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시사인) 제920호 : 2025.05.06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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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민주당 안에서도 비주류였던, "선동가의 뜨거운 피와 행정가의 차가운 성과주의가 아무렇지도 않게 공존(<시사IN> 제427호‘이재명이라는 빛과 그림자‘ 기사 참조)"
하는 이재명은 어느덧 한국 사회의 가장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되었다. 그의 행복과 시민들의 행복은 일치할까. 앞으로 검증되어야 할 일이다. - P13

한 지방법원 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선거법 사건에서 ‘6.3.3원칙(1심 6개월, 2·3심은 3개월 안에 마쳐야 한다는 강행규정. 그간 훈시규정으로 받아들여졌다)을 지키자고 강조해온 걸 고려하면, 심리를 서두르는 것이 정무적 판단이라고 하기에는 조심스럽다. 대법원장의 재판 지휘권은 존중해야 하는것도 맞다. 문제는 그렇게 이례적으로 집중 심리된 선거법 사건이 이재명 사건 말고 또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건 자체가 이례적이긴 해도, 외관상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 P14

주주자본주의와 적극적 산업정책은 양립 불가능하다. 주주들은 결국 ‘기업에서 현금을 얼마나 많이 빼낼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미국만 해도1980년대 초까지는 자사주 매입 규모가크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올리는 기업도 흔치 않았다. 그러나 이후 40년 동안 주주환원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투자를 못하게 되고 결국 제조업의 불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 P20

 유가족의 강력한 의지와 수많은시민들의 참여로 특별법을 제정해내고 새로운 기구를 출범시킨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과정은 한국 사회에 굉장히 놀라운 경험이었다. ‘우리가 이것만은 알아야겠다, 규명해내고야 말겠다‘는 사회적 의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기회를 어떻게 소모했는가는 반면교사로삼을 필요가 있다. 무엇을 밝힐 것인가. - P32

A리사 팰트먼 배럿의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외부의 감각 입력에 따라 반응하는 컴퓨터 같은 기계가 아니다. 뇌는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하여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한다. 예측이 먼저이다 보니 감각이 오기도 전에 몸이 반응하기도 한다.  - P54

모든 나라의 법에는 그 법을 지탱하는 기본 정신 내지 법이 지향하는 가치가 있다. 대부분의 근대국가에서는 개인(시민)의 자유·권리·인권을 핵심가치에 두고 법이 만들어지며 법은 그것을 보호한다. 반면 나치의 법은
‘공동체의 통합‘, 좀 더 엄밀하게는 독일민족(인종)의 일치와 독일 민족의 정점에 있는 지도자(총통)에 대한 충성과 복종을 핵심 가치로 둔다. 나치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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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레볼루션 - 젠슨 황과 거대 테크기업의 탄생
태 킴 지음, 김정민 옮김, 김상균 감수 / 서삼독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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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높은 기대를 품은 사람들은 대체로 회복력이 부족합니다. 안타깝게도 성공의 키는 회복력이거든요. 위대함은 지능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위대함은 인격 character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젠슨이 보기에 인격은 오직 좌절과 역경을 극복한 결과다. 그에게 있어 일의 본질은 힘든, 종종 압도적이기까지 한 역경에 맞서 끈질기게 버티는 몸부림이다. _ 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p45

엔비디아(NVIDIA)라는 기업의 철학은 위의 문장에 잘 담겨있다. 여기에 더해 독자들은 젠슨 황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이라는 성공기업의 클리셰를 <엔비디아 레볼루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현재 엔비디아의 성공과 앞으로의 길을 전망할 수 있을까? 다른 기업에는 없지만, 엔비디아에는 있는 요인이 있다면 무엇일까? 아마도 본문의 내용을 통해 독자들은 여러 요인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모든 것들이 답이 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술과 경험 사이의 적절한 포지셔닝'이 엔비디아의 목표이며, 이를 위해 'CUDA 등 독점적 플랫폼을 활용한 다각화 전략의 효과적 활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와 관련한 적절한 예가 AI 컴퓨팅 플랫폼인 DGX (Deep GPU Xceleration)와 HGX (Hyperscale Graphics eXtension)다. 자사의 기술을 집약해서 완제품인 DGX를 통해 최선의 기술을 선보이는 한편, 고객의 경험을 위해서 확장가능한 솔루션인 HGX도 제공하여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는 정책. 그리고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되는 밑바탕에 자리한 CUDA라는 경제적 해자와 함께 CoWoS를 통해 엔비디아의 방향을 현실적으로 구현해주는 TSMC와 30여년에 걸친 굳건한 동맹이 있기에, 엔비디아는 게임에서부터 Physical AI에 이르기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 윈도우 화면 부팅 시 나타나는 Window95 로고나, 컴퓨터 본체 바깥에 Intel Inside라는 스티커를 보면서 가슴이 웅장해지는(?) 신뢰감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이제 이러한 소비자의 신뢰감과 주주의 기대가 엔비디아에게로 향하는 요즘 이 책은 엔비디아에 대한 여러 생각을 일깨운다...

"우리는 위대한 기술과 위대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알고 보니 우리가 만든 건 위대한 기술뿐이었어요. 위대한 제품은 아니었죠." 밀라초프스키는 이렇게 회고했다.(p112)... "고객은 항상 대안을 찾습니다." 젠슨은 말했다... 엔비디아가 NV1의 혁신적인 오디오와 그래픽 기능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게이머들이 실제로 눈으로 본 것, 귀로 들은 것, 또는 들을 수 없었던 경험을 이길 수 없던 것이다. _ 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p116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이용하면 그래픽 프로그래밍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과학자와 엔지니어들도 GPU의 연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었다... 젠슨은 엔비디아가 CUDA를 통해 테크 산업 구석구석까지 시장을 확장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새로운 하드웨어가 아닌,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엔비디아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었다. _ 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p247

엔비디아는 그래픽 드라이버의 유지관리를 PC제조업체와 보드 협력업체에 맡기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해야 게이머들이 다른 회사나 관련 개발자들이 출시하는 최신 PC용 소프트웨어에서도 항상 최적의 그래픽 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_ 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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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내란 이후 윤석열 파면으로 치뤄질 대선정국. 어느 기관보다 정치로부터 중립적이어야 할 사법부와 선거를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할 권한대행이 심판의 자리에서 내려와 스스로 플레이어로서 참가하겠다고 선언한 날이다. 내란 사태 이후 내가 알던 상식이 더 이상 상식이 아님을 절감하고 있기에 새삼 놀랍지는 않지만, 이토록 많은 문제점 속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참 용케 굴러왔구나싶다. 이런 모순을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윤석열이 자신을 계몽시켰다는 누군가의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닌 듯 싶다. 비록 전혀 그가 의도한 방향은 아니었겠지만...


 한국의 파벌과 인맥이 부자(父子) 관계를 원형으로 하고 있어서 아버지 역할을 맡은 사람은 권위를 가지고 아랫사람을 보살필 의무를 지고, 아들 역할을 맡은 사람은 절대적인 복종을 미덕으로 한다는 사실도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지적되었습니다... 혹시 '원만함'이 뭐가 문제냐고 묻는 분이 있을지모르겠습니다. 원만함은 우리 사회에서 대체로 좋은 가치로 받아들여졌고, 어느 조직에서나 원만한 사람을 선호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원만함이 사법 관련자들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되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원만함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지켜내는 것은 언제나 기득권층의 이익과 기존 질서입니다. 갈등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 것을 원만함으로 이해하는 조직에서 "정의"라는 본질적인 가치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_ 김두식, <불별의 신성가족>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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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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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정의 특징인 과도한 자유가 결국 민주정을 전복시키고 참주정의 필요성을 낳지 않겠나? _ 플라톤, <국가> 제8권 中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다수의 횡포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역설적으로 소수의 지배를 강화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민주주의 제도의 설계와 운영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플라톤 이래의 수많은 정치 사상가들은 다수가 지배하는 민주주의의 우수성은 인정하면서도 최선의 정체(政體)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수에 의한 폭력과 이로 인해 빚어지는 사회적 혼란이 결국 체제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플라톤이 지적했다면,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통해 신생국의 대의민주주의에서 법치주의와 사법권력 (Rule of Law and Judicial Power)이 다수의 횡포를 방지할 제도로 높이 평가했다. 이처럼 전통적인 정치사상에서 민주주의 제도의 유지는 '다수에 대한 견제'에 달려 있다고 보았고, 민주주의 제도의 발전은 이와 함께 이루어져 왔다.


 이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대답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수의 힘을 제한하는 규칙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수의 지배와 '동시에' 소수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_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p93/211


 하지만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이러한 통념과는 달리 다수에 대한 지나친 견제가 소수에 의한 지배라는 다른 형태의 참주정으로의 이행을 보다 자세하게 다룬다. 선거인단과 게리맨더링, 보통선거와 필리버스터, 대법원 종신제와 어려운 헌법 수정의 문제 등 소수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수많은 제도적 장벽들이 소수의 '약자'가 아닌 '엘리트 특권층'을 보호하고 있는 현실을 저자들은 예리하게 비판한다. 유권자들에 의해 패배한 후보자가 선거인단에 의해 승자가 되는 선거인단, 자신의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획정하는 개리멘더링, 선출되지 않은 인물에 의한 사법권행사, 헌법 개정을 위한 까다로운 조건은 제도적 약자를 보호하는 대신 소수 특권층을 위한 제도로 유지 존속케 하는 여러 기둥이 된다.


여기에 더해, 엘리트 특권층이 세습화되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대중들에게 '반(反)지성주의', 즉 허위 정보나 감성적인 주장을 통해 대중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약화시키고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종하는 방식을 통해 다수를 분열시킨다면 이러한 악순환은 제도의 보호 아래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수의 횡포와 소수의 전횡. 이들 모두를 막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제도의 정착이 필요하지만, 만들어진 제도의 안전성과 보완성에 대한 세심한 고민이 없다면 이 또한 한계가 있음을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를 통해 생각하게 된다. 당대의 현실을 잘 반영한 법 체계가 시간이 흘러 새로운 시대상을 담지 못하게 되었을 때, 현실 속의 도그마(dogma)가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제도가 아닌 불가침의 종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비극을 다룬 이 책은, 결국 민주주의 제도가 단순히 다수결 원칙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소수의 권리 보호라는 명분 아래 소수의 특권층이 다수를 지배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경계해야 함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오늘날 우리는 제6공화국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민주화, 국제적으로는 분단 체제 아래에서 성립한 87년 체제는 21세기 새로운 변화의 시대 정신을 담아내지 못한 한계를 갖는다. 이 같은 시대의 한계를 절감하는 우리에게도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여러 시사점을 안겨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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