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과 분쟁 2 - 교류의 증대와 종교의 확산 케임브리지 세계사 10
벤야민 케다르.메리 위스너-행크스 외 엮음, 류충기 옮김 / 소와당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축의 시대 전통은 세속의 질서와 초월적 질서의 분리를 제도화했다. 이러한 제도화는 새로운 유형의 사회 엘리트, 즉 기존에 확립된 정치 엘리트를 견제하고 그들의 권위에 도전하는 영적 리더십의 등장으로 대표된다. 새로운 영적 엘리트는 도덕적 차원을 강조하며 과거 정치 엘리트를 견제했고 그들의 책임성을 요구했다. 그들이 지식, 관념, 이상, 도덕의 세계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했으며, 이는 정치/사회적 차원에서도 질서의 재편으로 이어졌다. 그것이 새로운 정치 체제로 구체화되었는데, 바로 제국 시스템이었다. _ 벤야민 케다르, 메리 위스너-행크스, <교역과 분쟁 2>, p498


 케임브리지 세계사 10권 <교역과 분쟁 2 : 교류의 증대와 종교의 확산>은 CE 500 ~ 1500을 배경으로 한다. 이 시대는 과거 농경(農耕)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중앙집권체제와 국가(國家)를 넘어선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요구했다. 높아진 생산성과 인구의 증가에 따라 국가의 자급 능력 대신 교역 능력이 보다 중요해졌으며, 이 과정에서 권력의 중심은 기존 전사(戰士), 선비(士)와 같은 정치 엘리트 대신 종교와 철학을 쥔 영적 엘리트에게로 이전된다. 이제 야스퍼스가 말한 '축(軸)의 시대'의 개화되면서 이제 제국(帝國)의 시대로 넘어간다.


 지역 사회는 저마다 서로 달랐지만, 근원적인 유사성 덕분에 무언가를 함께할 수 있었고 실질적 교류도 가능했다. 생산량의 증가는 지역 차원이나 원거리 차원에서 시장, 도시, 무역을 촉진했다. 그에 따라 더 많은 수공업품이 발달했고, 공간적으로나 사회 지위 측면에서도 사람들이 더 많이 이동하고 섞이게 되었으며, 일상 용품뿐만 아니라 사치품까지 상품의 이동도 활발해졌다. 무역과 함께 종교의 확산, 정복 등은 "원시-글로벌화"의 대표적 동력이었다.  _ 벤야민 케다르, 메리 위스너-행크스, <교역과 분쟁 2>, p505


 이 시기에 형성된 몽골제국은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거대한 시대적 흐름의 산물이었다. 비참하게 쫓기던 어린 테무친이 여러 역경을 이겨내고 몽골 부족을 통합하여 칭기즈칸이 되었지만, 만약 그의 방향성이 색목인들의 이해관계과 맞지 않았다면 세계제국이 성립될 수 있었을까? 케임브리지 세계사 <교역과 분쟁 2>는 세계제국이라는 역사의 이정표가 세워질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즈니 픽사 인사이드 아웃 2 아트북 : THE ART OF 인사이드 아웃 2
피트 닥터.켈시 만 지음, 김민정 옮김 / 아르누보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춘기를 맞은 라일리. 자아(ego)가 형성되며 보다 복잡한 감정을 갖게 된 라일리의 내면의 이야기가 <인사이드 아웃 2>에서 펼쳐진다. 이전까지 감정의 중심에는 '기쁨'이가 있었다면, 사춘기를 맞은 라일리의 마음에는 '불안'이 중심에 자리한다.

어린 시절의 라일리 감정은 주변과 교감하면서 형성되는 1차적인 감정이 대부분이었다면, 사춘기의 라일리에게는 자신의 행동에 따른 책임이 주어지기에 보다 여러가지 고민이 뒤따른다.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버럭이, 소심이 등은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감정들이지만, <인사이드 2>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불안이, 당황이, 따분이, 부럽이 등은 즉각적인 반응 대신 여러 가지 경우에 대처하는 보다 어른에 가까운 감정들이다. 감정의 주도권이 사춘기의 감정들에게 넘어가는 과정 속에서 라일리는 한층 더 성장하게 된다.

<인사이드 아웃2>를 보면서 성장 또는 어른이 되다는 것, 성숙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예상하고 주변에 가져올 파장을 고려해서 행동하는 것. 그것이 어른과 어린이의 차이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쁨이'에게서 '불안이'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반응이 아닌 삶의 중심을 내가 아닌 주변으로 옮겨가면서 우리는 정말 소중한 우리 자신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연의야, 아빠는 <인사이드 아웃2>를 보면서 성장한다는 것이 다른 이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지만, 이와 함께 자신에 대한 배려, 고민도 결코 가볍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어. 다른 사람을 위한다는 생각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정말 슬픈 일일거야. 불안이에게 주도권을 주는 대신 기쁨이 안에서 다른 사람들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그게 정말 성장이 아닐까. 아빠는 사춘기를 맞은 연의가 라일리에게 많은 공감을 했을 거라 생각해. 그 과정 속에서 연의가 한층 더 기쁘게 성장하길 바라본단다. 오늘도 많은 비가 내리네. 건강하게 하루를 잘 보내구!

사랑하는 아빠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면 보수의 위기가 극복될 수 있을까? 아니면 한동훈은 그저 술 대신 제로콜라를 마시는 제2의 윤석열 대통령일 뿐일까?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그가 당선되든 안 되든, 이미 보수의 분화는 시작되었고 더욱 가속화되리라는 점이다.  - P17

한국은 자발적 면허 반납 제도(서울시의 경우 10만원짜리 교통카드 지급)와 면허 갱신 의무화 제도 정도가 관련 조치의 전부다. 75세 이상은 면허 갱신 시 인지능력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65세 이상은 교통안전교육만 받으면 되는 까닭에 제도에 허점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령 운전자의 이동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잇따르는 사고에 대비하는 제도 보완이 절실한 상황이다. - P23

이것은 대통령이, 반사회적 극우 사이트인 일베 이용자조차 절반만 지지하는 의견을 경찰 조사 결과보다 신뢰했다는 의미가된다. 김진표 전 의장의 서술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은 보수 유튜브에 심취해 있을가능성이 높다. 알고리즘의 심연에 도사린 이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황당무계한 의혹을 생산해내고 있다. - P29

올여름은 민주당 잠룡들과 민주당 성향 언론인·활동가지지자들이 바이든 캠프와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일 것이다. 바이든이 대선후보 자리를 유지하거나, 사퇴하고 부통령카멀라 해리스가 후보가 되게끔 지지해주거나, 아니면 모든 잠룡이 뛰어들어 경쟁하는 전당대회가 펼쳐지거나, 민주당의 미래는 셋 중 하나로 결정될 것이다. - P43

김정은 위원장의 구상에 윤석열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북한의 군사력 강화 노선에 ‘힘만 쓰는 평화‘를 주장하는 것 말고는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군사적긴장에 대해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주지못하고 있다. 역대 정부가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국격이 그나마 긴장 고조를 억제하고 있다. 추락하는 대한민국의 국격이 더 이상 평화를 지키는 억제력으로 작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치솟을 수 밖에 없다. - P48

오랜 기간 문자와 책은 권력이었다. 인쇄술은 책의 민주화를 이루었고, 대량으로 인쇄된 책은 시민혁명과 민주주의의 바탕이 되었다. 민주주의는 책을 읽고깊이 생각하는 계몽된 개인을 요구한다. 정보화 사회가 문자를 멀리하고 책을 읽지 않는 사회라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 P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일 제국헌법투쟁, 1848년에서 1850년까지 프랑스 계급투쟁, 독일 농민전쟁 외 - 전2권 마르크스-엥겔스 전집(MEGA)
카를 마르크스 외 지음, 이회진 외 옮김 / 길(도서출판)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를 바라보는 마르크스의 관점이 상세하게 담긴 책. 현상으로부터역사의 법칙을 도출하는 마르크스의 여정을 좋은 번역을 통해 따라갈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의 탄생 - 자력과 중력의 발견, 그 위대한 힘의 역사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이영기 옮김 / 동아시아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욕망함으로써 모든 것을 인식하고,  그 위에 군림할 수 있으며 자연의 주인으로서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이 관념은 중세의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런 논리라면 신에게만 허락되었던 기적을 인간이 행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것이 바로 마술이다. 즉 인간 중심설은 그 이면에 마술의 복권을 동반하고 있었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329


 자력과 중력의 역사를 다룬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과학의 탄생>은 우리에게 2천 년에 걸친 과학사를 통해 거대한 사상적 흐름을 보여준다. 플라톤과 에피쿠로스, 루크레티우스나 데카르트가 대표하는 환원주의적 철학이 아닌 경험적이며 귀납적인 방법론을 통해 비로소 근대 과학은 자리잡을 수 있었다.

 

 중세 말기에서 근대 초에 걸쳐 힘 특히 원격력, 구체적으로는 자력이나 조수간만에서 보이는 천체들 사이의 영향을 주요한 문제로 바라본 것은 마술과 점성술이었다. 그 중에서도 후기 르네상스의 자연마술은 전기력을 포함한 자연계의 많은 힘을 '공감과 반감', '숨겨진 힘'이라 부르며, 그 본질을 묻기보다는 실험과 관측을 통해 현상을 조사하고 이용하였다... 결국 힘에 대한 인식을 심화하고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연 것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힘에 대한 수학적인 법칙을 확정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869


 <과학의 탄생>에서 저자는 근대 과학의 뿌리를 신학과 철학 대신 마술에서 찾는다.  삼단논법으로 대표되는 논리적인 철학 대신 연금술과 같은 비과학적인 마술과 합리적인 과학을 연결짓는 흐름은 독자들에게 혼돈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고대와 중세기를 거치면서, 이데아와 신과 같은 제1원인으로부터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 아닌, 현상으로부터 이론을 도출해내는 '가설-증명'이라는 수많은 노력이 축적되면서 근대 과학이 성립했음을 저자는 방대한 내용을 통해 독자들을 설득해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과학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수많은 가설들의 실패 속에서 현실을 설명하는 가장 합리적인 이론을 찾아내는 것이며, 수학적 정합성은 그 결과물임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400년대의 마술은 로저 베이컨의 영향에서 시작되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도 크게 받았다. 때문에 전자의 마술은 종교적이며 사변적인 언어의 세계에 갇히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1500년대의 마술은 경험적이며 수학적인 동시에 실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장인들의 기술과 결부되었다. 여기서 실험적 방법과 수학적 추론에 근거하고, 기술적인 응용을 목적으로 하는 근대 과학이 생겨났다고 할 수 있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353


 대항해 시대와 함께 서적 중심의 지식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지식으로 전환이 일어나고, 특히 지구와 자석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세기적 변환은 과학의 새로운 담당자가 등장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술과 마술이 근대 과학으로 수렴되고 있었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4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