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또는 천연가스의 경우 에너지는 화학결합에 저장되며, 부분적으로 열로 변환될 수 있다. 이 과정은 석탄 또는 가스가 연소(쉽게 말하면 그냥 태우는 것)라고 하는 화학반응을 거치면서 탄소 원자들끼리의 결합, 또는 탄소와 수소 원자 사이의 결합이 원래 연료에는 없었던, 산소와의 새롭고 더 강력한 결합으로 대체됨으로써 일어난다. 이런 방식으로 일부 화학에너지를 열로 변환할 수 있다.

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절대로 새로 만들어지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형될 뿐이다. 이를 에너지는 보존된다고 표현한다.

엔트로피 변화는 시스템의 단위 온도당 교환되는 열의 양보다 크거나 같아야 한다. 따라서 주어진 열 교환에 대해서 엔트로피 변화는 일반적으로 높은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더 크다. 저온에서 약간의 열이 입력되면 고온일 때보다 새로 접근할 수 있는 상태의 수가 크게 달라지며, 엔트로피는 시스템이 도달할 수 있는 상태의 수가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물질이 δQ의 열량을 흡수하고 모든 열이 물질의 열용량에 따라 물질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데 쓰였다면, 그 과정은 δQ/ T 와 정확히 동일한 엔트로피 변화 δS 를 갖는다. 만약 일부 열이 주변으로 누출되어 빠져나가면 엔트로피 변화는 δQ/ T 보다 크다. 그러므로 엔트로피는 어떤 식으로든 낭비되거나 의도하지 않았거나 무질서한 것을 반영 또는 측정하는 것이다.

정확하게 정의하면, 엔트로피는 특정한 거시적 상태에 해당하는 미시적 상태의 수에 대하여 밑이 e로 주어지는 자연로그 값이다. 물론 미시적 상태는 원자 운동의 시간 척도에서는 지속적으로 변하지만 열역학적 평형상태에 있는 시스템을 관찰할 때는 하나의 일정한 거시적 상태만 관찰한다. 거의 모든 거시적 상태는 관찰하는 동안 시스템이 거치는 수많은 미시적 상태에 대한 일종의 시간 평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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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어린이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거나 효과가 영원히 지속되는, 혹은 어느 상황에나 척척 적용할 수 있는 마법의 해결책은 없다. 따라서 지능의 주요 요소?특히 작업 기억, 비언어적 추론, 의도적 통제를 개선하기 위해 고안된 특별 중재 프로그램은 어린이에게 별 효과가 없었다. (이런 프로그램은 성인에게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주의집중과 자제력을 학습할 수 있는 컴퓨터 게임으로 5세 어린이 24명의 작업 기억을 5일간 훈련시켰다. 그러나 훈련이 끝난 뒤 이 어린이들은 훈련을 받지 않은 대조군 어린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음악을 듣는 것 역시 IQ를 향상시키지 못했다

실제로 마음의 미스터리는 머지않아 더 이상 미스터리가 아니게 될 것으로 카쿠는 보고 있다. 뇌란 고기로 만들어진 컴퓨터이며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실제로 공학적 문제임이 틀림없다고 그는 확신한다. 모든 것은 물리적이고 그 근본 법칙은 이미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카쿠에 따르면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의 두뇌를 뉴런 하나까지 그대로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을 것이다.

‘성 호르몬’이란 개념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다. 안드로겐과 에스트로겐은 성과 관계없는 생리적 과정에 폭넓게 관여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 안드로겐과 에스트로겐을 분비한다. 종마는 인간 여성보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더 높다. 임신 기간 동안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기는 하지만 종마의 에스트로겐 수치보다는 훨씬 낮다. 남성의 전형적인 특정 행동은 테스토스테론이 뇌에서 에스트로겐으로 바뀐 뒤에만 촉발된다.

모든 영역에서 50/50의 비율을 달성하려는 시도나 가설에 근거한 이상적인 비율을 달성하려는 행동은 더 나은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는 비합리적이다. 대신 불공평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남아 있는 장애물을 찾아내서 최소화하며 문화적 태도를 바꾸려고 노력할 수는 있다. 양육 태도에서 오는 차이점을 극복하려 노력할 수 있고 누구나 무슨 일에든 도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을 수도 있다. 어느 정도까지는 생물적 차이를 보상할 수도 있다(산모와 수유를 위한 시설 등). 결과가 어찌 되든 간에, 우리는 그저 얼마나 많은 남성과 여성이 자기 일을 잘해내는지 지켜보면 된다.

젠더의 차이는 집단의 차이다. 그것은 개개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각 개인이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이런 차이는 무시해도 된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힘이 세다. 하지만 남성보다 더 힘이 센 여성도 존재한다. 여성 직업군인은 이제 전투에도 투입된다. 어떤 여성은 자격을 얻어 전투에 참여할 수 있지만 어떤 남성은 자격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전투에 투입되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다. 직업은 개인적인 선호도와 능력에 따라 주어져야 하며 젠더의 평균이나 고정관념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성과 젠더 개념 자체를 거부하고 사람을 분류하는 것을 멈춰야 할까? 절대 아니다! 이분법적 분류는 대부분의 실천적인 목적을 달성하기에 충분하며 매우 유용하다. 의학에서 실제 성의 차이는 중요하다. 많은 심리적, 의학적 장애의 발생률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다. 소년은 자폐증, 난독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투렛 증후군에 더 잘 걸린다. 여성은 우울증을 더 많이 앓고 류마티즘 관절염과 다발성 경화증에 더 많이 걸린다. 어떤 약은 여성과 남성에 따라 반응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에서는 환자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를 아는 것이 진단과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페미니스트는 평등한 대우를 요구하면서 남성과 여성에게 내재된 차이점을 부인하기도 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남성과 여성에게 명백한 생물학적 차이점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의심스럽고 서로 상반된 데이터를 과대 해석했다. 진실을 찾는 과학 연구는 내재된 차이점이 아마도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고 이를 계속 연구할 수 있다. (이전과는 다른, 더 나은 방법을 찾기 바란다.) 정치적 올바름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성별, 젠더, 혹은 인종의 차이점을 연구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발견이 정치적 집단의 비도덕적인 목적에 도용되거나 오용될지 모른다는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천적 차이점이 존재할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모든 것을 차이점 탓으로 돌리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행동이다.

진화심리학이 과학으로 자리 잡지 못한 주된 이유는 진화론을 인간의 정신과 행동에 적절히 적용하는 법을 아직 찾지 못한 탓이다. 초기 연구들은 적합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진화된 다양한 심리적 전략들을 제시했지만, 우리가 그런 전략을 어떻게 이행하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진화심리학은 이런 전략을 실행하는 진화된 심리적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진화심리학의 목표는 차등 번식 성공differential reproductive successa에 유리한 형질이 자연선택에 따라 일어나는 인지적, 동기적, 감정적, 행동적 적응이 우리의 마음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나는 진화심리학의 과학적 위상을 평가하기 위해 우리가 배우자를 선택하고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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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의 3차 집권(2012~2018) 이후 수사관에 대한 검찰의 통제권이 확대됐지만, 검찰 총장 및 관련 인사를 임명하는 권한은 푸틴에게있다. 사회적 분란과 전쟁이 일어날 경우, 빠르고 신속하게 직접 사법 제도를 이용해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대통령궁입장에선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검찰은 제정 러시아 시절  최초로 기관이 설립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 통치자의 눈‘이 된다. 중요한 법률사건의 경우 여전히 개입할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푸틴은 형사기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통상적인범죄행위를 다루도록 했다. 2014년부터는 조세범죄의 경우
‘약식수사 절차‘ 로 증거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수사관이형사사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말은 곧수사관이 얼마든지 사건을 만들어내고 어떤 기업이든 기소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워싱턴 윌슨 센터에서 포메란츠가 설명한 것처럼 러시아 연방 정권은 적시에 매우 강력한 힘을 행사할 수 있지만평소에는 대체로 크게 힘을 쓰지 못한다.  - P15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철로 너비가유럽 연합의 철로 너비와 다르다는 점이 문제다. 유럽연합국가의 철로 너비는 1,435mm인데 반해 우크라이나 철로너비는 1,520mm다. 우크라이나에서 루마니아로 가는 우크라이나 화물열차는 루마니아로 넘어갈 때마다 멈춰 서서 짐을 옮겨 실어야 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국경에서화물열차가 대기하는 시간은 5~12일이라고 한다. 게다가많은 철로가 30년간 이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리가 필요하다. 루마니아 정부는 루마니아의 갈라치 항구와 몰도바의지우르쥴레스티 항구를 연결하는 약 4km의 철로 수리를 시작했다. 이 철로의 너비는 현재 1,520mm인데, 수리를 마치면 중간에 멈춰 설 필요 없이 직행으로 달려서 갈라치에 있는 항구에 도달할 수 있다.  - P29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중략) 미국과 미 동맹국들이 국제적 제재와 공동의 노력으로 이란산 석유에 대한 수요를 일일 100만 배럴씩줄이고 다른 국가들이 받고 있는 에너지 부담을 최소화할수 있다는 의미"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셰일 오일이라는 풍요의 잔을 통해 미국이 ‘더 강력한수단‘을 지니게 됐다는 견해는 오바마 행정부 내내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정부는 이 강점을 활용해 유럽 국가들에 러시아산 탄화수소연료 의존도를 감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 P33

값싼 석유의 시대가 끝났음을 인정한 석유 소비국들은에너지 절약 그리고 특히 원자력을 활용한 에너지 공급원우 다원화를 위한 담화와 조치를 확대했다. 1974년 국제에너큭 지기구(IEA)가 창설된 배경도 이와 맥락을 함께했다. 당시미국이 수립한 ‘세 가지 주축‘ 독트린은 향후 수십 년 동아] 구체화됐다. 이 독트린은 다음의 3가지 이유로 페르시아만석유 왕정들의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첫 번째 이유는 이 국가들이 보유한  막대한 석유 매장량이 미국과경쟁관계에 있는 강대국들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두 번째 이유는 미국 경제에 석유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세 번째 이유는 미국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서인데, 이 기업들로서는 유가가 일정 수준을 유치해야 오히려 이로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 P38

부분적으로 사기업의 손에 놓인 보건의료 산업의 경제구조에서, 디지털 보건의료 스타트업은 늘 영향을 받는 쪽인 중소기업, 영세기업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상혹독한 자유주의 정책에 시달려온 공공 서비스에 대해 우위를 점하고, 보건의료의 상품화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 이 디지털 보건의료 스타트업이다. 디지털의 몇몇 특성은 정부가장려하는 외래진료정책을 촉진하고, 병상 수 및 보건의료인력 감축을 정당화한다. - P43

사실상 디지털서비스법은 IT 공룡기업을 상대로 ‘맞춤형‘으로 구상됐다. 유럽연합 소속이든, 개별 회원국 소속이든, 협상가들은 언제나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와 같은 거대금플랫폼 기업을 모델로 상정했다. 디지털서비스법은 모든 디범사업자가 자사 서버 내 불법 콘텐츠의 존재를지털서비스직접 관리하도록(즉 구체적으로 말해 모든 소통을 감시하도이록) 의무화함으로써, 이미 콘텐츠 자동인식 기술을 갖춘 공룡 기업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됐다. 결국 새 법은 대기업과 영세기업 간 권력과 자원의 비대칭을 더욱 강화할것이다. 애당초 디지털서비스법이 근절하기를 원했던 방향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 P4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이들의 반응도, 이같은 점진적 변화와 연관이 있다. 사회적 합의, 미디어 속를 표상, 정치적 수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통해 정치 스펙트럼 전체의 우경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크라이나 전쟁 자체의 여파와 그것이 유럽 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오래전 시작된 나토와의  통합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 것뿐이라고봐야 한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그들 스스로에게 중대한 결과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유럽, 나아가 전 세계의 국제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나토 가입과 함께 북유럽식 진보적 국제주의가 막을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 P58

모레나(MORENA) 정치교육연구소 라파엘 바라하스소장은 ‘엘 피스곤(El Fisgón, 염탐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있다. 유명 만화가이기도 한 그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가 누구에게 이런 전략을 배웠을까? 바로 신자유주의자들이다. 신자유주의 반혁명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그들은 어떻게 멕시코에서 발전에 성공했을까? 반발이없는 곳에서 전진을 했기 때문이다. 저항이 생겨나면 멈추고 다시 전진할 조건들을 마련했다. 우리에게는 전투를 하고, 그 전투를 우리만의 속도로 이어갈 의무와 권리가 있다. 정치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서두르면 모든 게 무너진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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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와 중등학교 당국과 일본인 교사들은 학생 선발과정부터 시작해학생 지도과정, 학생 평가과정, 퇴학 처분과정, 그리고 학생의 취업과정에 이르기까지 민족을 차별하였다. 이 점을 충남 강경 소재 중등 실업학교인 강경상업학교(이하 강상으로 줄임)의 사례에 대한 미시적 분석을 통해 밝혔다. - P246

이런 점에서 경제 사유 중퇴 양상의 민족 간차이는 관행적 민족차별과 관련성이 별로 없다. 그보다는 한·일 민족 간 정치경제적 불평등 구조에 의해 초래된 결과의 차별, 즉 구조적민족차별의 성격을 지닌다 하겠다.
민족차별은 학생 선발·지도·평가·퇴학 처분 과정에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강상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진로를 모색하고 취업하는과정에서도 민족차별이 있었다. - P249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취업과정에서 민족차별이 자행되는 가운데서도 일제 말기 강상의 한국인 졸업생 가운데 일부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한국인 졸업생 중 일부는 일제의 전쟁 총동원정책과 일본자본의 대륙 팽창이란 전시상황을 활용해 성장해나간 것이다. 선호도 높은 분야에 취업하는 한국인  졸업생이 증가하고, 그 취업처도 다변화하고, 하급  실무자에서  중간 관리자로 승진하는 한국인 졸업생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그 단적인 예이다.
그러나 한국인 졸업생 가운데 직위 승진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였다는 점도 간과돼서는 안 된다.  - P250

교사 배척 맹휴에서 드러난 관행적 민족차별의 방식은 대체로 세 가지였다. 한국 민족과 한국인을 일방적으로 모욕하는 방식, 한국과 일본의 비교를 통해 한국 민족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식, 한국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을 차별 대우하는 방식이 그것이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이 있다. 관행적 민족차별에는 교사의 전제와 독선과 억압과 폭력이 수반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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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는 보조금과 복지 지출에 대한 도덕적 해이 논쟁을 잠재웠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을 자초했다는 비난은 그 어떤 기업이나 정부에도 던질 수 없는 비합리적인 비난이었다.

전쟁은 매력적인 비유이긴 했지만, 2020년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문제는 어떻게 군대를 동원하느냐가 아니었다. 문제는 어떻게 경제를 해산하고 사람들을 집에 있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심지어 의료 시스템 안에서도 비응급 진료와 시술이 보류됐다. 2020년에 필요했던 것은 경기 부양책이나 전시 동원이 아니라, 바로 생명 유지 장치였다.

미국에서는 저소득층 사람들이 앞으로 다가올 힘든 시기에 대비하여 CARES 보조금을 저축하고 채무를 갚았다. 고소득층 가구는 보조금을 휴가나 외식에 흥청망청 쓸 수 없어서, 그냥 가지고 있어야만 했다. 경기 부양 제도가 시행되었는데도 외식을 하거나 미용실, 세탁소에 가고자 하는 사람은 없었다. 4월, 미국의 저축률은 2019년 평균 8%에서 32.2%로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과 덴마크에서 처음 개발된 단기 근로 모델은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 실행 가능한 모델임이 증명되었다. 이 모델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고용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비록 불완전하고 매우 불평등한 고용 관계에 따라 이루어지긴 했지만, 이 고용 유지라는 특권을 "비전형적인" 직장으로 확대하는 것은 복지 시스템을 크게 확대하는 일이었다

복지는 보수적인 기능 역시 할 수 있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볼 때, 1880년대 비스마르크 시대 독일에서 등장했던 복지국가의 목표는 질병, 노령, 나아가 실업이라는 우여곡절 앞에서 사회 계급 체계를 지킨다는 보수적인 것이었다. 바로 이것이 2020년 지출의 주된 논리였다.

대체 어떻게 기록적인 재정 적자가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가장 간결한 대답은, 정부 기관의 하나인 중앙은행이 또 다른 정부 기관인 재무부에서 발행한 채권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낮은 이자율과 높은 재정 적자,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이 결합한 별자리가 처음 등장한 곳은 1990년대 일본이었다. 이는 물가 상승률 하락 추세와 맞물려 결국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평가절하가 모멘텀을 얻게 될 경우, 평가절하가 지나치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국가 당국에는 금리 인상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으며, 이는 고통을 가중하게 된다. 이러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보장 장치는 특정한 고정 환율을 완강히 지키는 것이 아니라 환율이 움직이는 속도를 완화하기 위한 개입이었다. 이를 위해 당국은 외환을 충분히 보유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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