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시대 - 화폐전쟁의 또 다른 서막
임승규.문홍철 지음 / 리오북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영향에 대해 정리한 책. 그 외 자극적인 전망(현찰 불법화 등)이 있지만, 현실적이지는 않은 내용이라 생각된다.

최근 경제 이슈가 되고 있는 양적 완화와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개론적 설명과 마이너스 금리가 향후 국가경제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전망이 담겨 있다.

양적 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간 관계에 대해서는 현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너무 앞서 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너스 금리 자체가 양적 완화를 보다 용이하게 하는 목적으로 수행되기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일본과 유럽중앙은행에서도 (2016년 7월 현재)일반 가계를 대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채권가격과 금리는 일반적으로 역의 관계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려는 주된 목적은 시중은행의 자금을 채권 매입으로 유도하고, 이를 통해 당장 필요한 재정정책 자금마련과 향후 채권 상환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만일, 책에서 처럼 마이너스 금리를 일반 가계에 확대 적용할 경우 금융소득(이자, 배당)으로 노후를 영위하는 노년층의 생계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럴 경우 노후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이는 바로 정치적 선택인 `표`로 연결될 것이다. 요즘과 같이 `저출산 노령화` 시대에 정치권의 어느 당이 정권창출을 포기하는 선택을 할 것인가.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노년층에 대한 지원을 새누리당을 비롯해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에서 경쟁적으로 공약을 내 건 것으로 알고 있다. 노년층의 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제이론적으로는 가계의 마이너스 금리 적용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표에 민감한 정치권 성향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에서 말한 `마이너스 금리` 가 보편화되는 시기는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마이너스 금리 시대는 누구의 표현대로 `전인미답` 의 영역이기에 여러 다른 전망이 가능하겠지만, 국민경제와 직결된 사항은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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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7-11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한 두 나라 정도를 예상했는데 말이죠. 지난 2월에 일본이 금리를 내려 마이너스 금리 국가가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고, 이미 유로존,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등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를 최초 고입한 유로존의 경우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을 막아 시중에 자금을 회전시키기 위한 도치였고, 스위스는 자국 통화의 가치를 낮추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습니다. 일본은 둘의 복합이라고 하더군요.
제 생각에, 우리나라가 아직 마이너스 금리는 아니지만, 1% 대 금리는 심리적으로 마이너스나 다름이 없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이너스 금리 자체는 전인미답이라 해도 이미 실생활에서 체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는 않는 상황이라 경제적인 응급처치인 마이너스 금리는 예상보다 시기가 일찍 도래할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에요.

겨울호랑이 2016-07-11 19:27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오거서님 말씀하신대로 지금 현재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시대인 것 같습니다. 다만 명목금리마저 마이너스가 된다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되기에 당장 명목금리마저 마이너스가 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거서 2016-07-11 19:40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 님의 말씀이 아직은 좀더 타당하다고 봅니다. 가능성 측면에서, 제 의견을 보탠 것일 뿐입니다. ^^;
아베노믹스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보니 결국 마이너스 금리와 같이 초강수를 둘 수 밖에 없는 것이 딜레마겠지요. 우리나라도 경제 위기의 돌파구는 없어보여요. 안타깝지만.

겨울호랑이 2016-07-11 20:00   좋아요 1 | URL
금융위기이후 실질 구매력은 감소했음에도 재벌위주의 공급자 위주의 정책이 문제인거 같아요.. 오거서님 지적처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거서 2016-07-11 20:35   좋아요 1 | URL
옳은 말씀에 절로 고개를 끄떡이게 되는군요. ^^

겨울호랑이 2016-07-11 21:32   좋아요 1 | URL
오거서님 좋은 의견 나눌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오거서 2016-07-12 06:53   좋아요 1 | URL
덕분에 저 역시 즐거웠어요! 이런 주제로 의견을 나누기가 쉽지 않은데 독서력이 남다른 겨울호랑이 님이라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행복한 아침을 맞이하시길!

겨울호랑이 2016-07-12 07:11   좋아요 0 | URL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많이 부끄럽습니다. 오늘 비가 많이 오네요.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주 내리던 장마가 걷히고 어제부터 뜨거운 여름을 느낍니다. 아침에는 지난 주에 이어 블루베리를 땄어요. 한낮에는 너무 뜨거워서요^^

전에는 잘 몰랐는데 나무마다 특성이 있네요. 같이 키워도 열매가 조금씩 열리는 녀석이 있는가하면, 어떤 녀석은 모든 열매가 골고루 열리네요. 블루베리 나무를 보니 아이들이 생각납니다.

어떤 아이는 같이 배워도 빠르게 소질을 보이는가하면, 어떤 아이는 묵묵하게 고르게 성장하기도 하지요. 나무들처럼 아이들도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너무 빨리 성과를 내라고 가르치고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린나이에 작곡을 한 모짜르트나 33세에 대제국을 세운 알렉산드로스 대왕 같은 천재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40세 이후에 자립의 기반을 마련한 카이사르나 유랑을 거듭하다 60세 이후 제후에 올라 춘추오패 중 한 명이 된 진 문공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이들을 우리는 포용하고 있는가 블루베리를 따면서 생각해 봅니다.

블루베리 나무를 이리저리 살펴보면, 한 편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익은 열매가 다른 편에서는 보이네요.

우리 집 딸아이는 부모인 제가 봐도 평범합니다. 아. 감사하게도 무척 건강합니다. 아이가 평범한 것은 제가 아직 딸아이를 여러 면에서 살펴보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은 딸아이와 부모가 함께 해야할 평생의 길이기에,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으렵니다. 다만,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봐야겠지요.

어느새 해가 많이 올라 왔네요. 요즘은 4시 30분이면 밝아지기에, 하루가 무척 깁니다. 블루베리를 키운 것도 아니고, 조금 딴 것 가지고 유난떤 것 같네요^^.

농사를 지으면 거의 수상록이 전집으로 나올 기세입니다. ㅋ 아무래도 제가 도시에서만 커서 `자연의 지혜`를 체험하지 못한 탓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블루베리를 따면서 제 글을 읽어주신 분 모든 분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농사는 참 소중한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부족한 생각이나마 함께 공감해 주시고, 알지 못한 세계에 대해 알려주셔서, 꾸준히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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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7-09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블루베리 열매를 이렇게 보게 되는군요. 보기 좋은 사진이 곁들인, 진솔함이 배인 글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6-07-09 11:2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오거서님^^ 음악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는데, 오거서님 글 보면서 좋은 음반과 연주에 대해 알 수 있어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Dora 2016-07-09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맛 블루베리 궁금해요^^

겨울호랑이 2016-07-09 14:11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Theodora님 양이 많으면 나눌 수 있을텐데....ㅜㅜ 보다 많아지면 조금씩이라도 맛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Dora 2016-07-09 14:13   좋아요 1 | URL
마음만으로도 풍요로운데요 감사해요 겨울호랑이님 기다릴게요 큭

겨울호랑이 2016-07-09 14:35   좋아요 1 | URL
네 Theodora님 풍작이 되도록 기도 부탁드려요^^

:Dora 2016-07-09 14:37   좋아요 1 | URL
네 화살기도 팍팍 쏘겠습니다 아자~

yureka01 2016-07-09 2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은 토요일 저녁 밤도 즐겁기를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16-07-09 20: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yureka01님 행복한 밤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정치가 / 소피스트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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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트>는 테아이테토스와 방문객 사이에 '소피스트란 어떤 존재인가?'를 두고 벌이는 대담이다. 전체적으로 '분리 방식'을 이용하여 대화가 전개된다. 초/중기 대화편과는 대화전개 방식이 많이 다르기에 서술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따라간다.

 

[낚시꾼에 대한 정의]
낚시꾼에 대한 분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분류이며, 이후 논의에서 뼈대를 이룬다. 플라톤은 이 대화편에서 유(類)를 구별하는 방식으로 주로 논의를 전개한다.

 

1. 기술의 분류


 가. 제작술 : 전에 존재하지 않던 것을 존재하게 하는 기술(219b)
 나. 획득술 : 어느것도 무엇을 제작하지 않고, 어떤 것들은 이미 존재하거나 제작된 것을 말과 행동으로 점유하고, 다른 것들은 경쟁자가 그런 것들을 점유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기술(219c)

 

2. 획득술의 분류
가. 획득술은 선물, 품삯, 구매를 통한 자발적인 교환과 행동이나 말로써 점유하는 것으로 구분하지만, 모두를 점유라 한다.(219d)
나. 점유의 분류(219e)
1) 경쟁 : 공개적인 것
2) 사냥 : 은밀한 것(220a)
가) 생명 없는 것들에 대한 사냥
나)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사냥 : 동물 사냥(220b)
- 육서동물 사냥 : 발 달린 것들에 대한 사냥
- 수생동물 사냥 : 헤엄치는 동물들에 대한 사냥
-> 날개달린 것들에 대한 사냥 : 새사냥
-> 물속에 사는 것들에 대한 사냥 : 고기잡이(220c)
=> 에워쌈으로 사냥하는 것(통발, 그물, 올가미,어살) : 에워싸는 사냥
=> 후려침으로 사냥하는 것(갈고리, 작살) : 후려치기 사냥(220d)
==> 횃불 사냥 : 밤에 불빛 아래서 하는 사냥
==> 갈고리 사냥 : 낮에 하는 사냥
===> 작살사냥 : 위에서 아래로 후려치는 사냥(220e)
===> 갈고리를 사용하되 물고기의 아무 부위가 아니라 언제나 사냥감의 머리와 입을 후려쳐 막대기나 갈대 줄기와 함께 밑에서 위로 낚아채는 사냥 : 낚시(221a)

 

[소피스트에 대한 정의]

 

1. 소피스트 : 전문가이면서 사냥꾼이라는 점에서 낚시꾼과 유사(221e)

 

2. 소피스트에 대한 첫 번째 분류

미덕을 위해 교제한다고 공언하면서 그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부류 : 사이비 기술

 

가. 획득술은 선물, 품삯, 구매를 통한 자발적인 교환과 행동이나 말로써 점유하는 것으로 구분하지만, 모두를 점유라 한다.(219d)
나. 점유의 분류(219e)
1) 경쟁 : 공개적인 것
2) 사냥 : 은밀한 것(220a)
가) 생명 없는 것들에 대한 사냥
나)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사냥 : 동물 사냥(220b)
- 육서동물 사냥 : 발 달린 것들에 대한 사냥
-> 길들인 동물들에 대한 사냥 : 인간 사냥(222c)
=> 강제에 의한 사냥 : 해적질, 납치, 참주정치, 전쟁 일반
=> 설득술 : 법정연설, 대중연설, 사교술(222d)
==> 사석에서 행하는 것(222d)
===> 보수를 받는 것
====> 기분을 맞춰줌으로써 사람들에게 다가가 쾌락만을 미끼로 사용하되 그 대가로 생계비만을 요구하는 부류 : 아첨술 / 쾌락을 파는 장사(222e)
====> 미덕을 위해 교제한다고 공언하면서 그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부류 : 사이비 기술 = 소피스트 기술(223a)
===> 선물을 주는 것 : 사랑의 기술(222e)
==> 공석에서 행하는 것
-> 야생동물들에 대한 사냥
- 수생동물 사냥 : 헤엄치는 동물들에 대한 사냥->이하 났시꾼

 

3. 소피스트에 대한 두 번째 분류

 

도시와 도시를 다니며 미덕에 관한 대담과 배울 거리를 파는 혼 도매

 

가. 획득술은 사냥과 교환으로 분류된다.(223c)
나. 교환의 분류(223c)
1) 거저 주기
2) 장사(223d)
가) 자기가 만든 것들을 직접 파는 것
나) 남들이 만든 것들을 교환하는 장사(223d)
 - 소매 : 같은 도시 안에서 하는 것
 - 도매 : 도시와 도시 사이의 교환을 하는 것(223e)
->몸을 부양하고 몸에 필요한 것들을 돈을 받고 파는 것
->혼을 부양하고 혼에 필요한 것들을 돈을 받고 파는 것
=>보여주기 기술 : 배울 거리를 몽땅 사들인 뒤 도시에서 도시로 돌아다니며 그것을 돈과 교환하는 사람(224b)
==> 지식 일반과 관계있는 부분 : 기술 장사
==> 미덕과 관계있는 부분 : 소피스트 기술(224c)

 

3. 소피스트에 대한 세 번째 분류

 

도시 안에서 미덕에 관한 대담과 배울 거리를 파는 혼 소매

 

나) 남들이 만든 것들을 교환하는 장사(223d)
 - 소매 : 같은 도시 안에서 하는 것(224e)

 

4. 소피스트에 대한 네 번째 분류

 

논쟁으로 돈을 버는 족속

 

가. 획득술은 선물, 품삯, 구매를 통한 자발적인 교환과 행동이나 말로써 점유하는 것으로 구분하지만, 모두를 점유라 한다.(219d)
나. 점유의 분류(219e)
1) 경쟁 : 공개적인 것(225a)
가) 다툼
나) 싸움(225b)
- 폭행 : 몸과 몸이 부딪치는 경우
- 말다툼 : 말과 말이 부딪치는 경우(225b)
-> 법정 공방 : 옳은가 그른가를 두고 공개석상에서 쌍방 간에 긴말을 주고받는 것
-> 토론 : 사석에서 짤막짤막하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경우
=>논쟁 : 원칙들 일반에 관해 기술적으로 행해지는 토론
==> 당사자가 재산을 잃게 하는 것 : 수다
==> 당사자가 돈을 벌게 하는 것 : 소피스트 기술
2) 사냥 : 은밀한 것(220a)

 

5. 소피스트에 대한 다섯 번째 분류

 

'분리의 기술'을 이용한 분류 : 사이비 지혜에 대한 논박

 

가. 정화(淨化) : 더 좋은 것을 남겨두고 더 나쁜 것을 버리는 분리(분리 중 일부)
1) 몸과 관련한 정화(227a)
가) 내부 정화 : 체력 단련, 의술
나) 외부 정화 : 목욕
2) 혼과 관련한 정화(229a)
가) 교정(矯正) : 오만, 불의, 비겁함을 다루는 기술
나) 가르치는 기술 : 모든 종류의 무지를 다루는 기술
- 교육 :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것(어리석음)을 방지하는 것(229b)
-> 훈계 : 나무라거나 부드럽게 타이르는 것(230a)
-> 논박 : 따지고 묻는 것(230b)
=> 사이비 지혜(doxosophia)에 대한 논박 : 소피스트 기술(231b)
나. 비슷한 것에서 비슷한 것을 분리

 

6. 소피스트에 대한 여섯 번째 분류

 

가. 소피스트는 진리가 아닌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
1) 소피스트는 반박에 능한 사람(232b)
2) 반박술은 무엇에 관해서든 논쟁을 벌일 수 있는 능력(232e)
3) 인간이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음(233a)
4) 소피스트의 비밀 : 자신이 반박하는 것을 알고 있는 듯 보이는 능력
5) 결국, 소피스트는 진리가 아닌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233d)

나. 모상 제작술(eidolopoiike)

1) 닮은꼴 만들기: 모형의 길이와 너비와 깊이의 비율을 견지하고 각 부분들에 모형 본래의 색깔을 칠함으로써 모방물을 제작하는 경우(235e)
2) 환영(幻影) 제작술 : 닮아 보이지만 사실은 닮지 않은 환영을 만드는 기술(236c)
가) 도구를 통해 만들어지는 환영(267a)
나) 환영을 만드는 사람이 자기 몸을 도구로 사용할 때 생겨나는 환영 : 모방술(267e)
-> 모르면서 모방 : 의견 모방술(268a)
=> 단순모방자 : 자기 의견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
=> 위장모방자 : 아는 척하는 것을 사실은 모르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
==> 대중에게 긴 연설을 하는 사람 : 대중연설가
==> 사석에서 짧은 말을 하는 사람 : 소피스트
-> 알면서 하는 모방 : 과학적인 모방

 

7. 결론 : 진정한 소피스트란? (268d)

앞뒤 맞지 않는 말을 하게 하며, 의견에 근거한 기술의 위장하는 부분을 모방하는자. 모방 제작술 중에서도 환영을 제작하는 부류에 속하며, 제작 중에서 신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으로 분류된 말로 요술을 부리는 부분을 모방하는자.

 

 

<소피스트>는 따라가기가 어려운 작품이어서, 정리가 잘 안 된것도 같다. 이 작품은 소피스트의 여러 특성을 도출하여, 이들이 궤변론자임을 입증하려고 한 작품이고, 전체적인 구조가 잘 갖추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소피스트' 유형화시키는 기준이 다분히 주관적이어서, 2000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 기준을 봤을 때 공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플라톤 당시에는 논증도 상대적으로 허술하고, 유형화 기준도 현대보다 모호하기 때문이리라. 때문에, 우리가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서 플라톤의 사고를 따라가는 것에 하나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소피스트>에서는 소피스트에 대한 논증 이외에 또 하나의 커다란 논증이 있다. '존재론'에 대한 내용인데, 이 내용이 여섯번 째 분류에 있어 핵심적인 내용으로 등장한다.  파르메니데스의 '단일론', 헤라클레이토스의 '유물론', '존재', '생성', '운동', '변화', '불변', '같음' 등의 개념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양이 커서 다음에 이 부분을 별도로 살펴보는 것이 작품 이해에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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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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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은 철인(哲人)황제로 알려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이 담긴 에세이다. 스토아 학파의 사상이 잘 담겨있으면서도, 여러 짧은 잠언등이 가슴에 와 닿는 잔잔한 책이라 생각된다. <명상록>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해봤다.


먼저, <명상록>은 우리의 고통과 고민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우리가 말하고 행하는 것은 십중팔구 불필요한 것이므로, 그것을 버리게 되면 여가는 늘고 마음의 동요는 줄 것이다. 그러니 매사에 이것은 불필요한 것들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하고 자문(自問)해 보아야 한다.(4장 24)


네 불행은 악에 대한 네 판단력이 자리 잡고 있는 부분에 달려 있다... 말하자면 악인과 선인에게 똑같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을 그것이 악이나 선이라고 판단하지 못하게 하라.(4장 39)


앞으로는 너에게 고통을 가져다주는 일이 일어날 때마다 잊지 말고 다음의 원칙을 적용하라. "이것은 불운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을 용감하게 참고 견디는 것은 행운인 것이다."(4장 49)


복수하는 최선의 방법은 네 적(敵)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6장 6)


고통에 관하여.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우리를 죽게 할 것이고, 지속되는 고통은 참을 수 있다.(7장33)


고통을 당할 때마다 상기하라. "네가 그 한계를 생각하고 상상력으로 거기에 뭔가를 덧붙이지만 않는다면, 고통은 참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영원한 것도 아니다.-에피쿠로스-"(7장 64)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과 같은 일들은 전에도 일어났음을 늘 명심하라. 그리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임을 명심하라.... 그 연극들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과 같고, 배우들만 다르기에 하는 말이다.(10장 27)


또, <명상록>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너는 똑바로 서야지, 똑바로 세워져서는 안 된다.(3장 5)


"아침에 일어나기 싫으면, "나는 인간으로서 일하기 위하여 일어난다."고 생각하라. 아니면 나는 이불을 덮고 누운 채 몸이나 데우려고 만들어졌단 말인가?(5장 1)


너에게 어떤 일이 어렵다고 해서 인간에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길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에게 가능하고 인간의 본성에 맞는 일이라면 너도 틀림없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라.(6장 19)


네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싶으면 너와 함께 사는 자들의 장점을 생각하라.(6장 48)


미래의 일로 불안해하지 말라. 그리고 가야 한다면, 네가 지금 현재의 일에 쓰고 있는 바로 그 이성으로 무장하고 그리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7장 8)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은 너에게 달려 있다.(7장 1)


찌뿌린 얼굴은 자연에 아주 어긋난다. 그것이 자주 반복되면 상냥한 얼굴 표정이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종국에는 완전히 소멸되어 전혀 되살릴 수 없게 된다.(7장 24)


너는 아무도 비난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다면 네가 그 장본인을 바로잡고, 그것이 안 되면 일 자체라도 바로잡도록 하라. 그것도 안 되면 비난한다고 해서 네게 무슨 덕이 되겠는가?(8장 17)


무엇을 행하는 것뿐 아니라, 무엇을 행하지 않음으로써 불의를 저지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9장 5)


가능하다면, 잘못을 저지른 자를 타일러라. 가능하지 않다면, 그런 경우를 위하여 관용이 네게 주어졌음을 명심하라.(9장 11)


이제 더 이상 선한 사람은 어떠어떠해야 하는지 토론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라. (10장 16)


건강한 눈은 보이는 것은 모두 보아야 하며 "나는 초록색만 원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눈병의 징후이기 때문이다. (10장 35)


도저히 해내지 못할 것 같은 것들도 연습하라. 많이 써보지 않아 다른 일에는 느린 왼손도 고삐는 오른손보다 더 단단히 잡는다. 왼손은 이 일을 익혀두었기 때문이다.(12장 6)


적절치 않으면 행하지 말고, 진실하지 않으면 말하지 마라. 네 욕구는 너에게 달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12장 17)


그리고, <명상록>은 삶에 지친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다른 것은 다 던져버리고 이 몇 가지만 꼭 붙잡도록 하라. 무엇보다도 각자는 현재라는 짧은 순간을 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나머지 시간은 이미 살았거나 불확실하다.(3장 10) 


인간에게 자신의 영혼보다 더 조용하고 한적한 은신처는 없다.(4장 3)


너는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다든가 능력이 모자란다는 핑계를 대지 않고도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지 알지 못하겠느냐? 정직성, 위엄, 끈기, 향락에 대한 혐오, 운명에 대한 만족, 자비심, 마음의 자유, 검소함, 과묵함, 고매함 말이다.(5장 5)


네가 올바른 길을 가고, 올바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면 행복하게 지내는 것은 언제나 네 힘에 달려 있다.(5장 34)


네 인생 전체를 그려보고 낙담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네가 겪었고 겪게 될 온갖 어려움을 한꺼번에 떠올리지 말고, 그때그때 현재의 일과 관련하여 "이번 일에서 참을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해보라.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말이 깊이 다가온다.


머지않아 너는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고, 머지않아 모두가 너를 잊게 될 것이다.(7장 21)


죽음을 멸시하지 말고, 죽음을 기뻐하라. 죽음도 자연이 원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9장 3)


위로 던져진 돌에게는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악이 아니고, 위로 오르는 것이 선이 아니다. (9장 17)


벌써 오래되었지만,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초반부에 나오는 황제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로마 제국이 붕괴되기 시작한 5현제의 마지막 황제로서, 그는 재임 중 각 전선을 다니다가 병사(病死)한다. 그 바쁜 시기중에서도 틈틈히 저술에 몰두했다고 하며, 이 <명상록> 중 일부도 전선에서 씌여졌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 나오는 조언이 더 깊이 와닿는다.


 

<영화 : 글래디에이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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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기아스 / 프로타고라스 - 소피스트들과 나눈 대화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프로타코라스>는 소크라테스와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로 유명한 소피스트 프로타고라스 간에 이루어진 '미덕(arete)'에 관한 대화편이다.

 

소크라테스는 프로타고라스에게 당신의 제자가 되었을 경우 어떤 이득이 있는지를 묻고, 프로타고라스는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대답을 한다. 같은 소피스트 였던 고르기아스는 이와 유사한 질문에서 수사학을 통해 성공시켜 주겠다는 대답을 하는(<고르기아스> 中) 반면,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적인 내면의 수양에 집중하고 있다.

 

'힙포크라테스는 그대의 제자가 되고 싶어 하며, 그대의 제자가 됨으로써 어떤 이득을 보게 되는지 알고 싶답니다.'(318a)
'자네는 날마다 계속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될 걸세.(318a) 내가 가르치는 것은 자기가 할 일을 훌륭하게 판단하는 것이오.(318e)'

 

소크라테스는 이에 대해 미덕은 가르칠 수 없다는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고, 프로타고라스는 국가를 경영하는 기본 소양인 염치와 정의는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진 것이며, 후천적인 교육을 통해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대는 국가경영술에 관해 말하며 사람들을 훌륭한 시민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시는 것 같은데,(319a)... 분명 그들이 그런 것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가장 지혜롭고 가장 훌륭한 시민들도 자신들의 이러한 미덕을 남들에게 전수할 수 없으니까요.(319e).. 프로타고라스님, 나는 이런 사실들로 미루어 미덕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320b)

'인간은 생존을 위한 지식은 얻었지만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은 아직 갖지 못했소.(321d).. 제우스는 우리 인간 종족이 완전히 멸종하지나 않을까 두려워서 헤르메스를 인간에게 보내 염치와 정의를 가져다주게 했는데, 공동체를 구성하고 우애를 맺는데 이것들이 원칙이 되게 하기 위해서였소.(322c)...(정의와 염치를) 모든 인간이 나눠 갖게 하라. 다른 기술들처럼 정의와 염치가 소수의 것이 되면 국가가 생길 수 없을 테니까.'(322d)
'다음에 내가 그대에게 보여주려는 것은 미덕이 타고난 것도 저절로 생긴 것도 아니며 그것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애쓰고 노력하여 배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오.'(323d)

 

또한, 프로타고라스는 정의와 절제와 경건함이 국가가 존재하려는 하나의 자질(미덕)이라고 말하고, 미덕의 부분들로 정의, 절제, 경건이 부분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이 서로 다르며, 각자 고유한 기능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제 그대가 훌륭한 사람들에 관해 제기한 더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소. 국가가 존재하려면 모든 시민이 가져야 하는 한 가지 자질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없는 것일까?(324e)... 만약 그 한 가지 자질이 정의와 절제와 경건함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모두 다 가져야 하는 자질이오.'(325a)
'미덕은 단 하나의 자질이고, 그대가 묻고 있는 것들은 미덕의 부분들이오.(329d)

 

소크라테스는 정의와 경건함을 통해 부분들 간에 공통되는 요소가 있음을 보이며, 프로타고라스를 논박한다. 프로타고라스는 닮은 점의 정도 차이를 말하며 응수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반대되는 요소들이 여러 개 있음을 보이면서 프로타고라스의 논리를 재논박한다.

 

'정의는 올바른 것이라고 대답할래요(330d).. 그렇다면 경건함은 올바른 것이 아니고, 정의는 경건한 것이 아니라는 말인가요? 그러니까 경건함은 올바른 것이 아니라 불의한 것이고, 정의는 불경한 것이라는 뜻인가요?'(331b)

'사물들이 닮은 데가 있다 해도 닮은 점이 적으면 닮았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사물들이 다른 데가 있다고 해서 다르다고 해서도 안 될 것이오.(331e)'

'우리는 어떤 것이든 그것에 반대되는 것은 하나뿐이라는 데 동의했어요.(332d).. 어리석음은 분별력에 반대되겠지요? 그대는 우리가 앞서 어리석음은 지혜에 반대된다는 데 동의한 일이 기억나세요?(332e)...어떤 것이든 그것에 반대되는 것은 하나뿐이라는 주장을 포기할까요, 아니면 지혜와 분별력은 서로 다르지만 둘 다 미덕의 부분들인데, 둘은 서로 다를 뿐더러 얼굴의 부분들처럼 그 자체로도 그 기능에서도 서로 같지 않다는 주장을 포기할까요?'(333a)

 

 다시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간에 미덕과 그 부분들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다. 프로타고라스는 모두 미덕의 부분이지만, 용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유사점이 있지만, 용기는 다르다고 말한다.

 

'지혜, 절제, 용기, 정의, 경건함은 하나에 대한 다섯 가지 이름인가요, 아니면 이들 이름 각각에는 어느 것도 다른 것과 같지 않은 고유한 기능을 가진 별개의 실체가 대응하고 있나요?'(349b)

'소크라테스, 내 주장은 그것들은 모두 미덕의 부분들이고, 그중 넷은 서로 상당히 닮았지만, 용기는 다른 것들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이오.(349d)... 대담성은 인간들에게 기술이나 분노나 광기의 결과물일 수 있지만, 용기는 타코난 본성과 혼의 적절한 계발의 결과물일 수 있기 때문이라오.'(351b)

 

용기가 지혜의 다른 속성과 같은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다른 논의가 시작된다. 즐거운 것과 좋은 것에 대해 대화가 시작되고, 두 사람은 쾌락은 좋은 것이며, 좋은 것(쾌락)의 측정을 통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을 위한 지식(지혜)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이룬다.

 

'즐거운 것들은 즐거운 것인 한 그것들에서 다른 어떤 것이 생기든 그 자체로 좋은 것이 아닐까요?(351c)...그대도 지식이 다른 모든 것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노예라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지식은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 고상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352c)
'지식과 지혜야말로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주장하오'(352d)
'사실 여러분이 나쁘다고 여기는 것은 고통이고 좋다고 여기는 것은 쾌락이오. 여러분은 쾌락의 경험 자체도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쾌락을 앗아가거나 그것이 주는 쾌락보다 더 큰 고통을 안겨주면 나쁘다고 부르니 말이오.(354c)... 쾌락과 고통의 올바른 선택에, 그러니까 그것이 더 많으냐 아니면 더 적으냐, 더 크냐 아니면 더 작으냐, 더 멀리 있느냐 아니면 더 가까이 있느냐의 올바른 선택에 우리 삶의 구제가 달려 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일종의 측량술이 아닐까요?(357a)... 일종의 측량술이라면 필연적으로 일종의 기술과 지식이겠지요?... 지식보다 더 강력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어디서나 지식은 쾌락과 그 밖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357c)'

 

마지막으로, 소크라테스는 용기가 지혜의 부분임을 밝히면서, 용기가 미덕의 다른 부분과 차이있다는 프로타고라스의 견해를 최종 반박한다.

 

'겁쟁이들의 대담함이 수치스럽고 나쁜 것은 다름 아니라 무지와 무식의 소치인가요?(360b)... 그대는 무엇이 사람을 겁쟁이로 만든다고 말하시오?-비겁함이오.(360c).. 그렇다면 비겁함은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고 무엇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지 모르는 무지이겠네요?(360c).. 그렇다면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고 무엇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지 아는 지혜가 용기이겠네요?'(360d)

 

 이러한 논증 결과, 소크라테스는 지식이 미덕이라는 입장으로 바뀌고, 프로타고라스는 지식(용기)가 미덕과 다르다는 것을 주장하게 되어, 결국 '미덕을 가르칠 수 있는 가?'하는 논의 자체가 흐지부지된다.

 

'소크라테스여, 그대는 처음에는 미덕은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더니 지금은 그에 반하는 주장을 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소. 그대는 정의, 절제, 용기 등 모든 것이 지식이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는데, 그런 식이라면 미덕은 분명 가르칠 수 있는 것일 테니 말이오.(361b)... 한편 프로타코라스는 처음에는 미덕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지금은 반대로 미덕은 사실상 지식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것을 밝히려고 열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럴 경우 미덕은 사실상 가르칠 수 없는 것이 되겠지요.'(361c)

 

<프로타고라스>의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간 문답식 대화를 따라 가다보면, 생각없이 대답하게 되고, 다 읽고 나면 멍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들의 논의와 관계없이 생각해보자.
정의, 절제, 용기 등 미덕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이 질문에 가르칠 수 있지만, 모두가 배운 대로 실천할 수는 없다는 것이 보다 타당한 대답일 것이다.(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더 좋은 대답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프로타고라스와 소크라테스의 대화가 흐지부지 된 것은 기본전제로 '지행합일(知行合一)'을 가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알지 못하면 행위할 수 없다고 두 사람은 생각했기 때문에 '지식(지혜)'에 초점을 두고 논의가 되었고, 결과는 위와 같이 난다. 그렇지만, 현실은 머리로 아는 것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

 이들의 대화는 방향이 잘못 잡혀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개인적으로  플라톤의 여러 대화편을 읽으면서 생겼던 의문이 있었다. '과연 플라톤이 말하고자 했던 'arete'가 우리가 생각하는 미덕(美德)과 같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다. 예를 들면, 영어로 honesty는 '정직'으로 번역된다. 그렇지만, hoensty안에 '공자의 정직'을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葉公語孔子曰, “吾黨有直躬者, 其父攘羊, 而子證之.” 孔子曰, “吾黨之直者異於是, 父爲子隱, 子爲父隱. 直在其中矣.”

섭공이 공자에게 말씀을 건네었다. 제가 다스리는 마을에는 궁(躬)이라는 정직한 청년이 삽니다. 그의 아버지가 양을 훔치니 아들이 아버지가 죄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공자 왈, 실망했소이다 섭공. 당신은 통치의 편의를 위해서 정직이라는 핑계로 아들이 아버지까지 고발하게 하였소이까. 우리 마을의 정직한 자는 이와 다르오이다. 아버지는 자식을 숨겨 주고 자식은 아버지를 숨깁니다. 정직이란 그런 속에 있는 법이외다.

 

마찬가지로, 이들이 말하는 '용기', '절제' 속에는 한국인이 잘 모르는 또 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보다 용어의 정확한 정의와 본문에서 쓰이는 의미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없이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플라톤을 접하면서 내 자신의 한계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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