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님 웨일즈.김산 지음, 송영인 옮김 / 동녘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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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중국일기>와 얼마전 종영(2016년 6월)된 TV '차이나는 도올'에도 소개되어 최근 일반에도 어느 정도 알려진 <아리랑>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독립운동가 김산(본명 : 장지락)의 독립투쟁기이자 평전이다.


<아리랑>에 그려진 김산의 삶은 여러면에서 윌리엄 듀이커가 쓴 <호치민 평전>과 비교가 된다. 김산과 호치민 모두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로 전락한 조국의 해방을 위해 투쟁한 독립운동가들이었고, 두 사람 모두 제국의 심장부에 들어가 유학 생활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투쟁노선으로 공산주의를 선택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을 연결해 주는 끈은 아마도 1927년 2월 결성된 '동방피압박민족연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중국, 인도, 타이완, 베트남이 연합하여 제국주의에 항쟁하는 연합체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알고 지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두 인물이 만나는 지점이 '동방피압박민족연합'이다.


이후, 두 독립운동가의 결말은 달랐다. 김산은 조국의 해방을 보지 못하고 중국 공산당에 의해 스파이로 몰려 처형되었으나, 호치민은 베트남 해방 후 프랑스와 미국을 차례로 격퇴하며, 독립국가의 주석의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된다. 


그렇지만, 내게 실패한 혁명가와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혁명가의 일생이 주는 감동의 크기는 전자(前者)가 후자(後者)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역사에 대한 몰입의 차이'과 '작품에 투영된 주인공 내면의 투영도'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생소한 베트남 독립운동사보다는 우리 현대사가 더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여기에 <호치민 평전>은 저자인 윌리엄 듀이커가 객관적인 자료를 이용해서 '호치민'의 뒤를 쫓고 있지만, 미국인인 저자의 시점에서 그려지기 때문에 호치민의 심경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아리랑>에서는 주로 주인공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아리랑> 속에서 인간 '김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아리랑>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페이지 수도 <호치민 평전>의 절반인 500페이지밖에 안되서 읽는 부담을 줄여준다.)


<아리랑>의 매력은 이러한 김산의 인간적인 모습이 작품에 반영되었다는 사실 외에 역사적 사실의 영향에 대해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지식인인 김산의 시각에서 그려진 역사적 사건은 우리가 잘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다. 대표적인 사례로 2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1919년 3.1운동 : 소련에 대한 기대


'3.1운동의 본질은 1907년에 시작되어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점차 축척되어 온 민족운동의 표출이었다. 이 운동의 가장 커다란 추진력은 반일저항운동의 활동적인 중심부를 이루고 있는, 국경 너머 만주에서의 조선민족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망명한 구한말 병사와 사관들에 의해 지도되었다.' (p100)


민족자결주의의 이상속에서 평화적으로 시도된 3.1운동은 재판할 경우 무죄가 될 것을 우려한 일본경찰에 의해 학살되는 참상으로 끝나게 되었다. 처음 '영국' 등 문명대국의 이성적 가치에 기대를 걸었던 조선 지식인들은 이러한 현실에 절망하고, 투쟁의 협력자로  새로 성립된 '소련(소비에트 연방)'에 기대를 걸게 되었다. 그리고, 독립운동가 중에 공산주의자가 많아지게 된 원인이 되었다.


2. 1923년 관동 대지진 : 꾾어진 일본 프롤레타리아와의 연대


'1923년 사건은 큰 방향을 불러일으켰다. 몇몇 일본의 중요한 정치가는 그 배반적인 학살 후에 극동의 어느 민족도 더는 일본이 보이는 거짓 '우호'에 속지 않을 것을 깨달았고, 자기들이 한 짓거리에 당황했다... 이 때문에 일본은 '대동아공영권'이라는 사상을 열심히 선전하기 시작했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 구호를 열광적으로 들먹이고 있는 것이다... 민족주의 운동이 급진화되었고 소극적인 대일 우호 감정까지도 깨끗이 씻겨버렸다.'(p118)


1920년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 내 일본인'들을 '조선 내 일본인'들과는 달리 계급투쟁의 동료로 생각하던 분위기는 관동 대지진 후 이루어진 '조선인 학살'로 냉각되어 '조-중 항일투쟁'의 분위기가 강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거대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인간 '김산'이 어떻게 투쟁했고, 절망했는지가 그려져 있다. 그의 삶을 지배한 사상은 마지막 '25장 패배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자만이'속에 잘 나타나 있다.

(밑줄 긋기)


전체적으로 <아리랑>에는 혁명가로서의 김산의 모습이 강하게 그려지지만, 그가 스스로 절망하여 자살을 시도하려고 할 때 그의 독립운동가로서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나는 아름답고 맑은 조국의 강들을 떠올렸다. 그곳이라면 즐거이 뛰어들텐데...... 나는 바야흐로 죽음을 앞두고 조국, 그대를 -그대의 아름다운 강과 사랑스런 푸른 산을- 떠올려 보았다. 그대의 자식은 나약하지만 삼천리 강산은 강하다. 우리가 모두 이국땅에서 죽더라도 삼천리 강산만은 살아남으리라... 그대를 위하여, 인류의 자유를 위하여 싸우느라고 내 몸은 망가져버렸다. .. 심지어는 혼마저도 죽어버렸다.'(p393)


인간이 죽음 앞에 직면했을 때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고 한다.

김산은 죽음의 순간 속에서 조국을 그리워했다. 위의 말 속에서 그의 마음과 삶의 목표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목숨을 바쳐 독립을 위해 싸워간 독립운동가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리랑>을 읽고 난 후 '일제 시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 민족에게 닥친 역사적 암흑기 속에서 얼마나 많은 선조들이 후손들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겠다고 자신의 목숨을 버렸던가. 역사의 암흑기에서  고귀한 희생이 빛났던 찬란한 슬픔의 시기가 일제 시대는 아니었을까. 마치 깊은 새벽 밤 속에 빛나는 별들처럼. 그리고, 그들의 빛나는 정신은 어둠이 너무도 깊었기 때문에 더 빛난다는 역설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 내 전 생애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나는 단 하나에 대해서만- 나 자신에 대하여- 승리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계속 전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데는 이 하나의 작은 승리만으로도 충분하다.`(p464)

`중요한 것은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민중과의 계급관계를 유지하는 것. 왜냐하면 민중의 의지는 역사의 의지이기 때문이다.`(p465)

`우월한 권력에 대항하여 개인적으로 싸우는 것은 쓸데없는 비극에 지나지 않는다. 힘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대등한 힘을 조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그 힘을 동원할 수 없다면 행동을 늦추어야 한다.`(p466)

`도덕적 용기야말로 혁명 윤리의 정수인 것이다. 자기 견해 표현의 자유를 행사를 박탈하려는 자들에게 굴복할 때, 혁명가는 자기의 임무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p467)

`다년간의 마음의 고통과 눈물을 통하여 "오류"가 필수적이며 따라서 선이라는 것을 배웠다. 오류는 인간 발전의 통합적인 일부분이며, 사회변화 과정의 통합적인 일부분인 것이다.`(p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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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08-29 1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이나는도올에서 매력쩌는 김산과 님웨일스와의 만남을 생생하게 묘사하던데 심쿵했습니다.ㅎ 님웨일스의 남편이 애드거스노우란 사실도 배웠구요. 아리랑을 탈고하며 말한 대목이 기억에 남네요
˝현대는 사람들의 정신이 시험받고 있는 시대다. 우리는 백년을 단 하룻만에 파악해야 하고 역사는 뇌세포의 진동보다 빠르게 흘러간다. 혼란과 공포로 현기증이 일때면 나는 이따금씩 연안의 그 옹색한 방안에서 꾸밈없이 조용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던 김산을 생각한다. 그는 환상도 없었지만 냉소주의자도 아니었다. 그는 패배주의라는 질병을 이겨낸 지식인이었다˝ 늘 노려보고만(?) 있던 책이라 호랭이님의 리뷰가 반가웠어요^^;

겨울호랑이 2016-08-29 11:43   좋아요 1 | URL
^^: `차이나는 도올`에서 김산을 매우 멋있게 묘사했지요. 저도 기억이 나네요. 그런 느낌을 가지고, <아리랑>을 읽으면 그의 멋이 이런 아픔속에서 피었났다는 사실을 더 잘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북프리쿠키님께서는 인상적으로 김산과 님웨일스의 만남을 기억하시네요. 특히, 북프리쿠키님께는 더 의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붉은눈 2016-08-29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산과 호치민을 이렇게 비교하며 읽을 수도 있겠군요. 역사의 연결점과 고리들은 실로 그 확장성이 방대한 것 같아요. 겨울호랑이님 리뷰를 읽다보니 <호치민 평전>에 이은 숙제가 하나 더 생긴 것 같네요. 자살에 앞선 그의 생각 속에서 지금 저는 너무 무심히 쓰고 있는 `조국`과 `국가`의 어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겨울호랑이 2016-08-30 23:07   좋아요 1 | URL
^^: 네. 저는 실패한 혁명가 VS 성공한 혁명가 측면에서 생각해 봤습니다.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체 게바라`와 `마오쩌뚱`도 어떤 도식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됩니다. 붉은눈님의 글을 읽다보니, 저도 과제를 하나 더 받았네요.^^: 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맛있는 점심 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붉은눈님!

cyrus 2016-08-29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밤 사진을 보면서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 생각났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08-29 13:15   좋아요 0 | URL
네, 윤동주 시인도 암흑기를 살던 분이시지요... 그분에게 `별`은 어떤 의미였을지 궁금해지네요..^^: cyrus님 감사합니다.

Grace 2016-08-30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은의 만인보를 보는 중인데,
<김성숙>이란 제목의 시에
장지락, 김산, 님웨일즈, 아리랑 등등이 나옵니다.
잘 모르는 부분이라 무심히 읽고 지나쳤는데,
겨울호랑이님의 위의 글을 읽어보니 <김성숙>이란 시가
확연히 이해 되네요.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8-30 22:1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는 고은님의 <김성숙>이라는 시를 Grace님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꼭 읽어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수이 2016-10-02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김산_ 이렇게 마주하니 새삼 가슴 뛰는걸요.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님 :)

겨울호랑이 2016-10-02 10: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야나님^^: 야나님께 칭찬을 들으니 저도 가슴이 뜁니다^^: 야나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손으로 써본 책 내용이

머리에 새겨지고
가슴을 덥히우고
손과 발로 행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지나감을
느끼는 가을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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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 EBS <인문학 특강> 최진석 교수의 노자 강의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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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교수가 생각하는 노자(老子) 인문학에 관한 책이다.

 

전작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 이어 이번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에서 노자의 사상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노자의 사상으로부터 우리가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지 정리되어 있다.

 

노자를 빌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자신에게 집중하라'와 '자기로 돌아가라'로 정리된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강조된 '오직 자신의 욕망에 집중하라!'의 메세지가 다시 반복되는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에서는  <도덕경>의 해석을 통해 보다 내용을 심화시켰고, 불교, 주역 등 다른 동양철학과 파르메니데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등 서양 철학자의 주장을 이용해서 노자의 메세지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노자 철학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내용적으로 전작보다 나아갔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최진석 교수의 전체적인 해석에는 동의하지만, 부분적으로는 의문이 생기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도덕경>37장의 해석이다. 저자는 <도덕경>이 천하를 경영하는 학문이며, 이를 '무위'를 통해서 이룰 수 있다고 주장을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내용으로 <도덕경>37장을 들고 있다.(p89)

 

道常無爲而無不爲.
도상무위이무불위. (무위해라. 그러면 되지 않는 일이 없다.)

 

저자는 위 부분을 "내가 말하는 대로 해봐라. 그러면, 가장 강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천하도 네 손 안에 있게 될 것이다."라고 해석을 한다. 그렇지만, 내 생각에 반드시 그렇게만 해석되지는 않을 것 같다.

 

'무위(無爲)'를 행해서 이룬다는 의미는 '무위'를 저자가 존재론적으로 해석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행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무위'를 하라는 수단으로 해석한 것은 아닐까.
영어에서 'nothing'이 '없다'는 상태를 의미하지 '없음'이라는 존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무위' 역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주장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또한, 천하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무위'를 행하면,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해석은 자신을 비우라는 내용과는 '목적'과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내게는 위의 말이 자신을 끊임없이 비워가다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게 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더 다가온다.

 

이상의 두 가지는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리라 생각하고, 보다 상세한 저자의 생각은 더 깊게 들어간 저자의 또 다른 저서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을 통해 확인해봐야겠다.

 

이 책이 <인간이 그리는 무늬>와 보이는 또 다른 차이점은   저자가 생각하는  '유(有)-무(無)'관계론이다. 저자는 노자의 '有無相生'의 관계를 '대립면의 상호의존' 또는 '새끼줄처럼 꼬임'으로 해석하여, 왕필의 해석을 비판한다.

 

왕필은 '도(道) -> 무(無) -> 유(有) -> 만물(萬物)' 의 생성으로 이해하는 반면, 기본적으로 저자는 '유-무' 의 관계에서 '도(道)'가 생성된다고 보았다. 마치, '유-무'의 관계를 저자는 DNA의 이중나선구조로 파악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유기체의 근원인 DNA의 구조와 만물 생성 이치인 '유(有)-무(無)'는 관련이 있을 것도 같다.


이 책은 'EBS 인문학 특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의 특성상 저자의 생각을 보다 면밀하게 표현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한계점을 감안한다면, 최진석 교수의 노자 사상에 대한 관점과 현대인들에게 주는 메세지를 같이 살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유익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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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자 사상이 가장 맘에 들더군요. 장자와 함께..

겨울호랑이 2016-08-27 09:56   좋아요 0 | URL
아직 「도덕경」을 깊이있게 읽어보지 못했네요.. 노자에 대해 공부할 계획입니다^^;

2016-08-27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7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7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7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 그리스어 원전 번역, 개정판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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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한 삶에 대한 저술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책에서 모든 인간 활동은 '좋음(to agathon)'을 추구하며,  그 중에서도 '최고선(最高善)'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치학'을 제시한다. 결국,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정치학>의 예고편이며, '국가 공동체의 윤리학'을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음을 아는 것은 가장 주도적이며 가장 권위있는 학문의 관심사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정치학이 바로 그런 학문인 것 같다."(제1권 1094a 26)

 

"국가의 좋음과 개인의 좋음이 같은 것이라 해도, 국가의 좋음을 실현하고 보전하는 일이 분명 더 중요하고 더 궁극적이기 때문이다. "(제1권 1094b 26)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의 부분을 보자.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을 통해, 손가락을 위로 쳐든 플라톤과 손을 아래로 받쳐든 아리스토텔레스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말 그러한지 <아테네 학당>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옆에 끼고 있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좋음'은 플라톤의 '이데아(idea/eidos)'와는 다르다고 주장하며, 플라톤을 비판한다. 

 


"우리 벗들(플라톤과 그의 제자들)이 이데아(idea) 이론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정든 것들이라도 버리는 쪽이 더 나을 것이다."(제1권 1096a 12)


"이런 이유들 때문에라도 지나침과 모자람은 악덕의 특징이고, 중용은 미덕의 특징이다."(제2권 1106b 34)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 좋음은 '행복'으로 정리된다.


"무엇보다도 행복이야말로 무조건 궁극적인 것 같다." (제1권 1097b 1)


그렇다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 B.러셀이 <서양철학사>에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결론이라고 하는 부분을 보자.


"그런데 지성에 걸맞는 활동을 하며 지성을 가꾸는 사람이 최선의 심적 상태에 있을 뿐더러 신에게 가장 사랑받는 것 같다. 만약 그렇다고 생각되는 것처럼 신들이 인간사에 관심이 있다면, 신들은 최선의 것이자 자기들을 가장 닮은 것 곧 지성을 좋아할 것이고, 그리고 지성을 가장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람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사람들은 신들에게 소중한 것들을 돌보며 올바르고 고귀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자질들은 누구보다도 지혜로운 사람이 갖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신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아마도 가장 행복한 사람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니 이 점에서도 지혜로운 사람은 어느 누구보다도 더 행복할 것이다.(제10권 1179a 24-35)


결국,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도 '관조적 삶'과 '지혜로운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이와 같은 결론은 플라톤이 <국가>에서 철인(哲人)정치를 주장한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 것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덕은 '혼의 미덕' 이며, 행복은 '혼의 활동'으로 정의한다.(제1권 1102a 17) 미덕은 '지적인 미덕'과 '도덕적 미덕'으로 나뉘는데, 지적인 미덕에는 기술, 실천적인 지혜, 직관, 철학적인 지혜, 실천적인 지혜와 정치학, 심사숙고, 판단력, 분별력과 고려 등이 있다. 한편, '도적적 미덕'은 후함, 통 큼, 명예, 작은 명예, 분노, 사교, 진실성, 재치, 수치심 등으로 분류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中庸)'은 미덕 중에서도 '도덕적 미덕'으로 제한 적용된다.


"미덕도 혼의 이런 구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우리는 철학적인 지혜, 이해력, 실천적인 지혜 같은 것을 지적인 미덕이라 하고, 후함과 절제 같은 것은 도덕적 미덕이라고 부른다."(제1권 1103a 5-7)

 

"그리고 미덕은 자연과 마찬가지로 어떤 기술보다 더 정확하고 더 효과적이라면, 미덕이야말로 중간을 목표로 삼을 것이다. 여기서 미덕이란, 도덕적인 미덕이다."(제2권 1106b 14-17)


"그러나 모든 행위들과 모든 감정들 중에서 중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그것이 나쁜 것이라는 것을, 이미 그 이름이 드러내기 때문이다. 악의, 파렴치, 질투가 그렇고, 행동의 경우에는 간음, 도둑질, 살인이 그러하다. 이런 것들과 이와 비슷한 것들이 나쁘다고 불리는 것은 그 자체가 나쁘기 때문이지, 그것들이 지나치거나 모자라기 때문이 아니다... 따라서, 불의하거나 비겁하거나 절제없는 행위에도 중용과 지나침과 모자람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제2권 1107a 8-20)


결국, 아리스토텔레스도 전체적으로 플라톤와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습관에 의해 형성되는 '도덕적 미덕'(제2권 1103a 17)은 중도적 입장을 가지고 추구해야한다고 주장을 하는 것이다. '도덕적 미덕'이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결국 이데아를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좋은게 좋은거다'는 식의 절충주의를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시 <아테네 학당>을 보자. 




두 사람이 큰 건물  아테네 학당에 같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그들의 학문적 입장은 큰 틀에서 같다는 것이 그림에도 표현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2권부터 10권까지 대부분의 내용이 이에 대한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미덕에 대해 분석한 내용은 마치 성경 <집회서>, <지혜서> 등 지혜 문학의 내용을 실증한 느낌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내용은 <니코마코스 윤리학> 자체보다 주제별로 다른 저서와 연계해서 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제5권의 '정의' 는 존 롤스의 <정의론>,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와 연계해서 볼 수 있을 것 같고, 제8권과 제9권의 '우애'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같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제9권 10장에서 정체(政體)의 종류에 대해 언급하고, 제10권 9장에서는 정치학으로의 이행(移行)을 예고한하면서, 내용이 끝난다. 

 "to be continued.."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당시 주류였던 실증적인 반론이 제기된, 아리스토텔레스만의 색채가 나타난 작품이라 생각된다.  또한,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제관(經濟觀)과 평등관(平等觀) 등 그의 전반적인 세계관(世界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대표작의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화폐의 교환적 가치에 대한 설명


"따라서 교환되는 것은 무엇이거나 어떻게든 비교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돈(to nomisma)이 도입되어 일종의 중용 역할을 하는 것이다."(제5권 1133a 19)


"돈이 우리에게 하는 일은 미래의 교환을 담보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지금은 필요 없지만 언젠가 필요하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은 척도(尺度) 노릇을 하며 물건들을 계량화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균등화한다." (제5권 1133b 11-17)


남녀의 차이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식


"정치적인 정의나 불의는 법을 전제로 하며 자연스럽게 법을 받아들이는 공동체, 곧 그 구성원들이 통치와 피치에 동등하게 참여하는 공동체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의는 아버지와 자식 또는 주인과 노예 사이에서보다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더 잘 실현된다.(제5권 1134b 13-17)


노예제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식


"말이나 소에 대해서도, 그리고 노예가 노예인 한 노예에 대해서도 우애는 있을 수 없다. .. 노예는 생명 있는 도구이고, 도구는 생명 없는 노예이니 말이다. 따라서, 노예는 노예인 한, 노예에 대한 우애는 존재할 수 없다. (제8권 1161b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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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6-08-26 1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점심 드시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08-26 11:57   좋아요 0 | URL
후애님도 맛있는 점심 드시고,시원하면서도 뜨거운 불금 되세요^^: 감사합니다.
 
위대한 설계
스티븐 호킹.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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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설계>는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과 레오나르도 믈로디노프(Leonard Mlodinow)가 공저한 책으로 우주의 기원과 우주의 법칙에 대해 다룬 책이다.


이 책에서는 '과학적 결정론'과 '모형 의존적 실재론'을 사용하여 우주의 창조와 지배 원리를 "M이론"이라고 명명한다. 논리전개 방법은 양자물리학을 활용하여 "M이론"을 제시하고 기존의 철학(특히, 기독교 사상)에 대해 반론을 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다 세부적으로 내용을 들여다 보자.


먼저 '과학적 결정론'과 '모형 의존적 실재론'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과학적 결정론이란, 어느 한 시점에서 우주의 상태가 주어지면, 완전한 법칙들의 집함에 의해서 우주의 미래와 과거가 철저히 결정된다는 입장이다.'(p39)


'모형 의존적 실재론(model-dependent realism)은 우리의 뇌가 우리의 감각기관들에서 온 입력을 해석한다는 생각에 토대를 두고 있다. (p12)... 모형 의존적 실재론에 따르면 모형이 실제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은 무의미하고, 오직 모형이 관찰에 부합하느냐는 질문만 유의미하다.'(p57)


이러한 두 가지 입장을 바탕으로 모형을 수립하는데, 주로  '양자물리학'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 책에서 양자물리학의 핵심 내용은 '불확정성'과 '상호 작용성'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양자물리학은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요구한다. 그 요구에 부응하려면, 대상들의 위치, 경로, 심지어는 과거와 미래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중력(重力, gravity)이나 전자기력(電磁氣力, electromagnetic force)과 같은 힘을 다루는 양자이론들은 그런 생각의 틀 안에서 구성된다.'(p84)


'불확정성원리(不確定性原理, uncertainty principle)에 따르면,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비롯한 데이터들을 동시에 측정하는 우리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요점은 간단하다. 당신이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면 할수록, 당신이 측정할 수 있는 위치는 그만큼 더 부정확해지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p88)


'양자물리학에 따르면, 우리가 아무리 많은 정보를 소유하고 우리의 계산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물리적 과정들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양자물리학은 새로운 형태의 결정론을 향해서 우리를 이끈다. 그 결정론에 따르면, 어떤 시스템의 특정 시점에서의 상태가 주어지면, 자연법칙들은 그 시스템의 미래와 과거를 정확하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미래들과 과거의 확률들을 결정한다.'(p90)


'양자물리학에 따르면, 무엇인가를 "관찰하기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꿔 말해서 양자물리학은, 관찰을 하려면 관찰자가 관찰 대상과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p101)


'우리가 나중에 써먹을 핵심적인 양자 원리를 하나 더 살펴볼 차례이다. 그 원리는 시스템을 관찰하면 시스템의 진로가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p101)


이 책에서는 양자물리학을 통해 '끈이론'을 소개하며, 끈이론에서 발전된 'M이론'을 통해 우주의 시원을 밝히고 있다. 이후 우주의 탄생 이후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으로 '빅뱅 이론'과 '인플레이션 이론'등을 제시하고, 우주를 지배하는 자연법칙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끈이론(string theory)은 10차원일 때만 일괄적인데, 끈이론에 따르면 4개 차원 외에 나머지 차원들은 아주 작은 공간에 돌돌 감겨있다.' (p146)


'다섯 가지 끈이론들과 초중력이론을 근사이론들로 거느렸다고 생각되는 더 근본적인 이론은 M이론이다....M이론의 몇 가지 속성을 알 수 있다. 첫째, M이론은 11차원의 시공을 이야기한다..또한, M이론에서는 내면 공간의 차원들이 감기는 방식을 제한한다..그 결과 M이론이 허용하는 다양한 우주들(내면공간)은 10의 500승에 달한다.'(p149)


전체적으로, 이 책은 우주의 시작과 팽창등을 설명하기 위해 서양 과학사 전반과 철학사의 내용이 개략적으로 다룬 '과학철학책'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양자물리학에 대한 설명을 위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부터 파인만 역사 합(Feyman sum over)에 이르기까지 양자물리학의 기본 이론 설명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 

방대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독자들을 배려해서인지 수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과학책보다는 머리가 덜 아프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일반인들을 위한 '양자물리학' 입문 서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또한 생명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고, 생명을 지배하는 자연법칙이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 책의 발행을 환영했다고 하는데, 아마 다음의 문장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물론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느끼지만, 생물학의 분자적 토대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생물학적 과정들이 물리학과 화학의 법칙들에 의해서 지배되며 따라서 행성의 궤도와 마찬가지로 결정되어 있음을 보여준다.'(p41)


이 책에서 주장하는 '우주관'은 기독교 세계관과 여러 곳에서 충돌한다. 마치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 나오는 내용을 작심하고 비판한 듯한 내용이 눈에 띄어 이를 정리해봤다. 


1. 무로부터의 창조 VS 다중우주설


'주님, 당신께서는 무형의 질료로부터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모든 날 이전에 만드셨던 무형의 질료에다 보이는 형상을 부여해서 만드신 것입니다...'-<고백록> 12권 8,8 아우구스티누스-


'시간이 공간처럼 행동한다는 깨달음에서 새로운 대안을 얻을 수 있다. 그 깨달음은 우주의 시작이 있다는 생각에 대한 해묵은 반발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우주의 시작이 과학법칙들에 의해서 지배되며 어떤 신의 손길도 필요로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p171)


'M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우주는 유일한 우주가 아니다. 오히려 M이론은 엄청나게 많은 우주들이 무(無, nothing)에서 창조되었다고 예측한다.'(p14)


2. 시간에 대한 인식


'차라리 시간은 셋인데 과거에 대한 현재, 현재에 대한 현재, 미래에 대한 현재라고 하는 편이 적절하다. 이 셋은 영혼 속에 존재하는 무엇이고 다른 곳에서는 이것들이 안 보이며, 과거에 대한 현재는 기억(記憶)이고 현재에 대한 현재는 주시(注視)이며, 미래에 대한 현재는 기대(期待)다.'- <고백록> 11권 20,26 아우구스티누스 -


'양자물리학에 따르면, 현재에 대한 우리의 관찰이 아무리 철저하더라도, (관찰되지 않은) 과거는 미래와 마찬가지로 불확정적이며 다만 가능성들의 스펙트럼으로만 존재한다. 양자물리학에 따르면 우주는 단일한 과거 혹은 역사를 가지지 않는다.'(p103)


3. 위대한 설계 VS 물리법칙의 미세조정


"21세기가 시작되는 지금, 현대 과학이 발견한 목적과 설계를 입증하는 압도적인 증거를 회피하기 위해서 발병된 다중우주가설과 신다원주의 등의 과학적 주장들에 직면하여, 가톨릭 교회는 자연에 실제로 설계가 내재한다고 선언함으로써 다시 한번 인간 본성을 방어할 것이다.."(크리스토프 쇤보르 추기경, )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만일 우주 상수의 값이 실제보다 훨씬 더 크다면, 우리 우주는 은하들이 형성될 사이도 없이 산산이 흩어졌을 테고, 따라서 우리가 아는 생명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절묘한 미세 조정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주론에서는 우리가 방금 기술한 물리법칙의 미세조정이, 목적과 설계를 입증하는 압도적인 증거이다.'(p206) 


최근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자유의지론>,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스티븐 호킹 외 1인의 <위대한 설계>를 읽었다. 공교롭게도, 기독교와 현대 과학을 대표하는 저서들을 교대로 읽게 된 셈이다. 마치 내가 재판관이 되어 피고와 원고의 변론을 중간에서 듣는 입장이 된 듯한 느낌이다. 다음에는, 기독교 진영에서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위일체론>, <신국론>을, 현대 과학 진영에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과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를 다음 논고로 읽어야 할 것 같다.


만일 내가 재판관이라면, 나는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 과학 중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줘야 할까?  신앙(信仰)과 이성(理性)의 문제속에서 우리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는 나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고민하는 문제라 생각된다.

 

아직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이 책들을 구입한 경로를 통해 생각을 해본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과 스티븐 호킹의 책은 사실 의도했던 것은 아니고, 중고서점에 깨끗한 책이 나왔기에 '한 번 정도 읽어야지'하는 마음으로 구입한 책들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의 구입은 '우연적 사건'의 결과라 생각되기도 하는 반면, 내가 이 책들을 만난 것이 '하느님의 자유 의지 (free wil) 결과'라고도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렵다.


신앙과 이성의 문제는 역시 쉽게 안 풀리는 문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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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8-23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던 책이었어요. 지금은 pq=|=qp라는 불확정성 원리를 이해하고 있지만 저 때만 해도 갈피를 못 잡을때라 읽는 게 버겁더라구요. 이 때 알았어요. 과학이 철학 그러니깐 사유가 바탕이 안 되면 절대불가능한 학문이라는 것을요!

겨울호랑이 2016-08-24 03:05   좋아요 0 | URL
네, 기억의집님 말씀에 동감입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인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