이지만 덜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열어놓고 던져둔 책이 못해도 다섯 권은 되는 것 같다만 일단 이 녀석들을 조금씩 읽고 있다. 일은 하루에 한 건을 꼭 진행하는 것으로 단순하가 수치화해서 하나씩 따라잡고 있는데 일이 많다고 생각하면서 갖는 부담으로 procrastinate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 보다는 그렇게 하나씩 끝내면 우공이산이라고 결국 다 마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는 나이라서 가능한 것이다. 뭔가 이 나이가 되니 자신을 점점 더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


이제 책은 주문해서 한국에 있는 친구집으로 보내기로 했다. 지금 갖고 있는 것들만해도 아마 다 읽기 어려운 수준일테니 굳이 그 비싼 DHL배송비를 추가로 내느니 그냥 무료배송으로 받아서 보관하다가 나중에 조금씩 가져오거나 배로 부칠 생각이다. 기실 아주 급하게 읽고 싶은 책이 없기도 하고 한번 책을 살때 발생하는 DHL비용이면 책 7-10권은 더 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열정이 없는 삶을 살다고 괜찮을까? 일과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버티는 일상에 가까운 삶이고 요즘은 정말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갱년기라는 것이 이렇게 오는 것일까?


오늘은 아침식사 후 딱 한 건만 처리하고 남은 하루는 책만 들여다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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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6-14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그 부피와 무게로 인해 이동시에 참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중국에서 가져올 때 많지는 않았지만 출장자 편에 조금씩 보내고 귀국해서 책 수거하러 한 바퀴 돈 일이 생각나네요.

transient-guest 2025-06-14 01:42   좋아요 0 | URL
혹시라도 한국으로 완전리턴하는 날이 온다면 제가 평생 미국으로 실어 나른 책을 다시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ㅎㅎ 무게와 부피로 모든 개인물품 중 최고가 아닌가 싶네요.

stella.K 2025-06-14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좋아하는 좋은 친구를 두셨나 봅니다. 완전 리턴하시면 버리고 오셔야하는 거 아닌가요? ㅋ
갱년기는 그냥 잔잔해지는 때인거죠. 나이 들어서 스태미너 넘치는 사람 보면 무섭지 않나요?.ㅎㅎ

transient-guest 2025-06-15 06:41   좋아요 1 | URL
그 친구는 책을 안 읽어요. 그냥 박스째 보관해줍니다.ㅎㅎ 게임은 치울 생각도 있는데 영화-음반-책은 못 버릴 것 같아요. 어차피 컨테이너 이사니까 공간만 확보된다면 가져오고 싶습니다. 갱년기가 오는 건 결국 젊은이들과 경쟁하는 것이 건강하지 않은 노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오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만 요즘 의욕이 너무 없네요

blanca 2025-06-14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위염 나와서 커피 하루 끊어보려 시도하다가 이건 도저히 못하겠다, 싶어 다시 마시는데 또 속이 쓰려서 고민 중이네요. 지금 한국은 더워서 달리기도 좀 그렇고 어설픈 홈트 중이네요. 혈당 부럽네요. 저는 당화혈색소 검사했더니 전당뇨 당첨이요. 근육을 만들라는데 이게 쉬워야 말이지요.

transient-guest 2025-06-15 06:43   좋아요 0 | URL
빈속에 커피를 마시지 않기 위해 일단 뭐라도 먹습니다. 속이 쓰린 건 모르는데 일단 있다고 하니 빈속에 커피나 산성 (레몬물)을 넣지 않으려고 해요. 근육이 많아야 뼈와 관절도 건강해지고 burn도 좋은데 안 하다가 갑자기 하는 건 어렵죠.ㅎ 그냥 조금씩 매일 꾸준히..잘 하지 않아도.. 그거 말곤 없는 것 같아요.ㅎㅎ 건강 관리 잘하세요!
 

어디를 다녀오면 항상 거주지의 많은 것이 시시해진다. 외식도 사람을 만나는 일도, 심지어 그렇게 즐기던 혼술도 시시한 것이 귀환 일주차를 갓 넘긴 요즘의 내 심정이다. 이것을 잘 가져가면 이곳에서는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다가 일년에 한번, 여유가 되면 두번 정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신나게 즐기고 돌아오는 것을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겠다. 와인이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음식도, 친구도, 술도 넘치던 지난 2주간의 생활을 뒤로 하고 다시 일-운동을 오가는 생활을 하니 당장 오른쪽 어깨가 다시 아파온다. 머리도 그렇지만 오랜 시간의 책상생활은 눈과 함께 몸 곳곳의 균형을 망가뜨린 탓에 앞으로 5년 후에는 후반전이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마음 같아서는 3년 이내에 후반전이 시작되었으면 하는데 전적으로 회사의 performance와 그간 열심히 해온 투자의 성과, 그리고 제반환경에 좌우되는 사안이다. 


미국에는 적당히 작은 아파트 하나를 렌트해서 일을 완전히 정리하기 전까지 첫 단계로 사무실을 파킹해놓고 드나들고 한국에 근거지를 마련하는 것이 시작이다. 친구들이 있는 고향이면 좋겠는데 내간 번 돈이고 투자라고는 해도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괴로움이 있으니 절충이 필요할 것이다. 사실 고향에서 적당히 떨어진 곳도 나쁘지는 않은 것이 삼남지방만 아니면 사실 수도권에서 고속버스로 두 시간 정도면 대부분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하고 벌어서 까먹지 않으면서 이 정도 살 수 있으면 일단 성공이 아닌가 싶다. 어차피 은퇴연금도 붓고 있고 큰 부자는 아니라도 55-65세까지만 버티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서. 


아직은 시차가 있어서 잠을 쪼개서 몇 시간씩 자다 깨곤 하는데 새벽 한 시가 되면 무조건 눈이 떠지는 걸 보니 딱 오후에 살짝 낮잠을 잔 후 슬슬 놀러나가던 한국의 저녁시간 무렵이다. 이걸 잘 조정해서 이곳 시간 새벽 세 시 정도에 일어나는 것으로 습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지만 시도는 해야지. 새벽 세 시 정도에 일어나면 오전의 독서, 간단한 메일확인, 기도, 그리고 새벽 다섯 시에 여는 gym시간에 맞춰 오전에 운동까지 알차게 다 끝내고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테니까. 책읽는 속도도 흥미도 요즘 구매를 따라오지 못해서 뭔가 이런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5/31부터 오늘까지 읽은 책은 딱 네 권. 속도가 여간 더딘 것이 아닌데다가 depth도 약해서 중구난방으로 읽다가 말다가를 반복하니 머리에 잘 남지도 않는다. 돌아보면 원래 다니던 회사를 나온 2011년부터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던 탓에 책도 많이 읽고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도 많이 하게 되었고 이후 약 10년 정도가 독서와 글쓰기의 피크가 아니었나 싶다. 대략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그 사이 정말 많은 책을 구했고 읽었다. 깊이나 이해도는 떨어질지언정 참 열정적으로 읽고 썼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새벽 네 시의 회상. 하루키의 작품을 carry-on가방에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정말 즐겁게 읽던 2012년 언젠가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때로 딱히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고 언제가 지금이 과거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2012년엔 살아있던 강아지 둘, 가족이 모여있던 집의 즐거움은 앞으로도 종종 떠올리게 될 것이다. 


아직은 친구들이 보고 싶고 쉽게 연락해서 훌쩍 나가서 동네 꼼장어집에서 소주도 한 잔 나누고 싶은 마음에 다 늙은 지금 갑자기 향수병이 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파시즘으로 치닫는 듯한 트럼프 치하의 미국이 싫어서 빛의 혁명으로 굥거니를 몰아낸 한국의 희망찬 지금이 너무 부러운 것이다. 신날 건덕지가 하나도 없이 정치적으로 무척 절망적인 상황이 계속 되는 무지성의 유권자가 다수인 미국은 트럼프를 몰아내기는 커녕 진짜 3선이 가능한 괴랄한 짓에 동조하는 멍청이들이 나올까 두려운 상황이니 다음 3.5년을 생각하면 아무런 희망을 가질 수가 없다. 그에 반해 정치이야기가 신나는 한국에서 같은 성향의 고향친구들에 둘러싸여 한잔 하면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니 이건 진짜 어쩔 수가 없다.


2025년의 LA가 1980년의 광주가 되지는 않겠지만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는 시위와 이를 유발하여 정치적인 쇼를 하려는 트럼프의 꼼수가 맞아떨어져 시위대의 목소리와 목적이 왜곡되어 FOX같은 미국의 조중동을 통해 널리 퍼지고 다시 이를 확대반복하여 자신의 권력과 이권을 위해 이용할 트럼프와 공화당을 보면서 아들 부시의 실정으로 시작된 미국의 쇠퇴가 이어지는 것 같다. 


한국은 이 시기를 잘 거쳐 개혁을 완수하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젊고 활기찬 민주공화정을 꽃피우게 될 것이니 김구선생이 꿈꾸던 문화강국이고 옛 결에 나온 세계의 중심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단 중국이라는 덩치가 이웃에 있어 원교근공의 묘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니 한국을 위해서라도 미국이 지금처럼 막장으로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투표, 그리고 담벼락을 보면서 욕이라도 하는 정도가 고작이겠지만 나같은 사람들의 힘이 모여서 아주 조금은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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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06-13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랜스님에게 건투를 빌러 드립니다!
미국에서도 늘 건강하시기를!!

transient-guest 2025-06-12 00: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매번 다녀갈 때마다 조금씩 더 향수병이 심해지는 것 같아요. ㅎㅎ

yamoo 2025-06-13 13:18   좋아요 1 | URL
향수병이 심해지면 귀국하라는 신호라고...누가 그러더라구요..ㅎㅎ

transient-guest 2025-06-13 22:40   좋아요 0 | URL
특히 요즘 미국의 상황이 맘에 안 들어요.ㅎㅎ First Amendment Freedom of Speech가 완전 압박당하는 꼴이라니..ㅜㅜ US상원의원이 미친x DHS 장관 크리스티 (dog killer) 노엠의 일방적인 기자회견에서 질의하려다 개처럼 끌려나갔답니다...

wonderful 2025-06-15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이 재밋어요. 일기같기도 해도 훔쳐보는 재미가 있어요ㅋ

transient-guest 2025-06-16 03: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책을 읽고 좋은 글을 남겨야 하는데 현실은 신변잡기 위주로 글이 나오네요.ㅎㅎ
 


여는 시간이 잘못 나와 있었던 탓에 아벨서점이 열기를 기다리면서 옆 서점을 구경하다가 빈 손으로 나오기 뭐해서 구한 몇 권들 중 하나. 딱 고만고만한 3권의 재미를 주는 한국형 무협지. 책 상태가 확실히 별로여서 나중에 책 내부의 청소가 필요한 수준. 아벨서점만큼 책을 깨끗하게 관리해서 상품으로 내놓는 헌책방은 아직 못 봤다. 이곳은 거의 가져다가 그냥 진열하는 수준인 듯. 


그래도 큰 수확을 했으니 이곳에서 중고로 '하얀 로냐프 강' 1부 다섯 권의 전집을 모두 구했고, 그 여세를 몰아 알라딘을 뒤져서 중고와 아직 남은 새 책으로 2부 다섯 권을 구했으니 생각하지 못했던 득템의 행운이라고 하겠다.


e-book으로 구할 수는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종이책이 아니면 내 취향이 아니라서 별 의미가 없다.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는 이 작품은 그 평가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서 늘 궁금해왔는데 구할 길이 없었다. 


요즘 대단한 젊은 SF작가들이 많이 나오지만 판타지는 역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건 어려울 것만 같은 시장의 트렌드라서 외국에서는 계속 새로운 작가들이 다양한 신작을 발표하고 꾸준히 시장에 유입이 되고 있지만 한국의 사정은 좀 아닌 것 같다.


이 즐거움을 천천히 음미할 생각으로 아직 이 시리즈는 시작하지 않고 있다. 가을이 와서 또 한 해를 잘 살아냈구나 하는 듯한 마음의 4-4분기가 시작될 무렵 천천히 보려고 한다.














허영만의 만화치고는 그다지 재미가 없다. 이쪽 계열을 잡술들 중에서도 특히 관상학은 중국하고도 아주 먼 고대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으니 시대에 많이 뒤쳐진 느낌이다. 다 맞지도 않을 뿐더라 맞을 수도 없으니 이런 저런 이론을 풀어냄에 있어 중언부언이 많다. 잡술은 소싯적엔 꽤 흥미를 갖고 있던 분야지만 이제 반백이 되어가는 지금에 와서 보니 덕을 쌓고 꾸준히 열심히 사는 것이 최선이란 생각을 하여 이런 분야엔 큰 관심이 없다. 원래 허영만이란 만화가는 김세영이란 걸출한 시나리오작가가 함께 했을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으로 기억하니 어쩌면 김세영작가가 함께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헌책방에서 가져와서 단박에 읽어버릴 줄 알았으나 이런 탓으로 심지어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진도가 아주 느리다.


약 일주일 후로 한국은 큰 선택의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방심하지 말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그 시작을 위해 꼭 내란잔당들을 몰아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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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5-26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벨은 아직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군요. 낡고 오래된 것들도 존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transient-guest 2025-05-26 21:18   좋아요 0 | URL
아벨 사장님이 참 열심하세요. 지금도 정정하신데 장소는 옆 건물로 옮겨서 2층엔 인천에 관련된 자료들 전시관도 꾸미고 계시더라구요. 좋은 책이 좋은 가격에 상당히 깨끗하게 많아서 사고 싶은게 참 많았었네요.ㅎㅎ 전 예전 거리가 제 기억속의 한국 같아서 더 좋긴 합니다.

yamoo 2025-05-27 0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꼴 저도 소장하고 있는데 2권까지 나름 재밌게 읽었습니다만...말씀하신대로 예외가 너무 많고 주관에 너무 좌우되는 거 같아 학문성이 매우 떨어지는듯 해요. 그래도 한번쯤은 읽어 두면 좋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없어요..^^

transient-guest 2025-05-27 11:59   좋아요 0 | URL
관상이 재밌기는 하죠 어느 정도 감만 잘 봐도 실제로 도움이 되기도 하구요 ㅎ 미래보단 살아온 날이 꼴에 깃드는 것 같고 상은 자꾸 바뀌니까 이야기도 자꾸 틀어지네요 ㅎㅎㅎ 7권까지 샀는데 8-9-10권 따로 사야 하나 고민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