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1871 ~ 1900」는 ‘파리코뮌- 빅토르 위고‘로부터 시작하여 ‘드레퓌스 사건 - 에밀 졸라‘로 마감되는 세기말 파리의 예술사다. 여러 면에서 이 책은 칼 쇼르스케의 「세기말 빈」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19세기 말 이성과 문화의 정점을 향해 달리던 두 제국의 황혼을 다뤘다는 소재면에서 발견할 수 있겠다. 차이점이라면 전자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찬란한 영화에서 채 깨어나지 못한 프랑스 제국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과 후자가 다민족으로 이뤄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통합노력이 그려진 정도가 아닐까 한다.

19세기 제국주의 황혼에 핀 문화, 예술, 과학에 대한 비교는 다른 페이퍼로 미루고 이번에는 간략하게 19세기 파리 물랑루즈(Moulin Rouge)의 배경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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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예술가들의 파리 1~3 세트 - 전3권-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 + 파리는 언제나 축제
메리 매콜리프 지음, 최애리 옮김 / 현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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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언제나 축제- 헤밍웨이, 샤넬, 만 레이, 르코르뷔지에와 친구들 1918-1929
메리 매콜리프 지음, 최애리 옮김 / 현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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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 피카소, 스트라빈스키, 프루스트, 퀴리와 친구들 1900-1918
메리 매콜리프 지음, 최애리 옮김 / 현암사 / 2020년 1월
26,000원 → 23,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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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모네와 마네, 졸라, 에펠, 드뷔시와 친구들 1871-1900
메리 매콜리프 지음, 최애리 옮김 / 현암사 / 2020년 1월
26,000원 → 23,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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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방가르드의 의도적인 전통 도덕 무시나 새로운 산업자본가들의 부의 과시뿐 아니라 인상주의나 상징주의 같은 모든 새로운 것이 문제였으니, 자신들의 오래된 세계와 가치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바라보는 불안한 영혼들은 그 모든 것에 대해 퇴폐적이라고 아우성쳤다. 급속히  사라져가는 세계, 향수 어린 회고 속에서 안전했다고 기억되는 세계 대신, 무정부주의자들의 폭탄에 무고한  사람들이 죽고 빈곤의 늑대가 문 앞에서 울부짖는 세계가도래한 것이었다. 이처럼 불안한 시대는 희생양을 필요로 했으니, 세기말 프랑스에서는 급증하는 유대인 인구가 필요한 표적을 제공했다.  - P409

프랑스대혁명을 경축한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달가운일이 될 수는 없을 터였다. 그래서 애초부터 그 계획의 초점은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많은 사람에게 가능한 한 호소력 있는 박람회가 되게 하자는 데 모아졌다. 거기에 뭔가 진짜 볼만한 것을 내놓자는 자연스러운 바람이 더해져, 일찍이 지어진 어떤 것보다도 높은 (300미터짜리) 거대한 탑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었다. - P243

국채의 대대적인 성공 덕분에 일종의 황홀경이 프랑스를 휩쓸었다. 애국주의와 상당한 수익률이 합쳐져 독일로서는 거의 예상치 못했던 전국적인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비스마르크는 프랑스의 국가 재건이 국고를 말려버리고 군사력을 한층 더 약화시켜 독일군이 몇 년 더 프랑스 땅에 주둔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다. 그런데 프랑스인들은 이 첫 번째 장애물을 깃발 날리며 뛰어넘었다. 물론 프랑스가 그 독일군 정복자들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려면 아직도 30억 프랑을 더 치러야 했지만 말이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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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에서의 페스트(흑사병) 창궐이 인구의 감소를 불러와 노동력의 가치를 상승시켰다면, 코로나19의 팬더믹화는 인간 노동을 지식 집약적 산업에서는 인공지능(AI)으로, 노동 집약적 산업에서는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면에서 차이를 발견한다. 노동의 공급 감소가 아닌 (유효)소비자의 감소가 예상되는 현재 상황. 결국, 경제 전반의 소득이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는 현실이 우리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낙관할 수 없는 밑바탕이 아닐까...

 흑사병은 분명 엄청난 인명피해를 불러왔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 호전되는 이점을 누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여 모든 분야에서 노동력이 부족해졌던 것이다. 이에 따라 살아남은 수공업자나 농부들은 그 이전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유리한 위치에서 거래처나 지주들과 협상할 수 있게 되었다. 서유럽과 북유럽을 비롯해 유럽 내 수많은 지역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승했고 농노를 구하기 힘들어져 노예를 부릴 수있는 기회는 더 이상 주어지지 않았다.  - P53

흑사병이라는 대재앙이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역병이 번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럽 대부분 지역은 기근과  빈곤에 시달렸다.  몇몇 지역은 인구 과밀로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사회가 발전할 리 만무했다. 하지만 1352년 이후 인구수가 급감하면서 살아남은 이들은 이제 제한된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수확량이 적은 토지들은 목초지로 전환시켰고, 기술 혁신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시작했으며, 방앗간의 수도 늘어났다. 당시 사람들은 이제 곧 다가올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 P54

질병은 이미 권좌에 오른 이의 앞길을 막아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하지만, 권력이 보장된 자를 덮쳐서 사망에 이르게도 만들고, 이를 통해 다른 이에게 앞길을 터주기도 한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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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4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4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양의 법칙은 상황과  상관없이  절대적인  명제를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서 동양은 집단의식이 강하고 ‘중용‘ 같은 상대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동양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행동에 대한 가치가 결정난다. 두 문화권은 건축공간을 대하는 방식도 다르다. 서양의 건축은 벽 중심의 건축을 하면서 내부와 외부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공간의 성격을 갖는 반면, 동양은 기둥 중심의 건축을 하면서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모호한 성격의 공간을 갖는다. 이 두 문화는 공통적으로 농업에 기반을 두고 발생한 문화다.
- P56

이 골 무늬는 바다의 파도를 상징한다. 바다의 파도는 계속 움직이지만 ‘선의 정원‘에 그려진 골 무늬는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이 정지된 것이다. 즉 ‘선의 정원‘은 시간이 정지되며 동시에 영원이 시작되는 공간이다. 가능성과 영원이라는 의미를 함축한 동양 건축의 공간 형태는 기둥과 격자 시스템 위에서 만들어진다. 서양에서는 기하학적으로 구성된 공간 안에 조각, 스테인드글라스, 그림 등의 상징적 이미지를 추가함으로써 종교적인 공간을 만드는 반면, 동양에서는 비우는 행위를 통해서 종교적 의미의 공간을 만든다.  - P142

‘판테온‘과 ‘석굴암은 유사하기도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첫째,  ‘판테온‘은  비워진  공간에  위로부터  빛이  떨어지는 공간이다. ‘판테온‘은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인 ‘만신전‘ 이어야 했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신의 조각상을 둘 수 없었다. 그래서 공간을 비우고 빛으로 채웠다. 반면에 불교 사찰인 석굴암‘은 불상을 가운데에 두었다. 이보다 더 큰 차이점은 ‘판테온‘은  밖에서 보면 건축물로 보이지만, 석굴암은 건축을 마친 다음에 흙을 쌓아 덮어서 건물을 지워 버렸다는 점이다. 이것이 석굴암이 특별한 가장 큰 이유다.  - P160

이 유전적 원리는 서양의 근대 건축이 동양 전통 건축과 비슷한공간적 특징을 갖는 것에 대해 잘 설명해 준다. 건축은 동서양을 떠나서 건축이라는 같은 속에 속한다. 그러면서도 동양과 서양의 건축은 완전히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는 다른 종이기도 하다. 나는 건축이라는 같은 속에 속한 다른 종의 동서양 건축이 동서양 간의 무역을 통해서 문화 유전자를 교환하고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낸 것이 근대 건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에 산업혁명을 통한 재료 기술의 혁신도 한 축을 이룬다. 결론적으로 서양의 근대 건축은 기술 혁신과 동양 건축 유전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2세대 결과물이다. - P208

이렇듯 서양의 공간은 다분히 수학적인 분석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반면, 동양의 공간은 비어 있다는 뜻의 한자 ‘공(空)‘과 사이라는 뜻의 한자 ‘간(間)‘이 합성된 단어다. ‘사이‘ 라는 것은 두 개의 개체가 있어야만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간(間)‘은 둘 사이의 관계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동양에서 공간이라는 단어는 ‘비움‘과 ‘관계‘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듯 공간을 뜻하는 단어 하나만 살펴봐도 동양에서는 단순히 비어 있는 것 이상의 가능성을 보는 ‘비움‘과 상대적 가치인 ‘관계‘로 공간을 이해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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