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콘서트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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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건 복잡하건 모든 현상은 그것을 지배하는 원리에 따른다. 따라서 당연히 각각의 현상을 기억하고 파악하는 것보다 원리를 이해하고 현상에 적용하는 것이 현상을 이해하는데 더 효과적일 것이다. 또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어떤 현상의 다음을 예측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다수의 현상들로부터 원리를 뽑아내는 추상화 작업은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로, 이를 통해 인간은 많은 것을 기억하고 응용할 수 있다.

 

수학, 과학, 경영학, 심리학 등 이 끝이 붙는 것들은 모두 이런 추상화를 결실들이라 할 수 있겠다. 경제학 역시 경제라는 영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속에 숨어있는 원리들을 뽑아내어 정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 경제학 콘서트는 그런 경제 영역의 현상과 그 속의 경제 원리를 명쾌하게 매치함으로써 독자가 경제 원리를 이해토록 하고, 나아가 그 원리를 독자 주변의 다른 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매력이 있다. 물론 두꺼운 하드커버의 경제학 원론 책을 펼쳐놓고 이론과 실제를 머리 속에서 그려볼 수도 있겠지만, 이건 마치 커다란 강당에서 대중음악 교수로부터 락음악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과 같다. 박자는 이렇고, 리듬이 어떻고, 밴드 구성은 어떻게 되며, 락의 역사는 어떠했고 따분하고 졸립기까지 하다.

 

락을 더 재미있게 배우는 길은 락 콘서트에 가서 직접 느끼는 것이다. 대형 스피커 앞에서 박자를 온몸으로 느끼고, 리듬을 따라 몸을 흔들며 락을 배우는 것이다. 싱어가 악기 연주자를 하나씩 소개할 때마다 괴성을 지르며 밴드 구성을 이해한다. 그래서 이 책이 경제학 콘서트이다. 책으로 만나는 콘서트의 찌릿한 감동을 느껴보시길

 

경제학 콘서트에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던 중 수많은 현상의 핵심을 찌르는 원리 하나를 발견했다.

 

희소성의 원리

 

모든 경영학 서적과 보고서들은 혁신을 이야기한다. 창의적이어야 한다. 변화해야 한다고 한다. 저 푸른 바다(blue ocean)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언제나 빠져있다. 혁신함으로써 어떤 결과를 얻기 바라는가? 당신의 상상력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이런 물음에 가장 손 쉬운 대답은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이다. 비전과 미션을 들먹이며 혁신과 변화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건 틀렸다. 기업의 이익과 시장가치의 증대를 원하는 모든 조직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은 하나뿐이다. 업종이 무엇이건, 규모가 크든 작든, 기업의 이념이 무엇이든 추구해야 할 답은 하나다. 오늘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이것이 목표로서 전제하지 않은 기업의 전략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기업이 혁신과 변화를 통해 추구해야 할 유일한 전략적 목적지는 바로 독점(monopoly)이다.

 

조직의 규모에 상관없이 역사를 통틀어 모든 성공하는 기업은 독점이라는 무기를 쥐고 있다. 기업이라는 말을 국가로 바꾸어도 성립하고, 개인이라는 말로 바꿔도 마찬가지이다. 그 조직이 한 명이건, 수 억명이건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구석시 시대였건, 미래 시대이건 마찬가지이다. 또 합법적이건, (걸리지 않는다면) 불법이건 독점이 발휘하는 엄청난 효과는 변하지 않는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은 단연 매출이나 이익, 시장가치 등 모든 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라 불리는 개인 컴퓨터의 운영체제 소프트웨어와 오피스라 불리는 문서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이미 윈도우에 익숙한 엄청난 수의 사용자와 마찬가지로 윈도우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이 익숙해진 엄청난 수의 개발자와 개발업체를 우군으로 삼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력은 대단하다. IBM조차 마이크로소프트의 철옹성에 도전했다가 패배한 후로는 사실 어떤 기업도 도전의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리눅스나 구글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지만 아직 윈도우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선 많은 것이 부족하다. 이것이 삼성전자의 3배에 이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가치의 기초이다.

 

법적으로 독점을 인정받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공사이다. 우리나라 담배인삼공사(KT&G)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담배와 인삼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담뱃값은 공사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전기를 독점하고 있다. 전기세가 높다고 해서 우리는 다른 전력제공기업을 선택할 여지가 없다. 소비자로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협상력이 그만큼 적다는 것으로 공급자에게 종속될 수 밖에 없다.

 

과거 제국들의 자국 식민지에 대한 독점권한은 제국들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주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사람들은 영국의 공장이 생산해 내는 옷과 신발만을 살 수 있었다. 그 대가로 인도의 엄청난 부가 영국으로 흘러들어갔다. 간디가 인도독립의 심볼로 맨발과 베틀을 내세웠을 만큼 영국은 독점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오늘날 인도와 중국은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에서 독점적이다. 글로벌화로 국가 간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세계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도의 중국의 노동시장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도와 중국에 엄청난 부가 흘러들어가며 고속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소위 니치 플레이어(niche player)라고 불리는 아주 작은 벤처기업 역시 독점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니치 플레이어는 자신만이 만족시킬 수 있는 작은 시장(niche market)에 집중한다. 그 작은 시장은 자신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한,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피 흘리는 경쟁없이 생존할 수 있다.

 

오늘날 정보는 더 빨리 흐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경은 사라졌다. 이제 자신의 경쟁자가 어느 나라에 속해 있건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훤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독점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어렵게 되었다.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되려 장기적인 독점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현재의 독점 매커니즘을 고집하는 것이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경쟁자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하루 아침에 자신의 수익원이 다른 곳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의 기업들의 전략 방향은 일시적인 독점 상태의 계속으로 정의하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기업이 어떤 연유로 독점상태를 만들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오래 유지될 수 없다. 세계의 수많은 경쟁자들과 막대한 자금을 가지고 수익이 나는 곳을 찾아다니는 잠재적인 경쟁자들은 당신의 독점 상태를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주변에 열매가 열린 곳에 안주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열매가 풍부한 곳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것이 기습당할 가능성이 적다. 이것이 계속해 블루오션에 머무를 수 있는 가장 나은 방법이다.

 

이런 일시적인 독점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 기업 전략의 모체이고 마케팅 활동이 되어야 한다. 그럼 독점 상태는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여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가장 효과적이고 또 장기적인 것이 바로 희소성이다. 희소하다는 말은 가진 자가 적다는 것이다.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은 쉽게 따라할 수 없고,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쉽게 알아챌 수도 없는 것이다. 희소성이 곧 독점이고, 파워이다.

 

희소하다는 것은 중요하다는 것과 다르다. 인간의 삶에 있어 물은 기름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기름이 물보다 희소하다. 그래서 기름은 더 가치가 있고, 더 비싸다. 희소한 것을 가지고 있는 자는 독점을 만든다. 중국의 값싼 노동력은 희소하다. 인도의 싸고 영어를 할 줄 아는 노동력은 희소하다. 나는, 나의 기업은, 나의 나라는 남이 모방할 수 없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경쟁은 여기서 결판이 난다. 희소한 무엇인가를 가진 기업에게 투자하고, 그런 개인을 채용하라. 절대 실패할리 없을 것이다.

 

, 앞으로 좀 더 주의깊에 지켜봐야 할 것은 희소성의 원칙이라는 경제 원리가 계속해서 독점 상태를 만드는데 유효할 것이냐는 것이다. 만약 이 변화를 포착해 낸다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희소성은 쓰면 없어져야 하고, 공급의 경로가 제한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석유는 쓰면 없어지고, 몇 나라만이 제공할 수 있다. 그러기에 희소하다. 하지만 지식은 그렇지 않다. 지식은 수확체증모델을 따른다. (이 원리도 경제학 콘서트에 나온다.) 지식은 써도 없어지지 않는다.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증가한다. 써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설령 처음 공급은 한 군데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지식이 전파될수록 공급처는 늘어난다. 누군가 독점에 대한 경영 전문가가 되어 자신의 지식을 모조리 전파해버리면 전 세계에 엄청난 독점에 대한 경영 전문가가 탄생하고 자신의 독점적 지위는 사라진다. (난 왜 이 글을 쓰고 있는거지?)

 

하나를 배워 열을 알아가는 것은 공짜로 뭔가 얻는 느낌이어서 좋다. 딱딱하고 지루한 강의보다 흥겹고 재미있는 콘서트가 좋다. 그것이 나에게 경제적 여유를 제공한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경제학 콘서트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마음껏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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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인생 강좌 45편 - 윤석철 교수의 경영학 특강
윤석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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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프린시피아 매네지멘타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구지 읽어보시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아직 프린시피아 매네지멘타를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이 책보다는 프린시피아 매네지멘타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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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1 - 미국 : 미국역사 편 먼나라 이웃나라 11
이원복 글 그림 / 김영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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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역사는 잘난 사람의 팔뚝처럼 짧고 굵습니다. 역사는 채 300년이 안 되었습니다. 참고로 우리는 반만년 즉 단기 4300년의 역사입니다. 하지만 14분의 1도 안되는 미국은 세계에서 제일 전쟁을 많이 치룬 나라이며, 세계 최강국으로 세계 경찰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또 가장 빨리 영토가 확장되었고, 러시아, 캐나다, 중국에 이어 세계 4위의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역사는 두 가지 단어로 압축되는데, 하나는 도전, 다른 하나는 민주주의입니다. 현재 미국의 기틀을 이루고 있는 백인들은 유럽으로부터 이주해와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모든 것을 새로이 시작했습니다. 농사를 지으려 해도 농기구가 없었을테고, 농기구를 만들래도 대장간이 없었을 것입니다. 대장간이 있어도 철이 없었습니다. 정말 막막했겠죠. 그들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서부로 이동한 사람들은 추운 산맥을 넘고 인디언들과 싸우며 또 다른 미개척지로 몇 날 몇 일을 이동했습니다. 법과 룰이 없는 혼란의 시대를 이겨낸 사람들입니다. 서부 영화를 보면 마을마다 보안관이 있다지만 그 보안관이 죽으면 그 마을은 도적들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은 아주 쉬웠던 것 같습니다. 자칫하면 결투에 응해야 했고 손가락이 늦은 사람들은 지체없이 죽었습니다. 손가락이 무슨 죄라고... 그렇게 그들은 개척하고 투장하고 도전하는 것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 짓을 300년 동안 해 온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4000년 동안 도전이나 개척보다는 평화와 안정을 원했습니다. 구지 개척하고 도전할 필요를 못 느꼈겠죠. 북으로는 넘지 못할 벽 대중국이 버티고 있으니 반도에서 편히 사는 것이 편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에 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벤처라는 말도 미국에서부터 왔구요. 벤처라는 개념이 프랑스에서 나왔다면 우리가 벤처를 표현할 때 프랑스에서 온 외래어를 썼을 것입니다. 하지만 벤처는 필시 미국으로부터 건너왔습니다. 실리콘벨리도 미국에 있습니다. 미국은 도전에 익숙한 나라입니다. 그들의 역사가 그것을 말해줍니다.

허허벌판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없던 것 중의 하나가 왕과 지배계층이었습니다. 모두 평등했고(물론 백인끼리만) 법도 규칙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주의가 판을 치고 개인의 이익과 기분에 따라 권총으로 죽고 죽이는 서부의 시대가 있었던 것입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이 스스로 다스리고 국민을 위하는 민주주의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시 이승만 1대 대통령 때부터 미국의 제도를 대거 도입해 만들어진 제도이고 보면 우리 정치의 스승은 미국인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근데 나쁜 것만 배워가지고는...)

미국의 역사가 그러했다면 미국의 미래는 어떨까요? 더욱 강해지고 이기적이 될까요? 아니면 점차 쇠약해지고 와해될까요? 미국은 유일하게 선진국 중 노령화 시대를 가장 늦게 맞게 되는 나라입니다. 또 원한다면 인구를 대거 늘릴 수도 있는 나라입니다. 이것이 유럽의 선진국들이나 일본, 한국과 다른 점입니다. 왜냐하면 이민자들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력 리소스를 바탕으로 현재의 국력을 한참을 유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중국이 강력하게 따라오고 있지만 중국은 우선 일본, 영국, 독일 수준에 도달하는 것도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이 미국입니다. 또 사회주의라는 폐쇄주의, 중앙집중주의도 쾌속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입니다. 따라서 마국은 지구의 역사에서 앞으로도 함참을(적어도 몇 십년은) 세계 최강국으로 남을 것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점차 노령화되고 인구도 줄어드는 추세에 있어 사회유지 비용이 증가하고 실질 노동인력은 감소하는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남북통일을 주장할 수도 있겠으나 남북통일 자체도 핵과 같아서 잘 이용하면 좋지만 잘못 이용한다면 대대로 손실을 입힐 수 있는 것입니다. 왜들 미국으로 이민가려하는지 알겠네요. 세계의 경제가 점차 시장주의로 기울수록 부익부 빈익빈은 국제사회에서도 분명 더 심각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글쎄 적절한 대안이 있다면 삼성전자와 같이 미국을 이길 수 있는 경쟁을 갖는 기업을 10개 이상 보유하는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기업들이 세계 1위 제품을 몇 개씩만 가져도 몇 백개의 세계 1등 제품을 우리는 가지게 되고 미래에 닥칠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줄 기반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여성인력들을 대거 활용하고 대기업들이 그들에게 육아에 대한 짐을 덜어주고 혜택까지 제공한다면 우리나라의 인구가 노령화되거나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가능성 있는 씨를 찾고 그들을 삼성전자처럼 키워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장기적이고 가장 큰 과제가 아닌가 싶은데... 누가 대통령이 되고, 정부 청사가 어디로 가고, 부동산 정책이 어떻고 하는 건 차후 문제 아닌가요. 교육과 기업정책이 우리나라 정부의 가장 큰 과제라 생각하는데 정치인들의 관심은 굴비상자니 사과상자에만 가 있으니...

오늘 중앙일보(2004년 9월 30일자)에 재미있는 설문 결과가 실렸습니다. 미국의 세계경찰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74% 이상이 과도하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는 50% 이상이 무기한 연기 또는 상당한 기간 후라고 답해서 서로 모순되는 답변을 보였습니다. 미국 하는 짓이 그리 보기 좋지 않지만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는 그들의 힘이 필요하다... 또 50% 이상이 가장 협력해야 할 나라로 미국을 꼽았고, 다음으로 중국을 꼽았다고 합니다. (당분간) 꺼지지 않는 제국, 미국을 최대한 이용해서 나중에 우리가 우리와 영토가 비슷한 영국이나 일본처럼 미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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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0 - 미국 : 미국인 편 먼나라 이웃나라 10
이원복 글 그림 / 김영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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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에게 미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백이면 백 모두 다를 것이라 확신한다. 어슴프레 친미(親美)와 반미(反米)를 나눌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국민이라면 그 둘 사이에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지 않을까. 나에게 미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는 것이다. 수출을 생각하지 않고 국내 사업만 생각해도 되는 나라. 자국에서 성공하면 수출도 자연히 되는 나라. 자국에서 1위는 곧 세계 1위인 나라. 큰 포부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당장 중국, 일본, 미국 등 서로 다른 말을 가진 수많은 나라에 수출길부터 생각해야 하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기회의 땅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출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의 공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을 얻으면 탄탄대로요. 미국을 잃으면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다.  최근 안철수 사장이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빌 게이츠가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과연 지금과 같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니다라는 결론을 냈다. 우리나라가 그만큼 비즈니스하기에 척박하다는 동시에 미국이 그만큼 많은 기회와 시장을 제공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국인은 냄비근성을 가졌다고 한다. 또 정열이 넘치고 솔직하고 정 많고 흥 많은 사람들의 나라라고 한다. 일본은 꼼꼼하고 세밀하고 친절하지만 이중인격을 가졌다고 한다. 중국은 장사에 강하고 느긋하며 속 마음을 잘 알 수 없다고 한다. 영국은 신사의 나라. 프랑스는 예술과 패션, 그리고 자유의 나라. 이탈리아는 정열의 나라. 그렇다면 미국은? 미국 사람들은?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미국은 역사가 짧다. 한 민족으로 이뤄진 나라가 아니다. 세계 각 국의 각 민족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나라다. 각기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는 나라다. 따라서 공통성을 쉽게 찾아낼 수 없다. 저자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율을 따져 다소 보수적인 성격의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어정쩡하다. 미국 거주 남아메리카인이 흑인을 넘어섰고 아시아 인구들의 유입이 계속 되고 있다. 최대 일인 타운, 화교 타운, 한인 타운을 형성하며 여러 문화를 포용하며 살아가는 나라다. 그래서 하나의 특색이 없다. 문화도 유구한 역사도 없다.

보통 상황이 이러하면 하나로 뭉치기 힘들다. 미국이 전쟁을 좋아하는 이유로 여러 가지를 대곤하지만 그 중의 하나라 국민의 단합이 아닌가 한다. 서로 모양이 다른 국민들을 하나로 붙이기 위한 접착제로서 전쟁이 활용되고 세계 1위라는 자부심이 공간을 메운다. 전쟁과 자부심은 순환하면서 국민을 하나로 모은다. 전쟁을 치루고 거기서 승리하면서 세계 1위, 세계의 경찰이라는 자부심을 세운다. 모아진 힘이 또 다른 전쟁을 만들도 다시 자부심을 세운다. 전쟁을 통해 산업도 발전하고 과학도 발전한다. 전쟁을 통해 정치력을 확인하고 경제력을 돋운다. 반미의 주원인인 미국의 호전성은 미국에 있어서는 필수불가결하다는 저자의 마지막 설명이다.

좀 더 우리에게 실용적인 관점에서 질문을 던져보자. 그럼 우리는 어떻게 미국을 공략할 수 있겠는가? 미국을 이길 수 있겠는가?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에 몸담고 있는 본인은 미국의 세계 지배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소프트웨어계는 60~7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MS, IBM, Oracle로 대표되는 미국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계에서의 영향력은 독점 수준이다. 솔직히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에게는 인력, 자금, 기술력, 레퍼런스, 경험 모든 면에서 벅찬 상대다. 하지만 이런 핸디캡을 딪고 미국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몇 개 있다. 이 업체들에게 대한민국 점령 후 다음 목표는 미국이다. 당장의 목표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본거지인 미국에서 최소의 승리를 이루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 미국을 어떻게 점령하지? 그 광대한 땅에 우리의 이름을 알리는 것은 마치 밑빠진 독에 물을 쏟아붙듯 시장에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고들 한다. 그래야 이름을 그나마 알리고 그들이 주문처럼 외치는 레퍼런스를 얻을 수 있다고. 그것이 미국 자국에서 사업기회를 잡아서 시작하는 사람들과 미국 외에서 미국으로 진입하는 자의 차이다. 쉽사리 답을 얻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외지에서 들어와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예는 없을까? 다행히도 있다. 바로 독일 회사인 SAP가 그 예이다. 그들은 세계 소프트웨어 4위, 미국에서 기업 애플리케이션 1위를 2위를 멀리 따돌리고 지키고 있다. 그들을 미국 공략 전략을 들여다보면 힌트가 될 것이다. 그들이 미국에 첫 발을 내딪은 것은 그들의 고객인 독일 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면서다. 한 마디로 처음에는 들러리로 나섰다. 독일의 제조기업들이 대폭 성장하면서 미국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었고 거기에 묻어간 경우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영업이 들어갔을 때 그들의 타겟시장은 그들이 처음 고객으로 잡은 산업의 기업들이었다. 한 번 해 봤기 때문에 해 볼만 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진짜 성공의 핵심은 바로 컨설팅 업체였다. 고객에게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제품을 제안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컨설턴트다. SAP는 미국내 수위의 유명한 컨설턴트 업체를 모두 잡았다. 지금 IBM에 인수된 PwC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MS, IBM, SUN, HP, DELL 등 미국의 IT기업들을 공략했다. 미국의 IT기업이 쓰는 IT. 얼마나 멋진 레퍼런스가? 그리고 나머지 한 요소는 그들의 언론 홍보 전략이다. 그들은 쉼 없이 미국의 미디어를 들락거렸다. 수많은 가쉽과 기사들로 신문지면을 채웠다. SAP이 사주한 것은 별로 없었다. 그들은 기사꺼리를 쉼없이 제공했을 뿐이다. 그 이후는 수많은 기자들이 마케팅팀의 팀원이 되어주었다. 미국이 가지지 못한 아이템(MS, IBM, Oracle(당시) 등 아무도 없었다.), 배후 세력의 전폭적인 지지, 훌륭한 레퍼런스, 홍보를 통한 브랜드 관리. 이것의 조합이 오늘의 세계적인 독일기업 SAP를 만들었다.

우리도 가능할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SAP의 전략이 그대로 먹히진 않겠지만, 난공불락 미국은 아닌 것이 입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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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 전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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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번역자조차 이 책의 주제를 직접 꺼내길 주저했을만큼 이 책의 주제는 파격적이다. 그리고 그것이 정말 진실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당장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가서 하나하나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다. 이 책의 주제는 예수는 신이 아닌 우리와 같이 여자를 사랑하고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며 후세의 사람들이 그를 신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저자가 어떻게 이 주제를 접했는지 모르지만 그는 어디선가 이 아이디어를 듣고 또는 그가 직접 생각하고는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성배, 기호학,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그의 작품에 얼킨 사연과 소문들, 시온, 루브르 박물관 등. 그 수많은 자료들이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이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주제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만들었다. 이 책 다빈치 코드의 최대 장점은 어느 한 주제를 일반인이 감히 알아낼 수 없는 수많은 증거자료를 통해 적절하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모나리자의 중성 이미지, 암굴의 마돈나와 암굴의 성모, 인체비례도, 최후의 만찬 등 인터넷을 통해 다빈치의 작품들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며 다빈치의 코드를 다시금 파해치는 재미는 삽화 하나 없는 이 소설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보아넘겼던 것들 속에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에게 충격을 준다.

혹자는 소설을 쓸 때 지나친 자료의 수집은 소설을 짜마춘 듯 부자연스럽게 만든다고 주장하지만, 다빈치 코드는 엄청난 자료들을 잘 배합했다. 물론 짜마춘 부자연스러움이 곳곳에 보이지만 그리 심각하진 않다. 이유는 주연들의 직업에 있다. 하나는 기호학자, 다른 하나는 경찰의 암호해석 요원인 동시에 시온 마스터 밑에서 자란 손녀,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성배를 위해 인생을 바친 부자. 이 사람들이 기호와 암호, 그리고 성배에 대해서 떠드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만약 요리사와 한 기업의 임원, 그리고 매춘부 정도의 조합이었다면 이 이야기를 절대로 풀어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많은 자료들을 짧은 사건과 한 주제를 위해 풀어내다보니 간간이 설명을 위해 지루한 부분이 눈이 보인다. 특히 사건의 초반부는 어느 삼류영화에서 많이 봄직한 진부한 사건 진행과 설명들로 실망을 자아낸다. 하지만 1권의 3분의 1을 지나면 책을 놓을 수가 없다. 특히 클라이막스는 1권의 마지막과 2권의 초입부다. 왜 이 소설을 3권이 아닌 2권으로 나눴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1권의 마지막 장을 읽는 순간 2권을 사 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3권으로 나눴다면 얘기는 달랐을 것이다. 마치 수목드라마의 목요일편의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다.

자료가 많고 설명이 길다보니 자연 책의 분량이 많아졌다. 2권 전체가 불과 단 하루의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독자는 투명인간이 되어 주인공을 하루 내내 따라다닌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된다. 그들의 대화, 행동, 생각 하나하나를 쫓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행동 거지까지 세세히 묘사함으로써 희곡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소설대로 읽고 행동하다 보면 영화 한 편이 완성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다빈치 코드는 영화로 만들어지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나 감독의 상상력이 들어갈 여지가 별로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특수효과도 별로 필요없을 것이다. 영화보다는 다큐멘터리가 훨씬 어울릴 것이다. '다빈치의 비밀'라는 정도의 제목으로 말이다.

또 하나 색다른 점은 주인공의 한 사람은 프랑스인, 다른 사람은 미국인, 그리고 또 하나는 영국인이고, 소설의 배경은 프랑스와 영국이라는 점이다. 특히 프랑스의 거리가 자세히 묘사된다. 치부까지도... 그래서 일반적으로 미국이 배경인 소설과는 다른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물론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고 온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충격적인 주제, 주제를 뒷받침하는 보편적이지만 충격적인 자료, 적절한 주인공 설정, 이국적인 배경이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문체, 구성은 좀 더 손보았으면 하는 구석도 들긴 한다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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