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400. 술라 (토니 모리슨)
노벨상 시즌이면 내가 모리슨의 소설을 읽은것을 자랑스레 떠올린다. 벌써 세 권! 재즈, 나 빌러비드 처럼 우울하고 한이 서려있기도 하지만 술라는 힘이 있고 생기가 도는 소설이다. 재즈,가 답이 없이 푸욱~ 땅 속으로 꺼지는 이야기고 빌러비드도 흑인들의 처절한 삶에 눈물만 났다면 술라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술라의 말과 행동이 그리 선구자적이거나 희망차지는 않다. 모리슨의 소설이 그럴리가. 차라리 술라와 넬은 가슴 깊이 어떤 사악함을, 파괴적인 감정을 나누고 키워가고 있다.
이 얇은 소설은 술라와 넬, 두 소녀와 그들의 엄마, 할머니의 이야기로 펼쳐지는 동시에 전쟁 후유증으로 괴로워하는 섀드릭의 자살기념일 행사(?)를 나무 나이테 처럼 짜넣었다. 두 이야기 끈은 치킨 리틀의 사고로 위험해지고 보텀 동네의 울분이 둑과 함께 터지면서 최정점을 찍는다. 그러고도 또렷이 남는 이름, 그리운 그 이름은... 수울라아. 눈물이 찔끔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