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 1~4호기가 지진에 의해 손상을 입고", 쓰나미로 인해 비상용 전원이 손실됨으로써 냉각기능을 상실하였다. 이는 핵연료의 노심용해 (melt down)와 수소폭발을 잇달아 발생시켰고 다량의 방사성물질이 방출되어 광범위하게 비산 엄청난 사고로 이어졌다. 그에 따라 십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고향과 정든 집을 뒤로 하고 겨우옷만 걸친 상태로, 언제 보금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무런 전망도 없이 오랜 시간 피난생활을 강요받고 있다. 또 일본의 많은사람들이 방사능 피폭의 공포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방사선 장애가 나타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은 앞으로 몇 년이 지나도 불식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세대를 거쳐성실하게 일궈 온 논밭은 오염되고 방치되었다.  - P7

쓰나미 규모에 대한 예측 실패나 비상용 전원배치의 실수, 폐로(廢爐, decommissioning)에 따른경제적 손실을 두려워하여 바닷물 주입을 주저하는 바람에 사태를 악화시킨 것만이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본질적인 문제는 정권당(자민당)의 유력정치가와 엘리트 관료가 주도권(initiative)을 쥐고, 돈다발의 위력으로 현지 주민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지역사회의 공동성까지 파괴하며 죽자사자 원자력발전건설을 추진해 온 것 자체에 있다. - P10

이 시점에서 원자력발전(원자로 건설)의 진정한 목표는 에너지수요에 대한 대처보다는 오히려 핵기술 보유, 즉 마음만 먹으면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핵무기 잠재적 보유국으로서 일본을 만드는 것이었다. - P19

단적으로 말해 일본의 원자력 개발과 원자로 건설은 전후의 권력정치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기시에게 ‘평화적 이용‘이라는 단어는 갑옷 위에 덮어 입은 옷이었다.그런데 도조내각의 각료를 지냈고 A급 전범으로 체포되었던기시의 이 발언, 그리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입은 피해를 이야기하면서 동아시아 나라들에 대한 가해의 역사를 이야기하지않는 일본이, 기시의 발언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동아시아 민중은 어떻게 보고 있었을까? - P23

사카모토에게는 핵기술 특히 무기생산과 직결되는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이라는 민감기술(sensitive technology)의 보유는 국제적인 지위의 상징(status symbol)이었다. 경제적 합리성도 없고 기술적 전망도 보이지 않는데, 일본이 아직도 핵연료사이클을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 P35

잠재적 핵무기 보유국 상태를 유지하면서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결국 전후의 일본 지배층에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원자력산업 육성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원자력발전추진의 숨겨진 진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탈(脫)원자력발전·반(反)원자력발전은 동시에 탈 원자폭탄 · 반 원자폭탄이어야할 것이다. - P37

결국 원자력발전 플랜트는 그 거대한 구조와 복잡함 때문에 사전에 예측할 수 없는 사고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이렇듯부주의로 인한 사소한 조작 실수나 순간적인 판단실수 또는 시공 과실이 겹쳐졌을 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 P74

녹아내려 으깨어진 수 톤의 우라늄연료 덩어리는 당장 냉각에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랜 기간에 걸쳐 계속 차단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자원과 에너지가 들어가며 이는앞으로 일본인들의 어깨를 짓누를 것이다. 또 광범위한 토양오염이 발생했고 그 영향은 장기간 계속된다. 원자력발전에서 시행착오를 통한 발전이 용납되지 않는 이유이다. - P83

 군과 대기업의 결합은 현저하게 강화되어 이후 산군복합체(産軍複合體)라고 불리는 세력이 생겨나 사회적 영향력을 증대시켜 갔다. 그리고 전후의 미국금융자본에 의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슬로건으로 하는 핵산업의 글로벌한 전개 역시 국가 주도라는 의미에서 발전적 계승이었다. - P113

그러나 시장원리에 위임하였다면 수익성이나 리스크의 크기로 봐서 모두 기피하리라고 여겨지는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가와 전력회사의 이상할 정도로 두터운 보호는 약자보호의 반대에 서는 것으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다. - P123

그러나 이상화된 상황에 적용된 핵물리학의 법칙에서 현실의 핵공업까지 거리는 극한적으로 크고 거대한 권력에 지탱하여 가능해진 것이고, 그 결과는 그때까지 우수한 장인이나 기술자가 경혐주의적으로 몸에 익혀 온 인간의 능력 (capacity) 허용범위의 최대치를 밟고 넘어섰다고 본다. - P125

언젠가 우라늄 자원도 고갈될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지구의 대기와 해양 그리고 대지를 방사성물질로 오염시키고 수세대 수십 세대 후의 일본인들에게, 아니 인류에게 수만 년씩이나 독성을 잃지않는 대량의 폐기물과 사람이 근접할 수 없는 다수의 폐기된 원자로, 나아가 반경 수킬로미터에 걸쳐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는토양 등을 남길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다. 그러한 것을 후세에 떠넘기는 것은 단적으로 자손에 대한 범죄이다. - P130

일본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만 피폭당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태평양을 방사성물질로 오염시킨 세 번째 나라로 세계인에게 회자될 것이다. 또한 대기권에서 원폭실험을 한 미국이나 과거의 소련과 함께 대기 중에 방사성물질을 대량으로 방출한 나라의 일원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전세계가 후쿠시마의 교훈을 공유해야 할 터이며, 사고의 경과와 책임을 포장하고 은폐하지 말아야 한다. 밝힐 것을 밝히고 더 나아가 솔선하여 탈 원전사회, 탈 원폭사회를 선언하고 그 모델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 P1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명박 정부는 국가정보원(국정원)을 동원해 민간인을 사찰하고공작을 벌였다. 언론인도 그 대상에서 빠지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가 연루된 정황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지휘한 수사 덕에 이 기록은 세상에 모습을드러냈다. 국정원 내부 문건만이 아니라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유했던 영포빌딩에서도 서류 상자가 발견됐다. 당시 언론계 살풍경이 담겼다. - P10

노 기자가 보기에 진짜 문제는, 청와대 대변인이 본인에 대한 보도에 항의하기 위해 언론사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다. "보도에 문제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라면 해명자료를 내거나 정정 보도를 청구하는 등 공식대응이었어야 한다. 이동관 대변인의 방식은 언론사 내 ‘우군‘이나 정부 내 조력자들 말고는 알 수 없었다는 점에서 교묘하고 대담했다." - P15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공영방송이 그 가치와 역할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그 결과 전세계적으로 공영방송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결국 미디어 리터러시의 문제다. 현재 공영방송들이 캠페인을 통해 공영 미디어가궁극적으로 민주주의에 왜 중요한지 대중에게 설명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하지만 이것이 언론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P18

신뢰할 수 있는 공적 재원은 정치적상업적 이익보다 대중에 대한 책임을 높이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은 수익성이 아니라 사명에 의해 운영된다. 어떤 콘텐츠를 제작할지가 공적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공영방송은 국영방송과도 다르다. 국영방송은 사회의 - P18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는 적잖은 의미가 있다. 전경련이 올해 초부터 정부의재계 창구 역할을 맡았지만, 실질적으로재계 대표 단체가 되려면 4대 그룹이 회원사로 이름을 올려야 한다. 다만 전경련과 기업들이 국정 농단 사건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재정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과거 전경련의 힘은 사실상 기업의 출연금에서 나왔다. 4대그룹 부담 규모가 특히 컸다. 전경련 회비수익은 2016년 409억원이었다. 4대 그룹이 탈퇴한 이후인 2017년에는 113억원까지 급감했다. - P22

검단 자이 안단테 아파트 사고를 대중은 ‘순살 아파트‘라며 지탄한다. 반은맞고 반은 틀린 표현이다. 철근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다만 ‘보없이 지으려면 반드시 추가 보강해야 하는 철근‘이 누락된게 문제였다. 이게 바로 ‘전단보강근‘이다. 보 없이도 슬래브를 지탱하려면 기둥주변에 전단보강근을 보충하거나 하중을지탱하는 보조 설비를 기둥에 붙여야 한다. 역학적으로 전단보강이 되지 않는 무량판 구조는 하중이 과할 경우 슬래브가기둥에 뚫려버리는 문제가 생긴다(펀칭전단).  - P29

건설업 채권 평가 분야에 재직한 한애널리스트는 한국 건설사의 사업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아파트를 중심으로노하우를 쌓아온 한국 건설업계는 사실 ‘시공 실력‘ 면에서 다른 나라보다 뒤떨어진다. 한국에서 아파트로 쉽게 돈을 벌지만, 막상 실력이 필요한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돈을 까먹기 일쑤다." 이 지적은 시공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부터 이번 LH 발주 ‘순살 아파트 논란까지 문제의 핵심은 일해야 할 사람들이 제대로 일하지 않은 데서 나왔다. ‘무량판구조도제대로 구현 못하는 한국 건축‘은 화려한조감도와 값비싼 분양가에 가려진 허약한 내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P30

해외에서는 거꾸로 대중교통 지출액을 내려주려는 지원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한 이용객 감소와 유가물가 상승을 인상의 근거로 댔지만, 해외 선진국들은 바로 그 이유로 오히려 대중교통 요금을 깎거나 통제했다. 독일의 9유로 티켓과 49유로 티켓이 대표적이다.  - P38

해외 국가와 도시들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아낌없이 퍼주는 복지, 포퓰리즘으로 인한 걸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철저히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내린 결정이다. 그 계산이란 단순히 투입한 원가비용과 돌아올 예상 수익을 더하고 빼는 정량적 평가가 아니다. 대중교통 요금 지원 정책이 가져오는 사회경제적 편익과가치를 따져보는 정성적 평가다. 득실을 따져보면서 대중교통 요금 지원 정책을시행한 국가와 도시들은 크게 세 가지 정책 목표를 내세웠다. 고물가 대응(물가안정, 취약계층 지원), 탄소 감축(기후위기대응) 그리고 이동의 공공성 확보와 지속가능성이다. - P39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한·미·일 공동성명(캠프데이비드 정신)‘ ‘캠프데이비드 원칙‘ ‘협의에 대한 공약‘ 등 합의 문서 3개가 채택됐다. 3개 문서로 분산됐지만, 전통적 동맹의 요소와 함께 진화한 동맹의 요소를 고루 갖추었다. 다만 이 3개문서는 한국의 안전보장에 대해 중대한것이지만 조약은 아니다. 국회 동의가 불필요하다는 의미에서 한·미 상호방위조약과는 차이가 있다.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에 ‘진화한 군사 신동맹‘이라고 할 수있다. - P44

중국 경제의 두 축인 수출과 부동산개발의 하향세가 불황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감소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가 긴축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글로벌 수요가 부진한 데다 미·중무역 갈등에 따라 시장이 분절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축인 부동산은 문제가 더욱심각하다. 중국 GDP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개발 경기가 둔화되자 중국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 P46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상저하고(상반기에 경기가 나쁘고, 하반기에 좋아진다는 의미)‘를 기대하고 있던 한국 입장에서 중국의 경제불황은 악재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중국의 10대 수입 대상국 중수입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국가는 한국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전체 수입이6.7% 감소할 동안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 입장에서 중국은 최대 무역흑자국에서 최대무역 적자국으로 전환되며,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심화시켰다.  - P48

요즘 그들의 가장 큰 걱정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다. 김정자씨는 말을 아꼈다. "우리가 3년 전부터 여기 부산에 있는일본영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어. 배운 사람들이 이 문제를 잘 좀 풀면 좋겠는데 우리가 시위를 하니까 정치인들이와서 편을 갈라 어민들은 그게 굉장히 불편하고 화가 나지.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도 거기에 휘말린다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말할 가치가 없어져." 해녀 문화는 해녀가 들어갈 바다가 있어야 보존될 수 있다. ‘해녀 문화 살리기‘가 해녀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 P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의 가장자리 레이첼 카슨 전집 3
레이첼 카슨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의 가장자리는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다. 여기는 지상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파도가 육지에 부딪치며 거세게 부서지는 왁자한 곳, 조수가 뭍을 향해 밀려들었다 물러나고 또다시 밀려드는 곳이다. 해안은 이틀 연속 정확하게 똑같은 경우가 없다. 밀물과 썰물은 자신의 영원한 리듬 속에서 밀려들었다 빠져나가기를 되풀이한다. 해수면 자체도 결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바다의 가장자리는 언제나 종잡을 수 없고 뭐라 설명하기 힘든 영역으로 남아 있다. _ 레이첼 카슨, <바다의 가장자리>, p25


 레이첼 카슨 (Rachel Carson, 1907~1964)의 <바다의 가장자리 The Edge of the Sea>는 바다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이를 통해 바다를 주제로 한 한 편의 서사시가 마무리된다. 먼저 <바닷바람을 맞으며>에서는 갈매기, 거북 등 바다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졌다면,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는 바다의 여러 면을 보여주는 크고 작은 물리적 힘 파도, 조류, 조석 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바다의 가장자리>는 생명과 바다가 만나는 곳, 연안을 배경으로 해안과 해안에 서식하는 플랑크톤, 갑각류 등의 생명을 주제로 한다.


 우리가 해안에서 저조선까지 내려간다는 것은 지구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세계로, 즉 땅과 물이라는 요소가 처음 만났던 장소, 타협과 갈등과 끊임없는 변화가 한꺼번에 아우성치는 장소로 접어드는 것이다. 살아 있는 우리 생명체에게는 이곳이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생명체'라고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모종의 존재들이 최초로 얕은 바닷물 속을 떠돌아 다니던 곳이기 때문이다. _ 레이첼 카슨, <바다의 가장자리> 머리말, p211


 가장 강인하고 적응력 있는 생물만이 이 변화무쌍한 지역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고조선과 저조선 사이 지대, 즉 조간대(潮間帶)는 온갖 동식물의 보고다. 이 복잡한 해안 세계에서 생명체는 가능한 거의 모든 틈새에 비집고 들어앉음으로써 엄청난 강인함과 생존력을 과시한다... 해안은 장구한 세계다. 육지와 바다가 존재해온 시기만큼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이곳 해안도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안은 끊임없는 창조와 끈질긴 삶의 본능에 관한 감각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세계이기도 하다. _ 레이첼 카슨, <바다의 가장자리>, p26 


 <바다의 가장자리>에서는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변화와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기 위한 여러 생명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이 그려지는 중간중간 저자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어하는 목소리를 전해준다. 


 본시 시간과 공간은 지극히 상대적이라 이와 같은 마법적인 때와 장소가 불현듯 불러일으킨 통찰 속에서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광경과 기억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생명체가 등장하고 진화하고 소멸해가는 모든 다양한 징후 속에는 생명의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 장엄한 아름다움의 바탕이 바로 생명의 의미와 중요성이다. _ 레이첼 카슨, <바다의 가장자리>, p33 


 생명의 의미와 중요성. 그것은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고향 바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햇볕이 닿지 않는 어두컴컴한 바다 밑에서도, 파도가 넘실대는 대양 한 복판에서도, 끊임없이 육지에서 밀려내려오는 흙과 바다로부터 몰려오는 파도가 만나는 해안에서도 여러 형태의 삶의 모습이 펼쳐진다.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개체로서 살아가고, 종족으로서 번성하기 위한 생명의 약동. 엘랑 비탈(elan Vital). 레이첼 카슨의 바다 3부작은 고요해 보이는 바다 속에서 들리지 않은 수많은 음파가 감지되듯,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움직임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들려주며 바다의 활기와 소중함을 알려주는 의미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해류가 자기 경로를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는 한 어떤 특정 생명체가 영역을 넗혀가고, 결국 새로운 영역을 차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나는 생명의 중압감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살아남고, 여정을 이어가고, 번식하고 하는 강렬하고 맹목적이고 무의식적인 의지 말이다. 광대한 이동에 참여하고 있는 동물 대다수가 실패할 운명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생명의 신비 가운데 하나다. 수십억 마리의 생명체가 실패하고 단 몇 마리만 성공할 때 그 수많은 실패로 인해 비로소 성공이 의미를 갖게 된다는 사실 또한 신비롭다. _ 레이첼 카슨, <바다의 가장자리>, p251



작은 만을 굽어보는 동안 나는 해안이라는 이 가장자리 세계에서 육지와 바다가 서로 소통하고 있으며, 바다 생명체와 육지 생명체가 서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과거를, 그리고 그날 아침 바닷물이 새의 발자취를 말끔히 씻어낸 것처럼 전에 이뤄진 많은 것을 지우면서 시간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P32

조개, 게, 갯지렁이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삶을 살아가는 동물 공동체의 일원이다. 게와 갯지렁이는 적극적인 포식자, 즉 육식동물이다. 조개, 홍합, 따개비는 플랑크톤을 먹고 살며, 매번 밀려드는 조수가 먹이를 날라주므로 같은 자리에 붙박여 생활한다. - P122

달빛이 은백색으로 흐릿하게 비치는 연안해의 해수면 아래에서는, 그리고 고요한 밤 해안 쪽으로 흐르는 조수 아래에서는 약동하는 생명의 기운이 산호초를 뒤덮는다. 수십억 마리의 산호충은 재빠른 신진대사를 통해 갑각류의 조직, 고둥의 유생, 작은 갯지렁이 따위를 제 몸에 필요한 물질로 전환하는 식으로 생존에 필요한 것을 얻는다. 이에 따라 산호 역시 성장하고 번식하고 발달한다. 작은 산호충들이 저마다 자신의 석회질 공간을 산호초에 덧붙이는 것이다. - P3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생도에는 사가기록화의 주제가 모두 담겨 있다. 사가기록화는 시대를 거듭하며 양반 사대부 개인의 이력을 기념하고 집안의 명예를 높이는 수단으로 발전하였다. 과거 급제를 추억하는 방회도나 회방연도, 유수나 관찰사 등의 지방 수령 행차, 장수를 축원하는 경수연(회갑연), 가정 화목과 집안 번창의 상징인 회혼례 등 사가기록화가 함의하고 있는 길상과 염원이 평생도 안에서 종합적으로 시각화되어 있다. 사가기록화를 통해 축적된 여러 양상이 양반 사대부들이 열망하는 인생 행로를 시각화하는 데 좋은 자양분이 되었다. 여기에 18세기 이후 병풍화의 유행이 평생도 병풍이라는 한국 고유의 형식을 성립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존중되는 이념이나 가치관은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그와 상관없이 숭상된 덕목은 높은 연치, 즉 장수였음을 사가기록화와 평생도는 시사하고 있다. 지위가 높은 사람, 노인, 덕이 있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 현덕의 소유자로서 높은 지위에 올라 국가를 태평하게 다스릴 수 있다는 인식을 평생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27 그중에서도 노인은, 사회적으로 도덕적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은 따랐지만, 연치가 높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오래 살아야만 그 모든 복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9세기에는 장수하는 조신을 우대하는 조정의 분위기가 이전보다 더욱 강해짐에 따라 왕은 회갑, 회혼, 회방을 맞은 대신 정원용과 그 자손들에게 최고의 은택을 베풀었고 기념일마다 어필도 하사하였다. 고종은 정원용이 벼슬살이를 시작한 지 70년이 되는 1871년에는 장손 정범조鄭範朝, 1833~1898에게 가선대부의 품계를 내려주고 90세가 된 해에도 내외손을 초사에 등용하고 옷감과 음식을 예외적으로 후하게 보냈다. 이처럼 국가에서 장수한 대신들의 기념일에 왕이 직접 의례에 친림하여 축하하고 자손들까지도 우대하는 것은 수를 누리는 인물을 조신으로 두는 것 자체를 국가의 경사이자 길조로 여겼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를 둘러싼 바다 레이첼 카슨 전집 2
레이첼 카슨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는 우리를 온통 둘러싸고 있다. 육지 간 교역은 반드시 바다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육지 위에 부는 바람조차 드넓은 바다가 키운 것으로, 끊임없이 바다로 되돌아가려 한다. 대륙 자체도 서서히 해체되고 있다. 그렇게 침식한 대지는 작은 입자로 바다에 가라앉는다. 바다에서 비롯된 비는 강을 타고 다시 바다로 흘러든다. 신비로운 과거에 바다는 모든 흐릿한 생명의 기원을 감싸고 있었으며, 마침내 수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스러져간 뭇 생명의 잔해를 받아들인다. 모든 것은 영원히 흐르는 시간의 강처럼 종국에는 처음이자 끝인 바다로, 대양의 강인 오케아노스로 돌아간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313


 레이첼 카슨 (Rachel Carson, 1907~1964)은 <우리를 둘러싼 바다 The Sea Around Us>에서 바다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전작인 <바다의 가장자리>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생명들의 이야기라면, 이 책에서는 터전이 주인공이다.


 바다가 다시 따뜻해지자 빙하는 녹으면서 퇴각했고, 다시 한 번 따뜻한 물에 사는 글로비게리나 종이 바다를 누비게 되었다. 녀석들은 생명이 다하자 물 밑으로 서서히 가라앉아 또 하나의 '글로비게리나 연니' 층을 형성했다. 이번에는 그 연니층이 방하에서 유래한 진흙과 자갈 위에 깔렸다. 이렇게 해서 따뜻하고 온화한 시대의 기록이 퇴적물에 남았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142


 저자는 본문을 통해 바다를 둘러싼 수많은 요인들과 그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에 대해 말한다. 육지에서 흘러나오는 토사는 해안선의 모양을 바꾸고, 유기물들은 대륙붕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에게 풍부한 영양원이 된다. 그렇지만, 흘러나온 흙과 유기물이 육지와 인접한 해안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바다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은 해류(海流)라는 흐름을 만들어내고, 해류 간의 온도 차이는 종의 다양성을 가져온다.


 훔볼트 해류의 차가운 초록색 물과 적도의 푸른 바닷물이 만나면 거센 파도와 포말의 띠가 생기는데, 이는 바닷속 깊이 숨어 흐르는 물 덩어리들이 서로 맞부딪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반대 상향으로 흐르는 물 덩어리들이 곳곳에서 충돌하는 것이야말로 바다가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현상 중 하나다(p222)... 일상적으로 대살육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작은 물고기는 무척추동물을 잡아먹거나 플랑크톤을 걸러 먹었고, 오징어는 여러 크기의 물고기를 추격해 잡아먹었다. 지느러미고래는 그 오징어를 늘어지게 포식했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224


 해류가 바다를 수평적으로 움직이는 힘이라면, 태양과 달이 만들어내는 수직적 힘은 조석(潮汐) 차이를 만들어 내며 성장과 번식에 기여한다. 아니, 그보다는 바다를 둘러싼 거대한 흐름에 맞춰 적응해 온 것이 생명의 역사라고 보는 편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조석은 놀라운 역설을 한 가지 드러낸다. 조석을 일으키는 것은 지구 밖에 존재하는 우주적 힘인데, 이 힘은 지구의 모든 부분에 고르게 작용하는 것 같지만 실상 특정 장소의 조석은 저마다 고유하며 거리가 조금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도 놀라우리만큼 큰 차이가 난다... 조석의 특성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국지적 지형이다. 물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태양이나 달 같은 천체의 인력이지만, 그 물이 어떻게, 얼마나 멀리, 얼마나 강력하게 상승하느냐는 해저의 기울기, 해협의 깊이, 만 어귀의 너비 같은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234


 조석이 인간뿐 아니라 바다 생명체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세계 각지에서 관찰할 수 있다. 굴, 홍합, 따개비 같은 수많은 고착 동물은 직접 사냥을 할 수 없으므로 먹이를 실어다주는 조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생활을 한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고 흥미로운 적응 기제는 바로 번식 주기가 달의 위상이나 조석의 단계와 일치하게끔 작동하는 특정 바다 동물한테서 찾아볼 수 있다. 세계의 대부분 열대 바다에서는 작은 갯지렁이의 산란 활동이 주석 주기에 정확하게 맞춰져 있어 녀석들을 관찰하기만 해도 지금이 몇 월인지, 며칠인지, 심지어 몇 시인지 알아맞힐 수 있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246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바다>를 통해 거대한 순환과 모든 것을 포용하는 삶의 터전으로서 바다를 내내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바다와 바다 생물들 안에서 일어나는 먹고 먹히는 관계도 하나의 조화로운 질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단 하나의 예외를 제외하면.


 안타깝게도 인간은 해양 섬과 관련해 파괴자로서 암울한 기록을 남겼다. 인간이 섬에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그곳은 여지없이 재앙에 가까운 변화를 겪었다. 인간은 삼림을 베어내고 개간하고 불태우는 식으로 환경을 파괴했다. 또 우연한 동반자인 훙악한 쥐들도 함께 들여왔다. 그리고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식물뿐 아니라 염소, 돼지, 소, 개, 고양이, 그 밖의 외래 동물을 섬에 잔뜩 부려놓았다. 애초 섬에 살고 있던 생물 종에게는 차례차례 어두운 멸종의 밤이 다가왔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159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바다>를 통해 파괴자인 인간이 이제는 오래 전 떠나온 고향인 바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방식이 아닌 바다의 질서에 녹아들었을 때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바다에 대한 경제적 가치만을 계산하며, 먼 해안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듯 타자화 하지 않고, 바다를 삶의 보금자리로 생각하며 인간의 질서를 강요하지 않을 때 비로소 바다는 우리 인류의 진정한 고향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마침내 인간 역시 바다로 돌아갈 나름의 방법을 강구했다. 우리는 해안가에 서 있노라면 경이로움과 호기심을 품은 채 바다를 바라본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제 혈통을 깨닫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인간은 수 세기에 걸쳐 온갖 기술과 독창성을 발휘하고 정신적 추론 능력을 동원해 바다를 가장 깊은 부분까지 탐사하고 조사해왔다. 육체적으로는 물개나 고래처럼 바다로 되돌아갈 수 없지만, 상상 속에서나마 바다로 회귀하길 바란것이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53


 인간은 오로지 어머니 바다의 방식에 맞추어야만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인간은 크고 작은 도시처럼 자신이 만들어낸 인공 세계에서는 더러 지구 행성의 진정한 본성을 까먹기도 하고, 인간 종이라는 존재가 지상에 머문 시간이 지구 전체 역사를 통틀어볼 때 오직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긴 안목에서 제대로 조망하지도 못한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54


 어제 회사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중 후쿠시마 핵폐수 투기와 관련한 옆 테이블에서 나눈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지금 방류해도 5년이나 10년 뒤에 올텐데 무슨 걱정이냐는. 적어도 그분께서는 핵폐수가 불안하다는 인식은 가진 분이시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5년과 10년은 우리의 미래가 아닌가. 그분께서는 10년까지 살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후대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 아닌가 싶다. 리뷰의 마지막은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해류(海流)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세계의 바다는 해류로 연결되고 우리의 바다다. 그리고, 이제 핵폐수 위험은 우리의 위험이자 세계의 위험이 되었다...


 태평양의 북적도 해류는 서쪽으로 흐르는 세계 최장의 해류로, 파나마에서 필리핀제도까지 장장 1만 4400킬로미터를 진행하는 동안 방향을 틀게 만드는 요소를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는다. 그러다 필리핀제도에서 섬이라는 복병을 만나면 대부분 북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거기서부터 태평양판 멕시코 만류라고 할 수 있는 일본 해류가 된다. 일본 해류(쿠로시오 해류)는 동아시아 앞바다의 대륙붕을 따라 북쪽으로 휘어지다 오호츠크해와 베링해에서 쏟아져 나온 차가운 물 덩어리(오야시오 해류)와 합류해 서서히 대륙에서 멀어져간다. 미국 쪽으로 흘러가는 일본 해류는 거대한 북태평향 소용돌이의 북쪽 벽을 형성한다. 일본 해류는 캘리포니아 남부 앞바다에서 다시 북적도 해류와 합류한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220


 해류의 원천에 관한 우리의 지식에 비춰 보건대 심해의 무척추동물이나 어류 같은 종을 남아프리카 연안이나 그린란드 앞바다에서 일부 수집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띤다.... 전적으로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혹은 남극에 속해 있는 바닷물이란 있을 수 없다. 지금 버지니아 해변이나 라호이아에서 유쾌하게 부서지는 파도는 몇 년 전 남극의 빙산 기슭을 찰싹이거나 지중해의 햇빛 아래 반짝이고 있다가 보이지 않는 깊은 물길을 따라 오늘 내 눈앞에 당도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깊이 숨어 흐르는 해루 덕분에 모든 바다는 진정으로 한 몸이 된다. _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p229


바다 전체로 볼 때, 낮과 밤이 바뀌고 계절이 흐르고 해가 가는 것은 바다의 광대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요, 변치 않는 바다의 영원함에 비춰보면 그 의미가 퇴색한다. 그러나 표층수는 다르다. 바다의 얼굴은 항시 변화한다. 해수면이 표정과 분위기는 시시각각 달라진다. 여러 가지 색깔과 빛 그리고 움직이는 그림자가 그 위에 어른거리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해거름 녘이면 신비로운 기운을 자아낸다. - P71

빙상이 두꺼워지고 겨울마다 내린 눈이 녹지 않고 계속 쌓이면, 이는 거기에 상응하는 만큼 해수면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비나 눈처럼 지표면에 떨어지는 물기는 바다라는 저수지에서 직간접적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대개 이처럼 바닷물이 소실되는 현상은 일시적이라 빗물의 유수, 눈의 해동 같은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다시 바다로 돌아온다. - P173

오늘날 우리는 놀라운 기후 교차를 목격하고 있는데, 오토 페테르손의 이론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북극 기후는 1900년경부터 뚜렷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런 현상은 1930년 경에 부쩍 두드러졌으며 아북극과 온대 지역까지 번지고 있다는 게 기정사실이다. 가장 추운 세계의 맨 꼭대기 지역이 점차 따뜻해지고 있는 것이다. 북극 지방의 기온이 높아지는 경향은 북대성양과 북극해를 항해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 P271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와같다면 2023-08-31 2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다야 너무 미안해..

겨울호랑이 2023-08-31 22:12   좋아요 2 | URL
ㅜㅜ... 이번 일을 계기로 바다 뿐 아니라 환경오염 전반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부터 많은 반성을 하게 되네요...

얄라알라 2023-09-01 0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그래서 레이첼 카슨의 책을 올려주신 거군요...

겨울호랑이 2023-09-01 09:55   좋아요 1 | URL
그렇다기보다 이번 핵폐수 투기 사태를 보면서 제가 레이첼 카슨의 바다 3부작에 더 마음이 갔습니다... 무거워진 마음에 작은 위안을 받고 싶은 그런 부분이 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