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피다 Nobless Club 14
이헌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3.8

 

364페이지, 27줄, 26자.

 

기본적인 설정은 인육(특히 심장)을 먹은 사람 중 일부는 영생한다는 것입니다. 두 개의 사건이 병행됩니다. 시간과 공간적으로 떨어진 것이지만 연결되지요.

 

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한인들 아십니까? 80%인가가 죽었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한 소년이 탈출에 탈출을 거듭하였다가 인육을 먹던 사람의 심장을 먹고 대신 영생하게 됩니다. 아니, 죽지 못하는 몸이 됩니다. 이건 37년(이라고 나옵니다)이고 42년에 레닌그라드가 포위됩니다.

 

레닌그라드의 발레리나 지망생 일로나와 타티야나는 서로 도우며 살아갑니다. 일로나는 암시장에 갔다가 오촌 아저씨를 만나 어떤 고기 파는 곳에 가지만 아저씨는 도축되고 일로나는 기절했다가 깨어나니 어떤 사내가 인간 백정들을 죽이고 심장을 먹는 걸 보게 됩니다. 그 사내는 나중에 고백하기를 자기는 식인자의 심장만 먹는답니다.

 

레온은 경찰로서 식인전담반입니다. 본격적인 식인 조직은 소탕하지 못하고  우발적 식인 집단만 적발 처치해 왔습니다. 타티야나는 집이 불에 타자 공동대피소로 가다가 부모가 피살되고 본인은 강간당합니다. 간신히 탈출하다 기절했는데 일어나니 어떤 친절한 모자가 돌봐주고 있습니다.

 

처음 프롤로그를 보고 일종의 판타지인 줄 알았습니다만 아니네요. 뭐 판타지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느냐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고요.

 

등장인물
일로나(발레리나 지망생, 노력가), 타티야나(발레리나 지망생, 모르고 식인종이 됨), 레온(경찰, 식인전담반), 예브게니(효과적인 식인종), 사내(카레이스키, 식인종 사냥꾼, 일로나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

 

150116-150116/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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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 미쓰다 신조 작가 시리즈 1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3.4

 

392페이지, 23줄, 26자.

 

표면적으로는 두 개의 이야기가 진행하다가 하나로 엉키면서 혼란을 불러옵니다.

 

작가와 같은 이름의 주인공 미쓰다 신조는 편집자입니다. 동인지에 어쩌다가 연재를 하게 됩니다. 이름은 [모두 꺼리는 집]. 책의 편집상 미쓰다의 이야기는 일반지에, [모두 꺼리는 집]은 회색지에 인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도입부를 보면 어떤 잡지사의 투고작 리뷰어가 친구인 미쓰다에게 어떤 작품을 투고한 적 없느냐고 물어옵니다. 여기서 둘로 갈라지죠. 미쓰다의 답변을 그대로 인용하면 누군가가 이름을 도용해서 글을 썼다가 됩니다. 반대로 미쓰다의 답변을 무시하면(또는 미쓰다를 무시하면) 이 작품 자체의 전개를 다른 각도로 볼 수 있습니다. 뒤의 옮긴이 글이나 해설에는 이런 측면은 기술되지 않은 것 같지만 말이지요. 하지만 작가가 글 초반부에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았으니 생각해 주는 게 예의겠죠.

 

아무튼 이야기는 조금씩 호러 분위기로 흘러갑니다. 그러다가 현실과 소설이 뒤섞입니다. 이제 도입부의 상황을 인정할 것인가를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제 취향은 아니어서 점수가 조금 낮습니다.

 

저는 빌린 책을 엑셀 파일로 작업해 두는데, 동일 작가의 책이 있더군요. 찾아 보니 [일곱 명의 술레잡기]입니다. 시기상 뒤에 나온 작품이라 표지에 언급이 안된 모양입니다.

 

150110-15011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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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행 리포트
아리카와 히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4.8

 

314페이지, 21줄, 24자.

 

표면적으로는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됩니다. 길고양이인 나는 어떤 차 위에서 자주 지냅니다. 주인이 뭐라 하지 않는 유일한 차여서. 그냥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로 지내던 중 다쳐서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나을 때까지 신세를 지기로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이 들어 5년을 같이 삽니다. 갑자기 주인인 미야와키 사토루에게 일이 생겨 같이 지내기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입양할 곳을 찾아 여행을 가게 됩니다. 어쩌다 보니 사토루의 초등학교 때 친구 고스케, 중학교 때 친구 요시미네 다이고, 고등학교 때 친구 사키다 치히코와 스기 슈스케 부부, 마지막으로 이모인 노리코를 방문하게 됩니다.

 

중간쯤 가면 왜 고양이를 남에게 맡겨야 하는지가 나옵니다.

 

이건 표면상의 이야기이고, 실제로는 인간들의 이야기입니다. 가볍게 금기를 어기는 것. 사회가 원하는 것은 기존질서에 순응하는 사람(보수주의). 하지만 더욱 원하는 것은 살짝 어기면서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사람(자유주의).

 

우리는 무미건조한 사람/일을 만나면 그런가 보다 하고 잊어버립니다. 지난 달에, 아니 지난 주에 평범하게 먹은 음식을 굳이 기억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별나게 먹은 것은 기억을 해둘 필요가 때로 있지만 말입니다.

 

이 작가의 글은 처음 접할 때부터 좋았습니다. 약간의 부침이 있는 게 흠인데, 이 책은 마음에 드네요. 중고라도 하나 사야 할 듯.

 

150109-150109/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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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라디오를 켜 봐요 - Navie 255
진주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3.9

 

445페이지, 22줄, 24자.

 

서른둘. 노처녀란 소리를 듣기 시작할 나이의 신희수는 문득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고 이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법률회사를 그만두고 백수 생활에 들어갑니다. 친한 친구 조거영(오타인가요? 잊었습니다)의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축가를 부르게 된 이은세는 얼굴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꽤 유명한 가수입니다. 은세는 두부가게에서 본 여자를 이 한강 유람선에서 또 보았습니다. 은세가 진행하는 <뮤직 트리>에 급작스레 투고된 희수의 글. 두부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은세는 세 번의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일찍 이혼한 집에서 자란 은세에겐 결혼이란 존재하지 않는 제도일 뿐입니다. 희수와의 만남이 길어지면서 남자는 자신의 언어로 여자에게 말하고, 여자는 자신의 언어로 남자에게 말합니다. 하지만 그건 자신들의 언어이지 공통의 언어는 아니지요. 언어는 남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이지 자신과의 도구가 아니니...

 

결국 북유럽으로 긴 여행--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 --을 떠나는 희수. 그리고 <뮤직 트리>에 사연을 가장한 러브 레터를 보냅니다.

 

141225-141225/1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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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실버 스푼
은태경(계란토스트) 지음 / 신영미디어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3.9

 

422페이지, 25줄, 30자.

 

정은주는 아버지가 김세진을 구하다가 횡단보도에서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산후출혈로 사망하였습니다. 세진의 부모는 각각 은주의 부모와 친구였고, 또 그런 일이 있어 고모집에서 구박받으며 살던 은주를 9살 때(초등학교2학년이니 원래는 7-8살일 텐데 말이지요) 데려왔습니다. 큰 딸 세영은 벌써 20살, 세진은 16살이었습니다. 암흑대마왕으로 불릴 정도로 까탈스러운 세진이지만 은주라면 다 접어줍니다. 정작 본인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삽니다만.

 

은주는 오로지 세진만을 (이성으로) 바라보며 살고, 세진은 어쩌다 보니 이성 친구는 없이 살아왔습니다. 이제 대학에 간 은주입니다. 학교랑 가깝다는 이유로 원래 부모님이 살던 아파트에서 기거를 하게 되었는데 묘하게도 일찌감치 독립을 한 소설가 세진의 아파트도 근처입니다. 자연스레 살림을 등한시하는 세진의 살림을 감독/보조하는 임무가 부여됩니다. 타인은 금지지만 은주라면 용인되므로.

 

앞부분에 세진이 뭔가 은주에게 공개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어떤 이유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게 뭘까 궁금하게 여기게 됩니다.

 

어두운 면은 거의 취급하지 않고, 동화처럼 이끌어 갑니다. 서로 사랑을 고백했다고 진도를 훅 나가는 건 좀 안 어울립니다만.

 

141213-141213/1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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