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리본
전경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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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와 같은 시대를 살아서 너무 했복하다는 고백을 한 적이 있다. 그의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세상의 시름을 잊고 재미있는 지식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여기 또 한사람의 작가로 인해 항상 우울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것도 중독성 높은 마약을 동시대에 언제나 공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고백해야 할 것 같다. 정신적 환각 상태를 체험할수록 삶의 이면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경린의 글을 읽고 있으면 고적하고 따뜻한 장소에 다다른다. 추억을 되살리는 시골길 풍경, 한적한 농촌, 적막한 사색의 공간에 쓸쓸함과 아늑함 그리고 풍요로움과 우울함이 교차한다. 사진을 보는듯한 느낌이 아니라 글이 감각적으로 수채화적 풍경을 일깨우는 것이 참 신기했다.

“…가난한 남자가 가슴에 소중히 담고 있던 귀한 시 <왜 지나간 일을 생각면>을 외워주던 시간이 정말 꿈같다. 허수경 시인이 행복한지, 허수경 시인의 시를 외우는 남자를 잠시 만난 내가 행복한지. 얼마전 <소풍갑시다>란 허수경의 근작 시를 읽었다. 나에게 올 해 최고의 시였다." (p116)

라고 그녀가 섰던 것처럼 이 수상집은 내가 읽었던 수상집 중에서 최고의 글이었다.

“문학이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장르 이전에 예술의 목표는 우리의 머릿속을 춤추게 하는데 있다. 막힌 물꼬를 살살 간질여 꼬불꼬불 흐르게 하는 것이며, 기억과 상상력의 섬모들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며, 대뇌 비질을 똑똑 두드려 무한 겹의 문들을 여는 것이다. … 로댕 미술관에서 나와 시립미술관을 향해 걸을 때 공중으로 얼굴을 높이 들고 지른 탄성” (pp108~109)

바로 그 탄성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쏟아 진다. 머릿속을 춤추게 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렬함이 있다. 영혼의 울렁거림이랄까.

확실히 전경린 작품들은 실존, 욕망, 의지 등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 글 속의 공통된 화두랄까. 거의 모든 장편과 중단편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시골을 배경으로 한 고독한 여인이다. 작품들 속에서 그 여인들이 말하는 것 또한 실존과 욕망에의 의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들은 바로 작가 자신이 살아온 또 다른 분신들이었다. 이 수상집을 읽으면서 단박에 깨달은 사실이다.

<박씨전>과 카프카의 <변신>이 어린 시절 전경린의 문학적 감수성을 어떻게 강타했는지 생생하게 들어난 곳에서도 이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녀는 직감적이다. 13살짜리가 <변신>의 첫 부분에서 그런 강렬한 감정을 드러내는 건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직감적이기에 그녀의 글들은 가식이 없다. 역겨운 평론가들의 작위적이고 현학적인 면을 찾아볼 수 없다. 존재 자체를 온전히 표현하고, 그 순수한 존재의 결정체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글을 읽고 있으면 글이 존재의 옷을 입고 현현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녀의 글에 중독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놓치기 아까운 글]

어른이 된 후에 가장 심각한 공포는 무엇이었을까? 소유했다고 안심했던 것이 허방 디딘 듯 천 길 나락으로 사라져버리는, 상실과 부재의 공포가 아닐까. 그것이 사람이든 물질이든 좁고 긴 틈으로 영원히 하나의 희망이 빨려 들어가는 실제의 공포. (p18)

이 시대는 외로움이 보편화되어 있다. 존재가 평등하듯 외로움도 평등해졌고, 거리와 공원을 공유하듯 모두가 시민의식과 같이 외로움의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외로움은 정신의 세련과 정밀함과 정직성을 재는 척도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pp69~70)

당신은 단 한번도 자신의 삶을 산 적이 없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생의 방향을 바꿀때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할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느냐는 것이다. 정화된 욕망의 눈을 통해 미래를 보면 바로 오늘 해야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알 수 있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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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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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아침마다 지하철에서만 읽었다. 꾸준히. 너무 재미있어서 거리가 없어져 버렸다. 2호선 잠실에서 내가 내릴 역까지 10개가 넘는 역이 버티고 있었지만 책장이 넘어가면서 어느 순간 내가 내려야할 역에 와 있었다. 이 책은 그렇게 나에게 봉사했다. 출퇴근 시간의 지루함을 날려 보내주고 시간과 거리개념을 없애 주었다. 그만큼 이 책은 재미있었다!

판타지 소설에는 별로 관심도 없고 흥미도 없었던 내가 판타지 소설에 푹 빠져 있는 게 신기했다. 해리포터시리즈가 그렇게 재미있다는데, 첨에 보다가 재미을 못 느껴 던져버렸고, 반지의 제왕은 끝까지 읽어 낼 수는 있었지만 중간에 너무 지루했다. 반지의 제왕은 91년도판으로 두꺼운 1권의 책으루 출판된 거라서  3권으로 됐으면 중간에 포기했을 거다.

서점이나 대여점에서 판타지 소설시리즈가 있어도 다~~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왠지 가볍고 싸구려틱한 선입견이랄까. 차라리 환타지 소설을 읽느니 김용 대하역사소설...일명 무협지를 보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지배적었다. 환타지 만화는 읽어도 절대 판타지 소설은 읽지 않았다. 빌어먹을 싸구려 소설로 치부해 버리고 멀리해 왔다.

그런데, 모 매체의 광고카피에 홀라당 빠져서 <테메레르>라는 황당무계한 역사판타지 소설 한 권이 내 손에 들어왔다. 나폴레옹와 넬슨이 자웅을 겨루던 19세기에 전설상에나 등장하는 용이 각국의 공군으로 전쟁에 활약한다는 내용이었다. 솔직히 책을 처음 펼치고 읽어가면서 그래, 니까짓게 재미있으면 얼마나 재미있냐 어디 함 봐보자~ 라는 약간 냉소적으로 책을 대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피턱 잭슨 감독이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소설가의 데뷔작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용과 그 용을 타는 비행사 간의 감동적인 우정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 끌렸다. 용이 말하는 광경에는 경악했다. 이건 판타지라도 넘 한거 아닌가 라는 실소도 나긴 했지만 뻥을 뻥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지금 읽는게 판타지라는 사실에 집중하고 보니 대수롭지 않았다. 오히려 말하는 용들과 용들의 온순함에 애정까지 생길정도~^^;;

용을 등장시킨 영화와 소설은 많이 봐왔다. 주로 싸구려틱한 판타지소설에 단골로 등장하하는 아이템이다. 영화에서는 주로 악당으로 자주 묘사되었다. 반지의 제왕시리즈에서 나오는 용을 생각해봐도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묘사되는 용들은 인간 친화적이고 온순하면서도 용맹한 것으로 그려진다. 19세기 비행기가 없던 시절에 용들에 의해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싸우는 제국주의 국가들을 생각해보면, 아~ 그럴수도 있겠다는 개연성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나폴레옹과 넬슨을 직접 등장시키지 않고 소설속의 캐릭터들에 의해 간접적으로 언급만 되는 게 불만이었고, 무엇보다 트라팔가르 해전이라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한 설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재해석하여 실제해전과 용들의 공중전을 결합시켜 전개한 부분은 정말 엉성했다. 좀 더 세밀하고 역사적인 고찰로 내용을 풍부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용에 초점을 두어 내용을 전게시킨 게 흠이었다. 대체역사소설이라고 하려면 좀 더 철저하고 그럴듯하게 써야했는데 너무 가볍게 재미위주의 스토리 전게에만 급급했다는 인상이다.

그리고 이 책의 최대 실수 한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거대한 용이 엄청난 먹거리를 먹어치우는 동안 어떻게 배설물이 하나도 없다는 게 요상했다. 지상요원의 임무 중에도 용의 배설물을 담당하는 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아~ 용은 배설을 안하는 동물인가? 먹으면 나오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체온도 따듯하고 소화도 잘 시키는 것이 배설을 안한다? 거참 요상한 설정이다. 아무래도 작가가 너무 바쁘게 집필하는 나머지 배설물에 관한 설정을 안하고 집필한 거 같다.  

뭐, 그래도 그건 애교로 봐주자. 참을 수 없는 건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를수록 오탈자가 심각하게 눈에 띤다는 사실이다. 로렌스라는 이름도 로렌은...으로 스자를 빼먹지 않나 맞춤법을 틀리지 않나 하여간 난리 부르스를 추고 있었다. 급기야 471페이지 부분에서 그 부르스는 폭발을 했다. “비행사들 중에도 그런 능력에 대해 들어본 적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테메레르의 ‘신의 바람’으로 프랑스 공군을 물리치고 나서 용 전문가 하우 경과 로렌스와의 대화부분이다. 그대로 옮겨 본 것이다. 이게 도대체 뭔가? 교정을 제대로 본 건지. 한심스럽다.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라고 해야 겠지. 이런 심각한 오류가 맨 마지막장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너무 빠를 출간으로 교정을 대충대충 봤다는 인상이다. 끝에서 이런 점이 발견되니 재미있게 읽고 나서도 출판사의 성의 없음에 약간은 실망감도 들었다. 하지만 처음 찍은 책이라는 위안을 삼아본다.

6권으로 예정되어 있는 첫 권이라서 그런지 주요 용에 대한 설명과 캐릭터 묘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 거 같다. 앞으로는 훨씬 더 스토리가 강화된 내용으로 2권과 3권을 만날 수 있을 거 같다. 해리포터 씨리즈와 반지의 제왕 씨리즈에 버금가는 역사판타지물이 될 거 같은 예감이다. 한 권씩 나올 때 마다 영화와 맞물려 광적인 팬들을 형성할 거란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해리포터와 반지에 견주어 결코 뒤지지 않는 재미와 캐릭터가 있기에. 누가 알겠는가. 얼마 후 어린 아이들이 리걸 코퍼 품종의 용과 셀레스티얼 품종의 용의 프라모델을 갖고 놀면서 누가 센지 내기하는...지금 포켓몬 카드게임과 같은 놀이를 하고 있을지..

(내가 이 책을 본 것은 초판 1쇄. 재작년 여름에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읽었던 건데....지금은 5권이 나온 걸 보니...시간이 참으로 빨리도 간다는 생각이 든다. 5권 아니 6권을 언제 다 본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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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잭 캔필드.게이 헨드릭스 지음, 손정숙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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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는 말했다. “양서 목록에는 반드시 고전이 들어 있다. 그러나 자기에게 필요한 양서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이 자기의 독자성을 확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현대에 출판된 책을 꼭 읽어야 함은 자기가 그 속에 살고 있는 세계를 알아야 할 중요성에서다. 독서란 사람이 밥을 먹고 운동을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출간된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인생을 바꾼 한권의 책>(리더스 북. 2007)은 매우 유용한 책이다. 스티븐 코비, 잭 캔필드, 존그레이, 마크 빅터 한센 등 세게를 움직이는 명사들의 인생을 변화시킨 48권의 검증된 책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책, 또는 전혀 몰랐던 책이 유명인사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는 것은 독서를 통해 자기를 성장시키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위의 밀러의 말의 중요성을 가장 잘 확인 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단지 48명의 성공한 사람들이 추천하는 명저의 요약으로 대한다면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왜냐하면 책 자체가 명사들의 삶을 변화시킨 ‘인생의 연금술사’로 재평가 돼기 때문이다. 누구나 흠모하는 명사들의 삶 속에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의 공저자인 잭 캔필드는 죽음을 경험한 암환자들의 임사체험을 기록한 <이 세상 후의 세상>을 읽고 자기의 인생항로가 바뀌어 졌음을 고백한다. 영적인 삶을 살게 됐고 사람들이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됐으며, 이런 삶의 태도는 그가 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 담겼다.

콜로라도 대학의 생물학 교수이자 동물행동학회 회원인 마크 베코프는 콘라드 로렌츠의 <공격성에 관하여>를 읽고 ‘로렌츠의 생각은 틀렸다’라고 생각했다. 당시 대학 4학년으로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마크 베코프는 이 책을 읽고 ‘온갖 산만한 생각들이 하나로 응축됐다’고 고백한다. 바로 이 사람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리라고. 결국 로렌츠로 인해 일생의 직업을 찾을 수 있었고 진실을 모를때 무엇이 진실인지 바로 보는 눈을 주었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인 막스 에델만은 놀랍게도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들었다. “나치즘의 바이블로 간주되는 이 책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고 세계사의 흐름이 바뀌었다.” 나는 그 효과를 그 파괴적인 부분과 건설적인 부분 모두를 65년 이상 느끼며 살아왔다고 하면서, 히틀러가 <나의 투쟁>에서 묘사한 유대인의 모습은 완전히 왜곡된 것임을 지적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스스로의 삶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으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지를 세상에 보여줌으로써 히틀러에게 복수하는 길을 택했다고 한다. 

48명의 변화된 인생을 보면서 진짜 책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좌절할 때, 인생의 기로에서 방황할 때 만나는 좋은 책 한 권은 그 사람의 일생을 바꿔 놓을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게 한 책 한권. 이미 읽어서 기억속에서만 존재했던 책들이 생명력을 갖고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보고 책을 어떻게 대해야 될지 다시한번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너무도 유명한 말이 있다. 책과 사람은 물고 물리면서 사회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거 같다. 48명의 명사들을 있게 한 것도 책이었으며 그 들 속의 변화된 삶을 보고 책의 위대함을 깨닫는 나 또한 한 권의 책을 통해서였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놀라운 열정의 근원을 만나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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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로 직장인의 분석력을 높여주는 논리 트레이닝 출근길 30분 시리즈 1
오노다 히로카즈 지음, 이근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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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논술 때문에 난리다. 각 학교 선생님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고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한다. 특히 논리는 정규 교과목에도 없다. 그런데도 논술과 논리는 떨어지지 않고 붙어 다닌다. 학원가 치고 논리와 논술 간판이 나란히 붙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직장에서는 어떤가? 논리적으로 기안을 쓰지 못해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줄 안다. 서점에 가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논리적 글쓰기 교재가 수두룩하다.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이나 21세기 북스의 <크리티컬 싱킹>이 바로 그런 책들이다. 주로 논리적 사고법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기법을 훈련시키게끔 구성된 실용 논리학 책이다.

이렇게 ‘논리’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화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논리에 정말 약하다. 한국인은 논리보단 감정이 앞선다고 한다. 한국어도 영어와 달리 논리적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논리적인 사람은 희귀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대접받는다. 확실히 우리에게 ‘논리’라는 것은 사람을 괴롭히는 마물 중 하나 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여기, 문제의 그 ‘논리’력을 키울 수 있는 책이 출간 되었다. <논리 트레이닝>(더난. 2007)이 바로 그것. ‘퍼즐로 직장인의 사고력을 높인다’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직장인 뿐만아니라 논리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을 쓴 오노다 히로카즈는 도쿄대학 의학부 보건학과를 졸업하고 일본경제신문사에서 근무했다. 일본 우편체스협회 제21기 일본 챔피언, 국제통신 체스연맹 인터내셔널 마스터 및 일본 대표위원을 역임했다. <도전 논리퍼즐>, <논술 첫걸음>, <논리퍼즐 걸작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등을 저술한 ‘논리’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다.

논리 전문가에 의해 출간된 이 책은 그래서 문제의 질을 확실히 보장한다. 허접한 문제가 거의 없다. 모든 문제가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성냥개비 퍼즐이나 단순한 도형 유형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을 밟아가고 추론을 해 봐야 답을 도출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물론 이런 논리 퍼즐 책이 이 책이 처음인 것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수십 종의 책들이 논리퍼즐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간되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이 보누스에서 나온 <멘사 논리 퍼즐>. 지금까지 나온 논리퍼즐 중에서 가장 문제가 참신하고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수록되어 있는 문제를 어느 정도 맞추면 두뇌가 명석한지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에 멘사 논리퍼즐은 단숨에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멘사 퍼즐 문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바로 해설이 없다는 점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고 하지만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인 모범답안 정도는 수록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문제를 푸는 사람들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멘사 퍼즐은 답만 달랑 있다. 퍼즐은 무지 어려운데, 해설이 없으니 풀어본 사람이면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뿐만아니라 체계도 없다. 여러 유형의 퍼즐이 섞여 있고 난이도의 배열도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논리 트레이닝>은 멘사 논리 퍼즐의 아쉬운 점을 깔끔하게 덜어주고 있다. 상세한 해설과 체계적인 퍼즐의 분류는 이 책만의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만약 멘사 논리퀴즈를 풀다가 포기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책에 애착이 가는 건, 천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어 퍼즐 책이 무척 친절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입문편을 따로 할애하여 예제 두 개를 실어놓고 있다. 논리퍼즐을 풀기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기본문제이다. 조건을 분석하는 것과 참·거짓을 구별하는 문제인데, 솔직히 이 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거의 모든 퍼즐 문제의 반은 접근이 끝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퍼즐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친절함이다.

책은 각종 논리 퍼즐 문제를 8장으로 크게 분류하고, 장별로 비슷한 퍼즐 문제를 난이도의 배열에 따라 모아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장에 제일 처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뒤의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 예컨대 이 책의 4장은 ‘지성과 통찰력 키우기’라는 장이다. 장 뒤에는 ‘유연한 사고를 기르자’라는 부제를 달아 그 장의 퍼즐이 어떤 특색을 띠고 있는지 ‘사고의 도표’를 통해 알려준다. 분류 기준은 사고의 치밀함, 통찰력, 번뜩임, 사고의 유연성, 사고의 치밀함 등이다. 이 장은 표대로라면 사고의 치밀함과 논리력 그리고 사고의 유연성을 집중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게 장을 분류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이 책의 독특한 점과 가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1장 논리력 키우기_ 초보자를 위한 워밍업

2장 지적능력 키우기_ 두뇌 스트레칭을 하자

3장 분석적 사고력 키우기_ 생각의 기술을 연마하자

4장 지성과 통찰력 키우기_ 유연한 사고를 기르자

5장 번뜩이는 아이디어 키우기_ 잠자는 뇌를 깨우자

6장 내 안의 잠재능력 키우기_ 지적 도전자들을 위해

7장 수리능력 키우기_ 수리에 강한 사람이 되자

8장 숫자 퍼즐 즐기기_ 퍼즐로 두뇌의 힘을 단련하자

한편, 논리퀴즈를 푼다는 것은 심심풀이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지성을 함양하고 나아가 창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중요한 연습이다. 왜냐하면 창조적인 사람으로 가기위해서는 반드시 논리적인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논리적 사고가 곧 비판적 사고를 위한 기초라면 창조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를 통해 완성되기에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논리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논리퀴즈를 푸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자신이 명석하기를 바라는가? 직장에서 논리적 문제해결사로 통하고 싶은가? 그렇게 강렬히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기 바란다. 논리 퍼즐을 푼다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일 수 있다. 허나, 분명히 확신할 수 있는 건 이 책을 덮을 때쯤 그대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돼 있을 거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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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메를 이끄는 7인의 사무라이
황의웅 지음 / 시공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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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 아니메를 이끌고 있는 7인의 감독과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읽는 것보다는 보는 것을 중심으로한 비주얼 도서를 지향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감독에 대한 소개와 작품들을 시각적으로 형상화시켜, 어떤 작품을 볼 것인가를 고민하는 애니광들에게 좋은 안내를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작가가 만드는 아니메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이고, 2부는 7인의 아니메 작가에 대한 본격적이 소개, 그리고 3부는 마니아 스크랩-아니메의 신 모리야스지의 세계 이다. 몸통 부분인 2부가 이 책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1부와 3부는 구색을 맞추기 위한 구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쨋든 이 책은 미야자키 하야오부터 안노 히데아키 까지 중요 아니메 감독과 특징을 해부하고 있다.
 

하나, 내가 있는 한 아니메는 두려울 것이 없다; <미래소년 코난>, <나우시카>, <토토로>, <모노노케 히메>의 미야자키 하야오.
둘, 실제보다 더 실제같은 영상이 좋다; <추억은 방울 방울>, <평성 너구리 전쟁 폼포코>, <빨강머리 앤>의 다카하타 이사오.
셋, 원작과 다른 나만의 색을 물들인다; <내일의 조>, <보물섬>,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데자키 오사무.
넷, 언제나 삐딱한 사고로 언제나 삐딱하게 만든다; <우르세이 야츠라>, <기동경찰 페트레이버>, <과학닌자대 가차맨>,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다섯, 미지의 공상세계를 위해 끝없이 절규한다; <아키라>, <노인Z>, <메모리즈>, <스프리건>의 오토모 가츠히로.
여섯, 관객이 즐거워하지 않는 작품은 필요가 없다; <신세기 SF렌즈맨>, <마계도시 신주쿠>, <쥬베이 풍첩>, <벰파이어 헌터D>의 카와지리 요시아키.
일곱,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미쳐라! 그리고 창작하라!; <톱을 노려라>,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신세기 에반게리온>의안노 히데야키.

 

굉장한 볼 거리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어 매우 유용하게 볼 수 있는 책이다. 감독 중심으로 애니를 보는 분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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