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 근대 동아시아와 말기조선의 시대구분과 역사인식
이삼성 지음 / 한길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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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화단사태 이전까지는 제국주의 열강들이 중국에 경제적으로 침투함에서 중국 정부와 개별적인 양자협정의 형태를 주로 취했다. 하지만, 의화단사태 이후 열강들은 경쟁적인 차관계약(competitive loan contracts)을 점차로 회피했다. 대신 그들 서로 간에 협력적 컨소시엄(cooperative consortiums) 형태로 중국에 대한 자본진출 방시을 변화시켰다. 중국지배를 위한 제국주의 열강의 카르텔적 성격을 재확인해주는 것이었다. _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P425 


 이삼성의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 대한제국의 멸망까지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가 이전과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중화질서의 붕괴다. '조공-책봉'체계를 중심으로 연결된 동아시아 질서는 1840년대 아편전쟁을 계기로 급격하게 흔들리며 조약 중심의 세계질서로 대체된다. '조공-책봉'체제에서 형식적인 위계질서는 '조약'으로 형성된 제국주의 국제 질서 안에서 실질적인 위계질서로 대체된다. 이 모든 것은 18세기부터 19세기 사이 극히 짧은 기간에 이뤄진 혁명의 결과였다. 


 유럽에서 정치혁명은 산업혁명과 시간적으로 맞물리면서 함께 전개되었다. 경제에서 산업혁명이 '성장의 한계'에 갇힌 전 근대적 경제질서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는 효과가 있었듯이, 정치혁명은 전 근대적 정치질서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 신민(臣民)은 시민(市民)으로 변신하고 있었다. 바로 그 시기 동양에서는 전 근대적 경제질서와 함께 전근대적인 정치질서가 지속되었다. _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P111


 19세기에 경제면에서 산업혁명과 정치면에서 시민혁명은 유럽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 분업을 통한 대량생산체제는 저가의 원료공급지와 대규모 소비지로서 식민지가 필요했으며, 시민혁명을 통한 평등의식의 확산은 대외 침략의 이익을 분배하는데 기여하면서 제국주의 시대가 절정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왜 중국의 19세기는 이와 달랐던 것일까.


 (중국에서는) 지배세력의 유교적인 정치경제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사회안정도 경제팽창과 함께 유지되었다. 이 같은 안정 속의 시장팽창에도 불구하고 산업자본주의는 말할 것도 없고 상업 자본주의조차 중국에서는 그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광범한 원시산업화가 근대적인 공장형 산업의 발전으로 진전되지 않았던 것이다. 중국은 애덤 스미스적 성장 한계인 농업적 동학 안에 갇혀 있었다. _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P110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에서 우리는 이와 관련한 작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14세기 전후 유행한 페스트로 인해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해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노동력 절감을 위한 여러 방안이 강구되었고, 여기에 더해 바다 건너에 있는 식민지로의 인구 유출은 자본집약적 생산을 가속화시켰다. 이에 반해, 중국에서는 안정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었고, 전통적인 농업에서는 잉여생산인력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었기에 큰 변화가 생겨날 수 없었다. 지속적인 안정과 평화가 결과적으로 중화질서를 무너뜨리는 아이러니는 여기에서 생겨난다.


 전통적 왕조체제는 초기에는 나름대로 생명력으로 넘쳐나기도 했다. 통치체제를 정비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국가 관료기구의 기강을 세우는 등 국가경영에 혁신을 도입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황실과 지배층은 부유하지만 국가는 가난해진다. 국가 관료 기구는 비대한 지배층의 민중에 대한 통제 불능의 수탈기구로 전락해간다. 민중은 반란을 일으키고, 왕조는 기강이 해이해진 군사력을 긁어 모아 간신히 반란을 진압한다. 경우에 따라서 외세의 힘을 빌려야 할 때도 있게 된다. _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P155


 안정적인 정치체제를 구축한 결과 기득권들은 그들의 위치를 공고히하고, 밑으로의 수탈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서 사회불만이 쌓이다가 민란이 일어나는 공식. 청나라와 조선 말기 보여진 공통적인 모습이었다. 태평천국(太平天國, 1851 ~ 1864)의 난과 동학농민혁명(1894 ~ 1895)는 이같은 성격이 잘 드러난 사건이었으며, 이를 진압하기 위해 외세를 동원하려 했던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는다. 절대왕정을 무너뜨리고 부르주아 혁명으로 정치혁명을 이뤄냈던 서구 열강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동아시아의 절대왕정 편에 서서 사회적 모순을 지켜내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청나라와 조선이 이같이 기득권의 논리에 의해 끌려갔다면, 이와 상반되는 사례가 개화기 일본이었다.


 일본에서 일어난 정치변동의 핵심은 반외세의 슬로건인 존왕양이를 주창하는 세력이 일본 국가권력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이들이 동시에 개국과 개화의 추진세력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반외세 자주를 추구하는 것과 개방과 개혁을 지향하는 것이 모순이 아닌 통일을 이룬 것이다. 이것은 지배층의 정치적 통합을 가능하게 했다. 또 한편으로 지배층과 일반 민중 사이의 일정한 정치적 통합을 달성하게 했다. _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P210


 기득권의 권리 수호와 기득권의 교체. 19세기 동아시아 질서는 여기에서 결정된 것이 아닐까. 중앙집권적 국가체제를 갖췄던 청나라와 조선은 그 권력이 외척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 아래에서 권력이 사유화된 반면, 그보다 지방권력의 성격이 강했던 일본에서는 유사 시 막부(幕府)를 대신할 번(藩)이 등장하면서 정치적인 혁명을 이뤄냈고, 그 결과 일본은 중화질서의 변방에서 중화질서 해체의 선봉장이 되었다.


 일본이 궁극적으로는 요동반도를 포기했지만, 두 가지 점에서 시모노세키 조약은 중화질서의 종언을 의미했다. 첫째, 중국의 영토인 대만과 팽호 열도가 전통적인 동아시아 질서의 변방이었던 일본의 차지가 되었다. 둘째, 중화질서의 마지막 남은 속방이자 그 질서 건재의 상징이었던 조선을 중화질서에서 분리시키는 것을 조약으로 공식화했다. 이를 또한 세계 열강이 다같이 공인했다는 점에서 중화질서의 종언은 최종적이었다. _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P376


 물론, 개화기 일본에서 보여진 변화의 움직임은 이후 천황을 정점으로 한 와(和)의 세계로 굳어지면서 군국화되면서 근대화의 한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은 동아시아의 동쪽 끝이 아니라, 서구 열강의 서쪽 끝이길 원했고 이러한 그들의 열망은 탈아입구(脫亞入歐)라는 단어를 통해 단적으로 알게 된다. 자신들을 검은 머리 서구인으로 생각하는 그들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를 통해 고대로부터 동아시아 질서로부터 고립된 그네들의 처지를 생각해본다면 이해못할 바는 아닐 것이다.


 요컨대 일본에 1890년대라는 10년간은 국가기구로서의 천황제와 가족제도로서의 가부장제를 각각 헌법과 민법에 의해 제도적으로 확립한 시기였다. 그것을 일본 국민 전체의 뇌리에 획일적으로 주입시켜 천황제 국가체제를 일상생활 속에서 구현해내는 역할을 담당한 것은 근대적인 전 국민 의무교육제도였다. _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P227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에서는 이렇게 '조공-책봉'체제를 무너뜨리고 '조약'에 근거한 새로운 국가질서의 등장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무력에 의해 강요된 세계질서가 칸트주의에 입각한 국제조약이 아님은 너무도 분명하기에 이를 굴욕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들에게 조약체제는 불평등 체제에 다름아니다.


 서구인들의 관점에서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조공체제는 불평등에 바탕을 둔 미개한 질서이고 서양의 국제법 체계는 주권적 평등에 기초한 말 그대로의 '만국공법'이었을지 모르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피차 일반이라는 생각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서양이 만국공법의 이름 아래 중국에 부과한 질서야말로 정치군사적 차원에서 뿐 아니라 경제에서까지 적나라한 이익의 관점에서 침탈적인 질서를 명분으로 감싸 강요하는 것이라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많다. _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P307


 마지막으로,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에서는 서구세력의 중국 침탈 시 보여주었던 특성에 대해 언급한다.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인도 등지에서 벌어졌던 제국주의 세력간의 치열한 다툼 대신 중국에서는 철저한 협력과 이익분배가 행해진다. 시쳇말로 아편으로 혼미한 중국을 '다구리 치는' 제국주의 열강들이 시간이 흘러 깨어난 중국을 막기 위해 단합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사의 순환과 흥망성쇠(興亡盛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비서양 세계에 대한 서양의 식민주의나 제국주의적 진출은 매우 경쟁적이고 갈등적이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은 해외에서 식민지쟁탈을 위해 서로 전쟁을 벌이곤 했다. 이에 비해 서양 제국주의가 중국을 굴복시키기 위해 벌인 20년간의 전쟁의 과정은 매우 독특한 양상을 보여주었다. 서양의 중국 침탈 과정이 서양 식민주의 전개과정의 일반 패턴과는 달리 '제국주의 카르텔'의 관점에서 분석되어야 하는 중요한 근거의 하나이다. _ 이삼성,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2>,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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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를 만나기 전에 벌써 바그너주의자가 되었던 니체는 바그너라는 인간과 대면하면서 이 희대의 카리스마가 발산하는 가공할 매력에 사정없이 빨려들었다. 트립셴의 바그너를 만나고 온 직후 니체가 바그너에게 보낸 편지는 두 사람의 만남이 앞으로 어떤 형식을 띠게 될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니체는 바그너의 인격과 힘에 압도당했다.

말하자면 바쿠닌은 바그너의 무의식을, 무의식 내부의 파괴 욕망을 자극했던 것이다. 계속해서 매기는 바그너가 이 무렵 쓴 정치 칼럼들이 되풀이하여 모든 것을 없애버리자는 호소를 담고 있었으며 바그너는 그 뒤로도 무차별로 불을 질러버리자는 생각으로 자꾸 돌아갔다고 말한다.

《비극의 탄생》은 쇼펜하우어 철학의 세계관에 입각해 그리스 비극의 본질을 해명하고, 이어 바그너 예술을 그리스 비극의 부활로 해석하고 찬양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그리스 문화에 대한 문헌학적 연구에서 시작해 바그너의 음악극(오페라)에 대한 지지로 끝난다.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아폴론적인 것은 명백히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에 대응한다. 세계의 본질인 맹목적 의지가 디오니소스적인 것이라면, 그 의지가 드러난 현상인 ‘표상’은 아폴론적인 것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의지의 부정과 의지의 소멸을 주장하는 쇼펜하우어를 니체는 정반대로 뒤집는다. 니체는 의지를 부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지를 적극적으로 시인하고 긍정한다.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가장 충직한 제자일 때조차도 쇼펜하우어 철학의 결론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니

니체는 노동자 계급을 현대의 노예 계급으로 보았다. 그는 노동자 계급에 대한 관용이나 동정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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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반도체 투자 전쟁 - 글로벌 패권 경쟁이 가져올 거대한 기회
김영우 지음 / 페이지2(page2)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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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배분되어 왔던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냉전이 찾아왔고, 이러한 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중국이 미국에게 한 수 접고 들어간다 하더라도, 중국의 세계 재패의 꿈이 모두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_ 김영우, <반도체 투자 전쟁> , p330/368

코로나 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양강체제의 갈등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부문이 바로 반도체 산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말 세계 금융 위기 상황에서 미 국채를 매입하며 세계경제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중국은 이제 더이상 '세계공장'으로 번 돈을 투자하는 '투자가'의 자리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예전처럼 대외무역에 의존하지 않게 되면서 중국은 스스로 서기 위해 노력했고 그러한 노력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에 투자해왔다.

코로나 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구진영에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보조금 지급이 정책의 주요 방향이었다면, 중국은 철저하게 R&D 투자를 통해 체질 개선을 꾀했다. 반도체라는 고부가가치 산업 발전을 '생존 전략'으로 생각하는 중국과 이를 '안보 위협'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미국. 중국과 초격차를 유지하며 국제 글로벌 공급체인의 일부를 담당하는 한국 반도체 산업은 자국 내에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려는 미국의 압력으로부터도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위협 앞에 국가는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 것인가.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2021년 반도체 단과 대학을 설립한 것을 따라 국내 대학 반도체 학과 설립을 계획한 것만으로는 매우 부족하게 느껴진다. 보다 근원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와 탈세계화(≒공급망과 교역 등이 위축), 양극화(≒10:90의 사회)의 거대 흐름 속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비대면), 환경 경제(≒저탄소)라는 메가트렌드를 모두 맞추기 위해서는 GVCs에의 지나친 의존을 피하고, 각자가 공급망을 자국 또는 경제블록 내부에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제조 등의 분야는 반드시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중국은 물론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_ 김영우, <반도체 투자 전쟁> , p50/368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미국 내 제조 인프라가 없음을 지적했고, 미국 정부는 반도체 팹 구축에 대한 사상 최고 수준의 세제 혜택과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 굴기 정책은 설령 미국 기업이 아니더라도 미국 내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시, 경쟁국 대비 총소유비용 관점에서 충분한 경제적 메리트를 부여하는 정책입니다. _ 김영우, <반도체 투자 전쟁> , p251/368

모든 인프라 투자에는 명확한 목적이 있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지젠 다음 단계는 바로 ‘신비즈니스新商业’입니다. 중국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5G, AI, IoT 등 신형 인프라 구축에 힘을 들이는 이유는 제조업 기술 개조와 설비 업그레이드는 물론, 제4차 산업혁명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통신사의 5G 투자 목표는 미국이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_ 김영우, <반도체 투자 전쟁> , p118/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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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2-22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도체학과도 좋지만,
현재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해서는
역시나 다시 물리나 광학 같은 기초
과학 투자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장 돈이 되는 산업만 지원해서는
산업을 리드하는 자리에는 오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산업 다음의 먹거리 개발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도 걱정이
네요.

겨울호랑이 2023-02-22 18:45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 반도체인 것은 맞지만, 그 이전 수십 년 전에 막대한 투자와 여러 조건들이 맞물린 결과임을 생각해 본다면 향후 수십 년 뒤의 갈 길을 먼저 고민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공산당의 사상 통제는 정풍운동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정풍운동은 당정간부의 업무 태도와 사업 풍토를 개선하기 위해 공산당이 전 조직과 당원을 대상으로 학습과 자기비판을 집중적으로 전개하는 일종의 자체 정화 활동이다. 또한 정풍운동은 공산당 주석이나 총서기 등 최고 지도자가 자신의 권력을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 전개하는 정치운동이기도 하다.

결국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전개하는 사상 통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것이 바로 공산당의 ‘선전 사상공작’이다.
선전(宣傳, propaganda)은 "사람의 사고와 감정, 궁극적으로는 행위에 영향에 미칠 목적으로 사회 정치적 가치를 전달하는 활동"을 말한다.
1
혹은 선전은 "중요한 상징의 조작을 통해 사회 전체의 태도를 관리하고, 여론을 통제하는 활동"을 가리킨다.

공산당만이 간부를 관리한다는 ‘당관간부(黨管幹部)’ 원칙은 공산당이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원칙이다. 이것과 한 쌍을 이루는 원칙이 바로 ‘공산당의 이데올로기 관리(黨管意識形態)’ 원칙이다. 이는 공산당만이 국민의 이데올로기를 관리하고, 이에 도전하는 어떤 정치 세력이나 사회조직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처럼 시진핑이 강조한 ‘당성 원칙’의 견지라는 선전 원칙, ① ‘정확한 여론 선도’, ② ‘단결 안정 고무’, ③ ‘정면 선전 위주’라는 세 가지 선전 방침은 공산당이 선전공작에서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기본 지침 역할을 하고 있다.

공산당 중앙 선전부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언론과 사상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산당의 관점에서 보면, 선전부가 정권 유지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지만, 그것을 비판하는 관점에서 보면, 선전부는 중국에서 언론 및 사상의 자유를 저해하는 최대의 방해 요소일 뿐이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 두 가지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이윤 창출을 위해 독자와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공산당의 선전 기율과 보도 지침을 어느 정도 무시해야만 한다. 당정간부의 일탈 행위에 대한 비판 보도와 사회문제의 심층 보도, 선전성이 짙은 오락 프로그램의 방송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고 선전 기율과 보도 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할 경우는 검열과 제재로 경영자와 언론인 모두 생존하기 어렵다.

이 모든 제도를 합한 것보다 더 중요한 공산당의 언론 통제 제도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언론 보도 지침(news guideline)’ 제도다. 이는 한국에서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 시기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던 언론 보도 지침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산당은 이를 통해 언론매체를 일상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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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6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6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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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참 한심하다. 모르는 사람한테 받은 수상한 물건을 또 먹으려고? 먹지 말고 이쯤에서 그만두자. 그렇지만...... 그 사람은 부작용을 분명하게 알려 줬어. 그러니 믿어도 되지 않을까?‘ _ 히로시마 레이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6>, p53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2>를 읽은 후 갑자기 신간으로 넘어와 16권으로 넘어오니 이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과자를 통해 자신의 소원을 빌었던 손님들의 이야기가 시리즈 앞의 주된 내용이라면,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천당 주인 베니코를 사칭하는 수수께끼 인물이 등장하면서 더 긴장이 높아졌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을 통해 <명탐정 코난> 시리즈의 검은 조직과도 같은 느낌을 받게되는데, 이러한 대립 구도가 작품을 더 흥미롭게 할 것임을 생각해 본다면,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이 20권을 거뜬하게 넘어가겠구나 하는 짐작을 해본다.

이번 전천당 16권은 아이가 먼저 읽고 느낀 점을 들려주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과 물건을 사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주의 깊게 설명서를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 책을 읽은 후에 이러한 느낌이 어느 이야기에서 나왔는가를 이해하게 된다. 좋은 생각이고 느낌이라고 먼저 말하면서 여기에 더해 아빠가 조금만 더 보태어 볼께.

꼬마 아가씨도 가짜 <전천당>에 속은 사람 중 한 분인 셈이니까요. 진짜 <전천당> 주인으로서 꼬마 아가씨가 바라는 소원에 딱 맞는 과자를 드리겠사옵니다. _ 히로시마 레이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6>, p69

책에서 전천당 가게 주인 베니코는 가짜 전천당 물건을 파는 아주머니를 찾아 다니면서 진짜 전천당은 손님을 행복하게 만들지만, 가짜는 불행하게 만든다고 말하고 있어.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에게 행복은 무엇이고, 불행은 무엇일까? 조금 쉽게 말하면,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이 행복일까,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이 행복일까? 함께 생각해 보자.

<뭐니뭐니 머니>에서 아빠는 전천당 과자가 필요없다고 말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빠 생각에 아래의 베니코 말에 그 이유가 담겨져 있는 것 같아.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과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것. 그것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것을 아빠는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 연의 독서노트가 예전보다 더 나아지고 있구나. 꾸준히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 간다면 더 넓은 세계를 연의의 머리와 가슴에 담을 수 있다고 아빠는 생각해. 이번 주에도 잘 했고, 다음 주에는 다시 3권부터 시작해보자!

커다란 힘, 신기한 힘에는 감당해야 할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까요. <뭐니뭐니 머니>는 나중에 돈이 생기면 물건을 살 때 썼던 돈을 반드시 모두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것만 지키면 지금 당장은 돈이 없어소 뭐든 구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_ 히로시마 레이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6>, p125

ps. [광고] 전천당 16권 구매 시 전천당 캔디를 마일리지 차감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용하실 분은 사진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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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23-02-20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천당 과자는 반칙이잖아요- 후후.

겨울호랑이 2023-02-21 09:08   좋아요 1 | URL
원래 굿즈는 잘 안 사는 편인데 아이가 좋아할 것 같아 모처럼 마음먹고 샀다가 저만 먹고 있습니다 ㅜㅜ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하리보 젤리가 들어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우유맛 사탕이라 이번 전천당 과자는 부모를 고려한 굿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

2023-02-22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천당 책은 재미있다

2023-02-22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