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전집 5 - 테아이테토스 / 필레보스 / 티마이오스 / 크리티아스 / 파르메니데스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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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레보스>는 소크라테스와 프로타르코스 사이에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화편이다.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좋음이며, 좋음이라는 것은  즐거움과 괴로움이 혼합된 삶 속에서 아름다움, 균형, 참됨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되는 대화편으로 전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좋음에 대한 논의


가. '좋음'에 대한 의견과 정의

1) 필레보스의 좋음 : 즐거운 것, 즐거움, 기쁨(11b)

2) 소크라테스의 좋음 : 지혜, 지성, 기억(11b)

3) '좋음'의 정의 : 모든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혼의 자세 또는 상태(11d)


2. 좋음에 대한 속성


가. '즐거움'의 속성

1) 필레보스의 즐거움 : 모든 즐거움은 모두 좋은 것(13b)

2) 소크라테스의 즐거움 : 대부분의 즐거움은 나쁜 것(13b)

3) 일자(一者)와 다자(多者)의 문제 : 하나와 여럿의 관계(14c)

가) 하나와 여럿의 문제 :  존재의 문제(15b)

- 존재하는 것은 한정성과 비한정성을 내포함(16d)

- 사물의 형상( idea) : 개개의 사물마다 형상이 있으며, 형상은 사물안에 내재함(16d)

4) '한정성'과 '비한정성'

가) 사물을 파악할 때 사물의 수(한정성)에 주목한 논의 전개가 필요함(18b)

5) 논의에 대한 재정리

가) 좋음에는 즐거움과 지혜 뿐 아니라, 둘보다 더 나은 제3의 것이 있음(20c) : 제3의 것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


나. '좋음'에 대한 고찰

1) 좋음의 속성 : 좋음은 그 자체로 완전하며, 충분함(20d)

2) 즐거움의 삶과 지혜의 삶에 대한 고찰

가) 지혜를 배제한 즐거움의 삶(21b)

- 지혜가 없으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즐거움을 느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함(21c)

- 즐거움은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하지 못하며, 즐거움이 될 수 없음(21c)

나) 즐거움을 배제한 지혜의 삶(21e)

- 감정들에 무감각한 삶은 바람직하지 않음(21e)

다) 논의 내용 변경 : 즐거움과 지성과 지혜가 혼한된 삶에 대한 고려(22b)

- '혼합된 삶'은 즐거움과 지혜 중 어느 편에 더 가까운 것인가(22d)


다. '혼합된 삶'에 대한 고찰

1) 사물의 분류 : 비한정성, 한정성, 혼합된 것, 혼합과 생성의 원인

2) 비한정성 : 일정량을 가지지 않아 한도를 설정할 수 없는 것 '더  뜨거운 것', '더 찬 것'(24b)

3) 한정성 : 일정량을 가지는 수(數), 도량(度量), 비례(25b)

4) 혼합된 것 : 적도(適道)와 균형(26b)

5) 혼합과 생성의 원인(27b)


라. 즐거움

가) 우주의 질서를 통한 즐거움 고찰

- 지성과 지혜에 의한 우주의 조정(28e)

- 우주의 본성 : 불, 물, 공기, 흙(29a)

- 우주로부터 모든 생명체에게로 본성과 자질이 공급됨(29e)

- 우주 질서의 원인은 지혜와 지성(30c)

- 지성은 혼합과 생성의 원인에 속하는 반면, 즐거움은 비한정성을 가짐(31a)


마. 즐거움과 괴로움

1) 즐거움과 괴로움은 본성상 혼합된 부류에서 생겨남(31c)

2) 고통과 즐거움

가) 조화가 깨지면 고통이 생겨나는 반면, 조화가 회복되면 즐거움이 생겨남(31e)

나) 즐거움과 괴로움은 혼합되지 않은 순수상태에서 생겨나지만, 상황에 따라 좋은 것의 본성을 가지게 됨(32d)

3) 지성과 즐거움의 삶

가) 지성과 지혜의 삶은 신(神)적인 삶이며, 즐거움이나 괴로움을 느낄 수 없음(33c)

나) 즐거움의 인식

-  욕구 : 배고픔, 목마름(34e)

-> 사람은 비어있는 것에서 채워지는 것을 원함(35b)

-> 욕구는 현재 상태와 반대되는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혼에 속하는 활동임(35d)


바. 참된 즐거움과 거짓된 즐거움

1) 참된 의견과 거짓된 즐거움이 있는 반면, 즐거움은 참되기만 한 것인가?(37b)

2) 참된 의견과 거짓된 의견

가) 참된 의견과 거짓된 의견에는 즐거움과 괴로움이 뒤따름(38b)

- 참된 것을 기억하고 지각하면 참된 의견이 생겨나지만, 거짓된 것을 기억하고 지각하면 거짓된 의견이 생겨남(39a)

나) 의견은 미래에도 적용되며, 미래에 대한 의견은 희망적임(39e)

- 훌륭한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의견은 참된 것이지만, 나쁜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의견은 거짓된 것이며, 거짓된 즐거움임(40b) : 나쁨에서 비롯된 나쁜 즐거움

-> 즐거움과 괴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경우에는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삶을 사는 것임(43c)

3) 반(反)향락주의자들의 '즐거움'에 대한 견해

가) 모든 즐거움은 고통으로부터의 탈출임(44c)

나) 인생의 비극과 희극 전반에 걸쳐 괴로움은 즐거움과 섞여 있음(50b)

4) 참된 즐거움의 유형

가) 결핍은 느낄 수 없고 괴롭지 않지만, 충족은 느낄 수 있고 즐거운 모든 것과 관련된 즐거움(51b)

나) 참된 즐거움의 유형 : 형태, 색깔 등 즐거움, 소리, 냄새 등 즐거움, 배움의 즐거움(51e)

다) 작지만 괴로움으로 오염되지 않은 즐거움이 크지만 괴로움으로 오염된 즐거움보다 언제나 더 즐겁고, 더 참되고, 더 아름다움(53c)


사. 사물의 분류

1)사물은 생성과 존재로 분류할 수 있으며, 생성은 존재를 위해 생겨남(54a)

2) 즐거움이 생성이라면 별도의 목적이 존재함(54c)

 

아. 지식에 대한 고찰

1) 참된 지식은 철학자들의 열성이 내포된 산술과 측정술임(57c)

2) 소피스트들의 변증술은 유용하지만, 참된 지식이 아님(58b)

3) 지식도 즐거움과 마찬가지로 순수한 것이 참된 지식임(59c)


3. 좋음과 즐거움과 관계

가.  좋음과 즐거움은 별개의 것이며, 좋음에는 즐거움보다 지혜가 더 많이 관여함 : 소크라테스 의견 (60b)

나. 혼합된 삶에서 좋음을 찾야야 함(61b)

다. 혼합은 모든 지식들의 가장 참된 부분들의 섞임이 되어야 함(61e)

라. 좋음의 추구

1) 좋음은 아름다움, 균형, 참됨의 형상으로 혼합된 삶으로 나타남(64e)


4. 좋음의 순위

- 1순위 : 적도, 절제있는 것, 시의적절함(66a)

- 2순위 : 균형, 아름다움, 완전함, 충분함(66b)

- 3순위 : 지성, 지혜(66b)

- 4순위 : 혼 자체에 속하는 지식, 기술, 바른 의견(66b)

- 5순위 : 괴로움이 수반되지 않는 즐거움(66c)


<필레보스>는 내용상 플라톤의 인생 행복론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람들은 쾌락을 극대화할 것이 아니라, 순수한 지식(산술, 측정술)을 통해 참됨(眞理)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결론으로 제시된다. 책의 구성은 인생은 즐거움과 괴로움이 혼합된 것이기 때문에, 즐거움이 행복의 목적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삶의 전제 조건이 혼합이기 때문에, 지성과 지혜에 속하는 요소 중 가장 좋은 것들을 적절한 배율로 혼합하여 적도(適度)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행복이고 좋음이라는 것이 플라톤이 생각하는 진정한 행복이다.

  

<필레보스>를 통해서 동양의 중용(中庸)과 서양의 적도(適度)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중용'과 '적도'를 같은 선상으로 연구한 책이 있었다. 박종현 교수의 <적도(適度) 또는 중용의 사상>으로, 유학의 관점에서 <필레보스>, <티마이오스>, <법률>등의 다양한 플라톤의 저서에 나타난 적도 사상을 조명한 책으로 기억된다. 아직 <중용(中庸)>에 대해 깊게 공부하지는 않았기에, 선뜻 이 부분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두 사상은 큰 틀에서 차이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동양의 <중용>은 사람 안에 내재된 인간적 욕심과 도덕적 본성을 다스리는 이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반면, <필라보스>의 적도는 즐거움과 괴로움의 혼합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된다. 

'중용'이 선천적인 조건에 대한 조화를 이야기한다면, '적도' 행위로 인한 결과가 주된 관심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필레보스>에서 나타난 적도사상으로는 중도(中道)를 추구한다는 내용만으로 <중용>과의 연계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동양 사상과의 연계 이외에도, <필레보스> 안에 가정된 내용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본다. 바로 '진선미(眞善美)' 사상이다. <필레보스> 안에서 '참된 것이 좋은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진선미(眞善美)'가 하나라 내용이 포함된 구절이 있다.  '나쁜 사람들의 즐거움은 거짓된 즐거움'(40b)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거짓된 즐거움'의 개념을 끌어내는 대목이다. 이러한 플라톤의 내용 전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우리 모두는 세 가지 개념이 서로 다른 것이며, 많은 예외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활에는 얼마나 많은 '진선미'가 강요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순응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공선으로 인해 소수자들의 권익은 무시되고 있으며, 아름다움이 좋은 것이기 때문에,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친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것 그리고 아름다운 것은 각각 별개의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플라톤 이후 2400년이 지난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필레보스>에서도 산술, 측량술 등 기하학적인 지식을 강조하고, 변화보다는 존재를 중시하는 플라톤의 기존 입장이 재확인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레보스>만의 독창성이라고 한다면 기존 대화편과는 달리 논의의 중심이 추상적인 것에서 '인간의 삶'을 다루었다는 것이 이 저작의 의의가 아닐까 생각된다.  

`인간이 오만하고 사악한 까닭은 인간의 즐거움과 방종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그들 사이에 한정된 것들인 법과 질서를 정해준 것은 다름 아니라 여신 자신이라는 것을 자네는 알아야 하네.`(26b)

`나는 세 번째 부류가 앞서 말한 두 부류의 모든 자식들로 구성되며, 이 자식들이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정성의 도움으로 생성된 적도덕분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일세.`(26d)

`절제 있는 사람들은 번번이 "무엇이나 지나치지 않게"라는 속담의 지도를 받으며 거기에 복종해요.`(45e)

`어떤 지식은 생성되고 소멸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추지만 어떤 지식은 생성되지도 소멸하지도 않고 영원불변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발견했네. 참된의 관점에서 검토해본 결과 우리는 후자의 지식이 전자의 지식보다 더 참되다고 판단했네.`(61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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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4 1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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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4 13: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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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교에서 배운 101가지」는 건축 철학에 대한 내용이다.

건축생들의 설계를 할 때 유념해야할 핵심 요소를 쉽게 정리한 책이다. 마치 프로야구 타자들이 끊임없이 하루에도 스윙을 하고, 투수들이 투구 연습을 통해서 기본에 충실하듯이 전공자들은 이 책을 통해 건축에 대한 기본을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다.

얼마전까지 나는 건축을 단순히 `건물과 기능적 활용성에 대한 학문`으로 생각을 해왔다. 이 책에서는 건축이 건물만 고려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조화`와 `인간의 소통`에 대한 학문임을 깨우쳐 준다.

6. 우리는 감춰진 공간을 이동하며 드러난 공간에 머문다.

20. 엔지니어들이 물리적인 것에 관심을 가진다면 건축가들은 믈리적인 것과 인간의 상호관계에 관심을 가진다.

23. 현실에 주관적이나 객관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주관적 참여란 물체와 하나가 되었다는 생각이며 객관적 참여란 물체와 분리되었다는 생각이다.

46. 불필요한 매스들을 조합하기보다는 `학습된 단순성`이나 `단순성의 상호작용`으로 건축적 풍부함을 창출하라.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우리 집`을 짓고 싶은 소망때문이었다. 이를 위해서는건축의 언어와 사상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와 같이 건축에 관한 책을 읽는 중이다. 아직 몇 권 못 읽어서여서일까 건축의 개념이 잘 들어오지는 않는다. 이 책은 나와 같은 초보자들에게도 일단은 쉽게 공감되고 편안하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을 통해 건축의 언어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건축의 ABC를 느낄 수 있다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는 이러한 건축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삶의 조언(한계가 창의성을 만든다, 일단 무엇인가를 하라 등)과 발표에 대한 내용(일반적인 내용으로 시작하여 구체적인 내용으로 진행한다 등)도 제공하여 건축을 통한 삶의 조망도 같이 제시하였다.

간단하면서도 내용있는 그림과 간결한 내용의 글에서 굵은 선을 통한 저자 매튜 프레더릭의 굵은 생각을 바라봤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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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6-08-01 18: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즐겁고 행복한 8월 되시길 바랍니다.^^
맛있는 저녁 드시고 즐거운 오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08-01 18:47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후애님 마침 저녁식사 중이었어요 후애님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시원한 8월 보내시기 바래요^^ 감사합니다.

2016-08-02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02 09: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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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2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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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06: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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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9 2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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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 개정판
앤서니 라빈스 지음, 조진형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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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벌써 10년 정도 된 것 같다. 2000년대에 한창 자기계발서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는 '행동변화형 자기계발서'와 '사고변화형 자기계발서'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행동변화형 자기계발서'의 대표작으로 2003년 <아침형 인간>이 떠오른다. 상당히 혁명적인 내용과 당시 화제가 되었던 삼성의 신경영으로 대표되는 '74제(7시 출근 4시 퇴근(?))제'와 맞물려 인기몰이를 했었다. 다만, '행동변화형 자기계발서'의 가장 큰 문제점인 "내가 말한 방식대로 살지 않아서 너는 지금 그렇게 사는거야."라는 메세지는 체질적으로 아침형 인간이 되지 않는 이들의 반발로 인해 그렇게 공감받지 못했던 것 같다.


한편, 2008년에 론다 번의 <시크릿>은 '마음을 다르게 가져라'라는 '사고변화형 자기계발서'라 생각된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중 - 


<시크릿>을 대표하는 구절은 오히려 <연금술사>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드래곤볼>에서 프리저를 무찌르기 위해 손오공이 온 우주의 에너지를 모아 '원기옥'을 만들듯이, 간절히 바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다는 <시크릿>.



 그 열풍만큼이나 많은 반발을 사고, 잠들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크릿>과 비슷한 이론을 제시한 책들의 가장 큰 무리수는 '양자역학'과의 연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질은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고, 신념 에너지를 통해 물질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의 이론을 과학적 이론인 '양자역학'으로 설명하려고 한 부분이 오히려 대중들로부터 신뢰성을 잃게 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후 자기계발서는 2010년 정도에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비롯해서, 인문학 안내서로 방향을 틀었고,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인문학 안내서'는 자기계발서의 맥을 잇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0년 경 읽고, 최근 다시 읽은 앤서니 라빈스의 자기계발서 시리즈는 이 둘의 절충형이라 생각된다. 긍정적인 신념을 가질 것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행동양식을 제시하는 책이며, 다른 자기계발서에 비해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한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800페이지, <거인의 힘 무한 능력> 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612 페이지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이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1회독으로 넘겼는데, 방대한 양과 상세한 내용으로 인해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면이 있어 두고두고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네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자신의 내면의 힘을 깨우기 위해 질문은 통해 신념을 바꾸고 바뀌어진 신념으로 삶을 바꿔야 한다는 큰 줄기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세부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가치체계를 발견하고, 타인의 경험을 참고해서 진정한 내 자신을 발견했을 때 우리 삶의 큰 변화가 시작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한 7일간의 변화프로그램은 부록이다.)

<거인의 힘 무한능력>은 성공을 위해서는 NLP를 활용하여 자신을 변화시키는 방식이 나오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단백질, 지방 등 영양소를 고려한 식단까지 제안해 준다.)

<365일 거인과 함께 가라>는 실천편으로, 중복되는 내용이기에 특별히 다른 내용은 없었다.


거의 1,500 페이지에 해당하는 자기계발의 백과사전이라 할 정도로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에 많은 인내심이 요구된다. (방대한 양을 끝까지 완독하고 난 후 인내심이 길러진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같다. 그것이 저자의 노림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이러한 인내심에 비해 얻는 것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한계로 먼저 문화적인 차이를 들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여러 가지 변화양식은 다분히 미국인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에 맞추어진 것으로, 문화가 다른 한국인들에게는 공감이 많이 가지 않는 내용이 많다. 대표적으로 저자가 제시한 식단의 경우에는 미국에서는 영양식일 수 있으나, 과연 우리에게 맞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행동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방법 역시 그러한 의구심이 들게 한다. 또한, 수평적인 미국의 사회관계를 바탕으로 한 예화는 상대적으로 수직적인 우리 사회와는 차이가 있기에 직접적인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한 번 정도는 읽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정도 읽는다고 하더라도 이 책이 다소 거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책의 이면에 숨겨진 '책의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중간중간 자신이 운영하는 '자기변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깨알같이 소개되어 있어, 방대한 양에 지친 독자로 하여금 '차라리 수강을 해야겠다.'는 결의를 갖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들은 앤서니 라빈스의 프로그램을 위한 안내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로버트 기요사키가 자신의 저서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책을 통해 자신의 'Cash Flow'게임 홍보를 한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마지막으로, 앤서니 라빈스의 자기계발서시리즈를 읽고 난 후 자기계발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흔히, 우리가 인문학이라고 하는 문학, 역사, 철학 책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있는 반면, 자기계발서는 책을 다 읽은 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읽은 후 우리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무엇인가를 얻는다. 그렇지만, <아침형 인간>을 읽고 새벽 5시에 일어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잠자기 전 30분 공부법>은 30분 동안 공부할 시간을 내지 않으면 볼 필요가 없는 책이 된다.


자기계발서의 저자는 알지못하는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책을 썼기에, 개인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표준화된 삶을 제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사람이기에 '결단력 약하고 실천이 부족한' 독자는 끊임없이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면 자기원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독자들은 부족한 자신에 대해 절망하다가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고 작심삼일로 실천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는다.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계속 출발점에 서는 듯한 느낌을 가졌던 경험은 나만의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이런 면에서 자기계발서는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 또는 자신의 문제를 알더라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방안을 제시해준다는 측면에서 가볍게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우리의 목표와 변화된 자신을 원한다면 다음과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떨까.


다른 이들이 무엇을 이야기하던가에 조용히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목표를 두고 해야할 일을 지금 한다면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비록,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거나, 하루에 8시간씩 잠을 자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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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2016-07-29 15: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거인`을 깨우라고 주창하는 베스킨, 아니 앤서니 라빈스의 천여 페이지 글보다(안읽어봤지만) 겨울호랑이님의 마지막 3줄 지침(?)이 아주아주 짠하게 와닿습니다. 게다가 자기계발서가 걸어온 굵직굵직한 과정을 총정리 해주다시피 하셔서 뭔가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이예요.^^

겨울호랑이 2016-07-29 15:47   좋아요 2 | URL
컨디션님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것 같아요 컨디션님 행복한 오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07-29 16:05   좋아요 2 | URL
ㅋ 제가 센스가 없어 베스킨 라빈스를 몰랐네요 ㅋㅋ 책의 내용을 31개로 요약했으면 재치있는 글이 되었을텐데요 ㅋ 컨디션님 유쾌한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독공 2016-07-30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소 읽고 싶었던 책에 대한 일목요연한 내용 정리에 감사드립니다. 자기개발에 대한 갈증은 오히려 이 범주에 해당하는 책들을 읽을수록 더 심해진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겨울호랑이님의 글에서 고견을 들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7-30 12:46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시몬님
부족한 글에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모든 일의 기본이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낍니다^^; 시몬님 행복한 주말 되세요.

2016-07-31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31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31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31 1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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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22: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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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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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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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1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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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8-03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계발서는 뭐랄까 알면서도 속는 그런 느낌이에요 ㅋ 공부법 때문에 여러 공부관련 자기계발서를 읽었거든요 ㅋ 근데 약간의 방법상 차이가 있어도 결국은 노오력이라는 ㅋ 하나로 정리가 되어요 ㅋ 사고 나서 돈 아깝다는 후회를 ㅋㅋㅋ 자기계발서는 소금물 같다고 할까요? 소금물은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해결 안 되거든요 ㅋ 리뷰 정말 잼 나게 읽었어요 ㅎ

겨울호랑이 2016-08-03 11: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루쉰P님
말씀하신 부분에 동감합니다. 결론은 정해져 있는데 저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 같아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루쉰P 2016-08-03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왔습니다. ㅠ.ㅠ 이렇게나 좋은 책을 보내주시다니...정말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포장도 꼼꼼하게 잘 해주셨네요 ㅠ.ㅠ. 너무 감사해요. 정말 열심히 읽도록 하겠씁니다.

책이 정말 좋아서 읽을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성이에요 ㅋ 이런 류의 책으로는 `불타의 세계`란 책이 유일한 거 같아요 ㅎ 너무 너무 감사해요!!!!

겨울호랑이 2016-08-03 20: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쉰P님 받으셨군요. 마음에 들어 하셔서 저도 기쁩니다. 루쉰P님께서 기독교 공부하시는데 작은 디딤돌을 드린 것 같네요. 더 깊은 공부 하시고 편한 밤 되세요^^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2016-08-03 2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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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2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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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 김대중 잠언집
김대중 지음, 최성 엮음 / 다산책방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고 김대중 대통령의 잠언집.

「김대중 옥중서신」과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등 여러 작품 중 그의 철학이 잘 담긴 글을 선별해서 수록했다.

스스로를 믿는다는 것, 나의 길을 걷는다는 것, 하나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더불어 산다는 것 등의 주제에 대해 고민한 글이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각 주제별로 인상 깊은 글에 밑줄을 그어본다. 우리는 힘들게 살았던 저자의 삶을 알고있기에 그의 말이 더 우리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고 나서 2009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때 새 가정이 생긴 기쁨이 있었던 반면, 우리시대의 어른들(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난 큰 슬픔의 해였던 것 같다.

어수선한 요즘 상처받는 이들을 위한 우리 시대의 원로가 없다는 것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약해도 강한 참된 용기

우리는 아무리 강해도 약하다.
두렵다고, 겁이 난다고
주저앉아만 있으면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다.
그것이 참된 용기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하다.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

소비와 소유의 극대화로
행복을 성취하려는 오늘의 인류는
결국 좌절과 소외의 불행을 맛볼 뿐이다.

우리의 진정한 행복은
자기 능력의 계발,
이웃에의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완성이 아니라 시작

결혼이란 것이
불완전한 두 사람의 결합이긴 하지만,
그것이 꼭 각자의 고독을 달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개인이 갖고 있던 문제가
결혼 하나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완성` 이 아니라
비로소 `시작`인 것이다.
그 시작이란 바로
`주는 사랑`의 실천을 뜻한다.

역사의 참주인

"만리장성은 진시황이 만들었다. 석굴암은 김대성이 만들었으며, 경복궁은 대원군이 건축했다"고 역사는 기록한다. 이것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지만 잘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허구다. 진정한 건설자는 그들이 아니라 이름도 없는 석수, 목수, 화공 등 백성의 무리들이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정확히 깨달았을 때 이름 없는 백성들에 대한 외경심과 역사의 참된 주인에 대한 자각을 새롭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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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9 07: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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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9 08: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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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도널드 케이건 지음, 허승일.박재욱 옮김 / 까치 / 200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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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키티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바탕으로, 예일대 교수인 저자가 현대인들의 시각에서 전쟁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투키티데스의 작품과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면에서 장점이 있다.

1. 책에 있는 상세한 지도.
펠레폰네소스 전쟁 전반에 걸쳐 29개의 상세한 지도가 전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주요 지명과 연계 사건이 지도에 기재되어 있고, 몇 번 지도(예. 4번 지도)를 참조할 것인지 알려 주기에 보다 생생하게 전쟁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두 작품을 비교할 때, 아테네 패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시칠리아 전쟁의 해당지도는 도널드 케이건의 작품에는 진영, 배치, 세부지역 등에 대해서 보다 현대적으로 표시된 반면, 천병희 역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경우에는 진영과 전략 등에 대한 설명이 개괄적으로 이루어져 설명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2. 현대 독자를 배려한 BC5세기에 대한 친절한 설명.
- 투키티데스는 전쟁 자체 서술에 중점을 두었기에, 동시대인들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는 부분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였다. 이에 반해 당대 경제, 사회, 정치적 설명이 케이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는 친절하게 되어 있어 이해도를 높여준다.

˝그래서 대개 무역균형을 유지해 주던 올리브 기름과 포도주가 감소했고, 그 결과 식량 수입은 아테네 공동체의 자원과 아테네의 저항력을 감소시켰다. 포티다이아의 계속된 포위는 예비자금에서 매년 2,000 탈란트를 고갈시켰고, 이는 사용 가능한 전비의 4분의 1 이상이었다.(p103)˝

케이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투키티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주된 뼈대로 하여 구성되었기 때문에, 전쟁 종료 6년 6개월 시점까지 투키티데스가 인용된다. (이때 이후에는 더이상 기록이 없다.) 투키티데스가 기록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전쟁 기록이 남아 있기에 때문에 전쟁 전반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후대인이 서술했기에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아테네 인 입장이 아닌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케이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장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케이건 작품속의 투키티데스 작품에 대한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천병희 교수의 작품과 비교해보자.

˝이 끔찍한 상황에서, 데모스는 늘 그러하듯이 모든 일을 규율이 확실히 잡힌 상태에서 수행했다.(8,1,4)˝

같은 구절에 대한 천병희 교수의 번역은 다음과 같으며, 나는 아래의 번역이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민주정체에서 흔히 그러하듯, 민중은 이제 공포감에 휩싸인 나머지 어떤 종류의 규율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었다.(8,1,4)˝

그래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대해 보다 전반적인 조망을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지라도 두 작품을 펼쳐 놓고 서로 비교해가면서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 케이건의 작품에는 투키티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해당 번호가 있기에 해당되는 구절을 찾아가면서, 또는 투키티데스 작품을 보면서 케이건의 지도 등을 참고하여 책을 읽는 것도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다 생생하게 전쟁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광주에서 대구로 나갔다.`에서 `광주`와 `대구`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지 않겠는가. ` 광주는 평야지대에 위치해있고, 대구는 분지에 위치해 있다` 라는 지형을 그릴 수 있는 사람과 이에 대한 배경지식없는 사람의 전쟁사에 대한 시각은 큰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여러가지 면에서 비교가 많이 되고, 그런 면에서 계속적으로 우리에게 생각할 점을 준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민주주의 국가와 전체주의 국가 등 모든 면에서 상이한 세력간의 다툼은 지금도 나라를 달리해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같다.
최근 읽은 천병희 교수가 번역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는 작품을 따라가느라 현재의 나와 연계된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같은 주제에 대해 다시 글을 읽으니 보다 세부적인 면까지 눈에 들어온다. 특히, 강대국간의 전쟁 발단 원인이 된 `플라타이아 전쟁`에 대한 다음의 서술이 인상 깊었다.

˝그러나 중립이란 이미 불가능한 일이었다. 테베인이 덤벼들 준비를 하고 있었고, 플라타이아의 여성과 아이들이 아테네에 있는 상황에서 플라타이아인들은 `양편 모두를 친구로`받아들일 수 없었다.... 플라타이아인의 곤경은 열강들 사이에 낀 소국의 의지할 데 없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독립성은 그러한 동맹의 세계에서는 환상에 불과했고, 단역을 맡은 국가들은 기껏해야 헤게모니 국가들 중 하나의 보호와 호의에 기댈 수 있을 뿐이었다.˝ p118

케이건이 작품에 `플라타이아 전쟁`에 대해 적은 자신의 글은 요즘 사드(THAAD)배치로 어수선한 우리의 환경에 비추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별도의 주석은 사족이 될 것이에 더이상 언급을 하지 않지만,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고 생각된다.

한편으로 다음과 같은 구절도 눈에 들어온다.

˝아테네인들은 자신들의 힘이 충분하든지 충분하지 않든지 상관없이 쉬운 일과 어려운 일을 똑같이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그들이 대부분의 시도들에서 믿기 어려운 성공을 거둔 탓에, 자신들이 가진 힘과 자신들의 소망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4.65.4) p201

과연 우리에게 `능력 이상의 성공` 또는 `로또`로 대표되는 `노력 이상의 극적이 성공`이 우리에게 정말 이로운가에 대해 투키티데스는 위와 같이 조언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승패가 서양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아는 것은 지식으로서 중요하겠지만, 역사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지혜이라 생각된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통해 그리스 시대가 몰락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나간 사실이지만, 그 시대를 살아간 인간들의 고민과 행동은 살아있는 현재로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는 것을 케이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통해 다시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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