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전집 5 - 테아이테토스 / 필레보스 / 티마이오스 / 크리티아스 / 파르메니데스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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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ence", according to this theory, can only be asserted of descriptions. We can say " The author of Waverley exists." but to say "Scott exists" is bad grammer, or rather bad syntax. This clears up two millennia of muddle-headedness about "existence," beginning with Plato's Theaetetus."

 

  Bertrand Russell, <History of Western Philosophy>

 

러셀이 플라톤의 <테아이테투스> 이래 2천년 동안 서양철학에  제기되었던 '존재론'을 '기술 이론'을 통해 해결했다고 선언한 문장이다.

기술이론의 개략적인 내용은 '고유 명사(Scott)가 존재한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으나, 'Waverley의 저자는 존재한다.'는 말은 성립한다는 것이다. 명사를 정의하는 것은 개별 기술(description)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여러 성격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고유명사는 정의하는 것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러셀의 <서양철학사> 마지막 30장에 할애해서 논리를 편다. 

러셀의 기술이론에 대해서는 다음에 보도록 하고, 서양 철학 존재론의 시작이 된 <테아이테투스>를 살펴보자.

 

1. 지식이란 무엇인가?(151d) - 지식은 감각적 지각이다

 

가. 지식은 감각적 지각(151e) : 프로타고라스 -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
1) 존재한다고 하는 모든 것은 운동과 변화와 혼합의 결과물(152d)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은 프로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엠페도클레스 등이다.
2) 존재하는 것과 생성은 운동의 산물이고, 존재하지 않음과 소멸은 가만있음의 산물이다.(153a)
3) 자체로 하나(一者)인 것은 아무것도 없고 사물은 언제나 어떤 관계 속에서 생성되며, '존재한다'는 표현은 배제되어야 한다.(157b)

 

나. 소크라테스의 반론(164a ~ 164b)
1) 지각(본다, 듣는다) 또는 지각과 지식이 같다고 가정하자.
2) 그럴 경우, 자기가 본 것에 대해 지식을 습득한 사람이 눈을 감는다면, '그는 보지 못하고' 때문에 '알지 못하게 된다.'

 

다. 프로타고라스의 반론
1) 과거에 경험했지만 더는 경험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현재의 기억이 그때의 경험과 같은 성질의 것이라고 인정하리라 생각하는가?(166b)
2)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며(167a),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거나 자기가 느끼는 것들과 다른 것들을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167a)

 

라.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이론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반론
1) 프로타고라스에 따르면, 한 국가가 정의롭다고 여기고 어떤 법을 제정하든 그 법이 효력이 있는 한에서는 그 법을 제정한 국가에는 정의롭다. 그러나, 때로는 '유익하'지 않게 된다.(177d)
2) 우리가 유익하다고 여기고 법을 제정하는 것은 '미래'에 유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178a)
3)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판단 기준도 자신안에 가지고 있으며, 일어나리라고 여기는 것들이 생각한대로 일어나는가?(178c)
4) 모두의 판단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 지식이 없는 사람은 척도가 되어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179b)

 

마. 만물은 변한다는 사람들의 주장
1) 변화는 달라짐과 운동, 두 종류의 변화다.(181a)
2) 만일, 만물이 움직이기만 하고, 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성질을 띄고 있는지 말할 수 있지만(182c), 달라진다면 우리는 어떤 것의 이름을 정확하게 사용했다고 자신할 수 없다.(182d)
3) 만일, 만물이 변화한다면, '이렇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 변화를 멈추게 하고, '이렇지 않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도 마찬가지다.(183b)
4) 따라서, 이론에 맞는 표현은 '어느 쪽도 아니다.'라는 표현밖에는 사용할 수 없다.(183c)

 

바. 우주는 정지해 있다는 사람들의 주장 : 파르메니데스
1) 혼은 모든 것에 공통된 것을 스스로를 통해 고찰하며, 존재는 혼이 스스로를 통해 파악하려는 사물들의 부류에 속한다.(186a)
2) 모든 경험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각할 수 있지만, 성찰은 교육을 통해 어렵게 얻어지게 되며(186c), 이에 따라 지식은 경험에 대한 추론 속에 있게 된다.(186d)
3) 따라서, 지식과 지각은 다르다.
-> 지식은 감각적 지각이라는 논리 붕괴

 

2. 지식이란 무엇인가?(151d) - 지식은 참된 판단이다

 

가. 거짓된 판단은 생각과 지식의 혼동
1) 봤거나 들었던 것들은 기억하고 싶으면 밀랍 덩어리에 각인한다고 가정할 때,(151d) 다음과 같은 경우 거짓된 판단, 판단착오를 하게 된다.
2) 판단착오의 2가지 경우 : 거짓된 판단은 지각과 생각의 결합 속에서 발생함
가) A, B를 모두 알고 있으나, 한 사람만 지각할 경우 다른 사람에 대한 지식이 지각과 일치되지 않을 때(193d)
나) A, B를 모두 보거나 지각하지만, 각인된 표지가 지각과 일치하지 않을 때(194a)
3) 거짓된 판단은 생각만 할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196a)
->  거짓된 판단은 생각과 지식의 혼동이라는 논리 붕괴

 

나. 안다는 것=지식을 갖고 있는 것=지식의 소유(197a)
1) 갖고 있는 것과 소유하는 것의 차이(197b)
가) 어떤 사람이 외투를 사서 차지하고 있지만 입고 있지 않다면,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는 것이다.
나) 지식들을 오래전부터 소유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시 배울 수 있다. : 사냥의 비유(198d)
다) 다시 배울 때 엉뚱한 지식을 잡는다면 거짓된 판단을 하는 것이고, 붙잡으려던 지식을 붙잡을 때 실수하지 않고 참된 판단을 한다(199b)
2) 무지를 붙잡은 사람의 경우 거짓된 판단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참된 판단을 한다고 생각한다.
->  지식의 본성을 파악하기 전에는 거짓된 판단을 아는 것이 불가능하다(200d) , 지식은 참된 판단이라는 논리 전개가 불가능

 

3. 지식이란 무엇인가?(151d) - 지식은 설명이 수반된 참된 판단이다

가. 설명이란 본질적으로 이름들의 함께 엮임이다.(202b)


나. 지식은 설명이 수반된 올바른 판단의 세 가지 의미(208c)
1) 소리에 의한 생각의 모상(模像) : 논박
2) 요소들을 통해 전체에 접근하는 방법 : 논박
3) 대상을 다른 것들과 구분짓는 특징
가) 지식은 차별성을 통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209d)

 

4. 지식이란 무엇인가?(151d) - 지식은 설명이 수반된 참된 판단이 아니다.

가. 특징이 각인되거나 저장되지 않은 경우에는 판단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209c)
나. 올바른 판단에 설명을 붙인다는 것은 무의미하다.(209d)
다. 우리가 이미 올바르게 판단하고 있는데, 다른 것들과 어떻게 차이나는지 올바른 의견을 붙이라는 요구에 불과하다.(209d) -> 지식에 대한 정의 실패

 

러셀의 기술이론은 아마도 우리가 올바르게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은 설명에 불과하다는 것에 대한 것으로 "올바른 판단에 설명을 붙인다는 것은 무의미하다.(209d)" 논의에 대한 대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것이 기술(description)로서만 존재하기 때문에, 올바른 판단(또는 일자)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며, 새로운 설명등을 추가하여 하나의 존재를 보다 뚜렷하게 나타낸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테아이테토스>, <소피스트>, <정치가> 는 2일간 이루어진 논쟁 3부작이다. 바로 <테아이테토스>에서 프로타고라스의 가상의 논박을 바탕으로, 뒤의 논쟁을 암시한다. 마치 <Star Wars Series>예고편을 연상케 했다면 조금 과장일까.

 

"나는 또한 지혜롭고 훌륭한 정치가들도 자신들의 국가에서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불건전한 견해를 건전한 견해로 대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오.(167c)" : <정치가>에서 논박

 

"같은 논리에 따라 제자들을 이런 방법으로 교육할 수 있는 소피스트 역시 지혜로우며 교육과정을 마친 제자들에게서 고액의 보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라오.(167d)" : <소피스트>에서 논박

 

<테아이테토스>를 읽고 나니 플라톤의 초/중기 대화편에 비해 갑자기 논의의 깊이가 깊어진 느낌이다. <소피스트>, <정치가> 이전에 먼저 읽어보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이전 대화편들보다 더 치밀해진 논리 전개가 철학적 깊이를 더하며, 다른 대화편들과의 내용적 연계성 등을 고려했을 때, 비록 논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반박할 내용이 보이지만, 생각하며 읽기에 매력적인 대화편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PS. 작품을 읽다보면 소크라테스/플라톤의 파르메니데스 지지 성명이 나온다. 이러한 지식 계보를 통해 플라톤의 사상을 큰 틀에 놓고 내용을 유추해 보는 것도 작품의 거시적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특히 한 분을 누구보다 존경합니다. 파르메니데스 말이오.(183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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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젠의 후예 2016-07-15 2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독량 입니다!ㅎ

겨울호랑이 2016-07-15 22:51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카이젠의 후예님 과분한 칭찬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격려에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카이젠의 후예 2016-07-15 2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어려운 책이잖습니까? 가볍지 않은 ~~ ^^ 항상 독서에 습관을 들이지 아니하면,힘든 부분 이라서요. 항상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겨울호랑이 2016-07-15 22:58   좋아요 1 | URL
ㅜㅜ 네 좀 고생했습니다.
내공이 달려서요.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카이젠의 후예님도 행복 가득하세요^^ 어려움을 공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ㅋ

카이젠의 후예 2016-07-15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저두 이시간이 고요한 시간 인지라, 글 읽기가 참 좋아요. 글을 읽음으로서, 삶이 행복해지는게 저의 의지이자 목표 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5 23:05   좋아요 1 | URL
멋지십니다^^ 이미 이루고 계신것 같아요. 꾸준히 책과 함께 행복한 삶 가꾸시길 응원합니다^^

카이젠의 후예 2016-07-15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저와 생각을 공유할수 있어서 넘 좋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6 09:03   좋아요 1 | URL
비가 많이 오지만 책과 함께 행복한 주말 되세요^^

2016-07-16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6 10:26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김영성님 누군가는 알면서 실천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만,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다른 거 같아요.. 지속적인 자극을 통해 체화시켜야 하는데 어렵네요^^ 김영성님께서 알려주신 좋은 책으로 한걸음 나가보려 합니다.
비가 많이 오지만 행복한 하루 되세요^^
저도 김영성님 덕분에 읽은 책 내용을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현실과 접목시킬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200주년 신약성서 주해 - 금장본
200주년신약성서번역위원회 엮음 / 분도출판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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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약성서에 대한 주석서

성경 본문에 대한 참신한 번역과 성경 전반에 대한 해설이 장점이면서도, 궁금한 구절에 대한 설명은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기존의 번역서는 예수의 말씀을 명령문으로 번역하여 다소 강압적인 부분이 있었으나, 200주년 기념 성서에서는 완곡한 청유문의 형태로 되어 있다.

요한복음 10장 1절 구절이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양의 우리의 정문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다른 데로 넘어가는 자는 절도며 강도요,˝- 신개역한글, 대한성서공회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양 우리에 들어갈 때에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들어가는 자는 도둑이며 강도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이에 반해 200주년 신약성서의 같은 구절번역은 다음과 같다.

˝진실히 진실히 당신들에게 말합니다. 양우리에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들어가는 자는 도둑이요 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번역본은 친밀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예수께서 말씀하셨을 때 자신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은 제자들에게 반말투로 말씀하신 것으로 보기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배경하에서 부드러운 청유형의 번역이 내게는 더 가슴에 와 닿았다. 뜻을 살린다는 측면에서는 200주년 성서주해의 번역이 더 좋았다.

신약성경 27권의 상세한 해설은 좋았다. 성경에 나타난 사상적, 집필 배경 등이 서술되어 이해를 쉽게 한다. 때론 본문보다 상세한 해설이 독자의 풍부한 이해를 돕는다. 다만, 궁금한 부분에 대한 해설은 오히려 간략해서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어, 요한복음 10장 33절에서 ˝ `내가 너희를 신들이라 말했다` ...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사람들을 신들이라 말했고..˝라는 구절을 보자. 이 말씀이 불교의 성불과 관련있는가?하는 개인적인 의문이 들어 주석을 봤다. 주석을 보니, `시편 82, 6 참조` 라고 되어있다. 이 책이 신약성서 주해니 구약 내용은 없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구약성경을 찾아 펼쳐 본다. 천주교 주교회의판으로 보자.

˝하느님께서 신들의 모임에서 일어서시어...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며 모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들이다.˝ (시편 82:1-6)

신들의 모임이라니... 기독교는 유일신관인데.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아쉽게도 자료의 한계상 지금은 더 이상 궁금함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또한, 루가복음의 저자가 복음서를 헌정한 대상으로 되어 있는 `데오필로님`의 경우에는 가상의 인물로 Theos + Philos `하느님을 사랑하는 자`라는 의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일까? 해당 부분을 찾아 보자.
해당 부분의 주석은 `데오필로는 실제 인물일 수도 있고 가상의 인물일 수도 있다.`라는 간략한 설명이 되어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설명에 다소 아쉬움이 들었다.

다소 상세한 주석해설이 아쉽지만, 참신한 번역과 성경에 대한 전반적인 해설이 좋은 책이다. 다만, 한 번 보기에는 다소 비싼 가격이 부담이기에 가톨릭 신자가 아닌 경우에는 도서관 활용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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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7-15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구야 기독교의 세계는 정말 깊구먼요...주석 책도 따로 있구요. 저걸 어찌 읽으신데...
대단하십니다....정말 한 종교를 안 다는 것은 평생 걸려도 못 파겠어요 @.@

겨울호랑이 2016-07-15 04:1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쉰P님 저도 주석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못봤어요. 관심있는 부분을 찾아 봤습니다 ㅋ 저도 잘 몰라서 지금 보고 있어요 ^^: 정말 제대로 아는 것은 어느 분야 어느 것이든 어려운 과정인 것 같아요

clavis 2016-08-13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200주년 번역의 존댓말 예수님을 반가워하고 사랑하는 1인으로서 겨울호랑이님의 페이퍼가 고맙게 느꺼집니다 좋은 여름밤 보내셔요
 
고백록
아우구스티누스 지음, 성염 옮김 / 경세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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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백록>은 가톨릭의 교부 성(聖)아우구스티누스의 인생 회고와 천지 창조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담긴 책이다. 1권부터 10권까지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라틴 문학과 수사학에 열중하던 시기, 마니교에 심취하던 시기, 기독교로 개종하기까지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11권부터 13권까지는 기독교의 창조론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담겨 있다.


10권까지의 신앙 고백에 대해서는 많은 리뷰가 있기에, 11권부터 13권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1권에서는 "태초에 하느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기 1:1)"는 구절을 통해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론이 주된 내용으로 다루어진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생각하는 '시간'이라는 개념은 신(神)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개념이다. 하느님(神)의 시간은 영원이며 불변이다.

 '시간'과 '공간'마저 창조된 것이기 때문에, '창조 이전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시간은 인간에게 있어, '현재'로 존재한다. 인간에게만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영혼 안에서 시간을 재게 되고, '미래->현재-> 과거'라는 일련의 흐름으로 통해, 생명의 확장이 일어나게 되고, 끊임없는 시간의  확장을 통해 하느님께  영혼이 흘러간다는 것이 아우구스투스의 '시간론'이다.


"차라리 시간은 셋인데 과거에 대한 현재, 현재에 대한 현재, 미래에 대한 현재라고 하는 편이 적절하다. 이 셋은 영혼 속에 존재하는 무엇이고 다른 곳에서는 이것들이 안 보이며, 과거에 대한 현재는 기억(記憶)이고 현재에 대한 현재는 주시(注視)이며, 미래에 대한 현재는 기대(期待)다.(11권 20,26)"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기대에 해당하는 영역은 짦아지고 기억에 해당하는 영역은 길게 연장된다.(11권 28.38)"


12권은 "태초에 하느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에 감돌고 있었다. (창세기 1:1 ~2)"에 대한 주석이다. 이 부분에서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이 나온다. 


"주님, 당신께서는 무형의 질료로부터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모든 날 이전에 만드셨던 무형의 질료에다 보이는 형상을 부여해서 만드신 것입니다.(12권 8,8)"


여기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에 의해, 질료와 형상이 시간의 선후를 설명하는 것은아니어서(태초 이전의 시간은 없었으니까), 두 존재는 함께 창조된 것이라고 해명한다.(해제 p45)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인론'에 근거하여 "말씀(logos)"을 '창조의 도구인(道具因)'으로 설정하여, 결국 말씀을 통해 무형의 질료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천지가 창조되었다는 이론이 성립하게 된다.(해제 p46)


13권은 '6일 창조'에 대한 명상이 주된 내용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6일 동안 피조물들이 순차적으로 창조되고 나서,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는 구절에 대한 주석이 이루어진다. 하느님은 선(善)하기에, 그 분이 만드신 모든 것은 선한 것이고, 이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논리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게 되고, 이를 통해 '선'을 향해 갈 수도, '악'을 향해 갈 수도 있다.) 이에 반하여, 하느님의 자유는 하느님의 사랑에 상응하며, 이에 따르면 창조 역시 하느님의 사랑이 된다. 의지와 사랑은 동일한 것이므로, "사랑하시기 때문에 창조하셨다."는 해답이 나온다. (해제 p49)


여기서, 하느님의 '창조'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 모두 '하느님의 사랑'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아울러, 하느님의 영(靈)이 창조계를 정화시켜 근원으로 복구시키는 역할을 묘사함으로써 특유한 '성령론'을 진술하기도 한다.(해제p47)


"달려가거라! 내가 안고 오리라. 내게 데려오리라. 거기서 내가 안고 오리라!(6권 16,26)"


<고백록>은 사실 이번에 두 번째로 읽는다. 

 처음에는 고(故) 최민순 신부의 번역본으로 읽었는데, 많이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아름다운 고문체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주석이 거의 없어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에 대한 이해가 어려웠던 반면, 성 염 교수의 <고백록>은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사상적 영향을 준 신플라톤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에 대한 설명과 주석 등이 수록되어 있다. 10권까지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기존 번역본으로도 큰 무리가 없지만, 11권부터 시작하는 고백록의 후반부 이해에는 주석 등 별도의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책을 읽기 전 앞의 해제가 전체적인 뼈대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신(新)플라톤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며, 마니교의 기본 사상인 '선-악 이원론' 극복이 핵심이다. 그래서, '악(惡)'은 실존하지 않으며, 단지 '선의 결핍' 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창조주가 선(善)하기 때문에, 창조된 것도 선한 것이다.


"무엇이 존재하든 선하고, 악이란 실체가 아니니 만일 실체라면 선일 것이다...그렇게 해서 당신께서 모든 것을 선하게 만들었음과 당신께서 만들지 않으신 실체는 아예 아무것도 없음을 내가 깨달았고 그 점은 내게 확실히 드러났습니다.(7권 12,18)"


<고백록>을 읽으면서 '악은 선의 결핍'으로 규정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설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악'이 '선의 결핍'이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주장에 따르면, 선(善)은 측정할 수 있는 정량(定量)적인 개념이 될 것이고, '최고선'인 하느님과 '아주 미미한 선'으로 세상을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한한 인간은 결코 '최고선'인 하느님처럼 생각과 행위를 할 수 없을테니, 끊임없이 '차선'을 선택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어 죄인이 된다는 원죄설은 논외로 하더라도) '악은 선의 결핍'이기 때문에 인간은 끊임없이 악(惡)을 행할 수 밖에 없는 죄인(罪人)이라는 이야기가 성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 고전인 <고백록>을 일반신자에 불과한 내가 몇 번 읽어서 모든 것을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신앙을 가지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와 닿지 않은 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이유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독자층의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권의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모든 시간은 현재로 존재한다.'는 명제는 신앙의 문제가 아닌 이성의 문제로 일반인들도 충분히 고민할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최소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고, 지금 이 순간 열심히 살자!'는 것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달려가거라! 내가 안고 오리라. 내게 데려오리라. 거기서 내가 안고 오리라!(6권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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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3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3 12:56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오거서님^^ 아 그렇게도 현실적용이 되겠네요.ㅋㅋ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선`을 채우는 것을 통해, 밝은 길로 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분의 경우에는 좀처럼 `선`을 채우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거서 2016-07-13 12:58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겠어요. 그리고 늘 채워진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테니.

겨울호랑이 2016-07-13 13:00   좋아요 2 | URL
^^네 채우는게 중요한데 저는 `밑빠진 독`이라 좀처럼 채워지지가 않네요.. 재빨리 빠져나가기 전에 채워야 겨우 쌓일 것 같아요 ^^

오거서 2016-07-13 13:05   좋아요 2 | URL
겨울호랑이 님은 차서 찰랑거리는 것 같아요. 그보다 저가 더 걱정이 됩니다. 채우려고 노력한 적이 없어 비어있을 테고 서둘러 채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좋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3 13:06   좋아요 2 | URL
^^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모자란 저를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오거서 2016-07-13 13:11   좋아요 2 | URL
매번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지만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는 행복하고요, 겨울호랑이 님께서도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clavis 2016-08-13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끊임없는 차선을 향해 용맹정진하겠습니다^^아..그러려면 먼저 잠부터 이뤄야할텐데요ㅠㅠ

겨울호랑이 2016-08-14 00:52   좋아요 1 | URL
많이 더운 날이 계속 되어 다들 지치는 것 같아요..지금은 잘 쉬는 것이 `가장 좋은 차선`인 것 같네요. 하느님께 수면 천사를 청해보시는 것은 어떨 까요. ^^; 주님 품안에서 편한 밤 되세요.

clavis 2016-08-14 0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댓글을 받으려고 여태 불면의 천사께서 제 곁을 지키셨던듯ㅋㅋ

clavis 2016-08-14 0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현주 목사님의 좋은 책 좀 추천해주셔요ㅠ수면 천사님을 부르는 화살 기도 한 방과 함께요

겨울호랑이 2016-08-14 01:06   좋아요 1 | URL
제가 이현주 목사님 저서를 잘 몰라서요... clavis님께서 편하게 주무시도록 화살기도는 쏘겠습니다... 쏟아지는 유성우처럼 좋은 밤 되세요, clavis님^^;
 
정치가 / 소피스트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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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는 <소피스트>에서 나온 방문객과 젊은 소크라테스(동명이인) 간 '왕도 정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대화편이다.

앞서 <소피스트>에서 전개한 분류방법으로 정의하는 방법과 함께, 범주 내 에서 배타적 성격을 가진 유형을 제거하는 방식을 통해 정의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전개된다.

 

1. 지식의 분류(258e)


가. 실천적인 지식 : 행위와 관련된 지식, 존재하지 않은 물체를 만들어내는데 일조. 건축, 수공 일반에 내포된 지식
나. 순수 이론적 지식 : 행위와 관계없는 지식. 산술 등

 

2. 정치가의 전문 기술의 정의(267b) : 두 발 달린 군서동물의 양육 기술(통치술)

 

[순수 이론적 지식]의 분류부터 출발
 가. 지시하는 부분 : 결과를 산출하기 위한 목적(261b)
 1) 생명이 있는 것(261d)
가) 단일 양육
나) 집단 돌봄(무리 양육) (264d)
- 물에 사는 것들의 양육
- 뭍에 사는 것들의 양육(264d)
-> 날개 달린 것들의 양육
-> 발 달린 것들의 양육(265d)
=> 뿔 달린 군서동물의 양육
=> 뿔 없는 군서동물의 양육(265e)
==> 순종(비교배종) 양육
===> 두 발 달린 군서동물 양육 : 통치(267c)
==> 교배종 양육

 2) 생명이 없는 것  

 나. 판단하는 부분

 

3. 정치가가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는가에 대한 정의(275a)


 진정한 왕/정치가 : 자발적인 두 발 달린 무리에 대한 자발적인 돌봄(276e)

 

[순수 이론적 지식]의 분류부터 출발
 가. 지시하는 부분 : 결과를 산출하기 위한 목적(261b)
 1) 생명이 있는 것(261d)
가) 단일 돌봄
나) 무리 돌봄(275e) : 무리 양육을 무리 돌봄으로 대체
- 물에 사는 것들의 돌봄
- 물에 사는 것들의 돌봄
- 뭍에 사는 것들의 돌봄(264d)
-> 날개 달린 것들의 돌봄
-> 발 달린 것들의 돌봄(265d)
=> 뿔 달린 군서동물의 돌봄
=> 뿔 없는 군서동물의 돌봄(265e)
==> 순종(비교배종) 돌봄
===> 두 발 달린 군서동물 돌봄(276d)
====> 신적인 목자
====> 인간적인 돌보는 이(276d)
=====> 강제적인 것 : 독재
=====> 자발적인 것 : 통치술(276e)

 

4. 예(例)를 통한 나라 보살핌에 대한 전문 지식의 습득(278e)

 

가. 기본 가정
1) 기본 가정(284d) : 지나침과 모자람은 상대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적도(適度)의 실현과 관련해서도 측정할 수 있다(284d)

나. 모자람과 지나침에 관한 측정 : 측정술의 분류(284e)
1) 상반되는 것과 관련하여 측정하는 모든 기술
2) 극단에서 벗어나 중용에 위치한 모든 것과 관련하여 그런 것들을 측정하는 기술

다. 왕도정치 : 살아 있는 것들에게 지시하는 지식의 일종(292c)
1) 국가에 속한 소유물 분류
가) 길들인 종류를 제외한 모든 소유물의 일곱 부류
 - 원자재, 도구, 그릇, 탈것, 방어물, 오락, 영양 섭취(289b)
나) 노예를 제외한 길들인 돌물들의 소유 : 무리 양육 기술(289c)
다) 노예들과 머슴들 부류
- 정치가에 속하지 않는 머슴에 대한 고찰(289c) : 노예, 환전상, 도매상, 선주, 소매상, 품팔이꾼, 전령들, 숙련된 서기들, 행정 업무에 능한 잡다한 사람들, 예언자들, 사제들, 요술쟁이들, 능수능란한 사기꾼들의 배제
라) 정체(政體)의 분류(291d)
- 독재정치(291e)
-> 참주정치 : 욕구와 무지 때문에 성문법을 위반하여 다스리는 1인 정치(301c)
-> 왕도정치 : 지식을 가진 사람을 모방하여 다스리는 1인 정치(301b)
- 권력이 소수에 집중되어 있는 정체
-> 귀족정치 : 부자들이 참된 정체를 모방하는 정치(301a)
-> 과두정치 : 부자들이 법을 무시하는 정치
- 민주주의(다수의 통치)
마) 치자(治者)의 정의 : 통치술을 습득한 사람들(293b)
바) 진정한 정체 : 진실로 지식을 갖고 있는 정체(293c)
사) 최선의 정체(303b)
- 왕도정체
- 정체가 무절제할 때 : 민주정체가 최선
- 정체가 질서정연할 때 : 민주정체가 가장 덜 바람직
아) 통치술에서 수사학의 배제(304a)
자) 통치술의 정의(305e)
-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는 지식을 지배하는 포괄적인 지식
차) 왕도적 통치술
- 젊은이들을 제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유능한 교육자에게 맡기고 자신은 교육자들을 계속 지도하고 감독(308d)
- 용감한 성격(강한 추진력)과 절제있는 성격(조심성, 올바름, 보수적)의 조화를 통한 국가 통치(311c)

 

<정치가>에서 언급한 플라톤이 생각하는 기본적인 분류 원칙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치가가 되는 길을 어디서 발견하게 될까? 우리는 그것을 다른 것들에서 따로 떼어낸 다음 거기에 하나의 이데아(idea)를 각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나의 다른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해야 하니까.(258c)

 

형상(eidos)을 언급하지 않은 채 하나의 작은 부분을 떼어내 그것을 많은 큰 부분과 대비해서는 안된다는 말일세.부분은 형상의 일부이니까.(262b)

 

유(類)가 어떤 것의 유라고 불린다면 유는 필연적으로 그 어떤 것의 부분일 수밖에 없지만, 부분은 유일 필요가 전혀 없네.(263b)

 

말은 어렵게 씌여져 있는데, 찬찬히 들여다 보면 친숙한 개념이 나온다. 정상적으로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가장 많이 공부한 수학 정석의 '집합'에 관한 내용이다. 집합A와 A의 여집합 개념으로 해석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정치가>에는 플라톤이 생각하는 정체가 유형별로 정리되어 나타난다. 플라톤이 언급한 정체의 5가지 유형의 역사적 변환 과정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서도 언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읽을 아리스토텔레스 작품에서는 이 둘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또한, <정치가>에는 플라톤의 정치철학이 나타나 있다. 개인적으로 플라톤 철학의 많은 부분이 독재정권이 '정권의 정당성' 부여 목적으로 활용되었기에 플라톤의 생각에 동의하기는 힘들다. 다만, 그 사상적 배경은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플라톤은 통치술은 전문지식으로 다수가 가질 수 없기 때문에, 1인에 의한 통치를 지지한다. 또한, 성문법으로 구현된 전문지식에 의한 왕도정치를 이상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통치술을 '교육자들을 감독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하여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국가에 의한 교육 통제를 강조한다.

얼마 전부터 유행어가 된 '국민은 개/돼지'라는 발설자의 근무지가 교육부라는 사실은 재밌는 우연인지, 아니면 당연한 사상적 귀결인지는 모르겠다. 플라톤이 영향력있는 서양 철학자임은 사실이지만, 오늘날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볼 부분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라 생각한다. 

법은 상황이 바뀌어 어떤 사람에게는 그런 법을 어기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이 드러나는데도 누가 자기 명령을 어기고 행동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고집불통 무식꾼과도 같다네(294c)

그런데, 강요하는 사람이 부자면 강요는 옳고, 강요하는 사람이 가난하면 강요는 불의할까?(296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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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노시스 - 신의 카드를 뒤집은 인간
미타 마사히로 지음, 서두환 옮김 / 다른세상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영지주의가 없는 「그노시스」책.

제목과는 달리 `가톨릭 교회와 과학`과의 관계를 다룬다. 매우 얇고도 폭넓은 내용으로 구성된 책이다. 인물로는 피타고라스, 갈릴레오, 뉴턴까지 다루고 있고, 물리학, 화학, 미술 등 방대한 분야를 단 180 페이지로 다루고 있다.

시대적으로 `비밀결사` 라는 하나의 축으로 논의를 전개했는데,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어렸을 적 읽었던 「소년중앙」의 ˝파라오의 저주-투탕카멘의 비밀˝수준이라 생각된다. 미스테리 서적으로는 괜찮은 편인듯.

˝영지주의˝ 에 관심있는 분들은 다른 책을 참고하시길 바라며, 몇 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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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11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신비주의 관련 책은 절판되기 쉬워요. 당장 읽지 안더라도 사두는 것이 좋아요. 절판된 책을 비싸게 파는 사람들도 있어요.

겨울호랑이 2016-07-11 21:2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cyrus님 그렇군요... 영지주의 내용과는 다소 달라 좀 실망하긴 했어요 ㅋ 미스테리 서적으로는 흥미로운 부분도 많은 것 같아요^^

알케 2016-07-11 2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의 저자부터가 영지주의 전문가가 아니군요. 전형적인 일본의
피쳐 라이터네요.

.플라톤부터 출발해야죠.
오컬트의 프레임 밖에서 영지주의를 볼려면,..

저는 개인적으로 도올의 <기독교성서의 이해>를 완독한 후에
나름의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저는 무신론자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2 04:0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알케님 좋은 추천 감사드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플라톤을 읽고 있는데 많이 어렵네요^^ 더 깊이 공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루쉰P 2016-07-12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기독교의 세계는 광활하군요 ㅋ 영지주의는 또 뭔지 ㅋ 저도 기독교 성서의 이해를 읽어봐야 겠어요 ㅋ

겨울호랑이 2016-07-12 20:4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신P님 잘 지내셨지요?^^ 도올님의 「기독교 성서 이해」를 보셔도 좋고 유튜브에서 `영지주의`로 검색하시면 좋은 다큐보실 수 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