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로부터 배우는 국가경영(닫힌 책들)


 

알파고 콘서트(도서출판 공리)

알파고처럼 행동하라(일룸)

알파고 인문학(비둘기)

미래예측은 알파고와 함께(억새풀 출판)

알파고 리더십(풀비)

청년실업, 알파고로 돌파하라(기명사)

3일만에 배우는 알파고 실행전략(21세기팍스)

1등급을 위한 알파고 학습 전략(샌사고)

알파고식 전략 시나리오(창행)

알파고 경제학(여해 북스)

알파고로 알파걸 되기(행림 카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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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6-03-11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파고식 공부법 ㅋㅋ

yamoo 2016-03-11 23:26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ㅋㅋ 분명 나올 거 같슴돠~^^

stella.K 2016-03-1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앞서 가시는군요. 야무님의 예지력은 탁월하십니다!ㅎㅎㅎ

yamoo 2016-03-11 23:27   좋아요 0 | URL
예지력은 무쉰~ 그냥 그럴거 같다는 거지욤^^;;

cyrus 2016-03-11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알라딘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한 수를 보지 못했습니다. 큰 그림을 보자면...

‘알파고’ 관련 책이 나오는 순간, ‘알라디너의 선택’ 메인 화면을 도배합니다.
책표지만 달랑 올려놓고 신간도서를 소개하는 알라디너님들이 제일 열심히 활동하는 시간이죠.

yamoo 2016-03-11 23:28   좋아요 0 | URL
흠...그럴 수도 있군요. 사이러스 님은 알라딘 마을에 모르는 것이 없는 거 같슴돠^^

transient-guest 2016-03-12 0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뻔한 것들이 쏟아져 나오겠죠. ㅎㅎ 만약에 이세돌이 남은 3국을 다 이긴다면...모조리 이세돌식 경영, 이세돌식 학습, 이세돌식 독서, 세돌은 왜 세돌인가, 이세돌과 리더십, 반전의 리더십, 이세돌에서 배운다...등등이 예상됩니다.

yamoo 2016-03-13 22:31   좋아요 0 | URL
그렇겠군요..ㅋㅋ 3번 연속 패하고, 오늘 이겼네요..ㅎㅎ 마지막 대국을 이기면 `알파고 대 이세돌` 중 하나를 택해 타이틀을 엮을 거 같습니다..ㅎ 이세돌의 역습 전략..뭐, 이런 책들이 나올 거 같습니다..ㅎㅎ 어쨌거나 다음 주부터 서점에서 주의 깊게 봐야겠습니다..ㅎㅎ

transient-guest 2016-03-14 04:09   좋아요 0 | URL
3-2로 끝나면 알파고와 이세돌의 승부에서 배우는 경영, 학습, 인간관계, 성공, 독서, 삶...등등등..ㅎㅎ 쏟아지겠네요.
 

여기 저기 블로그에 자기 스타일 사진을 올리는 것은 일종의 자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행위를 할 이유가 없는 거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부차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은 옷으로 자기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옷 입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나는 남과 다르다’는 이 개성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르듯이 그들이 입는 옷의 스타일도 다를 수밖에 없다. 적어도 자신이 스타일 있다고 여기는 사람에 한 해서는 말이다. 유행하고 전혀 관계없이 옷을 입지만, 입는 사람 그 자체를 나타내기에 독특한 아우라가 있다. 그게 바로 스타일 있다는 증거. 명품 브랜드가 도저히 보여줄 수 없는 가치다.

 

 

사실 예전 학부 때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내 동기 동창에 대한 일화다. 그는 365일 같은 옷만 입고 다녔다. 소위 남방이라고 말하는 타탄 체크 무늬 셔츠와 베이지 면 바지를 입고 4계절 내내 다녔다. 추우면 그 위에 카디건이나 코트를 걸쳤다. 당시 다른 한 친구가 그랬다. 너는 옷이 없냐고? 그랬더니 그 동창 녀석이 그랬다. 같은 옷으로 4벌 정도 있다고.

 

 

왜 그렇게 입냐고 내가 물으니, 상대방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입는다고. 자신은 말도 어눌하고 옷도 잘 입지 못해(정말 옷을 딱 맞게 입지 않고 좀 헐렁하게 입고 다녔다.) 상대방에게 자신이 금새 잊혀지는 게 싫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자신은 뭘 먹을 때 잘 흘리고 먹어서(옷에 음식물 자국이 항상 나 있다.) 비싼 옷이 부담스럽다고.

 

 

요즘 한 SNS에 스타일에 관한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그리고 데일리 룩 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그 친구를 간혹 떠올린다. 백화점 브랜드로 말쑥하게 입는 사람들보다 그 때 그 친구가 입던 옷차림이 바로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개념에 가까웠다. 비록 아주 잘 입지는 못했지만, 그는 옷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입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패션테러리스트라고 놀렸지만(당시 이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는 누구보다 스타일이 뭔지 알았던 거 같다.)체크 셔츠와 면바지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었다. 멀리서도 그 인지 정확히 알아봤으니.

 

 

그리고 얼마 전에 타계한 스티브 잡스의 룩이 그와 겹쳤다. 잡스가 늘 입던 검은 터틀넥에 진바지. 그리고 뉴발 스니커즈. 잡스는 항상 이렇게 입었다. 심지어 세계에 애플 신제품을 프리젠테이션 할 때에도 똑같이 입었다.

 

 

 

 

그런 그를 보고 한 잡지에서 한 디자이너가 옷을 매우 못 입는 유명인사로 잡스를 거론하는 걸 봤다. 아주 캐주얼하게 딱 맞게 입지 않았기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죽을 때까지 똑같은 옷을 입었다. 이렇게 입기 위해 같은 옷이 수없이 많았다고.

 

 

잡스는 거부였지만 간단한 옷을 똑같이 반복해서 입었기에, 비싸지 않고 흔한 검정 터틀넥 니트와 진바지 그리고 뉴발을 세계적인 스타일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개개의 아이템은 명품 브랜드가 아닌 중저가 브랜드였지만 잡스로 인해 불멸의 스타일 아이템으로 남게 된 것이다.

 

 

그렇다. 매일 같은 옷을 전략적으로 입는 것이 브랜드로 치장하는 것보다 훨씬 스타일 있는 옷차림이다. 비록 일반적인 멋쟁이 룩과는 동떨어져 보이지만, 그 옷 속에는 입는 사람의 생각이 표현되어 있기에 고유한 가치가 생긴다. 생각을 옷으로 표현하는 행위, 난 이것이 패션에서 ‘스타일’이라 생각한다.

 

 

이는 ‘멋내는 행위’가 결코 구현할 수 없는 옷 입기의 가치다. 그래서 스타일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쉽지 않다. 이건 전 세계 스타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스마트하게 자신의 옷을 소비하는 행위는 그래서 멋지다.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에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좀 이상하다. TV에서 스타가 입는 스타일이 금새 유행이 된다. 아무개 탤런트가 입은 트렌치코트가 이쁘면 금방 비슷한 코트가 거리에 넘쳐난다. 공항에서 가수 아무개가 신은 스니커즈가 전파를 타면 얼마 안가 신발 트렌드의 대세가 된다.

 

 

개인적으로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같은 옷을 서로 입으면 안정감이 생기나보다. 그래서 그런지 빙글에 사진을 올리면 다음과 같은 댓글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한다. 봐줄 수 없으니 좀 듣고 고쳐 입어라.’

 

 

얼마 전 내가 열심히 글을 올리던 SNS 스타일 사진에 아래 내용을 담은 멋진 댓글이 달렸다.

 

수트 : 이지오. 7만원(울100%) - 작년에 가산 현대몰에서 대박행사할 때 건진 것. 대박 따뜻함~

베스트 : 동대문에서 원단 끊어다 내가 디자인해서 맞춤한 것. 3만원

블루 셔츠 : 더셔츠 스튜디오. 1만원 - 7일날 가산 아울렛에서 동생이 사준 것.

흰색 더플 코트 : 일본 도메스틱 브랜드. 2만원(울100%) - 작년 겨울 빈프라임 역삼에서 건진 거.

슈즈 : 스웨이드 윙팁 더비. 2만원 - 작년 여름 슈펜 가죽 슈즈 70% 세일 행사 때 건진 거.

머플러 : 3천원(울30%, 아크릴70%) - 아름다운 가게 미아점에서 머플러 행사 때 건진 거.

총 15만 3천원

 

 

“자기만족 그리고 남들 의식 안하고 자기만의 패션 그 생각은 멋지죠. 하지만 대다수가 별로면 좀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겟네요. 많은 지식이 있으나 이론과 실전은 많이틀리다는 걸 보여준 정확한 예로 뿐이 안보이네요.. 발품 팔아 사는 것은 좋으나 조합이 안되면..패션아는 사람은 멋진데 무지하니 나의패션이 안 멋지다.. 저 현재 모대기업 패셔브랜드회사다니는데요... 저 의견 포함 디자이너 등등 대부분직원 의견은 백 프로 별로네요 남의의견을 좀 받고 고치는 게 나을 거 같아요.. 왠만하면 그냥 좀 그렇네요 할려다 댓글들을 보니 많이 받아들이시는 것이 나을듯해요.. 입으신 룩 자체가 별로라 님의 글이 신빙성이 떨어지네요.”

 

 

요지는 간단하다. 자기만족도 좋지만 남들이 다 별로라고 하니 대세에 따라 고치는 게 낫다라는 거.

 

 

이 글을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특히나 댓글을 다신 분은 나름 이 사이트의 남성 패션 코너에서 꽤 유명하셨던 분인 듯하다. 포스팅한 글과 사진을 보니 그렇다는 인상.

 

 

그런데, 이 분이 자신의 글에 전문가적 권위로 언급한 것이 ‘현재 모대기업 패션 브랜드 회사를 다닌다’는 거다. 정말 헛웃음이 절로 났다. 왜냐하면 나는 백화점 대기업 브랜드 직원에게 뭘 물어서 답을 얻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내 입점해 있는 신사복 계열의 대기업 브랜드를 두루 돌아다녀 보면서 느낀점이 하나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은 옷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점이다.

 

 

 

 

손님의 취향과 사이즈를 정확히 간파해서 그에 부합하는 옷을 제시해 주는 직원이 하나도 없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신사복 매장에 근무하는 갤럭시, 마에스트로, 캠브리지멤버스, 로가디스 등의 점장과 직원들도 남성복의 기본을 알 지 못했다.

 

 

저번 주 아버지 수트를 고르기 위해 백화점 4군대를 돌았다. 물론 대기업 계열의 신사복 브랜드들이다. 최고가 라인을 보여 달라고 하니 보여준다. 로로피아나나 제냐 원단을 쓴 수트가 100 ~ 150만원 사이였다.

 

 

갤럭시를 가서 보니 제냐 트로페오 원단으로 나온 상품이 99만원밖에 하지 않았다. 그래서 물었다. 이게 진짜 이태리 원단인 제냐 원단 맞냐니까 그렇단다. 원단 등급은 뭐냐니까 모른단다. 라벨에 ‘트로페오’라고 달려 있는데도! 원단이 어디서 생산됐는지 알 수 있느냐니까 그런 것까지는 모른다고.

 

 

제냐 트로페오 원단 시장 가격은 1야드 당 20만원 정도 한다. 재킷과 바지가 나오려면 최소한 2야드 반 정도는 있어야 한다. 원단 값만 50만원이다. 근데 이 원단으로 나온 수트가 99만원이다? 뭔가가 이상한 거다. 제냐 매장에서는 400-500백 만원은 간다. 그래서 물었던 건데, 되돌아 온 답변은 모른다는 일변.

 

 

로로피아나 130만원 짜리 수트의 경우, 로로피아나 어떤 등급의 원단을 썼는지 물어보면 10이면 10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는 제일모직 원단 등급도 몰랐다. 백화점 내 대기업 수트 브랜드를 파는 직원들이 죄다 똑같았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수트를 팔고 있다. 차림새는 멋지게 입고 있었지만 하나도 스타일 있어 보이지 않았다.

 

 

라펠, 고지라인, 스티치, 리얼 버튼 등 전문 용어 운운 하면 전문가인가? 제일모직 템테이션 급의 정장을 찾는데 비슷한 가격대 좀 보여 달라고 하면, 바로 보여줄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한다. 남성복에서 이게 가장 기본적인 정보이기 때문이다.

 

 

근데, 백화점 내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은 아무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또한 나를 딱 보고 취향에 맞는 정장을 내밀 수 있는 직원 역시 없었다. 이는 뭘 반증하는 것이겠는가. 백화점 내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은 자신들이 취급하고 있는 옷의 기본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하다는 거다.

 

 

아니, 남성복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겠지. 판매량이 중요한 거니까. 고객과 별로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잘 맞는다고 구라치는 직원들이 백화점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이다. (‘중요하고도 세세한 물음들’은 생략하자. 다~ 몰랐다. 그냥 헛소리만 했다.) 그래서 난 결론지을 수 있었다. 백화점 내 대기업 브랜드 직원들은 옷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그런데 그 백화점 내 대기업 직원이라는 사람이 내게 댓글을 단 거다. 내가 위처럼 생각하는 백화점 직원을 그는 권위의 근거로 내세우면서 말이다.

 

 

내가 SNS에서 스타일 사진과 글을 발행하는 목적은 푼돈으로 클래식한 옷차림을 흉내내 보자는 거다. 클래식한 남성복은 매우 비싸다. 진품이 있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전통적인 클래식 남성복(깅스맨에서 보여준 콜린 퍼스의 룩)을 구현하려면 최소한 최소한 1000만원 대에 근접하는 돈을 써야한다.

 

 

이건 일반 샐러리맨들이 도저히 구입해서 입을 수가 없는 옷들이다. 그래서 백화점 매장에서 파는 클래식한 옷을 타겟으로 삼아 푼돈으로 그걸 흉내 내서 입을 수 있으면 그게 바로 패션에서 ‘오캄의 면도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SNS를 시작한 것이다.

 

 

왜냐하면 나 자신은 클래식을 지향하고 적은 돈으로 클래식하게 입는 것이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는 자켓을 매우 좋아하고 자켓 위주로 항상 옷을 입기에, 돈이 정말 많이 든다. 옷 입기에서 자켓이 중심이 되면 그에 따르는 부수 아이템들을 그에 맞게 구매해야 하기에..

 

 

옷에 대해 몰랐을 때는 은행 잔고가 썰물처럼 빠져나갔지만, 패턴과 소재에 대해 공부를 하고 보니 저렴하지만 품질은 매우 좋은 옷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나는 이런 옷들을 소개해 보기로 한 것이다. 월급이 제한되어 있고, 가용할 수 있는 여윳돈이 별로 없는 비즈니스맨들을 위해서.

 

 

특히 빈티지 매장에서 구매한 3만원 짜리 재킷이 백화점 매장에서 30만원에 팔리는 재킷보다 소재와 클래식한 디자인이 좋은 것을 안 이후, 난 이런 옷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는 면에서도 옷의 리사이클은 정말 중요하니까.

 

 

내가 이렇게 주구장창 많은 말을 씨부린 까닭은 내 스타일을 말해주기 위함이다. 난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옷을 소비한다. 내가 입고 걸치고 드는 것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10만원 선에 그친다. 하지만 소재는 모두 천연에서 얻은 것들이고 제대로 가공한 괜찮은 제품들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품질 좋은 클래식 옷을 입자!’ 이게 내가 지향하는 스타일이자 내 취향이다.

 

 

물론 이걸 사진에 담았을 때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내가 톰 브라운 옷을 좋아하고 칼 라거펠트 옷을 싫어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라거펠트 디자인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그냥 내 취향이 아닌 것이다. 룩이 별로면 그냥 보고 넘어가면 된다. 대세에 따라 고쳐 입으라는 건 정말 옷에 대해 아무 것도 생각지 않는 사람들의 망발이다.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런 식으로는 말하지 않는다.

 

 

내 스타일은 내가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내 룩을 올리는 거다. 비싼 브랜드가 아닌, 적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옷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다. 룩을 보고 조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 나름대로 조합해서 입으면 그만인 거다.

 

 

내 룩을 보고, ‘이상해요’, ‘별로에요’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입고 있는, 즉 (수십 만원에서 100만원을 넘어가는) 브랜드로 치장한 룩은 어떤가. 브랜드의 이념과 가치를 드러낸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본의 충실한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 브랜드를 걷어 내고 남는 것, 그게 옷 입기의 본질이지 않을까 한다.

 

 

무엇보다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브랜드)을 넘어서, 스마트한 소비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겐 내 스타일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도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브랜드로 치장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않은가 말이다. 적어도 나는 옷에 내 생각을 담으려고 노력은 하니까!

 

 

참고로 지금까지 읽었던 남성 패션에 대한 안내서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책들을 꼽아 봤다. 이 중에서 단연코 최고는 오치아이 마사카츠의 책이다. 옷에 대해서 이 사람처럼 사유를 깊게 파고들어간 사람을 난 만나본 적이 없다. 읽어 보면 직감적으로 '최고다'라는 생각이 덮친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남성복 전문가라는 남훈도 이 사람 책을 베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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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9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1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6-03-10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껜가(?) TV를 보던 아내가 `스티브 잡스는 항상 저런 차림이더라`고 해서, 제 대답이, 얼마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삼성전자 무대`에 느닷없이 나타났던 마크 저커버그도 항상 `반팔 티셔츠` 차림이던데, `갸는 겨울엔 뭘 입지?` 하고 물어봤던 생각이 나네요... yamoo 님의 독특하고도 옹골찬 패션 철학을 접하니, ˝나는 반박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그것들 앞에서 장갑을 낄 뿐이다˝란 니체의 말도 떠오르고요. ㅎㅎㅎ

yamoo 2016-03-11 23:32   좋아요 0 | URL
오옷! 니체가 그런 말도 했나요? 어떤 뜻으로 한 말인지 정확히 알고 싶어요. `장갑`에 대한 포스팅을 할 예정인데, 철학자가 장갑을 언급한 건 도통 몰랐는데, 오렌님이 알려주시네요!! 큰 절 올립니다요!!^^

oren 2016-03-12 00:45   좋아요 0 | URL
니체는 너무나 다양한 어휘들을, 너무나도 어울릴 만하다 싶은 곳에 느닷없이 불쑥불쑥 꺼내놓기 때문에, 거의 모든 문장들이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는 듯해요. 그렇다고 그가 한번 꺼냈던 단어들을 다시 꺼내는 일은 극히 드물고요.(예를 들어, 『선악의 저편』에서 그는 `차라투스트라`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듯해요. 혹시 제가 잘못 봤다면 겨우 한 번쯤 꺼냈거나 할 뿐이지요. `위버멘쉬`도 그 책에서는 딱 한 번만 나올 정도니까요. 그가 문장의 참신성과 신선함을 위해 얼마나 놀라운 인내심을 발휘했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완전 감동이더라구요.).. 아, 참.. `장갑`이라는 단어는 제가 여태껏 읽은 니체의 책에서 딱 두 번쯤 봤던 듯한데요. 제가 인용한 부분은 `자신의 철학이 지금은 추위에 떨고 있지만, 기존의 철학을 반박하지 않고, 장갑을 끼고 있으면서, 기나긴 세월을 참고 기다리겠다`는 다짐의 취지로 표현한 부분이었습니다. 그 부분을 통째로 옮겨 보겠습니다. `철학`에 대해서라면 특별한 이해력을 갖춘 yamoo 님께서도 금세 `장갑`의 의미를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 * *

장갑을 낄 뿐

ㅡ 내 책들의 공기를 맡을 수 있는 자는 그것이 높은 곳의 공기이며 강렬한 공기임을 안다. 이 공기의 찬 기운으로 인해 병이 나게 될 위험이 적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공기에 알맞게, 그것을 견뎌낼 수 있게끔 되어 있어야만 한다. 얼음이 가까이에 있고, 고독은 엄청나다 ㅡ 그런데도 모든 것이 어찌나 유유자적하게 태양빛 아래 있는지! 어찌나 자유롭게 사람들은 숨쉬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사람들은 자기 발 아래 두고 있다고 느끼는지! ㅡ 내가 지금까지 이해하고 있는 철학, 내가 지금까지 실행하고 있는 철학은 얼음과 높은 산에서 자발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ㅡ 삶의 낯설고 의문스러운 모든 것을, 이제껏 도덕에 의해 추방당해왔던 모든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금지된 것들 사이에서 그렇게 방랑했던 내 오랜 경험에 의해, 나는 지금까지 도덕화와 이상화를 행했던 원인들을 그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게 보는 법을 배웠다 : 철학의 숨겨진 역사, 철학이라는 위대한 이름의 심리가 내게 분명해졌다. ㅡ 어떤 정신이 얼마나 많은 진리를 견뎌내는가? 얼마나 많은 진리를 감행하는가? 이것이 나에게는 점점 진정한 가치 기준이 되었다. 오류(ㅡ이상에 대한 밑음ㅡ)는 맹목이 아니다. 오류는 비겁이다 ······ 인식의 모든 성과와 발전은 용기에서, 자신에 대한 엄격함과 순수함에서 나온다 ······ 나는 이상들을 반박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그것들 앞에서 장갑을 낄 뿐이다 ······ 우리는 금지된 것일수록 애쓴다Nitimur in vetitum : 이런 표지 아래 나의 철학은 언젠가는 승리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오로지 진리만이 철저하게 금지되어 왔기 때문이다. ㅡ

-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서문>, 제3절

yamoo 2016-03-13 22:32   좋아요 0 | URL
정말 감사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 님의 패션 스타일`을 지지합니다아 ~

yamoo 2016-03-11 23:48   좋아요 0 | URL
감솨합니다, 곰발 님!!

stella.K 2016-03-1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잡스는 옷을 그다지 잘 못 입지 말입니다.
그런데 야무님 글을 읽으니 생각이 변하지 말입니다.ㅋ

옷을 잘 입는 것 보다 자기에게 맞게 입는 게 더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철새가 많죠.
옷 하나 잘 입었다고 폼나는 건 아니더라구요.
옷을 튀지 않게 입어도 은근 멋있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전 그런 사람이 좋더군요.
옷 잘 입는 사람 보기는 좋은데 좀 가까이 하기엔 거시기한 느낌도 들거든요.^^

yamoo 2016-03-11 23:37   좋아요 0 | URL
살아 생전 옷을 못 입었지만, 그건 잡스의 전략...휴대폰을 돋보이는 코디를 찾다가 단순한 룩으로 청바지, 터틀넥, 뉴발 조합을 생각했다죠~ 옷 못입는다는 세간의 평가를 반복을 통해 불멸의 룩으로 바꿔놓은 건 잡스의 힘이었죠. 디자인도 미야케가 했답니다~

치장하지 않게 입는 옷이 최고 난도입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라는 거^^

transient-guest 2016-03-11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에 맞는 옷, 나아가서 자기의 철학에 따라, 또는 스타일에 따라, 그러니까 남들이 뭐라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구요, 실천하는 님의 모습에 물론 다른 의견도 가질 수 있겠지만, 저런 초딩스런 글이라니요. 맞춤법도 그렇고, 어휘랄까, 거의 초딩 댓글 같습니다. 조금만 생각이 있어도 저런 조악한 논리는 사용하지 않을 듯 합니다.

yamoo 2016-03-11 23:39   좋아요 0 | URL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근데 그걸 대놓고 강요하는 방식은 좀 잘못된 거 같습니다.남들이 좋게 봐야 그게 멋이고 패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거 같아요. 특히나 우리나라에요^^;;

초딩이 아니구...대기업 의류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의 글이에요...ㅎ

transient-guest 2016-03-12 04:25   좋아요 0 | URL
워낙 wording이나 이런 것들이 초딩스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게 우리나라 현주소인가 봅니다.-_-: 저도 한글 맞춤법이나 어휘 오류가 많지만, 통신체라고 해야하나요? 암튼 그렇게 느낀 건 사실입니다.

페크pek0501 2016-03-11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티브 잡스의 옷차림을 하나의 전략으로 봤어요. 판매를 위한 전략이요.
예를 들면 새로 출시된 아이폰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에서 고가의 옷을 입지 않고 저가의 입을 입어서 `저처럼 이런 복장을 입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아이폰입니다.`로 읽었다는 것이죠.
만약 부자처럼 고가의 옷을 입고 나오면 사람들은 잠재적으로 `저런 고가품은 부자들만의 제품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많이 팔리지 않겠죠. 무엇보다 상품을 대중화해야 하지 않겠어요?
`나처럼 청바지를 즐겨 입는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이 아이폰을 살 수 있답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옷차림이라는 거죠.
그래서 참 영리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yamoo 2016-03-11 23:45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전략...근데, 그 간단한 옷을 디자인한 사람이 이세이 미야케라죠. 터틀넥, 진 바지, 뉴발 스니커즈.. 잡스였기에 불멸의 아이템이 된거라 생각하는 1인~

2016-03-11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1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8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1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4 0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2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 <귀향> 엔딩곡인 '가시리'입니다.

첨 듣는 목소리에 완전 빠져서 가수를 겨우 찾았네요.

은희지라는 국악인입니다. 퓨전 국악인 같은데, 싱글 음반을 발매한 모양입니다.

전부 우리나라 전통 시가에 음을 붙인 모양인데, 참으로 가락이 아름답습니다.

특히나 이 가시리는 계속 듣게 되네요.

 

영화 <귀향>을 편집한 동영상이 이 곡과 함께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데, 그것보단 싱글 곡을 듣고 싶어 찾다보니 있네요. 유투부 가수 정보가 은희진으로 돼 있던데, 은희지가 맞습니다.

 

목소리 정말 좋네요. 한동안 버닝할 것 같습니다. 고려가요 '가시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곡인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냥 학창시절 때 외우기만 했습니다. 고려가요 못 외는 넘은 무쟈게 맞았기 때문에 향가와 여요 그리고 가사는 모조리 암기했었지요. 지금도 암기합니다만...ㅋㅋ

 

영화 볼 때 이곡이 중간에 평양 기생 출신으로 나온 배우가 개울가에서 부릅니다. 그때 진짜 그 배우가 부른 줄 알았는데, 립씽크 였네요. 정말 너무 아름다운 목소리였습니다. 

 

엔딩 때 다시 나와 대미를 장식했죠. 어제와 오늘 검색해서 겨우 찾아 줄창 듣고 있네요. 귀향 안 보신 분들은 이 곡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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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6-02-2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노래는 너무 애잔하고도 애절하네요... 저는 조금 아까 Classic FM에서 다른 버전으로 <가시리>를 들었는데, 절통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답니다. 제가 들었던 노래를 지금 찾아보니 <박범훈 작곡, 노래:이주은 & KBS국악관현악단, 연주시간 8분 36초>로 나오네요. 혹 관심 있으시면 (오늘 이후에) `다시듣기`로 함 들어보세요~ http://www.kbs.co.kr/radio/1fm/elegance/replay/2449544_51252.html

yamoo 2016-03-01 13:08   좋아요 1 | URL
말씀해주신 사이트를 찾아 들어보았는데요, 저는 가시리를 도저히 못찾겠더라구요. 2월29일 방영분 다시듣기로 들어봤는데, 빨리빨리 찾아 들으려고 해서인지 못찾았습니다. 다시 들어봐야 할 거 같아요. 어느 정도 시간 구간에 있는지 알았으면 좀 더 쉽게 들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근데, 그 프로 괜찮더라구요. 시간 날 때마다 들어볼 요량입니다. 좋은 사이트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tella.K 2016-02-29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이 왜 그리 극찬을 하는지 알겠네요.
근데 제 놋북이 후져서 그런가 자꾸 끊기네요.ㅠ
암튼 잘 듣고 갑니다.^^

yamoo 2016-03-01 13:14   좋아요 0 | URL
사양 좋은 기기로 들어 보시면 훨씬 더 괜찮을 듯합니다. 듣고 단번에 끌려 이 가수가 어떤 가수인지 열심히 찾아보았지요. 옌벤 출신 민요 가수인데, 북한에서 수학한 이후 우리나라 서도 민요에 끌려 우리나라에서 석사를 한 모양입니다. 옌벤, 북한, 우리나라 창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서 노래를 부드더군요. 여기에 서양의 성악도 배워 맑고 고운 소프라노 음역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창법으로 꺽기를 하는...그야말로 실력파 중 실력파 가수인 듯합니다. 명창에게 가르침을 받는 중이라는 군요. 정말 대단한 가수입니다. 목소리 자체만으로도 내공없는 저같은 사람의 귀에 꽂히니...

세실 2016-02-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렌님 표현처럼 애잔하고 애절합니다. 노래만으로도 뭉클합니다.
목소리가 참 맑으면서 절제된.....
해금연주도 좋으네요.

yamoo 2016-03-01 13:16   좋아요 0 | URL
세실 님도 은희지 음반 한 번 들어보세요. 창-민요-성악을 넘나드는 목소리가 정말 일품입니다. 일반 가수와는 차원이 다른 명인 계열입니다. 은희지가 그랬다지요. 대중에게 다가가는 모래를 부르고 싶다구요. 정말 기대가 가는 가수입니다. <귀향>을 못봤다면 알 수도 없는 가수였겠지요. 한 동안 버닝할 듯 합니다^^
 

 

영화 <귀향>을 보고 왔습니다. 단숨에 영화 예매율 30%를 넘더니, 40%도 이미 넘어버린 상황. 봐야했지요. 평들이 모두 '봐야 할 영화'라고 찬사를 보내더군요. 어제 밤, 기대감을 가득 담아 예매하고 오늘 아침 봤습니다.

 

아, 근데...아쉬움만 가득 남네요. 저는 고발영화라고 해서, 것두 '위안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영화로 기대하고 봤는데, 이건 한풀이네요. 무당이 등장하여 싯김굿을 한다는게 위안부 할머니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영화 곳곳에 허점이 많고, 플롯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거슬렸습니다. 위안부를 다룬 다큐 영화를 몇 편 보았는데, 영화에서 다룬 내용이 그걸 뛰어 넘었다고 보기 힘들더군요. 다 아는 내용이라서..

 

그냥 영화로 나온 자체만으로 위안을 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감정이 많이 듭니다. 제작비가 모자라 1만명이 넘는 분들이 후원을 해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데, 그것도 참 슬픈 일이구요. 그래서 영화적 완성도는 조금 묻어 둬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더욱 웃긴 건 이 영화를 만드는데 외부적 압력이 아주 많았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리 심한 압력을 줬다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쪽바리들도 아니고. 아, 많은 사회 지도층들이 친일파의 후예라는 걸 깜빡 했네요.

 

그래도 영화인데, 그것도 역사 고발 영화인데, 완성도 있게 만들면 정말 좋았겠다는 바람이 계속 듭니다. 어려움 속에 영화화 되어 개봉 됐고, 그래서 저도 봤다는 거에 커다란 고마움을 느끼는 만큼요~

 

그나마 마지막까지 자리에 앉아 있었던 보람은 있었네요. 마지막 후원자 이름들의 자막이 올라가면서(어마무시하게 많은 이름들이 올라갑니다) 스크린 상단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리신 그림이 보였습니다.

 

한 20여 점 되었던 거 같았는데요, 그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영화를 보는 것 보다 더 좋았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주제곡이라 할 수 있는 '가시리'와 함께 보아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고려가요 '가시리'로만 알았던 시가가 아름다운 목소리의 노래로 담겨 들리니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좋더군요.

 

처음 듣는 목소리였는데, 어찌나 맑고 아름다운지. 영화의 모든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 엔딩 크래딧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러 가실 분들은 끝까지 앉아 계세요. 정말 '가시리' 노래 죽입니다.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거 같은 예감이 벌써부터 드는군요.

 

개인적으로 영화에 아쉬움이 가득 남았지만 엔딩 크래딧이 이 모든 걸 상쇄했네요. 전 이 영화를 꼭 보라고 권해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역사 고발 영화라고 하기엔 완성도가 좀 떨어져서요.

 

하지만 고려가요 '가시리'를 꼭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과 같이 들어보시는 경험은 해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 본전은 뽑는다고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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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2-2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11년만에 빛을 봤다고 하더라구요.
그동안 이렇게 저렇게 알려진 영상물들을 접하다 보니
영화가 좀 퇴색된 건 아닐까요?
11년 전에 만들어서 예정대로 개봉됐더라면 그 시절 나름 흡인력이
있을 것도 같고.
그래서 그런가 전 별로 땡기진 않더군요.
보면 마음이 괴로울 것 같고.ㅠ
저는 동주나 보러 가려구요.ㅋ

yamoo 2016-02-27 20:40   좋아요 0 | URL
흠....그럴수도 있겠네요. 11년 전에 개봉했으면, 완전 뒤집어 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2010년 이후 다큐들이 여럿 나왔으니까요.

땡기지는 않을 수 있을 거라 사료됩니다만, 그래도 꼭 보셨으면 합니다. 왜냐면...가시리를 꼭 들어보셨으면 해서욤..^^
전 다음주에 동주를 볼까 합니다..ㅎ

맥스 무비 영화 할인권...은근 잘 써먹어요..ㅎ

만화애니비평 2016-02-2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정부니 그런가봅니다

yamoo 2016-02-27 20:41   좋아요 0 | URL
그렇죠~ 현 정부.. 아, 띠.. 갑자기 경질이 도지네요..^^;;

프레이야 2016-02-2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볼까합니다.

yamoo 2016-02-27 20:44   좋아요 0 | URL
넵! 가시리가 영화 중간 한 번 그리고 마지막 엔딩 크래딧 올라갈 때 다시 나오는데요...고려가요 가시리 가사가를 다시금 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전 노래 때문에 아주 만족했습니다~ㅎ 나중이 좋으면 좋게 인식한다는 그런 법칙이 지배하나 봅니다..ㅎ

cyrus 2016-02-2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속에 눈물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로 연출된 장면이 많이 있던가요? 억지 눈물을 유도한 장면이 많았다면 그건 영화의 흠이라고 생각해요.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함께 슬퍼해야 할 역사로만 이해하는 수준으로 그칠 수 있으니까요.

yamoo 2016-02-27 20:46   좋아요 0 | URL
억지 눈물 유발 장면이라기 보단 개연성 부족이 좀 크고, 무엇보다 연출력이 많이 아쉽습니다. 굿하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도 좀 그렇구요..

보시면 알 거에요. 사이러스 님두 영화관으로 발걸음 하실거죠~ 가시리...영화관에서 들어보시길~ 물론 유투브 영상으로 감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행복하자 2016-02-28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영화는 봐 줘야할 영화.. 비록 아쉬운점이 많기는 하지만요~
말씀하신 가시리하고 엔딩의 그림과 투자자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서 울컥 했었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은 영화는 동주였습니다. 동주는 한번 더 볼까 생각중입니다. 두 배우가 자꾸 눈에 어른거려서요~~

yamoo 2016-03-01 12:3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긴 하지만 아직 이런 사실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기에, 그냥 어렴풋이 아는 분들도 많기에 극장에서 상영을 내려도 무료 영화로 많이 알려져야 할 영화로 생각합니다.

전 동주 낼이나 모레 볼 예정입니다. 평이 하도 좋아 기대 만빵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3-0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완성도 또한 중요하다고 봅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무리 좋아도, 또는 다른 목적이 있다고 해도,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이 또한 이루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영화의 의미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서도, 예전에도 느꼈지만 이렇게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좋은 영화들이 완성도 또한 높았으면 합니다.

yamoo 2016-03-01 12:44   좋아요 0 | URL
제 말이 바로 트랜지언님이 말씀하신 바로 그 부분이에요. 우리나라 고발 영화들은 왜 죄다 연출력이 별로 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를 <쉰들러 리스트>에 비교들 하는데 쉰들러리스트와 비교할 정도의 영화는 아닙니다. 세례에 알리려는 바람을 충족하기에는 많이 아쉬운 영홥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국회의원이 국회 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써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다는 뉴스를 봤다. 은수미 의원. 10시간을 넘겼다고.

 

 

네이버 검색 순위 1위를 현직 국회의원 차지하기는 꽤 이례적이다. 그것도 6선, 7선 의원도 아닌 초선 의원이 말이다. 난 이런 국회의원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자체가 좀 신기하다. 개한민국 국회의원은 다 '썅OO'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기에.

 

 

은수미 의원이 국회에서 홀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동안 진보진영의 호프라고 자체하는 안철수 대선 예비주자께서는 입을 잘못 놀려 여론의 뭇매 세례를 받고 계신 모양이다.

 

 

헌데, 이런 사태를 유발한 건 다름 아닌 테러방지법 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야당의 결사적인 수단이란 거. 야당의 입장에 따르면, 여당이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목적이 바로 민간인 사찰을 합법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는 거다.

 

 

흠... 보자, 확실한 건 이 법이 통과되면 이전보다 테러를 줄일 수 있다는 거다. 테러를 감행할 낌새를 보이기만 하면 잡아서 족치면 되니까. 예컨대 마스크를 쓰고 집회 장소에 나타난 사람이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일단 연행할 수 있다.

 

 

당연하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권 유린보다 테러의 위협에 대한 방지가 훨씬 중요하다. 테러에 의한 피해, 무시무시하니까. 조금 불편해도 테러방지법으로 보다 좋은 개한민국을 만들자!....는게 여당의 논리.

 

 

여당이 이런 말도 되지 않는 논리를 펴는 건 다음과 같은 전제 때문이라 생각된다. 지난 집회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는 ‘팩트’로부터(이게 과연 팩트인지 의심스럽지만) 공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거다.

 

 

그러니까 ‘테러방지법’을 촉발시킨게 바로 ‘체제를 전복하려는 마스크를 쓴 사람’ 때문이라는 거다. 자, 이게 왜 ‘정치-언어학적’(이건 내가 붙여본 이름이다) 사기 공작 행위인지 지금부터 쬐~~금 고찰해 보겠다.

 

 

흠, 이건 ‘이달의 발견’이 아닌 ‘올해의 발견’ 쯤 되는 거 같다.

 

 

 

 

우리말에서 형용사구를 비롯한 수식 구는 종종 문장으로 치환할 수 있다. 예컨대 ‘앞발이 짧은 토끼’하면 ‘토끼는 앞발이 짧다.’로 나타낼 수 있다. 의미는 같지만 형태는 다르다는 거.

 

 

그런데, 의미가 같지 않은 미묘한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보자.

 

 

‘사회에 불만을 품은 실업자’, ‘방약무도한 대통령’, ‘부패한 기업총수’ 등은 매우 구체적이다. 왜냐하면 어렵지 않게 이런 존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불만을 품은 실업자’의 경우, 저번에 인천 공항 테러 협박범으로 잡힌 용의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음악을 전공한 대학원 출신인 30대 가장이 취업이 안 돼 사회에 불만을 품었다고.

 

 

‘방약무도한 대통령’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통과. ‘부패한 기업총수’ 역시 모 기업의 총수가 떠오른다. 회사 돈을 빼돌려 철창신세를 진 아무개 말이다.

 

 

위의 어구들은 정말 이런 존재를 쉽게 확정짓는 표현이다. 그런데 ‘실업자는 사회에 불만을 품는다’, ‘대통령은 방약무도하다’, ‘기업총수는 부패하다’라고 변환해 보자. 이들은 모두 일반화된 문장으로, 논리학의 대당사각형에서 ‘A’ 명제 형식(‘모든 X는 K이다’)을 띤다.

 

 

이처럼 형용사구가 문장이 되면, 그 상황의 사례가 일반화된다. 그래서 사례를 훨씬 더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명제의 타당성이나 건전성의 충족 여부가 아니다. 대상의 존재를 포함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있다.

 

 

이를 ‘절반의 진실’이라고 명명한다나 뭐라나. 사실이 아닐 수 있지만,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면, 다시 말해 단 하나의 사례라도 증명가능하면 진실이라는 거다.

 

 

‘절반의 진실’, 이를 가공하는 기교가 뛰어날수록 대중을 현혹하기 쉽다. 광고와 통계 그리고 정치와 언론에서 우리는 이러한 일반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테러를 자행하는 이슬람교도’를 보자. 이를 일반화하면 ‘이슬람교도는 테러를 자행한다’이다. 그래서 일부 국가는(예컨대 미국) 이슬람교도이면 입국이 거부되거나 검문검색이 훨씬 더 강화한다.

 

 

모든 이슬람교도가 테러를 자행하지는 않을 거다. 이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미국 테러의 주범이 이슬람교도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진짜?!)

 

 

이 단순한 증명이 ‘절반의 진실’을 ‘진실’로 받아들여지게 한다. 현재 미국의 정치와 언론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무언가 ‘트라우마’가 있는 사회에서 ‘절반의 진실’이 횡행하는 것 같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듯하다. 이번 필리버트터 사태에서 이를 명확히 알게 해 주었으니.

 

 

형용사구나 수식어구가 일반화된 문장으로 변할 때 ‘어떤 의미’가 내포된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하다. 지금까지 이를 간과해 왔다니!

 

 

어쨌거나 은폐되고 가공된 진실을 보는 눈은 필요하겠다. 고로, ‘테러방지법’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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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2-26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집에 녹음 시설 갖추고 해적 방송 함 해보려고 대본 만들어서
한 시간 정도 모의방송진행한 적 있는데...
이거 정말 힘들더군요..
앉아서 해도 진땀 나고 목이 갈라지고 하는데.. 서서..
그뿐입니까. 방해 공작도 있고..
대단한 분이십니다..

이런 분이 정치를 해야 합니다..

yamoo 2016-02-27 20:50   좋아요 0 | URL
네, 그러믄입쇼! 이런 분이 아직까지 존재한다는 게 신기합니다! 아닌 걸 아닌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의원...이런 의원들이 많이 당선되면 좋겠네요~^^

해적 방송을 진행해 봤다는 곰발 님, 대단합니다! 시도가 중요하죠, 시도가! 그런 발상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역시 곰발 님은 예사롭지 않아요, 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01 15:06   좋아요 0 | URL
제 목소리 듣고 좌절했습니다. 혀 짧은 목소리에 코맹맹이 소리 듣고 기겁해서
당장 포기했슴돠.. 아, 진짜 녹음된내 목소리를 듣는다는 게 그렇게 끔찍한 건지 몰랐슴돠..

stella.K 2016-02-27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글은 참...!^^
저는 1시간 서 있는 것도 힘든데 10시간을 서 있다니!
어셈블리란 드라마에서 정재영이 10시간 동안 필리버스터하는데
전 드라마니까 가능한 거지 했거든요.
지금은 친일파들이 아직 득세하는 것 같아도
저런 걸 보면 언젠가 판이 바뀌지 않겠습니까?

yamoo 2016-02-27 20:52   좋아요 0 | URL
어셈블리도 보셨군요! 근데, 거기서 정재영이 10시간 필리버스터 했나요? 흠...그 여파가 아주 없다고 볼 수는 없겠네요..ㅎ

돌아오는 선거에서 물가리를 확실히 해야 하는데.....그게 참 거시기 해서뤼..

근데, 왜 첫문장은 짜르셨나욤~? 궁금하게스뤼..^^;;

transient-guest 2016-03-01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 테러방지법이지 사실 공안사찰용이라는 건 상식이 있으면 누구나 알 수 있죠. 이건 오가작통보다 더 한 것이 예전 같으면 밀고시키고, 미행하면서 감시하던 것을 이제는 앉아서 하겠다는 거잖아요. 정말 바닥이 보이지 않는 듯한 절망적인 시대입니다.

yamoo 2016-03-01 12:33   좋아요 0 | URL
근데, 개한민국에선 그 상식이 통할 기미가 없는 듯합니다. 부모님에게 이런 논조로 말씀드렸다가 넌 왜 사상이 좌파냐며 나무라시더군요. 우리 부모 세대를 어찌 하지 않는 이상 정치적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정말 말씀하신대로 절망적인 시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