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 & 데카르트 :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 거인 지식인마을 10
박민아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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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 & 데카르트>는 과학사적인 면에서 뉴턴과 데카르트의 업적과 생애를 돌아본 근대 과학사(科學史) 입문서다. 우리 일반인들에게 과학사는 익숙하지 않은 분야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과학사들은 대체로, 뉴턴, 퀴리부인 등 과학자들의 위인전기로 이를 통해 얻은 과학자의 삶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이 대부분이라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뉴턴 & 데카르트>는 과학사라는 학문의 성격을 개략적 잘 보여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책에서는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 그리고 그 업적의 과학사적인 의미에 대해 요약한다. 책에서 묘사되고 있는 데카르트와 뉴턴은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만유 인력의 법칙' 으로 알려진 건조한 이론가들이 아니다. 책에서 그들의 삶은 생동감있게 묘사된다. 게으른 군인으로서의 데카르트, 학계에서 정치(政治)에 능했던 뉴턴 등. 그러한 이유로 어렵게 보이던 그들의 이론(理論)을 보다 편하게 생각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과학자들의 삶은 이 책에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이 책에 나타난 그들의 과학관(科學觀)과 영향관계에 대해 살펴보자.


데카르트(Rene Descartes)는 지식인 마을에서 유일하게 2권에 걸쳐 소개되는 인물이다. <데카르트 & 버클리>에서는 데카르트의 인식론이 주된 논의 대상이었다면, 이 책에서는 그의 과학철학과 자연과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과소평가되어 있는 데카르트가 근대세계 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케 한다.


 이 책에서 데카르트는 '체계적 의심(systematic doubt)'의 방법을 활용하여 모든 것을 의심하는 피론주의(Pyrrhonism 극단적 회의주의)를 극복하고자 노력한 과학철학자이다. 그 결과 그는 '감각'과 '감각을 일으키는 원인'을 분리하여 '이원론(dualism)'을 도출한다. 이원론으로 대변되는 데카르트의 세계에서 사물의 본질은 '외연(extension)'으로 정리된다. 데카르트에게 '공간=물질'이며, 공간(plenum)은 불(fire), 공기(air), 흙(earth)의 세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원소들의 충돌을 통해 자연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데카르트는 물질과 운동으로 세상을 설명하였고, 그의 세계관을 '기계적 철학(mechanical philosophy)'이라 부른다.


이제 근대과학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뉴턴(Sir Isaac Netwon)은 데카르트의 '기계적 철학'의 기초 위에 그의 업적을 쌓아간다. 데카르트의 기하학과 자연과학을 기초로 뉴턴은 데카르트를 넘어 자신만의 업적을 남긴다. '빛의 스펙트럼' 연구를 통해 뉴턴은 '백색광은 굴절률이 다른 단색광들의 혼합'이라는 새로운 빛 이론을 제시하여 광학(光學)에 이름을 남긴다. 이러한 뉴턴의 업적은 데카르트의 선행 연구가 바탕이 되었음을 책에서 보여준다.

 또, 뉴턴의 제1법칙 : 관성의 법칙'은 데카르트의 '모든 물체는 다른 물체가 충돌해서 상태를 변화시키지 않는 한, 똑같은 상태로 남아 있다.'는 직선 관성 개념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는 알려준다. 이처럼, 뉴턴은 데카르트의 영향을 받았으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데카르트를 극복하고 있음을 책에서는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 뉴턴의 세 가지 운동법칙이 이러한 '뉴턴에게 미친 데카르트의 영향과 뉴턴의 극복'을 잘 보여준다.(p114)


제1법칙 : 관성의 법칙

외부로부터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물체의 운동상태는 변하지 않는다. 등속직선운동을 하던 물체는 계속 직선운동을 하고, 정지해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 상태를 유지한다. (데카르트 사상 수용)


제2법칙 : 운동의 법칙(F=ma)

물체의 운동에서 나타나는 시간적 변화(가속도)는 물체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으로 일어나고 힘의 크기에 비례하여 나타난다. (데카르트 사상 일부 수용 : 데카르트의 '충돌'은 물체 운동의 여러 원인 중 하나)


제3법칙 : 작용, 반작용의 법칙

두 물체가 서로 힘을 미칠 때,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미치는 힘(작용)은 그 물체가 다른 물체에게서 받는 힘(반작용)과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이다. (뉴턴의 독자적인 이론)


<뉴턴& 데카르트>에서는 이와 같이 과학자들의 사상과 그 영향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과학이론을 역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또한, 이러한 과학이론만이 아닌 인간적으로 서술된 과학자들의 삶의 모습을 보는 것은 부가적으로 주어진 또다른 재미라 생각한다.


PS. 과학사지만, 책을 읽는 주된 대상이 학생들이어서인지 뉴턴이  'South Sea Bubble' 과 관련하여 주식투자를 한 후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었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뉴턴의 주식투자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분들은 <금융투기의 역사>와 같은 다른 책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출처 : http://deathornot.tistory.com/archive/201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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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9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물리시간이 생각나네요..ㅎㅎㅎㅎ

겨울호랑이 2016-10-19 14:25   좋아요 1 | URL
네, 유레카님 ^^: 뉴턴의 <프린키피아>의 결론은 고등학교 과정의 내용인데, 과정은 엄청난 수학식 때문에 만만하지가 않다네요. 이 책에서는 수식은 거의 배제되어 독자층을 늘리고 있습니다.ㅋ

서니데이 2016-10-19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재산 투자후 빨리 선택을 했으면 좋았겠네요. 좋은 시간은 너무 짧아요.^^;

겨울호랑이 2016-10-19 14:47   좋아요 1 | URL
뉴턴이 투자하고 나서 바로 최고점을 찍은 것을 보니, 뉴턴이 조폐국장을 역임했다고 해도 주식투자에서는 개미 투자자였던 것 같아요 ^^: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서니데이님

기억의집 2016-10-19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뉴턴에 관련된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란 게 더 시대에 상장기업이 있었다는 것에 진짜 놀랬어요. 아인슈타인도 노벨상 상금으로 아내에게 주고 남은 돈으로 주식했다가 망했다 하더군요~

겨울호랑이 2016-10-19 15:26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당시가 조선 영조때라고 하니 영국 금융제도가 우리보다 훨씬 앞선 것도 이해가 갑니다..아인슈타인도 주식하다가 망했군요. ㅋ 수학의 천재들도 주식투자에는 서툴렀던 것을 보면, <천재들의 실패>에 나오는 숄스의 실패는 당연한 것처럼도 보이네요.

cyrus 2016-10-19 1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프를 보니까 뉴턴이 경험한 손해의 정도가 얼마나 큰 지 알겠습니다. 뉴턴이 말년에 정신이 불안정했다는데 투자 실패 크리의 충격이 컸을 겁니다.. ^^;;

겨울호랑이 2016-10-19 18:13   좋아요 0 | URL
cyrus님 말씀에 일리가 있습니다^^:

후애(厚愛) 2016-10-20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잘 지내시죠?^^
생각나서 서재 다녀갑니다.
맛있는 저녁 드시고 즐거운 오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0-20 18:1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후애님 잘 지내셨나요? 그간 어디 가셨나 했더니 오늘 보니 어느 사찰에서 용맹정진 하셨군요^^: 후애님 편한 저녁 되세요. 반갑습니다
 
데카르트 & 버클리 :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지식인마을 2
최훈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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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 & 버클리>는 서양 근대 인식론(Epistemology)을 대표하는 데카르트와 버클리 사상 입문서다. 특히, 이 책은 여태까지 읽은 지식인 마을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편안하게 기술된 책이라 생각된다. 인식론이라는 주제가 어렵고 따분하게 흐를 수 있음에도 현실과 밀접한 설명이 되어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개략적으로 두 실재론자의 이론을 살펴보자.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우리가 흔히 데카르트를 '회의주의자(懷疑主義者)로 알고 있다. 그와는 달리 데카르트는 '방법론적 회의'를 사용하여 '의심할 수 없는 것'을 찾으려 노력한 반(反)회의주의자임을 책에서 설명한다. 데카르트의 <성찰 Moditationes>(1641)을 통해 그의 성찰을 따라가면서, 그가 '꿈 논증'과 '악마에게 속는 논증'을 극복하면서 의심할 수 없는 하나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Cogito, ergo sum'이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 설명한다. 그리고, 이로부터 데카르트의 정신과 물질에 대한 이원론(dualism)도출을 통해 데카르트적 사유가 근대 과학 철학의 근간이 되는 사실 또한 설명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영국 경험주의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로크(John Locke, 1632~1704)의 1차 성질, 2차 성질 설명을 통해 '표상적 실재주의'에 대한 추가 설명도 되어있어, 대륙의 합리론자과 영국의 경험론자들의 주장을 접할 수 있다.

  

버클리(George Berkeley, 1685~1753) Esse est percipi 존재하는 것은 지각되는 것이다.


데카르트, 로크 등의 표상적 실재론자들은 외부세계가 우리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외부세계에 따라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틀리는지가 결정된다.(p106)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사고는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여 과학적 세계관을 여는 것에는 성공하였으나, 외부세계를 증명하는 것에는 순환논증에 빠져 실패하게 된다. 외부세계 증명을 위해 버클리는 그의 저서 <인간 지식의 원리론 Treatise Concerning the principles of Human Knowledge>에서 '우리에게 지각되는 것은 관념밖에 없다'는 주장을 한다. 그의 주장은 'Esse est percipi'라는 명제를 통해 잘 나타나는데 존재는 지각되는 것이며, 세상은 나에게 지각될 때만 존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이를 통해, 버클리 '신(神) 존재'를 통해 세계의 계속성을 설명하면서 실재론을 옹호한다.


<데카르트 & 버클리>는 근대 과학 정신과 인식론에 대해 쉽게 풀어 놓은 좋은 입문서라고 생각된다. 책에서는 영화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에 흥미롭게 다가 온다. 또한, 근대 철학에 초점에 맞춰져 있지만, 배경으로 소크라테스(플라톤)에 대한 설명을 사전에 하기 때문에, 근대를 알기 위해서는 그 이전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사전 공부가 필요함을 알게 해준다. 


'데카르트적 방법론'을 통해 나온 결론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는 화이트헤드(Whitehead)와 러셀(Russell)이 그들의 <수학 원리(Principia Mathematica)>에서 "1+1=2"라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그들의 수리철학적 사고를 확장시킨 것처럼 데카르트에게 끊임없는 회의는 그의 사상을 위한 초석(礎石)이었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Cogito, ergo sum'을 통해 도출된 그의 결론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 존재 증명 -다섯 가지 길'을 연상시킨다는 사실이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다섯가지 길'을 통해 당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는 사실'로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 것처럼, 데카르트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의심했지만, 두 철학자 모두 현대 우리에게 '객관성'을 보여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플라톤으로부터 시작되어 버클리로 이어진 '관념론'은 이후 B. Russell의 기술이론(description Theory)에 의해 깨지기까지는 아직 200여년의 시간이 더 남아있다.


PS. <데카르트 & 버클리>를 읽기 전 영화 <매트릭스(1999)>, <토털리콜(1989)>을 이미 알고 있다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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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8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8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6-10-18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 제가 `믿지 못하는 놈들` 속에 저 자신도 포함됩니다.^^

겨울호랑이 2016-10-18 12:23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께서는 회의를 극단까지 밀어붙이시는군요^^: 데카르트보다 한 수 위이신듯합니다.^^: 감사합니다.

마립간 2016-10-18 13:10   좋아요 1 | URL
제가 알라딘에 남겼던 댓글 중의 하나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지만, 실재하는 걸까?`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10-18 14:26   좋아요 0 | URL
어려운 문제네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지만, 실재하는 걸까?`

`자신이 생각한다`는 사실이 존재(存在)를 설명하지만, 실재(實在)를 증명하지는 못한다는 말씀이시지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실상(實像)인지, 허상(虛像)인지는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의 관조, 조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그래서, 표상적 실재론자들에게 외부세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따르면 버클리는 그 개념을 `신(神)`에서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직 공부가 부족하여 현대철학에서는 어떻게 설명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추가적인 과제가 부여된 것 같습니다. 깊이 생각할 수 있게 알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립간님^^: 즐거운 오후 되세요.

오거서 2016-10-19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정말 데카르트는 그렇게 말했을 것 같아요. ㅋㅋ 데카르트는 자신도 못미더워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믿지 않을 수 없었지요. ^^;

겨울호랑이 2016-10-19 20:36   좋아요 1 | URL
인식론과 실재론은 어려운 것 같아요. 끝없는 미궁에 빠지는 느낌이랄까, 뫼비우스띠 주변에서 서성이는 느낌이 드네요^^-: 아직 가야할 길이 머니 차근차근 배워야겠지요..^^:
 

아침 출근길에 갑자기 청일 전쟁(淸日戰爭)과 황해해전(黄海海戦)이 생각났다. 


청일 전쟁(淸日戰爭)은 청나라와 일본 제국이 조선의 지배권을 놓고 1894725일부터 18954월까지 벌인 전쟁이다. 중화인민공화국에서는 갑오년에 일어났다고 하여 중일갑오전쟁(중국어 간체: 中日甲午??, 정체: 中日甲午戰爭), 일본에서는 일청전쟁(日淸), 서양에서는 제1차 중일 전쟁(First Sino-Japanese War)이라고도 부른다. - 위키피디아 -


청일전쟁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투는 황해해전이라 불리우는 전투다. 이 전투의 결과 청일전쟁에서 일본은 제해권(制海權)을 장악하게 된다. 


황해해전(黄海海戦)1894917일 청일 전쟁 중기 일본해군 연합함대와 청나라 북양함대 사이에 벌어진 해전으로 압록강 해전(Battle of the Yalu River)으로도 불린다. 근대적인 장갑함이 실전에 투입된 최초의 전투로 알려져 있으며 이 해전의 결과, 청나라 해군은 큰 손실을 입고 제해권을 상실하여 무력화 된다위키피디아 -



[그림1] 청일전쟁 당시 해전 모습


 

[그림2] 청 북양함대의 주력함 정원호(출처 : 나무위키)


당시 일본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음에도 일본은 어떻게 청나라를 이길 수 있었을까? 전문가의 말을 통해 원인을 분석해 보자.


북양대신 리훙장이 1888년 구축한 동양 최강 함대, 북양함대는 청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독일에서 가져온 정원호와 진원호 등 철갑선 9척과 함선 22척은 당대 맞설 전함이 없었다. 정원호가 일본 나가사키항에 친선 입항했을 때 일본은 엄청난 규모에 경악했다. 그러나 최강이었던 함대는 국가 명운을 걸고 총력전을 펼친 일본과 단 한 판 전투에서 괴멸됐다.


양적인 면에서 청나라에 뒤졌던 일본은 영국 등 서양 열강으로부터 군사기술을 착실히 배워 질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일본은 청나라와의 전쟁에 대비하여 전쟁이 일어나기 16년 전에 오카와 마타지 대령을 청나라 베이징 주재 무관의 명목을 가지고, 스파이로써 보내어 청의 해군력을 샅샅이 조사하였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기 전 해에 그를 다시 보내 추가로 다시 조사하였다. 오카와 대령은 청나라 해군력이 독일에서 수입한 아시아 최대의 거함 한 척 외에는 고철덩이에 불과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는 그런 첩보를 바탕으로 전쟁을 일으켰다. 전쟁이 시작되자 경기도 풍도 앞바다에서 함포전이 시작되었다. 일본 함대의 포탄을 맞은 청의 배들은 파괴되었으나, 청 함대의 포를 맞은 일본 전함들은 끄떡 없었다. 의 함대에서 쏜 대포탄이 진흙덩이에 검은 칠을 한 가짜 폭탄이었기 때문이다. 부패 관리들이 대포탄을 만드는 쇠를 모두 횡령하였기 때문이다.  -호서대 전가림 교수 - 


당시, 청나라는 정원, 진원호라는 당대 독일에서 주문한 세계최대의 전함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두 배의 배수량만으로도 당시 일본 해군 전체 배수량을 넘는 엄청난 배들이였다. 결국, 청나라는 전함(戰艦)이라는 하드웨어가 아닌 '부패한 조직'으로 무너진 것이다.  예전에는 이러한 부패한 청나라 군대와 관료조직을 보며, 그들의 부패함을 비웃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 나는 예전과는 달리 청나라 군대를 비웃을 수 없는 처지다. 


 [그림3] 1조원에 가까운 국내 방위사업 비리 (출처 : 2015년 7월 15일 한국일보 기사)



연이어 터지는 국방비리를 보면, 우리나라 군대는 청나라 말기 군대보다 크게 낫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국방 비리 뿐 아니라 여러가지 의혹과 부패들로 어지러운 요즘이다. 이러한 부패가 대국(大國) 청(淸)을 무너뜨렸다는 역사적 사실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웠는가?


역사(歷史)를 공부하는 또 다른 이유를 우리는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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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8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한을 이롭게 하는 자들이 방산 비리자들입니다. 무기에 비리가 들어갈 수록 국방력은 시망 ㅠ.ㅠ 도적들이 너무 많았 ㅠㅠ 북한이 얼마나 가소롭게 보겠습니까...나참..아휴..무슨 복마전도 아니고 ㅠㅠ 군함에 어군 탐지기나 달고 다니니..고기잡을 란가..ㄷㄷㄷ

겨울호랑이 2016-10-18 09:10   좋아요 2 | URL
유레카님 맞습니다... 이렇게 해놓고 북한 선제공격을 이야기하는 자들을 보면 자기들이 저지른 현실도 모르는 자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ㅠㅠ 그러고 보면, 한국전쟁 직전에도 `북진통일`을 이승만 정부에서 주장했지요...

사마천 2016-10-18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시 일본의 승리를 예측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가령 영국과 미국의 금융가들은 이기는 쪽에 투자합니다. 국채금리와 양이 그렇게 움직이는데 일본이 청을 이긴다는 의견도 꽤 있었습니다.
후일 러일전쟁의 경우도 영국과 미국이 돈 대주어서 일본이 이길 수 있었죠. 반대로 당시 대한제국의 빚 끌어모으기 노력은 모두 실패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10-18 11:45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제가 미처 몰랐던 부분이었습니다.^^: 다음에 사마천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국제 금융 시장의 움직임과 전쟁과의 관계를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매번 제가 잘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마천님, 행복한 오후 되세요^^:

커피소년 2016-10-19 0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일본 함대의 포탄을 맞은 청의 배들은 파괴되었으나, 청 함대의 포를 맞은 일본 전함들은 끄떡 없었다. 청의 함대에서 쏜 대포탄이 진흙덩이에 검은 칠을 한 가짜 폭탄이었기 때문이다. ”



얼마나 당황스러웠을지... ㄷㄷ




“ 부패 관리들이 대포탄을 만드는 쇠를 모두 횡령하였기 때문이다. ”



방산비리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는 것은 병사들이지요.. 진짜.. 거지처럼 군 생활 한 것 생각하면..ㅎㅎㅎ 다른 것은 제외하더라도 전투와 관련된 물자는 좀 제대로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죠.. 한국 군대는 청나라 말기 군대와 흡사하던가.. 그보다 못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청나라 대포는 발사는 되잖아요..ㅎㅎㅎㅎ



겨울호랑이 2016-10-19 03:17   좋아요 1 | URL
우리나라를 청나라 전성기가 아닌 말기와 비교하게 될 것이라고는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ㅜㅜ

커피소년 2016-10-19 10:29   좋아요 1 | URL
그렇지요..ㅎㅎ 노무현 대통령님 때는 국방이 강했거든요..ㅎㅎ

겨울호랑이 2016-10-19 10:38   좋아요 1 | URL
`입`으로만 국방이고, `안보` 외치지 실제는.....참 그렇습니다...
 
랑케 & 카 : 역사의 진실을 찾아서 지식인마을 7
조지형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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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케 & 카 : 역사의 진실을 찾아서>는 지식인 마을 시리즈 중 근대역사학의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에서는 실증사학의 선구자로 알려진 '랑케'와 우리에게 <역사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E.H 카'의 역사관을 개략적으로 제시하며, 추가적으로 최근 '포스트모던 역사학'에 대한 내용도 소개한다.


랑케(Leopold von Ranke, 1795~1886)는 실증사학의 주창자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실증사관은 과거의 사실이 진실로 어떠했는가를 밝히는 것이 역사학이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책에서는 실증 사관의 이해를 위해 고대 역사학자인 헤로도토스, 타키투스의 저사인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통해 고대와 근대 역사관의 차이를 살펴보고, 랑케의 저서 <라틴 및 게르만 제(諸) 민족의 역사 1494 ~ 1514> 서문을 중심으로 객관성을 강조한 실증사학을 비교조명하고 있다. 


객관적인 사실을 강조한 랑케의 사상은 불완전한 사료, 남겨진 사료의 객관성, 역사가의 해석 등의 제약으로 인해 역사가에 의해 재해석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하는 '반(反)실증사학'의 비판을 받게 된다. 이러한 '실증 사학 - 반실증 사학'의 조화를 강조한 것이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작품이다.


카(E.H. Carr, 1892~1982)는 이 저서를 통해 역사는 '과거 사실'과 이러한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는 '역사가' 의 역할에 대해 주목한다. '단순한 과거'가 아닌 역사가에게 '의미가 부여된 과거 사건'이 바로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통해 '역사는 과거(사실)와 현재(역사학자)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주장을 한다.


 <랑케 & 카 : 역사의 진실을 찾아서>에서는 E.H 카 이후의 최근 연구방향흐름인 포스트모던(Post-modern) 역사학에 대해서도 소개를 한다. 포스트모던 역사학에서는 최근 학문의 흐름인 '융합(融合)'의 영향으로 기호학, 언어학 등의 인접 학문과 연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 중에서도 '언어학-역사학'의 관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언어학자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 1857 ~ 1913)의 시니피앙(le signifiant 지시어)와 시니피에(le signifie 지시 대상)를 통한 언어학과 역사학의 접목에 대해 설명한다.


<랑케 & 카 : 역사의 진실을 찾아서>는 역사(歷史)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사학(史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 전반을 통해서 '역사'라는 학문이 단순한 과거 사실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재해석되는 과정을 거치는 현재의 학문임을 강조하기 때문에, 서양 근대이후 역사학 입문서로서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든다. 

 

주로 서양역사학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 관련이 없는 이야기로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랑케의 실증 사관은 우리나라 역사와도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일본 개화기에 랑케의 제자인 루트비히 리스(Ludwig Riess)의 지도하에 근대 역사학의 방법론이 도입되었고, (출처 : <우리 안의 식민 사관> 이덕일) 이러한 방법론에 기초하여 조선의 식민사관이 성립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랑케의 실증 사관이라는 방법론을 이해하는 것은 '식민사관 극복'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있는 국내 역사학 연구에 있어 기본이 되는 일이라 생각된다. 


누군가의 말처럼 의도적으로 자랑스러운 역사를 후대에 남겨주기 위해 사실을 왜곡해서도 안되겠지만, 올바른 상식과 양심의 눈을 가지고 우리의 역사를 바라보기 위해서도 개인의 역사관의 수립은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은 개인의 역사관 수립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단편적인 지식을 제공해준다고 생각된다.


PS. 책의 안내를 위해 소개된 영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羅生門)>(1950)은 역사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한 번은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영화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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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6-10-17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사 분야 관심도서로 놓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6-10-17 11:4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사마천님 관심깊게 읽어 주셔서 저야말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좋은 오후 되세요^^:

yureka01 2016-10-17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역사교과서는 집필자도,삼사자도 비공개 ㄷㄷㄷㄷ
저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역사교과서랍니다...

겨울호랑이 2016-10-17 14:32   좋아요 2 | URL
이제 곧 새로운 국정 교과서 발표한다지요? 길어야 2년 쓸 교과서라서 크게 신경을 안씁니다만, 그 교과서로 공부해서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마치 애들을 볼모로 1970년대의 `국민교육헌장`을 부활시키는 것 같습니다..
 

오전에 아이의 유치원 과학교재를 봤습니다. 모래시계와 유사한데, 시계 내용물이 물과 기름인 점이 모래시계와 다릅니다. 이 시계는 기름이 물에 뜨는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교구재인데, 물감을 넣어서 색도 예쁜 `물-기름` 시계입니다.

평소에는 시계 내 폐쇄된 공간에서 물과 기름을 같은 양으로 작은 빈공간을 두고 채운 상태에서 균형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기울여서 균형이 깨지면 이동이 시작되는 원리인 것 같습니다.

호기심에 몇 번을 돌려봤습니다. 물과 기름이 자리를 바꾸며 움직이는 것이 신기합니다.

기름은 물 위에 뜨는 것이 상식인데, 이 작은 세계에서는 그 상식과 반대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이 작은 폐쇄계에서만 뒤집는 것과 같은 작은 충격에도 상식밖의 일이 발생하는 것이겠지요. 큰 개방계인 바다에서는 천지개벽할 일이 아니면 균형을 쉽게 잃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 많이 어수선하고 상식밖의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물-기름`시계처럼요. 물이 기름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비상식적인 일들을 많이 접하는 요즘입니다. 그러다보면 어떤 것이 상식이고 정상인지 혼동됩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요즘 답답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오늘 아이의 과학 교구재를 보며 깨닫게 됩니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이나 상식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어지러운 눈앞의 현실에 매몰되어 절망하기보다 고개를 들어서 폭넓은 시각으로 큰 그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춥고 가장 어둡습니다. 일출을 기다려보신 분들은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둠과 추위를 뚫고 솟아오는 태양의 느낌은 그 기다림을 견뎌온 사람만이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힘들어하십니다. 그리고, 절망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생각을 바꿔 만약 지금 더 견딜 수없을만큼 춥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 곧 지금이 일출의 순간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ㅋ 그러면서 희망적인 생각을 가져 봅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주말입니다.
그래도 낙엽이 날리지 않아 쓸쓸한 가을은 아니네요. 이웃분들 모두 편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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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10-15 1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교구 뒤에 있는 책이 인상깊어요.
겨울호랑이님 책 취향을 보여주는 것인가요?^^

겨울호랑이 2016-10-15 20:10   좋아요 2 | URL
ㅋ 찍고 보니 그리 되었네요. 꾸준히 함께 하는 녀석들입니다.. 읽는 속도가 지금 같다면 평생 갈지도 모르겠네요ㅜㅜ 꿀꿀이님 감사합니다^^ 편한 토요일 밤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6-10-15 1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뒤에 책에 눈길이 가네요
서양철학사 언젠가 읽을 날이 오겠죠ㅎ

물기름 시계 재미있네요^^;

겨울호랑이 2016-10-15 20:14   좋아요 3 | URL
^^: 서양철학사는 내용도 좋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베개나 라면 받침으로 많이 활용합니다 ㅋㅋ 러셀형님께 혼날거 같아요.. 즐거운 토요일밤되세요 북프리쿠키님 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10-18 06:48   좋아요 1 | URL
아직 혼나지 않았죠? 러셀 형님은 좋은 분인 것 같아요. ^^

2016-10-15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5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10-16 07: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럼요..우리들의 아이들이 있잖아요...
아이들에게 절망을 물려 줄 수는 없는 거라죠..

겨울호랑이 2016-10-16 07:56   좋아요 3 | URL
네 맞습니다 유레카님^^: 밝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물려줘야겠지요. 그렇다고 역사를 왜곡해서는 안되겠지만요..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유레카님^^:

2016-10-17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거서 2016-10-18 06: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은 역시 좋은 부모임에 틀림 없군요. ^^

겨울호랑이 2016-10-18 06:48   좋아요 2 | URL
오거서님 감사합니다.^^: 좋은 부모가 되도록 노력합니다만, 갈길이 참 머네요. 오거서님 안개가 짙은 것을 보니 일교차가 심할 듯합니다. 건강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