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록
아우구스티누스 지음, 성염 옮김 / 경세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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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록>은 가톨릭의 교부 성(聖)아우구스티누스의 인생 회고와 천지 창조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담긴 책이다. 1권부터 10권까지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라틴 문학과 수사학에 열중하던 시기, 마니교에 심취하던 시기, 기독교로 개종하기까지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11권부터 13권까지는 기독교의 창조론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담겨 있다.


10권까지의 신앙 고백에 대해서는 많은 리뷰가 있기에, 11권부터 13권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1권에서는 "태초에 하느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기 1:1)"는 구절을 통해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론이 주된 내용으로 다루어진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생각하는 '시간'이라는 개념은 신(神)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개념이다. 하느님(神)의 시간은 영원이며 불변이다.

 '시간'과 '공간'마저 창조된 것이기 때문에, '창조 이전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시간은 인간에게 있어, '현재'로 존재한다. 인간에게만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영혼 안에서 시간을 재게 되고, '미래->현재-> 과거'라는 일련의 흐름으로 통해, 생명의 확장이 일어나게 되고, 끊임없는 시간의  확장을 통해 하느님께  영혼이 흘러간다는 것이 아우구스투스의 '시간론'이다.


"차라리 시간은 셋인데 과거에 대한 현재, 현재에 대한 현재, 미래에 대한 현재라고 하는 편이 적절하다. 이 셋은 영혼 속에 존재하는 무엇이고 다른 곳에서는 이것들이 안 보이며, 과거에 대한 현재는 기억(記憶)이고 현재에 대한 현재는 주시(注視)이며, 미래에 대한 현재는 기대(期待)다.(11권 20,26)"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기대에 해당하는 영역은 짦아지고 기억에 해당하는 영역은 길게 연장된다.(11권 28.38)"


12권은 "태초에 하느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에 감돌고 있었다. (창세기 1:1 ~2)"에 대한 주석이다. 이 부분에서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이 나온다. 


"주님, 당신께서는 무형의 질료로부터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모든 날 이전에 만드셨던 무형의 질료에다 보이는 형상을 부여해서 만드신 것입니다.(12권 8,8)"


여기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에 의해, 질료와 형상이 시간의 선후를 설명하는 것은아니어서(태초 이전의 시간은 없었으니까), 두 존재는 함께 창조된 것이라고 해명한다.(해제 p45)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인론'에 근거하여 "말씀(logos)"을 '창조의 도구인(道具因)'으로 설정하여, 결국 말씀을 통해 무형의 질료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천지가 창조되었다는 이론이 성립하게 된다.(해제 p46)


13권은 '6일 창조'에 대한 명상이 주된 내용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6일 동안 피조물들이 순차적으로 창조되고 나서,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는 구절에 대한 주석이 이루어진다. 하느님은 선(善)하기에, 그 분이 만드신 모든 것은 선한 것이고, 이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논리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게 되고, 이를 통해 '선'을 향해 갈 수도, '악'을 향해 갈 수도 있다.) 이에 반하여, 하느님의 자유는 하느님의 사랑에 상응하며, 이에 따르면 창조 역시 하느님의 사랑이 된다. 의지와 사랑은 동일한 것이므로, "사랑하시기 때문에 창조하셨다."는 해답이 나온다. (해제 p49)


여기서, 하느님의 '창조'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 모두 '하느님의 사랑'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아울러, 하느님의 영(靈)이 창조계를 정화시켜 근원으로 복구시키는 역할을 묘사함으로써 특유한 '성령론'을 진술하기도 한다.(해제p47)


"달려가거라! 내가 안고 오리라. 내게 데려오리라. 거기서 내가 안고 오리라!(6권 16,26)"


<고백록>은 사실 이번에 두 번째로 읽는다. 

 처음에는 고(故) 최민순 신부의 번역본으로 읽었는데, 많이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아름다운 고문체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주석이 거의 없어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에 대한 이해가 어려웠던 반면, 성 염 교수의 <고백록>은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사상적 영향을 준 신플라톤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에 대한 설명과 주석 등이 수록되어 있다. 10권까지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기존 번역본으로도 큰 무리가 없지만, 11권부터 시작하는 고백록의 후반부 이해에는 주석 등 별도의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책을 읽기 전 앞의 해제가 전체적인 뼈대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신(新)플라톤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며, 마니교의 기본 사상인 '선-악 이원론' 극복이 핵심이다. 그래서, '악(惡)'은 실존하지 않으며, 단지 '선의 결핍' 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창조주가 선(善)하기 때문에, 창조된 것도 선한 것이다.


"무엇이 존재하든 선하고, 악이란 실체가 아니니 만일 실체라면 선일 것이다...그렇게 해서 당신께서 모든 것을 선하게 만들었음과 당신께서 만들지 않으신 실체는 아예 아무것도 없음을 내가 깨달았고 그 점은 내게 확실히 드러났습니다.(7권 12,18)"


<고백록>을 읽으면서 '악은 선의 결핍'으로 규정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설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악'이 '선의 결핍'이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주장에 따르면, 선(善)은 측정할 수 있는 정량(定量)적인 개념이 될 것이고, '최고선'인 하느님과 '아주 미미한 선'으로 세상을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한한 인간은 결코 '최고선'인 하느님처럼 생각과 행위를 할 수 없을테니, 끊임없이 '차선'을 선택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어 죄인이 된다는 원죄설은 논외로 하더라도) '악은 선의 결핍'이기 때문에 인간은 끊임없이 악(惡)을 행할 수 밖에 없는 죄인(罪人)이라는 이야기가 성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 고전인 <고백록>을 일반신자에 불과한 내가 몇 번 읽어서 모든 것을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신앙을 가지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와 닿지 않은 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이유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독자층의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권의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모든 시간은 현재로 존재한다.'는 명제는 신앙의 문제가 아닌 이성의 문제로 일반인들도 충분히 고민할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최소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고, 지금 이 순간 열심히 살자!'는 것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달려가거라! 내가 안고 오리라. 내게 데려오리라. 거기서 내가 안고 오리라!(6권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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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3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3 12:56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오거서님^^ 아 그렇게도 현실적용이 되겠네요.ㅋㅋ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선`을 채우는 것을 통해, 밝은 길로 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분의 경우에는 좀처럼 `선`을 채우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거서 2016-07-13 12:58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겠어요. 그리고 늘 채워진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테니.

겨울호랑이 2016-07-13 13:00   좋아요 2 | URL
^^네 채우는게 중요한데 저는 `밑빠진 독`이라 좀처럼 채워지지가 않네요.. 재빨리 빠져나가기 전에 채워야 겨우 쌓일 것 같아요 ^^

오거서 2016-07-13 13:05   좋아요 2 | URL
겨울호랑이 님은 차서 찰랑거리는 것 같아요. 그보다 저가 더 걱정이 됩니다. 채우려고 노력한 적이 없어 비어있을 테고 서둘러 채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좋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3 13:06   좋아요 2 | URL
^^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모자란 저를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오거서 2016-07-13 13:11   좋아요 2 | URL
매번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지만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는 행복하고요, 겨울호랑이 님께서도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clavis 2016-08-13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끊임없는 차선을 향해 용맹정진하겠습니다^^아..그러려면 먼저 잠부터 이뤄야할텐데요ㅠㅠ

겨울호랑이 2016-08-14 00:52   좋아요 1 | URL
많이 더운 날이 계속 되어 다들 지치는 것 같아요..지금은 잘 쉬는 것이 `가장 좋은 차선`인 것 같네요. 하느님께 수면 천사를 청해보시는 것은 어떨 까요. ^^; 주님 품안에서 편한 밤 되세요.

clavis 2016-08-14 0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댓글을 받으려고 여태 불면의 천사께서 제 곁을 지키셨던듯ㅋㅋ

clavis 2016-08-14 0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현주 목사님의 좋은 책 좀 추천해주셔요ㅠ수면 천사님을 부르는 화살 기도 한 방과 함께요

겨울호랑이 2016-08-14 01:06   좋아요 1 | URL
제가 이현주 목사님 저서를 잘 몰라서요... clavis님께서 편하게 주무시도록 화살기도는 쏘겠습니다... 쏟아지는 유성우처럼 좋은 밤 되세요, clavis님^^;
 
정치가 / 소피스트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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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는 <소피스트>에서 나온 방문객과 젊은 소크라테스(동명이인) 간 '왕도 정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대화편이다.

앞서 <소피스트>에서 전개한 분류방법으로 정의하는 방법과 함께, 범주 내 에서 배타적 성격을 가진 유형을 제거하는 방식을 통해 정의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전개된다.

 

1. 지식의 분류(258e)


가. 실천적인 지식 : 행위와 관련된 지식, 존재하지 않은 물체를 만들어내는데 일조. 건축, 수공 일반에 내포된 지식
나. 순수 이론적 지식 : 행위와 관계없는 지식. 산술 등

 

2. 정치가의 전문 기술의 정의(267b) : 두 발 달린 군서동물의 양육 기술(통치술)

 

[순수 이론적 지식]의 분류부터 출발
 가. 지시하는 부분 : 결과를 산출하기 위한 목적(261b)
 1) 생명이 있는 것(261d)
가) 단일 양육
나) 집단 돌봄(무리 양육) (264d)
- 물에 사는 것들의 양육
- 뭍에 사는 것들의 양육(264d)
-> 날개 달린 것들의 양육
-> 발 달린 것들의 양육(265d)
=> 뿔 달린 군서동물의 양육
=> 뿔 없는 군서동물의 양육(265e)
==> 순종(비교배종) 양육
===> 두 발 달린 군서동물 양육 : 통치(267c)
==> 교배종 양육

 2) 생명이 없는 것  

 나. 판단하는 부분

 

3. 정치가가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는가에 대한 정의(275a)


 진정한 왕/정치가 : 자발적인 두 발 달린 무리에 대한 자발적인 돌봄(276e)

 

[순수 이론적 지식]의 분류부터 출발
 가. 지시하는 부분 : 결과를 산출하기 위한 목적(261b)
 1) 생명이 있는 것(261d)
가) 단일 돌봄
나) 무리 돌봄(275e) : 무리 양육을 무리 돌봄으로 대체
- 물에 사는 것들의 돌봄
- 물에 사는 것들의 돌봄
- 뭍에 사는 것들의 돌봄(264d)
-> 날개 달린 것들의 돌봄
-> 발 달린 것들의 돌봄(265d)
=> 뿔 달린 군서동물의 돌봄
=> 뿔 없는 군서동물의 돌봄(265e)
==> 순종(비교배종) 돌봄
===> 두 발 달린 군서동물 돌봄(276d)
====> 신적인 목자
====> 인간적인 돌보는 이(276d)
=====> 강제적인 것 : 독재
=====> 자발적인 것 : 통치술(276e)

 

4. 예(例)를 통한 나라 보살핌에 대한 전문 지식의 습득(278e)

 

가. 기본 가정
1) 기본 가정(284d) : 지나침과 모자람은 상대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적도(適度)의 실현과 관련해서도 측정할 수 있다(284d)

나. 모자람과 지나침에 관한 측정 : 측정술의 분류(284e)
1) 상반되는 것과 관련하여 측정하는 모든 기술
2) 극단에서 벗어나 중용에 위치한 모든 것과 관련하여 그런 것들을 측정하는 기술

다. 왕도정치 : 살아 있는 것들에게 지시하는 지식의 일종(292c)
1) 국가에 속한 소유물 분류
가) 길들인 종류를 제외한 모든 소유물의 일곱 부류
 - 원자재, 도구, 그릇, 탈것, 방어물, 오락, 영양 섭취(289b)
나) 노예를 제외한 길들인 돌물들의 소유 : 무리 양육 기술(289c)
다) 노예들과 머슴들 부류
- 정치가에 속하지 않는 머슴에 대한 고찰(289c) : 노예, 환전상, 도매상, 선주, 소매상, 품팔이꾼, 전령들, 숙련된 서기들, 행정 업무에 능한 잡다한 사람들, 예언자들, 사제들, 요술쟁이들, 능수능란한 사기꾼들의 배제
라) 정체(政體)의 분류(291d)
- 독재정치(291e)
-> 참주정치 : 욕구와 무지 때문에 성문법을 위반하여 다스리는 1인 정치(301c)
-> 왕도정치 : 지식을 가진 사람을 모방하여 다스리는 1인 정치(301b)
- 권력이 소수에 집중되어 있는 정체
-> 귀족정치 : 부자들이 참된 정체를 모방하는 정치(301a)
-> 과두정치 : 부자들이 법을 무시하는 정치
- 민주주의(다수의 통치)
마) 치자(治者)의 정의 : 통치술을 습득한 사람들(293b)
바) 진정한 정체 : 진실로 지식을 갖고 있는 정체(293c)
사) 최선의 정체(303b)
- 왕도정체
- 정체가 무절제할 때 : 민주정체가 최선
- 정체가 질서정연할 때 : 민주정체가 가장 덜 바람직
아) 통치술에서 수사학의 배제(304a)
자) 통치술의 정의(305e)
-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는 지식을 지배하는 포괄적인 지식
차) 왕도적 통치술
- 젊은이들을 제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유능한 교육자에게 맡기고 자신은 교육자들을 계속 지도하고 감독(308d)
- 용감한 성격(강한 추진력)과 절제있는 성격(조심성, 올바름, 보수적)의 조화를 통한 국가 통치(311c)

 

<정치가>에서 언급한 플라톤이 생각하는 기본적인 분류 원칙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치가가 되는 길을 어디서 발견하게 될까? 우리는 그것을 다른 것들에서 따로 떼어낸 다음 거기에 하나의 이데아(idea)를 각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나의 다른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해야 하니까.(258c)

 

형상(eidos)을 언급하지 않은 채 하나의 작은 부분을 떼어내 그것을 많은 큰 부분과 대비해서는 안된다는 말일세.부분은 형상의 일부이니까.(262b)

 

유(類)가 어떤 것의 유라고 불린다면 유는 필연적으로 그 어떤 것의 부분일 수밖에 없지만, 부분은 유일 필요가 전혀 없네.(263b)

 

말은 어렵게 씌여져 있는데, 찬찬히 들여다 보면 친숙한 개념이 나온다. 정상적으로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가장 많이 공부한 수학 정석의 '집합'에 관한 내용이다. 집합A와 A의 여집합 개념으로 해석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정치가>에는 플라톤이 생각하는 정체가 유형별로 정리되어 나타난다. 플라톤이 언급한 정체의 5가지 유형의 역사적 변환 과정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서도 언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읽을 아리스토텔레스 작품에서는 이 둘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또한, <정치가>에는 플라톤의 정치철학이 나타나 있다. 개인적으로 플라톤 철학의 많은 부분이 독재정권이 '정권의 정당성' 부여 목적으로 활용되었기에 플라톤의 생각에 동의하기는 힘들다. 다만, 그 사상적 배경은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플라톤은 통치술은 전문지식으로 다수가 가질 수 없기 때문에, 1인에 의한 통치를 지지한다. 또한, 성문법으로 구현된 전문지식에 의한 왕도정치를 이상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통치술을 '교육자들을 감독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하여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국가에 의한 교육 통제를 강조한다.

얼마 전부터 유행어가 된 '국민은 개/돼지'라는 발설자의 근무지가 교육부라는 사실은 재밌는 우연인지, 아니면 당연한 사상적 귀결인지는 모르겠다. 플라톤이 영향력있는 서양 철학자임은 사실이지만, 오늘날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볼 부분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라 생각한다. 

법은 상황이 바뀌어 어떤 사람에게는 그런 법을 어기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이 드러나는데도 누가 자기 명령을 어기고 행동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고집불통 무식꾼과도 같다네(294c)

그런데, 강요하는 사람이 부자면 강요는 옳고, 강요하는 사람이 가난하면 강요는 불의할까?(296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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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노시스 - 신의 카드를 뒤집은 인간
미타 마사히로 지음, 서두환 옮김 / 다른세상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영지주의가 없는 「그노시스」책.

제목과는 달리 `가톨릭 교회와 과학`과의 관계를 다룬다. 매우 얇고도 폭넓은 내용으로 구성된 책이다. 인물로는 피타고라스, 갈릴레오, 뉴턴까지 다루고 있고, 물리학, 화학, 미술 등 방대한 분야를 단 180 페이지로 다루고 있다.

시대적으로 `비밀결사` 라는 하나의 축으로 논의를 전개했는데,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어렸을 적 읽었던 「소년중앙」의 ˝파라오의 저주-투탕카멘의 비밀˝수준이라 생각된다. 미스테리 서적으로는 괜찮은 편인듯.

˝영지주의˝ 에 관심있는 분들은 다른 책을 참고하시길 바라며, 몇 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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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11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신비주의 관련 책은 절판되기 쉬워요. 당장 읽지 안더라도 사두는 것이 좋아요. 절판된 책을 비싸게 파는 사람들도 있어요.

겨울호랑이 2016-07-11 21:2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cyrus님 그렇군요... 영지주의 내용과는 다소 달라 좀 실망하긴 했어요 ㅋ 미스테리 서적으로는 흥미로운 부분도 많은 것 같아요^^

알케 2016-07-11 2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의 저자부터가 영지주의 전문가가 아니군요. 전형적인 일본의
피쳐 라이터네요.

.플라톤부터 출발해야죠.
오컬트의 프레임 밖에서 영지주의를 볼려면,..

저는 개인적으로 도올의 <기독교성서의 이해>를 완독한 후에
나름의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저는 무신론자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7-12 04:0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알케님 좋은 추천 감사드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플라톤을 읽고 있는데 많이 어렵네요^^ 더 깊이 공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루쉰P 2016-07-12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기독교의 세계는 광활하군요 ㅋ 영지주의는 또 뭔지 ㅋ 저도 기독교 성서의 이해를 읽어봐야 겠어요 ㅋ

겨울호랑이 2016-07-12 20:4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신P님 잘 지내셨지요?^^ 도올님의 「기독교 성서 이해」를 보셔도 좋고 유튜브에서 `영지주의`로 검색하시면 좋은 다큐보실 수 있을 거 같아요^^
 
마이너스 금리시대 - 화폐전쟁의 또 다른 서막
임승규.문홍철 지음 / 리오북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영향에 대해 정리한 책. 그 외 자극적인 전망(현찰 불법화 등)이 있지만, 현실적이지는 않은 내용이라 생각된다.

최근 경제 이슈가 되고 있는 양적 완화와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개론적 설명과 마이너스 금리가 향후 국가경제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전망이 담겨 있다.

양적 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간 관계에 대해서는 현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너무 앞서 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너스 금리 자체가 양적 완화를 보다 용이하게 하는 목적으로 수행되기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일본과 유럽중앙은행에서도 (2016년 7월 현재)일반 가계를 대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채권가격과 금리는 일반적으로 역의 관계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려는 주된 목적은 시중은행의 자금을 채권 매입으로 유도하고, 이를 통해 당장 필요한 재정정책 자금마련과 향후 채권 상환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만일, 책에서 처럼 마이너스 금리를 일반 가계에 확대 적용할 경우 금융소득(이자, 배당)으로 노후를 영위하는 노년층의 생계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럴 경우 노후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이는 바로 정치적 선택인 `표`로 연결될 것이다. 요즘과 같이 `저출산 노령화` 시대에 정치권의 어느 당이 정권창출을 포기하는 선택을 할 것인가.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노년층에 대한 지원을 새누리당을 비롯해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에서 경쟁적으로 공약을 내 건 것으로 알고 있다. 노년층의 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제이론적으로는 가계의 마이너스 금리 적용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표에 민감한 정치권 성향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에서 말한 `마이너스 금리` 가 보편화되는 시기는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마이너스 금리 시대는 누구의 표현대로 `전인미답` 의 영역이기에 여러 다른 전망이 가능하겠지만, 국민경제와 직결된 사항은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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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7-11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한 두 나라 정도를 예상했는데 말이죠. 지난 2월에 일본이 금리를 내려 마이너스 금리 국가가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고, 이미 유로존,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등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를 최초 고입한 유로존의 경우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을 막아 시중에 자금을 회전시키기 위한 도치였고, 스위스는 자국 통화의 가치를 낮추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습니다. 일본은 둘의 복합이라고 하더군요.
제 생각에, 우리나라가 아직 마이너스 금리는 아니지만, 1% 대 금리는 심리적으로 마이너스나 다름이 없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이너스 금리 자체는 전인미답이라 해도 이미 실생활에서 체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는 않는 상황이라 경제적인 응급처치인 마이너스 금리는 예상보다 시기가 일찍 도래할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에요.

겨울호랑이 2016-07-11 19:27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오거서님 말씀하신대로 지금 현재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시대인 것 같습니다. 다만 명목금리마저 마이너스가 된다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되기에 당장 명목금리마저 마이너스가 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거서 2016-07-11 19:40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 님의 말씀이 아직은 좀더 타당하다고 봅니다. 가능성 측면에서, 제 의견을 보탠 것일 뿐입니다. ^^;
아베노믹스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보니 결국 마이너스 금리와 같이 초강수를 둘 수 밖에 없는 것이 딜레마겠지요. 우리나라도 경제 위기의 돌파구는 없어보여요. 안타깝지만.

겨울호랑이 2016-07-11 20:00   좋아요 1 | URL
금융위기이후 실질 구매력은 감소했음에도 재벌위주의 공급자 위주의 정책이 문제인거 같아요.. 오거서님 지적처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거서 2016-07-11 20:35   좋아요 1 | URL
옳은 말씀에 절로 고개를 끄떡이게 되는군요. ^^

겨울호랑이 2016-07-11 21:32   좋아요 1 | URL
오거서님 좋은 의견 나눌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오거서 2016-07-12 06:53   좋아요 1 | URL
덕분에 저 역시 즐거웠어요! 이런 주제로 의견을 나누기가 쉽지 않은데 독서력이 남다른 겨울호랑이 님이라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행복한 아침을 맞이하시길!

겨울호랑이 2016-07-12 07:11   좋아요 0 | URL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많이 부끄럽습니다. 오늘 비가 많이 오네요.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주 내리던 장마가 걷히고 어제부터 뜨거운 여름을 느낍니다. 아침에는 지난 주에 이어 블루베리를 땄어요. 한낮에는 너무 뜨거워서요^^

전에는 잘 몰랐는데 나무마다 특성이 있네요. 같이 키워도 열매가 조금씩 열리는 녀석이 있는가하면, 어떤 녀석은 모든 열매가 골고루 열리네요. 블루베리 나무를 보니 아이들이 생각납니다.

어떤 아이는 같이 배워도 빠르게 소질을 보이는가하면, 어떤 아이는 묵묵하게 고르게 성장하기도 하지요. 나무들처럼 아이들도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너무 빨리 성과를 내라고 가르치고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린나이에 작곡을 한 모짜르트나 33세에 대제국을 세운 알렉산드로스 대왕 같은 천재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40세 이후에 자립의 기반을 마련한 카이사르나 유랑을 거듭하다 60세 이후 제후에 올라 춘추오패 중 한 명이 된 진 문공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이들을 우리는 포용하고 있는가 블루베리를 따면서 생각해 봅니다.

블루베리 나무를 이리저리 살펴보면, 한 편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익은 열매가 다른 편에서는 보이네요.

우리 집 딸아이는 부모인 제가 봐도 평범합니다. 아. 감사하게도 무척 건강합니다. 아이가 평범한 것은 제가 아직 딸아이를 여러 면에서 살펴보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은 딸아이와 부모가 함께 해야할 평생의 길이기에,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으렵니다. 다만,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봐야겠지요.

어느새 해가 많이 올라 왔네요. 요즘은 4시 30분이면 밝아지기에, 하루가 무척 깁니다. 블루베리를 키운 것도 아니고, 조금 딴 것 가지고 유난떤 것 같네요^^.

농사를 지으면 거의 수상록이 전집으로 나올 기세입니다. ㅋ 아무래도 제가 도시에서만 커서 `자연의 지혜`를 체험하지 못한 탓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블루베리를 따면서 제 글을 읽어주신 분 모든 분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농사는 참 소중한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부족한 생각이나마 함께 공감해 주시고, 알지 못한 세계에 대해 알려주셔서, 꾸준히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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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7-09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블루베리 열매를 이렇게 보게 되는군요. 보기 좋은 사진이 곁들인, 진솔함이 배인 글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6-07-09 11:2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오거서님^^ 음악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는데, 오거서님 글 보면서 좋은 음반과 연주에 대해 알 수 있어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Dora 2016-07-09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맛 블루베리 궁금해요^^

겨울호랑이 2016-07-09 14:11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Theodora님 양이 많으면 나눌 수 있을텐데....ㅜㅜ 보다 많아지면 조금씩이라도 맛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Dora 2016-07-09 14:13   좋아요 1 | URL
마음만으로도 풍요로운데요 감사해요 겨울호랑이님 기다릴게요 큭

겨울호랑이 2016-07-09 14:35   좋아요 1 | URL
네 Theodora님 풍작이 되도록 기도 부탁드려요^^

:Dora 2016-07-09 14:37   좋아요 1 | URL
네 화살기도 팍팍 쏘겠습니다 아자~

yureka01 2016-07-09 2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은 토요일 저녁 밤도 즐겁기를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16-07-09 20: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yureka01님 행복한 밤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