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강제동원 판결을 ‘반일(反日)‘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본다. 정부안에 대한 비판을 쉽게 반일 선동‘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조성렬 전 주오사카 총영사는 이러한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금 윤석열 정부가 만든 상황은 마치 우리가 국제법을 위반했고 일본이 정당한 것처럼 주객을 전도시켰다." - P12

"강제동원 피해의 배상 문제는 단순히 금전적인 채권·채무 문제가 아니다. 인권침해 사실의 인정과 사과를 통한 피해자의 인간 존엄성 회복과 관련한 문제다. 일본 기업과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의 강제동원 등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사과하는 것은피해 회복과 화해,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 설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 P13

자유와 인권 등 양국의 공동 이익을위한다는 윤석열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안이 낳은 모순이다. 가장 자유와 인권이 필요했던 강제동원피해자들의 자유와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자유는 국가라는 대표적 공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차원에서 발전해온 개념이다.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의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법치‘에도 의문을품게 만든다.  - P13

외교는 51대 49 의 결과를 놓고, 서로 자기가 51 이라고 말하는 게 교섭의 일반적인 관행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안을 보면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얻었나? 더 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외교교섭에서 이런 식의 자세와 역량을 가지고 대일 문제를 처리해 나간다면 앞날은 정말 어두울 수밖에 없다. - P14

챗지피티에 대한 산업계 기대와 우려만큼이나 AI 제작부터 활용까지의 윤리 기준과 그 적합성에 대한논의를 테이블 위로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챗지피티 등 과학기술 발달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한 사회에 살고 있으나 그만큼 무엇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4차 산업혁명과 AI, 빅데이터라는 단어에 가려 우리가 지켜야할 많은 것들이 사라지지 않는지 언론의 감시가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활발하지 못하다. - P23

공수처 정원은 85명이다. 검사 25명, 수사관 40명, 행정직원 20명으로 구성됐다. 2023년 3월9일 기준 공수처 검사는23명이다. 정원보다 두 명 적다. 수사관도 38명으로 정원에 못미친다. 행정직원 역시 19명이 일하고 있다. 지금의 직원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서야 본격적으로 채워졌다. 첫 채용부터 미달이었다. 공수처는 출범 이후 한 번도 정원을 채운적이 없다. 문제의 핵심은 숫자가 아니다. 기관 ‘전체 인력‘ 자체가 적고, 이로 인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부작용이다. 공수처 검사들은 업무 집중이 어려운 수준이라고 토로한다.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인지수사는 시도부터 쉽지 않다고 말한다. - P25

공수처법 문제는 인력에 그치지 않는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제한적이고 불규칙하다. 이를 두고 공수처 출범 당시에도 법조계에서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해괴한 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과도한권한 부여를 경계해 수사 범위를 축소하고 제한한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도 "실무적으로 들여다보면 사실상 할 수 있는 수사가 거의 없다"라고 말한다. - P28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발전량 예측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원자력이나석탄화력발전은 몇 개의 대규모 발전소를 중앙집중식으로 운영할 수 있지만,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는 발코니·주차장·유휴지 등에 소규모로 수십만 개씩 분산운영될 뿐 아니라 날씨 등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 자원이기 때문이다. - P46

흔히 치매는 기억을 잃는 병이라고들하지만 이 책에서는 희미해지는 기억못지않게 감각의 왜곡이 환자를괴롭힌다는 점을 강조한다. 흰 접시 위에놓인 흰살 생선을 먹기 힘든 것도, 반들거리는 대리석 바닥에 발을 들이기힘든 것도, 사이렌 소리에 공포를 느끼는것도 모두 치매로 인한 감각기관의 문제때문이다. - P66

‘꼬마산타‘의 슬로건은 왠지 위안이 된다. "느려도 좋아, 낮아도 좋아, 정상이 아니어도 좋아, 우리는 꼬마산타." 다치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오래오래 산을 타는 게 이들의 목표다. "봄에는 어느 산이든 다 예뻐요. 연둣빛 새순이 나잖아요. 어느 산이든, 가까운 산에 가세요. 그 산이 제일 좋은 산이에요." - P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물리 - 생활 속에서 재미있게 배우는 물리 백과사전 누구나 과학 시리즈
게르트 브라우네 지음, 정인회 옮김, 곽영직 감수 / Gbrain(지브레인)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이란 무엇인가? 물리학은 시간의 본질을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물리학적 의미만을 다룬다. 즉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1879 ~ 1955의 말에 따르면, "시간은 시계가 측정하는 것이다." 이 말은 유치하게 들릴지 몰라도 바로 이러한 시각을 철저히 적용함으로써 20세기 초에 이르러 우리의 전통적인 시간관념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새로운 시간개념이 생겨나게 되었다(p15)... 앞에서 인용한 아인슈타인의 말을 이용하면 "길이는 자가 측정하는 것이다." _ 게리트 브라우네, <누구나 물리> , p17

고전 물리학부터 양자 물리학, 천체 물리학까지 물리학 이론을 실생활 사례와 접목시킨 알기 쉬운 물리학 입문서. 책을 한 줄로 정리한다면, 이렇게 요약되겠지만, 개인적으로 '알기 쉬운'과 '입문서'는 호완 가능한 단어는 아니라는 생각을 갖기에 사용에 조심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어느 분야에 처음 접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입문서'는 초급자들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깊이와 분량을 많이 가져갈 수 없는데 반해, 내용적으로는 얇게나마 폭넓게 정리되는 것이 공통이다. 입문서의 이런 특성을 생각해본다면, 많은 내용들이 분명 제시되지만, 그 내용들의 인과관계나 내용의 의미를 독자들이 충분히 생각할 여유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입문서는 결코 알기 쉬운 책이 아니라 여겨진다.

내용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 '하고 기존 책과 다른 점을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그러한 입문서를 발견하는 것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 이론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는 사건을 찾는 것만큼 어려울 것이라 여겨진다. <누구나 물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서두에 제시한 <누구나 물리>의 한 문장은 물리학의 많은 부분을 보여준다 생각되어 옮겨본다.

시간과 공간을 대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학문인 물리학. 시계와 자로 시간과 공간을 측정하듯, 물리적 의미를 기준점을 가지고 측정한다는 문장 안에서 기준 단위(m, kg, J 등)를 통해 사건들이 빛에서 열로, 에너지가 운동으로 변환되는 것을 정량(定量)적으로 측정하는 구조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환구조 속에서 추상적인 수학과는 다른 물리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덕이 어떤 고상한 주장을 떠들든 삶을 지탱하고 전진시키는 근본 원리는 힘, 힘의 느낌, 힘의 느낌에 대한 욕망이라는 것을 니체는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상해지고, 고귀해지고, 우월해지려는 인간의 의지도 역시 힘의 원리의 지배 아래 있는 것일까. 니체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1881년 8월 6일을 기점으로 하여 니체 사상의 삶이 그 전과 그 후로 나뉜다. "그날 나는 실바플라나 호수의 숲을 걷고 있었다. 수를레이에서 멀지 않은 곳에 피라미드 모양으로 우뚝 솟아오른 거대한 바위 옆에 나는 멈추어 섰다. 그때 이 생각이 떠올랐다."《이 사람을 보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절 이때 떠오른 생각이 니체가 《이 사람을 보라》에서 ‘전 유럽적 사건’이라고 지칭한 ‘동일한 것(동일자)의 영원회귀’ 사상이다. 니체의 나머지 삶은 이 사상을 해명하는 데 바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원회귀 사상이 니체의 삶과 사유에 끼친 영향은 심대했다.

이 메모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문장을 뽑아내면, "오, 사람아! 너의 삶 전체는 마치 모래시계처럼 되풀이하여 다시 거꾸로 세워지고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끝날 것이다"가 될 것이다.

영원회귀 체험 이전에 출간된 《아침놀》이 불완전한 책으로 느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새 책을 써서 영원회귀 사상을 제대로 알려보자. 그런데 이 과업을 떠맡게 되는 것이 1883년부터 쓰게 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고, 니체는 그보다 먼저 다른 책을 써 《즐거운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한다.

니체가 신의 죽음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명백하다. 그것은 니힐리즘(허무주의)의 도래다. 신이 사라지면 신을 근거로 삼아 성립됐던 가치들이 그 근거를 상실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삶의 의미를 지탱하는 토대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니체의 진단이다. 신의 죽음이라는 사태는 이렇게 인간의 삶에 방향을 제시하고 살아갈 힘을 부여했던 것의 사멸을 의미한다.

지배자가 되고 소유자가 되어라. 그게 될 수 없다면 도덕 따위에 매이지 말고 정복자나 약탈자가 되어라. 이 대목을 윤리적으로 순화시켜 읽기에는 니체의 문장의 강도가 너무 세고 강렬하다. 이 문장들에서 니체가 나중에 강조하게 될 ‘권력의지’를 읽어내는 것이 자연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현대사회이론
앤서니 기든스 지음, 임영일 외 옮김 / 한길사 / 2008년 2월
30,000원 → 28,500원(5%할인) / 마일리지 900원(3% 적립)
양탄자배송
5월 19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3년 03월 15일에 저장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앤소니 기든스 지음, 김현옥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8년 3월
15,000원 → 15,000원(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23년 03월 15일에 저장
품절
제3의 길
앤서니 기든스 지음, 한상진 외 옮김 / 책과함께 / 2014년 12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23년 03월 15일에 저장
절판
현대사회학- 제8판
앤서니 기든스.필립 서튼 지음, 김미숙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2월
30,000원 → 27,000원(10%할인) / 마일리지 300원(1% 적립)
양탄자배송
5월 19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23년 03월 15일에 저장



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언어와 상징권력- 번역 개정판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김현경 옮김 / 나남출판 / 2020년 6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280원(1% 적립)
양탄자배송
5월 19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23년 03월 15일에 저장

파스칼적 명상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김웅권 옮김 / 동문선 / 2001년 11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5월 19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3년 03월 15일에 저장

텔레비전에 대하여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현택수 옮김 / 동문선 / 1998년 11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23년 03월 15일에 저장
구판절판
세계의 비참 3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김주경 옮김 / 동문선 / 2002년 2월
26,000원 → 23,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00원(5% 적립)
2023년 03월 15일에 저장
절판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