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연휴기간 중 저는 어른들과는 그림맞추기놀이, 조카들과는 윷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연휴 마지막 날에는 에버랜드에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3시간 기다려 사파리 버스 타고 10분 구경한 후 30분 기다려「번개맨과 먼지 괴물」 보고 왔지요..ㅜㅜ . 사람들이 사파리안에 있는 동물을 보는 건지, 동물들이 사람구경하는 것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네요.

덕분에 연휴기간 중 놀이공원에 가면 안된다는 값비싼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래도 애들은 신나합니다.

연휴기간 중 예상대로 저는 책을 별로 못 읽었습니다. 「장미의 이름」끝. ㅠㅠ
그래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위로해 봅니다. 다른 이웃분들은 그동안 정말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저만 게으른 것 같아 반성하게 됩니다.

다음주 내내 출장이라 출장준비로 어수선한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서늘해진 날씨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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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9-21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휴 바쁘셨겠어요. 동물원 사파리 버스가 인기가 많았나봐요.
겨울호랑이님 좋은하루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09-21 14:0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은 이제 여유있는 시간 보내시겠네요^^: 즐거운 가을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6-09-21 1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족을 위해 책 읽는 시간을 포기할 땐 아쉽지만 뿌듯하기도 하니까요~박수 짝짝짝!! 진도빼기 힘든 책을 마무리하신 데도 축하의 박수 짝짝짝!!

겨울호랑이 2016-09-21 14:2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님^^: 연휴 잘 보내셨지요? 즐거운 오후 되세요

cyrus 2016-09-21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책이 좋아도 사람의 정이 먼저입니다. 책 보는 시간보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은 삶이 풍성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6-09-21 17:3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cyrus님^^: 추석 잘 쉬셨는지요? 선선한 가을 저녁 보내시기 바랍니다^^:

컨디션 2016-09-21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동물원 사파리 사진 보니까 정글북 생각나네요^^ 개봉한지는 좀 된건데 며칠전 다운받아 봤거든요~

겨울호랑이 2016-09-21 21:37   좋아요 0 | URL
아쉽게도영화는 못봤어요. 다만 「정글북」책에서 비단뱀 카아가 헤어짐을 망설이는 모글리에게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아가, 우리 비단뱀은 한번 벗은 허물 속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는단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인상 깊은 구절로 기억되네요^^: 컨디션님 감사합니다.

tayako 2016-09-22 0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달리는건역시 시간이엄청걸리내요
ㅜㅜ저랑친구들이하는말이
항상 밖에서 밥을시키면 30분기달리고먹는건 10분두안걸리는것같다고
맨날말하고다니는데
기달림의미학인거죠 ㅋㅋ
추석에 수고하셔구요 전 추석에두
일하는라 평소처럼보냈답니다 ㅜㅜ

겨울호랑이 2016-09-22 07:1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tayako님^^: 바쁜 추석 보내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명절에도 일하시는 분들 덕분에 추석을 잘 보냈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자목련 2016-09-23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겨울호랑이 님 제가 좋아하는 동물이에요!!
낙타랑, 기린이랑~~ 감사해요^^

겨울호랑이 2016-09-23 18:4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자목련님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잘 찍은 사진은 아닌데 기쁘게 봐주셔서 제가 감사드립니다.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ㅋ 즐거운 금요일 저녁 되세요 자목련님^^
 
장미의 이름 세트 - 전2권 열린책들 세계문학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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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은 움베르토 에코가 쓴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이다.


1980년에 출간된 작품으로 이미 1986년 숀 코너리가 주연한 영화로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작품을 이번에 처음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장미의 이름>을 통해서 추리소설의 흥미진진한 전개보다 중세 수도원의 생생한 분위기 재현이 더 마음 깊이 다가왔다. '중세=암흑기'라는 공식속에서 정체된 시기를 연상하기 쉬운 우리에게 작품의 배경이 된 시대의 대립 구조는 사실은 중세가 흥미진진한 역동적인 시기임을 알려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1. 교리의 대립 :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아리스토텔레스)


작품의 배경이 되는 1327년은 중세 가톨릭 교회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다. <신학대전>을 저술한 토마스 아퀴나스가 1286년 이단으로 몰려 부관참시 당했다가,  극적으로  1323년 가톨릭 성인(聖人)으로 인정받은 시기와 맞물린다. 


이처럼 14세기 초 인정받게 된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神學)은 아우구스티누스 이래의 기독교 사상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종합한 '스콜라 철학'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으며, (출처 : 위키피디아) 이후 교리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된다. 작품 속 수도원장은 바로 토마스 아퀴나스가 죽었을 때 그의 시신을 들쳐 메고 탑루 계단을 내려온 것으로 명성을 이룬 인물로 소개된다.(p754)


이러한 신학적 변화 이외에도 새로운 철학(哲學)적 변화도 이 시기에 이루어진다. 


'중세 자연학 분야에서의 독창적인 발전은 대륙이 아니라 영국의 대학들에서 중점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옥스퍼드 대학의 초대총장인 로베르투스 그로쎄테스테(Robertus Groesseteste, 1175 ~1253)는 과학적 방법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개별 사건들을 관찰함으로써 일반법칙을 발견한 후, 이것을 실험 작업을 통해 검증하거나 반증하는 방법론을 발전시켰다. 그의 제자 로저 베이컨(Roger Bacon, 1210 ~ 1292)은 당시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귄위에 대한 맹종을 비판하고 자연의 직접적인 관찰과 실험에 바탕을 둔 학문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토마스 아퀴나스>, 박승찬, 새길, 2012, p20)


작품의 주인공인 윌리엄 수도사는 바로 로저 베이컨의 제자로 등장한다. 직접적인 관찰과 실험을 추구한 스승의 뜻에 따라 윌리엄 수도사는 날카롭게 현실을 관찰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와함께 당대에 미친 아리스토텔레스의 간접적 영향은 수도자 윌리엄과 화자(話者)인 아드소 간 이루어지는 추리과정에서 드러난다. 주로 '삼단논법'을 통해 논리적으로 사건을 구성하는 과정속에서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을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학문적 변화에 모든 이들이 동조했던 것은 아니었다. 작품 속에서도 이러한 팽팽한 대립의 관계가 잘 나타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서책은 하나같이 기독교가 수세기에 걸쳐 축적했던 지식의 일부를 먹어 들어갔소. 우리의 초대 교부들은 일찍이, 말씀의 권능을 깨치는 데 필요한 가르침을 모자람없이 베푸셨소. 한데 보에티우스라는 자가 이 철학자의 서책을 극찬함으로써 하느님 말씀의 신성은 인간의 희문(戱文)으로 변질되면서 삼단 논법의 희롱을 받아왔소.... 우리 수도원 원장이 장사까지 지내 준 한 도미니크 회 수도사(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꾐에 빠져 하느님을 자연의 이치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불렀소.(p841)'


<장미의 이름>에서는 플라톤 사상(특히, 플로티누스)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아우구스티누스 교리와 십자군 원정 이후 유입된 아리스토텔레스 영향으로 성립된 토마스 아퀴나스 교리의 충돌을 작품 전반을 통해 느낄 수 있다.


2. 수도회간 대립 :  베네딕토 수도회와 프란체스코회


작품의 배경이 되는 수도원은 베네딕트 수도회 소속 수도원이며, 수도원 방문객이자 사건을 풀어가는 윌리엄 수도사는 프란체스코회 소속이다. 초기 기독교 시기(6세기)로부터 형성된 베네딕토 수도회에 비해 프란체스코회는 13세기에 성립된 신생 교단이었다. 베네딕토 수도회는 당대 주류 수도원으로 중세의 지식과 부를 독점한 기득권이었다. 이에 반해, '청빈'을 추구하는 프란체스코회 수도회는 기존 교회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교단과 대립되고 있었다. 여기에 '교황권'과 '황제권'의 대립과 수도회간 대립이 엮이면서, 14세기 초는 급변하는 흐름 속에 있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윌리엄 수도사가 이 수도원을 방문하게 된다.

 (최근 교황이 된 프란체스코 교황은 프란체스코회 소속 사제이며, 바티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개혁은 이러한 프란체스코 수도회 정신과 연관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안 부분의 내용 중 프란체스코 교황이 프란체스코회소속이라는 부분은 오류이며, 예수회 출신 교황으로 정정합니다. 오류를 알려주신 clavis님께 감사드립니다.^^; 예수회에 관련해서는 다음에 기독교의 신/구교 분리와 관련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니, 일단 pass 합니다.


<장미의 이름>은 시대적으로 이러한 갈등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이야기 전개는 수도사들의 연쇄살인을 통해 진행된다. 그래서, 작품 전반에 깔린 <요한 묵시록>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한 묵시록>은 기독교 신약성경에 포함된 유일한 계시록이자 마지막 문헌이다. 계시록이나 묵시록으로 줄여 부르기도 한다. 요한 묵시록은 기독교에서 성경 가운데 해석이 어려운 책이다. 같은 본문의 해석이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으로 가능하기도 하다. (출처 : 위키피디아)


'그 물건, 다리가 두 개 달려 있어서, 기수(騎手)가 말 잔등에 올라타듯이, 새가 홰에 앉듯이 그렇게 사람의 코 위에 올라앉을 수 있게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두 갈래로 나뉜 다리가 만나는 곳, 그러니까 눈과 맞닿는 곳에는 둥근 쇠테가 있고, 쇠테 안에는 술잔 바닥 두께의 편도꼴 유리가 박혀 있었다.  윌리엄 수도사는 글을 읽을 때마다 이 물건을 눈 앞에다 대기를 좋아했는데, 까닭인 즉, 햇빛이 기가 꺾일 때는 특히 이 물건을 이용해야 자연이 그 연세에 허락한 이상으로 밝게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p146)




본문 중에서 제자인 아드소가 스승인 윌리엄 수도자가 쓴 안경을 묘사한 부분이다. '안경'이 어떻게 생긴 물건이며, 용도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우리는 안경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고, 작품의 묘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안경'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위의 글을 통해 '안경'의 정확한 모습을 연상하기가 쉽지 않을것 같다.


<요한 묵시록>은 저자가 본 것을 기술한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한 묵시록>은 논란이 많은 문헌이며, 아마도 신약 성경 문헌 중 가장 신비적인 성격이 강한 문헌일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이비 예언가들이 이를 바탕으로 해서 대중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는지.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언, 곧 자기가 본 모든 것을 증언하였습니다.(묵시1:2)'


작품 속에서 '묵시록의 예언의 실현'과 '종말 사상' 에서 오는 공포에 무기력하게 휩쓸려가는 수도사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이들을 어리석다고 말할 수도 없었던 것은 어지러운 현실과 쏟아지는 정보속에서 사실을 알지 못하고 휩쓸려가는 내 자신의 모습 역시 보였기 때문이다.


<장미의 이름>은 말 그대로 잘 쓴 추리 소설이다. 그렇지만, 내게는 이 책이 중세 수도원과 당대의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사실의 재현과 과거를 통한 현실의 재발견이라는 면에서 더 뜻깊게 다가왔다. 역사적 사실의 뼈대에 살을 입힌 움베르토 에코의 뛰어난 사실 재구성으로 추상적이었던 중세가 안개속에서 피어나는 장미처럼 느껴졌다. 중세(中世)가 궁금하다면 읽을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수도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진 중세의 재현이 움베르토 에코의 대작(大作) <중세> 컬렉션으로 더 확장되어 나타났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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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6-09-21 1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예수회원이십니다.프란치스코회 소속이 아니고요^^우리나라에서는 예수회에서 서강대학교를 지어서 알려져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09-21 14:0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clavis님 오류를 지적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립간 2016-09-21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방문객이 10분인데, 추천 10개네요.^^

겨울호랑이 2016-09-21 17:0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마립간님 연휴 잘 보내셨지요?^^: 방문하신 분의 수도 셀 수 있는 방법이 있나봐요..아마도 제가 오랫만에 들어와서 `좋아요`해 주신것 같아요^^: 마립간님 좋은 오후 보내세요

cyrus 2016-09-21 17:40   좋아요 1 | URL
To. 겨울호랑이님 / 컴퓨터로 호랑이님의 알라딘 서재에 들어가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있는 방문자 수가 보입니다.

cyrus 2016-09-21 17:41   좋아요 1 | URL
To. 마립간님 / 알라딘 서재와 북플 시스템 전체를 잘 모르지만, 제 생각에는 ‘좋아요 수’가 북플로 접속한 회원들의 흔적인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북플에 접속하는 일이 편하죠.

cyrus 2016-09-21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코의 <미의 역사>를 읽은 뒤에 <장미의 이름>을 다시 읽어보니까 아퀴나스의 미학 이론이 보였어요. 처음에 소설을 읽었을 땐 어려웠던 내용이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6-09-21 17:4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도 「미의 역사」와 「중세2」를 읽어본 후 다시 읽어야겠네요^^: 좋은 독서방법 추천에 감사드립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09-21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는 엄청 잼 있게 보았는데,
책은 작년 읽다 읽다 상권에서 포기한 책입니다. ㅠ
감축드리고 부럽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6-09-21 19:5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북다이제스터님 저도 일단은 읽긴했지만 뭔가 줄줄 흘리고 지나간 느낌이 드네요.ㅜㅜ 중세에 대한 공부 후 다시 읽어볼까합니다. 감사합니다^^:
 
수량화혁명 - 유럽의 패권을 가져온 세계관의 탄생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지음, 김병화 옮김 / 심산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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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량화 혁명>은 유럽 제국주의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유럽 제국주의가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을 '수량화'와 '시각화'의 관점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책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수학은 중요한 학문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렇지만, 현실보다는 이상세계의 추구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현실을 보다 정밀하게 그려내는 측량술의 발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음악은 기억에 의존해서 전승되고 있었고, 회화는 신학(神學)적 현실의 반영일 뿐이었다. 


 시간이 흘러, 16세기에 일어난 인쇄, 계산, 원근법의 변화는 서양인들에게 '시간'과 '공간'에 일대 혁명(革命)을 가져다 주게 되었다. 

시간적인 변화는 달력체계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어 최종적으로 17세기에 도메니쿠스 페타비우스(Domenicus Petavivus)에 의해 AD/BC 체계를 최종적으로 손질하고 이를 확립하게 된다. 공간적인 변화는 측량술의 발전을 통해 보다 정밀한 지도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원거리 항해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또한, 학문적으로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수학의 발전은 아라비아 숫자 도입과 각종 부호의 사용으로 인해 촉발된다. 이러한 배경을 통해 계산이 편리해졌고, 편리한 계산은 화폐경제를 뒷받침하여 복식부기를 탄생시켰으며 (자본주의를 발전시키게 된다.) 시각화는 음악에 있어서 악보를 만들어낸데 공헌하게 되고, 변화된 시간의 관념을 통해 비정량적인 음악(그레고리안 성가)에서 다성음악으로의 발전된다. 회화 부문에 있어서는 중세의 추상적인 기법 대신 원근법을 통한 현실의 반영한 기법이 새롭게 등장하게 되었다. 이처럼 수량화, 시각화를 통해 일어난 일련의 혁명이 유럽 제국주의는 다른 제국주의에 비해 유례없는 성공을 가져다 주게 된다.


저자는 유럽제국주의를 편향된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서구 문명에 대한 저자의 편향된 시각은 '비유럽권 문명'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대항해시대 초기에도 유럽의 문명은 타문명에 비해 거의 앞서지 못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제국주의 침탈이 한창이던 19세기 중엽까지도 이어지게 된다.  이는 병인양요(1866) 당시 프랑스군이 강화도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한 이유를 분석한 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도널드 라크와 에드윈 클레이가 1965년에 쓴 <유럽을 만든 아시아>에 따르면, 16~17세기에는 수백 권의 아시아 서적이 유럽인 선교사·상인·선장·선원·의사·군인·여행가 등에 의해 유럽의 주요 언어로 번역되었다. 또 시어도어 포스가 1986년에 쓴 논문에 따르면, 18세기까지만 해도 서양인들은 중국의 기술서·실용서 등을 번역하는 데 아주 적극적이었다.


1866년에 프랑스 병사들이 건물은 불태우면서도 책만큼은 소중히 챙겨간 이유는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동아시아 서적을 열심히 번역해내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프랑스 병사들의 눈에는 외규장각 도서들이 아주 값나가는 물건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 서양 중심주의에 빠진 지식인들은 서유럽이 아주 오래 전부터 세계 일류였던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서유럽은 19세기 중반에야 비로소 동아시아를 능가하고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프랑스군이 외규장각 도서 탐낸 진짜 이유' 中]


실제로, 유럽은 인도로부터 아라비아 숫자 등 수학을, 아랍으로부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비롯한 자연철학을, 중국으로 부터는 종이, 화약, 나침반 등을 받아들이는 주변 문명이었다. 유럽문명은 다른 문명에 비해 군사력 이외 부문에 있어서는 후진(後進)문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16세기 이후 다른 문명을 선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스페인인들이 16세기에 유카탄 반도와 중앙아메리카 연안에 도착했을 즈음 마야인들은 이미 지적인 침체에 빠져 들었고 더 이상 수학이나 달력을 발전시키고 있지 않았다. 스페인인과 포르투갈인이 동아시아에 도착했을 무렵 중국인들은 이미 송 왕조의 거대한 시계에 대해 부관심한 상태였고, 결함투성이던 그들의 달력 체계는 예수회 신부들의 도움으로 고쳐질 때까지 내내 그런 상태였다.'(p34)


'우리가 대개 아라비아 숫자라고 부르는 것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랍인들이 그것을 발명하지 않았다는 사실 이외에 거의 아무것도 밝혀진 바가 없다. 아랍인들은 이 숫자를 인도인들에게서 배웠으니, 인도인들이 발명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도인들은 그것을 중국인에게서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p146)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접하다보면,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정신>이 생각난다.  막스 베버가 자본주의의 성공요인을 유럽 문명의 특징에서 찾으려 했던 것처럼, 저자 앨프리드 W. 크로스비는 유럽 제국주의의 성공요인을 그들의 문명에서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닐까. 


'키루스 대왕, 알렉산드로스 대왕, 칭기즈 칸, 후아이나 카팍은 위대한 정복자였지만 이들이 차지한 땅은 한 대륙 이상을 넘지 못했고, 기껏해야 두 번째 대륙의 가장자기를 건드리다 만 정도이다. 이들은 빅토리아 여왕에 비하면 골몰대장 수준이었던 셈이다. 여왕의 제국에서는 문자 그대로 해가 지는 일이 없었다. 또 전성기 때의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델란드, 독일의 영토에서도 태양은 지지 않았다.'(머리말 p8)


저자가 말하는 제국(帝國)은 '땅'인 것 같다. 제국의 크기를 제국의 역사적 의의, 세계사에 미치는 영향으로만 생각하는 그의 관점은 지극히 편협하다. (마치, 부동산 투기업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논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음악, 미술 등 여러 분야의 변화를 제시했다. 그렇지만, 변화의 원인 중 유럽 고유의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이 외래 문명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굳이 유럽 문명의 고유성을 찾는다면 그들의 '폭력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문명들의 발전과는 달리 유럽문명은 측량술의 발전을 통해 침략할 세계를 살펴보고, 수학을 활용한 포병 화력으로 다른 문명권의 사람들을 몰살시켰다. 이러한 유럽 문명의 '폭력성'에  대해 저자는 기술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은 유럽 내부에서 일어난 16세기의 각 분야별 변화요인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는 반면, 유럽 제국주의의 특징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반쪽짜리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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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6-09-12 1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주 충실하고 유용한 리뷰입니다.대단히 감사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6-09-12 12:51   좋아요 1 | URL
항상 좋은 말씀과 격려 감사합니다^^;사마천님 행복한 추석 연휴 되세요

2016-09-12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2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16-09-14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 호랑이님 추석 잘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6-09-14 13:1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초딩님도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 항상 좋은 글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2016-09-14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4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4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의소리 2016-09-17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 굉장히 유용하고 흥미롭습니다. 리뷰 자주 써주세요. 글 잘 쓰시네요. 읽는 재미가 있어요 ㅎㅎ 또 다른 리뷰도 기대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9-17 18:0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마음의소리님 추석연휴 잘 보내고 계신지요? 격려 말씀과 함께 즐겁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독공 2016-09-17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사피엔스>와 <총,균,쇠>을 읽으면서 역사적 사실이나 현상의 맥락적 이해와 탁월한 관점의 확보가 얼마나 힘들고 중요한가 새삼 느끼는 중 위 서평을 보게 되었습니다. 탁월한 식견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력이 빛나는 서평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비평적 책읽기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9-17 19:2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시몬님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신지요? 과분한 칭찬에 많이 부끄럽습니다. 또한, 좋게 읽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좋게 읽어주셔서 같이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는 요즘 입니다. 다시 한 번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아직 「사피엔스」와 「총, 균, 쇠」를 읽지 못했습니다만, 저도 조만간 기회가 되는대로 읽어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

2016-09-18 18: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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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8 2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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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15: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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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15: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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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본가에 가기 전 대청소날.

화장실 청소를 마치고 잠시 휴식 중 어제 구입한 소중한 친구와 함께 합니다.

알라딘 이웃분이신 오거서님께서 소개해 주신`삼삼교향곡` 다음에 있는 브람스교향곡 4번과 맥스웰 하우스 커피믹스 오리지날.

별로 안 어울리는 조합입니다..맥스웰 커피믹스 오리지날.

이제는 원두커피와 다른 개량된 믹스 커피에 밀려 찾기가 쉽지 않은데 어제는 집 앞에 있는 시골가게(상호명이 시골가게입니다)에서 한켠에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구입했습니다. 지금 마셔봅니다. 제가 원래 커피맛을 몰라 `쓴 것(아메리카노) - 달달이(아메리카노가 아닌 것)`로만 커피를 인식하는 놀라운 미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별 무리없이 맥스웰 하우스 오리지날을 마시지만, 워낙 맛있는 커피에 익숙해진 다른분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맥스웰 하우스 커피믹스를 마셨던 인연은 약 20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사각형 모양으로 나왔었고 1박스에 500원(군대 PX가격)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담배를 피지 않던 제가 이 커피를 마셨던 것은 하루 일과가 시작되기 전 잠시와 일과 후 청소를 마친 다음 5분이었습니다. 설탕이 듬뿍 들어간 달달함이 다소 피곤함과 긴장을 덜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대 후에는 등산 후 정상에서 이 맥스웰 믹스 한잔을 마시는 것이 다른 어떤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지금 물을 끓여서 마셔보니, 그때보다는 많이 맛있어졌습니다. 그때는 믹스가 완전히 갈려져 있었는데 반해, 지금은 제법 입자도 굵고 커피함량도 많네요.

그렇지만, 그때의 맛은 아닌듯합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느낌입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젊었을 때의 꿈을 잃어버려 이제는 낯설게 느껴지는 느낌을 주는 친구.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그냥 예전 느낌을 주는 커피믹스 상자에 만족해야겠습니다. 명절이 다가와서일까요? 깊어가는 가을 속에서 추억을 찾게 되네요.

다음 주는 추석입니다. 예년처럼 원대한 독서 계획을 가지고 연휴를 시작합니다만, `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하리라`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ㅜㅜ

이른 연휴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으로 생각되어 미리 인사 드립니다. 알라딘 이웃분들 모두들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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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09: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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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09: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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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2 1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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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2 19: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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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0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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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09: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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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1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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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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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지 2016-09-11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행복하고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6-09-11 11:44   좋아요 0 | URL
줄리엣지님도 행복한 추석 연휴 되세요^^!

2016-09-11 11: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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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12: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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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11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석 잘 보내세요. 그런데 호랑이님은 추석 연휴에도 북플에 글 남기실 것 같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6-09-11 17:07   좋아요 0 | URL
cyrus님도 행복한 추석 연휴 되세요^^: 창대한 계획에 따르면 여러 편의 리뷰를 남겨야합니다만, 쉽지 않겠네요 ㅋ 제 생각에는 cyrus님이라말로 명절 관련 글을 여러 편 올리실거 같네요 ㅋ

cyrus 2016-09-11 17:09   좋아요 1 | URL
명절처럼 많이 쉴 수 있는 날에는 글 안 써요.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6-09-11 17:11   좋아요 0 | URL
^^: 푹 쉬시고 여유 있는 연휴 되세요 ㅋ

clavis 2016-09-18 0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석 잘 쇠셨나요^^
바람이 점점 온도를 낮추어 가는것을보니 겨울호랑이님의 계절이 다가오는 것 같네용

겨울호랑이 2016-09-18 06:31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clavis님 여름 같았던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어제 비가 온 후 가을 분위기가 제대로 나네요.
오늘 가을을 느끼시면서 연휴 마무리 즐겁게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clavis 2016-09-18 0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랑이님께 브람스 간주곡 2번 Op.118-2를 강추합니다. 꼭 들어보세요^^

겨울호랑이 2016-09-18 06:3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clavis 님 덕분에 즐겁게 일요일 아침 시작하네요^^:

겨울호랑이 2016-09-18 08:01   좋아요 0 | URL
피아니스트 정한빈님의 연주로 들었어요^^: 짧은 연주 시간이지만 가을 바람처럼 상쾌하게 다가오는 좋은 곡이네요. clavis 님은 분위기에 맞는 좋은 곡 많이 알고 계신 것 같네요. 가을에 맞는 멋진 곡 소개 감사합니다. clavis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6 업계지도 - 한 발 앞서 시장을 내다보는 눈
한국비즈니스정보 지음 / 어바웃어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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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위기에 봉착한 조선업계와 해운업계를 보면서, 년초에 읽었던 <2016 업계지도>가 생각나 다시 꺼내 읽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2개의 업종(조선업, 해운업)의 해당 전망과 최근 관련 기사를 비교해 보자.


1. 조선업계


<2016 업계지도 > [전망]


2015년과 2016년 조선 업황에 대한 전망이 심하게 갈리고 있다. 2014년 최악의 해를 보낸 조선업계는 컨테이너선과 LNG선 발주가 증가하면서 수주 가뭄이 해소되고 실적 측면에서도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조산사들이 적자 규모를 줄여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p130)


국내조선업계의 무게 중심이 상선에서 해양플랜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세계 각국은 에너지 자원 확보에 있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해양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중국이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지만, 건조능력에서만큼은 한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다는 게 글로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목표를 155억 달러로 책정했다. 전년 목표치(130억 달러)와 비교하면 10% 이상 늘려 잡은 수치다. 대우조선해양의 상선(군함 포함)과 해양플랜트 수주 비율은 2012년 각각 72대 28에서 2013년 60대 40으로 급변했다.


[현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한 해양플랜트 18기 중 9기를,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24기 중 5기를 올해 상반기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신규 수주물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선박 수주는 조선업 전체를 통틀어 9척에 그쳤다. - 경향비즈 2016,4,23 기사 - 


“한국 조선회사들은 해양플랜트를 너무 쉽게 봤다. (해양플랜트에는) 전세계적으로 전문 기업들이 있다. 이 기업들은 엄청나게 오랫동안 도면을 그리고, 구매를 하고, 설치를 해본 전통 있는 회사다. 그런데 한국 조선회사들은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도기에 치러야 할 일종의 수업료 정도로 생각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몇 년 경험을 쌓으면 할 수 있을 것으로 쉽게 생각했다. 지나친 낙관에 지나친 자신감이었다고 할 수 있다.”(<축적의 시간>,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2. 해운업계


<2016 업계지도 > [전망]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다시 태어나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사인 한진 해운과 현대상선은 해운 장기 불황으로 2013년에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양 선사는 전용선 사업 부문 매각, 인력 구조조정, 선대 합리화 등 고강도 자구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자구 계획을 거의 대부분 실행함으로써 체질 및 재무구조를 어느 정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p213)


[현실] "파산위기 한진해운, 현대상선과 합병해야 생존"


파산 위기에 처한 국내 1위(세계 7위) 해운사 한진해운을 일단 정상화한 뒤 국내 2위(세계 14위) 해운사 현대상선과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선 해운업이 국가 기간(基幹) 산업인 만큼 국익(國益) 차원에서라도 한진해운을 살리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상당수 해운 전문가들은 "한진해운이 시장에서 퇴출되면 사실상 홀로 남는 현대상선만으로는 세계 해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어렵다"면서 "한진해운의 독자 생존이 어렵다면 국내 1·2위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병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선비즈 2016.8.30 - 


 결론적으로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연상된다. 출판일로부터 불과 6개월 정도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전망과 전혀 다른 SF 수준의 결론에 허탈해진다.


해마다 년초가 되면 각 분야에서 한 해를 예상하는 전망서가 쏟아진다. 각종 트렌드 전망, 경제 전망, 기술 전망 등. 많은 독자들이 이러한 전망서를 읽고 한 해를 예측하지만, 이처럼 전망과 현실이 크게 차이가 나면 사실 제대로 된 전망서라고 할 수 없다.


출판사로서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현실 속에서 정확한 전망은 어렵다는. 그러한 부분은 인정한다. 중국 내수 경제 침체, EU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실행, 영국의 브렉시트 등 정말 많은 일들이 발생했고, 발생하는 중이며, 발생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확정적인 사항, 예를 들면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미비한 해양플랜트 사업 역량등은 위의 <축적의 시간(2015)>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미 공유된 사항이었다. 이러한 사항은 왜 전망에 포함되지 않는 것일까. 잠시 말을 돌려, KOSPI에 상장된 기업 수는 2016년 1월 기준으로 2,030개 업체가 넘는다. 그 중에서 증권업계로부터 '매도'의견을 받는 업체 수는 2015년 기준으로 0.2%인 39개 업체에 불과하다. 요즘 불황이 아닌 곳이 없는데 모든 기업이 투자 적격이라는 의견은 의견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제대로된 정보를 담지 못하는 전망서는 전망서로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에서는 매년 전망서를 내놓기 전, 이전(以前) 자신이 전망한 결과에 대한 review를 공표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트렌드 코리아>시리즈의 경우에는 그렇게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책임있는 검증을 통한 예측을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수준을 높이는 길이라 생각한다.


PS. 추가적으로 2016년 예측서를 작성하는 시점이 2015년이기 때문에 2014년 통계자료를 사용하는 것은 이해해도 2013년 자료 사용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전망 내용을 읽기 전 통계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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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17: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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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17: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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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18: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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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18: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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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6-09-09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나도 좋은 비교독서 분석입니다. 기자는 기본적으로 보도자료를 받아적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비판도 고민도 없이.. 이걸 믿고 투자하면 참 허망하죠

겨울호랑이 2016-09-09 21:29   좋아요 0 | URL
사마천님 감사합니다^^: 공공 데이터도 개방하는 시대에 최소한의 검토도 안하는 것을 보면..... 결국 개미투자자만 비싼 돈 주고 회사PR자료를 구매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