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 페일리 : 진화론도 진화한다 지식인마을 1
장대익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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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과 페일리로 대표되는 '진화론'과 '지적설계론'을 소개한 생물학 입문서다. 다만, 지적설계론은 진화론이 비판한 대상을 간략적으로 언급한 수준에 머무르고, 진화론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한 책이다.


페일리는 그의 저서 <자연 신학>에서 신(神)의 설계(design)를 주장했고, 이 설계자를 '시계공'으로 비유했다. 그의 시계공 비유는 진화론자 특히 리처드 도킨스에게 공격받게 된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눈먼 시계공>은 제목만 들어도 <자연 신학>의 설계자인 시계공을 비판하려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지적설계론에 관한 이야기는 이것으로 그친다. 다만,이 책에서 '반(反)진화론'이라는 시각에서 생물학계의 '지적설계론'이 천체물리학계의 '정상우주론(steady state universe theory)'과 연계시키고 있는 부분이 새롭게 다가왔다. 천체물리학의 주류인 '빅뱅이론(Bing Bang theory)이 그리스도교계의 지지를 받는데 반해, 생물학계의 주류인 '진화론'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최근 진화론에 대한 동향을 잘 담고 있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포괄적응도 이론(inclusive fitness theory)'을 통해 친족간 근연도를 기초로 이타적 행동을 설명한 '윌리엄 해밀턴', 진화의 단위를 개체 수준에서 유전자 수준으로 낮춘 '리처드 도킨스', 진화에 있어 우발성을 강조한 '스티븐 제이 굴드', 과학에 미치는 이데올로기를 비판한 '리처드 르원틴', 통섭을 주장한 '에드워드 윌슨'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 진화론에도 많은 분파가 존재하며, 이들 사이에도 많은 논쟁이 있음을 개략적으로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 외 다윈의 <종의 기원> 이 생물학을 넘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좋은 '진화론의 소개서'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마지막 부문에 다른 지식인 마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깊이 읽기' 에 진화론과 관련한 좋은 책을 소개하고 있어,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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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6-09-09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화론 중요해요...저자는 어떤 분이신가요?

겨울호랑이 2016-09-09 13:0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Theodora님 장대익 교수 입니다.

2016-09-12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2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경문수학산책 20
마이클 슈나이더 지음, 이충호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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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은 기하학과 철학을 숫자를 통해 살펴보는 책이다.

각 장은 숫자 1부터 9까지 의미를 되새겨보고, '자와 컴파스, 연필'을 사용해서 원을 활용하여 기본 작도를 해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철학적 의미는 추천사에서 찾을 수 있다. 플라톤이 저술한 <티마이오스>의 주석서 서문에 적합할 듯한 내용이 이 책의 추천사로 등장한다. 


"하나의 원형을 가진 무수한 산물이 존재한다는 이 사실은 일자(一者, the One)와 다자(多者, the many)라는 케케묵은 철학적 문제를 낳았다. 문제는, 다자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언제든지 조사할 수 있는 반면, 일자는 볼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으며, 그 존재는 그 산물인 다자에 미친 영향으로부터 추측할 수 있을 뿐이라는 데 있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일자가 다자보다 더 실재적이다.... 기하학은 일자와 다자를 이어주는 다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모델로 삼는 것은 원이나 삼각형의 추상적인 이데아다. 그것은 변하지도 않고, 구체적인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지도 않는 일자인 완전한 형태이다. 그 아래에 다자가 있으며,  그 표현은 디자인이나 예술, 건축등에 나타난다."


우리에게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변명>, <국가>를 쓴 철학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플라톤이 피타고라스 학파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과 수학(특히, 기하학)을 중시했다는 사실은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티마이오스>는 대화편으로 구성되어 있어 본문(本文)의 내용으로 기하학적인 연상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대부분의 <티마이오스> 번역본에 [부록]으로 플라톤의 입체가 실려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박종현 역주의 <티마이오스> [부록]이 잘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플라톤의 도형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서로 다른 문명권의 수(數)에 대한 이해를 소개하고 있다. (플라톤의 4원소 사진)




각 장(章) 은 수로 구성되어 있어, 특히 인상적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모나드(Monad) : 전체로서의 하나, 점의 탄생


눈은 첫 번째 원이고, 눈이 형성하는 지평선은 두 번째 원이다. 자연 전체에서 이 첫 번째 도형은 끝없이 반복된다. - 랠프 왈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 1803-1882 미국의 수필가이자 시인 - 


2. 디아드(Dyad) : 대담함과 고뇌의 이중성 집단, 선의 탄생


2에서 우리는 다른 어떤 수보다도 수의 본질, 즉 다자를 일자로 묶고, 복수와 단수를 동등하게 만드는 본질을 더 강하게 경험한다. 우리의 마음은 세상을 하늘과 땅, 낮과 밤, 빛과 어둠, 오른쪽과 왼쪽, 남자와 여자, 나와 너로 나눈다. 그것이 어떤 것이 되었든, 이러한 양극 사이의 분리를 우리가 더 강하게 느낄수록 우리는 그들의 통일성을 더 강하게 느낀다. - 칼 메닝거 Karl Menninger : 1893-1990 미국의 심리학자 - 


3. 트리아드(Triad) : 세 부분의 조화, 삼각형의 탄생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 노자, <도덕경>42장 - 


4. 테트라드(Tetrad) : 3차원의 부피(입체), 정사각형의 탄생


올바른 일은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를 입체와 그 밖의 3차원 도형들로 인도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 플라톤 - 


5. 펜타드(Pentad) : 생명을 얻다, 정오각형과 펜타그램 별들의 탄생


전체 우주는 데카드(Decad : 10)에 의해 분명하게 완성되고 둘러싸이며, 모나드(1)에 의해 씨를 맺고, 디아드(2) 덕분에 움직임을 얻고, 펜타드(5) 덕분에 생명을 얻는다고 흔히 이야기 한다. - 이암블리코스 - 


6. 헥사드(Hexad) : 구조-작용-질서, 정육각형의 탄생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엿샛날도 밤, 낮 하루가 지났다. 이리하여 하늘과 땅과 그 가엔데 있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다. - 창세기 1장, 2장- 


7. 헵타드(Heptad) : 일곱단계를 통한 완전한 사건, 정칠각형은  세 가지 도구로 작도할 수 없다.


완벽한 수학적 정확성을 지닌 칠각형을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을 해보려고 시도하면, 자신의 노력이 조롱을 받는다는 사실을 틀림없이 확인하게 될 것이다. -존 미첼-


8. 옥타드(Octad) : 주기적인 재생(팔괘) , 정팔각형의 탄생


중생이여, 이것이 바로 슬픔의 종식에 이르는 방법에 대한 고귀한 진리이다. 이것은 고귀한 팔성도(八道), 즉 정견(正見),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념(正念), 정정(正定), 정사유(正思惟), 정정진(正精進)을 말한다. - 부처 - 


9. 엔네아드(Ennead) : 지평선, 정구각형의 탄생


면벽 구 년 끝에

존재도 비존재도 없고, 우주는 완전히 텅 비었다.

면벽 구년 끝에 거기에 아는 자 누구 있는가? - 도교의 시(詩) -


10. 데카드(Decad) : 수(數)를 넘어서, 정십각형과 십각형 별의 탄생


이것들이 열 가지 세피로트(Sefirot)이다. 아홉도 아니고 열하나도 아닌 열 가지이다. 이 지혜를 이해하려고 행동하고 시도하는 사람은 지혜로워질 것이다. -<세피르 예치라>(창조의 서, 3세기의 카발라 경전) -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에서는 이러한 경구 이외에도, 음악, 미술, 건축 등에 녹아 든 수학을 인문학적으로 풀어서 쉽게 접근하고 있어, 중학생 이상이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수식이 없다! 심지어 '1+1'도)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었을 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기하학 도구를 사용할 때 유의할 점'(p5)으로, 기하학에 대한 경건함이 표현된다. 이 글 속에서 피타고라스나 유클리드와 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수학자들이 수학을 대하는 자세, 플라톤의 창조신 데미우르고스(demiourgos)가 4가지 질료(원소)를 재료로 세상을 창조할 때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기하학자의 도구를 사용할 때 유의할 점]


1. 이 세 가지 도구(컴퍼스, 직선 자, 연필)는 아주 오래 되었으며,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견된다. 미술가, 건축가, 장인이 사용한 이 도구들은 실용적인 동시에 상징적이다.

2. 여러분이 금속제 컴퍼스를 사용하든, 막대에 끈을 매달아 흙 위에서 사용하든 간에, 이 도구들은 신성한 속성을 나타내므로 존경심을 가지고 다루어야 한다.

3. 아무런 의식 없이 어떤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들 도구를 가지고 하는 행위는 모두 분명하게 의식해야 한다. 기하학 작도에서는 어떤 행동도 하찮지 않으며, 세상의 창조 과정에 대해 심오한 상징을 갖지 않은 것이 없다.

4. 실수한 것을 지우지 마라. 인생에서 저지른 잘못을 돌이킬 수 없듯이, 여러분이 작도 도중에 실수한 것도 그대로 남겨두고, 작도를 다르게 할 수 있을 때까지 그것들과 함께 살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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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9-09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대 그리스 교양 7학 (음악, 산술, 기하, 천문, 문법, 논리, 수사)중에 수학과 관련된 과목이 세 개나 있죠.

겨울호랑이 2016-09-09 11:05   좋아요 0 | URL
^^: 안녕하세요? 마립간님
마립간님 말씀처럼 고대 그리스 교양 7학에 비해, 동양의 六藝는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로 수학과 관련된 학문이 1개밖에 안되니 서양이 더 수학적인 것 같아요.. 결국, 서양문화를 제대로 공부하려면 수학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 같아요..ㅜㅜ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겠지요! ㅋ 감사합니다.

마립간 2016-09-09 11:25   좋아요 1 | URL
* 옛날의 교양 http://blog.aladin.co.kr/maripkahn/452546

예전에 제가 쓴 글입니다. (관련이 있어서.)

겨울호랑이 2016-09-09 11:34   좋아요 0 | URL
^^: 이미 마립간님께서 생각하신 내용이네요 ㅋ 六藝는 예전에 <논어>에서 사(射)에 대한 내용이 나와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마립간님께서 근대5종, 6예, 교양7학을 제시하신 글을 보니, 은근히 상승(上昇)의 멋이 있군요!^^; 감사합니다.
 
플라톤의 법률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시리즈 5
플라톤 지음, 박종현 역주 / 서광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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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교육과 음악


교육은 아이들을 훌륭함으로 이끄는 것을 말하며, 훌륭함의 판단은 대중에 의해서가 아니라 50세 이상의  '참된 판정자'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참된 판정자는 50세 이상의 연장자로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


'교육(paideia)은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생기는 훌륭함(훌륭한 상태, 덕)이라고 저는 말합니다.(653b)...즐거움들 및 괴로움들과 관련해서 옳게 길러짐으로써, 미워해야 할 것들은 바로 처음부터 끝까지 미워하지만, 좋아해야할 것들은 좋아하게 되는 바로 이 부분을 논의(이론)상으로 훌륭함에서 분리하여 또한 교육이라 지칭한다면, 적어도 제 판단으로는 선생께서 옳게 지칭하시는 것입니다.'(653c)


'우리 나이 또래의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된 자들이 우승하는 게 옳다고 말할 게 필연적이라는 건 명백합니다.(658d).. [사람으로서의] 훌륭함(덕 : arete)과 교육(paideia)에 있어서 빼어난 한 사람을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적어도 참된 판정자(krites)는 관람객들한테서 배워서 결정을 하거나, 다중의 소동과 자신의 교육 부족으로 해서 얼이 빠진 상태로 결정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659a)


'그러니까 교육은 법에 의해 규정된 바른 원칙(ho logos otrhos)으로의 아이들(paides)의 이끎 그리고 인도이며, 또한 이것은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연장자인 사람들한테서 경험을 통해 정말로 바른 것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라는 겁니다.'(659d)


혼을 돌보는 교육인 '시가'를 통해서, <국가>에서 가장 훌륭한 선법으로 제시한 도리스 선법이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되어야 하는지 논의된다. 이를 통해 최종적인 '시가 교육'의 목적은 올바름을 추구하기 위한 교육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전체적으로 합창가무는 우리에게 어쩌면 교육(paideusis) 전체였으며, 다시 그것의 일부가 리듬들과 선법들, 곧 음성(phone)과 관련되는 부분입니다.(672e).... 따라서, 혼에까지 미치는 음성과 관련되는 것들은, [사람으로서의] 훌륭함(덕: arete)의 교육으로서, 어떤 방식으로 해서인지는 모르나, 우리가 시가(mousike)라 일컬었습니다.'673a)


'따라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즐거우면 되는 음악(mousa)이 아니라, 옳은 것인 음악을 추구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688b)


제3권 나라의 정체(politeia)의 기원


나라 정체의 기원을 살펴보기 위해 대홍수 이전의 사회를 가정한다. 

대홍수 이후 인구 증가에 따라 정체가 등장하게 되었으며, 개인적 지배 체제에서 부터 정체(政體)가 등장하게 된다. 법률의 제정은 '전체적인 훌륭함'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져야 하며, 전체적인 훌륭함은 사리 분별, 지성, 사랑과 욕구를 동반하게 된다.


'그러니까 시간이 경과하면서, 우리 인류도 증가하게 되었고, 모든 것이 현재의 모든 상태에 이르게 된 게 아닐까요?'(678b)..그런데 가난도 부도 함께 하지 않는 그런 생활공동체(synoika)에, 거기에 가장 고매한 인격(성품:ethos)들이 아마도 생겨날 수 있을 것입니다.'(679b)


'개인적 지배 체제(dynasteia)들에서 일종의 최선자들의 정체(最善者政體 : aristokratia) 또는 일종의 왕정(basilsia)을 만들어 내게 되겠으니, 그들은 통치 형태(나라 정체, 정체)의 이런 바뀜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681c)


'자, 모든 인간의 공통된 욕구 목표(koinon epithymema)인 한 가지가 이제 우리의 논의에 의해서 밝혀진 거죠?.. 최대한 모든 것이, 만약에 모두가 아니라면, 적어도 인간들은 제 마음(혼: psyche)의 지시대로 되는 것입니다.'(687c)


'[법률을 제정함에는] 전체적은 훌륭함(덕)(pasa arete)에, 무엇보다도 [사람으로서의] 전체적인 훌륭함(덕)을 선도하는 으뜸가는 훌륭함(덕)에 주목해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그건 사리 분별(지혜)과 지성이며, 또한 이것들을 따르는 사랑(eros)과 욕구를 동반하는 판단(의견: doxa)일 것입니다.'(688b)


정체를 해치는 가장 큰 악덕은 '무지'이며, 무지는 불협화음에서 생겨난다. 따라서, 입법자는 1인 통치 체제와 민주정체의 적도(適度)를 찾아내서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야 한다.


'가장 큰 무지(he megiste amathia)가 그때 그 강국(强國) : dynamis)을 무너뜨렸거니와 지금도 그것이 본성적으로 똑같은 일을 한다고 말씀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입법자는 가능한 나라들에 지혜(사려분별 : phronesis)가 생기도록 하되, 어리석음(지각없는 상태 : anoia)은 최대한 제거하도록 해야만 합니다.(688e).. 이성(logos)에 따른 판단(의견 : doxa)과 관련된 괴로움(고통 : lype)과 즐거움(쾌락 : hedone)의 이 불협화음(diaphonia)을 저는 가장 극단적이며 가장 큰 무지라고 주장합니다'(689a)


'나라 체제(政體 : politeia)들 가운데서도 어머니들과도 같은 것들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를 1인 통치 체제(1인 전제정체 : monarchia)라 일컫는 반면에, 다른 하나는 민주정체(demokratia)라 일컫는 것이 옳습니다.(693d)...결코 나라는 이 둘을 부분저으로 갖게 되지 않고서는 훌륭하게 다스려질 수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은 옳은 말씀입니다.'(693e)


'전제적인 통치를 하는 유형들과 자유롭게 하는 유형들 각각이 어떤 적도(適度) 상태(metriotes)를 취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그럴 경우에는 그것들에 유달리 번영(eupragia)이 일었음을 보았습니다.'(701e)


제4권 최선(最善)의 정체와 신(神)적인 통치


3권 후반부에 크레테인 클레이니아스는 크레테의 새로운 이주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아테네인과 메길로스, 클레이니아스는 이 크레테의 새로운 이주지에 대한 정체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이 나라 땅의 특성과 법질서를 고찰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귀중한 것은 가능한 한 가장 훌륭한 사람들로 되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일 수 있는 그만큼의 기간 동안 생존하는 것입니다.'(707d)


이들은 논의를 통해 최선의 정체는 진리를 고수하는 입법자를 통해 법률로 구현될 수 있으며, 입법자는 지혜로움과 절제의 조화를 통해 만물의 척도인 신(神)의 기준에부합하는 통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 나라가 행복하게 경영되려면, 그 땅에 마땅히 갖추어져 있어야 할 다른 것들이 갖추어졌을 경우에도, 그런 나라에는 그떄마다 진리를 고수하는 입법자가 [때맞추어] 나타나야만 한다는 것입니다.(709c)...최선의 나라(ariste polis)가 그야말로 최상급의 입법자 및 절도 있는 참주와 함께 하는 참주체제(참주정체 : tyrannis)에서 생기는 것으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710d)


'곧, 최대의 권력이 한 사람에게 있어서 지혜로움(phronein) 및 절제 있음(마음이 건전함)과 한데 합쳐질 때, 그때에 최선의 정체(나라 체제 : politeia he ariste)와 그런 법률의 탄생이 실현을 보지, 그 밖의 방법으로 결코 그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712a)


'여러분! 신이야말로, 옛말도 그렇듯이, 존재하는 것들(ta onta) 모두의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을 쥐고 있어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순환하면서 곧장 그 여정을 완결합니다.(715e)...우리에게는 무엇보다도 확실히 신이야말로 만물의 척도(metron)일 것이며, 누군가가 말하듯 어느 인간이 그런 것보다는 아마도 훨씬 더 그럴 것입니다.(716c)'


4권의 마지막 : 이상 전문(以上 前文)


'앞에서 말했던 것들은 모두가 우리에게는 법률의 전문(前文 : prooimion)들이었습니다... 모든 논의(연설)에는, 또한 음성이 관여하는 모든 것에는 서론 또는 전주곡(서곡, 서시 : proomion)들이 있거니와, 흡사 어떤 준비운동들처럼, 그것들은 그 다음에 올 것을 완결(연주)하는 데 도움이 될 어떤 기술적인 시도의 성격을 갖는 것들이라는 걸 말씀입니다.(722d)


전문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나라는 '평화'를 위해 입법(入法)을 해야 하며, 입법의 기준은 용기, 올바름, 절제, 정의가 조화된 덕(德, arete)가 되어야 한다. 입법을 하는 자(입법자)는 연륜이 있어야 하며, 깨어있는 상태에서 정체의 유지를 위해 교육을 수행해야 한다. 

이상적인 정체는 전제정치와 민주정치의 균형을 통해 달성될 수 있으며, 지혜로움과 절제의 조화를 통해 '신적인 기준'으로 다가갈 수 있다. '신적인 기준'이 바로 만물의 척도다.


이후 제5권부터는 법률(法律)의 구체적인 내용이 다음의 주제로 나온다. 깊은 밤 잠이 오지 않는 분들을 위해 각 권의 내용목차를 정리한다. 


제5권 마그네시아의 적정 인구수와 토지, 과세 기준 재산

제6권 관직들의 확립(인사), 종교 졔례, 혼인 및 출산

제7권 양육과 교육, 교과목

제8권 축제들, 군사훈련, 각종 행사, 동성애, 경제 활동

제9권 형법(刑法) : 절도, 반역, 살인, 자살, 상해, 폭행 관련 법

제10권 종교 관련 문제

제11권 민법(民法) : 재산권, 법정 변호

제12권 외교, 보증. 공과금 부과 등


<법률>은 플라톤 사상의 종합편이라는 말처럼, 플라톤 사상의 여러 관점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1. 플라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정체(政體)

 

<법률>에서 나타난 플라톤의 민주정에 대한 태도는 부정적이다. 


'즉 시민들 가운데서 이것들에 대해 무지한 자들에게는 통치와 관계되는 것은 아무것도 맡겨서는 안 되며, 또한 무지한 자들로서 비난을 받아야만 한다고 말씀입니다.'(689c)


플라톤은 이상적인 정체는 전제정과 민주정의 적도(適度)형태이며, 가장 나쁜 정체는 '참주정치'다. 플라톤의 이러한 대략적인 정체 구분 이후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체제의 변환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는 <정치학>을 읽은 후 <법률>과 연관해서 정리해야겠다.


2.  정체(政體)의 진화론적 관점


<법률>에서는 정체(政體)의 진화론적 관점이 보이는 것 같다.

진화론자들은 진화가 적자생존 또는 우연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플라톤은 <법률>에서 개인 지배 형태에서 시간의 경과와 우연적 사건에 의해 입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여러 체제가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에서 플라톤은 정체의 형성과 기원이 진화론적(?)으로 설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닐수도 있다.)


'그러니까 시간이 경과하면서, 우리 인류도 증가하게 되었고, 모든 것이 현재의 모든 상태에 이르게 된 게 아닐까요?'(678b)


'제가 말하려 했던 것은 인간들 중에서는 어느 누구도 결코 어떤 입법도 하지 않거니와 우연(tykhe)들과 온갖 방식으로 일어나는 온갖 종류의 사건들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입법해 준다는 것입니다.'(709a)


3. 플라톤의 형이상학적 접근과 은(殷)나라


플라톤은 <법률>에 의한 지배를 이야기하면서, 법률이 '신(神)'에 부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플라톤의 주장을 보면서 신권 통치를 행하던 은(殷)나라가 연상이 되며, 보다 실증적인 학문을 추구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인문 통치를 행하던 중국 주(周)나라와 연결되는 것 같다. (시기적으로는 약 500년 정도 차이나겠지만)


'신이 모든 것을, 그리고 신과 더불어 우연과 시의(時宜, 기회 kairos)가 일체의 인간사를 조종한다는 것입니다.'(709a)


은(殷)나라는 갑골문을 사용하고, 점괘(占卦)를 통해 신의 뜻에 따라 지배되던 국가였다. 그리고, 출토되는 많은 제기(際器)들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플라톤이 말하는 적도(適度)라는 개념도 사실은 향연(symposion)에서 사용되는 적절한 포도주와 물의 혼합비율을 의미하는 것을 보면 관계가 아예 없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살던 헬레니즘 시대는 도시국가에서 벗어나 Cosmopolitan시대였고, 동서 문명이 교류되는 시기였기 때문에 플라톤의 시대와는 많이 달랐으리라. 그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새로이 인문혁명이 발생한 주(周)나라 문명이 생각나게 된다.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법률>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덜 알려진 작품이지만, 플라톤의 사상을 종합한 작품이기에, 일독(一讀)을 권한다. (유익하다는 점 이외에 나만 재미없는 것을 읽기에는 다소 억울하다는 점도 권하는 이유 중 하나다. ...ㅜㅜ) 


'따라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즐거우면 되는 음악(mousa)이 아니라, 옳은 것인 음악을 추구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688b)


플라톤은 노래 뿐만 아니라, <법률>에서 이러한 그의 사상을 정말 충실하게 반영했다. 다만, 그것이 옳은 것인지의 판단은 다음으로 미루고.


PS. 이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으로 갈 차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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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법률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시리즈 5
플라톤 지음, 박종현 역주 / 서광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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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법률>은 아테네인(플라톤으로 추정되는)과 크레테인 클레이니아스, 라케다이몬(스파르타)인 메길로스간 이루어진 대화편이다. <법률>은 분량면에서 최대의 작품이면서, 죽기 전까지 손보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송나라 주희(朱喜)가 죽기 7일전까지 손을 보던 작품이 <대학(大學)>이라고 하니, <법률>을 서양의 <대학(大學)>이라 한다면 무리가 있을까.


<법률>은 <국가>에서 제시한 이상적인 정체의 모습을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국가>에서 제시한 이상적인 국가가 플라톤의 이데아(Idea)라면, <법률>을 통해서 제시된 국가와 정체는 이데아와 현실의 '적도(適度, to metrion)'라고 할 수 있다.


전체 12권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1권에서 4권까지 법률의 전문(前文)에 해당하는 기본틀을 제시하고 있으며, 5권에서부터 12권까지는 구체적인 법률의 본문(本文)의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법률'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로마법'같은 모습보다는 플라톤의 이념을 현실적으로 규정한 것에 더 가깝기 때문에 체계적이기보다는 자의적인 성격이 강하다. 

 예를 들면, <법률>에서 폴리스의 적정인구수는 5,040명(737e)이라고 규정한다. 5,040명의 의미는 1부터 7까지 수를 연속해서 곱했을 때 도출되는 수(數)이며, 조직 구분 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정한 폴리스의 인구수로 산정되었다고 한다.(p374 주석) 


이처럼, 5권에서 12권까지의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면서 현재의 상황과 맞지 않기 때문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읽을 때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다. 마치, <구약성경>의 '신명기'에 나오는 고대 이스라엘 법률 내용을 읽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관심있는 사람들은 주제별로 찾아서 읽어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법률>의 큰 흐름은 4권까지의 내용으로 전체적인 흐름 파악이 가능한 것 같다. 그중에서도 1권은 전체를 포괄하는 내용이기에, 제1권으로 <법률>의 전체적인 윤곽을 잡고, 별도의 리뷰를 통해 2권부터 4권까지의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1권 법률의 제정 목적/덕목/교육의 목적/ 일반법과 치술


법률의 제정 목적


크레타의 법은 전쟁을 위해 입법된 것으로 나라가 훌륭하게 다스려진다는 것은 약한 다른 나라들을 이기기위한 목적이이며, 라케다이몬의 법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병영(兵營)국가는 전쟁에서는 승리를 위한 제도가 '최선의 법제'로 여겨진다.


'이것들 모두(공동식사, 체력단련, 무기를 갖춤)를 우리로서는 전쟁에 대비해서 준비하게 되었거니와, 입법자도 제가 보기에는 이에 주목하고서 어쨌든 그 모두를 제도화 한 것 같습니다.'(625e)


'선생께서 훌륭하게 다스려지는 나라의 정의로 택하신 것은 전쟁에서 다른 나라들을 이기도록 그렇게 조직되어 다스려지는 것이어야만 한다고 선생께서는 말씀하시고 있는 것으로 제게는 생각되기 때문입니다.'(626c)


이에 대해, 아테네인(플라톤)은 최선의 것은 평화와 우의를  추구하는 것이며, 전쟁을 위해서 입법(入法)할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 입법해야 함을 주장한다.


'모든 입법자는 최선의 것을 위해서 일체의 법규들을 정하지 않겠습니까? .. 그렇지만, 최선의 것은 전쟁도 내란도 아니고, 이것들이 불가피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니, 서로 간의 평화와 함께 '우의'가 최선의 것입니다.'(628d)


법률의 덕목


그리고, 그러한 법률(法律)에는 용기, 올바름, 절제, 정의가 조화가 되어야 하며, 좋은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좋은 것에는 인간적인(세속적인) 것과 신적인 것을 구분하여 제시한다.


'용기 그 자체 하나보다는 용기와 함께 올바름과 절제 그리고 지혜가 동일한 것에 합쳐지는 것이 더 나은 것과 거의 같을 정도이죠.'(630b)


'좋은 것에도 두 부류가 있으니, 한 부류의 것들은 인간적인(세속적인) 것들이나, 다른 부류는 신적인 것들입니다... 더 작은 것들 중에는 건강이 앞장서고, 준수함은 둘째이며, 셋째 것은 달리기나 그 밖의 모든 신체적 운동에서의 힘참이지만, 넷째는 부(富)인데... 신적인 좋은 것들 중에서도 제일 앞장서는 것은 물론 지혜이지만, 둘째는 지성을 동반한 절도 있는(절제하는) 혼의 상태요, 이들 둘이 용기와 함께 혼화(混和)됨으로써, 셋째 것인 올바름(정의)이 있게 될 것이나, 넷쨰 것이 용기입니다.'(631c)


또한 아테네인은 금욕적인 스파르타의 법률에 대해 비판한다. 스파르타에서는 어리석음을 제거하기 위해, 일체의 쾌락을 제거했지만(637a), 이러한 태도보다 '쾌락'을 이기기 위해 '쾌락'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635d). 이러한 이유로 고통의 제거보다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 필요하며, 법률은 개인적, 국가적으로 즐거움과 고통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법률에 관해 두루 살피려는 사람들의 고찰은 거의 전부가 나라들에 있어서의 그리고 개인적인 인격(성격)들에 있어서의 즐거움(쾌락)들과 괴로움(고통)들에 관련된 것입니다.'(636d)


교육의 목적


갑작스럽게, 교육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다. 교육에 대해서는 세 사람의 견해가 대체적으로 일치하고 있다. 이들이 정의한 교육은 완벽한 시민을 육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올바르게 다스리고, 다스림을 받을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훌륭하게 교육을 받음으로써 훌륭한 사람들로 될 것이며, 그런 사람들로 됨으로써 다른 일에 있어서도 훌륭하게 처신하며, 더 나아가서는 전쟁을 하게 되어서도 적들한테 승리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641b)


'교육의 요지를 우리는 바른 양육이라 말하는데, 이는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의 혼을, 그가 어른이 되었을 때 할 일의 훌륭한 상태에 있어서 완벽함을 요구하게 될, 그것에 대한 사랑으로 최대한 이끌어 줄 것입니다.(643d).. 아이 적부터 (사람으로서의 ) 훌륭함(arete)과 관련된 교육, 곧 올바르게 다스릴 줄도 그리고 다스림을 받을 줄도 아는 완벽한 시민으로 되는 것에 대한 욕구와 사랑을 갖는 자로 만드는 교육에 대한 것인 것 같으니까요.'(643d)


일반법(koinos nomos)과 치술(治術 : politike)


이상의 논의를 통해, 훌륭함과 나쁨, 대담함과 두려워 함들의 성향과 습성을 알고 이를 다스리는 기술이 바로 치술이라는 결론을 이끌어 낸다.


'우리 안에는 이런 감정들이 있어서, 힘줄들이나 어떤 끈들처럼, 우리를 당기기도 하고, 서로 대립되는 것들로서 대립되는 행위들로 서로 끌어당기기도 하는데, 바로 여기에서 (사람으로서의) 훌륭함(arete)과 나쁨(kakia)이 갈라져 자리잡게 된다는 걸 말씀입니다.(644e). 한데, 이 헤아림(logismos)의 인도는 황금과도 같고 성스러운 것이어서, 나라의 일반법(koinos nomos)이라 불리는 것입니다.(645a)


'그러면 이 점을 상기하십시다. 즉 우리의 혼들 안에 있는 두 가지 것들을 보살펴야만 한다고, 곧 한편으로는 우리가 최대한 대담해지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그와 반대로 우리가 최대한 두려워하게 되도록 해야만 한다고 우리가 말했다는 걸 말씀입니다.'(649b)


'그러니까 이것은 즉 혼들의 성향(physis)들과 습성(hexis)들을 안다는 것은, 이것들을 보살피는 것이 그 일인 그 기술에는 가장 유용한 것들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한데, 이걸 아마도 우리는 치술(治術 : politike)이라고 말할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650b)


이전 대화편에서는 플라톤의 사상에서 이데아(Idea)가 강조되었다면, <법률>에서는 특히 적도(適度, metrion)가 강조된다. '좋음'의 이데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필요악인 '고통'이 필요하고 이러한 고통을 통한 단련이 역설적으로 '좋음'을 실현시킨다는 것이다. <법률>에서는 이처럼 Idea 실현을 위한 방법으로서의 '적도'개념이 제시되며, 제1권에서 상세하게 이 관계가 다루어지고 있다. 


제2권에서는 교육의 목적과 내용에 대해서, 제3권에서는 나라 정체에 대해서, 4권에서는 그 외 법률의 나머지 전문(前文)을 다루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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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 종교, 신화, 미신에 속지 말라! 현실을 직시하라!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김영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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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등으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가 쓴 과학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그의 전공인 '생물학'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인 물리학, 지구과학, 종교학 등 우리 생활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입문서라기 보다는 '일반 교양 과학 서적'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 같다.


이 책의 구성은 총 12개의 질문에 대해 고대인들이 생각한 방식(신화)을 먼저 제시하고, 현대 과학이 접근하는 방식과 여태까지 얻어진 결론에 대해 답을 하는 방식이다. 목차에서 질문으로 각 장을 이룬 구성을 보니,  예전에 차동엽 신부의 <잊혀진 질문>의 구성이 연상된다. 차이가 있다면 <잊혀진 질문>은 형이상학적인 면을 다루기 때문에 대부분의 답이 결론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대답이 다소 실망스러웠다. 이에 반해,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은 과학을 통한 논증을 제기하기 때문에 명쾌한 결론을 도출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과학 전반을 다룬 책이다. 주제의 범위는 동물학(최초의 인간, 동물의 다양성, 화학(사물의 구성 원소), 물리학(낮과 밤이 생기는 이유, 태양(별)의 정체, 무지개의 원리, 우주 형성), 지구 과학(지진의 원인), 통계학(나쁜 일이 생기는 원인), 신학(기적 등) 등 이며 학문 전반에 대해 폭넓게 다루고 있다. 


도서의 외면적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폭 넓은 주제, 좋은 종이 질, 많은 그림, 상대적으로 적은 페이지 수.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다양한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다양한 다양한 독자들을 위한 배려를 담고 있다.


매 페이지마다 흥미있는 사진과 그림이 그려져 있어 학생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또한, 삽입된 사진과 그림이 내용을 잘 요약하고 있어 내용 연상이 쉽게 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어린 학생들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이해는 별도로 하고).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각자의 수준에 맞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구성하고 있는 각 장(章)의 시작을 고대 신화(神話)로 시작해서, 과학에 흥미없어하는 인문학도들도 자신의 이야기에 끌어들이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히브리 신화(구약성경), 이집트 신화, 그리스 신화 뿐 아니라 생소한 아즈텍 신화, 아프리카 부족 신화까지 인용한 각 장의 도입부는 과학을 어려워하는 이들도 마음을 열고 읽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인문학에 관심있는 독자는 주로 각 장의 도입부에, 과학에 관심있는 독자는 뒷부분에 더 많이 눈이 가겠지만, 읽다보면 각 장의 끌까지 쉽게 읽혀진다.





다른 한 편으로는, 이 책은 종교가 있는 종교인(특히, 가톨릭 신자)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가톨릭에서는 '파티마의 성모 발현'을 기적으로 보고 있으며, 1930년에 바티칸에서 기적으로 공인하고 있다. 이러한 기적문제에 대해 이 책에서는'제12장 기적이란 무엇일까?'에서 확률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현상에 대한 신앙의 관점이 아닌 과학적인 접근은 자칫 신앙심이 깊은 분들에게 다소 불편함을 줄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열심한 신자는 아니지만, 나도 가톨릭 신자라 편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리처드 도킨스는 적어도 이 책에서는 <만들어진 신>에서처럼 '신이 없다'는 것을 논증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는 말을 하고 있다. 때문에, 신앙이 깊은 이들도 이 책의 관점을 ' 세상을 보는 다른 관점'으로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읽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을 본다면 과학이 얼마나 우리와 가까이 있으며 매력적인 분야인지 를 느낄 수 있으리라. 


ps. <만들어진 신>은 아직 안 읽었는데, 교수님께서는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실지 그분의 강의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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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06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들어진 신>은 안 읽어 봐서 책 요약을 잘 된 독자 리뷰를 참고할 생각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6-09-06 13:33   좋아요 1 | URL
구매를 했는데, 책 두께가 제법 될 것 같네요..슬쩍 봤는데 많이 날카롭네요...열린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야겠지요.^^

2016-09-06 14: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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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6 14: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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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6 19: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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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6 1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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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7 08: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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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7 08: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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