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 이들이 상호간 미친 영향에 대해 알기쉽게 정리한 지리학 입문서. 책은 자연 환경이 인간의 역사와 문화에 끼친 영향을 설명하고 있지만,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임을 잘 보여준다. 쉽게 씌여져 잘 읽히지만, 1930년대 씌여진 책이라 시대적 한계가 있음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철도 중심의 교통 체계 설명은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지엽적인 몇몇 부분을 제외한다면 전체적인 반 룬의 통찰력은 시대를 뛰어넘는 부분이 있다. 근대화 시기 열강에 의해 수탈되고 있던 중국을 바라보며 예언처럼 던지는 그의 말은 수십 년이 지난 우리에게 더 다가오는 바가 있다. 개인적으로 재러드 다이아몬드의「총, 균, 쇠」를 읽기 전 지리 관련 지식을 쌓는다면 더 좋은 독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프랑스는 거의 10세기 동안 국가의 독립을 위해 싸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이 별도의 네 국경을 방어해야 했다면 프랑스는 오로지 서쪽 국경을 방어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기만 하면 되었다. 이런 사실이야말로 프랑스가 유럽의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앞서서 고도로 중앙집권화 된근대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요인이 아닐까 싶다.(p170)

모두 멕시코만류가 만들어놓은 결과다. 알래스카가 59만 제곱마일의 영토에 6만의 인구를 품고 있는 반면에, 세 나라를 합쳐도 43만 제곱마일에 지나지 않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에는 1,2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p231)

그렇다면 무엇이 원인이었을까? 나는 그 원인이 모든 예상을 뒤엎는 변덕스런 인간적 요소, 즉 모든 자연적 이점을 물리적 무능으로, 승리를 패배로, 용기를 따분하고 매우 불쾌한 운명에 대한 무덤덤한 수용으로 탈바꿈시킨 어떤 인간적 요소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p270)

 나는 예언자가 아니다. 나는 향후 10년 내지 15년 사이에 무슨 일이질지 알지 못한다. 십중팔구 상황이 매우 많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련한 중국이 행렬을 따라잡기에는 첫 발걸음을 너무 늦게 뗀 탓이다. 하지만중국이 따라잡는다면? 오! 신이시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때 우리받게 될 대가는 얼마만큼이나 될까? 도대체 얼마큼일까!(p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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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24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메리크리스마스 하소서! 알라딘에서 소통하게 되어 너무 감사드리고요 늘 건강하십시오 ^^

겨울호랑이 2018-12-24 18:1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 역시 카알벨루치님을 알게 되어 행복한 한 해 였습니다. 카알벨루치님께서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munsun09 2018-12-24 18: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책으로 만난 좋은 인연에 감사드리며, 내년도 좋은 책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18-12-24 18:3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munsun09님과의 짧았지만 즐거운 대화로 행복한 2018년이었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되세요!^^:)

베텔게우스 2018-12-24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

겨울호랑이 2018-12-24 23:3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베텔게우스님께서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2018-12-25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5 0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홀든의「윌리엄 셰익스피어」를 통해 우리는 셰익스피어 작품 37개에 녹아있는 당대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필멸의 작품이 불멸의 작품으로 바뀌는 과정을 보면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지금 숨쉬고 살아가는 지금을 우리 삶에서 의미있는 시간으로 가공하는 것은 온전히 우리몫이리라. 여기에 곁들어진 셰익스피어 작품의 회화는 우리로 하여금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다 읽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기 전 배경을 이해하기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다만, 영국 저자의 세익스피어에 대한 감싸기식 해석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여겨진다. 대표적으로 「베니스의 상인」을 통해 드러난 셰익스피어의 반유대주의적 성향을 보다 긍정적으로 묘사한 저자의 관점은 책을 읽으며 우리가 유념해야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틀림없이 그는 또한 자신의 전원적 유토피 아사람들이 "황금의 세계에서 그들이 그러했듯이 무심하게 세월을 흘려보내는 곳- 인 아든 숲‘ 의 이름을 끌어들임《뜻대로 하세요》 1막 1장)으로써, 애덤 역을 맡은 것만큼 이나 즐거운 마음으로 어머니의 고향에 영광을 돌리고 또 행복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회상하기도 했을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줄리어스 시저》의 저변을 감싸고 있는 들끓는 듯한 시민사회의불안한 기운은 1599년 여름 런던의 불안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베니스의 상인》은 유태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이비 기독교도들의 잘못된 도덕적 가치관을 비판하기 위한 작품으로 읽을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유태인에 대한 당시 영국 사회의 인종적 편협성을 그대로 반영하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샤일록을 묘사함으로써 셰익스피어는 유태인이 받고 있는 수난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그들에대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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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3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또 한 축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든 축일 가운데 가장 거룩하고 놀라운 축일입니다. 그날을 모든 축일의 머리요 어머니라고 불러도 잘못이 아닐 것입니다. 무슨 축일입니까? 그리스도께서 몸을 입고 태어나신 바로 그날 입니다.... 그런즉, 한 근원에서 여러 강물이 시작되듯이, 그리스도의 탄생에서 이 모든 축일이 비롯합니다.(p98) 요한 크리소스토무스(Joannes Chrisostomus, AD 349 ~ 407)<교부들의 성경 주해 : 신약성경4> 中


 크리스마스(Christmas)는 우리에게 기독교의 명절로만 여겨지고 있다. 물론, 크리스마스가 기독교에서 성탄절(聖誕節)로 큰 축일임은 분명하지만, 크리스마스가 동지(冬至)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막연하게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이번 페이퍼에서는 동지를 맞아 크리스마스와 동지와의 관계에 대해 <아시모프의 바이블>을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성탄 축일이 12월 25일로 확실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습관적으로 이 목자들이 심한 추위 속에서 그리고 어쩌면 한껏 쌓인 눈 속에서, 양떼를 지키고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하지만 무슨 근거로?... 중요한 것은 루가와 마태오가 어떤 방식으로도 성탄일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12월 25일인가? 그 해답은 천문학과 로마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p364)<아시모프의 바이블 : 신약, 로마의 바람을 타고 세계로 가다>中


 우리에게 SF 작가로도 유명한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1920~1992)는 자신이 저술한 성경 해설서에서 크리스마스에 대한 설명을 위와 같이 시작한다. 그를 따라가기 전 먼저 우리는 고대 로마인들이 생각하는 동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 새해는 봄에 시작하는 것이 더 좋을 텐데 어째서 추울 때 시작하는지 그 까닭을 말씀해 주십시오.(150)... 그러나 그분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 다음 두 행으로 요약해서 말했습니다. "동지는 묵은 태양이 새 태양으로 바뀌는 날이라 태양도 한 해도 똑같이 그때 시작되는 것이라오."(163) <로마의 축제들 제1권>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o, BC 43 ~ AD 17)는 <로마의 축제들 Fasti> 속에서 야누스(Janus)의 입으로 위와 같이 동지에 대해 말한다. 한 해의 시작이 동지로부터 시작된다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고대 로마에서 동지의 중요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지만, 아쉽게 <로마의 축제들>은 1월부터 6월까지의 축제를 설명하기에, 동지에 행해지는 로마 축제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아시모프의 바이블>로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 

 

 동지는 '태양의 탄생'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날을 기념하는 큰 명절이었다. 로마 시대에는 3일 동안(나중에는 7일 동안)동지를 축하했다. 이 축일은 옛 로마의 농경신인 '사투르누스 Saturn'를 기리는 뜻으로 '사투르날리아 Saturnalia'라고 불렀다. 사투르날리아에는 죽음을 유예받고 되살아난 것을 기념하는 축일답게 그야말로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축제와 잔치와 노래와 선물 주고받기를 위해 모든 공사(公事)가 중단되었다.(p365) <아시모프의 바이블 : 신약, 로마의 바람을 타고 세계로 가다>中


 이와 같이, 고대 로마에서 동지는 한 해의 시작이었고, 어둠에서 빛이 탄생한 큰 명절이었다. 동지가 가지는 위와 같은 이미지는 어두운 세상을 구원하는 아기 예수의 탄생의 이미지와도 잘 맞았지만, 결정적으로 신앙(信仰)의 확산, 복음의 전파라는 현실적인 필요가 '크리스마스=동지'가 되는 것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로마 시대의 처음 수세기 동안, 그리스도교는 페르시아에 뿌리를 둔 태양 숭배의 한 형태인 미트라 신앙 Mithraism과 경쟁해야 했다. 미트라 신앙에서 동지는 당연히 큰 명절이었고, AD 274년에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는 12월 25일을 태양탄생일로 지정했다.... 지도자들의 판단에 따라, 그리스도교는 교회의 기본교리에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이교도 풍습에 순응했다.... 성탄일이 그렇게 정해지자, 개종자들은 몸에 밴 사투르날리아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고도 그리스도교에 귀의할 수 있었다. 그들은 태양 Sun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Son을 기쁘게 영접하기만 하면 되었다.(p366) <아시모프의 바이블 : 신약, 로마의 바람을 타고 세계로 가다>中


 결국, 우리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일반 대중들의 속(俗)에서의 즐거움과 교회 교리의 성(聖)이 결합된 결과물임을 확인하게 된다. 동시에, 이교도 풍습에 대한 배척이 아닌 포용이 초기 기독교 확산에 긍정요인이었음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동지가 유럽이나 중동(中東) 아시아만의 명절은 아니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우리 전통 문화에서도 동지는 매우 중요한 명절이었고, 다양한 행사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동지를 '다음해가 되는 날(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 해서 크게 축하하는 풍속이 있었다. 궁중에서는 이 날을 원단(元旦)과 함께 으뜸되는 축일로 여겨 군신과 왕세자가 모여 '회례연(會禮宴)'을 베풀었으며, 해마다 중국에 예물을 갖추어 동지사(冬至使)를 파견하였다. 또 지방에 있는 관원들은 국왕에게 전문(笺文)을 올려 진하(陳賀)하였다... 그 밖에 고려, 조선 초기의 동짓날에는 어려운 백성들이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다.<출처 : 두산세계대백과사전>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 ~ 1856)가 아버지 김노경(金魯敬)을 따라 청나라를 방문해서 완원(阮元),옹방강(翁方綱)을 만나고 청나라 문물에 눈을 뜨게 된 계기도 동지사 파견이었음을 생각해 본다면, 동지사 파견을 통해 이루어진 인적 교류와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겠다. 지금은 비록 옹심이 넣은 단팥죽 먹는 날 정도로 알려진 동지이지만,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는 이들도 기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모습을 통해 여전히 동지는 우리에게 의미있는 명절임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그것은 일년 중 가장 밤이 긴 이 날을 지내고 이제는 낮이 길어지기를 바라는 희망찬 마음을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동지 날 깊은 밤,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2019년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이번 글을 갈무리한다.


PS. 크리스마스가 동지라면, 교회력에서 세례자 요한의 탄생일은 하지(夏至)에 해당하는 6월 24일이다. 이는 예수 수태고지(受胎告知, Annunciation)와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임신 개월을 고려하여 계산한 결과이지만, 교회에서는 이 역시 의미가 있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 : 30)'의 구절처럼 하지 이후 점점 짧아지는 해는 교회에서 바라보는 세례자 요한의 존재를 잘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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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0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3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wasulemono 2018-12-23 0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12-23 08:58   좋아요 1 | URL
wasulemono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oren 2018-12-23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어제 오전에 산책을 겸해 정발산 아래에 있는 여래사(如來寺)라는 절에 갔다가 수많은 인파를 보고 깜짝 놀랬더랬습니다. 웬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 절로 모여드는지, 법당에 올라가 봤더니 오백은 족히 넘을 듯하고, 천 명 가까이 될 지도 모르는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이 그곳을 뺴곡히 채우고 예불을 올리고 있더군요. 절을 찾을 때마다 너무나 한가하고 고요한 모습만 봐온 터라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더군요. ‘이건 마치 크리스마스를 앞둔 교회를 빼닮았군.‘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오늘이 무슨 날이에요? 하고 아무한테나 물었더니, ‘오늘이 동지잖아요. 일년 중 큰 행사날이지요.˝ 하더군요. 동지가 불교에서 그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날인 줄도 어제 처음 알았는데, 바로 그 동지가 크리스마스와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까지 겨울호랑이 님 덕분에 자세히 알게 되니, 동지가 꽤나 흥미로운 날이구나 싶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12-23 14:26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불교에서도 동지가 중요한 날이었군요. 저도 oren님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문화권마다 크고 작은 명절이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그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oren님, 포근하고 행복한 일요일 오후 되세요!

2018-12-23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3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2018년 12월 10일은 세계인권선언 채택 70주년이었다.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이번 페이퍼에서는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맞아 인권(人權, Human Rights)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유엔인권위원회는 인류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인권의 표현을 찾기 위하여 유네스코(UNESCO)에 인권에 관해 전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견해를 조사해줄 것을 의뢰하였다. 이 요청을 받은 유네스코는 가맹국들의 사상가와 문필가들에게 설문을 돌려 각자의 종교적, 문화적, 지성적 배경에서 도출된 특유한 인권관을 조사하였다... 인권위원회는 선언문 기초 작업에 착수할 때부터 원칙을 세워 보편적 인권이 18세기 유럽 계몽주의에서 기원한 서구의 발명품이라는 가정을 거부하였다. 그 대신 위원들은 계몽주의 인권 사상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던 공동선에 대한 어떤 보편적 관념을 확인하기 위해 전세계의 위대한 종교, 문화 전통을 찾아 나섰던 것이다. 이러한 오랜 토론의 결과가 1948년 12월 10일, 인류 역사 속에서 발전해온 세속적, 종교적 인권개념을 집대성한 최고의 인권문헌인 '세계인권선언'의 채택으로 이어졌다.(p56) <세계인권사상사> 中


  미셀린 이샤이(Micheline Ishay)가 저술한 <세계인권사상사>는 이러한 배경 아래에서 만들어진 세계인권선언에 담긴 세계 여러 문명권과 다양한 종교의 영향을 비교, 제시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짧은 페이퍼에 담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과감히 생략하고, 세계인권선언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살펴보자.


 <세계인권선언>의 주요 성안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카생(Rene Cassin)은 <세계인권선언>을 사원 입구의 주랑으로 이루어진 현관에 비유하여 인권의 중심 사상을 선언했다. 카생은 <세계인권선언>이 프랑스 혁명 당시에 외쳤던 구호처럼 "존엄성, 자유, 평등, 박애"의 네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인권선언>의 전체 30개 조항 중 27개 조항이 4개의 기둥으로 각각 나뉘어 있으며, 이들 4개 기둥이 모여 주랑 현관의  천장에 해당하는 28~ 30조를 함께 떠받치고 있다.(p36) <세계인권사상사> 中


  비록, 유엔인권위원회가 서구 중심중의에서 탈피해서 세계인권선언서를 작성하려고 노력했다지만, 카생의 설명을 듣자면 세계인권선언이 유럽 중심주의라는 형식적인 틀까지 깨뜨리지는 못한 듯하다. 유럽 건축 양식을 빌려 카생이 설명한 유엔인권선언의 세부 구조는 다음과 같다.  


[사진] 주랑 현관(출처 : 위키백과)


 첫째 기둥은 인권의 일반 원칙과 개인의 자유를 의미하며 전문과 제1~11조가 이에 해당한다. 둘째 기둥은 개인과 개인이 속한 사회집단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권리를 의미하며 제12~17조가 이에 해당한다. 셋째 기둥은 시민적 자유와 정치적 권리를 의미하며 제18~21조가 이에 해당한다. 넷째 기둥은 사회적, 경제적 영역의 권리를 의미하며 제22~27조가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천장은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국제적 질서 그리고 권리들을 서로 조화시키기 위한 원칙을 의미하며 제28~30조가 이에 해당한다.(p37) <세계인권사상사> 中


 위와 같이 개인과 집단 사이의 권리와 이들을 조화시킬 수 있는 질서를 규정한 세계인권선언이지만, 우리 현실 속에서 유엔인권선언이 잘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 있어서 우리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는가? 세계인권선언의 대상을 개인으로 한정해 살펴본다면, 세계인권선언의 내용을 경제민주주의와 정치적 평등으로 크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 문제를 바라보는 로버트 달(Robert Dahl, 1915 ~ 2014)의 입장은 다분히 비판적이다. 


 단순하게 요약해 보자면, 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세계 최초로 민주주의, 정치적 평등 그리고 정치적 기본권을 성취함으로써 미국인들의 이상은 실현된다. 두 번째 관점에서는 재산권을 보호받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부유해질 기회를 보장받음으로써 미국인들의 이상은 실현된다.(p172)... 이와 같은 상호 대립적인 이상들 가운데 어떤 쪽을 선택해야 할 지를 두고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은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p173) <경제 민주주의에 관하여> 中


 모든 국가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완전한 정치적 평등이란 미국 시민이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직은 아니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경쟁적 소비주의 문화에 내재한 공허함을 자각하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권의 문화가 가져오는 보상과 도전의식의 가치를 깨닫게 될 때, 그들은 미국을 저 멀리 잘 잡히지 않는 목표에 훨씬 더 근접할 수 있도록 만들기 시작할 것이다.(p133) <정치적 평등에 관하여> 中


  로버트 달에 따르면 기존의 재산권, 경제적 불평등, 법인 기업의 비민주적인 권위가 지향하는 경제발전이 민주주의와 정치적 평등 그리고 정치적 권리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의 권리는 침해받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산권보다 인권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의 확산만이 경제 민주화와 정치 평등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길임을 그는 지적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개별 리뷰에서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고, 그렇다면 이번에는 현상황 아래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다. 이에 대해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쿠미 나이두(Kumi Naidoo)의 말을 옮겨본다.

 

 인권선언문은 시민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권리를 구별하지 않았다. 먹을 것에 대한 권리를 보장할 필요성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필요성을 구분짓지 않았다. 현실에서는 그 둘 사이가 본질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그 후 수십 년간, 각국 정부들은 그 두 종류의 권리 사이에 구별을 만들었고 그로 인해 그 권리들이 인식되고 보호되는 데 있어서 불균형이 생겨났다.(p4)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8년 12월호 : 유엔인권선언 70주년에 부쳐 > 中


 인권운동에 있어서 우리는 표현하고 시위할 수 있는 권리를 계속해서 주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시행하는 경제, 금융 정책과 그것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연결 지어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동료조직들과 협력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정부에 묻고 부패와 불법자금의 흐름과 취약한 국제적인 조세구조를 밝혀내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서로 손을 잡고 친구, 동료들과 연합을 구성해야만 가능한 거대한 일이다. 인권운동가, 변호사, 노동조합, 사회운동가, 경제학자, 종교지도자 등 여러 조직에 걸친 협력이 필요하다.(p5)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8년 12월호 : 유엔인권선언 70주년에 부쳐> 中


  쿠미 나이두의 제언을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 ~1883)의 <공산당 선언>의 유명한 구절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Workers of the world, unite!'를 연상하게 된다. 또한, 연대와 단결의 근간이 타인에 대한 공감임을 생각해본다면, 아담 스미스가 <도덕감정론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에서 강조한 '동감(同感, sympathy)' 문제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지난 250여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과제를 안고 살아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유엔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인권'에 대해 미처 정리되지 않은 여러 질문을 던져본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은 다음 독서 여정이 될 것임을 확인하면서 이번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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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8-12-22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분노. 차별. 경멸이 가득한 세상
연대한 우리가 어떻게 사회를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요즘 참 생각이 많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12-22 19:19   좋아요 2 | URL
비록 지금 많이 혼란스럽지만, 이러한 혼란도 일종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018-12-22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2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3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3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글을 쓸 무렵 나는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 마을 근처에 있는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집 한 채를 손수 지어 홀로 살고 있었다. 그곳은 가장 가까운 이웃과도 1마일쯤 떨어진 곳이었으며, 나는 순전히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거기서 나는 2년 2개월 동안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문명 생활의 일원으로 돌아와 있다.(p9) <월든> 中


 2015년 7월 25일부터 시작한 시골학교에서의 생활을 다음 주면 마무리하게 됩니다. 약 3년 5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으니, 소로우의 월든 생활보다는 긴 시간을 보낸 셈입니다. <월든 walden>에서 헨리 데이빗 소로우(Henrry David Thoreau, 1817 ~ 1862)는 다음과 같이 자신이 월든 호숫가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월든 호숫가에 간 목적은 그곳에서 생활비를 덜 들여가며 살거나 또는 호화롭게 살자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내 개인적인 용무를 보자는 데 있었다.(p33) <월든> 中


세상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하며, 우리의 위치와 우리의 관계의 무한한 범위를 깨닫기 시작한다.(p246) <월든> 中


  외부와 단절된 수도 생활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자 한 소로우와 달리 저희 가족의  시골생활의 목적은 연의 교육 문제였습니다. 아이가 어린 시절을 자연에서 보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교육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시골학교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2년 2개월동안 월든 호숫가를 떠나지 않은 소로우와는 달리 저는 강남역으로 출퇴근을 해야 했으니, 생각해보면 같은 시골 생활이었지만 소로우와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았던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계절은 바뀌었습니다.





[사진] 장평에서의 사계(by 겨울호랑이)


 이렇게 해서 내 숲 생활의 첫번째 해는 끝이 났다. 그다음 해도 첫해와 큰 차이는 없었다. 1847년 9월 6일 나는 드디어 월든을 떠났다.(p454) <월든> 中


 나는 숲에 들어갈 때나 마찬가지로 어떤 중요한 이유 때문에 숲을 떠났다.(p460)... 나는 경험에 의하여 적어도 다음과 같은 것을 배웠다. 즉 사람이 자기 꿈의 방향으로 자신있게 나아가며, 자기가 그리던 바의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는 보통 때는 생각지도 못한 성공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p461) <월든> 中


 소로우는 위와 같은 말로 <월든>을 마무리하면서, 자신이 얻은 바를 말하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제게 무엇을 얻었느냐고 물어본다면 무엇이라 대답해야 할까요. 시간이 흘러야 제대로 돌아보겠지만, 지금 당장은  이 곳 생활을 통해 많은 책들을 접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을 가질 수 있어 행복했다는 대답을 할 듯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월든>의 한 구절을 마지막으로 이번 글을 갈무리 합니다. 


 나의 거처는 사색을 하기 위한 곳뿐만 아니라 진지한 독서를 하기 위한 곳으로도 그 어느 대학보다 나았다. 내가 사는 곳은 그 흔한 순회도서관도 찾아오지 않는 곳이었지만 나는 온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몇 권의 책들의 영향력 속에 과거 어느 때보다 깊이 젖어들게 되었다.(p144)... 때로는 사람들은 고전 연구가 더 현대적이고 더 실용적인 학문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탐구적인 학생은 그것이 어떤 언어로 쓰였고 얼마나 오래되었고 간에 항상 고전을 연구할 것이다.(p145) <월든> 中


PS. 다시 생각해보니, 독서보다는 운전 실력이 많이 좋아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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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09 23: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계...다시 도시로 가시는군요! 겨울호랑이님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사진이 너무 정겹고 멋집니다!^^

겨울호랑이 2018-12-09 23:55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님^^:) 연말연시가 실감되는 요즘입니다. 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꾸준히 같은 지점에서 시차를 두고 찍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올려봅니다. ㅋ

카알벨루치 2018-12-09 23:57   좋아요 2 | URL
사진에도 조예가 있으신가 봅니다 의도적인 시골생활이 너무 가슴에 다가옵니다 연의의 성장과 성숙에 부모님의 마음과 정성이 큰 자양분이 될 것 같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8-12-10 00:01   좋아요 2 | URL
카알벨루치님 칭찬에 감사합니다만, 요즘 핸드폰 카메라 성능이 좋은 덕인 듯 합니다...^^:)

카알벨루치 2018-12-10 00:03   좋아요 2 | URL
사진 찍으시는 분의 계획된 의도가 돋보입니다 휴대폰은 이차적인 것이고요 ㅎㅎㅎㅎ편한 밤 되십시오~

겨울호랑이 2018-12-10 00:05   좋아요 2 | URL
카알벨루치님 감사합니다. 편한 밤 되세요^^:)

나와같다면 2018-12-10 00: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3년 넘는 기간동안 출퇴근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덕분에 인생에서 빛나고 아름다운 시기를 선물 받으신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작도 응원합니다. 진심을 담아서

겨울호랑이 2018-12-10 08:53   좋아요 3 | URL
나와같다면님 감사합니다. 출퇴근 거리가 조금 멀어지게 되니 아침에 서둘러 나올 수 있어 혼잡함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의 좋은 점이었다 생각합니다. 나와같다면님 말씀처럼 저희 가족에게 좋은 경험이었네요 응원에 감사드리며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2018-12-10 08: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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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0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8-12-10 0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단 운전 실력뿐이었을까요?
얻어 가시는 것들이 더 많았으리라고 봅니다^^
사계 사진 모든 계절이 좋네요!
이렇게 좋은 풍경도 담아 가시는군요.ㅋㅋ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더 좋은 날들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18-12-10 08:5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님 말씀처럼 지금 당장은 몰라도 소중한 경험이었음을 느낄 때가 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오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

목나무 2018-12-10 0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빠는 출퇴근하느라 좀 고생스러우셨겠지만 따님에게는 두고두고 오래 기억에 남을 시골생활이었을 것 같아요. ^^
새로운 보금자리에서도 바뀌는 계절 느끼고 즐기시며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

겨울호랑이 2018-12-10 08:53   좋아요 2 | URL
설해목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조금이나마 아빠 노릇을 한 것 같습니다. 작은 마음 하나로 좋은 추억을 줄 수 있었기에 저 역시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설해목님께서도 좋은 하루 되세요!

oren 2018-12-10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께서 기나긴 시간 동안 머나먼 통근길을 마다 않고 고달픈 시골 생활을 자청하신 데는 자식 교육을 위한 부모로서의 심모원려와 숭고한 희생 정신이 깔려있었군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겨울호랑이 님께서도 정확하게 인용해 주셨듯이, 소로우가 월든 호수로 간 이유는 아주 시급하고도 중요한 ‘개인적인 용무‘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그건 바로 파상풍으로 급작스레 사망한 형을 추모하기 위해 책을 쓰는 일이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책이 바로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국내에서는 『소로우의 강』으로 번역)이었고요. 그런데, 그토록 심혈을 기울여 쓴 그 책이 참담한 실패를 겪고 난 뒤에야 『월든』이라는 걸작이 (비슷한 장소에서) 탄생한 사실이 재미있더군요.

오늘 문득 『주석 달린 월든』을 펼쳐 그 대목을 다시 읽어봐도 여전히 새롭고 흥미롭네요. 소로우의 처녀작은 출판사를 구하지 못해 결국 자비로(=빚을 내서) 1,000권을 출판했으나, 4년 동안에 팔린 책이 290여 권에 불과했고, 그 중에서도 75권은 기증한 거라고 하고요. ‘이제 나는 거의 900권에 달하는 책이 있는 서고를 갖게 됐지만, 그중 700권 이상이 내가 쓴 책이다.‘라고 일기에 쓴 것도 나중에 출판사로부터 되돌려받은 미판매 재고분 706권을 가리키는 것이었고요. 『주석 달린 월든』에서는 ‘개인적인 용무‘를 좀 더 익살스럽게(?) ‘개인 사업‘으로 표현해 놓은 점도 눈에 띄네요.

* * *

내가 월든 호수로 간 목적은 돈을 들이지 않고 살려는 것도 아니었고 거기에서 힘들게 살려는 것도 아니었다.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고 개인 사업을 하고, 상식도 없으며 계획을 해서 사업을 꾸려갈 만한 재능도 없어 어리석게는 보여도 그만큼 한심하게는 보이지 않을 일을 하는 데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였다.(『주석 달린 월든』)

겨울호랑이 2018-12-10 23:12   좋아요 1 | URL
에고. oren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쑥스럽습니다. 모든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매한가지 아니겠습니까. 다만, 제가 나중에도 아이 앞에 작게나마 노력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됩니다. oren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월든」의 숨겨진 뒷이야기가 이해가 되네요. 저는 소로우가 ‘개인적인 사업‘으로 표현한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안개 걷힌 듯 이해가 되네요. 좋은 말씀에 감사드리며, 저 역시 「주석 달린 월든」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요즘 「소로우의 자연사 에세이」를 읽고 있습니다만, 끝나는대로 읽어야겠습니다. oren님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8-12-10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고 말해도, 모두가 겨울호랑이 님처럼 실천으로 옮기진 못하죠. 대단하십니다. ^^

겨울호랑이 2018-12-11 00:22   좋아요 3 | URL
^^:) 북다이제스터님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이럴 줄은 처음에는 몰랐답니다 ㅋㅋ 알았다면, 아마도... ^^:)

2018-12-11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1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2 09: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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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22: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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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8-12-13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는 자연에서 자랄 수 있어서 정말 좋았겠지만,
강남까지의 출퇴근이라니! 겨울호랑이님은 정말 힘드셨겠어요.

좀 더 나이가 들면 혼자 어느 시골 집에 살며,
책 읽고, 글쓰고, 술 마시며 지내고 싶단 생각을 하긴 해요.
이 각박한 대도시를 벗어나고픈데, 아직은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니 벗어날 수가 없네요.

겨울호랑이 2018-12-13 22:5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감은빛님^^:) 그래도 제가 조금 마음을 더 써서 아빠로서 무언가를 해 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감은빛님께서도 시골에서의 은퇴를 생각하시는군요.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은 때가 아닌 듯하네요.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기다림이 큰 만큼 더 좋은 생활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 감은빛님 편한 밤 되세요!

서니데이 2018-12-19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2018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8-12-19 23:0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

302moon 2018-12-19 2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고맙습니다, 이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 저도 분발해야지, 생각하지만 그냥 말뿐ㅜㅜ 편안한 밤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8-12-20 06: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이웃분들 덕분입니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 연말이네요. 302moon님께서도 행복한 한 해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syo 2018-12-19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편안한 겨울 보내고 계신가요 ㅎㅎㅎ 2018도 어김없이 서재의 달인이 되셨어요. 같은 감투를 쓰고 있다는 게 부끄러울 정도로, 올해도 많이 배웠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12-20 06:32   좋아요 0 | URL
저 역시 syo님께 축하 말씀드립니다. 올 한 해 syo님의 유쾌한 글로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리며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

깐도리 2018-12-21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 호랑이님 2018년 서재의 달인 되시 거 축하드려요^^

겨울호랑이 2018-12-21 13:1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 역시 깐도리님께 2018년 서재의 달인 축하 말씀 드립니다. 평소 많은 책을 읽으시고 꾸준히 리뷰를 올리시는 깐도리님께는 당연하겠지만요. 내년에도 좋은 리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