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결국 무엇인지, 그리고 왜 정치에서 자유가 중요한지에 대해 자유주의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면, 그 이론異論은 아마도 저절로 명확해지면서 좀더 무게를 가질 것이다. 그러나 자유주의자들의 의견은 일치하지 않는다.

자유로서의 freedom은 장애물이나 제약의 부재를 의미하는데, 장애물이나 제약은 자연적인 것일 수도 있고(길을 가로지르는 나무) 사회적인 것일 수도 있다(경찰관의 "멈추시오!", 침입 금지 표지판, 개찰구). 자유주의자들이 정치적으로 자유에 대해 이야기할 때 뇌리에 떠올리는 것은 이 중 후자에 해당되는 자유, 즉 사회적인 종류의 자유, 특히 강압적 금지와 침해로부터의 자유다. 하지만 심지어 이에 대해서도 자유주의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liberal"은 ‘모 아니면 도’ 식의 절대적인 말이 아니다. 사람들은 다소간 자유주의적일 수 있다. 또한 자유주의적 성향을 띨 수도 있다. 게다가 그 단어는 자유주의자들이 정치에 관여하기 전에는 비정치적으로 사용되었다. 그 단어는 너그럽거나 관대하거나 아량 있음―심지어 어떤 잘못에 대해서도―을 뜻할 수 있었다.

자유주의(1880~1945)는 민주주의와 화해했다. 그 역사적인 타협으로, 자유민주주의로 알려진 자유주의 관행이 출현했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대타협은 정치적 선택, 경제적 권력, 윤리적 권위를 수반했다.

결론은 암담하지만 절망적이지는 않다. 이 책은 메커니즘의 유혹에 저항하라고 호소하는 것으로 끝난다. 되돌릴 수 없는 사회적, 경제적, 역사적, 심지어 진화적 추세가 민주주의적 자유주의가 반드시 실패한다고 혹은 반드시 성공한다고 보장한다는 식의 그 기만적인 이야기들에 저항하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보다는 정치의 우선성, 선택지들의 유효성, 그리고 자유민주주의가 얼마나 잘 이해되고 옹호되는지에 따라 자유민주주의가 존속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것을 자유주의자들에게 권고한다.

네 가지 지도 이념―갈등, 권력에 대한 저항, 진보, 시민적 존중―은 자유주의의 익숙한 경쟁적 표어인 "자유" "개인" "권리" "평등"의 근간이자 그것들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자유주의의 약속은 서구적이거나 부르주아적인 것으로 좁게 한정되지 않았다. 자유주의의 호소력은 보편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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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작가의 독서록 상담소 병아리 도서관 19
즐비 지음, 류수형 그림 / 파란정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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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에는 이런 감정을 솔직하게 쓰면 돼. 그럼 달랑 한 줄이라서 너무 짧다고?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이유를 구체적으로 쓰면 길게 쓸 수 있어. 책에 나온 것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그걸 써 봐. 책의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없다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해서 적어도 돼. _ 즐비, 류수형, <냥 작가의 독서록 상담소>, p116

매주 작성하는 독서노트를 더 잘 쓰고 싶어 연의가 고른 책.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부터 자신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한 문장부터 긴 문장까지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지를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독서감상문 또는 독후감을 쓸 때 어떤 내용이 담겨야하는지 막연하게 느끼는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예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너무 모범생의 정답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또는 좋은 독서 감상문이란 무엇일까?

독서 감상문은 책을 읽은 후 책으로부터 받은 여러 느낌 등을 정리한 글이야. 그렇다면, 책을 덮고 나서 연의가 들었던 느낌 - 재미있다, 슬프다, 다음 편이 기다려 진다 등등 - 이 독서 감상문의 중심이 될 거야(1문장). 여기로부터 시작해서 생각나는 대로 10분장의 독서록에 들어갈 내용을 써보자.

재미가 있었다면 왜 재미있었는지, 화가 났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그 다음에 붙일 수 있을 거야.(2번째 문장) 그리고, 그런 행동/생각이 이해가 가는 지에 대해서도 쓸 수 있겠다.(3번째 문장). 이해가 안 간다면 왜 그런지도 쓸 수 있을 것이고 이해가 간다면 어떤 점에서 그런지도 쓸 수 있겠네.(4번째 문장). 이번에는 만약 그런 행동/생각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며(5번째), 그렇게 된다면 결말이 어떻게 바뀌었을지도 작가가 되어 만들 수도 있겠지.(6번째). 그것이 더 나은 결말이 될지 아닌가에 대해서도 정리할 수 있겠고(7번째), 그 결말이 연의가 원하는 결말인가에 대해서도 만들어 볼 수 있을 거야(8번째), 그리고 책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정리하고(9번째), 앞으로의 다짐 등을 쓸 수도 있겠다(10번째) 등등...

그렇지만, 반드시 독서 감상문을 이렇게 쓰지 않아도 돼. 책의 내용이 아닌 다른 부분 - 예를 들면, 표지 디자인, 그림 등 - 도 연의에게 인상적일 수가 있다면 그에 대해서도 쓸 수 있어. 얼마 전에 인상 깊게 본 영화 <해리포터>와 책 <해리포터>의 그림에 대한 비교도 하나의 감상문 소재가 될 수 있어. 아빠가 하고 싶은 말은 독서 감상문에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는 거야.

책의 모든 것 - 심지어 가격, 책을 알게 된 동기 등- 도 감상문의 소재가 될 수 있어. 이것들도 책에 대한 연의의 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니까. 때문에, 같은 책에서도 수많은 독서 감상문이 나올 수 있단다. 아빠는 연의가 <냥 작가의 독서록 상담소>에서 이 부분을 가져갔으면 좋겠어. 책에는 물론 좋은 독서록을 쓰기 위한 우수한 질문들이 나오지.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질문에 따라 글을 쓴다면 마치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처럼 자기만의 개성이 없지 않을까? 아빠는 연의가 개성없는 모범답안을 쓰는 것보다 짧더라도, 또는 유치하다고 여겨지더라도 자신만의 생각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좋은 독서록을 쓰기 위해 고민하고 책을 고른 연의의 마음을 이번에 보게 되는구나. 매주 글을 쓰는 것이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해. 절대로 부담은 갖지 말고 연의의 생각을 마음껏 펼쳐보면 그걸로 된 거야. 자연스럽게 하다 보면, 연의만의 글쓰기가 될 것이라고 아빠는 생각해. 그럼 이번 한 주도 기운내서 힘차게 시작해 보자!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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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5-11 0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따님한테 보여주시겠지요 저는 어릴 때 책을 안 읽어서 독후감도 못 썼네요 겨울호랑이 님 따님은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군요 그게 즐거우면 좋겠네요 어릴 때는 글 쓰기 조금 어렵기는 했던 것 같아요 자주 쓴 건 아니지만 쓰라고 한 적이 있어서... 책을 좋아하고 글을 썼다면 좋았을 텐데 합니다 지금도 글 쓰기 쉽지 않고 책을 읽고 쓰는 건 감상문이네요


희선

겨울호랑이 2023-05-11 08:26   좋아요 0 | URL
매주 아이는 독서노트에 독후감을 쓰고, 저도 같은 책을 읽고 글을 써서 서로 바꿔서 읽고 있어요. 글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함께 하고, 평소 하지 못한 이야기를 글로 써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만 하면 아이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10번 글을 쓰면 아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놀러가는 쿠폰(?)제를 도입해서 서로 win-win하고 있답니다. 희선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헌법의 무의식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5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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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 9조에는 전쟁을 회피하려는 강력한 윤리적 의미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의식적이거나 자발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9조는 명확히 점령국의 강제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후에 자주적인 헌법을 제대로 다시 만들자는 사람들이 계속 있어왔고 지금 역시도 있습니다(p30)... 프로이트의 관점은 헌법 9조가 외부의 힘, 즉 점령군의 지령에 의해 생겨났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의 무의식에 깊숙이 정착한 과정을 훌륭히 설명해줍니다. 먼저 외부의 힘에 의한 전쟁(공격성)의 단념이 있고, 그것이 양심(초자아)을 낳고, 다시 그것이 전쟁의 단념을 더욱 요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_ 가라타니 고진, <헌법의 무의식>, p31


 가라타니 고진 (柄谷行人, 1941 ~ )의 <헌법의 무의식 憲法の無意識>의 주제는 '평화헌법'의 상징적인 조문이라 할 수 있는 일본헌법 9조다. 전쟁, 무력행사 그리고 군대 보유를 영원히 포기한다는 9조는 일본과 일본인에게 그리고 세계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는 전후헌법의 9조란 원래 1조를 만들기 위해 필요로 했던 이차적인 것이었다고 서술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9조만이 문제가 되었고,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경위에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수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간과되어 온 것은 원래는 1조가 중요했다는 사실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1조와 9조의 지위가 역전되었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1조(상징천황제)가 정착되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_ 가라타니 고진, <헌법의 무의식>, p47


  고진은 <헌법의 무의식>에서 헌법 9조와 함께 헌법 1조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음을 말한다. 고진의 관점에 따르면 신(神)으로 받아들여졌던 일왕의 존재를 인간으로 재위치시키면서, 연쇄적으로 제정된 것이 헌법 9조다. 일왕의 존재가 갖는 종교적 의미와 군국주의 일본의 군사력의 분리는 미군정에게 첫째 과제였고, 그 기원은 멀리 고대국가의 성립으로까지, 가깝게는 도쿠가와 바쿠후(德川幕府)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저자는 그런 면에서 맥아더(Douglas MacArthur, 1880 ~ 1964)의 전후 처리는 일본정치의 전통과 연결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고대국가가 형성되었을 때, 외부와의 관계가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수장(首長)=사제를 장(長)으로 삼는 씨족사회가 그대로 국가로 발전하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국가는 역시 외부에서 온 군사적 정복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야 합니다. 하지만 군사력만으로 지배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기존의 수장=사제를 편입시키거나 추대함으로써 지반을 단단히 다졌고, 바로 그것에 의해 천황제국가와 같은 것이 생겨났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고대국가는 권력과 권위, 실력과 주술력이라는 이원성에 근거하고 있었는데, 이후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_ 가라타니 고진, <헌법의 무의식>, p71


 고진은 <헌법의 무의식>을 통해 미군정에 의한 새로운 헌법 9조가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의 단절을 넘어 도쿠가와 막부의 평화시대 전통과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여기에 담긴 사상이 칸트(Immanuel Kant, 1724 ~ 1804)의 '영원한 평화'와 연결된다는 점을 말한다. 고진은 전후 패전이라는 좌절된 죽음의 충동이 낳은 결실을 평화헌법으로 규정하고, 이로부터 세계평화를 향한 교두보를 발견한다. 일본인인 저자는 이러한 구도로부터 세계평화에 앞서는 선도국가 일본을 위치시키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그의 관점에 동의하기 어렵다.


 도쿠가와 체제란 '전후(戰後)'의 '국제(國制, constitution)'인 것입니다. 그것이 목표로 삼은 것은 다양한 금지를 통해 공격충동의 발생을 억누르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에 의해 도쿠가와 체제에서 '무기질'적인 상태가 회복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도쿠가와의 평화'입니다. 그런데 메이지 이후에는 개국(開國)을 하고 외부로 향했습니다. 그것은 공격충동의 발생입니다. 그것이 패전과 함께 자신의 내부로 향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헌법 9조인데, 이는 동시에 '도쿠가와의 평화'에 있었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헌법 9조가 함의하고 있는 것은 칸트가 명확히 한 보편적 이념입니다. _ 가라타니 고진, <헌법의 무의식>, p87


 그의 말대로 평화헌법 9조는 일본인들의 무의식에 자리잡았을 수 있겠지만, 그와 쌍이 되는 헌법 1조는 어디에 자리하는가. 고진의 도식에 따르면 전후 처리 과정에서 일본인들의 복종을 끌어내기 위한 미군정의 압력으로 이루어진 평화헌법 1조는 다분히 미군정의 자유의지에 의해 일본인의 의식에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왕제가 의식에 자리잡아 일본의 '와(和) 문화'의 구심점으로 자리하는 한 외부로 향한 죽음의 충동은 문화로 변화하지 않고 휴화산처럼 또다른 분출점을 노린다고 보는 편이 보다 객관적인 사실이 아닐까. 그리고, 일본을 영원한 평화의 선도국이 아닌 반성하지 않는 전범국으로 바라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자아는 죽음충동이 공격성으로서 바깥으로 향한 후에 다시 안으로 향함으로써 형성되는 것입니다. 현실원칙이나 사회적 규범으로 공격충동을 억누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납니다. 그렇다면 공격충동은 어떻게 억제되는 것일까요. 프로이트는 이때 공격충동(자연)을 억누를 수 있는 것은 바로 공격충동이라는 사실을 인식합니다. 즉 공격충동은 안으로 향한 후 초자아=문화를 형성함으로써 스스로를 억누르는 것입니다. _ 가라타니 고진, <헌법의 무의식>, p28


 혼네(本音)으로 1조를, 다테마에(建前)으로 9조를 내세우며 진심없는 태도로 세계를 대하는 일본의 모습에서 영원한 평화를 발견하기란 영구히 불가능할 것처럼 여겨지고, 이것이 고진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다. 그럼에도 <헌법의 무의식>이 갖는 의미를 <트랜스크리틱>의 model을 가능태가 아닌 현실태로 보여주려 했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된다. 


 헌법 1조와 9조는 왜 이처럼 결부되어 있는 것일까요? 그 원인은 이미 서술한 것처럼 연합군총사령관 맥아더가 일본을 점령통치하기 위해 먼저 천황제 유지를 시도하고 그것과 관련하여 연합군에 속한 여러 나라의 반대를 설득하기 위해 9조를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맥아더는 그때까지 맹위를 떨치던 천황제파시즘을 근절하려고 했지만 천황제 자체는 남겨놓으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점령에 대항하는 자는 그것을 천황의 이름으로 행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와 같은 판단은 일본에서 정치적 실권을 가진 자가 역사적으로 되풀이해온 것입니다. _ 가라타니 고진, <헌법의 무의식>, p53


PS. 본문 중 고대국가의 형성과 관련해서 피에르 클라스트르의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에서 설명하는 권력에 저항하는 원시사회의 내용을 연결시켜본다면, 성(聖)과 속(俗)의 결탁, 국가권력의 폭력성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쇼군이 아니라 천황이 이 나라의 주권자라는 사고는 흑선(黑船)의 도래와 존황양이운동과 더불어 확산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천황은 메이지유신까지 ‘상징천황‘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헌법 1조의 규정은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점령군에 의해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거기에는 메이지 시대, 그리고 그 이전의 형태가 남아있는 것입니다. - P55

일본에서는 외부로부터의 위기가 생겼을 때, 바꿔 말해 초월적인 것이 외부로부터 도래했을 때, 내부에서 천황을 초월화시킵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사례가 ‘다이카(大化)의 개신(改新)‘(645년) 입니다. 일본에서 천황이 초월적인 존재로서 실권을 잡은 시기는 내외적으로 위기상태, 전란상태에 있을 때입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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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2023-05-08 0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주권국가가 확립되기 이전인 칸트의 사상을 일본 헌법과 연결지은 고진의 해석은 시대착오적인 해석이 아닌가 싶군요

겨울호랑이 2023-05-08 07:31   좋아요 0 | URL
김민우님의 말씀처럼 일본 헌법의 기원을 서구 계몽사상과 연결짓는 부분은 다소 비약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다른 한편으로 고진은 평화헌법 9조가 외세에 의해 강요된 것이며, 외국에서도 전례가 없는 이상을 패전국에서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본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외세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열강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헌법 9조와 칸트의 사상이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다만, 이러한 9조가 일본인의 무의식에 자리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갖게 됩니다... 김민우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허약한 윤석열 체제가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을 더욱 부추기는 모양새가됐다. 윤석열 정부에 실망한 이들에게 기대는 민주당과 그러한 민주당의 잘못에편승하는 국민의힘이라는 악순환 속에서 ‘무당층‘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정치권 전체가 반사이익 그 이상을 추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불거진다. - P12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일은 대통령의 최우선 책무다.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는‘ 국제정세 흐름에서적과 친구라는 이분법으로만 상대를 인식할 경우 치르게 될 비용은 명확하다. 익명을 전제로 한 정치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백번 양보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내정치 행보에 대한 비용은 자기 지지율을 깎아먹는 것이라고 치자. 외교무대에서 하는 말과 행동은 차원이 다르다. 국가전체의 코스트(비용)로 돌아온다. 너무 위험하다." 나라 안팎으로 ‘윤석열 비용‘
의 청구서가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 P13

개방 1년, 청와대는 문만 열려 있었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활용 방안은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를 주도적으로 관리할 주체는 개방 1년을 약 한 달 앞두고 정해졌다. 청와대가 가지고 있던권 위를 허물고 싶은 쪽과 한국 정치 심장의 역사성을 지켜내고 싶은 이들이 곳곳에서 맞붙고 있지만 뚜렷한 답은 나오지않는다.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은 돌고 돌아 다시 청와대 영빈관을 쓰기 시작했다. - P16

문제는 대통령 배우자의 일정과 메시지 등을 총괄하는 담당자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과거 정부에서는 제2부속실장이 이 역할을 맡았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제2부속실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에서 나아가 대통령 배우자 활동의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나 역할을 규정한 법률은 없다. - P23

이처럼 팜유 생산지에서 환경과 인권이슈가 계속 불거지자 팜유 업체는 ‘팜유 인증제‘를 들고나왔다. 지속가능한 팜유를 생산하고 사용하겠다는 약속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속가능한 팜유생산 협의회(RSPO)‘의 인증제다. 산림청 등 국내정부 부처에서 RSPO 설명서를 제작해배포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팜유 사업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이 RSPO 인증을 받았다며 홍보할 만큼 국제적으로 공신력이 높은 제도다. 그러나 최근 이런 팜유인증제도가 실은 ‘그린워싱(친환경인 척 가장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국내에서도 제기됐다. - P28

하지만 토론과합의의 과정이란 언제나 정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제학은 당연히 ‘정치경제학‘일 수밖에 없다. 만일 이 과정을 몇몇 똑똑한 경제학자가 수학적 방정식을풀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합리적인 경제학이 아닌 지적 사기일 뿐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경제학은 대학연구실이라는 폐쇄적 공간에 갇힌, 박사학위 면허를 가진 소수 전문가들의 지적전유물이 아닌 대중이 공유할 수 있는 상식이 되어야 한다.  - P33

 녹색당은 1983년 5.6%를 득표해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했고, 점차 독일 탈핵의 역사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해갔다. 1981년 10월10일 본에서 벌어진 시위는 당시 반핵운동이 단순히 발전소 건설 반대를 넘어 시대적 위기와 결합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시위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무경가기가 독일에 배치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함이었다.  - P37

하지만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과 자민당으로 구성된 메르켈 2기 정부는 2010년 원전 폐쇄 정책을 철회했다. 당시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구상‘에는 온실가스 감축 달성과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위한 원전 사용기한 연장이 강조되어 있었다.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를 줄이는대신 원전의 사용을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적인 반핵 시위를 촉발했다. 그리고 2011년 3월11일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자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기민당 지지율은 떨어졌고 탈핵을 지지해온 녹색당의 지지율이 전례 없이 높아졌다. - P38

미얀마는 중국이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유일한 육로에 놓여 있다. 라카인주 차우퓨 지역에서 경제특구 개발과 심해 항구 건설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보호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국이 군부뿐 아니라 군부와 내전 상태에 있는 라카인주 주류 종족인 라카인족 반군단체 아라칸군(AA)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라카인주에서 세를 빠르게 확장해가는 반군을 지렛대 삼아 이 지역에 대한전략적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게 중국의계산법이다.  - P41

2014년, 아베 정부는 위안부는 강제가 아니었다며 외무성 홈페이지에서 호소문을 삭제했다. 2023년 4월24일,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은 <워싱턴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수 없습니다." 역사적 책임에 대한 오랜고민들이 깃털처럼 가벼운 말 속에서 증발했다. "아무리 사과해도 아물어질 수없는 상처"라는 최소한의 인식마저 사라졌다. 아베를 향해 사죄를 촉구하던 사카모토 류이치도 떠났다. 역사의 전진이나후퇴 같은 거친 표현은 가급적 삼가려고한다. 이번에는 쓴다. 역사가 후퇴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 P47

지원금을 주는 제도라 일시적으로 살아남는 데에는 도움이되었지만 결국 산업으로 바꿔나간 쪽이살아남는게 아닌가 싶다. 영화가 그걸 해냈다. 개방이라는 힘든 조건 속에서 산업으로 만들어 살아남은 것이다. 당시만 해도 외국 영화와 한국 영화의 체급 차이가 말도 안 되게 컸다. 스크린쿼터 논의가 있을 때 시장을여느냐 마느냐로 굉장히 치열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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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고고학- 정치 인류학 연구, 개정판
삐에르 끌라스트르 지음, 변지현.이종영 옮김 / 울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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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정치인류학 논고
피에르 클라스트르 지음, 홍성흡 옮김 / 이학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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