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 개정판
앤서니 라빈스 지음, 조진형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벌써 10년 정도 된 것 같다. 2000년대에 한창 자기계발서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는 '행동변화형 자기계발서'와 '사고변화형 자기계발서'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행동변화형 자기계발서'의 대표작으로 2003년 <아침형 인간>이 떠오른다. 상당히 혁명적인 내용과 당시 화제가 되었던 삼성의 신경영으로 대표되는 '74제(7시 출근 4시 퇴근(?))제'와 맞물려 인기몰이를 했었다. 다만, '행동변화형 자기계발서'의 가장 큰 문제점인 "내가 말한 방식대로 살지 않아서 너는 지금 그렇게 사는거야."라는 메세지는 체질적으로 아침형 인간이 되지 않는 이들의 반발로 인해 그렇게 공감받지 못했던 것 같다.


한편, 2008년에 론다 번의 <시크릿>은 '마음을 다르게 가져라'라는 '사고변화형 자기계발서'라 생각된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중 - 


<시크릿>을 대표하는 구절은 오히려 <연금술사>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드래곤볼>에서 프리저를 무찌르기 위해 손오공이 온 우주의 에너지를 모아 '원기옥'을 만들듯이, 간절히 바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다는 <시크릿>.



 그 열풍만큼이나 많은 반발을 사고, 잠들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크릿>과 비슷한 이론을 제시한 책들의 가장 큰 무리수는 '양자역학'과의 연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질은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고, 신념 에너지를 통해 물질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의 이론을 과학적 이론인 '양자역학'으로 설명하려고 한 부분이 오히려 대중들로부터 신뢰성을 잃게 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후 자기계발서는 2010년 정도에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비롯해서, 인문학 안내서로 방향을 틀었고,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인문학 안내서'는 자기계발서의 맥을 잇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0년 경 읽고, 최근 다시 읽은 앤서니 라빈스의 자기계발서 시리즈는 이 둘의 절충형이라 생각된다. 긍정적인 신념을 가질 것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행동양식을 제시하는 책이며, 다른 자기계발서에 비해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한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800페이지, <거인의 힘 무한 능력> 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612 페이지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이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1회독으로 넘겼는데, 방대한 양과 상세한 내용으로 인해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면이 있어 두고두고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네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자신의 내면의 힘을 깨우기 위해 질문은 통해 신념을 바꾸고 바뀌어진 신념으로 삶을 바꿔야 한다는 큰 줄기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세부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가치체계를 발견하고, 타인의 경험을 참고해서 진정한 내 자신을 발견했을 때 우리 삶의 큰 변화가 시작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한 7일간의 변화프로그램은 부록이다.)

<거인의 힘 무한능력>은 성공을 위해서는 NLP를 활용하여 자신을 변화시키는 방식이 나오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단백질, 지방 등 영양소를 고려한 식단까지 제안해 준다.)

<365일 거인과 함께 가라>는 실천편으로, 중복되는 내용이기에 특별히 다른 내용은 없었다.


거의 1,500 페이지에 해당하는 자기계발의 백과사전이라 할 정도로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에 많은 인내심이 요구된다. (방대한 양을 끝까지 완독하고 난 후 인내심이 길러진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같다. 그것이 저자의 노림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이러한 인내심에 비해 얻는 것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한계로 먼저 문화적인 차이를 들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여러 가지 변화양식은 다분히 미국인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에 맞추어진 것으로, 문화가 다른 한국인들에게는 공감이 많이 가지 않는 내용이 많다. 대표적으로 저자가 제시한 식단의 경우에는 미국에서는 영양식일 수 있으나, 과연 우리에게 맞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행동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방법 역시 그러한 의구심이 들게 한다. 또한, 수평적인 미국의 사회관계를 바탕으로 한 예화는 상대적으로 수직적인 우리 사회와는 차이가 있기에 직접적인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한 번 정도는 읽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정도 읽는다고 하더라도 이 책이 다소 거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책의 이면에 숨겨진 '책의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중간중간 자신이 운영하는 '자기변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깨알같이 소개되어 있어, 방대한 양에 지친 독자로 하여금 '차라리 수강을 해야겠다.'는 결의를 갖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들은 앤서니 라빈스의 프로그램을 위한 안내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로버트 기요사키가 자신의 저서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책을 통해 자신의 'Cash Flow'게임 홍보를 한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마지막으로, 앤서니 라빈스의 자기계발서시리즈를 읽고 난 후 자기계발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흔히, 우리가 인문학이라고 하는 문학, 역사, 철학 책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있는 반면, 자기계발서는 책을 다 읽은 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읽은 후 우리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무엇인가를 얻는다. 그렇지만, <아침형 인간>을 읽고 새벽 5시에 일어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잠자기 전 30분 공부법>은 30분 동안 공부할 시간을 내지 않으면 볼 필요가 없는 책이 된다.


자기계발서의 저자는 알지못하는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책을 썼기에, 개인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표준화된 삶을 제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사람이기에 '결단력 약하고 실천이 부족한' 독자는 끊임없이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면 자기원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독자들은 부족한 자신에 대해 절망하다가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고 작심삼일로 실천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는다.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계속 출발점에 서는 듯한 느낌을 가졌던 경험은 나만의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이런 면에서 자기계발서는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 또는 자신의 문제를 알더라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방안을 제시해준다는 측면에서 가볍게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우리의 목표와 변화된 자신을 원한다면 다음과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떨까.


다른 이들이 무엇을 이야기하던가에 조용히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목표를 두고 해야할 일을 지금 한다면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비록,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거나, 하루에 8시간씩 잠을 자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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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2016-07-29 15: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거인`을 깨우라고 주창하는 베스킨, 아니 앤서니 라빈스의 천여 페이지 글보다(안읽어봤지만) 겨울호랑이님의 마지막 3줄 지침(?)이 아주아주 짠하게 와닿습니다. 게다가 자기계발서가 걸어온 굵직굵직한 과정을 총정리 해주다시피 하셔서 뭔가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이예요.^^

겨울호랑이 2016-07-29 15:47   좋아요 2 | URL
컨디션님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것 같아요 컨디션님 행복한 오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07-29 16:05   좋아요 2 | URL
ㅋ 제가 센스가 없어 베스킨 라빈스를 몰랐네요 ㅋㅋ 책의 내용을 31개로 요약했으면 재치있는 글이 되었을텐데요 ㅋ 컨디션님 유쾌한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독공 2016-07-30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소 읽고 싶었던 책에 대한 일목요연한 내용 정리에 감사드립니다. 자기개발에 대한 갈증은 오히려 이 범주에 해당하는 책들을 읽을수록 더 심해진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겨울호랑이님의 글에서 고견을 들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7-30 12:46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시몬님
부족한 글에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모든 일의 기본이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낍니다^^; 시몬님 행복한 주말 되세요.

2016-07-31 0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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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08: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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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0: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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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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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22: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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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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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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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1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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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8-03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계발서는 뭐랄까 알면서도 속는 그런 느낌이에요 ㅋ 공부법 때문에 여러 공부관련 자기계발서를 읽었거든요 ㅋ 근데 약간의 방법상 차이가 있어도 결국은 노오력이라는 ㅋ 하나로 정리가 되어요 ㅋ 사고 나서 돈 아깝다는 후회를 ㅋㅋㅋ 자기계발서는 소금물 같다고 할까요? 소금물은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해결 안 되거든요 ㅋ 리뷰 정말 잼 나게 읽었어요 ㅎ

겨울호랑이 2016-08-03 11: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루쉰P님
말씀하신 부분에 동감합니다. 결론은 정해져 있는데 저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 같아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루쉰P 2016-08-03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왔습니다. ㅠ.ㅠ 이렇게나 좋은 책을 보내주시다니...정말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포장도 꼼꼼하게 잘 해주셨네요 ㅠ.ㅠ. 너무 감사해요. 정말 열심히 읽도록 하겠씁니다.

책이 정말 좋아서 읽을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성이에요 ㅋ 이런 류의 책으로는 `불타의 세계`란 책이 유일한 거 같아요 ㅎ 너무 너무 감사해요!!!!

겨울호랑이 2016-08-03 20: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쉰P님 받으셨군요. 마음에 들어 하셔서 저도 기쁩니다. 루쉰P님께서 기독교 공부하시는데 작은 디딤돌을 드린 것 같네요. 더 깊은 공부 하시고 편한 밤 되세요^^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2016-08-03 2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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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2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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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 김대중 잠언집
김대중 지음, 최성 엮음 / 다산책방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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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대통령의 잠언집.

「김대중 옥중서신」과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등 여러 작품 중 그의 철학이 잘 담긴 글을 선별해서 수록했다.

스스로를 믿는다는 것, 나의 길을 걷는다는 것, 하나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더불어 산다는 것 등의 주제에 대해 고민한 글이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각 주제별로 인상 깊은 글에 밑줄을 그어본다. 우리는 힘들게 살았던 저자의 삶을 알고있기에 그의 말이 더 우리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고 나서 2009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때 새 가정이 생긴 기쁨이 있었던 반면, 우리시대의 어른들(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난 큰 슬픔의 해였던 것 같다.

어수선한 요즘 상처받는 이들을 위한 우리 시대의 원로가 없다는 것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약해도 강한 참된 용기

우리는 아무리 강해도 약하다.
두렵다고, 겁이 난다고
주저앉아만 있으면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다.
그것이 참된 용기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하다.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

소비와 소유의 극대화로
행복을 성취하려는 오늘의 인류는
결국 좌절과 소외의 불행을 맛볼 뿐이다.

우리의 진정한 행복은
자기 능력의 계발,
이웃에의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완성이 아니라 시작

결혼이란 것이
불완전한 두 사람의 결합이긴 하지만,
그것이 꼭 각자의 고독을 달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개인이 갖고 있던 문제가
결혼 하나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완성` 이 아니라
비로소 `시작`인 것이다.
그 시작이란 바로
`주는 사랑`의 실천을 뜻한다.

역사의 참주인

"만리장성은 진시황이 만들었다. 석굴암은 김대성이 만들었으며, 경복궁은 대원군이 건축했다"고 역사는 기록한다. 이것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지만 잘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허구다. 진정한 건설자는 그들이 아니라 이름도 없는 석수, 목수, 화공 등 백성의 무리들이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정확히 깨달았을 때 이름 없는 백성들에 대한 외경심과 역사의 참된 주인에 대한 자각을 새롭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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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9 07: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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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9 08: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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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도널드 케이건 지음, 허승일.박재욱 옮김 / 까치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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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키티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바탕으로, 예일대 교수인 저자가 현대인들의 시각에서 전쟁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투키티데스의 작품과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면에서 장점이 있다.

1. 책에 있는 상세한 지도.
펠레폰네소스 전쟁 전반에 걸쳐 29개의 상세한 지도가 전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주요 지명과 연계 사건이 지도에 기재되어 있고, 몇 번 지도(예. 4번 지도)를 참조할 것인지 알려 주기에 보다 생생하게 전쟁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두 작품을 비교할 때, 아테네 패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시칠리아 전쟁의 해당지도는 도널드 케이건의 작품에는 진영, 배치, 세부지역 등에 대해서 보다 현대적으로 표시된 반면, 천병희 역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경우에는 진영과 전략 등에 대한 설명이 개괄적으로 이루어져 설명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2. 현대 독자를 배려한 BC5세기에 대한 친절한 설명.
- 투키티데스는 전쟁 자체 서술에 중점을 두었기에, 동시대인들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는 부분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였다. 이에 반해 당대 경제, 사회, 정치적 설명이 케이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는 친절하게 되어 있어 이해도를 높여준다.

˝그래서 대개 무역균형을 유지해 주던 올리브 기름과 포도주가 감소했고, 그 결과 식량 수입은 아테네 공동체의 자원과 아테네의 저항력을 감소시켰다. 포티다이아의 계속된 포위는 예비자금에서 매년 2,000 탈란트를 고갈시켰고, 이는 사용 가능한 전비의 4분의 1 이상이었다.(p103)˝

케이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투키티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주된 뼈대로 하여 구성되었기 때문에, 전쟁 종료 6년 6개월 시점까지 투키티데스가 인용된다. (이때 이후에는 더이상 기록이 없다.) 투키티데스가 기록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전쟁 기록이 남아 있기에 때문에 전쟁 전반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후대인이 서술했기에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아테네 인 입장이 아닌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케이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장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케이건 작품속의 투키티데스 작품에 대한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천병희 교수의 작품과 비교해보자.

˝이 끔찍한 상황에서, 데모스는 늘 그러하듯이 모든 일을 규율이 확실히 잡힌 상태에서 수행했다.(8,1,4)˝

같은 구절에 대한 천병희 교수의 번역은 다음과 같으며, 나는 아래의 번역이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민주정체에서 흔히 그러하듯, 민중은 이제 공포감에 휩싸인 나머지 어떤 종류의 규율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었다.(8,1,4)˝

그래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대해 보다 전반적인 조망을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지라도 두 작품을 펼쳐 놓고 서로 비교해가면서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 케이건의 작품에는 투키티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해당 번호가 있기에 해당되는 구절을 찾아가면서, 또는 투키티데스 작품을 보면서 케이건의 지도 등을 참고하여 책을 읽는 것도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다 생생하게 전쟁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광주에서 대구로 나갔다.`에서 `광주`와 `대구`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지 않겠는가. ` 광주는 평야지대에 위치해있고, 대구는 분지에 위치해 있다` 라는 지형을 그릴 수 있는 사람과 이에 대한 배경지식없는 사람의 전쟁사에 대한 시각은 큰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여러가지 면에서 비교가 많이 되고, 그런 면에서 계속적으로 우리에게 생각할 점을 준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민주주의 국가와 전체주의 국가 등 모든 면에서 상이한 세력간의 다툼은 지금도 나라를 달리해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같다.
최근 읽은 천병희 교수가 번역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는 작품을 따라가느라 현재의 나와 연계된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같은 주제에 대해 다시 글을 읽으니 보다 세부적인 면까지 눈에 들어온다. 특히, 강대국간의 전쟁 발단 원인이 된 `플라타이아 전쟁`에 대한 다음의 서술이 인상 깊었다.

˝그러나 중립이란 이미 불가능한 일이었다. 테베인이 덤벼들 준비를 하고 있었고, 플라타이아의 여성과 아이들이 아테네에 있는 상황에서 플라타이아인들은 `양편 모두를 친구로`받아들일 수 없었다.... 플라타이아인의 곤경은 열강들 사이에 낀 소국의 의지할 데 없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독립성은 그러한 동맹의 세계에서는 환상에 불과했고, 단역을 맡은 국가들은 기껏해야 헤게모니 국가들 중 하나의 보호와 호의에 기댈 수 있을 뿐이었다.˝ p118

케이건이 작품에 `플라타이아 전쟁`에 대해 적은 자신의 글은 요즘 사드(THAAD)배치로 어수선한 우리의 환경에 비추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별도의 주석은 사족이 될 것이에 더이상 언급을 하지 않지만,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고 생각된다.

한편으로 다음과 같은 구절도 눈에 들어온다.

˝아테네인들은 자신들의 힘이 충분하든지 충분하지 않든지 상관없이 쉬운 일과 어려운 일을 똑같이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그들이 대부분의 시도들에서 믿기 어려운 성공을 거둔 탓에, 자신들이 가진 힘과 자신들의 소망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4.65.4) p201

과연 우리에게 `능력 이상의 성공` 또는 `로또`로 대표되는 `노력 이상의 극적이 성공`이 우리에게 정말 이로운가에 대해 투키티데스는 위와 같이 조언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승패가 서양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아는 것은 지식으로서 중요하겠지만, 역사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지혜이라 생각된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통해 그리스 시대가 몰락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나간 사실이지만, 그 시대를 살아간 인간들의 고민과 행동은 살아있는 현재로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는 것을 케이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통해 다시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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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하면서도 더운 날이네요.
주말에 온다던 비는 별로 오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낮동안에는 집안에서 책도 읽고 편안히 쉬다가 저녁 무렵 학교 운동장을 걸어 봅니다.

무더위에도 운동장 한구석 피어있는 꽃을 보면 생명을 느끼게 됩니다. 생명이 있는 꽃은 아름답습니다.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것을 보며 그냥 지나칠 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꽃을 볼 수 있을 때 봐야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꽃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가족과 사람들도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중한 것은 알면서도 내 눈 앞의 일에 치여 소홀히 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옆에 계실 때 한 번 더 찾아뵙고, 연락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종이비행기를 접어달라고할 때 같이 접어야할 것 같습니다.

`때`를 놓쳐 밤이 되면 꽃도 볼 수 없을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떨어지면 같이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은 책을 덮고 아름다움을 그냥 느껴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책은 밤에 혼자 봐도 되지만, 소중한 것, 사랑하는 사람은 `때`가 아니면 우리 곁을 떠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해가 서산으로 지는 일요일 저녁 입니다. 행복한 시간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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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5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7-25 04:12   좋아요 1 | URL
오거서님께서는 이미 책과 음악과 자연을 다같이 즐기고 계신 것 같습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즐거운 한주의 시작 되세요^^

tayako 2016-07-25 06: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습하고 더운날에 불쾌지수가 올라갈려구하는데 올려주신
꽃사진과 푸르른 잔디를보고있으니
잠시나마 불쾌지수가 내려가는것같내요^^


겨울호랑이 2016-07-25 06:55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tayako 님 조금이나마 이 더위 식히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오늘도 덥고 습하네요.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16-07-25 0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5 0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5 0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5 0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16-07-25 1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간절하게, 비를 기다리는데 비는 언제 오려는지 모르겠어요. 일기예보를 믿을 수도 없구요, ㅠ.ㅠ
겨울호랑이 님이 올려주신 예쁜 무궁화가 더위를 살짝 식혀주네요^^

겨울호랑이 2016-07-25 12:0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자목련님 오늘도 정말 습하고 덥네요ㅜㅜ 조금이나마 무궁화가 도움이 되어 다행입니다^^ 자목련님 건강한 오후 되세요!

2016-07-26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9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07-26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학교운동장 보면 인조잔디를 깔아놨던데요, 저 잔디를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요.
저 어릴때 다녔던 그 `국민학교`가 생각나는 것이...ㅋ~.

앞만 보고 내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여주는 듯 하여,
무한 위로 받고 갑니다,, 꾸벅~(__)

겨울호랑이 2016-07-26 10:37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님 말씀하신대로 사람은 자연을 통해 위로받는 것 같아요. 사람은 흙을 밟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더운 날 건강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고우영 십팔사략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십팔사략》(十八史略)은 (元)의 한족 학자 증선지가 지은 중국 고대사를 담은 역사서이다. 원명은 《고금역대 십팔사략》(古今歷代十八史略)으로, 태고(太古) 때부터 송나라 말까지의 사실을 뽑아 초학자를 위한 일종의 초급 역사교과서로써 편찬하였다. - 위키피디아 백과-

 

날이 더워 도서관으로 피서를 갔다. 그곳에서 고우영 화백의 '만화 십팔사략 10권' 세트를 발견해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냈다. 만화의 원본인 '십팔사략' 자체가 제목 그대로 정사(正史)는 아니고, 여러 야사(野史), 민간 전승등의 내용으로 기재된 역사책이기에 정통성은 떨어지나, 오히려 만화로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교양 역사서로서 좋은 책이다.

 

<만화 십팔사략>을 읽다보니, 얼마 전 읽은 허영만 화백의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와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다. 허영만 화백의 작품은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의 스토리보드처럼 세부적인 묘사가 돋보인다. 징기스칸과 같은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룬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의 작품은 허영만 화백의 미시적인 묘사가 효과적으로 잘 구현된 것 같다.

이에 반해, 고우영 화백의 작품은 하나하나의 화면에서 주변 인물과 상황들이 마치 무성영화의 변사(辯士)처럼 배경 설명을 하는 구조로 진행되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배경으로 하는 <십팔사략>의 경우에는 배경 설명이 짧게 서술되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고우영 화백의 기법이 보다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두 분 모두 만화에서는 일가(一家)를 이룬  분들이기에,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작품으로 잘 구성했으리라.

 

'만화 십팔사략'의 전체적으로 느낌은 '초한지'+ '삼국지' + '수호전'의 큰 줄거리 속에 중국 고대 설화, '사기 세가', '사기 열전'의 일부 내용이 들어온 느낌이다. 다만, 야사(野史)의 성격이 강하기에 정사(正史)와는 다소 틀릴 수 있음을 알고 읽어야 할 것 같다. 내용은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빠르게 읽으면 반나절 정도에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피서 목적으로 가볍게 읽어도 좋은 책이고, 한 걸음 더 나가 '만화 십팔사략'을 통해 중국 정사에 관심을 가지고 '사기(史記)' 등에 흥미를 가진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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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6-07-24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쇄된 글자에 익숙하다보니 이런 글자체는 보기가 좀 불편함이 있어
소장하고 있는 고우영님의 삼국지를 읽다가 멈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했습니다.
십팔사략도 소장하고 싶은 책이긴 한데 읽을수 있을지가 걱정이네요
ㅠㅠ

겨울호랑이 2016-07-24 00:16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쭈니님 고우영님 글자체가 필기체라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요. 먼저 도서관에서 빌려 보시고 괜찮으시면 소장하셔도 좋을 것 같네요.^^; 편한 밤 되세요

카알벨루치 2018-08-11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없어 주문 넣었어요 좀 설레고 기대됩니다

겨울호랑이 2018-08-11 15:49   좋아요 1 | URL
더운 날 시원하게 읽으실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되네요. 즐거운 독서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