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
남궁석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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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면역'이라 생각하는 것은 '후천성 면역'이다. 어떤 질병을 앓은 후에 그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에 대한 특이적인 면역이 생겨서 해당하는 병원체에 다시 감염되어도 질병에서 면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p105)... 이에 반해 외부의 병원체 침투에 의해서 유도된 면역이 아니라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외부 병원체에 대한 방어기전은 '선천성 면역'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은 별도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_ 남궁석,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 p106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은 스페인 독감으로 유명한 인플루엔자, HIV(AIDS), 코로나 바이러스 등 팬더믹을 가져온 전염병들을 주제로 한다. 매우 빠른 속도로 넓은 범위에 걸쳐 감염자를 유발시킨 이들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백신과 치료제 그리고 면역. 본문에서는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의 상호작용, 백신과 치료제의 역할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에는 백신과 치료제의 기능과 함께 개발에서의 어려움도 함께 소개된다. 새로운 백신의 개발은 어려운 일이지만, 보다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새로운 백신에 대응하는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때문이다. 특히, RNA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에 비해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변이가 자주 일어나게 되고 이러한 변이는 백신의 개발을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해마다 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가 달라지는 이유는 인플루엔자는 급속히 변하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준비된 백신에 비해서 인플루엔자가 변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면 백신에 의해 유도된 면역력을 피해가는 바이러스가 반드시 존재한다. 특히 기존에는 인간에게 유행하지 않았지만 가축 등에서 유행하다가 인간에 처음 건너온 소위 '신종 플루'가 유행할 때면 기존의 백신의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_ 남궁석,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 p71

또한,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에서는 과도한 면역 반응 관리라는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도 함께 보여준다. 과도한 면역 반응은 바이러스 뿐 아니라 자신의 신체도 함께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 시 바이러스에 대한 공격력과 면역 체계 조절 기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또한,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내에서 복제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치료제는 숙주 세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치료제 개발을 더욱 어렵게 하는 장애가 된다.

SARS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경우도 환자의 목숨을 위협할 수준의 중증은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바이러스에 의해서 유도된 염증 반응, 즉 선천성 면역 반응이 과도해졌기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 초기를 넘어 중증으로 진행되면 바이러스를 어떻게 통제하느냐 보다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어떻게 통제하는지에 따라 회복 여부가 결정된다. _ 남궁석,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 p274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는 팬더믹을 가져온 20세기 이후의 대전염병들과 이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내용을 교양 수준에서 어렵지 않게 설명한다. 머릿말에서 저자는 본문을 통해 바이러스에 의한 '팬더믹 pandemic보다 전염병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 '인포데믹 infodemic'을 더 경계한다. 이는 아마도 바이러스에 대한 온갖 유언비어가 가져오는 혼란이 질병 자체의 위헙보다 더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전염병을 주제로 한 많은 책들이 전염병이 가져온 사회적, 경제적 피해와 전염병 이후의 변화된 사회에 대해 초점을 맞춘 반면, 이 책은 전염병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며, 독자의 이해를 넓혔다는 점과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했다는 점에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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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은 임금철칙설에 따라 생존에 필수적인 적은 금액으로 고정돼 있어. 노동자들이 맨빵만 먹으면서 번식을 하는 데 꼭 필요한 금액만큼만...... 임금이 너무 내려가면 노동자들이 굶어죽지. 그럼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니까 임금을 올리게 되는 거야. 반대로 임금이 너무 올라가면 넘치는 노동력 때문에 임금을 다시 깎게 되지...... 빈 뱃속이 그렇게 자연적으로 균형을 잡아나가는 거지. 그러니까 노동자들은 굶주림이라는 도형장에 영원히 갇혀 있는 셈인 거야. _ 에밀 졸라, <제르미날1> , p107/214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은 여러 갈등이 중첩된 소설이다. 탄광 노동자들과 자본가들의 대립, 노동 투쟁의 방법에 대한 에티엔과 플뤼샤르의 대립, 카트린을 사이에 둔 에티엔과 샤발의 갈등. 수많은 갈등의 교차 속에서 사람들은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분노하며, 다른 경우에는 슬퍼하면서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들을 점차 잃어간다. 


 양측이 서로 완강하게 버티는 동안 그 폐해가 날로 늘어나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자본가들도 그 피해가 막심했다. 파업이 하루 더 연장될 때마다 매일 수십만 프랑의 돈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셈이었다. 더이상 가동하지 못하는 기계는 죽은 기계나 다름없었다. 연장과 장비는 녹슬고, 묶여버린 자본은 모래 속으로 스며드는 물처럼 점차 규모가 줄어들었다. _ 에밀 졸라, <제르미날1> , p186/214


 <제르미날>은 에티엔의 등장으로 시작되고 퇴장으로 마무리된다. 에티엔은 어둠 속에서 일자리를 찾아 추위에 떨면서 나타났고, 소설 속에서 여러 풍파를 겪고 다시 혼자가 되어 떠나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티엔의 퇴장은 결코 어둡지 않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어둠이라면 에티엔이 겪었던 좌절과 실패는 더 깊은 한밤중으로 표현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하마터면 쓸쓸했을 그의 퇴장을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로 바꿔보낸다.


 지평선에서 찬란하게 떠오른 태양이 온 들판을 경쾌하게 깨우고 있었다. 금빛 물결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가듯 거대한 벌판을 고루 비추었다. 이러한 생명의 온기가 점차 너르게 퍼져나가면서, 대지의 한숨과 새들의 노랫소리, 개울과 숲의 속삭임이 한데 뒤섞인 젊음의 전율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었다. 살아 있다는 건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었다. 낡은 세상도 다시 한번 새로운 봄날을 맞이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_ 에밀 졸라, <제르미날2> , p166/207


 그렇지만, 과연 실패한 탄광의 파업을 겪고 애인을 잃은 에티엔의 마음마저 밝을 수 있었을까. 과격한 혁명을 추구했던 수바린과도, '전략적 인내'를 강조한 라스뇌르와 대립하면서 마치 플라톤이 <국가>에서 제시한 이상적인 국가(國家)를 건설하는 철인(哲人)이자, 노동자의 세상이 만들어진 후 선양(禪讓)하겠다는 꿈을 꿨지만, 그의 이상은 너무도 높은 현실의 한계 속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더해 카트린을 둘러싼 샤발과의 진정한 '막장' 드라마의 삼각관계를 통해 사선을 넘나든 에트엔임을 고려해 본다면 결코 에티엔의 마음이 희망으로 가득찰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힘들다.


 그는 노동자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그들이 자신에게 복종하고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것을 지켜보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그의 힘이 점점 커져서 마침내 승리의 그날이 도래하는 상상에 빠져들었다. 나아가 그는 자신이 소박한 위대함을 지닌 지도자임을 만천하에 보여주는 장면을 그려보기도 했다. 마침내 그가 세상의 주인이 되었을 때, 권력을 홀로 차지하는 것을 거부하고 민중의 손에 되돌려주겠다고 다짐하면서. _ 에밀 졸라, <제르미날1> , p170/214


 "난 집에 노모가 계셔...... 내겐 먹여 살려야 할 어린 자식들이 있어...... 이대로 굶어죽을 순 없잖나......"... 나를 제일 힘들게 하는 건, 레노르와 앙리가 갱에서 일할 수 있으려면 아직 사오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거야. _ 에밀 졸라, <제르미날2> , p166/207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티엔에게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면 무엇때문일까. 현실이라는 높은 벽에 좌절된 이데올로기적 패배, 사랑의 상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티엔이 얻은 것. 여기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그의 온몸 근육 속에서 잠자고 있던 독, 조상 대대로 몸속에 쌓여온 알코올과 헛되이 싸워온 날들. 그러나 지금 그는 굶주림에 취해 있을 뿐이었다. 오래전 부모의 알코올중독에 대한 기억만으로도 그에겐 충분했다. 자신이 저지른 살인의 섬뜩함에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서는 것 같았다. 교육에 기인한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어떤 희열이 그의 가슴을 뛰게 했다. 마침내 충족된 욕망에서 오는 동물적인 기쁨 같은 것이었다. 그런 다음에는 일종의 자부심, 마침내 승자가 되었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_ 에밀 졸라, <제르미날2> , p158/207


 극한 상황에서 샤발을 죽이면서 그가 깨달았던 그의 본성(本性).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처럼 에밀 졸라가 에티엔의 배다른 형 자크 랑티에에게 몰아준 살인 본능과 같은 본성의 발견에 주목한다면, 비극적 결말에도 불구하고 에티엔의 밝은 퇴장도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


 <제르미날>은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라는 큰 틀 안에서 수많은 인물들의 사상과 감정의 대립이 날카로운 작품이다. 치열한 대립을 통해 인물들과 환경의 한계가 드러나고, 잃어감과 슬픔으로 탄광 파업이라는 사건은 비극으로 마무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마지막을 마치 5월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의 청량함으로 채우며 더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독자들에게 주려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의 시대로부터 거의 120여년이 지난 지금,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보노라면, <제르미날>의 결론은 자신의 숨겨진 본성을 깨달은 에티엔의 작은 승리감 외에는 모두가 잃은 현재 진행형인 게임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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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시사인) 제890호 : 2024.10.07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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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폐원 4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선감학원 사건은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유린 사건으로 인정받고 있다. 진화위는 2022년 10월, 무리한 부랑아 대책을 수립해 무분별한 단속 정책을 주도한 국가와 선감학원을 운영한 경기도에 총체적 인권유린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진화위는 진실규명 결정문에서 정부와 경기도에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다.  - P14

‘그래도 민주당‘과 ‘그러니까 조국혁신당‘ 표심 사이, 영광과 곡성의 유권자는여전히 고심 중이다. 유의미한 득표율을목표로 잡던 조국혁신당은 어느새 두 곳 모두 당선을 노리겠다는 대담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대중정당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을까. 아니면 민주당이 여전히 호남 패권을 증명하게 될까. 양당 각자의 사정 속에서 도합 유권자 7만명가량인 군수 선거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P22

게다가 이들 투자자 집단에게는 가까운 과거에 ‘승리했던 경험‘도 있다. 바로2023년 11월 금융 당국이 주식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사례다. 금융위기가 아닌데도 공매도가 금지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금융 당국은 이듬해 4월에 있을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론에 떠밀려 공매도를 금지했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결국 공매도 금지는 2025년 3월까지 연장되었는데, 공매도 금지 당시 2400대였던 코스피 지수는 9월26일 현재 2671.57을 기록하며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 P29

억만장자에게 세금을 제대로 걷는 데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다국적기업이나 억만장자들이 소득을 이나라 저 나라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세율 국가나 조세도피처로 소득을 옮겨 세금을 거의 내지 않을 수 있다(역외 조세회피). 그러나 각국 정부는 이들의 돈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세율 인하, 세금 감면 등 ‘바닥으로의 경주‘를 감행해왔다. 국가들이 ‘경주‘가 아니라
‘협력‘해야 공평한 글로벌 조세체계를 만들 수 있다. - P37

소셜미디어는 미국 대선에서 더 이상 부차적인 도구가 아니다. 대통령 후보부터 주류 언론까지 소셜미디어의 이슈 확산에 영향을 받고 있다. 지지층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소비하면서 편향성이 강화되고, 검증되지 않은 음모론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공화당과 민주당 양 정당이 소셜미디어에 집중하는 이유는 11월 대선이 박빙으로 흘러가면서 청년층의 투표 참여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 P41

사실상 두 국가이지만 이를 표현하지않고 화해 협력과 평화를 정착하고 통일지향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두 국가론‘을 전면적으로 제기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답이 없고 끝도 없는 논쟁에 빠질 것이다. 평화를 우선 기조로 삼으면서 국민적인 합의 기반을 넓혀야 한다. - P44

‘이해(인코딩)‘와 ‘생성 (디코딩)‘을 동시에 수행한다. 중간에 반복되는 요소가 눈에 띈다. 이를 레이어(layer.층)라고부른다. 레이어 내에는 셀프 어텐션(selfattention. 자기 집중)을 수행하는 ‘어텐션블록‘이 있다. 이것이 트랜스포머 경쟁력의 핵심이다. 트랜스포머 논문의 제목이
"필요한 것은 어텐션뿐 (Attention Is All You Need)"인 이유다. - P47

그러나 한국 게임이 너무 오랜 시간 체질 개선 요구를 받아왔고, ‘자정‘이 어려워 보인다는 평가는 이용자 사이에서 파다하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사행성에 의존해 돈을 벌어들인 뒤 금세 게임 서비스를종료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오공>의 성공이 한국 게임업계 비판으로 이어진 배경이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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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10월10일은 하나의 분기점으로 여겨진다. 지난 4월10일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거와관련해, 6개월인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공천 개입 의혹 역시 10월 10일 이후에는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 P9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하승수 변호사는 "산업폐기물 매립장에서 큰 이익을 올릴 수 있다 보니 산업단지와 묶어서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추진하는 행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산업단지 내 폐기물 매립장은 인허가를 받기 쉽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령군의 또 다른 산단의 경우 산단 운영은 적자인데 매립장에서 연간 수백억 원대 이익을 올리고 있다. - P15

대법관은 기존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식견을 가진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시대의 변화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하고, 필요할 때는 담대하게 선례를 변경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법관 한 사람 한 사람은, 국가권력이라는 거대한 수레바퀴가 회전하고 있을 때 수레바퀴와 함께 회전할 수 밖에 없는 하나의 톱니가 아니라, 수레바퀴의 외부에 존재하는 제동장치여야 한다.  - P23

한국은행으로서는 딜레마다. 내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금리인하 압력은 강해지지만, 자칫 금리인하 결정이 부동산시장을 더 자극해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 회복보다 부동산 가격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관점을 견지하고있다. - P31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오지만 선거와 여론 전문가들은 해리스와 트럼프의승리 확률을 ‘50:50 동전 던지기‘로 예측한다. 대선 토론 이후 추가 상승세를 탄 해리스는 전국 득표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선거의 향배를 정할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주에서 두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2020년과 마찬가지로 수만표 차이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정도 표 격차는 여론조사만 갖고 예측하기 어렵다.  - P36

"IRA가 배터리제조업체에 보조금을 주면서 육성해주는사업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미국 완성차기업의 시장을 확장시키겠다는 게 1차목표다. 미국 완성차 업체에 공급해야 하는 배터리를 빨리, 많이 만들라고 유인책을 주는 거다.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든 자국 사업을 키우겠다고 시작된 정책이라 손바닥 뒤집듯 폐기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정책의 속도나 규모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런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신중한 전략을 짜는 게 우선이다." - P42

장기요양보험제도 서비스의 90% 이상을 이윤 창출이 목표인 민간센터에서공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이용자 수가곧 수익이 된다. 그래서 인터넷 통신사들이 사은품을 주며 유치 경쟁을 벌이듯 이용자 유치 경쟁을 한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용자에게 질 좋은 돌봄을 제공하게된다고 시장주의자들은 주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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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09-29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법관의 역할론, 톱니가 아닌 외부 제동장치가 되어야 한다는 글이 의미심장하네요. 개인이 부속품이 되어버리는 사회에서는 사회가 정지한다는 공포로 인해 개인이 그 사회를 거부하기 힘들죠.

겨울호랑이 2024-09-29 23:21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사회의 부속품이 아니라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주체가 되어 생각하고 행동할 때, 자부심이 생겨나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피어나며 사회가 바로 서게 되고 역사의 수레바퀴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잉크냄새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 -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신약의 역사
남궁석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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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하자면 대사증후군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비만이 심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신장질환 등과 어떻게 직접적으로 관련되는지 분자 수준의 기전을 통해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대사증후군의 근본 원인은 인체에서 소모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영양이 공급되는 과영양 상태다. 대사증후군을 해결하려면 과영향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즉 식단을 조절하여 영양 과잉 공급을 자제하고 운동으로 더욱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_ 남궁석,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 p211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은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 성인병 치료제의 역사를 다룬다. 역사에 출현한 이후 인류는 오랜기간 동안 배고픔으로 인한 영양부족의 상태에 놓여 있었고, 여기에 더해 불결한 위생 환경으로 바이러스와 세균 등의 전염병 창궐은 혈관질환에 대한 인류의 고민을 허용하지 않았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수명연장의 성과가 죽음의 원인을 세포변이에 의한 암(癌)으로 돌려놓았다면, 질병의 원인은 호흡 등 외부 감염 대신 내부 과영양상태로 변화된다. 본문을 통해 불멸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연 수명을 다하며 늙어죽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은 과학가술의 발전으로도 쉽사리 이뤄질 수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울혈성 심부전 환자 중 관상동맥 질환 coronary artery disease이 있던 사람은 39%였으나, 이 중 29%는 고혈압 환자였다. 고혈압이 아닌 관상동맥 질환 환자 중에서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한 환자는 10%에 불과했다. 그리고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한 이후 5년 이내 사망자는 남성 환자 중 62%, 여성 환자 중 42%였다. 이는 고혈압이 울혈성 심부전의 확실한 위험 인자임을 보여 주는 결과로서, 혈압 관리가 심장질환에 중요하다는 점을 증거 기반으로 입증한 최초의 사례다. _ 남궁석,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 p129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에는 여러 질병들이 언급되지만, 눈에 띄는 지점은 이들이 마치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의 작품처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특징에 있다. 고지혈증은 고혈압의 원인이 되고, 비만 환자의 대다수가 고혈압 증상이 보이는 것처럼 이들 질환은 다른 듯 같은 질병의 모습을 보인다. 이는 하나의 성공적인 약물로 많은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빅파마들의 자본이 여기에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다 효과좋은 비만약 개발과 개발 완료된 효능 좋은 말라리아 백신의 보급. 이들 중 어느 쪽이 보다 시급한 문제인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지만, 자본과 과학기술의 흐름은 상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시급하지는 않지만 심지어 실패한 약물마저도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바이오테크의 길은 굳이 인륜(人倫)의 길과 같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 아닐까...  


 여기서 특이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었다. 10일 이상 실데나필을 복용한 남성 환자 중에서 성기 발기가 자주 일어나고,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길게 지속된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처음에 이 보고에 주의를 크게 기울이지 않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이 빈번하게 보고될수록 관심을 보였다(p177)... 1990년대 말까지 화이자는 약 21종의 임상시험에서 4,5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데나필의 효능을 테스트했다. 이후 1998년 FDA에 '비아그라' Viagra라는 이름으로 실데나필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_ 남궁석,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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