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사기 세트」전집을 구매했고, 오늘 도착 했네요^^:

전부터 가지고 싶었던 책이기에 기쁨이 큽니다. 「사기세트」는 민음사(김원중 역)등 여러 출판사에서 이미 나와있지만, 위즈덤 하우스 판본은 다른 출판사와 다른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한문 원문이 실려있다는 장점에서 차별화가 됩니다. 그 이유로 이 판본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아래 사진 상태가 별로 좋지 않지만, 사진과 같이 번역문과 원문이 같이 있기에 깊이 있는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시중에서 「사기 원문」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즈덤 출판사 본(신동준 역)이 마음에 들었으나 가격 때문에 선뜻 구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최근 ‘칼 맑스전집‘과 ‘중세시리즈‘를 구입한 직후라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던 차에 알라진 중고서점에서 최상품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는 말에 구입을 바로 했습니다. 집에서 ‘도서구입관련 청문회‘가 우려되었지만 좋은 기회라 생각이 들었고 19세기 영국 일화가 떠올라 더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영국 수상 디즈레일리(혹은 글래드스턴)이 이집트 정부가 내놓은 수에즈운하 주식을 매입할 때의 일화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수에즈 운하 지배권을 확보할 여유자금이 없어 유대인 거상(로스차일드 가문)에게 영국제국을 담보로 돈을 빌려 수에즈 운하 지배주주가 되었다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이 책이 나에게 ˝수에즈 운하˝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과 구매적기라는 생각에 지난 금요일에 주문해서 오늘 도착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하고 일단 구매를 했는데 조금 눈치가 보이네요.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만회해야할 것 같습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하도록 하고 지금 정말 기쁩니다. 그리고, 기쁨을 나누고 싶어 앞뒤없는 글을 올려 봅니다. (다른 곳에서 이런 이야기하면 별로 공감하지 못해 북플을 통해 몇 자 적었습니다.)

먼저 cyrus님의 「법의 정신을 마저 정리한 후 천천히 들어가야할 것 같습니다.

글을 적다보니 서양 역사의 아버지인 헤로도투스 「역사」와 비교해서 읽으면 더 즐거운 독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같이 비교해서 찍어봅니다^^:

ps. 이 글은 페이퍼에 가깝지만, 내용상 책의 장점도 언급되어 리뷰로 올립니다. 사기세가, 사기본기, 사기열전 등에 대해 리뷰는 차례로 써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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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adology 2016-12-20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 득템입니다. 청문회에서는 위증만 하지마시고 잘 대응하십시오.

겨울호랑이 2016-12-20 19:20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nomadology님 구매영수증을 가지고 진실만을 이야기해야겠지요.ㅋ 내 계정이 아니다 등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역풍만 불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ㅋ

오거서 2016-12-20 2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축하합니다. 청문회에 불려가신다면 참고인 되어 드리겠습니다. ㅎㅎ 때를 놓치지않고 희귀본을 살 수 밖에 없음을 알기에 제 힘을 보태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클래식 CD 세트를 반값에 구매한 적이 있는데 요즘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실실 웃는다고 아내가 가끔 묻곤 하지만 알려주지 않아서 제 기분을 알 턱이 없죠. 오랫동안 기분좋아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6-12-20 20:19   좋아요 3 | URL
오거서님께서 말씀하신 그 포인트입니다!^^: 이거 참 이해하는 분들은 알라딘 이웃분들만 계시는 거 같아요.^^:

서니데이 2016-12-20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위즈덤하우스 에서 나온 사기는 처음보는 것 같아요. 원문은 제겐 그림(!)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부럽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좋은밤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20 20:29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제게도 지금은 그림 문자입니다. 언젠가 의미가 통할 날이 오겠지요? ^^: 서니데이님도 편한 밤 되세요.

yureka01 2016-12-20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레어 득템이군요..ㅎㅎㅎ

겨울호랑이 2016-12-20 21:53   좋아요 1 | URL
^^: 네 유레카님 생각지도 않은데 횡재한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후애(厚愛) 2016-12-21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립니다.^^
겨울호랑이님 맛있는 저녁 드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21 18:33   좋아요 1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후애님도 평온한 밤 되세요^^:

우민(愚民)ngs01 2016-12-21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득템을 축하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겨울호랑이 2016-12-21 18:38   좋아요 1 | URL
ngs01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동지 저녁 되세요.

마르케스 찾기 2016-12-22 15: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싼 가격덕에 중고등록신청 해둔 책이었는 데ㅋㅋ 매번 잠깐 늦어 구매를 못했었어요ㅋㅋ
겨울호랑이님이셨군요 >.<
ㅋㅋㅋㅋ
책이 어떤지 궁금합니다ㅋ
사기 셋트 무엇을 살까 몰라 이리저리 궁리하면서,, 중고 등록 신청 모두 해두긴 했는 데,, 셋트는 잘 안 올라 오더라구요ㅋ
잠깐 사이 놓치고ㅋㅋㅋ

겨울호랑이 2016-12-22 15:05   좋아요 1 | URL
에고.. 그렇게 되었군요..저는 알림신청은 안했는데, 우연히 보고 질렀어요..근데 양이 많아서 리뷰쓰기가 만만치는 않을 것 같네요^^:

2016-12-24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4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랙 스완 - 0.1%의 가능성이 모든 것을 바꾼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차익종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블랙 스완 Black Swan>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저술한 경영서적이다.

 0.1%의 가능성, 정규분포를 가정할 때 롱테일(long tail)에 속하는 극히 일어날 가능성이 적은 일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일반적으로 백조는 흰 새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1790년 영국의 박물학자 존 레이섬에 의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검은 백조가 학계에 보고됨으로써 '백조=흰 새"라는 일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이 알려졌고, 블랙스완에는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이라는 뜻이 추가 되었다.



[그림] 블랙 스완( 출처 : 나무위키)


<블랙스완>의 특징에 대해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첫째, 대부분 사람들의 기대를 넘어서 예외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것이며, 둘째,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만큼 충격적이라는 점, 셋째, 일단 블랙스완이 발생한 이후에는 사람들이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출처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6/09/2011060902358.html)


이런 블랙 스완으로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으로 자연사적으로는 소행성과 충돌로 인한 공룡의 멸망, 금융학적으로는 2007년 세계금융위기 등을 들 수 있다. (탈레브가 이 책을 저술한 2007년에 닥친 세계금융위기는 당시 이 책을 주목받게 한 기회였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바라보자.


이 사건은 사람들의 상상을 넘어서는 극히 예외적인 사건이며, 이 사건이 발생한 후 우리사회 전반이 마비될 정도로 충격을 주고 있고, 최근 청문회를 통해 사람들은 '최순실'의 존재를 미리 알 수 있었던 수많은 정황에 주목하고 있는 사건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블랙 스완"으로 손색이 없는 사건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이 사건을 세계금융위기와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관련 소식이 없이 하루가 지나가지 않는 요즘 다시 책을 생각해본다.


PS. 박근혜 탄핵을 인용하는데 탄핵 소추안의 모든 내용은 검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모든 백조가 희다' 라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백조를 일렬로 세워 놓고 예외없음을 입증해야 하지만, '모든 백조가 희지 않다.'라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한 마리 검은 백조로 충분하다. 그리고, 이 점이 노무현 탄핵과 박근혜 탄핵사건의 큰 차이라는 것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다.


 만약, 집 안에 정신이상자가 들어와 집기류를 부수고, 난동을 부리고, 물건을 절도하고 있는 것을 외출하고 돌아온 우리가 봤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정신이상자가 한 행동이 가택칩입죄인지, 절도죄인지를 판단하거나, 금치산자(최근 법률용어가 바뀐 것으로 안다)에 해당해서 신고 후 어떤 판결이 나는지 생각하면서 고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일단, 그 자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끌어낸 후 그의 행동에 대해 추가적인 판단을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상식이다. 법은 상식에 기초해서 입법되고 판결되어야 하며, 집행되어야 한다.


 법(法)을 잘 모르지만, 법은 일반적인 상식 위에 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식은 성문법이나 불문법 등의 법 형식과 관계없이 모두 통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상식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우리는 '거북이-아킬레우스'경주에서 빠른 '아킬레우스'가 거북이를 영원히 따라잡지 못하는 역설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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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예가 노예임을 자각하지 못하면
    from 마음―몸―시공간 Mind―Body―Spacetime 2016-12-20 15:40 
    이와 같은 관점에서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바라보자. 이 사건은 사람들의 상상을 넘어서는 극히 예외적인 사건이며, 이 사건이 발생한 후 우리사회 전반이 마비될 정도로 충격을 주고 있고, 최근 청문회를 통해 사람들은 '최순실'의 존재를 미리 알 수 있었던 수많은 정황에 주목하고 있는 사건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블랙 스완"으로 손색이 없는 사건이라 생각한다. → 위 인용문은 위 겨울호랑이 님 글 「한 마리 검은 백조로 충분
 
 
마립간 2016-12-20 0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인정한 1%로 충분하죠. 법적으로는 나머지 99%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겠지만요.

겨울호랑이 2016-12-20 07:44   좋아요 0 | URL
네, 다만 무슨 근거로 1%를 정량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그가 말한 내용마능로도 마립간님 말씀처럼 충분히 탄핵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처벌 문제는 일단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린 후 형사소송을 통해 다투어야 할 것입니다.

yureka01 2016-12-20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치 100개의 사인 의심 중에서 딱 한가지 결정적인 사유라면 충분히 위반이거든요.
이혼사유중에 한번 바람 피운 것이나 100번 피운 것이나 바람을 피운 것..

이 하나로도 사유가 되니까요.ㄷㄷㄷㄷ

겨울호랑이 2016-12-20 08:55   좋아요 2 | URL
유레카님 말씀대로 한 가지 결정적인 사유하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2002년 이탈리아 토티가 한 명언이 생각나네요.
˝ 한국을 이기는 데는 한 골이면 충분하다.˝
박근혜의 탄핵사유는 지금의 청문회 내용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2016-12-20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0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qualia 2016-12-20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은 윗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사람들의 상상을 넘어서는 극히 예외적인 사건”이며 “˝블랙스완˝으로 손색이 없는 사건”이라고 했는데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충분히 예견된 사건이며, 한국 국민들 스스로 자초한 사건이라고 봅니다.

물론 겨울호랑이 님이 윗글에서 의도하는 전체적 취지에는 동의하는 바가 많습니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상상을 넘어서는 극히 예외적인 사건도 아니고, 블랙 스완으로 손색이 없는 사건도 아니라고 봅니다. 왜 그렇게 보는지 제가 위에 먼댓글로 달아놓은 글에서 좀 더 상세히 적어놓았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0 18:02   좋아요 1 | URL
qualia님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의견에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samadhi(眞我) 2016-12-22 0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누리라는 공범들이 너무나 뻔한 상황을 돌려막기(?) 해보려 발버둥치고 꼼수 부리는 걸 보면 무슨 촌극을 보는 듯합니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걸 아니라고 우긴다고 달라지나. 지극히 당연한 일을 제발 좀 지키라고 인정하라고 소리질러야 하는 우리 처지가 답답해 속터집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2 04:38   좋아요 0 | URL
가까이에서 박근혜가 한 일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면서도 가만히 있었다면 동조한 것인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을 보면 그나마 무능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아요..
 
주머니 속의 선물 시인의 마음 1
야나기사와 에미 지음, 구보타 아키코 그림, 김미선 옮김 / 미래사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1997년 4월, 아내에게 남겨진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한정된 시간을 잘 사용하기 위해 아내와 상의했습니다. 가족 여행도 가야 하고,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도 해야하고...... 하고 싶은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았습니다.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고 끝내지 못한 일들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아내의 인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가능한 한 아이들에게 엄마의 책임을 다하고 싶다는 것이 우리 부부의 큰 과제였습니다. 이 두 가지 희망을 이루기 위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 저자 야나기사와 에미 남편 후기 -


엄마와 아빠 토끼가 아기 토끼가 태어난 후 성인이 되는 열아홉 살이 될 때까지 매해 주는 생일 선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짧은 이야기다. 


한 살 때는 칫솔을 선물하여 평생 써야 할 이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두 살 때는  새하얀 선물을 선물하여 청결을 가르쳐 주는 식으로 열아홉 살에 이르기까지 매해 부모의 소망이 담겨진 선물이 전달된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별다른 생각없이 책을 읽다가 위의 남편 후기를 읽고 난 후에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내와 혼자 남겨질 남편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


그리고, 내 자신에게 물어보게 된다.


만약 내가 지금이 순간 마지막 삶을 살아야 하고, 연의가 아내와 둘이 남겨진다면 나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어린 나이의 연의가 선택할 삶에 대해서는 지금의 나는 모른다. 그렇다면, 아이가 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나는 아빠로서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책을 읽기 전까지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다.

연의가 받고 싶어하는 선물을 줄 생각만 했지 정작 내 자신의 메세지가 담긴 선물을 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부끄럽지만, 연의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떤 덕목을 배우고, 어떤 성품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몇 살에 걸음마를 배우고, 기저귀를 떼고, 젓가락질을 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만 생각을 했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반성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또 다른 생각 하나.


20년 전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동해안 간첩이 넘어와서 대침투작전을 수행했는데, 작전 출발 전 내무반에서 부모님 앞으로 유서를 쓰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많은 병사들이 눈물을 흘리며 유서를 쓰는 것을 숙연하게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사람은 죽음 앞에 직면했을 때 한없이 순수해지면서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 내 자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본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6개월 정도이고 연의가 성인이 될 때까지 내가 살 수 없고, 다만 앞으로 연의가 성장해서 결혼 전까지 해마다 연의앞으로 배달될 편지를 쓸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쓸 것인가.


위와 같이 내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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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8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8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12-18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래의 자신에게 쓰는 편지를 쓰면, 미래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서 말을 걸기 보다는 요즘의 이야기를 쓰게 되더라구요. 지금의 시간을 조금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게 조금 이상했지만, 오지 않은 시간을 상상하기 보다는 지금 순간이 가까워서 그런것 아닐까 생각했어요.
긴박한 일을 앞두고 유서를 쓰신 경험은 쉽게 잊기 어려울 것 같아요.
또한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긴 어렵겠지만, 그런 날이 빨리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매일 살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겨울호랑이님, 좋은밤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18 23:38   좋아요 1 | URL
^^: 눈은 멀리를 보더라도 두 발은 대지를 딛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누군가 말하더군요. 서니데이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미래는 쉽게 와 닿지 않고 변화가 많아서 달라지는 것도 많겠지요. 저도 그래서 별로 깊게 생각 못했어요.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다른 것을 다 버리고 매해 한 마디의 말만 아이에게 해줄 수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것 같아요..또,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언젠가 죽기때문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연의도 아빠가 영원히 살아서 옆에서 잔소리하면 아빠가 싫어지겠지요?ㅋㅋ 서니데이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편한 밤 되세요

소닉 2016-12-19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생각이 드는 책이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19 00:1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기압일땐 고기앞님도 편한 밤 되세요..

요정 2016-12-20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봐야겠어요. 덕분에 좋은 책 추천받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0 14:39   좋아요 1 | URL
요정님 리뷰를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71416&CMPT_CD=SEARCH


지금 광화문에서 8차 촛불 집회가 한창이다.

월요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가 있어 정신없이 일하는 중 위의 기사를 보니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촛불 참여 인원수가 줄어들어 친박계 세력들이 기세가 등등한 것 같다.


일전에는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진다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던 새누리당 의원.

오늘은 보수집회에 참여해서 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발언이 실린 위의 기사를 읽으면서 Back draft 현상이 생각나서 몇 자 적는다.


Backdraft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하여 훈소상태(燻燒狀態)에 있는 실내에 산소가 갑자기 다량 공급될 때 연소가스가 순간적으로 발화하는 현상이다. 백 드래프트 현상은 화재가 발생한 공간에서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할 때 발생한다. 백 드래프트는 화염이 폭풍을 동반하여 산소가 유입된 곳으로 갑자기 분출되기 때문에 폭발력 또한 매우 강하다. 주로 지하실이나 폐쇄된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는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불꽃이 보이지 않고 타들어가는 훈소상태에 접어들며, 일산화탄소와 탄화된 입자, 연기 및 부유물을 포함한 가스가 공간에 축적되게 된다. 이러한 조건에서 건물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문을 열거나 창문을 부수게되면 산소가 갑자기 공급되고 백 드래프트 현상이 발생한다.


[동영상] Back Draft  (폭발장면 : 3분 32초)


백드래프트는 영화 <분노의 역류(영문 : Back draft)>(1991)에서 그 참상이 잘 묘사된다. 화재현장에서 진화가 완료된 것을 파악한 밀폐된 장소에 갑작스럽게 산소가 주입되면서 폭발하는 형태로 발생하기에 많은 소방관들이 이로 인해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문회에서의 불성실한 증언, 계속되는 망언, 버티기, 탄핵 심판 지연 등 보수 세력의 치졸한 수작은 결국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와 거센 "분노의 역류"를 맞게 될 것이다.


PS. 추운 겨울을 맞아 소방공무원들께서 더 바빠지고 있습니다. 항상 힘든 여건에서도 국민들을 위해 고생하시는 소방공무원들의 노고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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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8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8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8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8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8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8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12-18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노의 역류 주연배우였던 윌리엄 볼드윈에게 한때 빠져있었죠. 그 영화에서 You go, we go.라는 대사가 유명(저한테만?)했죠.
소방공무원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가장 힘든 현장에서 일하시는데 일반공무원보다 대우가 한참 안 좋죠.

겨울호랑이 2016-12-18 14:54   좋아요 0 | URL
samadhi님께서도 「분노의 역류」를 보셨군요^^: 네 소방공무원분들께서 정말 열악하게 근무하시지요.. 쓸데없는 예산 대신 노후장비교체와 인력 보강이 정말 시급합니다..
 

오사카 전투 혹은 오사카의 역( )은 1614년(게이초(慶長) 19년) ~ 1615년(게이초(慶長) 20년)에 에도막부(江戶幕府)가 도요토미 가문을 공격하여 멸망시킨 전투이다. 이 전투는 오사카 겨울 전투(大坂冬の陣)와 오사카 여름 전투(大坂夏の陣)로 나뉘어 벌어진 것으로 일반적으로 오사카의 진()이라 불리는 경우가 많다. 다른 말로 오사카의 난(大坂の乱)이라 불리기도 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그림] 오사카 성 (출처 : http://www.ttearth.com)


오사카 전투는 서기 1600년에 벌어진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14년 후 2차례에 걸쳐 일어난 전투다.  그 결과 도요토미(豊臣)가문은 히데요시-히데요리 단 2대만에 멸망하고 만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에도( 江戸) 막부시대가 열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 전투를 단순히 세력자의 교체의 계기로 파악할 것인가.


소설 <대망(大望)>에서는 오사카 전투의 의미를 단순히 실권자의 교체로 국한시키지 않는다. 당시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일본 천하의 패권은 도쿠가와(德川)가문으로 넘어갔다. 그렇지만,  약 200여년간 계속 이어온 센고쿠 지다이(戰國時代)가 낳은 전문 무사집단인 일본의 낭인(狼人)들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이들은 새로운 시대의 걸림돌로 남아있었던 시기였다. 전투가 직업인 이들에게 평화시대는 생계수단이 끊어지는 실업의 시기였고, 이들은 이 시대를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었다. 


<대망>의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荘八)는 오사카성 전투를 새로운 시대를 열기위해 전국시대의 어둠을 소멸시키는 전투로 해석한다. 그는 오사카 여름 전투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워 후대에 신격화 된 사나다 노부시게((유키무라)真田幸村)의 입을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기억에 의존하기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음의 내용으로 생각된다.)


"오고쇼(大御所 :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백성들의 뜻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고,  나는 어둠의 세력과 함께 지옥불로 사라지는 것을 통해 오고쇼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에 동참하겠다."


지난 한 주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청문회가 열렸다.

정치, 경제, 교육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비리가 세상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보이며, 그 문제점이 드러난 지난 한 주간을 돌아보면서 '오사카 성 전투'가 생각났다.



[그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청문회(출처 : 한겨레 신문)


국민의 뜻이 어떻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지난 잘못을 반성하기보다 책임을 떠넘기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그들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실망감을 느꼈다.  나 역시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 국민에게 버림받은 박근혜를 끌어안으려는 청문회 증인들의 모습에서 멸망해가는 도쿠가와 가문의 오사카성으로 '불나방처럼' 몰려가는 낭인들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이들은 거대한 시대의 빛 속에서 나방처럼 소멸해갈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섣부르게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결정된 것도 아니고, 진행중인 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촛불 시위로 일구어낸 '국회 탄핵 소추안 의결'이 미완의 성공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헌재의 박근혜 탄핵심판 결정을 기다리는 지금은 '오사카 전투'이전의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 <대망>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지금의 시기를 비교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에서 시대적인 배경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1600년 세키가하라 전투가 일본의 세력판도가 바뀐 큰 전투였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새시대를 열기에는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에, 오사카 성 전투가 필요했다.

우리에게 평화로운 촛불 집회로 '탄핵 소추안 의결'을 끌어낸 것은 세키가하라 전투처럼 분명 커다란 승리였지만, 지금 드러나고 있는 문제들을 열기에는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집권세력 교체를 통한 MB-박근혜 정부청산이 필요하다. 아마도 다음 대선 때까지가 끊임없는 전쟁이고 혼란의 시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새롭게 변화하기 위해서는 더 오랜 시간을 힘들어야할 수도 있을 것이다.


1600년 세키가하라 전투부터 1614년 오사카 겨울 전투가 일어나기까지 약 14년의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어쩌면 지금 촛불집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싸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것은 단순한 집권세력 교체가 아닌 새로운 사회로의 변화라는 것을 우리가 잘 인식하고 변화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새로운 사회로의 변화를 준비하는 것은 촛불을 통한 참여 뿐 아니라, 건전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주관(主觀)을 가지는 것도 포함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차분히 준비를 해나가야 하는 때가 왔다.


PS. 요즘 친일(親日)과 관련해서 일본관련한 이야기가 민감한 시기라 다소 군국적 내용의 소설을 언급해서 그렇지만, 시대적 의미이외 다른 의미는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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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2-17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의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책을 읽는다면, 사람들이 나쁘다고 평가하는 책도 리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박사모처럼 책을 읽으면 위험해요. 단점은 일부러 보지 않고, 없는 장점까지 억지로 만드니까요.

겨울호랑이 2016-12-17 10:13   좋아요 1 | URL
cyrus님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토요일 되세요

cyrus 2016-12-17 10:22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2016-12-17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7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7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7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7 10: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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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7 11: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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