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냐, 바울이냐
문동환 지음 / 삼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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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냐 바울이냐>는 문동환 목사께서 저술한 기독교(基督敎) 신학(神學)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은 제목에서도 나타난다. 책의 제목은 마치 이슬람교가 비(非)이슬람교도들에게 신앙을 강요하기 위해 "코란이냐, 칼이냐."라는 말을 통해 개종을 강요했다는 말을 연상시킨다.(실제 이슬람교에서 위의 말로 개종을 강요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이러한 제목을 통해서도 책의 내용이 '예수'와 '바울'을 대척점에 놓고 논의를 전개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이 논의를 전개하기 전 먼저 구약성경에 나타난 서로 다른 두 목소리를 주목한다. 


구약성경에는 서로 다른 성경 저자들의 목소리가 나타나는데 저자는 이를 '출애굽'계 공동체와 '신명기'계 공동체로  크게 구분하고 있다. '출애굽'계 공동체에서 집필한 <창세기>와 <출애굽기>에서 나타난 하느님의 모습은 약자와 함께 하는 하느님이다. 여기에서는 역사의 전면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스스로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하느님의 모습이 그려진다. 억압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하느님의 모습이다. 이른바 '약자(弱子)'의 하느님인 셈이다.


반면, '신명기'계 공동체에서 집필한 성경에서는 권력과 결탁한 '강자(强子)의 하느님'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스라엘 민족의 선민(選民)사상,  <이사야> 등의 예언서 등에서 '메시아(Messiah)'사상이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며, 이후 이들의 신앙은 다윗 왕조의 사상과 결합하여 '기득권의 종교'로 변질된다.


이러한 '강자-약자'의 흐름은 신약성경에서도 이어진다. 


저자는 '예수'의 삶과 선교는 가난한 이와 천대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삶이며 이는 '출애굽'계 고동체의 성격을 계승한 것으로 인식한다. 반면, '바울'의 교리는 당시 로마 제국의 '신격화된 황제(카이사르)'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하에 '다윗 신앙의 계승'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파악한다. 바울이 인식한 '예수'와 '실제 예수'의 차이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바울이 정말 예수에게서 배운 것인가? 아니면 그 자신이 메시아 사상에 따라 그려낸 예수에게서 배운 것인가? 선민사상에 사로잡혀 있던 그는 부활하신 예수의 환상을 본 뒤, 선민사상에 사로잡혀 있던 예언자들이 조성한 메시아사상을 기초로 예수의 모습을 자의적으로 그린 것이다. 그리고 그는 예수에게서 배웠다고 말한다.(p213)'


마지막으로, 바울이 성립한 기독교 교리가 세계에, 그리고 우리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진정으로 교회가 새롭게 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기독교 신자들은 흔히 <성경(聖經)>은 하느님의 말씀이 기록한 책이기에 오류가 없는 책이며, 교리(敎理가 처음부터 확정된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렇지만, 성경의 역사를 살펴보면 <성경>은 사실 서로 다른 저자들에 의해 오랜 기간에 걸쳐 성립한 문헌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저자들의 사상, 다른 시대상이 반영되면서 성경 내에서도 많은 충돌이 있음을 최근의 연구 성과는 확인시켜 준다. 특히, 바빌론 유배(BC 597~538), 유대독립전쟁(AD66~73)과 같은 역사적 사건은 문헌의 성격을 바꿀 정도의 큰 영향을 끼쳤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예수냐 바울이냐>는 이러한 기존의 선입견을 깨고, 많은 신학적 연구결과를 근거로 성경 안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요즘 기독교계가 '강자를 위한 종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기독교뿐이 아니라 모든 종교가 '약자'를 보살피고,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할 때 <예수냐 바울이냐>는 우리에게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방향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제시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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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눈 2017-01-11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경과 교리는 절대적이며 오류가 없다는 관념에 갇힌 한국 교회의 배타적 분위기가 이 사회의 차별적 분위기와 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보면서, 신을 숭배하기 위한 것이 종교인지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한 것이 종교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겨울호랑이 2017-01-11 17:57   좋아요 1 | URL
^^: 네 붉은눈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한편으로 이 문제는 기독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일이 초기에는 하나된 마음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주도권 다툼이 일어나는 모습을 발견되는 것을 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강자-약자‘의 이야기의 문제는 종교를 넘어 우리 모두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됩니다. 붉은눈님 감사합니다. 편한 저녁 되세요^^

나와같다면 2017-01-11 1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막고, 억눌린 자들을 외면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에 대한 준엄한 경고의 말씀으로 들립니다

˝예수냐 바울이냐˝

겨울호랑이 2017-01-11 19:55   좋아요 2 | URL
^^: 나와같다면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러면서도 저 또한 기독교 신자이다보니 여러가지 이유로 어려운 이들의 손길을 뿌리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편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2017-01-11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1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1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1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1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2 0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며칠 전 박근혜의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의 발언과 함께 그의 반전 과거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변호인>의 판사가 바로 서석구 변호사라는 것이다.


관련기사 : http://www.insight.co.kr/newsRead.php?ArtNo=89530


서석구 변호사처럼 '사상전환'한 뉴라이트 계열 지식인들이 적지 않다. 인명진 새누리 비대위원장, 김지하 시인 등 많은 이들이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반대편에 섰다. 뉴라이트 지식인 명단을 살펴보면서 연상되는 존재들이 있었다. 바로 '예니체리'들이다. 오스만 투르크의 정예부대인 예니체리를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예니체리(오스만 터키어: يڭيچرى, yeniçeri)는 오스만 제국의 유명한 보병 군단의 이름이다. 황제의 직속경호대, 친위대역할을 하는 정예 상비군단으로 전투에 임하면 용맹성으로 유명했다. 14세기에 처음 조직되어 1826년에 마무드 2세가 해산할 때까지 존재하였다. 예니체리는 튀르크어 예니센 에서 유래한 말로 "새로운 병사"라는 뜻이다.

 

역사[편집]

1364년 무라드 1세가 처음 세웠다. 초기는 전쟁포로들이나 비이슬람교도, 특히 발칸지방 기독교 소년들로 강제 징집한 병사들로 구성되었다. 일단 징집당하면 이슬람과 튀르크 전통을 익힌 뒤 이슬람으로 개종해야했고 엄격한 신체훈련과 각종무기를 다루는 기술을 익힌후에 부대로 편성됐다. 일종의 개인경호대로 알라와 황제 이외에는 그 어느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았다. 평상시에는 황제가 머무는 수도 경비를 맡아 일종의 경찰관이나 소방관 같은 역할을 하다 전쟁나면 최정예부대로 참전하여 무용을 떨쳤다. 특별한 군복을 지급받았고 상비군으로서 급여를 지급받았으며 다른 이슬람교도와 달리 콧수염 외 수염을 기르지 않았다. 초기에 결혼 및 병영밖에서 사는 것이 금지되었을 정도로 엄격한 규율하에 생활했는데 16세기에 금혼규정을 비롯한 일부 규정이 완화되었다. 제정 로마 근위대가 본래 목적보다는 황제의 최대위협이 된 것처럼 예니체리도 영향력이 막강해지자 점차 탐욕스러워지고 권력집단화 돼 정치에 관여하며 타락했다. 18세기에 이르며 막강한 특권과 영향력으로 정부를 장악하고 군대 구조 현대화를 위한 시도들을 방해하고 자기들 입맛에 맞는 정책들을 강요하며 빈번히 반란을 일으켰고 심지어 황제조차 갈아 치울 수 있을 정도였다. 1622년에는 예니체리를 해제하여 군대를 재조직하려고 시도한 오스만 2세를 암살했다. (출처 : 위키피디아)


[그림] 예니체리


자신의 출생성분이 '기독교' 였기에 이교도로서 자신의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더 잔인하고 용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들을 보면, 자신의 사상적 기반과 현재 발을 딛고 있는 곳이 다르기에 더 '종북', '좌익', '빨갱이'라는 말을 달고 다니며 열심히 사는 그들의 모습이 전혀 이상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PS. 예니체리 군단의 용맹이 잘 나타난 문학 작품으로는 시오노 나나미의 전쟁 3부작 중 특히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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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7-01-07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때 제가 장르소설을 즐겨읽었는데, 그때 읽은 ‘환관탐정 미스터 야심‘이라는 소설,
예니체리 부대의 위용이 잘 드러나는 것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7 12:23   좋아요 0 | URL
^^: 그렇군요. 언젠가 기회되면 읽고 싶네요. 양철나무꾼님 행복한 오후 되세요^^:

samadhi(眞我) 2017-01-07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알게 된 집단이네요. 이슬람문화권에 대한 제 무지가 드러나네요. 재미있고 흥미가 생깁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7 20:10   좋아요 1 | URL
^^: 이슬람에 대해서 저도 잘 모릅니다. 아는 이야기만 적으니 있어 보이긴 하네요 ㅋ samadhi님께서 재밌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즐거운 토요일 오후 되세요 ^^:

2017-01-07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7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01-07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서재에서 새로운 사실을 또 배우고 가네요. 기반이 약한 사람들이 오버해서 충성하기는 하죠. 우리의 현실에 겹쳐져서 더 씁쓸하네요.

겨울호랑이 2017-01-07 13:34   좋아요 1 | URL
네.. 친박보다 더한 뉴라이트 지식인들을 보면 더 큰 분노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7-01-07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오노나나미 여사님의 전쟁3부작 은근 명작입니다. 특히 콘스탄티노플의함락은 거대한 역사전환의 한축이라 무척 재미있고 실용적인 (?) 책이었어요.
참 서석구씨도 박수쳐드리고 싶네요
정보공개청구할 수고로움을 대신하여
국민들에게 자발적으로 정체를 드러내주니
어찌나 고마운지요.
이런 분들이 자꾸자꾸 나오면 좋겠어요.^^;

2017-01-07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07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사모, 어버이연합 못지않게 경계해야 할 사람이 권력에 아부하는 종교인들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7 17:57   좋아요 0 | URL
네 cyrus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요즘은 과학, 종교 등 정치와 유착되지 않은 분야가 없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서니데이 2017-01-08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요일 날씨가 따뜻하고 좋습니다.
겨울호랑이님 편안한 일요일 오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1-08 13: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따뜻한 일요일 오후 보내세요

후애(厚愛) 2017-01-09 0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01-09 09:24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주의 시작 되세요

서니데이 2017-01-09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금방금방 월요일이 돌아오는 것 같아요.
기분좋은 한주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좋은하루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01-09 14:28   좋아요 1 | URL
네^^: 2주 후에는 ‘설‘이네요. 올해는 시작부터 빠른 것 같아요. 오늘부터는 제법 바람도 세고 추워진다니 서니데이님 건강하게 한 주 시작하세요. 감사합니다^^:

2017-01-10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1 0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고발한다 - 해제ㅣ드레퓌스 사건과 지식인의 양심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7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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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고발한다>는 1894년부터 1906년까지 진행된 '드레퓌스 사건' 관련 에밀 졸라의 편지를 묶은 글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10월 31일 유태계 프랑스 장교의 간첩사건이다. 당시 프랑스는 보불전쟁(1870년) 패배 이후 사회에 만연한 대독(對獨) 적대감과 반(反)유태주의가 팽배했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드레퓌스 사건은 군대 내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문제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그림1] 드레퓌스의 군적박탈식(출처: 위키피디아)



드레퓌스의 복권으로 해결되는 '드레퓌스 사건'의 역사적 의의를 책 해제의 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p223)


첫째, 드레퓌스 사건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벌어진 봉건 보수 세력과 공화 진보 세력의 마지막 대혈투라고 할 수 있으며, 둘째, 드레퓌스 사건은 유태인의 정체성 확립과 이스라엘 건국의 계기를 마련했고, 셋째, 이 사건은 언론을 통한 여론 조작이라는 현대적 양상을 보여주었으며, 넷째, 드레퓌스 사건이 보여준 또 하나의 현대적 양상은 지식인의 정체성 확립과 사회 참여 전통의 마련되었다는 것에서 역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를 통해 나타난 20세기 초반 프랑스를 통해 우리의 현재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1. 반(反)유태주의 : 종북몰이, 빨갱이


독일에게 패배한 프랑스는 독일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게 되고 결국 1914년 제1차 세계대전(世界大戰)으로 실현된다. 이미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勃發) 20년 전 프랑스에 몰아치고 있던 극심한 극우(極右)주의는 '반유태주의'로 표출되었다. 


'프랑스여, 그대는 아직도 그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는가? 그대는 바로 '교회'로 가고 있다. 그대는 과거, 가장 총명한 그대의 자식들이 피와 지성으로 물리친 바 있는 배척주의와 신정정치의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오늘날 반유태주의의 책략은 간단하기 짝이 없다. 가톨릭 교회는 민중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노동자들을 묶어내고 성지 순례를 활성화하려 했지만 허사였고, 민중의 마음을 다시 얻고 민중을 제단 앞에 무릎 꿇리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그런데 상황이 민중에게 반유태주의적 광기를 불러일으켰고, 광신주의에 중독되게 했으며, 거리로 뛰쳐나가 이렇게 외치게 했다. "유태인을 타도하자! 유태인을 죽이자!"(p79) - 프랑스에게 보내는 편지 中 -'


2. 정신착란의 공범자 : 친일 기득권 세력(친군부, 유신 세력)


19세기말~ 20세기 초에 프랑스에 만연한 반유대주의에 대해 당시 기득권들은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드레퓌스 사건'은 이러한 배경하에서 발생한 일종의 마녀 재판이었던 셈이다. 에밀 졸라는 사건 뒤에 숨어있는 이들을 지목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프랑스여, 어떻게 그대의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지, 그대의 해방된 민중이 이 위기 속에서 자신을 휘감는 정신 착란이 무엇인지 모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그들이 공범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만당했을 뿐인데, 왜냐하면 그들은 배후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편 군사독재이며, 다른 한편 성직자들의 반동이다.(p84) - 프랑스에게 보내는 편지 中 -'


3. 언론의 여론 조작 : 종합편성채널(종편)


'당시 언론은 이미 여론의 전달자가 아니라 여론의 제조자가 되어 있었다.... 여기서 꼭 짚어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 반드레퓌스파 신문은 드레퓌스파 신문과는 달리 여론 조작을 위해 사실의 왜곡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 말이다. 그들에게서 군국주의와 반유태주의에 기반을 둔 파시즘적 선동 정치의 원형을 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p224) - 역자 해제 中 -'



[그림2] 로로드지 1면에 실린 에밀졸라의 격문 '나는 고발한다'(출처: 위키피디아)


4. 드레퓌스 사건의 결말과 에밀 졸라의 죽음


드레퓌스 사건과 현대 우리는1894년과 2016년이라는 100여년의 시간차이와 유럽-아시아라는 공간적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드레퓌스 사건'은 현 시점의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1894년 사건 발생 후 1906년 드레퓌스의 복권이 이루어지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에밀 졸라는 이 사건으로 생전에 재판 비용, 작품 판매 부수의 격감, 망명 생활, 집필 시간 등으로 고통받다가, 결국 의문의 가스사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기에 이러한 사건의 결말을 보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그가 생전에 남긴 글을 통해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찾아 볼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결국 역사의 과업은 완수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증오의 결실이 아니라 우리가 씨를 뿌린 선의와 정의와 무한한 희망의 결실일 수밖에 없다. 그 결실은 계속 풍요로워져야 한다. 물론 오늘 우리는 그 결실의 풍요로움을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p141).... 이전에 프랑스가 세계에 자유를 주었듯, 이후에 프랑스가 세계에 정의를 주는 날, 철권을 휘두르는 절대 권력은 반드시 절대 몰락의 길을 걸으리라.(p142) - 정의 中 -'


'인간이란 요술처럼 하루 만에 국가를 다시 일으켜 세워 신성하게 만들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 눈부신 승리는 단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숱한 노력과 고통을 통해서만 달성되는 모양입니다. 투쟁은 결코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 걸음 전진할 때마다 하나의 고통이 따를 것입니다.(p191) - 공화국 대통령 에밀 루베씨에게 보내는 편지 中 -'


최근 프랑스가 2015년 1월 IS에 의해 샤를리 에브도 테러(Attentat contre Charlie Hebdo)가 발생하여 프랑스의 톨레랑스(tolerance)정신이 예전만 못해졌다는 말을 듣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자유, 평등, 박애를 추구하는 가치마저 빛을 잃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얻기 위해 대혁명(大革命)과' '드레퓌스 사건' 과 같은 크고 작은 대가를 지불한 후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된다. 


드레퓌스 사건은 발생부터 드레퓌스 복권까지 12여년의 시간동안 일어난 일련의 대사건이었다. 그동안 프랑스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 국가 폭력, 언론을 통한 여론 조작 등의 문제로 인해 극심한 좌우 대결이라는 혼란의 시기를 보냈다. 당시 이 시기를 보낸 이들은 잘 몰랐겠지만,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현재 프랑스를 만든 것은 아닐까.



[그림3] 프랑스 (출처 : http://m.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9076)



1898년 3월 <르 시에클 Le Siecle>이 에밀 졸라의 용기를 기리기 위해 만든 금메달에 새겨진 메달의 글귀를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친다.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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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1-07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음만 먹고 읽지 못 한 책이네요. 읽고 싶은 책들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

겨울호랑이 2017-01-07 12:43   좋아요 1 | URL
^^: 저도 1권 읽는 동안 5권을 사니 읽을 책만 쌓이네요 ㅜㅜ

2017-01-07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7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Dora 2017-01-07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밀졸라는 누가 죽인 거죠? 요즘은 반정부주의가 종북빨갱이...

겨울호랑이 2017-01-07 18:40   좋아요 0 | URL
에밀졸라가 의문의 가스질식사로 세상을 떠났는데,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하네요..
 

알라딘 이웃분인 노란 가방님 소개로 알게 된 정의기억재단 펀딩에 참여 했습니다.

어제 작은 소녀상이 도착했구요.

지금은 제 서재에 놓여 있습니다만,
아내와 상의해서 개학 후 유치원으로 소녀상을 옮길 예정입니다. 지금은 원아들이 비록 어려서 온전한 의미를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성장하면 그들이 역사의 참된 의미를 찾으리라 기대하면서요.

친일세력들이 국정교과서 등으로 역사왜곡을 하고, 졸속 위안부 문제 협상 등으로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요즘입니다.

그들에게 참된 역사는 인위적인 왜곡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과 역사의 진정한 의미는 일상에서 배운다는 사실을 작은 소녀상을 통해 알려주고 싶네요....

이웃분들 모두 맛있는 점심식사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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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05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역사 교육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7-01-05 13:29   좋아요 1 | URL
^^: cyrus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오후 되세요

2017-01-05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5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1-05 1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겨울호랑이님의 실행력은. .
멋지십니다 ^^

겨울호랑이 2017-01-05 14:22   좋아요 2 | URL
^^: 시이소오님 감사합니다. 딸아이가 식민교육을 받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요. 행복한 오후 되세요

마립간 2017-01-05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진에서 ≪원론≫, ≪수학독본≫ 시리즈, ≪프린키피아≫, ≪고전 과학 시리즈≫가 눈에 띄는군요.

겨울호랑이 2017-01-05 14:24   좋아요 0 | URL
^^: 사진에 찍힌 부분이 마립간님께서 좋아하시는 분야네요. 네 현재 비치중이며,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어려워서 진도가 잘 안나가 문제지만요.ㅋ

나와같다면 2017-01-05 15: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손석희님의 앵커브리핑 생각납니다
한일위안부합의 이후 한 시청자는 일본 돈 10억엔은 받을 수 없다며 현금 1020만원을 밀알로 모금운동이라도 해달라고 보내왔고, 다시 진정한 광복을 바란다는 의미에서 1945만원을 다시 보내왔다고 하더군요

마지막 멘트가 이랬어요
˝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것은 세상이 아무리 혼란스럽게 돌아가고 있어도 시민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않고 있다는 것˝

기억하는 시민의 힘을 봅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5 15:05   좋아요 3 | URL
나와 같다면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훌륭한 분들과 과거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이들이 있는 한 역사는 결코 왜곡될 수 없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캐모마일 2017-01-05 15: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펀딩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개봉은 안 했는데 보고 있으니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듯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5 15:06   좋아요 4 | URL
^^: 캐모마일님께서도 참여하셨군요. 여러 이웃분들께서 함께 하는 펀딩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17-01-05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5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7-01-05 16: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고 실천하고 후대에 전하는 겨울호랑이님 멋지십니다. 저의 이 게으름과 권태는 어찌해야할까요ㅎㅎ

겨울호랑이 2017-01-05 17:12   좋아요 3 | URL
에고... 과묵하게 움직이시는 많은 이웃분들이 계셔서 북프리쿠키님 칭찬이 쑥스럽네요..함께 의미를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북프리쿠키님께서 게으름과 권태라 하시면 저 역시 자유롭지 못한 요즘입니다 ㅠㅠ

samadhi(眞我) 2017-01-05 1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후원하는 곳 물으시더니 기어이 해내셨네요. 고맙습니다. 호랑이님 같은 분이 계셔서 아직 희망이 있네요.

겨울호랑이 2017-01-05 18:46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samadhi님 조용히 하시는 많은 분들이 계셔서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북다이제스터 2017-01-05 2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항상 실천하시는 삶이 반갑고 부럽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1-05 21:10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님^^: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시는 길에 같이 갈 수 있어 감사한 요즘입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단발머리 2017-01-05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실천하시는 모습 너무 멋있으세요~~

겨울호랑이 2017-01-06 00:5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감사합니다^^: 작은 힘이지만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할뿐 입니다. 편한 밤 되세요
 
지상 최대의 쇼 - 진화가 펼쳐낸 경이롭고 찬란한 생명의 역사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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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쇼>에서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진화가 진실임을 강조한다. 전작인 <만들어진 신>에서 자신이 무신론자임을 밝혔다면, <지상 최대의 쇼>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자연에 의한 인위선택'(p70)에 의한 진화를 주장한다. 


<지상 최대의 쇼>는 서두에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1882)의 진화론에 대해 언급한다. 이후 자연에 의한 인위선택에 의해 진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증거를 본문을 통해 제시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본문의 대부분 내용이 인위선택에 의한 진화를 보여주기 위한 논거제시로 이루어져 있다. 이 논거는  도킨스 자신이 스스로 '눈 먼 시계공' 프로그램을 개발실험, 다른 이들의 실험(렌스키 실험)결과, DNA와 화석들을 통해 종(種)의 유사성을 비교설명 등 여러 학문분야의 다양한 증거로 약 500페이지에 걸쳐 제시된다.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유전자가 의사결정의 중심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통해 생물학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면, <지상 최대의 쇼>에서는 유전자가 어떤 방식으로 존속할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진화에 대해 과학적인 확신을 갖고 싶다면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다만, <지상 최대의 쇼>에는 생물학적인 전문용어들이 요약해서 언급이 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을 속속들이 한 번에 이해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여러 번에 걸쳐 읽는 것이 이해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번에 <지상 최대의 쇼>를 읽으면서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1. 진화론의 사회적 수용


많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증한 <지상 최대의 쇼>를 읽고 나면 '자연에 의한 인위선택설'에 대해 반박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일반 대중들에게 진화의 증거를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측면에서는 이 책은 그 목적을 완수한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러한 명확한 과학적인 논거 제시와 진화론의 사회적 수용(특히, 기독교 국가에서)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는 책의 [부록]에 제시한 내용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창조론'과 '진화론'의 이론적 대립이 심한 것 같다. 1982년 이후 갤럽이 인간의 기원과 관련한 조사를 비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2008년 조사 결과 '신이 지난 1만년 안짝에서 현재의 형태 거의 그대로 인간을 창조했다.'라는 응답에 44%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머리말에서 도킨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p568)


'진화의 증거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요즘만큼 강력했던 적이 없다. 그러나 얄궂게도 무지에 기반한 반대 역시, 내가 기억하는 한, 요즘만큼 강력했던 적이 없다.'(p6)


도킨스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근거를 가지고 제시한 내용에 대해 사회적 반발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음을 고백한 것이다.  


<지상 최대의 쇼>를 읽으면서 도킨스가 불평한 '반(反)진화론' 분위기는 역설적으로 도킨스가 기여한 바도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눈 먼 시계공>, <만들어진 신>, <지상 최대의 쇼>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창조론에 대한 거침없는 공격은 진화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화제를 불러왔다. 그렇지만, 도킨스의 지나칠 정도로 냉정한 창조론에 대한 공격이 오히려 창조론자들을 결집시키는 역할에도 공헌을 한 것은 아닐까. 평생동안 가져온 자신의 신념이 붕괴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이 자신의 신념을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수구(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사례들을 최근 정치를 통해 많이 접한다.) 만약, '진화론'에 대한 사회적 수용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어느 정도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2. 칼 맑스의 역사발전 5단계설과 진화론


칼 맑스(Karl Marx, 1818~1883)는 진화론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다윈의 '생존 경쟁'에서 '계급 투쟁'이라는 개념을 끌어낸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예전에는 칼 맑스의 역사발전  5단계설이 찰스 다윈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모든 역사는 진보, 발전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이해했었는데, 이번에 <지상 최대의 쇼>를 읽으며, 칼 맑스의 사상 중 일부는 진화론의 영향을 받았지만, 다른 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칼 맑스는 사회과학에서 일종의 법칙성을 주장한다. 그는 역사발전 5단계설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 붕괴의 필연성을 주장하고, 원시공산주의 사회에서 미래 공산 주의 사회로 이행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역사발전'을 '진화'로 해석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에 어느 정도 정리되는 듯하다. 칼 맑스의  '역사적 법칙성'이라는 개념은 돌연변이 등 우연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진화론의  '자연에 인위 선택'에서 도출된 것은 아닌 듯하며, 별도의 사상으로 이해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다윈의 <종의 기원>과 칼 맑스, 엥겔스의 <자본>을 통해 추후 더 살펴볼 계획이다.


3. 진화론과 창조론의 상충 : 시간의 문제


진화론과 창조론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시간 문제다. 진화론에서는 생명이 40억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반면, 창조론에서는 '6일'이라는 짧은기간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강조한다. (구약 창세기1,2장) 


그렇다면, 기독교에서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대표적인 기독교 사상가인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하느님(神)의 시간은 영원이며 불변이며, '시간'과 '공간'마저 창조된 것이기 때문에, '창조 이전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것과  시간은 인간에게 있어, '현재'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하느님의 시간과 사람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주님께는 하루가 천 년같고, 천 년이 하루 같습니다.(2베드 3:8)"


성경에 기록된 사항은 기록한 당대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60년을 넘기 힘든 이들에게는 100년과 1000년이 큰 차이 없이 '매우 긴 기간'을 의미한 것을 아닐까. 이렇게 생각한다면, 적어도 '시간'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개인의 신앙과 과학이 상충되는 것을 피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리고, 연구가 전문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보다 여러 분야에서 대립 대신 조화를 이룰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빅뱅이론과 진화론에 대한 교황청의 입장은 과학과 신앙 문제에 대한 조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관련기사 : http://www.huffingtonpost.kr/2014/10/29/story_n_6065760.html


책을 읽고 나니 <지상 최대의 쇼>를 통해 진화라는 본래의 문제가 아닌 다른 부문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삼천포로 빠진 것 같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현재 내가 가진 인식 틀로  <지상 최대의 쇼>를 읽은 것이라는 자기 위안을 해보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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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기쉐기몽쉐기 2017-01-04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이기적인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을 읽으면서 전 내내 도킨스가 징징댄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조용히 읽는 중에도 귀가 시끄러워서 짜증났던 기억이 ,,,근대 도킨스가 낸 책들을 보면 또 자꾸 읽어보고 싶어져요 ㅡㅡ

겨울호랑이 2017-01-04 22:12   좋아요 0 | URL
^^: 개인적으로 도킨스 스타일이 도올선생님 스타일처럼 느껴지기에 쉐기쉐기몽쉐기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지상 최대의 쇼」에서는 전작에 비해 도킨스 특유의 조소나 비웃음의 정도는 낮은 대신 논리적 증명이 상대적으로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1-05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5 0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