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 다석 강의로 다시 읽는 중용 사상
박영호 풀이, 류영모 번역.강의 / 교양인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 종교는 겉으로는 다교(多敎)이지만 속으로는 일원(一元)인 것이다. 하느님은 온통(전체)이라 둘일 수가 없다.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134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에서 류영모(柳永模, 1890 ~ 1981)는 <중용 中庸>의 문구를 여러 관점에서 해석한다. 가는 길(道), 가고자 하는 길은 다를 수 있지만,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하나일 수밖에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읆이(詩)에 이르되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고기는 깊은 물에 솟아 뛰논다." 하였으니
그 위아래로 살피어 이른(言)것이니라.

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
시운 연비려천 어약우연 언기상하찰야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고기는 깊은 물에 솟아 뛰듯이, 하느님(道)은 나를 초월하여 계시면서 내 속에 내재(內在)하신다. 예수는 초월하여 계시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하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느님(道)을 하느님 아들이라 하였다. 석가는 초월하여 계시는 얼을 니르나바(涅槃)라 하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느님을 다르마(法)라고 하였다. <중용>에서는 초월하여 계시는 하느님을 천(天)이라 하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느님을 성(性)이라 하였다. 초월하여 계시는 하느님으로부터 거룩이 내리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느님으로부터 기쁨이 솟는다. 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135


 공자의 인(仁)은 하느님의 생명인 얼씨이다. 얼씨가 말씀으로 사랑으로 나타난다. 충서의 충(忠)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고 서(恕)는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충(忠)은 중(中)과 심(心)으로 하느님께 뚫린 마음이고 서(恕)는 여(如)와 심(心)으로 하느님과 같은 어진 마음이다. 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151


 '성(誠)'은 <중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글자이다. 중용(中庸)이란 두 글자가 합쳐진 것이 성(誠)이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로고스(logos)와 같다. 류영모는 '참'으로 옮겼다. 지성(至誠)을 류영모는 하느님으로 보았다. 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196


 결국은 내가 나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내가 누구인가를 물어야 한다. 그래서 제나가 거짓나임을 알고 참나인 얼나를 깨달아야 한다. 밖을 살피다가 내 속을 살펴야 바로 살피는 것이다. 이를 <반야심경>에서는 '관자재(觀自在)'라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누구인가를 사무치게 물어야 한다. 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317

 그렇지만, 다른 한 편으로 인간의 법칙과 자연의 법칙을 다른 것으로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자연을 타자(他者)화 하고 이분법(二分法)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서양철학의 관점에 가깝다고 여겨진다. 그런 면에서,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에서 저자는 사람의 종교는 궁극적으로 하나지만, 사람과 자연은 다르다는 이분법적인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쥐, 사슴, 하마 같은 동물은 지나치게 번식하여 과밀 상태에 빠지면 집단으로 물에 빠져 죽는다. 이를 '레밍(Lemming)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연의 법칙이다. 그것은 악하다 선하다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사람이 장애인, 늙은이, 병든 이, 약한 이, 어려운 이를 돌보아주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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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20-08-31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석 선생 책을 찍어만 두고 읽을 엄두를 못내고 있어요. 게으른 저는 생각만 하고 겨울호랑이님은 움직이시는군요.

겨울호랑이 2020-08-31 11:50   좋아요 2 | URL
에고, 아닙니다. 저도 읽긴 합니다만, 그 뜻을 제대로 알고 제 것으로 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합니다... 계속 새기도록 노력해야겠지요. samadhi님 감사합니다.^^:)

samadhi(眞我) 2020-08-31 11:56   좋아요 2 | URL
읽는 것만으로도 훌륭한데요.

겨울호랑이 2020-08-31 12:0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samadhi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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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슬프다. 동아시아 한반도의 4천 3백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이 경술년(1910) 8월 29일 마지막을 고한다니, 하늘이시여. 사람들이여! 이날 이완용 등은 나라를 일본에게 양여한다는 조칙을 속여 만들어 황후의 숙부 윤덕영(尹德榮)에게 주어 옥새를 찍게 하였으니, 황제는 흐느끼면서 승낙하지 아니하였고, 황후 또한 통곡을 그치지 아니했다... 가련하도다, 제실(帝室)이여. 밖으로는 강국에 제압을 당하고, 안으로는 적신(賊臣)의 핍박을 받았으며, 또 골육에게 압박을 받았으니, 운명의 쇠퇴함이여. 어찌 이런 극한에 이르게 되었는가. _ 박은식, <한국통사>, p283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은 일본에 합병(合倂)되었다. 박은식(朴殷植, 1859 ~ 1925)의 <한국통사 韓國痛史>에서는 데라우치가 이완용과 송병준의 권력다툼을 이용하여 국권을 팔아넘기도록 술수를 부렸고, 송병준이 자신의 자리를 대신할 것을 두려워한 이완용에 의해 조약이 서둘러 만들어졌음이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윤덕영이 옥새를 가져다가 날인하면서 마침내 대한제국은 멸망하게 되었다. 정 교(鄭喬 , 1856 ~ 1925)의 <대한계년사 大韓季年史>는 이 날을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이때 이완용(李完用)은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 正毅)와 함께 합방조약(合邦條約)을 정했다. 그 문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의 황제 페하 및 일본국의 황제 폐하는 두 나라 사이의 특수하게 친밀한 관계를 돌아보아, 서로의 행복을 증진하며 동양의 평화를 영구히 확보하기 위한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한국을 일본국에 병합하는 것이 낫다고 확신한다. 이에 두 나라 사이에 병합 조약을 체결하도록 결정하니 이에 한국의 황제 폐하는 내각 총리대신(內閣摠理大臣) 이완용을, 일본국의 황제 폐하는 통감(統監) 자작(子爵) 데라우치 마사타케를 각각 저마다 전권위원(全權委員)에 임명한다. 이어서 위의 전권위원은 한데 모여 협의하여 아래의 여러 조항을 협의하여 결정한다. 

 

 제1조, 한국의 황제 폐하는 한국 전부에 관한 일체의 통치권을 완전히 또 영구히 일본국의 황제 폐하에게 넘겨줌.

 제2조, 일본국의 황폐 폐하는 앞 조의 실린 넘겨줌을 수락하고 또 완전힌 한국을 일본제국에 병합함을 승낙함<그 아래에 또 여섯 조항이 있는데, 이제 생략한다>.


 융희(隆熙) 4년(1910) 8월 22일,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그 아래 관인(官印)을 찍었다>.

 메이지(明治) 43년(1910) 8월 22일, 통감 자작 데라우치 마사타케 <그 역시 아래 역시 관인을 찍었다.>


 오후 6시쯤, 이완용과 윤덕영이 두 조칙<곧 8월 22일과 29일의 조칙이다>을 내어와 옥새를 찍으라고 황제를 몰아세웠다. 황제는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김윤식이 홀로 말했다. "우리 한국은 폐하 한 분의 한국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을 가벼이 논의해서는 안 됩니다." 이완용과 윤덕영은 일본의 지휘를 받아, 곧바로 김윤식과 여러 사람들을 쫓아냈다. 마침내 옥새를 가져다 그 문서에 찍었다<그때 일본인들은 옥새를 가지고 통감부로 갔다.>_정교, <대한계년사 9>, p229


 이때 많은 애국지사들이 일본인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한국인으로 죽기를 원했는데 매천(梅泉) 황현(黃玹, 1855 ~ 1910) 역시 이때 아편으로 자신의 삶을 마감하게 된다. 그가 남긴 <매천야록 梅泉野錄)>은 개화기부터 망국의 시기까지를 다룬 책으로, 여기에는 다른 이에 의해 비장한 황현의 죽음이 짧게 기록되어있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이들이 순절(殉節)로 강제 병탄에 저항하였다.  


 이때 한국 인사로 순절한 사람이 많았으나 각 신문이 이미 폐간되어 천지가 캄캄하였으니 그 일도 발표될 곳이 없었다.(p285)... 대개 이 사람들 중에는 명문 집안 출신이거나 학문이 깊은 원로도 있고, 혹은 유림으로 저명한 자도 있었다. 죽을 때, 목을 매거나 할복하기도 하고, 물에 빠져 죽기도 하며 굶어 죽기도 하였으며, 또는 독약을 먹고 죽기도 하고, 절명사(絶命詞)와 유서를 남겨 놓기도 하였다. 진실로 모두 역사가들이 대서특필하여 전해야 할 것이다... 내가 이제 사정을 대략이나마 안 사람은 홍범식, 김도현, 황현 세 사람으로, 나머지 사람들은 후일을 기다리겠다._ 박은식, <한국통사>, p286


 한일 합방조약을 체결하다 _ 8월 22일 [기미]에 합방조약을 체결했다. [이후로는 고용주가 덧붙여 썼다. - 원주]

 한국의 국호를 조선으로 고치다 _ 8월 29일[음력 경술년 7월 25일].  한국을 왜국에 병합하고 한국의 국호를 조선으로 고쳤으며, 통감부를 조선총독부라고 했다. 이후로 한국의 대신 이하 모든 관리들을 귀속시켜 잔무를 정리하게 했다.

한국황제를 왕으로 책봉하다 _ 한국 황제를 왕으로 책봉하고 창덕궁 이왕 李王이라 칭했다. 황태자는 왕세자로 책봉했고, 태황제는 태왕으로 책봉한 뒤 덕수궁 이태왕 李太王이라 불렀다. 각 후 后와 비 妃는 완비, 왕태비, 세자왕비로 책봉했다.


한국이 망하자 전 진사 황현이 약을 먹고 죽었다._황현, <매천야록>, p456


 뜻있는 선조들의 죽음은 분명 후세에게 큰 울림을 전해 주지만, 그분들의 희생으로도 나라를 잃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국권을 잃어야 했었는가? <한국통사 韓國痛史>의 저자 박은식(朴殷植, 1859 ~ 1925)은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망국(亡國)의 원인을 찾는다. 


 오호라! 세상에 나라가 있는 자는 외국인의 사기에 걸려들어 한국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될 것이다. 또한 스스로 누가 우리나라를 멸망시켰는지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홀로 말하길 "우리 선조의 교화(敎化)가 바뀌어 이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할 것이다. 무엇으로써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보건대 대개 지구상에 여러 나라 중에 일부는 패자(覇者)가 되기도 하고 일부는 노예가 되기도 하며,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는데, 그 나라 국민이 무력이 강하고 용감하여 삶을 가볍게 여기면 패자가 되고 흥하며, 그 국민이 문약(文弱)하여 겁을 먹고 죽음을 겁내면 노예가 되고 망하게 된다.(p293)... 오호라! 우리 선조의 교화가 바뀌어 상무정신이 보존되지 못했으니 지금에 이르러 누구의 허물이라 하겠는가? 원통하고 원통하도다!_ 박은식, <한국통사>, p296


  그가 찾은 패망의 원인은 서양의 신문화 도입이 늦어서가 아니라, 상무(尙武)정신의 부재에 있었다. 상무의 기상이 쇠퇴했을 때 나라를 배앗긴 반면, 고구려(高句麗)가 과거 중국 수(隨), 당(唐)의 침입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상무 정신이 있어서라는 <한국통사>의 분석은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 1737 ~ 1794)의 로마 멸망 원인과 궤를 같이 한다. 비록, 모든 것을 정신력의 부재로만 돌리는 것은 다소 무리해 보이지만, 적어도 역사를 통해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는 필요하지 않을까... 110주년 경술국치일을 다시 생각하며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로마인의 미덕이 살아 있던 시절에 속주들은 공화국의 군사력에, 시민들은 공화국의 법률에 복종했다. 그러나 내분으로 공화국의 법률은 무너졌고, 로마와 속주들은 비굴한 폭군의 소유물로 변질되었다. 그들의 비참한 노예 상태를 어느 정도 경감시키거나 위장해 주었던 입헌 공화정의 형식도 시간과 폭력에 의해 폐지되었다... 게르마니아와 스키타이의 전사들은 처음에는 용병이나 동맹군으로 속주 군대에 편입되었다가 마침내는 로마인들의 주인이 되어 로마인들을 모욕하거나 보호해 주기도 했다. 로마의 운명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힘센 이방인들의 창검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_ 에드워드 기번, <로마 제국 쇠망사 3>, p431


 PS <매천야록>을 통해 대한제국(大韓帝國)을 격하시켜, 조선왕국(朝鮮王國)으로 만들어 제국에 편입시킨 저들의 악랄한 소행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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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08-28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오늘이 경술국치 인걸 알았네요! 올 해가 110주년 인것도요! 왠지 올해는 광복절 이슈로 생각이 많이지는 기념일 같아요! 즐건 주말되십시요!ㅎ

겨울호랑이 2020-08-28 23:3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막시무스님께서도 건강하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samadhi(眞我) 2020-08-28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학시절 큰 마음 먹고(가장 비싼 책이어서) 사두었던 매천야록을 여태 읽지 않고 있어요. 역사를 전공했다고 어디가서 말도 못하게 부끄럽게 지내고 있어요^^

겨울호랑이 2020-08-29 00:05   좋아요 1 | URL
samadhi님 잘 지내셨어요? 오랫만에 뵙습니다. 역사를 전공하셨군요. 저는 한글번역본으로 읽었지만, 원문은 선뜻 손이 안 갈듯 합니다. 건강한 주말 되세요!^^:)

samadhi(眞我) 2020-08-29 00:10   좋아요 1 | URL
제 책도 번역본이지요. 원문을 어떻게 읽어요. 수업도 잘 안들어서 스승님-전공교수님-이 신부가 불량학생이었다고 주례사로 말씀하실 정도였는데요 ㅜㅜ

겨울호랑이 2020-08-29 00:20   좋아요 1 | URL
사실, 원문이 아니어도 선뜻 손이 가지는 않는 책이긴 합니다. 다만, 구한말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필요한 책이라 저도 겨우 읽었네요 ^^:)

samadhi(眞我) 2020-08-29 00:26   좋아요 1 | URL
그 스승님이 꼭 읽어보라고 하셨어요. 황현이 보수성이 강한 사람이지만 매천야록은 진솔하게 써서 재미나다고 하시며.

겨울호랑이 2020-08-29 00:32   좋아요 1 | URL
진솔한 작품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까지 재밌는 작품인지는..
. 아무래도 저와 교수님과의 내공 차이가 큰 듯 합니다...

samadhi(眞我) 2020-08-29 00:39   좋아요 1 | URL
그분이 워낙 진지한 성향이시기도 하고(순진하시고. 제가 장자크 상페,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선물해 드릴 만큼 얼굴이 자주 빨개지셨어요. 그분 인간미 때문에 제가 자꾸 귀찮게 해드렸^^어요. )

시대상을 생각해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거예요.

겨울호랑이 2020-08-29 00:46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다음 번 다시 읽을 때는 교수님의 말씀에 유의해서 읽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amadhi(眞我) 2020-08-29 00:52   좋아요 1 | URL
앗, 매천야록을 읽지도 않은 제가 괜히 아는 척(?) 했네요. 저도 이 기회에 읽어봐야겠네요. 어제 하마터면 거의 사전 두께인 그 책을 모니터 받침으로 쓸 뻔했답니다. ㅋㅋ

보수성이 강하다는 말은 완고함을 돌려 말한 것 같고요. 그랬으니 나라 잃은 비통함에 자결까지 했겠지만.
그런 성향을 가진 꼿꼿한 선비가 쓴 글 치고 재미나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8-29 09:27   좋아요 0 | URL
samadhi님 덕분에 매천야록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고 갑니다. 더운 날 건강하게 보내세요!^^:)

samadhi(眞我) 2020-08-29 09:41   좋아요 1 | URL
헉. 서울 못가본 사람이 서울 사람보다 더 잘 안다고 큰소리 친 셈이 됐네요. 하이고오 창피해라.

감은빛 2020-08-29 0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이었군요. 이제까지 살면서 날짜도 잘 모르고 있었네요. 일제강점기 역사에는 관심이 많아서 책도 많이 사모았는데, 구한말 역사에는 미처 관심을 둘 생각을 못 했네요. 바로 이어지는 역사임에도.

소개해주신 책들 담아 놓았습니다. 전부 다는 못 읽더라도 일부라도 읽어야 할 텐데요.

겨울호랑이 2020-08-29 09:30   좋아요 0 | URL
저 역시 매번 국치일을 챙기는 편은 못 됩니다만, 국경일 뿐 아니라 국치일도 기념일로 널리 알려져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아픈 역사의 교훈을 배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감은빛님 편한 독서와 함께 누구보다도 건강하게 하루를 보내세요! ^^:)

캐모마일 2020-08-29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경술국치일이란 걸 알고 가네요. 예전에 한국통사의 통자가 아플 통자라는 걸 듣고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했는데 지금껏 잊고 살았네요. 환기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08-29 22:56   좋아요 1 | URL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캐모마일님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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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8-28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들 아주 오래전에 읽었었는데.. 표지 보니 다시 읽을까 싶네요.
어디 책장 구석에 쳐박혀 있긴 하겠지만..ㅜ 새책 사서...

겨울호랑이 2020-08-28 12:57   좋아요 0 | URL
앙드레 모루아의 역사 3부작은 구판과 신판의 디자인 차이가 많이 나서, 비연님 말씀처럼 다시 읽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생각을 만드는 것 같아요. 더운 날 건강하시고 좋은 독서 되세요!^^:)
 

 일반 민중은 이제 자신들의 불행이 대부분 토지의 사유제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해 '토지는 신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불행의 원인은 특정한 사람들이 많은 땅을 소유하는 데 있다. 그들은 땅을 잘 경작하는 데는 관심이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들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다. 해마다 땅값이 올라가서 굳이 경작하지 않아도 그들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땅이 너무 좁아서 그 자연의 은혜를 거의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시로 나가 공장과 사무실에서 일하며 가는 곳마다 임금을 떨어뜨리고 있고, 그것이 그들이 불행한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_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p762


 톨스토이(Leo Tolstoy, 1828 ~ 1910)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1>는 매일 생각할 수 있는 작은 주제들과 여러 격언들을 소개하는 명상록이다. 일주일마다 조금은 긴 '이레 째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 여기에는 매일 읽기에는 조금 긴 글이나 단편소설들이 소개되고 있어 한 주를 마무리하는 글로 읽는 중이다. 이번 주에는 마침 부동산과 관련한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 ~ 1897)의 내용을 정리한 글이 있어 옮겨보고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토지가 주는 혜택을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누리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을 위해서 지금 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서 그것을 빼앗아 모든 사람들에게 분배할 필요는 없다. 지금 땅을 가지고 있는 자는 그대로 가지게 하라. 모든 사람들이 지금까지 하던 대로 땅을 가지고, 다만 그 땅에 대해 1년에 얼마의 토지세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내면 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결정되면 땅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돌아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땅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땅을 이용해 일하지 않는 사람은, 그 땅에서 토지세를 벌 수 없으므로 이내 그 땅을 포기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 땅을 활용해 일할 사람이 그것을 인수하게 될 것이다... 땅에서 걷히는 돈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그 수입은 모든 다른 세금과 공물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_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p763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흩어져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에 몰려와 임금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상품의 가격도 공장주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지 않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결정할 것이고, 상품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도 없어지므로 생활용품의 가격도 당연히 싸지게 된다.._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p764 - 에스 디 니콜라예프 구술, 헨리 조지 기록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Progress & Poverty>를 잘 요약 정리한 글 속에서, 최근 강화된 부동산 규제책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오늘날 도시에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유는 농업이 주된 산업이었던 20세기 초 러시아 사회와는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높은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삶이 빈곤해진다는 면에서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부동산 문제가 어제 오늘날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 사실을 알려주면서, 최근에 시행된 부동산에 대한 중과세(重課稅) 정책은 톨스토이와 헨리 조지의 오랜 주장을 따르고 있음도 알게 된다. 오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토지 소유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토지소유자들의 반발 때문이며,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토지소유자들은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행위가 '자유'를 침해한 것이며, '평등'을 강조한 것이기에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여기에 더해 다수당에 의한 '의회독재'도 명분에 더해진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정책의 실행이 사유재산과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형식상 하자와 내용상 하자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지세법은 지정판매소에서 파는 인지를 아메리카에서 사용하는 모든 서류, 영업감찰, 고지서, 신문, 연감, 카드 등에 첨부하도록 규정한 것이었다. 이 법령은 과연 합법적이었을까? 식민지 대표들은 영국 국민의 경우 과세를 하려면 그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중세기 의회는 '대표권이 없는 곳에 과세는 없다'는 주장에서 탄생했다. 사실 18세기의 영국인은 '의회의 승인 없이는 과세가 있을 수 없다'는 말에 만족하고 있었다. 영국의 일반인에게 고루 투표권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 지역에서 선출한 의원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대표권을 행사했는데, 식민지 주민들은 그마저도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론적으로 반대할 수 있었다. _앙드레 모루아, <미국사>, p159


 과거 미국 독립전쟁이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세금(稅金) 때문이었다. 영국 본토에서 식민지 주민에게 부과한 세금이 '대표권 없는 곳에 세금 없다'는 원칙에 위배되었고, 자신이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의회에서 부과된 세금을 낼 수 없다는 것이 식민지 주민들의 의견이었다. 이에 반해, 법에서 정한 결격사유가 있는 이들을 제외한 주권자가 참여한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대표권을 보장해 주었다 할 것이고, 이렇게 선출된 대표들이 사안이 결정되었다면 일단 형식적 하자는 없어 보인다. 다만, 모든 것을 다수결로 결정할 경우 지속적으로 의사결정에 배제되는 개인이나 집단이 있을 수 있으니 추가적으로 고민할 부분이 생긴다. 내용적으로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가 충돌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로널드 드워킨(Ronald Myles Dworkin, 1931 ~ 2013)의 주장을 인용한다.


 드워킨에 따르면 평등은 자유를 전제하지 않고는 정의될 수 없으며 자유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정책들에 의해서 향상될 수 없다. 자유와 평등이 양립할 수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그것들이 분리되어 있는 덕목이 아니라 하나의 이상의 다른 측면들이기 때문이다._ 로널드 드워킨, <자유주의적 평등>, p31 - 해제 中 - 


 로널드 드워킨은 자유와 평등은 상충되는 가치가 아니라, 이상의 서로 다른 측면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정치 공동체와 자신을 동일화하는 시민들에 의한 시민 공화주의(civil republicanism)를 지향하는데, 이는 자유의 기반 위에서 평등의 가치를 구현하고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바탕 위에 <자유주의적 평등>에서는 사유 재산의 체계를 기회비용의 측면에서 접근한다. 드워킨에 따르면 사유 재산 체계는 자원의 평등한 분배와 함께 자신이 누리는 자유를 (입장 바꿔서) 다른 사람이 같이 누린다고 했을 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는 정의롭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드워킨은 진정한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은 평등주의로 간주되는 배려와 자유주의로 간주되는 배려의 교차지점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두 가지 배려를 결합시키는데, 왜냐하면 그것은 사유 재산의 체계는 국민에게 그들의 자원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부과되는 진정한 비용에 의해서 판단된 평등한 자원을 보장할 때 그들을 평등한 사람으로 대우하는 것이라고 가정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참된 비용은 가능한 자유의 하나의 관행(norm)을 인정함으로써, 만일 문제되는 자원들이 다른 사람들의 것이었을 경우 그것들을 그들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사용했을 것임을 인정함으로써 측정되어야 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기회비용은 야누스 같은 이념이다. 그것은 한 얼굴로는 평등을 향해 있고, 다른 얼굴로는 자유를 향해 있으며, 두 덕목들을 융합한다. _ 로널드 드워킨, <자유주의적 평등>, p31 - 해제 中 - 


 다소 거칠게 드워킨의 이론을 현재 부동산 문제에 적용보면 어떨까. 만약, 지금 집주인과 세입자들의 처지가 바뀐다고 가정해보자. 이제는 세입자가 된 집주인들이 지금의 부동산 규제책을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면, 이 제도는 공동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임이 입증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집단 이기주의로 판별해도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물론, 이론을 현실에 적용할 때에는 위와 같이 단순하게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요인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큰 틀에서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세대 내'가 아닌 '세대 간'으로 관점을 넓힌다면,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코로나 19로 묻혀진 부동한 문제지만, 읽을 거리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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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8-28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래에서 두 번째 문단~~ . 만약 집주인과 세입자가 바뀐다면~의 경우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네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어느 쪽도 더 불리하지 않다면 그거야말로 최상인 거죠.
톨스토이가 제기한 문제가 지금의 부동산 문제가 무관하지 않음을 확인하며 그래서 불멸의 고전이란 말이 있는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정리를 잘해 주셔서 꼼꼼히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겨울호랑이 2020-08-28 13:01   좋아요 0 | URL
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사상을 가지고 이를 자신의 작품 안에 부어 넣어 불멸의 작품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미켈란젤로처럼 돌을 깎아 자신의 생각을 드러나게 하거나요. 그 사상이 시대를 초월하여 공감을 불러일으킬 때 페크님 말씀처럼, 불멸의 고전이 되는 것 같습니다. 톨스토이는 그 중 한 명이겠구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님, 더운 날 건강하게 보내세요!^^:)

북다이제스터 2020-08-28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헨리 조지 이론과 주장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현재 많은 국가, 소위 말하는 자본주의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머지 않아 우리나라도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개인 견해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0-08-28 13:04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처럼 많은 선진국에서 받아들이고 보편화된 제도인데, 뒤늦은 출발을 한 우리는 지금도 과도기를 겪고 있네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상식으로 받아들이는데는 물리적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음을 느낍니다. 그래도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처럼 되겠지요? 저 역시 그렇게 바라봅니다. ^^:) 무더운 여름날 건강하게 보내세요!

AgalmA 2020-09-01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유주의가 개인주의로 강화되면서 ‘권리‘를 더 강조해나간 게 지금과 같은 여러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거겠죠. 나누고 합리적으로 이것저것 규제하자고 하면 할수록 개인의 자유로울 권리 침해라는 불평은 터져 나올 수밖에 없게 됐죠.
세계 각지에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마스크 쓰기‘ 거부 운동만 봐도^^;;;
요즘 ‘자유주의‘를 생각하면 그 반대쌍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완강한 편견으로 움직이는 ‘보수주의‘(한국에서 통용되는 의미의 보수주의)라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겨울호랑이 2020-09-01 22:35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개인과 공동체를 별개로 볼 것인가, 아니면 공동운명체로 볼 것인가 하는 것은 오랜 주제이면서도 해결이 어려운 부분이라 여겨집니다... 연속선상에서 유전자와 개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면, 지나친 환원주의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