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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로버트 노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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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질문
로버트 노직 지음, 김한영 옮김 / 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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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노직, 무정부.국가.유토피아
장동익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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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우리 시대의 고전 3
로버트 노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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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국가 最小國家는 정당화될 수 있는 국가로서는 가장 포괄적인 국가이다. 이보다 더 포괄적인 국가는 개인들의 권리를 침해한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191 


 로버트 노직 (Robert Nozick, 1938~2002)의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Anarchy, State and Utopia>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윗 문장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이유는 다음으로 정리된다. 이를 제외한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의 모든 내용을 아래에 대한 일련의 증명과정이다.


 최소 국가는 우리를 불가침 不可侵의 개인들로 취급한다. 즉 우리는 이 국가 안에서 도구나 수단이나 자원으로 타인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도 이용될 수 없다. 최소 국가는 우리를 존엄성을 가진 개인적 권리들의 소유자인 인격으로 취급한다. 우리의 권리들을 존중함으로써 우리를 존중하는 최소 국가는, 우리에게 허락하여 개인적으로나 또는 우리가 선택하는 사람들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우리의 삶을 선택하고 우리의 목표와 스스로가 바라는 이상적 인간상을 실현하게 허락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실현 과정에서 우리와 동일한 존엄성을 지닌 다른 개인들의 자발적인 협동의 도움을 받는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408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번역본의 제목보다 영문 제목인 <Anarchy, State and Utopia>가 책의 내용을 잘 보여준다. 먼저 노직은 자연상태에서 국가로의 이행에 대해 말한다. 그는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가 말한 자연 상태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개인들이지만, 자연 상태에서 갖는 불편한 점들이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보호하는 단체를 결성하게 만들었고, 국가는 이러한 단체들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된다. 


 자연의 상태에 있어서 상호 이해된 자연법은 매번의 우발적인 사태에 적합한 방책을 마련해 주지 못하며, 자신의 사건에 재판관이 될 때 사람들은 항상 미심한 점에 있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며 자신은 옳다고 가정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당한 해나 손해의 양을 과대 평가할 것이며 격정은 그들로 하여금 가해자를 과도하게 징벌하려고 시도하고, 지나친 보상을 징수하려 시도하게끔 유도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해서 한 개인의 권리들의 사적 私的이고 개인적인 집행은 분쟁에로, 끝없는 복수 행위와 보상 징수 행위의 연속에로 이끈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32


  노직의 정치철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개인이다. 즉, 존재하는 것은 서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서로 다른 개인들이며, 누구나 타인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전제되기에 국가의 개입 또한 최소한이 되어야 한다. 개인들이 자유를 최대한 누리되 결코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개입만이 허용되는 국가. 노직에게  최선의 국가는 최소 국가로 그들은 마치 자유 시장 自由市場에서 독점권을 가진 협회와 같은 존재다.


 최소 국가는 독점의 부당한 행사가 아니다. 사실상의 독점이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과정을 통해, 그리고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방법에 의해 발생하며, 이 발생 과정에서 누구의 권리도 침해되지도 않으며, 타인이 소유하지 않은 어떤 특권이 주장되지도 않는다. 사실상의 독점권을 소유한 보호 대행 업소가 자신의 고객들로 하여금, 자신이 정의의 사적 집행 절차를 금지한 대가로, 자립인들의 보호를 위해 지불하라 요구하는 것은 전혀 비 非도덕적이 아니라, 오히려 보상의 원리에 의해 도덕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149


 그렇지만, 이렇게 합의된 국가 State는 이데아 Idea에 불과하다. 다양한 조건들이 존재하는 현실 상황에서는 수많은 제도들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가 가능하기에, 최소 국가의 모습은 여러 가지 형태로 구현된다. 토마스 모어(Sir Thomas More, 1478~1535)가 <유토피아 Utopia>에서 쓰인 지명은 역설적이게도 '어느 곳에도 없는' 의미지만, 노직에게 유토피아는 자유 방임의 골격에 의해 나타나는 수많은 정체 政體들이 최소 국가의 유토피아가 된다. 


 유토피아의 골격 운용은 자유주의적 비전에서 발견되는 장점들은 많이 갖고 있으나 그의 단점들은 별로 갖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여러 공동체 중에서 선택할 자유가 주어지는 반면, 많은 특정의 공동체들은 내적으로는 자유주의적 입장에서는 정당화될 수 없는 많은 제한들을 가할 수 있다(p393)... 이 자유방임주의적 체계 내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태가 결과될 수 있다. 즉 자본주의적 제도들이 허락되긴 하나 실제로 기능하는 것은 없을 수도 있으며, 또는 어떤 공동체들은 그들을 가지나 다른 것들은 그렇지 않고, 또는 일부의 공동체들은 그런 제도의 일부만을 갖는 상태가.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394


 노직은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에서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연 상태에서 계약상태인 최소 국가로의 이행이 바람직한 형태이며,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활동들이 마치 완전경쟁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음을 확신한다. 모든 정책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바라보고, 사적 소유권을 통해 파레토 최적(Pareto Optimal)에 이를 수 있다는 관점. 그것이 노직이 본문을 통해 주장하는 정치철학의 큰 골격이다.


 노직의 정치철학은 '로크적 단서'를 기본 전제로 한다. 이는 '타인의 처지를 악화시키지 않는 한' 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최소 국가 아래에서 재화의 자유로운 거래가 자원 배분을 최적화하는 파레토 최적 상태를 보장하는 것으로 본다. 여기에 분배적 정의는 개입할 여지가 없다. 오히려, 노직은 분배적 정의에 대해 국가의 불필요한 개입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하는데 이는 명확하게  존 롤스(John Rawls, 1921~2002>의 <정의론 A Theory of Justice>의 내용과 대척점에 위치한다.


 유토피아에서는 한 종류의 공동체만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한 종류의 삶만이 영위되는 것도 아니다. 유토피아는 유토피아들로, 즉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제도 하에서 서로 다른 삶을 영위하면서 사는 많은 수의 서로 다르며 다양한 공동체들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384


 노직의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에서 우리는 존 롤스에 대한 비판을 확인한다. 특히, 롤스의 '무지의 베일(the veil of ignorance)'과 차등의 원리(the difference principle)에 대한 노직의 비판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일단 넘기도록 하자. 대신, 롤스의 <정의론>의 리뷰에서 전체 내용을 정리하고, 노직과 롤스의 '정의'에 대한 내용을 별도로 정리한 페이퍼에서 이들의 논의를 다시 다루기로 계획하며 이번 리뷰를 갈무리한다... 


 롤즈가 차등의 원리 the difference principle라 부르는 이 두번째 원리에 따르면, 제도적 구조는 이 구조하에서 가장 불우한 집단이 살 만큼은 적어도 잘 살도록 그렇게 설계되어야 한다. 정의의 원리들을 진지하게 선택함에 있어 원초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최소극대 最小極大의 정책 minimax policy을 따른다면, 롤즈는 논하길 사람들은 차등의 원리를 선택하리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원초적 입장에서 사람들이 개인들보다는 집단에 초점을 맞추는 원리를 선택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최소극대 원리의 적용은 원초적 상황에서의 각 사람들로 하여금가장 불우한 개인의 처지를 극대화함을 선택하게 하지 않을까?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240


 소유 권리적 정의관에의 합의를 배제함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특성인 바, 무지 無知의 베일의 기저에 깔려 있는 근본적인 생각은, 롤즈에 따르면 일부의 사람들이 원리들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단함을 즉 그의 특정 상황에 유리하게 원리들을 설계함을 막자는 것이다. 그러나 무지의 베일은 단지 이 역할만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도덕성의 어떤 형식적 조건들을 반영하는 상황에서 결정하도록 제약되어 있는, 무지하며 무도덕적인 nonmoral 개인들의 합리적인 계산에 소유 권리적 고려 사항들의 그림자조차 개입치 못하게 한다... (하지만) 원초적 입장에 선 사람들의 상황의 구조엔 소유 권리적 원리들이 희마하게 나마 비추어져 있지 않으므로 이 원리들이 선택될 여지란 전혀 없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255

개인들의 권리들은 매우 강력하며 폭넓은 것이므로, 국가나 그의 관료들이 있다면 무엇을 할 권리가 있는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권리를 가진 자가 개인들이라면 국가에는 얼마의 여지가 남는가?... 국가에 관한 주된 우리의 결론들은 첫째, 강압, 절도, 사기로부터의 보호, 계약 집행 등등이라는 좁은 기능들에 제한된 최소 국가 minimal state는 정당화되며, 둘째, 그 이상의 포괄적 국가는 특정의 것들을 하도록 강제되지 않을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것이고, 셋째 최소 국가는 옳을 뿐 아니라 영감 고취적이다. 이 결론들의 두 주목할 만한 함축은 일부 시민들로 하여 다른 사람들을 돕게 할 목적으로 또는 국가가 시민들 자신의 선(善)과 보호를 위해 특정 행위를 금지할 의도로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P11

우리의 삶보다 타인의 삶을 도덕적으로 보다 중요한 것으로 간주하여, 보다 큰 전반적인 사회적 선(善)을 도모하려 할 수 없다. 우리 중 일부가 타인들을 위해 희생되는 것은 여하한 경우에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이 근원적인 생각, 즉 존재하는 것은 서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서로 다른 개인들이며, 누구나 타인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도덕적 측면 제약 사항들의 기초를 이루며 타인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는 자유주의적 측면 제약 사항에 귀결된다. - P57

오직 하나의 업소만이 타인들이 그들의 믿을 만하지 못한 정의 집행 절차를 사용치 못하게 금지할 권리를 행사할 때, 이 행사는 그 업소를 사실상의 국가로 만든다. 이런 금지에 대한 우리의 논거는 무지, 불확실성,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지식의 결여에 의존한다(p180)... 나는 이 책에서 선의 善意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수락할 만큼 명백하며, 특정 상황에 명확산 지침을 제공할 만큼 정확하고, 모든 사람들이 이것이 지시하는 바를 실현할 만큼 명료하며, 실제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을 커버할 만큼 완전한 일련의 원리들이 존재한다는 공통된 가정에 물음을 제기하지 않고 논의를 전개해왔다. - P181

분배적 정의에 관한 전형적 원리들은 재분배 행위를 필연적이게 한다. 자유롭게 성립된 소유물의 어느 실제적 집합도 일정의 주어진 정형에 맞아들어갈 가능성은 적다. 소유 권리론의 시점에서 볼 때 재분배는, 실제 개인들의 권리의 침해를 포함하므로, 정말로 심각한 문제이다. - P214

경제적 이익 집단의 자신들을 위한 국가의 비합법적인 사용은, 일부의 사람들을 희생하여 다른 사람들을 부유케 하는, 국가의 선재 先在하는 비합법적 권력에 기초한다. 경제적 이익을 차별적으로 부여하는 그 비합법적인 권력을 제거하면, 정치적 영향력을 얻으려는 동기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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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텔게우스 2023-09-21 0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배적 정의에 대한 노직과 롤스, 싱어의 입장 비교는, 수능 사회탐구 영역 생활과 윤리에서 소위 킬러 문항으로 자주 출제되는 주제이죠..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참으로 노고가 많습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23-09-21 07:56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베텔게우스님 말씀을 듣고 보니 요즘 고등학생들 할 일이 정말 많네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습득해야 하니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어려움도 크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물의 본성에 관하여』에서 인간 중심적인 세계관은 자연의 법칙이 차지하는 무게와 모든 것을 순응케 하는 물리적 법칙에 의해 바깥으로 밀려난다. 루크레티우스 시학의 기초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용어는 ‘이성ratio’이다.

루크레티우스가 말하는 조합concursus, 움직임motus, 질서ordo, 위치positura, 형태figura는 각각 문법적인 조합과 어형 변화, 문장의 양식, 말들의 위치, 문법적 형태에 상응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원자와 물질의 구조에 적용되면서 ‘말의 요소들elementa vocis’과 ‘세계의 요소들elementa mundi’ 간의 조응과 결속력을 결정짓는다. 따라서 루크레티우스의 경우 시는 우주의 문법적인 실현이었다고 볼 수 있다.

철학과 수사학의 차이를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키케로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그가 가장 이상적인 철학자로 보았던 플라톤의 경우처럼, 웅변가와 철학자가 하나가 될 필요가 있다고 확신했다.

가족 구성원인 자식들에 대해 가부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중에 하나가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었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징벌 권한이었다. 극단적인 경우에 가부는 자식들의 생사까지도 결정할 수 있었다.

재산의 축적 불가능성과 빚,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같은 것들이 어쨌든 아들들로 하여금 부친 살해를 저지르도록 부추기는 요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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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제 도구는 농경 마을이라는 정주생활 방식과도 강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우선 금속은 공동체의 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지만 찾아야 하는 자원과 익혀야 하는 기술이 더 많았다. 돌은 어디에서나 쉽게 주울 수 있지만, 금속 가공은 가공 기술자가 있는 큰 공동체와 금속을 얻을 수 있는 무역망이 발달해야만 가능한 특별한 기술이다.

1813년, 프랑스의 선구적인 지질학자 알렉상드르 브롱냐르는 알프스 산맥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암석을 묘사하기 위해서 ‘오피올라이트’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오피올라이트는 뱀을 뜻하는 그리스어 ‘오피스ophis’에서 유래했다.

더 놀라운 건 각각의 블랙스모커가 저마다 온전히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다는 점이었다. 이는 과학에서 완전히 새로운 사실이었다. 블랙스모커 주위에는 길이 1미터가 넘는 거대한 조개, 기다란 관벌레tubeworm, 특이한 형태의 흰색 게를 포함하여 이전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여러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

고대 세계에서 주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한 금속이었다. 주석을 구리에 섞으면(주석 5~20퍼센트, 나머지는 구리) 당시 알려진 다른 어떤 금속보다도 단단하면서 구리나 주석에 비해 모양을 만들기가 훨씬 더 쉬운, 청동이라는 합금이 되기 때문이었다.

주석이 가장 많이 쓰인 부분은 통조림 용기로 사용하는 ‘주석 깡통’이나 ‘주석 포일’의 제조였다. 사실 주석으로 인해 현대전의 양상이 바뀌고 1700년대와 1800년대에 대제국의 형성이 가능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를 청동기시대로 안내하고, 산업혁명의 동력이 되고, 대규모 군대에 통조림을 식량으로 보급하게 해주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자제품에서 중요한 금속 중 하나로 오랜 역사를 이어온 한 금속이 최후의 단계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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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도르세, 공교육에 관한 다섯 논문 - 혁명, 프랑스에 공교육의 기초를 묻다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번역 총서 7
니콜라 드 콩도르세 지음, 이주환 옮김, 김세희.조나영 감수 / 살림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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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계몽될수록 권력자들이 권력을 남용할 여지는 줄어들고, 사회적 권력에 규모와 힘을 부여할 필요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그러므로 진리는 권력과 그 권력을 행사하는 이들의 적이다. 진리가 확산될수록 권력자는 사람들을 속일 수 있다는 희망을 점점 잃어버린다. 진리가 힘을 얻을수록 사회가 누군가에게 지배될 필요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_ 니콜라 드 콩도르세, <콩도르세, 공교육에 관한 다섯 논문>, p233

니콜라 드 콩도르세 (Nicolas de Condorcet, 1743~1794)는 <콩도르세, 공교육에 관한 다섯 논문>에서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공화국의 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말한다. 혁명 이후 신분제 사회라는 구체제로의 회귀를 콩도르세는 두려워하며 이를 막기 위해 공교육(公敎育)을 강조한다.

공교육은 시민에 대한 사회의 의무다. 만약 정신적 능력의 불균등이 원인이 되어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충분하게 활용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렇다면 영원한 정의의 제1원칙인 ‘인간은 모두 같은 권리를 지닌다‘는 선언은 공허해지고, 그러한 원칙에 따라 제정된 법률도 공허해질 것이다. _ 니콜라 드 콩도르세, <콩도르세, 공교육에 관한 다섯 논문>, p13

콩도르세는 무엇보다도 소수에 의한 지식의 독점을 경계한다. 특정 계층에 의한 지식의 독점화는 이들에게 특권을 보장하며, 특권은 상대적 우위를, 상대적 우위가 쌓이면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결과적으로 신분제는 고착화될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 콩도르세는 공교육을 통해 최소한 모든 시민이 공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출 것을 주장한다.

무지의 시대에는 강압적 전제정치가 불완전하고 모호한 지식의 전제정치와 결탁했다. 그러한 지식은 극소수 계급에 독점되어 있었다. 사제와 법률가들, 상거래의 비밀을 틀어쥔 자들, 그리고 몇 개 안 되는 학교를 통해 배출된 의사들은 완전 무장한 전사들에 못지않은 세계의 지배자였다. 또한 화약 병기가 개발되기 이전, 전사 戰士 계급의 세습 독재도 냉병기 冷兵器를 다루는 기술의 배타적 전승을 통해 생긴 상대적 우월함에 기초해 있었다. _ 니콜라 드 콩도르세, <콩도르세, 공교육에 관한 다섯 논문>, p15

공교육의 첫 단계에서의 목표는 한 국가의 모든 거주민들로 하여금 그들의 권리와 의무를 깨치게 하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그들이 다른 이의 이성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도 자신의 권리와 의무들을 행사하고, 따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 첫 번째 단계의 교육만으로도 모든 시민이 공무를 임하는 데에 지장이 없을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_ 니콜라 드 콩도르세, <콩도르세, 공교육에 관한 다섯 논문>, p67

<콩도르세, 공교육에 관한 다섯 논문>에서 콩도르세는 여러 형태의 공교육에 대해 제시한다. 공공(公共)을 위한 교육이니만큼 콩도르세는 공교육에서 최대한 자의성을 배제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동의할 수 없는 판단과 신념 등은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인 커리큘럼으로 구성하되, 교육 대상에 따라 다양한 내용 구성을 통해 공교육의 내실을 기할 것을 주장한다. 본문에 소개된 세부 내용은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공교육에 대한 콩도르세의 주장은 어려운 시기를 지내는 우리에게 여러 울림을 준다.

글의 마지막은 교권(敎權)과 관련한 본문 내용을 옮기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콩도르세는 공교육이라는 공적 서비스를 강조하지만, 결코 교사들에게 무한한 희생과 책임을 강요하지 않는다. 적절한 의무와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책임을 부여하고, 스승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에게 무한 책임을 강조하는 시스템에 대해 분명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교사에게 질문에 답해야 하는 의무를 지워서는 안 된다. 교사들은 그들에게 제기된 어려운 질문들에 대하여 반드시 대답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제기된 난제에 대하여 기꺼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교사는 없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그것을 의무로 만들어버린다면, 그는 어느 정도까지 그러한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가? 교사는 구두 질문과 마찬가지로 글로 적힌 질문들에도 대답해야 하는가? 교사가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가? 모든 이들이 동일하게 같은 법의 지배를 받는 나라라면, 법으로 규정될 수 없는 의무를 다른 이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부여할 수도 없는 권리를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시민들을 속여서는 안 된다. 명성을 높이고 학생들의 신망과 존경을 얻고자 하는 교사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욕망에 맡겨두면 어떨까? _ 니콜라 드 콩도르세, <콩도르세, 공교육에 관한 다섯 논문>,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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