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Bond) 자료를 찾을 일이 있어 도서관에서 관련 몇 권의 책을 빌려왔다. 채권에 대한 개인 경험은 <재무관리> 과목에서 채권에 대해 배운 것이 거의 전부이기에 관련 도서를 찾아 봤으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채권 시장은 주식시장보다 거래되는 돈의 규모가 크기에 개인투자자보다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시장이다. 그리고, 이러한 채권의 특성상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채권 관련 책은 상대적으로 찾기 어려웠다.  그 중 몇 권의 책을 골랐는데, 이들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로 다른 이들 책에서 공통적인 내용을 찾는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1. 채권의 가격 = 미래현금의 현재 가치 = 이자의 현재가치 + 만기 시 원금의 현재 가치. 채권을 통한 수익은 처분과 보유를 통해 이루어진다. 처분 시에는 채권의 가격과 현 시세를 비교해서 차익 거래(arbitrage trading)를 할 경우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여기에 채권은 정기적으로 이자수익이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주식의 배당수익보다 높다.  때문에 채권은 보유 시에도 안정적으로 정기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러한 점이 채권의 매력이다.


2. 현재가치는 이자율(interest rate)에 의해 결정되며, 채권의 위험요소는 이자에 반영된다. 즉, 채권에서 이자율은 현재가치할인율인 동시에 위험 프리미엄(premium)이기도 하다. 채권 투자에서는 이자율과 듀레이션(duration)의 개념 정도만 알아도 채권 투자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3. 현재 세계경제는 전반적으로 침체기이며, 침체기에는 채권 투자가 안정적이다. 특히, 신흥국의 국채 투자는 안정적인 고수익을 보장한다.여기에 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채권왕 빌 그로스와 같이 채권에서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4. 채권을 알고, 투자하려는 채권 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투자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를 활용하자.


 책마다 조금의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큰 줄기는 위와 같다. 요약하면, 채권은 주식보다 안정적이기에 요즘과 같은 경제침체기에는 채권 투자, 특히 해외 채권 투자를 해야한다는 것. 이러한 채권 투자 권유 책들에 대해 두서 없지만 떠오르는 몇몇 반론을 옮겨본다.


1. 채권 투자가 정말 안정적일까?


 국채의 경우 나라에서 발행하기에 다른 투자 수단보다 안정적일 수 있다. 국채의 성격상 국가 재정정책 수단이나 금융정책 수단으로 활용되기에 이런 경우 발행 가격이 과연 시장 가격을 충분히 발행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거 러시아나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moratorium) 선언의 경우를 보더라도 국채 투자 역시 절대적으로 안정적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2. 채권 투자에는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채권 발행 당시 이자율 외에도 할인율로 사용되는 시장 금리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지국과 세계 경제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일반인들이 이러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설사, 지금 당장 현지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채권 투자가 본업이 아닌 이상 지속적으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채권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자들이 우리 상상을 초월하는 자금력을 가진 세계자본이고,  MIT와 같은 명문대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한 이들이 자금을 운영하며, 이들은 채권뿐 아니라 파생상품(선물, 옵션 등)도 자유롭게 결합하여 운용하기에 더 많은 수익 기회를 가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별로 투자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3. 그렇다면 펀드는 답이 될까?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책에서는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fund)를 활용을 권유한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수료 비용은 운용 수익의 1~2%를 항상 차감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떨어뜨린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손실 발생 시 수수료 문제다. 펀드 매니저들은 수익이 나지 않아도 고정적으로 수수료를 차감하기 때문에 일종의 대리인 비용(agent problem)이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펀드 수익을 낮게 만들고, 손실을 가중시키는 수수료 문제는 비단 채권 펀드만의 문제는 아니라 여겨진다.


 이러한 문제점을 이들 책에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점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채권 투자가 절대적인 재테크 수단인 것으로 광고하고, 일반인들에게 조금만 노력하면 채권왕 빌 그로스처럼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처럼 선동하는 모습을 책의 내용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채권 투자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채권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 해외 채권 투자를 권유하는 전문가들의 모습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어린 청년들에게 총 쏘는 방법만 가르쳐주고 나서 적의 철조망을 뚫고, 기관총을 피해 적의 참호 앞으로 돌격할 것을 명령하는 무책임한 지휘관의 모습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림] Why was the First World War so bloody? (출처 : http://thesnufkin.blogspot.com/2016/06/why-was-first-world-war-so-bloody.html)


채권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다른 자료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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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8 12: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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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8 18: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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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기 말 이후 도시의 부유층 사이에 어린이에 대한 새로운 태도가 형성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새로운 감정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어린이들의 생명을 지키려는 단호한 의지였다.(p404)... 순환적인 생명 주기에 대한 인식은 서서히 인간 존재에 대한 직선적이고 다면적인 사고로 대체되었다.(p407) <사생활의 역사 3> 中


  필립 아리에스(Philippe Aries, 1914 ~ 1984)는 <아동의 탄생 L'enfant et la vie familiale sous l'ancien regime>과 <사생활의 역사 3 Histoire de la vie prive'e: de la Renaissance aux Lumie'res>을 통해 이전과는 달리 서양에서의 '어린이'라는 개념이 근대에서 태어났음을 밝혔다. 그렇다면 중세(中世 Middle age) 이전까지 아이들에 대한 생각은 어떠했을까.


 어떤 의미에서 인간은 자기 삶을 실제로 살 수 없는 생명의 전달자에 불과했다. 삶의 유일한 의무란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이었다. 삶과 인간의 몸에 대한 이런 사고 체계에 의하면, 어린이는 가계도를 이루는 새 가지이자 시간을 초월하여 세세대대 이어진 거대한 집단의 일부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어린이는 적어도 부모에게 속하는 것만큼이나 가계에도 속했다. 이런 면에서 어린이는 '공적' 존재였다.(p401) <사생활의 역사 3> 中


 중세까지 개인 삶의 목적이 후손을 얻는데 있었기에, 어린이는 '성인 이전의 미숙한 존재'였다. 때문에,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교육(敎育 education)'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였다. 중세 이전의 교육이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졌다면, 근대의 교육은 학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가족과 학교는 함께 어른들의 세계로부터 아이들을 분리시켰다. 학교는 이제까지는 방만했던 아동기를 점점 더 엄격해진 규율 체제 속에 가두었다. 이 규율 체제는 18 ~ 19세기에 아동기를 완전히 기숙사에 감금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p648)... 근대의 가족은 공동체 생활로부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대부분의 시간과 관심사를 박탈했다. 그것은 사생활과 정체성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켜주었다. 가족 구성원들은 감성, 습관 그리고 생활양식에 의해 결합되었다.(p649) <아동의 탄생> 中


 아리에스는 <아동의 탄생>에서 근대에 어린이의 개념이 태어나게 된 이유를 건강과 위생 그리고 교육에 대한 관심 증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들간의 관계에 대한 설명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비어트리스 웹과 시드니 웹(Beatrice Webb, Sidney Webb)은 <산업민주주의 Industrial Democracy>에서 공교육이 강조된 이유를 경제 측면에서 보다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제조 공정은, 가능한 한 그 대부분이, 오로지 하나의 특수한 업무만을 할 수 있는 소년의 능력으로도 할 수 있도록 세분된다. 노동조합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일은 하나의 새로운 불만이다... 그들의 불평은, 그러한 자녀가 어떤 숙련 직업을 배우지 않고, 매년 지극히 단순한 업무만을 계속하고, 그들이 성인 노동자의 보통 임금을 요구하기 시작하자마자 그들의 더욱 젋은 형제들에게 이롭게 해고되는 것을 볼 때, 더욱 커지게 된다. 이러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교육적 봉사 연합의 요구를 포기한 노동 조합은, 단순한 소년 노동의 제한을 강제하고자 시도해왔다.(p244) <산업민주주의 2> 中


 웹 부부의 주장에 따르면 자본 투입의 증가로 낮은 숙련도의 노동자 투입이 가능하면서, 산업화 시대에 성인남자의 노동을 여성의 노동으로, 여성의 노동을 보다 어린 자녀의 노동이 대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투입되는 노동의 가격, 임금(賃金 wage)이 낮아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자녀들이 자신의 노동을 대체하며 단순노동자로 전락하는 것을 지켜보던 노동자들은 노동 생산성을 높이려는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결과 노동조합 운동은 노동자의 임금수준 유지와 함께 다음 세대의 노동 질(質) 향상 수단으로 아동 노동의 금지와 아동 의무 교육를 추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공교육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면서 근대 사회의 특징이 더 명확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사진] 공장에서 노동하는 어린이들(출처 :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img_pg.aspx?CNTN_CD=IE001293115&atcd=A0001546930)



 부모들이 새로운 교육 제도를 지지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에 있었다. 새로운 교육의 성공 비결은 꾸준히 성장하던 개인주의적 욕구에 전적으로 부합하면서 정신을 연마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가족의 범주 내에서 어린이의 '개인화'는 어린이에게 부과되었던 공적인 교육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었다.(p415) <사생활의 역사 3> 中


 산업화 또는 근대화를 통해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분화되는 과정에서 세대 구성원들은 가족의 일부가 아닌 개인(個人)으로서 자신을 강하게 인식하게 된다. 근대사회에서 개인주의(individualism)의 등장과 함께 어린이 역시 개인으로서 자리잡게 되면서, 이른바 '아동'의 개념이 태어났다는 것이 아리에스의 설명이다. 다만, 이 부분에서 마을 공동체의 붕괴와 함께 여성의 지위 약화가 뒤따라온 것은 또다른 근대화의 비극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교육 체제의 성공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교육 체제와 교육 개념, 그리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 근대 초의 가장 커다란 사건은 다시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었다.(p646)... 교육에 대한 이처럼 새로운 관심은 점점 사회 중심부에 자리잡아 갔고, 교육을 완전히 변모시켰다. 가족은 단순히 재산과 이름을 전하기 위한 사적 기능만을 하지는 않게 되었다.(p647) <아동의 탄생> 中


 사실상 아기의 출산과 양육이 서로 분리되면서 순환적 생명 주기 속에서의 여성의 위치와 여성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 그때까지는 매우 긴밀하게 결합했던 상호 보완적인 이 두 기능의 분리로 말미암아 여성은 단순한 재생산의 도구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여성에게서 단지 수태와 임신 그리고 출산의 역할만을 기대했다.(p412) <사생활의 역사 3> 中


 이처럼 아리에스의 <아동의 탄생> <사생활의 역사>는 어린이의 개념이 사회의 변화에서 나온 부산물이었음을 밝힌다. 그렇지만, 급속한 사회 변화에 따라 19세기에는 어린이는 가족의 당당한 일원으로 인정받았으며, 20세기에 이르러서는 가족의 중심으로 그 중요도가 급속하게 바뀌게 되었다. 그 결과 사회화의 수단으로 활용되던 교육 역시 가정의 중심이 된 어린이들의 능력을 일깨우기 위한 목적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엘렌 케이(Ellen K.S. Key, 1849 ~ 1926)의 <어린이의 세기 Das Jahrhundert des Kindes>와 마리아 몬테소리(Maria Montessori, 1870 ~ 1952)의 <어린이의 비밀 Il Segreto dell'infanzi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학교가 공통으로 지향하는 유일한 목적은 다음과 같다. 즉 '붉은 피와 맑은 눈, 넓은 가슴을 지닌 신체적/정신적으로 강하고 기민한 존재, 자신감과 온유함으로 채워진 존재, 미적 형상들에 대한 깨어 있는 시각과 신비스러운 것이 스며들도록 갈망하는 영혼, 이런 경이로운 세상의 즐거움과 고통을 감싸 안은 심장을 지닌 존재'를 양성하는 것이다.(p164) <어린이의 세기> 中


 개성적 인간은 자기 자신을 창조한다. 태아와 어린이가 인간의 창조자, 즉 인간의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어린이의 창조자라는 말은 완전히 옳은 말이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의 건축가는 어린이다. 어린이가 인간의 아버지다.(p55) <어린이의 비밀> 中


 근대화와 산업화가 가져온 변화를 통해 태어난 '어린이'. 어른의 예비 단계가 아닌 그 자체로 가정과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지만, 사회 약자인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 여겨진다. 어린이 날을 맞아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며, 이번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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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9-05-07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대 교육이 단순히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자를 만들어내는, 사회조직에 순응하는 존재로 만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족과 학교는 함께 어른들의 세계로부터 아이들을 분리시켰다. 학교는 이제까지는 방만했던 아동기를 점점 더 엄격해진 규율 체제 속에 가두었다.‘
‘ 부모들이 새로운 교육 제도를 지지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에 있었다. 새로운 교육의 성공 비결은 꾸준히 성장하던 개인주의적 욕구에 전적으로 부합하면서 정신을 연마시켰기 때문이다.‘


겨울호랑이 2019-05-07 08:35   좋아요 1 | URL
저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단편적으로 생각해왔던 사건의 배경에는 여러 사정들이 한데 어울어져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이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함께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회의하고 공부를 해야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우향님 감사합니다!

2019-05-07 09: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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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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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3: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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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4: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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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5: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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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원 2020-09-30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만약 아이들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바란다면 캠퍼스를 바꿔야 한다고 떠들면서 다니던 시절이 생각나는 글입니다. 예전에 살던 곳 근처에 대학교가 있었습니다. 광장을 지나 작은 야산을 품고 있어서 고즈넉하고, 개미들이 바스락 대면서 열을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차근히 바라보다, 적어도 다섯 가지의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캠퍼스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보이는 곳이 아이들이 자라는 학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과 초중등학교의 배움터가 바뀌면, 별과 바람과 죽음과 삶이 고스란히 보이는 장소에서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될 쯤에는 뭔가 다른 시도를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를 상상하곤 했습니다. 문득 감사의 시절 기운에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9-30 22:16   좋아요 0 | URL
어쩌면 시대에 따라 아이들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지위가 바뀌는 상황이 비극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른들의 필요에 따라 바뀌는 일시적인 정책이 아닌 모두가 동의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대 위에 아이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초원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연휴 되세요~
 

그리고 모든 도인 집에서는 어린아이를 치지 말라는 간절한 당부를하였다. "어린 자식 치지 말고 울리지 마옵소서. 어린아이도 하날님을 모셨으니 아이 치는 게 곧 하날님을 치는 것이오니 천리를 모르고 일행 아희를 치면 그 아희가 곧 죽을 것이니 부디 집안에 큰소리를 내지말고 화순하기만을 힘쓰옵소서. 이 같이 하날님을 공경하고 효성하오면 하날님이 조와 하시고 복을 주시나니 부디 하날님을 극진히 공경하옵소서"라는 간절한 당부를 하였다. 후일 소춘 김기전(金起田)이 1921년에 천도교 소년호를 창립하고 어린이 운동을 시작한 것은 이 「내수도문」에 기초한 것이라고 전한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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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3: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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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징비록」이란 무엇인가? 난리가 일어난 뒤의 일을 기록한 것이다. 그중에는 난리 전의 일도 가끔 기록하여 난리가 시작된 근본을 밝히려 하였다. (중략)... 「시경」에 ˝내가 앞의 잘못을 징계하여 후의 환란을 조심한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징비록」을 지은 이유이다.(p77) 「징비록」중

며칠전 우연히 1학년 학습 과정 중 ‘일기쓰기‘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창고에서 오래전 쓴 일기를 찾았습니다.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쓴 일기묶음을 꺼내어 내용을 읽어보니 어린시절의 제가 낯설게 다가옵니다^^:)

그중 일부를 사진으로 옮겨봅니다.

나중에 연의와 함께 일기를 읽어봐야겠습니다. 별 재미는 없겠지만, 아이눈에 37년 전 자기 또래 아빠는 어떻게 비춰질까요. 아이에게도 제게도 의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연의도 재밌게 여기고 일기를 즐겁게 쓴다면 더 좋겠지요.^^:)

마지막 글은 어머니가 제 일기를 보시고 격려해 주신 글입니다. 어머니의 관심과 보살핌 덕분에 일기를 쓸 수 있었기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납니다. 저도 연의에게 어머니와 같은 사랑을 베풀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1982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저는 놀러가지 못해 아쉬워했네요. 내일 연의와는 즐겁게 놀아야겠습니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 현재의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느끼면서, 새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H.카의 유명한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인간이 과거의 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리고 현재의 사회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증대시키는 것, 이것이 역사의 이중적 기능이다.(p87)「역사란 무엇인가」중

ps. 연의에게 ‘~읍니다‘는 ‘~습니다‘로 알려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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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텔게우스 2019-05-04 1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잉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는 제갈공명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던 걸까요..?ㅋㅋㅋ 흥미롭습니다!

겨울호랑이 2019-05-04 16:56   좋아요 2 | URL
^^:)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새롭네요. ㅋ 아마 저 일기장 중 어느 페이지에는 학교 괴담 이야기도 적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아직 못 찾았습니다. 일기를 보니 제가 알고 있는 제 자신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내용이 적혀 있어 나름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hnine 2019-05-04 1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보란 이런것 아닐까요.
1학년 글씨가 어른 글씨보다 나아요.
또박또박 글씨체에서 성격도 보이는것 같고요.^^

겨울호랑이 2019-05-04 22:25   좋아요 1 | URL
hnine님 말씀처럼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보물입니다. 그때는 졸린 눈 비벼가며 나름 정성들여 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어설프기만 합니다. 저는 쑥스럽기만 한데, 부족한 어린이 글을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갱지 2019-05-04 1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듯한 글씨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단정하고 똑똑한 어린이가 상상되어 미소짓게 되네요:-)!

겨울호랑이 2019-05-04 22:50   좋아요 2 | URL
제가 보기엔 글씨가 많이 비뚤어지고 크기도 제각각이어서 부족함이 보이는데, 갱지님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 2019-05-04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기장이 남아 있군요! 우아~기록이 역사입니다. 필체도 징비록감입니다 이라믄서 ㅋㅋ

겨울호랑이 2019-05-04 22:51   좋아요 2 | URL
네 창고에서 발굴했습니다.ㅋ 지금 연의와 일기를 같이 읽었는데, 자신도 바로 일기를 쓴다고 하네요 카알벨루치님 감사합니다!^^:)

태인 2019-05-04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 제갈씨들이 제법 있어서 제갈공명이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한 것 아닐까요. 제가 국민학교 다닐때 시골이었는데도 제갈씨를 많이 볼 수 있었거든요.

겨울호랑이 2019-05-04 22:53   좋아요 2 | URL
태인님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씨 중 선우씨, 황보씨, 서문씨, 독고씨 등 2자 성을 가진 이들이 학교에 있어서 아이들 관점에서 그런 주장이 통했을 것 같습니다.^^:)

timeroad 2019-05-04 2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주는‘ 날이다. 라는 대목이 와 닿네요. 즐겁게 하는 날을 선물하기를!

겨울호랑이 2019-05-04 23:39   좋아요 1 | URL
timeroad님 말씀처럼 이제 어른이 되고 보니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해야겠습니다. 딸을 위해서 과거의 아빠가 현재의 아빠에게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timeroad님께서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붕붕툐툐 2019-05-05 0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겨울 호랑이님,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가 남달르셨네요. 짧은 글에서도 많은 것이 느껴집니다.
마지막 어머님의 격려글도 참 인상적이네요~ 글씨도 잘 쓰시고 내용도 멋지고, 무엇보다 초등학생 자녀를 대하는 태도에서 존중감이 가득 묻어나네요.

겨울호랑이 2019-05-05 09:2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붕붕툐툐님.^^:) 그렇지만, 솔직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앞뒤 연결도 안되는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에 불과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일기 사이에 쓴 글을 읽으면서 저도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syo 2019-05-05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국민학교 1학년짜리 일기장에 삼국지와 제갈량이라니, 역시, 어린 호랑이님 떡잎 좀 보소!!

겨울호랑이 2019-05-06 09:4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일기장에 그런 내용이 있었네요. 그래봤자 어린이가 만화 「삼국지」나 읽었겠지만요.^^:)

cyrus 2019-05-06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의 글을 읽으니까 오랜만에 저도 책상 서랍 속에 묵혀둔 일기장을 꺼내 보고 싶어져요. 저도 어린이날에 부모님과 함께 외출을 한 기억이 많지 않아요. 일단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일기장을 보면 알겠죠. ^^

겨울호랑이 2019-05-06 09:40   좋아요 0 | URL
일기에 적혀 있는 제 모습과 어린 시절에 대한 제 기억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이런 것이 일기를 읽는 재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2019-05-07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7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물에 젖는 것을 싫어하므로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끝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되도록이면 자묘일 때부터 습관을 들여 목욕에 대해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해주세요.(p76)

물을 피하는 귀요미가
물 위를 서성인다

물을 부어주자
물려 버렸다
물에 담가버릴테다

고양이를 씻길 때마다 벌어지는 소란은 피할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저는 귀요미 목욕 후「용쟁호투」의 이소룡처럼 되버렸지만, 이웃분들 모두 5월의 첫 연휴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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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5-03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고양이 세수란 말이 있나보네요. ㅋ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겨울호랑이 2019-05-03 22:46   좋아요 1 | URL
녀석 끊임없이 혀로 핥으며 나름 씻긴하는데, 눈꼽이 잔뜩 낀 것을 보면... 키워보니 ‘고양이 세수‘의 의미가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북다이제스터님께서도 연휴 잘 보내세요!^^:)

2019-05-04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4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holic 2019-05-04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새 많이 컸네요.
겨울호랑이님의 사랑이 느껴지는 고양님의 자태입니다^^ 즐거운 연휴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9-05-04 15: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아직 1년 미만인데 크기는 성체가 다 된 것 같네요. 어린 생명들은 사람이나 고양이나 참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bookholic님께서도 자녀분들과 함께 행복한 연휴 되세요!^^:)

2019-05-04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4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4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4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