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고전의세계 리커버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현 옮김 / 책세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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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도 Veraußerlichung는 외화 Entaußerung의 실천이다. 인간은 그가 종교에 사로잡혀 있는 한, 자신의 본질을 단지 대상화된 본질로만 인식할 뿐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낯선 공상적 본질로 만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낯선 본질, 즉 화폐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만 실천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실천적으로 대상을 산출할 수 있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54/124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 ~ 1883)의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Zur Judenfrage>는 브루노 바우어(Bruno Bauer, 1809 ~ 1882)의 <유대인 문제 Die Judenfrage>에 대한 비판이자, 반유대주의에 대한 유대인 마르크스의 인식이 담긴 책이다. 마르크스는 본문에서 바우어가 문제를 '종교'라는 한정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비판한다. 바우만은 기독교가 유대교로부터 나온 보다 나아간 형태의 종교이기 때문에, 기독교 안에서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정치적 해방'이라는 마르크스의 새로운 관점 제기로 비판된다.


 기독교 국가는 기독교 국가의 본질상 유대인을 해방시킬 수 없다. 그러나 바우어는 유대인이 그들의 본질 때문에 해방될 수 없다고 덧붙인다. 국가가 기독교적이고, 유대인이 유대인적인 한, 양자는 결코 서로 해방을 줄 수도 없고, 해방을 받아들일 수도 없다. 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15/124


 바우어는 해방되어야 할 유대인과 해방해야 할 기독교 국가가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 묻는다. 바우어는 이 질문에 유대교 비판으로 답한다. 그는 유대교와 기독교의 종교적 대립을 분석하고, 기독교 국가의 본질을 설명한다.(p16/124)... 정치적 해방 자체에 대한 비판만이 비로소 유대인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비판이자, "시대의 보편적 문제"로 유대인 문제를 참답게 해소하는 방법이었다. 바우어가 문제를 이 수준까지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모순에 빠져 버렸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19/124


 마르크스는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에서 종교를 대신하여 '정치적 해방'과 '인간적 해방'이라는 두 가지 해방을 말한다. 정치적 해방을 통해서 '종교'의 틀을 벗어나 문제를 봤을 때, 비로소 문제의 본질인 '정치 - 화폐'의 모순이 발견되고, 참다운 해방인 '인간적 해방'이라는 길이 보인다는 것이 주된 요지다. 결국, 마르크스에게 '유대인 문제'는 '화폐'로부터 비롯된 인간 소외와 대상화된 인간 문제로 치환된다.


 정치적 해방은 동시에 민족에게 낯선 국가적 본질, 즉 지배 권력 Herrschermacht이 기대고 있는 낡은 사회의 해체이다. 정치적 혁명은 시민사회의 혁명이다. 낡은 사회의 특징은 무엇이었는가? 하나의 단어가 그것을 특징짓는다. 바로 봉건성이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40/124


 유대인과 기독교의 정치적 해방, 일반적으로 종교적 인간의 정치적 해방은 유대교로부터의, 기독교로부터의, 즉 종교로부터의 국가의 해방이다. 국가는 국교로부터 해방됨으로써, 다시 말해 국가로서의 국가가 그 어떤 종교도 공인하지 않음으로써, 국가가 오히려 스스로를 국가로 공인함으로써, 국가는 국가의 형식 안에서, 즉 국가의 본질에 적합한 방식으로 국가로서 종교로부터 해방된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22/124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에서 우리는 마르크스가 유대주의를 바라보는 관점을 알 수 있다. 마르크스는 문제를 '반유대주의' 또는 '유대인 문제'의 해결을 '민족'의 문제로 한정짓는 대신 사회 구조에서 찾는다. 이러한 마르크스의 해법은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문제를 내려다본 것이라 여겨진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는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문제점을 찾고 근원적인 해결안을 찾으려는 마르크스의 관점을 알 수 있다는 점과 함께 민족주의로 흐르지 않고 냉정한 태도로 현안을 분석한다는 점에서 헤르츨의 <유대 국가>와는 여러 면에서 비교된다. 이제 자연스럽게 마르크스와 헤르츨의 '반유대주의'에 대한 문제인식과 해결방안을 비교해볼 차례라 여겨진다. 이는 별도의 페이퍼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유대인의 실천적이고 정치적인 힘이 그들의 정치적 권리와 밎는 모순은 정치와 화폐의 힘 일반 사이의 모순이다. 정치가 화폐에 대해 관념적으로 우위를 행사하는 동안, 정치는 사실 화폐의 노에가 되어버렸다. 무엇이 그 자체 an und fur sich 유대교의 토대였는가? 실천적 욕구, 이기주의였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51/124


화폐는 이스라엘의 질투 많은 신이다. 그 앞에서는 다른 어떤 신도 존립해서는 안 된다. 화폐는 인간의 모든 신들을 낮추어서 그 신들을 상품으로 변화시킨다. 화폐는 보편적인, 그 자체로 구성된 모든 사물의 가치이다. 때문에 화폐는 세계 전체에서, 인간 세계 및 자연에서 그들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강탈했다. 화폐는 인간에게 낯선 인간 노동의 본질이자, 인간에게 낯선 인간 현존의 본질이다. 이 낯선 본질이 인간을 지배하며 인간은 그것을 숭배한다._ 칼 마르크스,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p52/124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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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車)>에서 말하였습니다. 발을 잘라 신발에 맞춘다면 누가 그의 어리석음을 말하는가? 어떤 사람이 이런 사람과 같은 무리냐 하면 욕망을 추구하여 신체를 훼손하는 사람이다. 진실로 애통할 일입니다.(25/58)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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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백성이 넉넉해지고 재물이 쌓이게 하는 요점은 부역을 중지하고 수탈을 금하는 데에 있으니, 그러면 백성은 힘들이지 않아도 풍족해집니다.(13/71)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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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민족은 나라를 빼앗기게 된 어지러운 상황이 시작되면서부터 세계 여러 나라로 떠돌아야 했다. 나는 그 자취를 일일이 찾아다녔다.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동남아 일대, 그 지역들은 자그만치 지구의 절반에 이르렀다. 우리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서 그 지역들이 전부 <아리랑>의 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정작 북쪽땅은 가보지 못한 채 제1부 3권을 책으로 묶게 되는 아쉬움을 안고 있다. - 작가의 말- 中 


 

<아리랑>은 일제 강점시기 한반도, 만주, 중국, 연해주, 하와이, 중앙아시아, 북해도를 살아갔던 우리 민족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1905년 을사늑약부터 1945년 해방시기에 이르기까지 일제의 식민통치를 고발한 <아리랑>. 한 세대를 넘는 시간과 넓은 지역을 다뤄야 하기에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대표성을 갖는다. 할아버지 송수익이 의병, 독립군 투쟁을 했다면, 아들 송가원은 동북항일연군에서, 손자 송준혁은 일본 유학생으로 사회주의 활동을 통해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리랑> 등장인물의 전형성 속에서 독자들은 항일투쟁의 역사를 보다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대일(對日)투쟁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점이 <아리랑>의 가장 큰 장점이고, 매력이라 생각된다.


 반면, 작품 전개 도중 작가의 부연 설명 외에도 부가적인 설명이 많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부가적인 설명은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도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방식의 내용전달은 독자들에게 보다 상세한 역사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등장인물 사이 대화가 어느새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내용으로 바뀌는 것은 몰입감을 떨어뜨리고, 독자들은 인물들이 개인의 삶을 살기보다는 공인(公人)의 모습만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아 딱딱하게 느낄 여지가 있다. 이런 면에서 <아리랑>은 '아 我 - 비아 非我의 투쟁'이라는 인식하에 서술된 시대 재현에 충실한 역사 소설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아리랑>을 읽으면서 리뷰를 어떤 식으로 정리할지 고민을 했다. 그리고, 작품의 성격에 맞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다른 세대를 사는 수많은 인물들의 행동은  그 자체이기에 인물보다는 그 시대를 중심으로 정리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그리고, 각 시대를 정리한 역사 책과 함께 페이퍼 형태로 정리한다면, 역사적 사실은 뼈대가 되고, <아리랑>은 살이 되어 그 시대를 보다 온전하게 보여주지 않을까. 그래서, <아리랑> 내용 정리의 개략적인 얼개를 적어본다.


 1. 1864년 ~ 1910년 한일 병합 조약까지


 

 이 시대를 다룬 역사책은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1938 ~ )의 <러일전쟁>과 정교(鄭喬, 1856 ~ 1925)의 <대한계년사>가 있는데, <러일전쟁>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상황을, <대한계년사>는 구한말의 상황을 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아리랑> 앞부분과 연계해서 읽으면 좋을 듯하다.



2. 1910년 ~ 1920년대


 

이 시대의 주요 사건은 단연 1919년 3.1운동이다. 일전에 리뷰로도 정리한 책이지만, <3.1운동 100년>으로 1920년대 상황을 정리하고, 이와 함께 3.1운동에 대한 일제의 만행을 고발한 박은식(朴殷植, 1859 ~ 1925)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 <한국통사>도 함께 정리하도록 하자. 


3. 1930년대


 <아리랑>에서는 1931년 만주사변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충격에 대해 설명한다. 작품은 3.1운동의 여파로 1920년대까지 치열하게 전개되던 독립군 투쟁이 만주국이라는 괴뢰정부의 수립으로 큰 타격을 받았음이 서술된다. 그 결과 무력 투쟁의 중심지는 연해주 일대로 옮겨가게 되고, 국내적으로는 친일파로 전향하는 지식인이 증가하게 하게 된다. 이 시기는 박경순의 <1930년대 이후 항일무장투쟁 연구>와 함께 프라센지트 두아라 (Prasenjit Duara)의 <주권과 순수성 Sovereignty and Authenticity: Manchukuo and the East Asian Modern>, 애드거 스노우(Edgar Snow, 1905 ~ 1972)의 <중국의 붉은 별 Red Star Over China>로 정리할 계획이다.


4. 1940년대


 일제의 패망으로 이어지는 이 시기는 민족의 암흑기이기도 하다. 이 시대의 주요 사건은 중일전쟁, 태평양 전쟁이기에 앤터니 비버(Antony Beevor, 1946 ~ )의 <제2차 세계대전 The second world war>과 호사카 마사야스 (保阪正康)의 <쇼와 육군>과 존 톨랜드 (John Toland)의 <일본 제국 패망사 The Rising Sun > 등을 1940년대 거의 모든 지식인들이 변절한 어두운 상황에 대해서는 <친일인명사전>을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이 외에 하와이 이민과 중앙아시아 이주과 관련된 책들은 좀 더 찾아봐야할 듯하다. 아무래도 <아리랑>이 12권에 이르는 대하소설이어서인지,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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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5-27 1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아리랑과 태백산맥 시리즈는 한 권의 평론집으로 읽고 어떤 내용인지 알게 되었죠.
누가 알려 달라고 해서 그 책을 추천했는데 절판되었다는 걸 들은 기억이 나네요. 그 책이라도 들춰봐야겠어요.

겨울호랑이 2021-05-27 18:07   좋아요 2 | URL
아, 평론집이 있었군요. 아리랑과 태백산맥을 마음 먹고 읽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한 권의 책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잡고 주제를 알 수 있다면 그 역시 의미있는 독서라 여겨집니다. 혹시 페크님께서 찾으시면 제목을 알려주시겠어요? 제게도 유용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

페크pek0501 2021-05-27 23:15   좋아요 1 | URL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황광수 작, <땅과 사람의 역사>라는 책입니다.
알라딘엔 정보가 없어 네이버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찾았어요.
(중견작가 조정래의 소설세계를 감동적 장면 위주로 새롭게 엮은 저서.<태백산맥>,<아리랑> 등을 중심으로 작품의 주요 부분과 빼어난 장면들을 재수록했다.)

이 책을 읽고 전체 줄거리뿐만 아니라 인용문도 있어서 소설 분위기도 느껴졌었어요.
꽤 유익했던 독서로 기억합니다. 아쉽게도 절판이네요. 책 제목은 생각나지 않았고 저자의 이름을 아직도 기억해서 검색했답니다. 우리집에선 이 책이 어디 있는지 찾으려면 시간 좀 걸릴 듯합니다. ㅋ

한 번 중고서점에 알아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괜찮은 책이었어요.

겨울호랑이 2021-05-28 04:44   좋아요 0 | URL
페크님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말씀을 들으니 꼭 읽고 싶어지네요^^:)
 

무릇 천하가 다스려지지 않는 까닭은 항상 인주(人主)가 태평성대가 오래 지속됨으로써 풍속이 점차 피폐해져도 깨닫지 못하고, 정치가 점차 쇠퇴해져도 개혁을 하지 않으며, 어지러움에 익숙해지고 위험한 것에 편안해 하여 소홀히 하면서 스스로 보지 않음에 기인한 것이다.(25/59)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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