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공산당 정치국은 군사 충돌을 포함한 전쟁과 평화 문제, 외교 정책의 근본적인 조정이나 변경 등 매우 중요하고 전략적인 외교 방침과 정책을 결정한다. 그 외에 일상적인 외교 정책이나 긴급 돌발 사안은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결정한다. 그래서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외교 정책 결정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외교 정책과 관련하여 공산당 중앙, 즉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정치국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외교 정책의 기본 방침과 정책을 결정한다. 둘째, 외국과의 갈등(군사 충돌 포함)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군사작전을 승인한다. 셋째, 아시아와 같은 주요 지역의 정책, 미국·러시아·일본 등 중요 국가의 정책을 결정한다. 넷째, 미국과 일본 등 중요 국가의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다. 다섯째, 중국의 외교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지역이나 국가에 대한 방침과 정책, 주요 쟁점 문제(issues)에 대한 방침과 정책을 결정한다.

공산당 총서기와 같은 최고 지도자의 역할은 없는가? 그렇지 않다. 현재 시진핑 총서기는 동시에 중앙군위 주석과 국가 주석을 겸직하고 있다. 소위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지위에 있다는 것이다.

외교 안보 정책의 결정 및 집행과 관련하여 인민해방군이 어떤 역할을 얼마나 수행하는가는 아직도 논쟁이 끝나지 않은 주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첫째, 공산당이 외교 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군이 근본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이고 결정적이며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주장은 잘못이다. 군은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 중앙군위, 영도소조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결정은 공산당 중앙이 맡는다.

외교 안보 정책에서 군의 영향력은 분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보면, 마오쩌둥 시대와 비교할 때, 개혁·개방 시대에는 정치 영역에서 군의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산당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군은 더 이상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순수한 군사 영역에서는 군의 자율성과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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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차이나 - 대반전과 대격변의 서막
이병한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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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다양한 모습 가운데 어떤 것이 미래를 가리키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해내야 한다. 어떤 점은 나날이 줄어들 것이며, 어떤 현상은 점점 더 확대돼갈 것이다. 그 경중을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2022년 현재, 중국의 가장 큰 대세, 메가 트렌드는 뭐니 뭐니 해도 기술대국을 향해 초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26/244

이병한의 <테크노 차이나>는 ‘세계의 공장‘을 지나 ‘세계의 연구소‘를 지향하고, 이미 많은 첨단 과학 분야에서 선두에 서 있는 중국의 현위치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아직 미국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90년대 유일한 강대국으로의 회귀를 그리워하는 ‘과거‘ 지향의 미국과 ‘미래‘를 지향하는 중국의 뚜렷한 비교를 통해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 전환을 촉구한다.

테크노 차이나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압도적인 수의 인재다.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인해전술이라고 부를만하다. 로켓과 위성의 개발과 제조는 중국항천과기집단 CASC와 중국항천과공집단 CASIC이 도맡는다. CASC는 종업원 수 17만 4,000명, CASIC는 약 15만 명을 헤아린다. 합하면 무려 30만 명이 넘는다. 미국의 NASA에서 일하고 있는 1만 8,000명에 비해 월등히 많은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43/244

만인과 만물과 만사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지구 규모의 수학적 사회주의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자원을 배분하는 판단과 결정을 담당했던 테크노크라트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된 판단과 자율화된 결정이 새로운 자연 경제를 형성해가는 전대미문의 신문명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159/244

풍부한 인적 자원과 막대한 투자를 통해 스페이스, 바이오, 어스, 디지털 분야에서 이미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바라보는 심정은 솔직히 착잡하다. 과거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가난한 중공, 한계 상황에 몰린 우리나라 공장들이 이전한 후진국이라는 인식과는 달리, <테크노 차이나>에 그려지는 중국의 모습은 이미 우리와 상당한 격차를 둔 선진국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물론 책에서 서술되듯 공산당의 영도로 국가기조를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민간 경제를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모습이 언제나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힘들것이다. 그렇지만, 중국과 같이 거대 국가의 비전의 명확함과 비교해볼 때 우리의 청사진은 모호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인다.

2035년 디지털 차이나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를 표방한다. 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사회, 그리고 디지털 정부다. 디지털이 선도하는 신경제를 위해 기초 분야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강화키로 결정했다. 국가 전체의 R&D 총액을 GDP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년 7퍼센트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세제 우대 등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외국인 전문가와 기술자 육성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더스트리얼 인터넷, 블록체인, 인공지능, 가상현실과 확장현실의 일곱 개 분야에 집중한다고 한다(p183)... 글로벌 차이나와 디지털 차이나가 합류하는 길목에 바로 일대일로가 자리한다. 일대일로의 온라인 프로젝트가 바로 디지털 실크로드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192/244

<테크노 차이나>에는 첨단 과학 기술 분야의 선두에 서 있는 여러 기업 사례들이 단편적으로 서술된다. 이러한 단편적인 사례들이 일반인들에게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책 곳곳에 묻어있는 ‘세계를 바라보는 중국의 관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챗GPT와 관련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AI(인공지능)문제와 관련되어 우리는 ‘인공지능이 얼마나 우리에게 위협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만 신경을 썼지만, 중국의 관점은 이와 조금 다르다.

중국공산당은 다당제를 허용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다만 다원제를 모색해보는 장이 섰던 것이다. 논의의 주제는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를 양원제로 운영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존 민주국가의 상/하원 개념이 전혀 아니었다. 인간들의 의회와 AI 의회로 양분하면 어떨까 하는 파격적인 아이디어였다. 인민들을 대의하는 대표들로 구성된 의회와 더불어 인민들의 집합적 데이터가 가리키는 미래의 방향을 대변하는 AI 의회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229/244

자연을 대상화하고 이용하려는 서구의 관점과 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중국의 관점. 향후 격변하는 시대 상황에서 어떠한 가치관이 우리 인류를 재앙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을 것인가. <테크노 차이나>는 단순히 중국의 과학 정책을 소개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향후 우리의 진로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는 점에서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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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2-27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국 공산당이 무엇보다 일당독재를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이상, 미국이나
다른 선진 민주국가들과의 미래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
각이 들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사고야말로, 보다 진보적인
테크노크라시 형성에 도움이 될 텐데
억압적인 작금의 방식으로는 기술모
방까지는 몰라도, 애플이나 구글 같이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을까요.

아무리 기술입국을 외쳐도 결국 그
바탕이 되는 소프트파워의 부재는
언젠가는 테크노 차이나의 발목을
잡게 될 것 같습니다.

연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 신화도
이제 저물어 가는 마당에 어떤 식으
로 중국 인민들의 불만을 무마할 지
도 궁금합니다.

겨울호랑이 2023-02-27 18:42   좋아요 2 | URL
아무래도 일당독재의 가장 큰 폐해는 ‘체제의 경직화‘와 그에 따른 부작용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중국 공산당의 일당독재는 개혁개방정책 채택 이후 40여년 간 지속적인 성공으로 보여졌기에 전체 민중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이러한 공산당의 정책이 계속 지지를 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현재에도 분명히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서방 세계의 체제가 과연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들 체제로부터 얻어지는 성과가 과연 성공적인가를 본다면 한동안 중국 공산당의 일당독재는 체제의 문제점이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중국 인민들의 지지를 받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초원 2023-02-27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나쁘지 않은 생각같네요. ˝인간들의 의회와 AI 의회로 양분하면 어떨까 하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말입니다.

겨울호랑이 2023-02-27 18:45   좋아요 1 | URL
저는 이러한 논의에 대한 찬반 이전에, 사회적으로 인공지능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공산당 내부에서 나왔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과연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사회적으로는 어떠한가를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중국보다 몇 걸음 뒤처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기억의집 2023-02-28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저런 경제 유튭 들으면서 느낀 건데 미국은 세계의 천재들을 끌여들여 지금의 기술을 만들어서 그런지 동아시아 중국이나 한국의 교육열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겨울호랑이 2023-02-28 21:45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말씀처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과학이 세계를 주도했던 그 바탕에는 전쟁을 피해 유럽으로부터 온 자원들의 공이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후 과학문명의 선도국으로서 고급 인력의 블랙홀이었던 미국의 독보적 위상이 더 이상 예전같지 않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1 : 삼매
배철현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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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는 인간을 신적인 인간으로 승화시키는 신제, 정신, 영적인 훈련이다. 요즘 사람들은 요가를 유연체조 혹은 피트니스 훈련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요가는 마음을 개간하여 인간의 심연에 존재하는 원래 자신을 발견하는 훈련이자, 그 자신을 삶의 주인으로모시는 혁명적인 운동이다. 다시 말해 요가는 삶의 주인을 교체하는 쿠데타 coup d'Etat인 셈이다. 요가는 미래에서 온 듯한 멋진 나의 모습이 주인이 되어 현재의 나를 일깨우는 정신적, 육체적 운동인 것이다. 즉, 영적인 유전자를 교체하는 마음 혁명이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32/588

배철현(裵哲炫, 1962 ~ )은 자신이 쓴 요가수트라 강독에서 요가를 참자아(眞我)를 발견하는 훈련으로 정의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 이 때까지 인간은 자신이 만들고, 주위의 영향을 받은 생각으로 성장한다. 끊임없이 생겨난 생각들로 진정한 나자신을 덮으며. 그렇게 생각으로 덮인 자신이 지금의 나라면,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정확히 알고 있는가. 만약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생각에 덮여 드러나지 않았던 무엇인가가 내 깊은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나는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요가수트라> 강독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과의 만남을 말한다.

요가는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인가. 인도의 베단타 철학은 요가를 합일이라고 가르친다. 이 정의는 분명 요가의 다양한 정의 중 하나지만 파탄잘리의 정의와는 정반대다. 그에 따르면 요가는 오히려 분리다. 즉, 요가는 인간의 원래 모습인 참자아를 세상으로부터 분리하려는 시도다. 파탄잘리의 정의에는 합일이 없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80/588

요가 수련자는 자신이 되어야만 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매일 정진하는 자다.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군더더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 제거가 '이욕 離慾', 즉 '욕심 떨어뜨리기'다. 그 후 해탈을 위해 용맹정진하는 '연습 練習'을 경주해야 한다. '이욕'과 '연습'은 요가 수련의 두 기둥이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182/588

저자는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에서 자신의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용맹정진하는 요가 수련자의 자세를 말한다. 그가 욕심을 떨어뜨리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일까. 그것은 합일(合一)과 분리(分離)를 위해서다. 참자아와 지금의 내가 하나되고, 잡념의 근원인 세상으로부터의 떨어짐. 이를 위해 수련자는 덜어내고 깎아내면서 자신의 더 깊은 내면으로 들어간다.

요가 수련자는 세상에서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단계인 사트바를 넘어서, 외부 자극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우주를 탄생시킨 원칙이 존재하는 단계, 그 우주에서 소우주로 사는 인간이 본연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222/588

그 수련은 고독하고 알 수 없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잃어버린 부모를 찾는 것처럼 수련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찾아가야 한다. 그는 그 길을 찾고자 하지만, 그것을 강렬히 열망하여 또다른 잡념과 욕망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저 평안한 마음으로 보여지는 매순간 무심한 듯 가지를 쳐내려가며 밑으로 밑으로 가야한다. 과연 이 길이 맞는 것인가 하는 물음도 의심을 낳고 또 다른 잡념이 될 수도 있다면, 그는 그저 뚜벅뚜벅 삼매(三昧)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가야 할 것이다. 자신을 믿고 자신이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고.

삼매경 三昧境은 산스크리트 어 사마디 samadhi의 음역이다. 사마디는 마을을 하나로 묶어 sam 매 순간 적절한 지점에 몰입하려는 dhi 간절한 경지다. 삼매경에 진입하기 위해 잡념의 소멸은 꼭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삼매에 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마디의 '- 디 dhi'에는 인류가 오랜 세월 추구해온 삼라만상의 운행 원칙과 생각하는 동물인 인간이추구해야 할 고귀한 가지가 숨어 있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234/588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제1편 삼매경에 대한 내용은 자신의 가장 깊은 내부로 내려가 얻을 수 있는 무종삼매의 경지에 대해 말한다. 합일과 분리가 다르지 않고, 자신과 세상이 다르지 않은 경지. 그렇지만, 신(神)과 합일된 이 경지에 대해 이성의 언어로 설명한다는 것은 너무도 부족할 것이다. 이욕, 연습, 분리, 합일 등의 용어가 더 이상 무의미해지고, 하고자 하는 바가 없어도 순응하는 상태. 비록 본문에서는 이 단계에 대한 소개가 있지만, 언어의 지평 너머에 있는 진리에 대한 이야기는 온전히 '깨달은 이'들만 알 수 있으리라.

<요가수트라 Yoga Sutras of Patanjali>는 요가 경전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요가 수련자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닌 보편적인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서로 다른 길의 종점이 같다면 바로 종교의 길이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리뷰를 갈무리한다...

그가 도달해야 할 궁극의 지점은 바로 자신의 가장 깊은 내부다. 그곳에 심오한 자기 자신이 있다. 이 시점에는 명상의 대상이 사라진다. 왜냐하면 명상의 주체와 객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비야사에 따르면 무종삼매의 경지에서는 요가 수련자가 유종삼매에서 얻은 통찰력과 분별력,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진리를 머금은 지혜까지 활동하지 않는다. 이 대상과 완전히 분리되었을 때 수련자는 요가 수련의 최고단계인 무종삼매에 도달한다. _ 배철현, <배철현의 요가수트라 강독> , p55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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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25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삼매경은 당연히 한자라고 생각했는데 산스크리트어의 음역이었군요. 요가를 자신의 가장 깊은 내부로까지 내려갈 정도로 하려면 얼마나 해야하지부터 생각하는 저는 요가 맛만 몇번 본 사람입니다. 자신에 도달하기 전에 몸이 먼저 끝장나지 않을까부터 걱정..... ㅎㅎ

겨울호랑이 2023-02-25 19:39   좋아요 1 | URL
저도 수련에는 문외한이라 잘 모릅니다만, 그저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을 정도로 쉬임없이 가는 것이 우리와 같은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습니다... ㅜㅜ
 

판결문에 김건희 여사의 이름은 총37차례 등장한다. 김 여사의 계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동원된 여러 계좌 중 하나였다. 다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김건희 여사 계좌를 특정해, 선수들과 이들에게 주가조작을 의뢰한 권오수 전 회장의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주가조작 선수들이 김 여사 계좌를 주가조작에 사용한 과정과 방식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범행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의혹에 머물러 있던 김 여사 명의 계좌의 연루가 법원 판단에 따라 사실로 확인됐다. - P13

김건희 사 명의 계좌,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명의 계좌는 김씨 주도 주가조작에도 사용됐다. 판결문을 보면, 이씨주도의 주가조작과 김씨 주도의 주가조작 모두에 사용된 계좌는 김 여사와 최씨명의 계좌가 유일했다. 여러 투자자들이 김씨에게 계좌를 맡긴 과정과 배경이 판결문에 나오지만, 김 여사와 최씨 명의 계좌가 이씨에서 김씨로 넘어간 구체적인 경위는 없다.  - P15

중국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 뒤에는 정부가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0년유엔 총회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래 중국은 기후위기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중국의 전략은 이른바 ‘쌍탄소 정책이다. 2030년에 탄소배출 피크를 찍고206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P26

눈여겨볼 점은 태양광과 풍력산업의 발전 ‘속도‘다. 중국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보급과 투자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중국샤먼대학 등이 발표한 ‘중국 탄소중립 개발능력지수‘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중국의 태양광·풍력 사업 투자액은 각각 410억 달러, 580억 달러였다. 전년 대비1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액의 40%가 넘는 금액이다. 풍력과 태양광이, 화력은 몰라도 수력발전을 능가하는 발전원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 P26

이제 미국 이야기를 해보자. 미국의 기후위기 대응은 어찌 보면 단순 명쾌하다. 대놓고 경제다. 기후위기는 명분이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국 산업 보호를 전면에 내세운다. 유럽이 탄소국경세를 통해 타국에 관세를 물리는 대신 자국 기업에 무상으로 나눠주던 탄소배출권을 유상으로 바꾸면서 ‘고육책‘을 쓴 것과는대조된다. - P28

연준은 임금 상승을 인플레의 주된 요인으로 보는데, 서비스업체는 특성상 비용 가운데서 임금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1월 고용지표에 따르면, 미국 노동시장은 매우 ‘타이트(tight: 노동 공급이 수요보다 작아 임금이 오르는 상황)‘한 상태로, 실업률이 1969년 이후 최저다. 서비스 인플레를 잡으려면, 실업률 상승으로 임금수준이 내려갈 때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 - P30

 연준과 달리 크루그먼은 대량실업 없이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보는것이다. 왜 그런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미국의 임금상승률이 팬데믹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우려(임금 상승→인플레 격화)와 반대로 이미 임금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다면, 일부러 금리를 올려 실업률을 높일 필요 역시 없다.  - P31

다만 정 교수는 지하철 무임승차와노인 연령 문제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말했다.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해 이용량이 많아지면 덩달아서 신체 활동도 늘어난다. 노쇠를 지연시키고 노인 돌봄 요구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보건의학적으로도 비용보다 장점이 클 거라고 본다."  - P33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인 그녀가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 1심에서 재판부가 ‘피고 대한민국‘의 책임을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응우옌티탄의 부모와 언니, 남동생 등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오빠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했다. 판결은 민간인 학살이 특정 군인 개인의 일탈이나 게릴라전 대응 차원에서이뤄진 게 아니라 한국군의 작전 수행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 P38

공익소송으로 일어나는 수혜는 여럿이 누린다. 패소에 따른 부담만 원고들에게 떠넘긴다면 과연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에서는 공익소송에서 ‘편면적 패소자 부담주의 (one-way fee shifting)‘를 취한다. 원고가 승소하면 소송비용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지만 패소하면 상대방 소송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 영국의 ‘보호적 비용 명령제도(Protective Cost Order)‘도 공익소송의 예외를 인정한다. - P41

여성의 경우는 외국의 결과와 유사했지만, 남성은 실직으로 적어도 향후 5년간은 오히려 더 건강해졌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해답은 우리나라제조업 남성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회식 문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근로환경조사에 의하면 제조업 남성은 같은 제조업 여성에 비해서도 훨씬 더 큰 산업 위험에 시달리고있습니다. - P45

다양성은 구글의DNA다." 구글의 상징이자 무기였던 ‘다양성‘은 해고 사태를 맞아 다른 의미를 띠게 됐다. 인터뷰에서 국적을 묻지 않던 이 회사는 각국의 노동법을 한 줄 한줄 들여다보고 있다. 출신지를 떠나 ‘구글 제국‘에 합류했다고 믿었던 직원들은 거주비자를 확인하는 중이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를 커버한다고 자부하던 구글은 자사 직원을 커버하는 데 실패했다. - P50

"우리는 막대기로 곰의 눈을찔렀습니다. 막대기를 들고 곰의 눈을찌른다면 그 곰은 아마도 당신이 하는 일에 웃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곰은 아마 반격할 것이고, 그것이 바로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그곰은 우크라이나를 발기 발기 찢어버릴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시작한 곳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러시아인들이 더러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나는 그 사실을 가볍게 여기고 싶지 않지만 문제는 러시아인들이 왜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입니다. 대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문제의 원인은 바로 미국입니다." - P67

이해영에 따르면, 루소포비아에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해줄 군사적·경제적핵심 이익이 걸려 있다. "미국이 원한 것은 처음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산과 지속이었다. 리버럴과 네오콘의연정인 바이든 정권은 전쟁을 원한다. 바이든의 결재 없이 젤렌스키가 평화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 이 전쟁은 미국 자신에게 유리하다. 무기를 팔고, 러시아의 가스 대신 미국의 가스를 팔고, 농산물도 팔고, 게다가 영국과 독일·프랑스를 비롯한 미국의 ‘위성국‘들을 제대로 줄 세울 수 있기때문이다. 게다가 미군은 단 한 명도 죽을 일이 없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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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2-24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정부의 선택적 정의
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
다.

세계 각국에서는 기후 위기
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전력투구하
고 있는데, 여전히 원전이
가장 안전한 에너지라는 기
상천외한 논리가 횡행하는
이상한 나라가 어디에 있다
고 하더군요.

향후 RE100에 어떻게 대응
하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겨울호랑이 2023-02-24 21:49   좋아요 0 | URL
장기 비전없는 지도자가 심지어 저돌적이며 자기 확신에 차 있으니 답이 안 나오는 듯 합니다. 능력없는 자가 분수에 넘치는 자리에 있으니 여러모로 심란해지는 요즘입니다...
 

문화를 창조하려면 노예 계급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인식을 니체는 주저하지 않고 현대 세계에 그대로 적용한다. 바로 이런 과감함 혹은 과격함에 니체 고유의 특징이 있다. 니체는 노동의 존엄이니 인간의 존엄이니 하는 말은 모두 헛소리일 뿐이라고 단호하게 부정한다.

니체는 대중의 대척점에 천재를 놓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천재의 탄생이었고, 문화의 창조였다. 대중을 옹호하고 대중을 떠받들고 대중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이 천재의 탄생을 방해하고 문화 창조를 훼방 놓을 뿐이라고 니체는 생각했다.

젊은 영혼은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지면서 삶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너는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무엇이 너의 영혼을 높이 끌어올렸는가? 그리고 그것들을 ······ 네 앞에 세워놓아라. 그러면 그것들은 너에게 ······ 너의 진정한 자아의 근본 법칙을 보여줄 것이다. 이 대상들을 서로 비교해보라. 하나가 다른 것을 어떻게 보완하고 확장하고 능가하고 미화하는지를, 그리고 어떻게 그 대상들이 네가 이제까지 너 자신에게로 기어 올라갔던 사다리가 되었는지를 보라. 왜냐하면 너의 진정한 본질은 네 안에 깊이 감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네 위로 측량할 수 없이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니체 사상의 핵심 중의 핵심을 요약하는 한 문장을 뽑으라면 "자유로운 인간은 선하게도 악하게도 될 수 있다"라는 문장이 아닐까. 훗날 무섭게 울려 퍼질 초인의 외침이 이 문장에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응축돼 있다.

니체는 인식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 혹은 신앙이 어리석은 것임을 이렇게 보여주면서, 인식보다 중요한 것은 삶이라고 암시한다. 인식을 위해 삶이 훼손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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