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들이 대개 착각하는 게 재판은 정치하고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도 정치와 무관할 수가 없다. 특히 법원은 권력에 대한 통제를 담당하는데 어떻게 정치와 무관할 수 있겠나? 어떤 특정정파에 내가 복무하느냐 이 문제와 정치에 법원 판결이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 P15

불평등 감소는 능력주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하고, 어렵게 괜찮은 일자리를 얻었는데, 경쟁에서 뒤처진 집단과 비교해 결과가 그리 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기회평등으로 경쟁은 심화되었는데, 경쟁에서 이겼을 때의 과실은 상대적으로 축소되었다. 기회평등과 결과 평등의 동시개선은 모두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기득권에 속한 집단의 상실감을 초래한다.
- P44

과거에 비해 개천 용이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발전으로 개천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민감한 계층이동은 이미 상향 이동을 한 계층에서 누군가는 그 자리를 지키고, 누군가는 하향 이동을 하는 것이다. 대치동의 교육열도 자산 상속도 과거보다 어려워진 계층 상속을 유지하기 위한 상위계층의 노력이다. - P45

팬데믹 이후에 극장 관람이 코로나19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은이용자의 OTT 서비스 의존도가 높아진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 P56

작품에 쏟아지는 호평의 중심에 바로그 노력을 바탕으로 한 존중이 있다. 존중은 ‘진우‘나 ‘미라‘ 같은 등장인물 이름을 한국식으로 또박또박 부르고컵라면을 ‘라멘‘이 아닌 ‘라면‘이라고부르는 것 같은 아주 기초적이고 사소한배려부터 시작한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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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는 70세 이상 남자와 더불어 이재명 정부의 가장 강한 비토(거부) 집단이다. 이를테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한국은 독재국가로 전락할 것이다‘라는 문장에 전체 평균은 30%가 동의한 반면 20대 남자는 45%, 70세 이상 남자는 42%가 동의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한국은 베네수엘라처럼 국가부채가 폭증할 것이다‘라는 문장에도 전체 평균은 33%가 동의한 반면 20대 남자48%, 70세 이상 남자 45%, 30대 남자 42%순으로 동의율이 비교적 높았다. - P17

정책 선호와 이념은 자기가 신뢰하는 정당과 정치인에 따라 형성된다는 정치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결국 20대 남성은 자신을 대변해준다고 믿는 정당과 정치인의 이념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20대 남성의 보수화라는 자연스러운 결과를 낳는다.  - P23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가동된 3개특검은 단순히 검찰개혁과 동시에 진행되는 일이 아니라 공생관계다. 이번 3대특검법은 윤석열 정부의 비위 의혹 수사와 함께 해당 의혹들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정황을 수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만약 특검이 검찰 비위를 밝혀낸다면 개혁의 명분이 된다. - P26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려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앞으로 절대 이란 정권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핵무기 보유를 포기한 리비아와 우크라이나 등은 강대국의 침공을 받았다. 이번 전쟁에서 협상과 무력 개입을 넘나들며 계속 연막을 피운 트럼프 역시 이란에 신뢰할 만한 협상 대상은 아니다. 이란은 정권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 핵무기 보유라는 결론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 P33

불의에 항거하는 민주 시위의 반복이바로 한국 현대사였다. 그리고 그러한 거국적 시위의 원점은 4.19다. 4·19는 단지폭력에, 불의에, 기만에, 부정부패에, 부도덕에, 언어 타락에 저항한 데에 그치지않는다. 그것은 한국 역사를 새롭게 하는거대한 사건이었다.  - P39

망탈리테가 아비투스를 형성하고, 육체와 행위의 영역인 아비투스에 의해 정신과 의식/무의식의 영역인 망탈리테가 유지되기도 한다. 또 둘 다 단기적인 현상보다는장기 지속적인 환경에 의해 구조화된 질서에 초점을 맞춘다. - P53

처음에는 압도적 다수가 ‘내란행위이고, 윤석열을 탄핵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다가 대형 교회를 포함한 보수개신교가 전국을 누비면서 그런 여론이 주춤한 걸로 보인다. 무서운 현상이다.
선거 기간 중에 ‘박정희를 지지한다‘는식의 말을 특정 지역에 가서 많이하던데. 유신체제는 한국인이 겪은 가장나쁜 정치체제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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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행태 연구자들은 선거가 보통 세기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정당, 이슈, 인물이다. 이를 대입해보면 이번 대선은 ‘계엄이라는 하나의 이슈가 지배하는는 선거였으면서도, 그것이 기존 정당 구도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었던 선거‘로 요약된다. - P13

불평등 완화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앞으로 이재명 정부 지지 연합의 유지와 확장에도 결정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 P15

바른정당이 이륙부터 실패하면서, 자유한국당(새누리당이 당명 교체)은 기존보수층의 지지만 확보해도 보수 내부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게 되었다. 바른정당과 달리 이탈하는 대신 광장에 나가 태극기부대와 손잡고 보수 진영의 주류로 자리를 굳혔다. 자유한국당은 2017년 조기 대선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강성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냈고 결국 보수진영 내전에서 승리했다. - P17

3차 TV토론 발언으로 대표되는 ‘이준석식 정치‘가 이번 대선의 "승부수"가 됐을까. 유권자 대부분은 호응하지 않았다. 투표율 79.4%로 거대 양당 지지층이 결집한 선거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캠프 내부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득표율이 그 답이다. 주요 지지층은 여전히 2030 남성에 국한됐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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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25-06-18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제가 시사인 925호 기사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게 생겨서 그런데
제 서재에 한 번 와 주시겠습니까?

제 머리로는 풀기 어려워서 설명을 듣고 싶은데
시사인 편집부에도 이메일을 보냈지만 바쁜지 대답이 없어서 이렇게
알라딘서재에서 시사인을 가장 열심히 읽으시는 분인 겨울호랑이님의 도움을 청합니다.

바쁘실 텐데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겨울호랑이 2025-06-18 14:17   좋아요 0 | URL
무심코 읽고 넘어갔던 부분에 대해 심술님 덕분에 다시 생각하고 가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술 2025-06-18 14:24   좋아요 1 | URL
저야말로 바쁘실 텐데 오셔서 정성스런 의견까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심술 2025-06-25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0분 전에 시사인이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
안녕하세요 심술 독자님.

시사IN 편집소통팀의 김연희 기자입니다.
메일 확인이 많이 늦어서 양해 구합니다.

김인건 통신원께 해당 부분 확인해보았는데요,
˝총리 인준을 위한 2차 투표에서는 의회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했다˝ 부분이 잘못되었더라고요.
˝총리 인준을 위한 2차 투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의회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합니다.

확인해보니, 김인건 통신원이 보내주신 초고에는 제대로 들어가있었는데 윤문하는 교열 작업 중에 잘못 수정이되었더라고요.
저희도 모르고 있었는데 정 독자님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꼼꼼하게 읽으시고 메일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온라인 기사는 바로잡도록 하겠습니다.

심술 독자님도 건강하게 여름 나시길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김연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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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는 비 내린 덕분에 시원하지만 내일부터 다시 푹푹 찔 거라는데 겨울호랑이님 건강하시길.

겨울호랑이 2025-06-25 22:05   좋아요 0 | URL
시사IN의 내용은 총리 인준을 위한 투표 결정과 총리 인준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저 역시 심술님 덕분에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더운 날 심술님께서도 건강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번 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친 뒤 치러지는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오답 노트 자체를 쓰지 않았다. 진단과 반성을 통해 내란 세력과 절연, 확장성 있는 대선후보 선출, 민생 공약과 보수의 미래제시 등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으나 그 기회를 잡지 않았거나 혹은 발로 걷어찼다. - P10

이번 대통령선거는 헌정 유린과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크나큰 대가를 치르고 얻어낸 귀중한 기회이자 경고다. 승자와 패자를 가리거나 권력 교체의 도구로만 남길 수 없는 역사적 분기점이다. ‘비상계엄 이후‘라는 전례없는 상황에서, 한국정치와 유권자들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갈등을 동력 삼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분열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민주주의와 협치의 가능성을 열어갈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6월3일 유권자의 손끝에 달렸다. - P11

공정과 균형은 테두리와 기준이 있어야 작동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테두리란 ‘민주적 한계이며, 그 기준이란 ‘근거와 논리‘였다. 공화정의 헌법이 그어준 선이 민주적 한계이고, 근대 계몽사상 이후로 합리주의적 태도가 발전시켜온논증의 방법이 기준이었다. 민주적 한계를 벗어난 주제와 입장은 공론의 장에 들어와서는 안 되며, 논증이 아닌 궤변이나고함은 제압되어야 마땅했다.  - P18

극우유튜브 뒤에는 극우 매체가 있다. 명태균처럼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정치 브로커도 있다. ‘평택카페 준우 아빠‘처럼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세력도 있다. 독립신문 국민기자단처럼 무슨 기사를 퍼뜨릴지 극히 염려되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극우 유튜브 종사자 중에는 멀쩡한 레거시 미디어 출신이 많다. 결국 유튜브 생태계를 바로잡기 위해 손봐야 할 것들은 ‘유튜브 밖에 있는 게 아닐까.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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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증세 없이 확대 재정에만 나설경우, 한국 경제에 남은 마지막 카드인
‘정부 부채 감당 여력을 조기에 소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표가 아쉬운 선거에서 증세는 때때로 감추고 넘어가야 하는 목소리에 해당한다. 집권 후 적극적이지 않았던 증세가 실제로는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제21대 대선 국면에서 정치권은 여야 모두 윤석열정부가 각종 감세 정책을 통해 3년 동안재정을 어떻게 흔들어 놓았는지 직시하지 않고 있는 건 사실이다.  - P29

그러나 그다음 질문에서 앞선 답변과 배치되는 듯한 응답이 나온다. ‘원전 신규건설‘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7.5%로, 반대(32.4%)한다는 응답보다 많다(위 <그림3> 참조). 재생에너지와 비교하지 않고, 원전만을 떼어놓고 보면 찬성한다는 응답이 많은 것이다. 원전보다는 재생에너지확대가 낫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필요악으로서 원전을 받아들이는 응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응답은 2021년 <시사IN>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 바있다. 이처럼 모순되는 듯한 응답이 나타내는 함의는 무엇일까.  - P34

윤석열은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하며 사과하지 않았다. 김용현 장관도 치밀하게 준비하지못해 ‘윤석열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대통령님의 구국의 일념에 대해 존경해왔고 그런 뜻에 대해 공감했지만 중간에 참모로서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계엄에 대한 당위성,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통령님의 생각을 존중하고 있다(2024년 12월8일김용현 검찰 진술)." - P42

스마트기기는 아동과 청소년 두뇌의 맹점을 직격하도록 고안되었다. 사람의 두뇌는 만 6세 이전에 성인의 90%까지 발달한다. 이 시기 두뇌가 건강하게 발달하기 위해서는 갖가지 상호작용을 해야한다. 스마트기기가 제공하는 미디어는인류가 수만 년 이상 반복해온 유아기의다양한 활동을 저해한다. 성장에 필수적인 수면 시간이 줄어든다. 보호자와 애착형성을 통한 언어 발달 적기를 놓친다. 능동적이고 모험적인 신체 활동을 방해한다. 결정적으로 이렇게 자란 사람은 집중하는 법을 좀처럼 깨우치지 못한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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