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의 이해 (반양장)
데이비드 파렐 지음, 전용주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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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도의 비례성은 선거라는 게임에서의 승자와 패자, 정당군, 의원의 행태를 결정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반면, 비례성은 불안정성을 야기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미약하다. 이런 관점에서 비례제를 선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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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메트와 샤를마뉴 (천줄읽기) 지만지 천줄읽기
앙리 피렌 지음, 강일휴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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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피렌 테제‘의 핵심을 다소 거칠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격변이 발생해 새로운 시대, 즉 중세가 시작된 것은 게르만족 침입이 아니라 이슬람 침공때문이었다는 것이다.(p9) - 해제 -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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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Bond) 자료를 찾을 일이 있어 도서관에서 관련 몇 권의 책을 빌려왔다. 채권에 대한 개인 경험은 <재무관리> 과목에서 채권에 대해 배운 것이 거의 전부이기에 관련 도서를 찾아 봤으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채권 시장은 주식시장보다 거래되는 돈의 규모가 크기에 개인투자자보다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시장이다. 그리고, 이러한 채권의 특성상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채권 관련 책은 상대적으로 찾기 어려웠다.  그 중 몇 권의 책을 골랐는데, 이들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로 다른 이들 책에서 공통적인 내용을 찾는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1. 채권의 가격 = 미래현금의 현재 가치 = 이자의 현재가치 + 만기 시 원금의 현재 가치. 채권을 통한 수익은 처분과 보유를 통해 이루어진다. 처분 시에는 채권의 가격과 현 시세를 비교해서 차익 거래(arbitrage trading)를 할 경우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여기에 채권은 정기적으로 이자수익이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주식의 배당수익보다 높다.  때문에 채권은 보유 시에도 안정적으로 정기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러한 점이 채권의 매력이다.


2. 현재가치는 이자율(interest rate)에 의해 결정되며, 채권의 위험요소는 이자에 반영된다. 즉, 채권에서 이자율은 현재가치할인율인 동시에 위험 프리미엄(premium)이기도 하다. 채권 투자에서는 이자율과 듀레이션(duration)의 개념 정도만 알아도 채권 투자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3. 현재 세계경제는 전반적으로 침체기이며, 침체기에는 채권 투자가 안정적이다. 특히, 신흥국의 국채 투자는 안정적인 고수익을 보장한다.여기에 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채권왕 빌 그로스와 같이 채권에서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4. 채권을 알고, 투자하려는 채권 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투자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를 활용하자.


 책마다 조금의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큰 줄기는 위와 같다. 요약하면, 채권은 주식보다 안정적이기에 요즘과 같은 경제침체기에는 채권 투자, 특히 해외 채권 투자를 해야한다는 것. 이러한 채권 투자 권유 책들에 대해 두서 없지만 떠오르는 몇몇 반론을 옮겨본다.


1. 채권 투자가 정말 안정적일까?


 국채의 경우 나라에서 발행하기에 다른 투자 수단보다 안정적일 수 있다. 국채의 성격상 국가 재정정책 수단이나 금융정책 수단으로 활용되기에 이런 경우 발행 가격이 과연 시장 가격을 충분히 발행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거 러시아나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moratorium) 선언의 경우를 보더라도 국채 투자 역시 절대적으로 안정적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2. 채권 투자에는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채권 발행 당시 이자율 외에도 할인율로 사용되는 시장 금리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지국과 세계 경제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일반인들이 이러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설사, 지금 당장 현지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채권 투자가 본업이 아닌 이상 지속적으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채권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자들이 우리 상상을 초월하는 자금력을 가진 세계자본이고,  MIT와 같은 명문대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한 이들이 자금을 운영하며, 이들은 채권뿐 아니라 파생상품(선물, 옵션 등)도 자유롭게 결합하여 운용하기에 더 많은 수익 기회를 가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별로 투자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3. 그렇다면 펀드는 답이 될까?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책에서는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fund)를 활용을 권유한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수료 비용은 운용 수익의 1~2%를 항상 차감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떨어뜨린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손실 발생 시 수수료 문제다. 펀드 매니저들은 수익이 나지 않아도 고정적으로 수수료를 차감하기 때문에 일종의 대리인 비용(agent problem)이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펀드 수익을 낮게 만들고, 손실을 가중시키는 수수료 문제는 비단 채권 펀드만의 문제는 아니라 여겨진다.


 이러한 문제점을 이들 책에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점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채권 투자가 절대적인 재테크 수단인 것으로 광고하고, 일반인들에게 조금만 노력하면 채권왕 빌 그로스처럼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처럼 선동하는 모습을 책의 내용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채권 투자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채권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 해외 채권 투자를 권유하는 전문가들의 모습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어린 청년들에게 총 쏘는 방법만 가르쳐주고 나서 적의 철조망을 뚫고, 기관총을 피해 적의 참호 앞으로 돌격할 것을 명령하는 무책임한 지휘관의 모습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림] Why was the First World War so bloody? (출처 : http://thesnufkin.blogspot.com/2016/06/why-was-first-world-war-so-bloody.html)


채권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다른 자료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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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8 12: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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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8 18: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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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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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마르셀)가 문학의 스승 그리고 사랑을 만나다. 그는 인상파 화가 엘스티르에게 인식을, 작가 베르고트에게 표현을, 알베르틴에게 사랑을 배우고 느끼며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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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 지음, 최민 옮김 / 열화당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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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단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만 본다. 이렇게 보는 것은 일종의 선택 행위다. 선택의 결과,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을 시야의 범위안으로 끌어들인다... 우리는 결코 한 가지 물건만 보지 않는다. 언제나 물건들과 우리들 사이의 관계를 살펴본다... 우리가 어떤 것을 볼 수 있게 되자마자, 타인도 우리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된다. 이렇게 타인의 시선이 우리의 시선과 결합함으로써 우리 자신 역시 가시적 세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납득할 수 있게 된다.(p11)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존 버거(John Berger, 1926 ~ 2017)는 <다른 방식으로 보기 Ways Of Seeing>에서 작품 제작(製作) - 감상(鑑賞) - 소비(消費)라는 예술 시장의 모습를 통해 '보는 행위'의 의미를 살펴본다. 여기에서 저자는 '본다'는 것은 단순한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주된 방법으로 설명하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사진] 다른 방식으로 보기(출처 : https://www.bfi.org.uk/news-opinion/sight-sound-magazine/features/image-lib-john-berger-ways-seeing)


 말 이전에 보는 행위가 있다. 아이들은 말을 배우기에 앞서 사물을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안다. 그러나 보는 행위가 말에 앞선다는 것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보는 행위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결정해 준다.(p9)... 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또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p10)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그렇다면, 제작 단계에서 작품은 사회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을까.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는  누드(nude)라는 표현 양식 안에 숨겨진 사회의 모습을 지적한다. 예술 작품 안의 불평등한 관계는 불평등한 사회관계의 연장선상에 놓인다.


 여자들은 남자들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여성성이 남성성과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이상적인' 관객이 항상 남자로 가정되고 여자의 이미지는 그 남자를 기분 좋게 해주기 위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p76)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유럽의 누드 예술형식에서 화가와 관객(소유자)은 보통 남자이며 대상으로 취급받는 인물은 보통 여자다. 이런 불평등한 관계는 우리 문화에 아주 깊이 각인되어 있어 지금까지도 많은 여자들의 인식을 형성한다.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을 여자들 스스로도 자신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도 남자들이 여자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자신들의 여성성을 살펴본다.(p75)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그렇다면, 사회(또는 문화)는 '본다'라는 행위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을까. 이는 감상 단계에서 잘 드러나는데, 작자의 의도가 관객에게 전달되며 주관성과 객관성의 혼합으로 작품 안의 표현이 사회 인식으로 바뀌게 됨을 밝힌다.


 벌거벗은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평범성이라는 요소가 개입하게 된다. 이 평범성이란 단지 우리가 그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바로 그 순간이 되기까지 타인은 어쨌든 신비스러운 존재다.(p70)... 우리의 시선이 성기로 옮겨 가면 곧바로 그것의 형태 자체가 보는 사람을 일방적인 방향으로 몰고 가 버린다. 즉 타인의 존재는 가장 기본적인 성적 범주인 남성 혹은 여성으로 축소되거나 격상된다.(p71)... 벌거벗은 몸이 최초로 드러나는 순간, 하나의 신비감이 상실됨과 동시에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또 다른 신비감을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그 과정은 '주관적인 것 - 객관적인 것 - 두 가지가 결합된 힘'으로 진행된다.(p71)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이와 같이 제작 단계에서는 사회가 작품에 영향을 미친다면, 감상 단계에서는 작품이 사회 인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에 외부요인이 추가되면서, 예술 작품은 다양화된다. 구체적으로 책에서는 유화(油畵)와 같은 기법, 광고(廣告)와 같은 수단 등이 제시되는데 이들은 자본(資本 capital)의 영향의 결과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유화(oil painting)라는 용어는 기법 이상의 것을 가리킨다. 기름에 물감을 섞어서 그리는 기법은 일찍이 고대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템페라 기법이나 프레스코 기법으로는 묘사하기 힘든 삶의 특정한 정경을 그리기 위해 기법을 특별하게 개발하고 완성시킬 필요가 생겼을 때, 비로소 미술형식으로서의 유화가 탄생한 것이다.(p98)...자본이 사회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유화는 사물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영향을 미쳤다. 마치 모든 것이 상품이 되었기 때문에 모두 서로 교환 가능하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유화는 모든 사물을 동등한 대상으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p102)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광고는 미래 시제로 얘기하지만, 그 미래의 달성은 끊임없이 연기된다... 광고의 진실성이란 광고가 내건 약속을 충실히 이행했는가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광고가 주는 환상이 그 광고를 보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품는 환상에 얼마나 적절하게 들어맞느냐로 판단되기 때문이다.(p169)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이와 같은 (예술) 작품의 다양화는 우리에게 그만큼의 이미지를 제공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형성되는 관계는 '원작 - 복제품'의 관계가 된다. 소비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이들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발터 벤야민(Walter Bendix Schonflies Benjamin, 1892 ~ 1940)의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technischen Reproduziebarkeit>의 리뷰 몫으로 넘기도록 하자.


 이미지는 재창조되었거나 재생산된 시각이다. 모든 이미지는 하나의 보는 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을 볼 때 우리는 막연하게나마 그 사진이 사진을 찍은 사람의 무한히 많은 시각들 가운데서 특별히 선택된 것이라는 사실을 의식하게 된다... 비록 모든 이미지가 하나의 보는 방식을 구현하고 있긴 해도, 어떤 이미지를 보고 어떻게 평가하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 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p12)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현재의 복제 기술이 해낸 것은 예술의 권위를 파괴하고 예술을 그 어떤 보호영역으로부터 떼어낸 것이다. 이제 예술 이미지는 마치 언어처럼 우리 주위를 둘싸고 있다. 예술 이미지는 삶의 주류에 합류했는데, 이제 예술 자체의 힘만으로는 더 이상 삶을 지배할 수 없게 된 것이다.(p39)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다른 방식으로 보기>는 이처럼 '보기'라는 행위안에 담긴 의미를 예술 작품의 제작 부터 소비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제시한다. 여러 작품 사진과 함께 제시되는 이러한 예시는 자칫 어려워질 수 있는 내용을 일반 대중에게 전달한다. 이와 같이 <다른 방식으로 보기>는 우리에게 '보기'라는 행위와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하기에 한 번 읽을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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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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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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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1: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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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1: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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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5-07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 싶은 책인데 헌책방에서 만날 수가 없네요.

2019-05-07 14: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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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3: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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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4: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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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5: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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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5-07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청 좋은 책이었습니다.
미술 보기도 이데올로기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 책이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9-05-07 23:42   좋아요 2 | URL
정말 그렇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작품에 대한 해석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간결하게 설명한 좋은 책임을 저 역시 느꼈습니다. 아울러 존 버거라는 작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9-05-07 23:50   좋아요 1 | URL
그래서 드는 생각인데요, 파시즘처럼 이데올로기가 없는 현상 이해가 과연 세상에 존재조차 가능한지 새삼 궁금해집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19-05-07 23:53   좋아요 1 | URL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로서는 더 고민이 필요한 문제라 여겨집니다. 북다이제스터님께서 먼저 답을 얻으시고 공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