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 이후 세계 무역의 성장과 정치적 확장은 쉽게 억누를 수 없는 혼란을 만들어냈고, 중국에서 세력 균형의 근본적 재구성을 가져왔다. 경제적 하강이 중국 제국을 덮쳤는데, 이것은 세계 시장의 변화와 연관되어 있었고 결과적으로 농촌의 빈곤을 가져왔다.

19세기 동안 제국의 제도들은 내부의 쇠퇴와 외부의 압력으로 심하게 덜거덕거렸고, 증대하는 도전에 점점 더 대응하지 못했다. 경제적 상황이나 홍수와 가뭄 같은 환경적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지방정부와 기층 사회 사이의 적대감은 점점 더 심해졌다.

18세기 말 무렵 광저우 무역은 중국 차에 대한 영국의 수요에 크게 힘입어 두드러지게 성장했다. 면화와 같은 인도의 제품이 광저우를 거쳐 수입되었고, 영국 선박들은 이것을 차, 자기, 비단을 바꾸어 다시 유럽으로 운송했다.

두 차례 아편전쟁은 조공 체제를 조약 체제로 대체했다. 이러한 변화는 중요했고, 그 결과는 멀리까지 영향을 미쳤다. 조공 체제의 소멸은 수백 년 동안 중국과 동아시아에서 안정과 번영을 만들어낸 위계적 모델에 기초한 중요한 제도의 상실을 의미했다.

분명하게 청조에 불리한 여러 조항이 공식적 언어 속에 숨겨져 있었다. 조약들을 본질적으로 불평등하게 만든 것은 몇 가지 핵심적 측면에서 상호주의의 결여였다. 항구의 개방과 치외법권 조항은 모두 일방적이었다. 즉, 중국은 유럽이나 유럽의 속국에서 대등한 특권을 얻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조약항은 조약국들이 중국에 강요했던 반식민지적 통제 체제의 중요한 측면이었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의 민족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중국의 민족주의자들은 조약항을 중국인 주민에 대해 외국인이 특권을 누리는 장소이자 중국의 주권에 대한 외부적 제약의 상징으로 적의를 가지고 보았다.

19세기에 중국의 교역 조건도 나빠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대체로 1827년 이후 시작되어 1840년대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던 은의 대규모 순유출에 따른 것이었다. 이것은 수 세기 동안 중국으로 은이 유입되던 패턴이 역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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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이후 사이언스 클래식 14
스티븐 J. 굴드 지음, 홍욱희.홍동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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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에 나아갈 바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윈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3대 요소를 이해하고 그것을 미래에 대한 판단과 관련지어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3대 요소란 진화의 일차적인 요소로서 개체를 중시하고, 자연 선택을 적응의 매커니즘으로 여기며, 진화적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믿었던 그의 신념을 의미한다. _ 스티븐 제이 굴드, <다윈 이후> , p381

스티븐 제이 굴드 (Stephen Jay Gould, 1941 ~ 2002)는 <다윈 이후 Ever Since Darwin: Reflections in Natural History>를 통해 잘못 이해되고 있는 다윈 사상을 짚고, 우리에게 그의 사상이 주는 의미를 재발견한다.

<다윈 이후>에서 저자는 우연(偶然)적인 자연선택(自然選擇)과 이에 대한 개체(個體)의 적응(適應)을 말한 다윈의 주장이 본인의 뜻과는 무관하게 결정론적인 필연(必然)의 법칙으로 오용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연선택의 결과,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우생학(優生學)적인 논리나 적응의 결과로 필연적인 진보(進步)가 일어난다는 역사주의 모두 다윈의 의도와는 무관한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의 지류에 불과하다.

다윈주의의 본질은 자연 선택이 적자를 창조한다는 주장에 담겨 있다. 변이는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그 방향은 임의적이다. 그것은 소재를 공급해 줄 뿐이다. 자연 선택은 진화라는 변화의 방향을 지시한다. 그것은 선호되는 변이 종들을 보전하고 점진적으로 적응도를 쌓아 올린다(p57)...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란, 다름 아닌 그 속에서 살기에 보다 나은 설계로 이루어진 생물 종들을 차증적으로 보전함으로써 변화하는 환경을 따라잡는 작업을 말한다. _ 스티븐 제이 굴드, <다윈 이후> , p58

적응이란 다윈주의의 가장 중요한 상징이다. 자연 선택은 생물들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계속적으로 끊임없이 작동한다. 빈약한 설계에 따른 형태적 구조물들과 마찬가지로 부적당한 사회적 조직들 또한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_ 스티븐 제이 굴드, <다윈 이후> , p362

다윈의 진화론(evolution)은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살아남기 위한 한 생명체의 삶이 있을 뿐이다. 그에게 주어진 환경도, 그가 갖고 있는 특징도 필연적인 법칙이나 절대적인 요소는 없다. 상황이 그렇게 되었을 뿐이고, 여기에 맞춰 살아갈 뿐이다. 이를 바라보는 제3자의 해석이 끈질긴 생명력에 대한 경이를 넘어선 법칙, 의지 등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는 다윈주의에 대한 곡학아세(曲學阿世)식의 왜곡임을 본문을 통해 저자는 상세하게 비판한다...

나는 일반적으로 '종 분화(speciation)' - 하나의 원줄기로부터 곁가지가 갈라져 나가는 - 를 통해서 진행되는 것이지 조상들의 느리고도 지속적인 변형을 통해 새로운 종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종 분화가 반복되면서 관목 형태가 만들어진다. 진화의 '연속'은 사다리의 가로대가 아닌, 재구성하자면 마치 밑동으로부터 우리가 현재 위치하는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우회적인 통로와 미로가 얽히고설켜 있는, 그러한 관목의 모습인 것이다. _ 스티븐 제이 굴드, <다윈 이후>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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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주로 제국 경제의 기반으로 여겨진 농업 생산에 부과되었다. 중국의 재정 체계는 사유지에 대한 과세를 중심으로 했다. 18세기 중반의 공식적 재정 데이터에 따르면 토지세가 공식적으로 기록된 세입의 73.5%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염세鹽稅(11.9%), 관세(국내 및 해외무역에 부과하는 세금, 7.3%), 잡세(7.3%) 등에서 왔다

작으면서도 사실상 줄어들고 있는 재정자원을 추출하는 비교적 작은 행정부에서 통치하고 있었음에도, 또한 광범위한 기술적 진보 없이 인구압이 증가했음에도 청대 중국 경제는 늘어나는 거대한 인구에게 식량, 의류, 주거를 제공했는데, 이는 확실히 인상적인 성취였다.

조공 체제는 ‘책봉’冊封으로 알려진 종주국의 승인과 종주국에 대한 사절의 정기적 파견이라는 두 가지 핵심 제도로 형식을 갖추었다. 책봉은 ‘종속적인 조공국 지위의 분명한 수용을 수반했고, 다른 정치 단위의 합법적 주권과 조공국 내에서 합법적 통치자로서 왕의 지위를 승인하는 외교적 의례였다.

조공과 무역을 결합한 활동은 균형과는 거리가 멀어 외국인들에게 크게 이익이 되었는데, 그 차이가 너무 커서 중국은 외국 사절단의 규모와 화물에 대한 제한을 정하고 초기에 사절단 파견의 시간 간격을 규정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한국과 베트남은 조공 체제에 가장 강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공식적인 조공 사절들과 독립적으로 혹은 그 여백에서 중국, 베트남, 한국, 류큐, 내륙아시아, 동남아시아 도서부 등 사이에서 발전한 광범위한 무역 네트워크가 초지역적 경제 관계를 강화했다. 이러한 무역 연계는 대부분 중앙의 국가 통제로부터 자율적이었는데, 위에서 언급했듯이 중국 관료들이 이러한 행위를 해적 행위와 연관 짓곤 했기 때문이다

세계적 관점에서 보면 청대의 영광과 화려함은 초기 근대 세계의 형성에 기여했고, 그 세계에서 청은 가장 발전한 지역으로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두루마리가 암시하듯이, 청대 중국에서 독특한 것은 중앙 국가의 능력이 번영하는 지방 사회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가가 지방 사회에 정책을 부과할 수 있을 때도 중앙의 관료들은 지방 엘리트들의 지원을 얻고 지방 공동체 내 기존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맞추어 계획을 조정함으로써만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안정적인 생활수준과 함께 대규모 인구 증가가 후기 제국 경제를 규정했다. 중국 경제는 시장의 팽창에 이끌려 호황을 맞았다. 뚜렷한 시장의 확대와 상업화가 전례 없는 정도로 농촌 사회에 파고들었다. 국내 무역도 빠르게 발전했다. 중국 농가 중 상당한 비율이 생산물의 상당 부분을 판매할 수 있었고, 일부 상품은 직접 생산하는 대신 시장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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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전면개정판
좌구명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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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좌전 - 하- 전면개정판
좌구명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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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자
귀곡자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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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사에 관한 계책을 낼 때는 응당 양권 量權을 통해 해당 국가의 국력을 세심히 살피고, 군주에게 유세할 때는 응당 췌정 揣情을 통해 군주의 속마음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 모든 계책과 판단을 바로 '양권췌정'에서 나온다... 기본 술수는 모두 같다. 선왕의 도와 성인의 계책을 갖고 있을지라도 '양권췌정'이 없으면 은밀히 감춰진 의도를 찾아낼 길이 없다. 이것이 계책의 근본이고 유세의 법칙이다.  _ 귀곡자, <귀곡자 鬼谷子> <췌정 揣情> 7-4 , p254


 귀곡자(鬼谷子, BCE 4C ? ~ ?)의 <귀곡자 鬼谷子>는 종횡가(縱橫家)의 사상이 담긴 책이다. 종횡가들은 전국시대 당시 군주들을 찾아다니며 유세(遊說)를 했고, 군주를 통해 자신의 사상을 펼치는 일단의 사상가들로 소진(蘇秦)의 합종설(合縱說)과 장의(張儀)의 연횡설(連衡說)은 그 중 성공적인 종횡가와 유세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상대의 마음을 읽고 그 마음을 움직이는 술수에 대한 내용이 담긴 <귀곡자>.  술수의 핵심은 바로 '양권궤정 量權揣情'에 있다. 


 대상에 따라 9가지 유세방안이 있다. 첫째, 지혜로운 자와 말할 때는 박식 博識에 기댄다. 둘째, 박식한 자와 말할 때는 사물의 이치에 밝은 변석 辯析에 기댄다. 셋째, 변석에 밝은 자와 말할 때는 간명하고 핵심적인 간요 簡要에 기댄다. 넷째, 신분이 높은 자와 말할 때는 권세 權勢에 기댄다. 다섯째, 돈이 많은 자와 말할 때는 고상 高尙에 기댄다. 여섯째, 가난한 자와 말할 때는 이득 利得에 기댄다. 일곱째, 신분이 낮은 자와 말할 때는 겸허 謙虛에 기댄다. 여덟째, 용맹한 자와 말할 때는 과감 果敢에 기댄다. 아홉째, 어리석은 자와 말할 때는 예리한 지적인 예봉 銳鋒에 기댄다. 이것이 유세술이다. 사람들은 통상 이와 정반대로 유세한다. _ 귀곡자, <귀곡자 鬼谷子> <양권 量權> 9-5 , p326


 흔히 <귀곡자>의 많은 내용이 유세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이기에 책을 설득하는 방법의 자기계발서 정도로 생각하거나, 종횡가들을 단순한 궤변가 정도로 인식하기 쉽지만 <귀곡자>의  본문 처음과 끝의 내용은 이러한 우리의 편견이 잘못되었음을 알려준다.


 성인 聖人은 사람을 관찰할 때 상대의 장단점과 허실을 살펴 판단하고, 상대의 기호와 욕망에 근거해 그 의지와 의도를 읽는다. 또 상대의 말과 반대되는 측면에서 그 허점을 찾아낸 뒤 짐짓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기초해 반문하는 방법으로 실정을 파악함으로써 상대의 속셈을 읽는다. _ 귀곡자, <귀곡자 鬼谷子> <벽합 捭闔> 1-3 , p16


 <귀곡자>의 시작 <벽합>은 유세를 하는 주체가 성인임을 분명하게 밝힌다. 성인 또는 도(道)와 하나되어 천지합일(天地合一)의 진인(眞人)이 그 도를 만물의 변화에 맞게 조화시키는 것이 바로 유세다. 개인적으로 이들 문장을 통해 <논어 論語>의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나 <중용 中庸>의 지성무식(至誠無息)과도 통하며 <도덕경 道德經>의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떠올린다. 천지를 마음에 품고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자신을 수양한 후 그 길을 세상으로 확장시키는 것. 이러한 마음가짐을 종횡가들은 난세(亂世)를 '유세'라는 방법을 사용해 극복하고자 했던 뜻이 아니었을까. 그들의 사상이 아닌 방법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것도 또 다른 왜곡임과 함께 궤변가가 아닌 종횡가의 다른 면을 <귀곡자>를 읽으며 바라보게 된다...


 도는 신명 神明의 본원으로 도가 변화하는 단초가 된다. 덕 德이 5기(신기 神氣, 혼기 魂氣, 백기 魄氣, 정기 精氣, 지기 志氣)를 기르고 마음이 대도에 부합해야만 능히 도에 이르는 도술을 얻을 수 있다. 도술은 마음의 기를 머무는 곳에서 이끌어내는 것으로 여기서 신기가 나온다. 인체의 구규 九竅와 십이사 十二舍는 기가 드나드는 문으로 마음이 총괄한다. _ 귀곡자, <귀곡자 鬼谷子> <본경음부칠술 本經陰符七術> 1-1-1 , p434


 이런 위세가 마음속에 내재하는 것을 신화 神化, 몸에 체화된 사람을 '진인 眞人'이라고 한다. 진인은 처지와 함께 대도에 부합하는 까닭에 오직 '하나'인 도를 견지한다. 만물을 생육하고, 천심을 가슴에 품고, 덕혜 德惠를 베풀고, 무위로 사려 思慮를 지도하는 이유다. 진인은 이런 방법을 통해 위세를 떨친다. _ 귀곡자, <귀곡자 鬼谷子> <본경음부칠술 本經陰符七術> 1-1-2 , p436


 심기가 전일하면 욕망이 심신을 어지럽게 만드는 일이 없고, 그리하면 지기가 뜻하는 이른바 지의 志意가 쇠미해지지 않고, 지의가 쇠미해지지 않으면 사유의 이치인 사리 思理가 창달하게 된다. 사리가 창달하면 심기가 조화롭게 통화는 화통 和通이 이뤄진다. 화통이 이뤄지면 어지러운 기운이 마음을 혼란하게 만드는 일이 없게 된다. 마음속으로 '양지술'을 행하는 자는 사람의 그릇을 단박에 아는 지인술 知人術이 밖으로 드러난다. _ 귀곡자, <귀곡자 鬼谷子> <본경음부칠술 本經陰符七術> 1-2-1 , p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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