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 - 분배의 원리가 중심이 되는 정치경제학을 위하여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75
데이비드 리카도 지음, 권기철 옮김 / 책세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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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 On The 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 and Taxation>은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 1772 ~ 1823)가 저술한 경제학 서적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개념은 가치론(노동 가치론), 분배 이론(차액 지대 이론), 비교 우위 이론(비교 생산비 이론)이다. 리카도는 고전학파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이며,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에서는 몇몇 고전학파 경제학의 가정을 사용하여 그의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본 가정은 모든 재화의 가격은 하나의 가격을 가진다는 '일물일가(一物一價)'법칙, 무한한 노동 공급, 자본의 신속한 시장 진입,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수확 체감의 법칙)등이다. 이러한 가정을 바탕으로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를 살펴보자. 


1. 상품의 가치 : 노동 가치론 


리카도에 의하면 물건의 가치는 노동에 대한 보수가 아니라 노동량(노동시간)에 의해 측정될 수 있다. 다만, 노동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숙련도와 노동 강도가 상이한 특징을 가지며,(노동의 질(質)적 차이) 상품의 가치는 화폐로 측정된 개념이 아닌 상대적 노동량(교환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노동은 최고의 가격-모든 사물의 대가로 지불되는 최초의 구매 대금이다.... 대개 이틀 또는 두 시간 만에 생산되는 것은 대개 하루 또는 한 시간의 노동으로 생산되는 것보다 두 배의 가치를 지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p25)


"다양한 노동의 질을 고려한 [노동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시장에서 모든 실제적 목적에 맞게 충분히 정확하게 조정되며, 그것은 노동자의 상대적 숙련과 수행되는 노동의 강도에 따라 결정된다. 그 척도는 일단 형성되면 잘 변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p33)


"또 지적할 필요가 있는 것은, 내가 한 상품에 1,000파운드 어치에 해당하는 노동이 투하되었고 다른 상품에는 2,000파운드어치의 노동력이 투하되었기 때문에 앞의 것은 1,000파운드, 뒤의 것은 2,000파운드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 둘의 가치는 서로에 대해 2 대 1이 될 것이고 그 비율로 교환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상대 가치가 그 생산에 투하된 상대적 노동량에 지배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할 뿐이다.'(p61)


2. 자본가의 자본(資本) 투입 대가 : 이윤(利潤)


자본가들은 자신들의 자본 투입 대가로 지급받는 것이 이윤이다.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노동의 가치'이며, 이 노동의 가치는 노동자의 직접노동뿐 아니라, 자본가들이 투입한 자본 역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투입되는 자본 양의 차이는 '노동의 양' 차이를 가져오게 되고, 그 결과 일시적으로 일반적으로 받는 수준(정상이윤)보다 높은 초과이윤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지만, 초과이윤은 '즉각적인' 다른 자본의 투입을 불러오게 되고 그 결과 자본가들이 받는 이윤의 수준은 정상이윤 수준에서 균형에 머무른다.


"두 사업이 동일한 양의 자본을 고용하더라도, 자본은 고정자본과 유동자본의 비율 면에서 아주 다르게 분할될 수 있다(p44)...그러면 여기서 자본가들은 그 상품의 생산에 1년간 정확히 같은 양의 노동을 고용하지만, 각자가 고용하는 고정자본의 양, 즉 축적된 노동의 양이 달라짐으로써 그들이 생산하는 재화의 가치가 달라진다."(p48)


"이윤의 하락이 없이는 노동 가치의 상승은 있을 수 없다. 곡물이 영농자와 노동자 사이에 분할될 경우, 노동자가 받는 비율이 클수록 영농자에게 남는 비율이 작아질 것이다."(p48)


"상품을 생산하는데  투입된 자본에 대한 높은 이윤은 자연스럽게 그 부분에 자본을 끌어들일 것이다. 그리하여 필요한 기금이 공급되고 상품의 양이 적절히 증가하자마자 상품의 가격은 떨어지고 그 부문의 이윤은 일반적인 수준과 일치하게 될 것이다...자본이 한 부문에서 다른 부문으로 이동하는 것은, 바로 이 이윤의 불균등성을 통해서이다."(p128)


3. 지주의 토지 투입 대가 : 지대(地代), 차액 지대 이론


노동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 임금(賃金), 자본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을 이윤(利潤 )이라고 한다면, 생산에 사용되는 토지의 대가가 지대(地代)다. 일반적으로 토지는 대가가 지급되지 않으나, 생산이 증가하여 기존에 사용되지 않던 토지가 개발된다면 비로소 지대가 발생하게 된다. 임금과 이윤은 생산에 필요한 토지가 충분히 공급되는 동안에도 발생하지만, 지대는 다른 두 생산요소와는 달리 낮은 비옥도의 토지가 생산에 투입되었을 때 발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대는 대지의 생산물 중에서 토양의 원천적이고 파괴될 수 없는 능력을 사용하는 데에 대해 지주에게 지불되는 몫이다.(p69)... 공급과 수요의 일반적인 원리에 따르면 아직 점유되지 않은 토지에 대해서는 지대가 지불될 수 없을 것이다....토지의 사용에 대해 지대가 조금이라도 지불되는 것은 토지가 양적으로 무한하지 않고 질적으로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며, 인구가 증가하면서 질이 열등한 토지 또는 위치상의 이점이 적은 토지가 경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p72)


"사회가 발전하면서 2급 비옥도의 토지가 경작되면 1급 질의 토지에서 지대가 즉시 발생하며, 이 지대의 크기는 이 두 종류의 토지의 질적 차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p72)


"모든 경우에 동일 금액 720파운드는 임금과 이윤으로 분할되어야 한다는 것도 이해될 것이다. 토지에서 나온 농산물의 가치가 이 가치를 초과한다면, 그것은 그 액수가 얼마이든지 관계없이 지대로 귀속된다. 초과된 것이 없다면 지대도 없을 것이다."(p122)


"가격을 규제하는 토지 양을 경작하는 영농자도, 재화를 제조하는 제조업자도 지대를 위해서는 생산물의 어떤 일부도 희생하지 않는다. 그들의 상품의 전 가치는 오직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자재의 이윤, 다른 하나는 노동의 임금이다."(p117)


4. 생산물의 가치 배분 : 차액 지대 이론


일반적으로 동일한 토지에서 동일한 자본을 투입하지 않는 경우에는 생산물의 가치는 노동자의 임금으로 귀속(歸屬)될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자본투입비율과 한계토지의 발생으로 인해 생산물의 가치는 임금, 이윤, 지대로 나뉠 수 있게 된다.(해제 p199참조) 이러한 생산물 가치 배분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화폐단위로 측정되는 '명목임금'이 아닌 재화로 표시되는 '실질임금'이기 때문이다.


리카도의 분배이론을 간단히 설명하면, 비옥도가 낮은 토지(2등급 토지) 사용에 따라 추가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실질임금)은 생산물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전체 생산물의 가치가 상승한다.(일물일가법칙) 생산물의 가치 상승에 따라 노동자의 실질임금도 상승하지만, '리카도의 근본정리'(임금의 상승은 언제나 이윤을 낮출 것이다)에 따라 이윤의 몫은 낮아지고, 기존 사용 토지 사용분에 대한 지대가 발생한다. 결국 생산물의 가치는 임금, 이윤, 지대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이 리카도의 분배이론이다.


5. 외국과의 무역 : 비교생산비이론


리카도는 사회의 발전정도에 따라 노동의 자연 가격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각국의 생산물 가치 차이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각국은 사회 발전 정도에 따라 절대적 우위를 가지기도 하고, 절대적 열위를 가지기도 한다.


"노동에도 자연 가격과 시장 가격이 있다. 노동의 자연 가격은 대개, 노동자들이 생존하고 자신들의 씨족을 늘리거나 줄이지 않고 존속시키는 데 필요한 가격이다... 노동의 자연 가격은 임금으로 받는 화폐량(量)이 아니라, 화폐로 구입하게 될 식량, 필수품의 양에 달려있다."(p97)


"노동의 자연 가격은, 심지어 식량과 필수품만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도 절대적으로 고정되어 불변이라고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사회의 진보와 함께 제조품(의 가치)이 언제나 하락하고 농산물(의 가치)은 언제나 상승하는 데서 그 상대 가치의 불비례가 상당히 생겨나기 때문에, 부국(富國)에서는 노동자가 식량 중 아주 적은 양만을 희생하고도 다른 모든 욕구를 풍부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p101)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본가들의 이윤은 사회 발전에 따라 낮아지게 된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의 자본가들은 무역을 통해 자신의 이윤을 확대시킬 목적이 생기게 되고 그에 따라 무역이 발생한다는 것이 리카도의 관점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이윤율은 임금의 하락이 아니고는 결코 높아질 수 없으며, 임금으로 구입되는 필수품의 가격이 하락할 때 외에는 임금의 영구적 하락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므로 만약 외국무역의 확대 또는 기계의 개량을 통해 노동자의 식량과 필수품이 하락한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면 이윤은 상승할 것이다."(p146)


"그리하여 외국무역이 소득 지출 대상의 양과 종류를 늘려주고 상품의 풍부함과 저렴함으로 저축과 자본 축적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한 나라에 매우 유익하긴 하지만, 외국무역은 수입되는 상품들이 노동의 임금으로 구매되는 그런 종류가 아닌 한, 자재의 이윤을 증가시키는 경향을 띠지 않는다."(p147)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에서 리카도는 가치론(노동 가치론), 분배 이론(차액 지대 이론), 비교 우위 이론(비교 생산비 이론) 등을 언급하고 있다. 그의 이론은 후대의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 ~ 1883)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자본론 (Das Kapital>을 들어가기전 읽으면 좋을 듯하다. 


리카도의 경제학은 200년 전의 이론이기 때문에 현재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 일례로 지주의 '지대'는 리카도 당대에는 중요한 생산요소였으나, 현재 '지대'는 당시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품의 가치'를 '인간'의 측면에서 평가한 리카도의 관점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PS. 책세상에서 출판된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는 중요한 몇몇 장(章)에 대한 번역이다. 90년대 비봉출판사에서 전체 완역하였으나, 현재 절판된 상태다. 다행히 2017년 내 재출간 예정이라고 하니 리카도의 경제학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기대하셔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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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3-21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윤이 자본에서 생긴다는 이론이 유일하다고 배우고 믿었는데요. 심지어 이윤 창출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던적 있습니다.
아직 공부가 짧아 잘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수도 있단 사상들 보고 요즘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22 06:29   좋아요 0 | URL
현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상이 불과 백년전의 우리 삶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경제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 공부도 참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2017-03-22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2 0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마전 연의가 도사관에서 빌려온 책을 보니 「월리를 찾아라!」가 있었습니다. 연의 엄마에게 물어보니 유치원 이이들 사이에 요즘 월리가 인기라고 합니다. 연의도 유치원에서 월리를 옆에 끼고 있다네요..

그래서 제가 아내에게 이런 책은 원서로 읽어야한다고 말했더니, 아내가 한참 쳐다 봅니다.. ‘무슨 차이인데?‘라는 눈빛으로. 사실 찾는 사람이 Wally인가, 월리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겠지요. 그림책에서 뿔테 안경을 쓴 빨간 줄무늬 옷을 입은 멀대같은 녀석을 찾으면 되기에 큰 차이가 없다는 아내의 물음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 책을 굳이 원서로 추천하는 이유 한 가지도 그렇습니다.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가 없다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 더 좋겠지요. 그 점에서는 하드 커버가 아닌 원서가 휴대하기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추가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내용면에서 차이는 없지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경제적인 이유입니다. 한글 시리즈 절반 정도 가격에 6권 시리즈로 구입했습니다.^^: 거기에 외국서적이기때문에 추가할인도 더해집니다. 각 권의 표지가 하드 커버가 아니라는 점만 제외하면 만족스럽습니다. 여기에 어린나이에 벌써 원서를 접한다는 자부심은 덤으로 주어집니다.ㅋㅋ

또한 월리 퍼즐까지 있어 퍼즐 좋아하시는 분들은 더 즐겁게 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퍼즐을 좋아하지 않는 저는 퍼즐 조각을 섞기 전에 뒷면에 번호를 쓰려다가 저지당했습니다..ㅜㅜ 쉽게 정리하기는 글렀군요. 대신 사진을 찍어 놓고 대조해서 빠르게 정리할 계획입니다.)

ps.온 가족이 다 함께 wally를 즐기는 방법.

토요일 저녁에 온 가족이 즐겁게 월리책으로 놀이시간을 가졌습니다. 주말에 가족이 함께한 게임 내용을 마지막으로 소개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1. 베스킨라빈스 또는 과자를 1인당 1봉지씩 구입한다.
2. 사람별로 1권씩 월리 책을 고른다.
3.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가운데 쌓아놓는다.
4. 앞 페이지부터 펼쳐 동시에 월리를 찾기 시작!
5. 가장 먼저 월리를 찾은 사람이 다음 사람이 찾을 때까지 먹을 것을 먹는다^^:

주의사항 :
적당히 져주면서 하지 않으면 금방 끝남. (아이들 삐침) 어른들은 혹시 이기더라도 적당히 먹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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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3-20 2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포상 조건이 있어서 그런가 월리가 과자 봉투나 피자 박스로 보입니다ㅎ
적당히 적당히 어렵죠. 애 울리면 어찌나 미안한지ㅎ;

겨울호랑이 2017-03-20 22:11   좋아요 3 | URL
네^^: 맞아요. 그냥 져줘도 안되고 아빠는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도, 간발의 차이로 졌다는 것으로 보여져야하는데 참 그게 어려워요 ㅋ

samadhi(眞我) 2017-03-20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재밌어하겠네요. 월리가 다시(?) 유행이군요.

겨울호랑이 2017-03-20 22:11   좋아요 1 | URL
네^^: 월리는 아이들에게 꾸준히 인기있는 것 같아요^^:

yureka01 2017-03-20 2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윌리 찾으며 과자 먹었던 기억은 오래오래 추억으로 남을거예요.^^.

겨울호랑이 2017-03-20 23:0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유레카님 ㅋ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revoman 2017-03-21 0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로 사봐야겠어요 좋은정보 감사해요~^^

겨울호랑이 2017-03-21 09:20   좋아요 0 | URL
wally가 영어가 거의 필요없는 책이라 원서로 읽으셔도 충분히 즐겁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voman님 감사합니다.^^: 좋은 독서 되세요.

사마천 2017-03-21 08: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적당히 져주어야. 아이들에게 성공체험을 줄 수 있죠. 좋은 포인트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21 09:21   좋아요 1 | URL
^^: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하되, 게임의 목적을 항상 기억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마천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cyrus 2017-03-21 1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렸을 때 월리 시리즈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사서 읽어보지 않았어요. 친구나 친척 집에 가서 읽어본 게 전부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절판된 월리 시리즈를 싼 중고가에 구입했어요. 한 몇 달 지나니까 월리 시리즈가 복간되었어요.. 만약 비싼 중고가로 구입했으면 엄청 후회했을 겁니다..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3-21 12:25   좋아요 1 | URL
처음에 Wally 시리즈 구입이 망설여지는 것이 아무래도 한 번 찾으면 두 번은 안 볼 것 같아서 망설이게 되는 것 같아요... 막상 6권을 한 번에 구입하고 나니 워낙 비슷한 인물이 많아 두 번 봐도 쉽게 찾아지지가 않네요. ^^: 그런 점이 꾸준히 인긴가 있는 비결인 것 같아요. 또 복간이 된 이유인 것 같군요...

. 2017-03-23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나요..ㅎㅎ 월리도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것 같네요..ㅎㅎ

겨울호랑이 2017-03-23 13:38   좋아요 1 | URL
^^: 네 월리도 이제는 고전이 되었습니다 ㅋ

2017-03-23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3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눈먼 시계공 사이언스 클래식 3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용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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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을 걸어가다가 "돌" 하나가 발에 채였다고 상상해 보자. 그리고 그 돌이 어떻게 거기에 있게 되었는지 의문을 품었다고 가정해 보자.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그것은 항상 거기에 놓여 있었다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답의 어리석음을 입증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돌이 아니라 "시계"를 발견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어떻게 그것이 그 장소에 있게 되었는지 대답해야 한다면, 앞에서 했던 것 같은 대답, 즉 잘은 모르겠지만 그 시계는 항상 거기에 있었다는 대답은 거의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p26) 


윌리엄 페일리(William Paley. 1743 ~ 1805)는 저서 <자연 신학 : 자연의 모습으로부터 수집한 신의 속성 및 존재의 증거>를 위와 같이 시작면서 지적 설계(知的設計, Intelligent design)를  주장한다.


'시계는 제작자가 있어야 한다. 즉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선가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의 제작자들이 존재해야 한다. 그는 의도적으로 그것을 만들었다. 그는 시계의 제작법을 알고 있으며 그것의 용도에 맞게 설계했다. '(p27)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의 <눈먼 시계공>은  페일리의 '시계공'의 주장을 반박한 도킨스의 책이다. 만일, 책 읽을 시간이 10초 밖에 없다면 이 책의 내용은 다음 한 문장을 읽고 넘어가도 좋다.


'모든 자연 현상을 창조한 유일한 "시계공"은 맹목적인 물리학적 힘이다.'(p28)


추가적으로 1분의 여유가 있다면 다음 문단을 마저 읽으면 보다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다윈이 발견했고,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맹목적이고 무의식적이며 자동적인 과정인 자연선택은 확실히 어떤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 모든 생물의 형태와 그들의 존재에 대한 설명이며, 거기에는 미리 계획한 의도 따위는 들어있지 않다.... 만약 자연선택이 자연의 시계공 노릇을 한다면, 그것은 "눈먼"시계공이다.'(p28)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눈먼 시계공'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여기까지 읽었으니, 추가적으로 5분의 시간을 마저 투자해서 <눈먼 시계공>의 기본적인 생각부터 시작해보자.


'<눈먼 시계공>의 기본 생각은 우리가 생명이나 우주의 다른 것을 이해하려고 할 때, 어떤 설계자를 가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p246)


설계자 대신 <눈먼 시계공>에서는 '수많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생명체가 출현했고, 이들 생명체가 '존재, 생존, 번식'을 통해 '누적적 자연 선택'을 통해 진화되었다고 설명한다. 지구의 나이를 대략 45억년으로 가정할 때 이 시간은 수소와 물, 이산화탄소가 결합되어 생명이 출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긴 시간 동안 이루어진 '선택(選擇, choice)'의 결과로 '진화(進化, evolution)'가 이루어졌다(누적적 자연선택)는 것이 저자의 핵심적 주장이다. 


'다윈은 생존과 존재를 위한 투쟁(생존 경쟁)을 가장 강조했지만 존재와 생존이 하나의 목적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 목적은 바로 번식이었다... 자연선택은 번식에 성공적인 동물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며, 생존이란 번식을 하기 위한 투쟁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p327)


저자가 말하는 '번식'이라는 부분은 그의 전작 <이기적 유전자>과 연결된 부분이다. 

잠시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과 연결시켜 보자. '번식'의 목적은 RNA의 자기 복제 능력의 결과물인 DNA 암호의 생존이다. 그리고,  DNA 암호의 생존을 위해 DNA 복제자들은 개체의 생존 기계인 '뇌'를 진화시켰고, '뇌'는 '문화적 전통'과 '언어'를 통해서 기존 DNA복제자들과는 다른 '밈(meme)'을 만들어냈다...<이기적 유전자>에서는 '번식'의 동인(動因)으로 '유전자의 생존'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반면, <눈먼 시계공>에서는 '번식'의 결과(結果)인 '누적적 자연 선택'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누적적 자연선택'은 1%라도 높은 생존 확률을 보장하는 쪽으로 발전된다.


'5퍼센트라도 보는 편이 전혀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훨씬 가치가 있다. 따라서 완전히 눈먼 것보다는 1퍼센트라도 보이는 쪽이 낫다. 5퍼센트보다는 6퍼센트가 낫고, 6퍼센트보다는 7퍼센트가 낫다.'(p142)


<이기적 유전자>에서 '게임이론(game theory)'을 통해 전략적인 유전자의 '선택'을  설명한다면, <눈먼 시계공>에서 '군비 확장 경쟁'을 통해 개체들의 '생존'과 유전자들의 '진화'를 설명하고 있다.


'군비 확장 경쟁'은 개체가 살아 있는 동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화적 시간 척도에서 진행된다. 그것은 한쪽의 계통(예를 들면 포식자)이 진화시킨 장비의 개선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로 다른 한쪽의 계통(예를 들면 피식자)이 살아남기 위해 장비를 개선시키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p291)


개체의 생존(生存)은 유전자의 생존으로도 이어지게 되며, 무한히 많은 반복수 속에서 이루어진 '누적적 자연선택'에서 '진화'가 발생한 것이라는 것이 <눈먼 시계공>에서 설명된 도킨스의 진화론 내용이다. 여기서, '선택(選擇, choice)'의 문제를 살펴보자.


장 폴 샤르트르(Jean-Paul Charles Aymard Sartre, 1905~1980)의 유명한 말 "Life is C(hoice) between B(irth) and D(eath)" 와는 약각 다르지만, 선택의 결과는 생(生)과 사(死)를 가르게 된다. 그리고, 죽은 개체와 유전자는 소멸된다. 이처럼 유전자/개체들의 선택 결과가 유전자의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는 추억의 '숫자 야구 게임'을 통해서 잘 설명된다고 생각한다.


[그림] 숫자 야구 게임(출처 : http://m.blog.naver.com/variousartist/220430312249)

 

숫자 야구 게임 시 우리가 부르는 숫자를 통해 생존 여부를 판단하고, 맞지 않는 수가 있다면 탈락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지하게 된다. 반복되는 게임을 통해 우리는 정답으로 접근해 갈 수 있다. 다만, '숫자 야구 게임'과 '진화의 선택'과는 작은 차이가 있다. 숫자 야구는 '한정된 시간' 동안 '1~9까지의 한정된 수'를 가지고 하는 진화게임이라는 것이다. 이를 '생명체의 진화'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한정된 시간의 선택된 숫자' 대신 '오랜 기간의 무작위 수'의 발생으로 대치하면 될 듯하다. 마치 아래 동영상처럼 굵은 체 위를 빠져 나간 종(種)만 생존한다고 가정한다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이와 같은 모습으로, 리처드 도킨스는 '시계공'을 대신하여 '자연선택'을 내세웠다고 이해된다.


[동영상] 굵은 체(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tyauNmIODco)


<눈먼 시계공>의 전체 내용은 <지상 최대의 쇼>와 상당 부분 겹친다. 

 다만, <눈먼 시계공>의 차별화된 내용이 있다면  닐스 엘드리지(Niles Eldredge)와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 1941 ~ 2002)가 1972년 주장한 '단속 평형 이론(斷續平衡理論,punctuated equilibrium)' 비판일 것이다. <지상 최대의 쇼>가 많은 예시와 사진, 그림 등이 제시되어 있어 흥미있게 읽히는 반면, <눈먼 시계공>은 같은 내용을 보다 학술적으로 정리했다는 느낌이 들고, <눈먼 시계공>의 학술적 성격은 '단속 평형 이론'비판에서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서 이번 리뷰를 마치도록 한다.


'미국의 고생물학자 닐스 엘드리지와 스티븐 제이 굴드는 1972년에 처음 단속평형설을 발표했는데, 이후 그들의 이론은 종래의 이론과는 전혀 다른 제안인 것처럼 주장되어 왔다. 그들은 실제 화석 기록이 우리 생각처럼 불완전하지 않을 것임을 주장했다... 그들은 계통 진화가 진화적인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긴 '정체'기를 거치며 끊어졌다 이어진다(斷續)고 주장했다. 어떤 의미에서 진화는 갑작스러운 폭발의 형태로 이루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p373)... 이러한 도약론자의 진화 이론을 모두 폐기시킬 수 있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통계학자이자 생물학자인 R.A. 피셔가 지적한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큰 폭의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상(像)의 질이 향상될 가능성이 극히 작지만, 현미경 제작자나 사용자가 의도한 최소의 조정폭보다 미세한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개선될 확률은 거의 정확하게 2분의 1임은 거의 확실하다."(p377)'


PS. 요즘은 스크린 야구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숫자야구 하는 법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게임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한 글을 옮겨본다.


1. 우리편(나)이 0~9까지 임의의 네자리 수를 정한다.

2. 상대편(맞추는 사람)이 임의의 네자리 수를 부른다.

3. 우리편(나)이 상대편(맞추는 사람)이 부른 네자리 수를 듣고 스트라이크(S), 볼(B)의 개수를 알려준다.

 1) 스트라이크(S)는 상대편이 부르는 네자리 수 중에서 우리편의 같은 자리에 수까지 같은 경우이다.

 2) 볼(B)은 상대편이 부르는 네자리 수 중에서 우리편의 수가 같은 경우이다.

 3) 스트라이크가 볼보다 상위단계이므로 상대편이 부른 수 중에 같은 자리에 수까지 같은 경우가 1개일 때, 1S1B이 아닌 1S라고 친다.

 4) 아웃(O)은 1볼(B)도 없는 경우이다.

4. 4스트라이크(4S, 임의의 숫자 네자리 수를 맞춘 경우)일 때 게임이 끝난다.

(출처 : http://m.blog.naver.com/variousartist/220430312249)


PS2. '연속-단속'의 문제는 생물학에서 '진화(evloution)'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천체 물리학에서 우주 생성론이론으로 '빅뱅이론(Big Bang)'과 '정상우주론(正常宇宙論, Steady State theory) 역시 다른 형태의 '단속-연속' 라 생각된다. 불교(佛敎)에서 말하는 '돈오돈수(頓悟頓修)'와 '돈오점수(頓悟漸修)'도 같은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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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18 1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필 시계공이었을까요..그것도 눈이 멀었다니..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3-18 19:57   좋아요 1 | URL
도킨스 특유의 비꼬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페일리의 시계공이 있다면 아마 눈이 먼 시계공이라는 이야기로 생각되네요.

samadhi(眞我) 2017-03-18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구놀이. 어릴 때 했던 놀이였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겨울호랑이 2017-03-18 20:2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ㅋ

dellarosa 2017-03-18 2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눈먼 시계공>이 뭐지하고 항상 궁금했었는데, 좋은 서평으로 알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8 20:3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dellarosa님 독서에 작은 도움이 되어 기쁘네요

북프리쿠키 2017-03-18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랑이님은 제가 읽고 싶어도 엄두를 못내는 책들을
단편소설집 읽어내듯이 ㅠ.ㅠ
리뷰 잘 읽었습니다.
이기적 유전자도 표지 토끼 그림만 몇년째 쳐다보고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8 22:39   좋아요 1 | URL
어쩌다 읽다보니 그리되었습니다...^^: 너무 지식 위주의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요즘입니다..

서니데이 2017-03-19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구게임은 처음 듣는 것 같은데, 게임 방법을 읽어보니, 맞추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얼굴을 마주 보고 있으면 상대의 표정의 변화를 잘 읽는 것도 답을 찾는데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해보면 어떨지 궁금합니다.
겨울호랑이님,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일요일 오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3-19 16:06   좋아요 1 | URL
네^^: 운도 좋아야하는 게임이고 상대방 표정도 읽어야하는 도박같은 게임이지요^^: 날이 금방 더워지는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김요담 2021-07-20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순식간에 빠져들어 읽게 된 서평이네요. 책의 핵심을 뽑아내서 매혹적인 글을 써내시는 능력이 부러운 따름입니다! 도움이 많이 됐어요 :)

겨울호랑이 2021-07-20 12:50   좋아요 0 | URL
김요담님께 작은 도움이 되어서 기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머리말 : 이것들은 살아계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디디무스 유다 토마가 기록한 비밀 말씀들이다...


15.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가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을 보거든 땅에 엎드려 그에게 절하여라. 바로 그 사람이 너희의 아버지다." (토마 복음)


Jesus said, "When you see one who was not born of woman, prostrate yourself on your faces and worship him. That one is your father."(Gospel of Thomas)




토마(도마) 복음을 읽던 중 한 구절을 읽던 중 들었던 아주 짧은 생각.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너희 아버지(God)라는 토마 복음의 구절은 세익스피어(Shakespear) 의 비극 맥베스(Macbeth)를 연상시킨다.


Second apparition


"Be bloody, bold, and resolute. Laugh to scorn The power of man, for none of woman born shall harm Macbeth."


Be violent. bold, and firm. Laugh at the power of other men, because nobody born from a woman will ever harm Macbeth.



맥베스가 토마 복음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라는 의미는 맥베스에게도 신(神)의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맥베스의 비극이 신(神) 또는 자신의 운명(fate)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욕망을 쫓아 폭주하는 것에서 온 것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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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6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6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7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7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3-17 0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마 복음이 외경에는 들어가는군요. 신약성경의 복음서에 없는 내용이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겨울호랑이님,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3-17 07:43   좋아요 2 | URL
^^: 신약성경과 대략 80% 내용이 일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니데이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추의 역사 + 미의 역사 세트 - 전2권
움베르토 에코 지음, 오숙은.이현경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미(美)의 역사(Storia Della Bellezza)>와 <추(醜)의 역사(Storia Della Bruttezza)>는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1932 ~ 2016)의 서양 예술(특히, 미술)에 나타난 미(美)와 추(醜)에 대한 이야기다. <미(美)의 역사(Storia Della Bellezza)>는 고대 그리스부터 20세기까지 예술 작품 속의 미(美)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시대에 따라 달라져온 '미(美)'의 개념을 살펴본다. 미(美)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미(美, beauty)

관념론은 미(美)란 정신에 의해 감지되는 것에 의해 성립된다고 본다. 칸트(Immanuel Kant, 1724 ~ 1804)가 미(美)는 이해(利害)를 떠난 순수한 감정에 있다고 본다든지,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 ~1831)처럼 이념의 직관적인 형식하에서의 파악으로 나타난다고 한 것이 그 예다. 유물론에서는 지금까지 미는 객관적으로  갖추어진 것이고, 대상이 갖는 전체와 부분의 균형, 조화에서 나온다고 했다... 미는 이러한 활동을 미술이나 예술 상의 작품 속에서 형상화하여 표현한 것이다. <철학사전>, 중원문화(2009)


미(美)라고 하는 개념은 정신에 따라 감지되는 것이며, 시대별로 미(美)가 다른 양상에서 시작된다는 관점은 사전적 의미일 뿐 아니라 이 책 <미의 역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아름다움이란 절대 완전하고 변경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다는 원리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물리적인 아름다움(남자, 여자, 풍경의) 뿐만 아니라 하느님, 성인, 사상 등의 아름다움과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움베르트 에코, <미의 역사>, p14


여느 책과 마찬가지로 서문은 책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특히, <미의 역사>에는 저자가 생각하는 미(美)의 개념과 책의 의도가 잘 요약되어 있기 때문에 서문의 중요성은 더해진다.


'다양한 미의 개념 뒤에는 모든 세기의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몇 가지 독특한 규칙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많은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그것을 발견해 내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그 차이들을 밝혀 보려할 것이다. 그런 차이 밑에 숨어 있는 통일성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움베르트 에코, <미의 역사>, p14


'완벽함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이상은 칼로카가티아(kalokagathia)라는 한 단어로 대표된다. 이것은 칼로스(kalos, 일반적으로 "아름다운'으로 옮겨진다)와 아가토스(agathos, 대개 "선한"으로 옮겨지지만 일련의 긍정적인 가치를 모두 포괄한다)를 결합한 단어이다.' 움베르트 에코, <추의 역사>, p23


그리스인들의 '칼로카가티아(kalokagathia)' 라는 말에서 우리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생각하는 선(善)과 미(美)의 결합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선'과 '미'의 결합은 자연스럽게 '악(惡)'과 '추(醜)'의 결합으로 이어지면서 보다 복잡해진다.  그 결과 <미의 역사>의 후속편인 <추(醜)의 역사(Storia Della Bruttezza)>에서 추(醜)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반미(反美, 아름다움의 반대)', '비미(非美), 아름답지 않은 것 또는 아름다움에 미치지 못한 것)', 독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추(醜)'.


'반미(反美)'라는 개념은 전통적인 관념으로 받아들여지는 절대적인 미(美)의 상대어이며 근대 이전에 주로 받아들여진 '추의 개념'이라 할 것이다. 한편, '비미(非美)'라는 개념은 아우구스티누스로 대표되는 초기 기독교 사상에서 '악(惡)'을 '선의 결핍'으로 정의한 초기 기독교 사상 속에서 나타나는 개념이다. 이러한 '비미(非美)'의 모습은 마치 '천국(天國)에 들어가기 위한 연옥(煉獄)'의 모습으로 잘 설명된다고 여겨진다. '추의 자율성' 부문에 대해서는 저자 움베르트 에코는 <미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추(醜)의 제시를 통해 독자들의 판단으로 미루고 있다. 서문에 나타난 대강을 살펴보면, '추(醜)의 자율성(自律性)' 에 대한 단초(緞綃)는  로렌크란츠의 <추의 미학>에서 찾을 수 있다.


'1853년 카를 로젠크란츠(Karl Rosenkrantz)가 쓴 최초이자 가장 완벽한 <추의 미학 Aesthetik des Hasslichen>은 추와 도덕적 악(惡)사이의 유추를 끌어낸다. 악(惡)과 죄(罪)가 선(善)의 반대이고, 선의 지옥(地獄)을 나타내는 것처럼, 추는 '미의 지옥이다. 로렌크란츠는 전통적인 관념으로 돌아가서, 추는 미의 반대이며 미가 그 자체 내부에 지니고 있는 일종의 오류이기 때문에, 미학이론이나 미의 학문은 추의 개념을 함께 다룰 의무를 함께 갖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추상적 정의에서 추의 다양한 구현에 대한 현상학으로 옮아가는 그 순간에, 일종의 "추의 자율성'을 얼핏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자율성은 추를 더욱 풍부하고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그저 다양한 미의 형식에 반대되는 일련의 것 이상이 되게 한다.' 움베르트 에코, <추의 역사>, p16


저자는 서문의 마지막에서 '추(醜)'에 대해 우리가 주목할 것은 "그것이 우리에게 가져오는 반응"이라고 정리한다. '미(美)란 정신에 의해 감지되는 것'이라고 볼 때 이 역시 당연한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추(醜)'의 자율성 역시 우리의 자연스러운 반응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 이런 추들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추를 조화나 비례, 완전무결함으로 이해되는 미의 반대라고 할 수 없다... "아름다운"의 모든 동의어들은 무관심적 평가의 반응으로 여겨질 수 있는 반면, "추한"의 동의어들 거의 모두는 격렬한 거부감이나 공포, 두려움까지는 아닐지라도, 어떤 혐오감의 반응을 포함하고 있다(p16)... 앞으로 온갖 다양성과 복합적 양상을 띤 추, 이 추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은 다양한 그 추의 형상들이 일으키는 여러 가지 반응들, 그리고 우리가 그것들에 반응할 때의 뉘앙스이다.' 움베르트 에코, <추의 역사>, p16


<미의 역사>와 <추의 역사>는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품과 이를 이해할 수 있는 당대 문헌 내용이 풍부하게 인용되고 있다. 책에서는 분량의 제한이 있기에 시대별 상세한 서술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미학사(美學史)의 흐름과 미학의 중요 두 개념 미(美)와 추(醜)에 대해 윤곽을 잡을 수 있다는 내용면에서 좋은 미학 입문서라 생각된다. 미와 추 전체를 한 편의 리뷰에서 정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에 마지막으로 고대 그리스에서 생각하는 미(美)의 개념을 '조화'와 '비례'의 개념에서 살펴보면서 본 리뷰를 마친다.


조화(造化, Harmony)


'조화는 미덕이다. 건강과 모든 선(善) 그리고 신성(神性) 역시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모든 사물들 역시 조화에 따라 구성된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 <철학가들의 생애> (BC 6세기 ~ BC 5세기)


[그림] 라오콘과 아들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aeyun4542&logNo=220622925372)


비례(比例, proportionality)


 '모든 사물들은 아름답고 어떤 식으로든 즐거움을 준다. 그런데 비례가 없는 미와 즐거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물은 수적인 비례가 맞아야 한다. 따라서 "숫자는 창조주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중요한 모델"이며 사물들 속에서 지혜로 이끄는 중요한 흔적이다.' 바뇨레조의 보나벤투라, <하느님에게 이르는 정신의 순례> (13세기)


[그림] 비트루비우스의 비례도( 출처 : http://blog.daum.net/orteauc/6916958)


부분들의 비례


'미는 개별적 요소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부분의 조화로운 비례 속에, 즉 한 손가락과 다른 손가락들과의 비례, 손가락들과 손의 나머지 부분과의 비례, 손의 나머지 부분과 손목과 팔뚝과의 비례, 팔뚝과 전체 팔의 비례, 그리고 마지막으로 폴리클레이토스의 <카논>에 쓰여 있듯이 한 부분과 나머지 다른 모든 부분들과의 비례 속에 있다고 단언한다.' 클라우디우스 칼레누스 < 히포크라테스와 플라톤의 가르침> (2세기)


PS. 개인적으로는 헤라클레이토스가 미(美)'에 대해서 '아름다움'와 '아름다움의 대립자'간의 균형이 조화라고 해석했다는 면에서 '미의 상대성'을 잘 설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이와 다른 해답을 제시했다. 그는 우주에 통일성과 다양성, 사랑과 증오, 평화와 전쟁, 정지와 운동처럼 서로 양립할 수 없듯 보이는 실재들인 대립자들인 존재한다면 이 대립자들 간의 조화는 그중 하나가 사라짐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둘이 계속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게 하는데서 성취된다고 말한다. 그럴 경우 조화는 대립자들의 부재가 아니라 그들간의 균형이다.' 움베르트 에코,<미의 역사>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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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6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6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르케스 찾기 2017-03-16 1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라,,
꼼꼼히
진심 잘 읽고 갑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6 12:13   좋아요 1 | URL
마르케스 찾기님 감사합니다^^: 아직 제가 미학에 대해 잘 모르기에 다른 미학책과 함께 읽으면 더 새로운 것을 찾을 것 같아요..

cyrus 2017-03-16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의 역사>와 <추의 역사>를 따로 읽었지, 같이 읽어본 적은 없었어요. 두 권의 책을 같이 읽어보면 흥미로운 관점들을 발견할 수 있겠어요. 개인적으로 <추의 역사>가 좋았어요. 제가 어두운 분야를 좋아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16 15:28   좋아요 0 | URL
네, cyrus님 개별적으로 읽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서로 대조해서 읽는 것도 독서의 집중도와 흥미 둘 다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추의 역사>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아서일까요. 한 번 생각하고 펼쳐보게 되네요.. 이런 것도 일종의 편견이겠지만요..^^:

cyrus 2017-03-16 15:32   좋아요 1 | URL
<추의 역사>에 잔인하고, 혐오스러운 느낌의 그림 도판이 있어서 읽기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저는 이 책을 맨 처음 읽었을 때 그림 보고 깜짝 놀란 적 있어요.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3-16 15:3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런것 같습니다. 특히, 다른 그림보다 <추의 역사> 뒷 부분에서 나무에 목매달린 아이들을 소재로 한 작품은 충격적으로 다가오네요.. 물론 저자는 ‘공포‘라는 감정도 ‘추‘의 한 갈래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충격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오거서 2017-03-16 1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의 역사, 추의 역사 두 책을 같이 읽으시는군요. 저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이라서 이런 시도는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16 20:31   좋아요 2 | URL
^^: 세트가 생겨서 읽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앞뒤로 연결해서 책을 읽으니 또 다른 것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거서님의 글을 읽다 보니, 국악과 클래식을 교차해서 듣는다면 더 좋은 음악감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만 해봅니다.. ㅜㅜ ..음악의 길은 참 멀다는 생각을 합니다. 쉽게 되지 않네요..^^:

오거서 2017-03-16 21:29   좋아요 3 | URL
책을 읽는 방법이 다양하면 그만큼 책읽기가 즐겁고 활자가 지식으로 경험으로 부뢀시키는 것이 쉬워지리라고 봅니다. 물론 책읽기와는 다르지만 음악 감상에도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반복해서 듣기도 하지만, 같은 곡의 다른 연주를 모아서 한 연주자씩 듣거나 한번에 두 연주를 플레이 하기도 합니다. 비교감상법이라고 하지요. ^^

겨울호랑이 2017-03-16 20:49   좋아요 2 | URL
요즘은 조성진의 피아노 연주가 귀에 잘 들어옵니다.^^: 19세기 쇼팽음악을 21세기의 시각으로 해석했다는 의미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냥 좋아 계속 듣고 있습니다. 아직은 비평할 입장이 되지 못해 당분간 좋은 연주자 음악을 즐길 계획입니다. 지금처럼 오거서님의 좋은 가이드 계속 부탁드립니다^^:

samadhi(眞我) 2017-03-18 1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남편의 평소 지론(?)과 꽤 비슷하네요. 우리 남편은 아무리 예뻐도 좀 쎄 보이면 못 생겼다고 치어다도 안 보거든요. ㅋㅋ 우리 남편이 선에 집착하는 편이라 아주 단순하게 해석해 봅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17-03-18 20:00   좋아요 1 | URL
그렇게 ‘진-선-미‘가 연결되네요^^: 단순히 이론만이 아님을 samadhi님의 사부님 지론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