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호.

1. 직원이 뽑은 사장 :
스위스 우만티스에서 시행한 기업민주주의. 집단지성의 효율적 활용으로 인한 매출 증대. 선거 기간 중의 어수선한 분위기 등은 이에 대한 대가.

2. 2018년 금리 인상의 귀환 :
2017년 11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부담 증가.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들에 대한 규제는 향후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 전환여부에 따라 성패가 달라질 것.

3. 가사 노동 해방의 그늘 : 21세기 하인 그룹
맞벌이 가정의 증가에 따른 가사 노동의 외주화. 이에 따른 독일 내 외국인 가사 도우미의 증가.

4. 디지털 소비 욕구 절제 해야 산다
마더 교수는 개인적으로 빈둥거리며 아무 것도 안할 때나 지루할 때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한다. 당신은 최근 창밖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청소년을 본 적이 있는가? -본문 중-

5. 방탄소년단 성공 신화 분석
작은 기획사 소속 ‘흙수저 아이돌 그룹‘의 SNS 소통과 팬과의 교류로 인한 성공 신화

6. 미국 법인세 감면
법인세 인하는 결코 실물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업의 해외 이전은 수익성 때문이다. 법인세는 이익이 생겨야 내는 세금이다. -본문 중-

7. 추천 경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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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5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5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8-01-15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 법인세 감면에 대해서 한국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군요. 좀 답답해요,,저 세금 인하는 사실 미국의 중,하위층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거든요. 저같은 영세민은 그 얘기 들으니 한숨만 나옵니다.

그런데 ‘맞벌이 가정의 증가에 따른 가사 노동의 외주화. 이에 따른 독일 내 외국인 가사 도우미의 증가. 향후 우리의 가정은?‘은 이해가 잘 안되는데 한국 맞벌이 가정의 증가에 따른 가사 노동의 외주화와 이에 따른 독일 내 외국인 가사 도우미의 증가는 어떤 연관이 있는 건가요?

그리고 님의 서재 바탕이 검정 색이라 저처럼 노안이 심한 사람은 좀 읽기 어렵네요~~~.^^;;;

겨울호랑이 2018-01-15 16:16   좋아요 0 | URL
사실 미국 재정수익 원천의 다수가 개인 소득세임을 감안하면 트럼프의 감세 정책은 다분히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 ‘우리 가정은?‘은 제가 메모한 내용이어서 본문에는 나와 있지 않은 내용입니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삭제했습니다. 제 서재 배경는 random 변동이라 아마 내일이면 바뀔 것 같습니다. 제가 북플로 작성하다보니 확인이 미처 안된 부분도 있습니다. ^^: 라로님 감사합니다

깐도리 2018-01-15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애프터 크라이시스는 읽어봐서 눈길갑니다...

겨울호랑이 2018-01-15 16:18   좋아요 0 | URL
깐도리님께서는 이미 읽으셨군요.. 부끄럽게도 사실 저는 위의 책 중 읽은 책이 없습니다. 깐도리님의 서평을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2018-01-15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5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1-15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잡지에 블록체인, 비트코인에 관한 내용은 없던가요? 놀랍게도 제 주변에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이 없어요. 만약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지인이 있었다면 저도 지인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을 거예요. ^^;;

겨울호랑이 2018-01-15 19:53   좋아요 0 | URL
^^: 이런이런.. cyrus님 그렇잖아도 별책부록으로 비트코인 내용이 있어 정리중이었는데, 딱 걸렸네요 ㅋㅋ

雨香 2018-01-16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코노미 인사이트 보시는 군요.. 저는 처음에 몇 번 보다가...(내용 때문이 아니라 밀려 있는 책들이 많아서요. 안 뜯은 시사인도 수두룩합니다.)
1월호 눌러보니 <최저가 경제학의 빛과 그림자>, <‘21세기 하인 계급‘>에 관심이 갑니다.

겨울호랑이 2018-01-16 11:59   좋아요 1 | URL
^^: 저도 다음달 호 오기 전 밀려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신경제의 빛보다 그림자를 조명해 주는 기사가 많아 균형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아 구독하고 있습니다^^
 

 

'굶주린다는 것은 고통을 의미한다. 즉 불가능한 선택이 주는 고통이다. 하지만 그 이상이다... 아만다에게 굶주린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슬픔이다.(p14)... 필리핀의 어느 농가에 도착해서 우리가 처음 들은 말은 집이 누추해서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굶주린다는 것은 또한 굴욕적인 삶을 의미한다... 굶주림의 네번째 차원은 공포이다. 고통, 슬픔, 굴욕, 그리고 공포.(p15)' <굶주리는 세계> 中


 굶주린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히 끼니를 거르는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이를 사회적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지속적인 굶주림으로 인해자신과 주의의 사람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것'과 이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비참함 또는 굶주림으로부터의 탈출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중요한 기본 과제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가령 세계에 식량이 부족하지는 않다는 역설적인 현 상황은 굶주림에 대한 문제에 복잡함을 더한다.


  '식량이 풍부한데도 굶주림이 존재하는 것은 제3세계의 두드러진 현상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50년대 이래로 식량생산 증가분은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인구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다. 미국고등과학진흥희(AAAS)의 1997년 연구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 중 78%가 식량이 남아도는 나라에 살고 있다.(p25)' <굶주리는 세계> 中


 식량이 풍부함에도 굶주림이 존재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저명한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Jeffrey Sachs에게 빈곤의 근본적 원인은 "지리적"이다. 그의 책 <빈곤의 종식 The End of Poverty>(2005b)에서 삭스는 "지리는 숙명이다." 라고 지적하고 있다. 어느 한 나라가 만약 접근하기 어려운 입지와 질병에 걸리기 쉬운 환경, 극단적인 기후 그리고 파괴되기 쉬운 토양을 갖고 있다면, 가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모든 구석구석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발전의 사다리에 심지어 그들의 첫 발조차 올려놓지 못하게 하는 구조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올바른 요소들 - 훌륭한 항구, 부유한 세계와의 긴밀한 접촉, 양호한 기후, 적절한 에너지원 그리고 전염병으로부터의 자유-을 갖춘 대부분의 사회는 극단적인 빈곤으로부터 해방되어 왔다.(Sachs,2005c:47)"(p33)' <현대 경제지리학 강의> 中


 제프리 삭스에게 있어 빈곤의 원인은 '지리적 문제(Geographical problem)'에서 비롯된다. '지리적 숙명'에 의해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존재한다는 제프리 삭스의 주장에 따르면'굶주림'과 '빈곤'은 가난한 국가 내의 문제로 한정된다. 이러한 빈곤의 내재(內在)적 원인론과는 반대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 장 지글러(Jean Ziegler,1934 ~)는 빈곤의 구조적 문제를 굶주림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구조적 기아"를 정의하기는 더 어려워. 굶주린 사람들이 먹을 것을 찾아 끝도 없이 헤매거나, 뼈와 거죽만 남은 여자들이 불쌍한 아이를 안고 난민 캠프 앞에 길게 줄을 서는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지.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서 수십만병의 아이들이 비타민 A 부족으로 시력을 잃는 근본적인 이유도 바로 "구조적 기아"에 있어.(p60)'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中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에서는 빈곤퇴치를 위한 내재적 노력이 외부의 압력(다국적 기업, 외국 정부)에 의해 좌절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면서 제3세계의 굶주림 문제가 이들 국가만의 문제가 아님을 뒷받침하고 있다. 


  '1970년 칠레의 인민전선은 101가지 행동강령을 발표하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15세 이하의 모든 어린이에게 하루 0.5리터의 분유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이는 당시 칠레가 처한 높은 유아사망률과 어린이 영양실조라는문제를 놓고 본다면 어쩌면 절체절명의 과제였다고 할 수 있다... 소아과 의사 출신인 아옌데가 내건 이 공약이 벽에 부딪힌 것은 칠레의 농장을 장악한 네슬레가 1971년 협력거부 방침을 결정하면서부터이다. 아옌데 정부는 키신저를 비롯한 미국 정부와 네슬레를 축으로 하는 다국적기업에 의해서 고립되고, 결국 CIA와 결탁한 군인들이 대통령궁을 습격하게 된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칠레의 어린이들은 다시 영양실조와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다.(p13)'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中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는 다국적 기업에 의한 구조적인 빈곤의 문제를 제기되며 <굶주리는 세계>에서도 세계화 시대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다국적 기업임을 확인한다. 그렇다면, 이들 다국적 기업들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일까.


 'NAFTA 같은 무역 조약, 그리고 세계은행, IMF, WTO 같은 기구들이 새로운 지구 경제를 지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에서 진짜로 이득을 보는 것은 국가들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나 본사를 두고 다른 나라의 사무실과 공장을 관리할 수 있는 거대 다국적/초국적기업들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많은 나라의 GNP를 능가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전세계 무역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세계경제에서 거대한 주체로 군림하고 있다.(p271)' <굶주리는 세계> 中


 세계 경제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추구하는 바는 베블런(Thorstein Veblen, 1857 ~ 1929)에 따르면 결국 '수익 창출 능력의 극대화'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수익 창출 능력은 구체적으로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Present Value of Future Cash Flow)'를 통해 기업 가치로 환원되고, 기업가치는 시장에서 주가의 형태로 거래된다면, 무상 분유 공급으로 시장이 축소되는 것과 같은 미래 현금 흐름을 감소시킬 어떠한 유인(誘因)도 다국적 기업을 지배하는 대주주는 원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를 저지시키려는 일련의 노력들이 세계 곳곳에서 행히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계의 빈곤을 감소시키기 위해 어떤 해결 방안이 존재할 수 있을까?

 

'자본 시장에서 최종적으로 협상을 벌이는 자가 자본을 구매하는 것은 장래에 이윤을 얻기 위해서이다. 즉 내용상으로 보자면 그는 나중에 또 다시 팔기 위해서 자본을 미리 사두는 것이다. 그렇게 미리 사두고자 하는 그의 계획은 그가 협상하는 자본이 앞으로 가져올 수익의 전망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므로 일정한 덩어리의 자본의 가치란 그것의 수익 창출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즉, 수학적 표현으로 말하자면, 자본의 가치란 그 수익 창출 능력의 함수이다. (p113)... 따라서 자본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란 결국 매매되고 있는 유가 증권들이 대표하는 소유 재산이 어떠한 수익 창출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어림짐작으로 추측하여 그것을 자본화한 것이 된다.(p115)' <자본의 본성에 관하여> 中 


 '빈곤/굶주림'을 세계화 시대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로 정리했을 때 이에 대한 여러 해결 방안이 존재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피터 싱어(Peter Singer, 1946 ~ )과 가라타니 고진(Karatani Kojin, 1941 ~ )은 세계 기구를 통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고진이 제시한 방법은 보다 급진적인데, 빈곤이라는 문제를 국내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의 해결 방안을 마지막으로 제시하며 이번 페이퍼를 마친다. 

 

'나는 전 지구적인 해결을 요하는 문제가 점점 더 늘어날수록, 어떤 나라가 독립적으로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논증했다. 따라서 우리는 전 지구적인 결정을 하는 기구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기구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 대해 그 기구들이 더욱더 책임감을 느끼게끔만들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우리는 직접 선거로 구성된 입법부를 갖춘 지구 공동체에 대한 구상에 다다르게 된다.(p254)' <세계화의 윤리> 中


 '인류는 지금 긴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쟁, 환경파괴, 경제적 격차이며, 이들은 분리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p224)... 이것들은 일국(一國) 단위로는 생각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각국에서 군사적 주권을 서서히 국제연합에게 양도하도록 하여, 그것을 통해 국제연합을 강화, 재편성하는 것입니다... 각국에서 이와 같이 주권의 방기가 이루어지는 것 외에 국가를 지양하는 방법은 없습니다.(p225)' <세계공화국으로> 中

 

글을 마치기 전 결을 달리하지만, 조세와 관련한 국제적 협력을 주장한 토마 피게티(Thmas Piketty, 1971 ~ )의 내용도 옮겨본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20세기에 창안되었지만 미래에도 틀림없이 핵심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해야만 할 사회적 국가와 누진적 소득세라는 두 가지 기본 제도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현 세기의 세계화된 금융자본주의를 다시 통제하려면,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개발해야만 할 것이다. 여기서 이상적인 수단은 매우 높은 수준의 국제적 금융 투명성과 결부된 누진적인 글로벌 자본세가 될 것이다.(p617)' <21세기 자본> 中


PS.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굶주린 세계>는 주로 절대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으나, 체감 빈곤은 '상대적 빈곤'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이 현실이다. 2017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 시대가 되었다고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최저 임금 인상으로 사업이 어렵다고 하는 사업주들이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2018년에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가 될 것이다.


관련 기사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17397


 '일본, 타이완, 한국은 식량 수입과 외국인 직접투자 금지, 진정한 토지 재분배, 대규모 정부 보조, 자국 생산자들에 대한 관세 보호 등의 정책들 때문에 전후 주목할 만한 성장과 생활수준 개선을 이루어냈다. 핵심은 빈민들 -농민과 노동자-의 소득과 구매력을 증대시킴으로써, 이들이 물건을 구매하여 지역산업을 지탱하고 따라서 강력한 국내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버블업(bubble-up) 경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즉 생활수준 개선의 혜택이 바닥에서부터 경제 전반으로 침투해 상승함으로써 진정한 발전 발전을 가능케 한 것이다. 이는 부유층의 순이득이 결국 빈민들에게로 "떨어질 것"(trickle down)이라는 기존의 이론-현실 속에서 그 예를 찾아보기가 힘든-과는 반대되는 것이다.(p212)'<굶주리는 세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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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1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1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1-11 14: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통기간이 정해져 있는 식료품인 경우는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40% 정도가 그냥 폐기된다고 하더군요. 이비에스 다큐에서 본 기억이... 참.. 지랄 같죠. 키겔 같은 대형 곡물 회사도 곡물 가격 떨어질까봐서 곡물을 바다에 버린다고 하죠 ? 기아에 죽어가는 인구가 엄청난다데 말입니다..

겨울호랑이 2018-01-11 14:15   좋아요 2 | URL
식량 뿐 아니라 의류 회사도 제품의 가격유지를 위해 팔리지 않는 많은 제품을 불태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우리가 지불하고 있는 제품의 가격에는 팔린 제품뿐 아니라 팔리지 않는 제품의 가격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덕분에 제품의 가격은 더 높아지게 되고, 돈이 없는 사람은 구매하지 못하고, 소비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그런 면에서 합리적인 소비 역시 중요하게 됨을 말씀을 통해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8-01-11 22: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넘 좋고 훌륭한 페이퍼 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8-01-11 22:47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님 추운 날 건강하게 하루 마무리하세요.
 

 장준하(張俊河, 1918 ~ 1975)의 항일(抗日) 투쟁 자서전 <돌베개>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만주군인(滿州軍人)이었던 박정희(朴正熙, 1917 ~ 1979)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나게 된다. 군인 박정희는 어떻게 탄생했고, 그의 만주군 복무시절의 모습은 어땠을까. 이번 페이퍼는 이에 대해 살펴보되, 군인으로서 광복군과 만주군이라는 서로 대척점(對蹠點)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서로 대비되는 두 인물을 직접 비교하는 방법의 효과에 대해는 이미 <영웅전>을 통해 입증된 바 있어 부족하나마 플루타르코스의 방식을 따라가 본다. 


'우리에게는 <영웅전>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비교 열전>은 23쌍의 그리스 영웅과 로마 영웅의 일생을 기술한다. 그중 19쌍은 두 사람의 성격과 업적을 비판적으로 비교하고 있다.(p6)... 플루타르코스(Ploutarchos, AD 50(?) ~ 120)는 <비교 열전>에서 그리스와 로마 영웅들의 위대한 업적들을 그리되 역사가의 시각에서 정치적인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 영웅들의 내면세계와 성격(ethos)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인물의 특징을 밝혀내고 있다.(p7)'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中 


1. 군(軍)입대 동기


가. <돌베개> : 집안의 불행을 대신한 지원


<돌베개>에서 저자는 신사참배를 반대하여 일본의 요시찰인물이 된 부친을 대신하여 일본군에 자원했음을 밝히고 있다. 원치않은 일본군으로의 입대 후 저자는 광복군을 찾아 탈주하게 되며 <돌베개>를 통해 고난의 여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일인들이 가장 주목하고 또 미워하던 목사 가운데 한 분이 나의 아버님이었다. 신사참배를 반대하였다는 죄목으로 선천 宣川 신성 神聖 중학교 교직에서 축출당한 뒤에 더 계속 요시찰 인물로 늘 형사들이 뒤를 따르던 형편의 집안이었다. 나는 장남이다. 거기다 일본에서 피해 와 있다. 다른 신학교와 달리 정규대학 과정의 일본신학교 재학생이다. 학도병 지원의 자격이 부여되어 있는 처지다. 그리하여 나는 우리 집안의 불행을 내 한 몸으로 대신하고자 이른바 그 지원에 나를 맡겨버린 것이었다.(p13)' <돌베개> 中

나. <군인 박정희> : 긴 칼 차고 싶어 갔지


 반면, <군인 박정희>에서 그려내고 있는 박정희의 입대(入隊) 동기는 지극히 개인적이었다. 대구사범학교 졸업 후 안정된 교편생활을 하던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만주군(滿州軍)에 자원하게 된다.


 '박정희는 당시 군국주의 하에서 최고의 권력집단이었던 군인을 어릴 때부터 동경했고, 그래서 군인이 되기 위해 만주로 갔다는 얘기다. 그와 '긴 칼'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 한 토막이 있다. '"박 선생님이 만주로 떠난 지 3~4년이 지난 어느 여름방학 때 박 선생님이 긴 칼 차고 문경에 오셔서 십자거리에 계신다는 얘기를 듣고 달려갔지요. 누런색 군복에 빨간 견장, 붉은 군모, 그리고 에리(목 칼라)에는 별이 하나 그려져 있더군요. 그리고 칼을 하나 차고 있었는데 칼끌이 땅에 닿을 정도로 길었습니다. 하숙집으로 자리를 옮긴 후 박 선생님께서는 방에 들어가지마자 문턱에 그 긴 칼을 꽂고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군수, 서장, 교장을 불러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때 세 사람 모두 박 선생님 앞에 와서 머리 숙여 '용서해 달라'고 했습니다. 아마 박 선생님을 교사시절 괴롭혔던 걸 사과하는 것 같았습니다. (여제자 이순희 증언)(p78)' <군인 박정희> 中


  '한편 박정희의 만주행 배경에 대해 이견을 펴는 사람도 있다. 만주 봉천군관학교 5기 출신이자 해방 후 육사에서는 2기생으로 같이 졸업한 송석하는 97년 필자에게 "박정희가 만주로 간 것은, 교사를 하다가 일본 육사를 가려고 했는데 그때 이미 나이가 많아 만주 군관학교를 거쳐 일본 육사로 갈 계획을 하고 만주로 왔다"고 주장했다. 즉 박정희는 일본 육사 입학을 위해 만주 군관학교를 징검다리로 삼았다는 얘기다.(p81)'<군인 박정희> 中


 이러한 증언을 보면 결국 박정희의 만주군관학교 지원은 개인의 출세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는 듯하다. 물론, 다음과 같이 만주(滿州)라는 곳이 당시 조선 청년에게 주었던 황금이 넘쳐나는 엘도라도(El Dorado)의 이미지 역시 청년 박정희의 만주행에 영향을 주었겠지만, 역시 개인의 영달을 넘는 수준은 아닐 듯 하다.


 '박정희의 만주행에는 시대상황도 한 몫을 했다. 당시 일제는 만주 침략을 계기로 대륙 병참기지화 정책을 전개했다. 반면 조선에 대해서는 영구통치를 위해 조선인을 완전한 일본인으로 만드려는 이른바 황국신민화 정책을 폈다... 이런 사정으로 조선의 젊은이들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그 탈출구로 만주를 쉽게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만주는 "동양의 서부"로 일컬어질 만큼 희망과 기회의 땅이었다.(p80)' <군인 박정희> 中


2. 군인으로서의 활동


가. <돌베개> : OSS 훈련과 국내 진입 작전


  일본군에서 탈출하여 광복군으로 합류한 장준하는 시안 西安에서 OSS 훈련을 받으며 서울지역 침투 공작을 준비한다. 비록 이 작전은 1945년 8월 일본의 무조건적인 항복으로 실행되지는 못했지만, <돌베개> 속에서 죽음을 앞 둔 결연한 저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5월의 태양 아래 우리는 "OSS"대원이 되기 위한 훈련에 들어갔다. "Office of Strategic Service"의 약자인 "OSS"는 미국의 전략첩보대를 의미한다. 중국에서의 OSS 활동은 앞으로 있을 미군의 일본 상륙작전을 위해 눈부신 예비공작 단계에 있었다.(p281)... 한반도에 대한 연합군의 공략은 일본의 본토 사수의 결의를 꺾자는 데 있는 것이다. 이 공략을 돕기 위해 경무기로 무장된 우리가 잠수함이나 낙하산으로 투입되어 우선은 첩보활동, 다음 단계로 정보 송신, 그리고 최종으로 유격대 조직 및 군사시설 파괴공작을 수행하도록 미리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3단계 활동이 성공할 경우, 국민군을 조직하여 미군 상륙과 때를 맞추어 후방 교란을 지휘하는 책임까지 졌으며, 국내 교란에 필요한 무기와 탄약의 공중지원을 받게 되어 있었다. 이러한 면밀한 작전의 초안자가 바로 이 장군이었으므로 그 위험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지대장으로서는 나를 죽음의 골짜기에 집어 넣기에 고민이 컸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 작전 계획은 1944년 겨울에 이미 연합군 중국 전구 사령부를 거쳐 미 국방성 펜타곤의 찬성을 얻었으며, 전황의 추이와 병행시켜 1945년 초기에 연합군 사령부에서 검토되고 있었던 것이다.(p289)' <돌베개> 中


나. <군인 박정희> : 독립군 토벌설과 비밀광복군 설


 일본육사를 졸업한 박정희는 1944년 7월 만주에서 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당시 만주군으로 복무한 그에 대해 크게 2가지 설을 <군인 박정희>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여기에 따르면 박정희는 독립군을 토벌할 정도로 용맹한 만주군이나, 비밀광복군으로 활약할 정도의 인물이 되지 못한다. <군인 박정희>에 따르면 그는 그저 평범한 행정장교로서 1년 1개월을 복무한 후 쓸쓸히 귀국한 패잔병이었으며, 자신이 광복군임을 부인한 평생을 '일본군인'으로 살아간 인물이었다. 


 1) 박정희의 '독립군 토벌설'


 '8단 본부에서 그와 가장 가까이서 근무했던 중국인 동기생 고경인 씨의 증언을 다시 들어보자. "44년 7월 하순경부터 8월 초순경까지 보름간에 걸쳐 일본군과 합동으로 팔로군대토벌 작전이 있었는데, 8단에서는 2개 대대가 참가했습니다. 박정희는 부관이 되기 전 2~3개월간 제2중대(?) 소속 소대장으로 있으면서 이 작전에 참가했지요. 그러나 박정희가 토벌작전에 참가한 적은 있으나 그의 부대가 팔로군과 교전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p100)... "나는 소규모 전투를 포함, 10여 차례 (팔로군 토벌) 전투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박정희는 연대 을종부관으로 있어서 전투 경험이 전연 없다.... 박정희는 (내근을 하다보니) 그럴 기회가 없어서 중국말을 거의 하지 못했다. 8단 시절 박정희는 놀고 술먹을 기회가 많았다. 그는 비교적 편히 지냈다.(방원철 증언)(p101)' <군인 박정희> 中


 2) '비밀광복군 박정희'의 진상


 '1967년 박영만은 <광복군> 상/하권 두 권짜리로 된 논픽션 소설을 출간했다. 하권의 골자는 박정희가 이미 해방 전부터 광복군과 비밀리에 내통하면서 독립운동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하권에는 당시 박정희와 같이 만주군 8단에 근무했던 신현준(봉천 5기)까지 가담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신씨는 "해방 전엔 광복군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증언하고 있다.(p119)... 이 책이 나온 후 청와대로 가져가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더니 박 대통령이 내용을 훑어보고는 "내가 어디 광복군이냐, 누가  이 따위 책을 쓰라고 했느냐"며 노발대발했다. (p120)' <군인 박정희> 中


3. 광복 후 귀국


 <돌베개>의 주인공 장준하와 <군인 박정희>의 주인공 박정희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종전(終戰) 시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역사의 흐름에 실려 귀국한다. 다만, 장준하는 백범 김 구(金九, 1876 ~ 1949)를 비롯한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반면, 박정희는 패잔병의 신분으로 배를 타고 돌아오게 된다.


가. <돌베개>


 '"아, 조국의 땅이 우리를 맞으러 온다. 우리를 마중하러!" 나는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눈에 띄지 않던 솜구름이 버섯처럼 돋아나 시야에 들어오고 그 밑에는 서해안의 섬들이 바다에서 솟아나는 듯이 옹기종기 떠올랐다... 겨울 날씨 같지 않게 기창 밖으로 보이는 조국은 아름다웠다. 옥색 하늘이 엷게 풀어지고 남색 바다가 치마처럼 퍼졌으며 섬들이 크고 작게 벌어졌다... 그렇다. 우리의 갈망이 버섯처럼 조국을 환상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눈을 비비고 또 비비었으나 섬들은 돌덩이로 솟아올라 움직이는 듯한 착각 속에 제자리에 주저않고 있었다. 저 위에 나의 사랑하는 부모, 형제, 처자가 있을 것이다. 저 위헤 하늘을 우러러 울고 땅을 치며 발을 굴러 울던 나의 조국이 있고 나의 동포가 목이 아프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p343)'<돌베개> 中


나. <군인 박정희>

 '1946년 5월 초순. 중국 천진항에서 미군 상륙용 함정인 LST 한 척이 뱃고동을 울리며 동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이 날 "귀국선" 갑판 위에서 한 젊은이가 무거운 시선으로 중국 땅을 말없이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일제의 패망으로 패잔병 신세가 되어 귀국하는 "박정희 중위"였다. 만주군관학교와 일본 육사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꿈에도 그리던 군인이 되어 당당하기만 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몰골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p96)' <군인 박정희> 中


 <돌베개>에서 장준하는 집안의 불행을 막고자 일본군에 자원했으나, 자신의 뜻이 있었기에 일본군에서 벗어나 광복군으로 합류한 후 국내진입작전을 통해 자신을 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군인 박정희>에서는 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만주로 건너가 원하는 큰 칼을 찼으나, 이 시기에 그가 무엇을 추구했는가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


 이러한 기록을 통해 바라볼 때, '군인(軍人)'으로서 장준하는 '제가'의 수준에서 입대하여 '치국'을 생각하며 그의 광복군 생활을 마친 반면, 박정희는 '수신'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만주군 생활을 마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이들의 이후 삶은 그들의 뜻과는 다르게 풀려갔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다소 거친 논리의 비약일 수 이겠지만, 한국 현대사의 비극(悲劇)은 '수신'의 수준을 넘지 못하는 이들에 의한 '치국'의 수준에 이른 이들에 대한 탄압으로 요약될 수 있지 않을까 돌아보면서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PS. <태백산맥>의 주인공 김범우 모습에서 살짝 장준하 선생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두 인물에 공통되는 OSS 대원으로서의 경력 때문이겠지만, 두 인물이 over lap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1930년대와 40년대 만주가 우리 할아버지들에게 미국 서부와 같은 이미지였다면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의 배경이 만주로 설정된 것도 전혀 뜬금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배우게 된다. 박정희는 어디에 해당하는 인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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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8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8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8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8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18-01-08 15: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장준하 선생의 비극적인 죽음은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 돌베개보다 김준엽 선생의 <장정>을 먼저 읽었는데 <장정>이 역사학도로서 사실기록에 충실했다면 <돌베개>는 문학적 감성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기록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1-08 15:05   좋아요 2 | URL
장준하 선생의 죽음은 우리 모두의 비극이라 생각됩니다. 청산되지 못한 이들에 의한 비극적인 죽음과 감춰진 진실...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현대사의 문제점이 응축된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여겨집니다. 조그만메모수첩님 감사합니다.^^

2018-01-18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8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치경제학 원리 1 - 사회철학에 대한 응용을 포함하여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276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동천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정치 경제학 원리-사회철학에 대한 응용을 포함하여 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 : with Some of their applications to social philosophy>는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 ~ 1873)의 정치 경제학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제1편에서는 생산, 제2편에서는 분배, 제3편에서는 교환, 제4편에서는 사회 및 정부가 생산/분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제1편은 생산과 더불어 저자가 <정치 경제학 원리>를 쓴 목적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이번 리뷰에서는  <정치 경제학 원리>를 관통하는 주제인 '부(wealth)의 생산과 분배'와 '생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나는 왜 이 책을 썼는가 ? 부(富)의 생산과 분배


가. 부(富)란 무엇인가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돈'의 공식은 잘못된 것이다. 돈의 가치는 오로지 편리함에서 비롯된 것기 때문이다. 밀에 따르면 '부'는 도구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자세히 풀어보면 '부'는 노동이나 대가 없이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을 제외한 모든 유용하거나 유익한 물건을 뜻하기 때문에, 밀에 따르면 돈은 부가 될 수 없다.


 '통상적 담론에서 부는 항상 돈으로 표현된다. 한 사람을 두고 얼마나 부자인지를 묻는다면 몇 천 파운드를 가지고 있다는 식의 대답이 돌아온다. (p30)... 누구에게든 돈의 가치란 자기에게 지금 무엇이 얼마나 들어오든지 나중에 가장 적당한 시기가 되었을 때 자기에게 유용한 형태로 전환될 수 있도록 편리한 형태로 받는다는 점에 있다. 돈을 가진 나라와 돈이 없는 나라 사이에 차이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 차이는 오직 편리함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므로 돈을 곧 부로 혼동하는 것은 그대의 집이나 토지로 가는 지름길을 집이나 토지 자체로 혼동하는 셈과 같다.(p34)'


 '부라는 것이 "도구"를 의미한다고 정의하자는 제안이 있다. 이때 도구란 단지 연장이나 기계만이 아니라 개인이나 공동체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소유하는 모든 수단의 총합을 뜻하는 의미라고 한다.(p37)... 밀은 밀가루를 얻는 수단이 되므로 하나의 도구이고, 밀가루는 빵을 얻는 수단이므로 하나의 도구이다. 빵은 배고픔을 채우는 수단이자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므로 하나의 도구이다. 생명에 도달해서야 무언가 다른 것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바람직한 어떤 것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부란 교환가치를 갖는 모든 유용하거나 유익한 물건, 달리 표현하면 노동이나 대가 없이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을 제외한 모든 유용하거나 유익한 물건을 뜻한다고 정의할 수 있겠다.(p38)'


 나. 부의 생산과 분배


 밀은 <정치 경제학 원리>를 통해서 외부의 자원과 인간의 도구를 결합하여 '부'를 만드는 행위를 '생산'으로 정의하고, 인간의 제도를 통해 생산된 '부'를 나누는 행위를 '분배'로 정의한다. 그리고, <정치 경제학 원리>의 목적은 생산과 분배의 과정에서 적용되는 사회과학적 법칙을 도출하는 것에 있다.


 '부를 생산하는 일, 다시 말해서 지구의 물질적 자원에서 인간의 생존과 열락을 위한 도구를 추출하는 일이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 여기에는 필연적인 전제 조건들이 있다... 외부의 자연에 관한 사실에다 인간의 본성에 관한 진리들을 결합함으로써 정치경제학은 2차적 파생적 법칙을 추적하려고 시도한다. 그 법칙을 찾을 수 있다면 현재와 과거에 부와 빈곤이 왜 그렇게 다양한지를 설명할 수도 있게 될 것이고, 미래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부의 증가가 어떤 근거로 예비되는지도 해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생산의 법칙과는 달리 분배의 법칙은 부분적으로 인간 제도의 소산이다. 어떤 주어진 사회에서라도 부가 분배되는 방식은 성문법 또는 그 사회 안에서 자리를 잡은 관행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생산과 분배의 법칙, 그리고 그러한 법칙으로부터 연역되는 실제적 결과에 관한 법칙이 지금부터 전개되는 논의의 주제이다.(p55)'


 2. 생산(生産, production)


가. 생산의 요소 : 노동과 자연물


 저자는 생산의 요소를 노동과 자연물로 구분하고 있으며, 생산되는 것은 '부'다. 여기서 '부'는 물질적인 의미이며, 생산노동은 물질적 대상 안에 구현된 효용을 생산하는 종류의 노력을 의미한다. 


 '생산의 요소에는 두 가지가 있다. 노동과 적절한 자연물이다. 노동은 육체적일 수도 정신적일 수도 있다. 이 구분을 보다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꾸면 근육의 노동과 신경의 노동이라 일컬을 수 있다... 생산의 다른 요소, 즉 적절한 자연물에 관해서는, 자연물 중에는 인간의 필요에 알맞도록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자라는 것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만한다.(p59)'


 '통상적으로 이해할 때 생산된다는 것은 효용이 아니라 부라고 나는 생각한다. 생산노동이란 부를 생산하는 노동을 뜻한다.(p93)... 나는 이 책에서 부에 관해 이야기할 때 이른바 물질적 부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생산노동은 물질적 대상 안에 구현되는 효용을 생산하는 종류의 노력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할 것이다.(p98)... 생산과 비생산의 구분은 노동뿐만 아니라 소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소비는 비생산적으로도 이뤄지고 생산적으로도 이뤄진다. 생산에 직접적으로나 간적접으로나 기여하는 바가 없는 사람은 비생산적 소비자다. 오로지 생산적 노동자만이 생산적 소비자가 될 수 있다.(p102)'


나. 생산의 요소 : 자본


 추가적으로 자본은 노동이 산물이 남겨져 축적된 결과로 형성된다. 자본은 산업의 한계를 정하는 기능을 가지고, 저축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며, 자본은 소비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상품에 대한 수요가 노동에 대한 수요가 아니라는 네 번째 명제는 생산이 고정자본과 유동자본(노동을 포함한)의 결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많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기계류(고정자본)를 더 많이 투입하여 생산해야 할 경우 노동(유동 자본)에 대한 수요는 이보다 작게 된다.  


 '생산에는 일차적이고 보편적인 요소인 노동과 자연물 이외에 세 번째 요소가 있는데, 이 세 번째 요소는 바로 이전에 이뤄진 노동의 산물이 남겨져 축적된 결과다. 노동의 산물을 이렇게 축적한 결과를 자본이라고 부른다.(p107)'


 '자본에 관한 첫 번째 명제는 산업의 한계가 자본에 의해 구획된다는 점이다. 인간의 노력을 어떤 특별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행위는 그 방향의 산업으로 "자본을 적용한다"는 문구로서 서술된다.(p120)... 자본에 관한 근본적 정리 두 번째는 자본이 생기는 원천에 관한 것이다. 자본은 저축의 결과이다.(p128)... 자본에 관한 근본적 정리의 세 번째는 방금 논의한 정리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으로서, 저축된 것이고 저축의 결과지만 그래도 자본은 소비된다는 것이다.(p130)... 자본에 관한 네 번째 명제는 생산노동을 부양하고 고용하는 것은 노동을 작업에 투여하기 위해 사용되는 자본이지, 작업이 완결되었을 때 노동으로써 생산된 물건에 대한 구매자들의 수요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상품에 대한 수요는 노동에 대한 수요가 아니다.(p143)'


 <정치 경제학 원리> 제1편에서는 이와 같이 생산 요소를 노동, 자본, 자연으로 정의하고 각 생산요소의 특징과 이들의 결합, 적용되는 법칙들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정치 경제학 원리>를 통해서 여기에서 언급된 여러 논의가 현재 주류 경제학의 기초가 됨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책을 읽어감에 따라 생산성의 향상을 위한 여러 조건과 노동과 자본의 법칙에 대한 논의를 통해 현대 경제학 원론에서는 기본 공리(公理)로 받아들여졌던 내용이 증명되기에 이 책은 고전 경제학 또는 일반적인 주류 경제학의 고전(Classics)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우리는 시대를 넘어선 밀의 통찰력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정자본의 증가를 통해 노동자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음을 지적한 다음의 단락에서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인공지능(AI)에 의해 대체되는 인간 노동의 문제가 이미 19세기에 제기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생산과정에 종사하면서 기능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즉 한번 사용됨으로써 수행하는 자본을 유동자본이라고 한다...내구적 형태로 존재하며, 내구성에 상응한 기간동안 수익이 분산되어 돌아오는 자본을 고정자본이라고 한다.(p162)... 유동자본을 희생한 대가로 발생하는 고정자본의 증가는 모두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노동자들의 이익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이로부터 나오게 된다.(p165)'


[그림] 4차 산업혁명과 노동 시장 문제(출처 : 중앙일보)


 그리고, <정치 경제학 원리>에서 언급된 '자본의 성장'을 통해 출산인구가 감소되고 노령화 인구가 증가되어 전체적으로는 노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속에서 주류 경제학이 과거와 같이 답을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도 던지게 된다.


'시대가 바뀌는 와중에서 자본이 계속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보존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속적 재생산에 의해서다. 자본의 모든 부분은 일반적으로 생산된 후 머지 않아서 사용되고 파괴된다. 다만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그 사이에 더 많은 산물을 창조하는 생산에 고용되는 것이다. 자본의 성장은 인구의 성장과 비슷하다. 태어난 개인은 모두 죽는다. 그러나 해마다 태어나는 숫자가 죽는 숫자를 초과한다. 그러므로 비록 현재 인구를 구성하는 사람 중 누구도 비교적 가까운 과거 이전에는 살지 않았지만 인구는 항상 증가한다.(p136)'



[그림]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현황과 문제점(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rryuhk&logNo=220847070654&categoryNo=0&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정치 경제학 원리>를 통해 현대 우리에게도 유용한 밀의 통찰력과 함께 주류 경제학의 한계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자본주의 경제의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요즘의 현실 속에서 고전학파 경제학의 기본 전제를 잘 정리한 이 책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모든 고전(古典)이 당대 현실의 산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고전의 내용이 우리의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보다는 <정치 경제학 원리>에 깔린 저자의 사상적 배경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며 생산적이지 않은 모든 업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해주는 공동체의 능력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한 목적을 위해서 그토록 많은 여분이 있어서 실제로 사용된다는 것은 축하할 일일 따름이다. 애석하게 여겨져야 할 일, 그리고 고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일은 이 여분의 분배와 관련하여 엄청난 불평등이 발생하고, 그 여분 중에서도 대부분이 별로 가치가 없는 쪽에 투여되며, 받는 대가에 상응하여 아무것도 되돌려주지 않는 부류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 중에서 많은 부분이 돌아간다는 점이다.(p105)'


 <정치 경제학 원리>의 많은 내용이 현대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이 현대와는 다른 생산구조를 가진 근대 산업혁명기(期)에 당대의 현실을 진단하고 부의 불평등한 분배 등에 대한 해결책을 내리고자 했다는 저자의 의도를 생각한다면 이러한 비판은 다소 과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전의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당대의 현실 속에서 저자의 의중을 염두에 두고, 이의 현실적인 적용을 고려하는 것은 아닐런지. 이러한 생각을 <정치 경제학 원리>를 통해 해보면서 이번 리뷰를 마친다.


ps. 존 스튜어트 밀이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 ~ 1970)의 대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또 하나의 수확이다. 러셀의 대부인 밀이 <정치 경제학 원리>를 통해 '부가 수단'이라는 점을 명시했다면 대자인 러셀은 <행복의 정복>을 통해 행복의 의미에 대해 탐색하고 있다. 이들의 책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부(富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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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6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6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8-01-06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시리즈 1,2권을 읽었는데, 밀의 엄청난 지식에 넘어갈 뻔 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1-06 14:33   좋아요 0 | URL
만화애니비평님 말씀처럼 문학작품처럼 유려하게 써내려간 밀의 글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더군요^^:

AgalmA 2018-01-06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단이 목적으로 전도되는 것도 인간적인 특징이겠죠^^; 돈 버는 게 유일한 재미같은 M누구, 순O 패밀리 등등 유명한 분들 많잖아요ㅎ;
당연히 부(富)는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죠. 단 행복의 질과 양태는 사람마다 매우 다르다는 것.

겨울호랑이 2018-01-06 17:50   좋아요 1 | URL
^^: 그렇겠지요. 적당한 부는 누구에게나 필요하겠지요.. 다만, 그 ‘적당한‘ 정도를 정량화할 수 없어 생기는 오해와 갈등 또한 인간적인 것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블랙홀과 시간여행 - 아인슈타인의 찬란한 유산
킵 손 지음, 박일호 옮김, 오정근 감수 / 반니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시간(時間)과 공간(空間) : Time and Space


'물질 존재의 기본적 형식. 공간은 3차원을 갖고 시간은 1차원이다. 공간은 동시에 존재하는 사물의 분포 상태를 나타내고, 시간은 각종 현상이 서로 연속하여 나고 드는 그들의 계기를 가리킨다.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처럼 물질 경과의 일방향적 변화, 즉 비가역(非可逆)적인 경과를 가리킨다.' (출처 : <철학사전> 중원문화, 2009)


 <블랙홀과 시간여행 Black Holes and Time Warps>의 저자 킵손(Kip S. Thorne, 1940 ~) 교수는 불가역적인 시간의 양방향적인 변화가 가능하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펼치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 interstellar>(2014)를 통해 일반에게도 널리 알려진 웜홀을 활용한 시간 여행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질 수 있다.


  '미래로의 시간여행은 다소 쉽다. 이 블랙홀에서 저 블랙홀로 이동하는 당신의 항해가 보여주듯이 말이다. 하지만 과거로의 여행은 쉽지 않다. 사실 그러한 여행은 근본 물리법칙에 의해 완전히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웜홀(wormhole)이라고 불리는 가설적 시간 뒤틀림의 도움을 얻으면 달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의 변형은 2개의 입구인 구멍(웜홀의 입)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블랙홀처럼 보이지만 지평면을 가지고 있지 않고, 우주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 하나의 입으로 들어간 모든 것은 다른 입으로 통하는 매우 짧은 터널(웜홀의 목구멍)을 지날 것이다.(p69)... 그러한 웜홀은 공간 뒤틀림일 뿐만 아니라 시간 뒤틀림이기도 하다(p70).'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계산상으로는 25광년 거리에 있는 별에 가는 방법이 반드시 빛의 속도에 가까운 우주선을 타는 방법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블랙홀(Black hole)과 화이트 홀(White hole)을 연결하는 통로인 웜홀을 통해 우리는 빠르게 다른 별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사진] 웜홀(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ubjp&logNo=70012706265&parentCategoryNo=60&categoryNo=&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postView)


 사진에서 웜홀을 통해 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하는 것을 우리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시간적인 제약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X-Men: Days of Future Past>(2014)속에서 판빙빙이 연기한 블링크(Blink)가 보여준 텔레포트(teleport)를 통해 이를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X-men Blink 이미지(출처 : https://www.picstoc.com/tag/xmenblink)


 블랙홀은 거대한 힘으로 시공간을 왜곡시키게 되고, 웜홀의 양 입구와 웜홀 내부의 시간이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서로 달라지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는 미래로의 여행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웜홀이 매우 작은 크기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존재한다는 것이다.


 '양자중력법칙은 이러한 유형의 극히 작은 웜홀의 존재를 예측한다. 양자 웜홀이 얼마나 작으냐면 단지 10의 -33승 cm의 크기를 갖고, 아주 순간적으로만 존재한다. 시간 여행을 위해서는 사용할 수 없는 정도인 10의 -43승 초 정도만 존재한다. 여기저기 어느 곳에서든 무작위로 순간 존재했다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곧 사라진다.(p70)'


 그래서, 킵 손 교수는 시간여행을 위해 그 웜홀을 공간적으로 확대시키고, 시간적으로 지속시키자는 주장을 <블랙홀과 시간 여행> 속에서 펼치고 있다. 킵 손 교수를 비롯한 몇몇 물리학자는 이론적으로 이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는 반면, 다른 물리학자들은 누적되는 '진동요동 광선'에 의해 스스로 붕괴한다는 반론을 펼친다. 또한,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1942 ~ )은 이에 대해 시간의 상대성과 양자중력에 의한 진동요동의 방해를 주장하는 등 시간 여행과 관련한 여러 이견(異見)이 있다는 것이 현 상황이다. 이러한 물리학자들의 다른 의견 이외에도 개인적으로도 시간 여행과 관련해서는 저자와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블랙홀과 시간여행> 속에서 시간 여행이 가능하게하는 기본 전제는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인해 입자나 전자기 복사를 비롯한 무엇도 빠져나올 수 없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정의(출처 : 위키백과)되지만, 사실 블랙홀에 대해 많은 내용이 가설로 존재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당연히, 화이트홀과 웜홀의 존재 역시 가설로서만 존재하기에 이들을 활용해서 시간여행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가까운 미래는 아니라 생각된다. 또, 이러한 존재가 확인된다고 할지라도 블랙홀이 시간과 공간의 4차원의 입구가 아니라 11차원으로 구성된 다른 차원의 세계(Universe)로 연결되는 입구라면, 이미 시간여행은 논외가 되지 않을까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블랙홀과 시간여행>의 결론은 다소 싱거울 수도 있겠다.  


 비록 <블랙홀과 시간여행>의 결론은 관점에 따라 싱거울 수도 있지만, 여기까지 논의를 하기 위해 본문에서는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 ~ 1955)부터 로저 펜로즈(Sir Roger Penrose, 1931 ~ )에 이르기까지 현대 이론물리학 내용을 약 700페이지에 걸쳐 정리하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식을 거의 쓰지 않고 친철하게 이론 물리학을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블랙홀과 시간여행>은 이론 물리학의 과학사(科學史)를 공부하는 목적으로 읽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블랙홀과 시간여행>이 주는 교훈을 정리하며 이번 리뷰를 마친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힘이 많이 든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러니 뒤늦게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하루하루 살아가자.'


 이웃분들 모두 2018년 새해 시간과 공간 계획 잘 세우시고, 소원하시는 많은 것을 이루시는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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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2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1-02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눈병이 있어서 겨호 님 궁서체 인용문은 정말 읽기 힘들었는데
돋움체로 쓰시는 눈에 확 들어옵니다아.. ㅎㅎ

겨울호랑이 2018-01-02 13:39   좋아요 0 | URL
^^: 그랬군요. 피드백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궁서체는 지양해야겠습니다.ㅋㅋ 그나저나 나날이 야위시는 것 같은데, 2018년에는 건강한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라로 2018-01-02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교훈은 지금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살아야 하는 거군요!!^^

겨울호랑이 2018-01-02 14:46   좋아요 0 | URL
^^: 모든 책의 결론은 ‘깔대기‘처럼 하나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syo 2018-01-02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학책 읽으시고 나온 결론이니 엄청 과학적인 결론일거예요. 그쵸? ㅎ
겨울호랑이님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18-01-02 16:16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syo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런데, 제 글이 별로 과학적인 결론은 아닌 것 같아요.ㅋ

AgalmA 2018-01-02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이상스러운 소설 형식을 써서 더 안 읽혔는데 이 두꺼운 책을 새해 첫 책으로! 역시 겨울호랑이님 취향은 알아줘야 돼요ㅎㅋㅎ)b

겨울호랑이 2018-01-02 16:46   좋아요 2 | URL
^^: 처음 프롤로그 부분을 ‘짝퉁 인터스텔라‘ 같은 내용으로 이야기를 시작해서 저도 잘못 골랐다 싶어 플롤로그를 건너 뛰고, 1장부터 시작했더니 다행히 다음부터는 정상궤도로 돌아가더군요.ㅋ 그리고 나서 프롤로그를 읽으니 나름 독자 흥미 유발을 위한 저자의 썰렁한 배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ㅋㅋ 연말에 ‘시간‘을 정리하고 싶어 꺼내 읽었는데 그만 해를 넘겨버렸습니다.

AgalmA 2018-01-02 16:51   좋아요 2 | URL
그 생각을 못했네요! 저도 건너뛰고 볼 걸! 제가 너무 정면 돌파형이라^^;;; 담에 참고할께요^^ 노벨상 받으셔서 인터스텔라부터 보고 다시 펼칠라고 했거든요^^
시간여행 책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셨구만요ㅎㅎ

겨울호랑이 2018-01-02 16:55   좋아요 2 | URL
^^: 그게... 수식이 없다해도 물리학이 제겐 만만치 않은 분야인지라.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읽었지요.. AgalmA님께서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읽으실 것 같기에, 굳이 웜홈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실 듯 합니다만...^^:

AgalmA 2018-01-02 17:04   좋아요 2 | URL
아녜요. 저도 ‘아, 시간이 넘 천천히 가는구나‘...상태 되는 책 많아요ㅜㅜ

마녀고양이 2018-01-02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 있는 과학책들
늘 욕심만 내고 있네요

현재는 늘 과거가 되어버리고, 제가 과거로 돌아간다해도 그 자체가 제게는 현재이겠죠. 현실에 충싫하는 한해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겨울호랑이님의 마지막 문구를 잘 담아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겨울호랑이 2018-01-02 18:1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마녀고양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후애(厚愛) 2018-01-02 1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2018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겨울호랑이 2018-01-02 19:3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후애님께서도 2018년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2018-01-03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