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우리 시에 비친 현대 철학의 풍경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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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라든지, 퓨전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짬뽕이라는 말과 동의어인데, 

철학자 강신주가 철학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시'라는 장르를 끌어들인 셈이다. 

그렇지만,  

독자를 위해서 시를 끌어들인 이상, 

철학을 지나치게 강요할 순 없다. 

이야기를 가볍게 가볍게, 

철학부터 시작하지 않고, 시부터 

그래서 시를,  

그것도 간단하게 적어 두고, 

그 시에서 철학에 접목될 법한 이야기를 한 꼬투리 적는다. 

그리고 철학도 복잡하지 않게, 어렵지 않게,  

술술 풀어 준다. 

철학이 길지 않아 좋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좋은 점은... 

철학이란 징그런 독서를  

그것도 철학서라는 다종다양한 읽을거리들을, 

마지막 페이지에서 자신의 독서 중, 가장 쌈박한 읽을 거리들을, 

독자들을 위해서 커리큘럼으로 제공한다는 것. 

강신주가 독자들에게 헌사하는 가장 아름답고 간결한 철학 도우미. 

이야기는 재미있고, 독서 커리큘럼은 알차다. 고맙다. 강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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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 2010-03-0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양반책은 중독성이 있는데 읽고나면 웬지 모를 허전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판단은 유보...

글샘 2010-03-02 20:38   좋아요 0 | URL
왠지모를 허전함이란 게, 인생은 나무 Tree가 아닌 뿌리줄기 Rhizome라고 하는 그런 철학적 바탕이 주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저도 그런 것을 느끼거든요.
 
<유쾌한 철학, 소소한 일상에게 말을 걸다>를 리뷰해주세요.
유쾌한 철학, 소소한 일상에게 말을 걸다 - 일상에서 찾는 28가지 개념철학
황상윤 지음 / 지성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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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에서 온 ~~학이란 학문의 앞에는 늘 학문의 대상이 있어왔다.
심리학의 대상은 심리고, 금속공학의 대상은 금속이다.
근데... 철학의 대상은? 역시 철 Fe인가?
농담삼아, 인문대 금속공학과라고도 하지만... 역시 철학은 정의부터 만만하지 않다. 

철학이 다루는 범주를 가지고 대충 철학의 뜻을 두드려 맞추려 하기 십상이지만, 뭐, 지혜에 대한 사랑 어쩌고는 웃기는 짜장으로 뒤범벅이 되기 쉽다. 

내게 칸트가 멋진 이유는... 그가 쓴 책의 제목으로 철학이 다루는 것들을 대략 짐작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결벽증이어서 총각으로 살았다는 대목은 참 밥맛이지만서도... 인간의 인식이 하는 것과, 인간의 실천과, 인간의 판단에 따른 선택까지를 다루는 것이 철학이라면... 나는 만족이다. 

이 책은 철학을 쉽게 접근하려는 시도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가 싶은 구석이 있는데,
뒷부분으로 가면서, 초심을 잃고 어려운 말이 마구 튀어나오는가 하다가, 역사철학에 가서는 좀 억지스런 부분까지도 보이는 것 같아서 별점을 좀 깎게 된다. 

아무래도 좀더 철학에 다가가기 쉬운 면모를 보여주는 이로는 <김용석>교수 같은 분이 한수 위라 생각한다. 작가도 김용석 교수를 좋아하겠지만, 생활 속의 철학, 생활 속의 발견 같은 책이 바로 올바른 철학 에세이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철학을 쉽게 접근하게 해 주는 점이고,
이 책을 권하고 싶은 대상은... 평소에 철학이란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대학 1학년 1학기에 되도 않은 대학 교수에게서 철학 개론을 졸라 재미없게 배운 사람들... 그리고, 386 세대처럼 철학보다 실천이 앞섰던 사람들... 그래서 철학 하면 헤겔, 마르크스밖에 들어본 게 없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 책과 함께 읽기를 권하는 책은 아무래도 김용석 선생님의 책, 또는 서경석 선생과 김상봉 선생의 책들처럼 철학과 삶을 넘나드는 책이 좋겠다. 

이 책에서 가장 멋진 대목은... 인간에게 도덕이 있어서 반드시 강요해야 할 '선'이 있다면 그것은 '타인의 삶에 대한 인정'이다. 그리고 반드시 금지해야 할 '악'이 있다면 그것은 '타인의 삶에 대한 인정을 거부하는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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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발견 - 철학자 김용석의 유쾌한 세상 관찰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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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의 글들을 참 좋아하는데, 그의 글에선 가식이 묻어나지 않아 그런 듯 싶다.
이 책을 옆에 놓아두고, 다른 책을 뒤적거리고 있는데(사실은 어젯밤에 더 중요한 일이 있었지만, 맘 속으로만 계속 공그르고 있으면서 다른 책들을 읽었다. 나의 더러운 독서 습관이다. ㅠㅜ)
아들이 이 책 표지를 보더니,
"어, 저 아저씨, 이명박 닮았다." 그랬다. ㅍㅎㅎㅎ
김용석 선생님, 지성합미다. ㅠㅜ 

이 책은 이미 나온 지 꽤 된 것이었다. 7년 전.
그런데, 일상 속에서 발견한 것들이, 그가 로마에서 살다 온 신선한 눈으로 본 것들이어서인지 꽤나 의미심장하다.
짧은 글들을 통해서 한국인들의 내면을 한국인 아닌 시각으로 객관적인 메스를 들이대는 해부학적 재미가 있고,
그렇지만 외피만을 훑어대는 미녀들의 수다 식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역사에서 우러나온 혈액 속의 전통까지 꿰뚫는 생리학적 재미까지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글들이 짧으니 오랜 시간 걸려 읽을 것도 없어 즐겁고,
짧은 글들 속에서 그야말로 철학의 정수(뭐, 철학이 별건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만 외우면 철학이지 ㅋㅋ 뭘 어떻게 생각하고, 실제로 어떻게 사는지,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활자도 크게 ㅋㅋ 강조해 두었기 때문에 재미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시간이 없어서 미치겠는 사람은, 후루룩 넘기다가 11포인트 속의 13포인트 글자를 찾아 읽으면 될 것이다. ㅎㅎㅎ  

폰맨과 건맨은 사납다. ㅋㅋ

문명의 시대에도 인간이 야성을 유지해야 할 부분은 바로 오관이다. 오관이 야성적 민감함을 유지해야 인생이 즐겁다.(43)  

지혜의 진정한 가치는 문제의 해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예방에...
청진기... 이걸로 인간성 검사부터 해 볼까?
회전문... 맨날 닫혀있다. 열림, 환대는 없이 인간을 박대하는 넘.  

관심이 있어야 관찰이 따라온다. 즉 마음을 열어두고 있어야 성실하게 살펴보게 된다.(97) 

안전불감증? 피로회복제? 부패공화국?... 불안전 불감증, 활력 회복제, 양심 공화국이라야지. 

수명 연장의 시대... 150까지 살게 될 두려움을 느낌은 나와 같다. 나는 꼭 70만 살면 좋겠다.
재수 없어 100까지 산다면... 우씨... 맨날 아프면서 오래 사는 거 나도 싫다.  

여성 단독 앵커... 여권 신장 운동은 전략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찌든 때를 무턱대고 문지른다고 벗겨지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처럼 기득권이란 것이 사회의 문신처럼 한번 새겨지면 끝장인 곳에서 타파 전략을 말하는 것 자체가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될는지도... (131)  선생님, 선생님이 그러시면... ㅠㅜ 

안티는 단절이 아니다. 능숙한 사회관계를 위한 시도이며, 앙심품고 증오를 폭발시키는 행위가 아니라 성숙한 문화의 형태다. (171)... 개콘의 왕비호... 쥐박아, 너 개콘 보냐? 왕비호, 얼마나 이쁘냐. 대놓고 풍자하는 것. 증오가 아니라, 현실을 그대로 말하는 것. 그게 안티처럼 보이지만,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웃음도 나오고 발전도 있잖겠냐.  

획일성의 억압보다는 차라리 다양성의 복잡함이 낫다. 억압의 폭력보다는 복잡의 혼란이 낫다.(179)... 글쎄, 한국인들이 여기 동의하려면... 얼마나 지나야 할까. 내가 일개 학생부장으로서 획일성의 억압을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휴  =3=3=3(179) 

고층 아파트와 대형 매장이 굵은 뼈라면 가게가 있는 동네와 노천 시장은 물렁뼈와 같다. 물렁뼈가 없으면 굵은 뼈도 원활하게 기능할 수 없다.(214) 아, 참신한 표현이다. 굵은 뼈와 물렁뼈... 근데, ㅋㅋ 단단한 뼈와 물렁뼈가 상대어가 아닐는지요.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사는 이 땅의 아들딸들에게 밥이 생존의 얼굴이라면 술은 실존의 가면이다.(229) 아, 술은 실존의 가면이라... 젠장. 맥주 한 잔 땡기는 발언이군.

문화에 공짜는 없다. 문화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문화를 키운다. (246)
그렇다. 황순원의 죽음은 뉴스 맨 끄트머리에 조그맣게... 이건희가 죽는다면... 된장! 버럭! 뷁#$%
엊그제 점심 시간에 오카리나 연주단을 숲속에 불러 숲속 음악회를 열어 준 우리 연구부장 샘은 참 대단한 분이다. 그 30분을 위하여 노력하신 며칠간 없는 머리칼 더 빠졌으리라...  

훌륭한 정치인에게 정치를 맡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것. 칼 포퍼... 개개인이 정치 현상을 주시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것은 정치 권력이 폭력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줄이는 일이다.(262) 육시럴... 그래서 미디어법이란 걸 만들려는 넘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정치 현상을 주시하는, 그래서 폭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엄청 많음을 알리려는... 일이 중요하다고... 휴=3=3 

이 책엔 좋은 말들이 참으로 많아서, 내 말보담은, 옮겨 둠이 정석이다.
좋은 책엔 한심한 리뷰가 최고의 리뷰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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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4-13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옮겨온 글들을 읽으며 읽고싶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하셨으니 훌륭한 리뷰지요. ^^

글샘 2009-04-13 00:57   좋아요 0 | URL
저는 님의 글에 댓글달고. ㅎㅎㅎ
음... 훌륭한 리뷰라... ㅋㅋ
역시 한심한 리뷰가 최고의 리뷰다. ㅎㅎ

근데, 김용석 리뷰엔 아프님이 맨 먼저 낚여야 순선데. ㅋㅋ

바람돌이 2009-04-13 01:06   좋아요 0 | URL
아프님 주무시나봐요. 오늘 안보이시네요. ㅎㅎ
아님 주무시다 좀 있다 깨실려나? ^^
 
talk talk 철학토크쇼 - 굳어버린 머리가 말랑말랑해지는 기상천외한 철학실험
루시 에어 지음, 유정화 옮김, 김영건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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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철학, 이라고 하면 일단 머리가 띵~하게 아프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거나, 칸트 데카르트 등의 어려운 정리들을 떠올리거나,
최악의 사태는 고딩시절 윤리시간에 배운 암기 사항들을 떠올리며 지긋지긋해하는... 그런 것.

내게 철학은 이상하게 왔다.
대학생 시절, 철학은 마르크스 철학이 전부인 듯 읽은 것이다.
철학 개론 책에서는 서양철학사 중심인 것이 세미나에서 읽은 변증법적 철학, 헤겔 철학과는 뭐가 삐걱거리며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철학이라고 하면... 나는 아는 바가 별로 없다.

이 책에 나온 말들도 살펴보면... 서양철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개념들을 쌍으로 묶어 정리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은 유용하다는 쪽이고, 비트겐슈타인은 쌩까는 쪽이다.
결국 이 소설에서는 소크라테스가 이긴다.
주인공 꼬마가 철학은 인생을 즐겁고 재미나게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말에 별로 동의하지 않지만...

흔히 개똥철학이란 말을 많이 쓴다.
거기서 나온 철학이란 것은 인생을 살면서 갖게 된 지혜의 눈을 말하는 것인데, 경험주의적 한계를 갖기때문에 개똥이란 접두사를 붙인 듯 하다.

나는 어려서부터 철학적인 꼬마였다.
7살때쯤... 나는 내가 보는 <연둣빛>과 다른 사람이 보는 <연둣빛>은 다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엄마를 비롯한 몇 사람에게 물었지만, 쓸데 없는 생각을 하는 인간 취급을 해서 혼자 담고만 있었다.

나의 철학적 기질을 억누른 것은 70년대라는 개발독재의 시절 탓도 있고, 가난했던 가정 환경 탓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집에 돈이 무지 많았다면... 나는 아직도 유럽쪽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을 것 같다. 나는 아직도 그런 꿈을 갖고 있다. 로또가 걸리면... 당장 독일이나 프랑스, 영국 같은 데 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 아, 나는 한문 공부도 좋아하므로, 성균관에 들어가고도 싶다.

삼십 년이 지나고... 나는 다시 개똥철학자가 되었다.
내가 살면서 겪은 것들이 나의 세포를 규정하고 있다.
때로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내세우고, 때로는 '통념적'인 것을 당연시한다.
논리적이지 않은 것들임에도 말이다.
이런 생활은 전혀 철학적이지 못한 생활이다.

현상과 실재에 대하여, 겉보기와 실존에 대하여, 철학적인 이야기를 소설처럼 읽고 지나치는 일은 아쉽다.
철학 시간에 이런 소설 한 편들을 읽고 밑줄도 하고, 요약도 하며 토론하며 읽었다면, 내가 지금 조금 더 철학적인 생각에 가까운 인간이 되었을는지도 모르겠다.

의견을 검토하는 방법으로서 철학은 중요한 교과목의 하나로 다루어야 할텐데...
아직도 한국의 윤리와 사상 교과서에는 '니체'가 없다. 내가 찾아본 한에서는 그렇다.
행복이 상대적이듯, 사상의 중요성도 상대적인 모양이지.
도덕의 보편성에 대해서만 상대성을 이야기하진 않는 것처럼...

청소년 시절에 다양한 철학적 사유를 배워야 하는 것이 나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이제, 제발, 철학적 사유를 가르치고 배우고 토론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이 '통념'과 '고집'만이 가득한 교과서를 버리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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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글자의 철학 - 혼합의 시대를 즐기는 인간의 조건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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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씨는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두 글자짜리 단어를 화두로 삼아 글을 쓸 생각을 다 하고 말이다.
그런데, 한자어로 된 단어가 태반인 우리말에서 두 글자짜리 단어는 지배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을 것이고, 그런 꼭지를 생각한 것은 우리말을 곰곰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우리말을 가르친다는 사람이 그 정도 관심도 안 보인 내가 미안하다.

세상에 넘쳐나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혼합'적 시대를 즐겨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철학 주류를 반영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다.

아이들의 성인화와 성인들의 아동화, 합리적인 부박함과 비합리적 진솔함...
이런 것들 투성이인 세상 가까이에서 '혼합'의 시도는 다사롭고 정겹다.

그의 3부작은 인간에서 시작한다. 그 다음은 감정, 그 다음은 관계로 확산된다.

인간 편은 당연히 생명에서 시작하는데, 생명에는 2편의 글을 할당했다.
존재의 이유를 폭력과 우정의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다.
그 뒤로 자유, 유혹, 고통, 희망, 행운, 안전...이란 주제를 내세운다.
유혹 같은 걸로 글을 쓰다니... 참 재미난 사람이다.
안전...을 읽는데, 오늘 다시 백화점 붕괴가 일어났다. 불안전 불감증... 심각하다.

감정의 발견 편에서는
낭만, 향수, 시기, 질투, 모욕, 복수, 후회, 행복, 순수로 이야기를 펼친다.
시기와 질투가 다르다는 생각을 곰곰히 한다. 그렇다. 시기는 2사람의 관계지만, 질투는 3각관계다. 철학이란 뭐든지 곱씹어 살피는 마음이다. 아니다. 생각과 마음을 또 나눠보는 게 철학이다. 그렇지만 생각하는 게 마음에 들면 그게 철학이기도 하겠지.
아무튼 그의 영화 이야기, 독서 이야기를 따라다니다 보면,
이런 꼭지로는 시험 문제를 내기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좀전에 읽던 박재동 화백의 제작 애니메이션인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도 만나고...
흥미진진하다.

소요유란 이런 것이다.
언어의 풀밭을 돌아다니다
자욱하게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발길로 툭,
걷어 차는 그런 것.
잠시 풀벌레에게 미안하다가도
금세 웃음 머금게 되는 그런 것.

3부의 관계의 현실에서는
관계, 이해, 비판, 존경, 책임, 아부, 용기, 겸허, 체념...이 실려있다.
우정의 거미줄과 겸허... humble... 체념과 포기의 수준 차이도 재미있다.
존경은 지속성을 가진 이성의 판단이란 말을 듣고...
왜 이 시대엔 존경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없는가...를 생각했다.
존경은 순간적인 인상에서 우러날 수 없고, 오랜 행동을 보고 생기는 것이다.
표리부동한 인간들을 보면서 어떻게 존경의 염을 떠올리겠는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노릇이다.

공부를 즐기듯 하는 사람, 김용석.
지난 여름, 촛불 집회할 때마다 만났던 모녀가 생각난다.
이름도 모르지만, 서울갈 때 인연이 되어 얼굴을 알게 된 딸은,
대학을 다니다가, 김용석 선생님께 배우고 싶어서 영산대 철학과를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단다.
문제집도 두어 권 주고 했는데, 공부는 잘 하고 있는지...
그 어머니가 걱정을 하시며 영산대 철학과 이야길 하시기에,
내가 김용석 교수 이름을 들먹이자 엄청 반가워 하셨다.
그 밑이라면 철학 공부 할 만 할 거라고 위로를 해 드렸던 기억이 새롭다.

김용석의 글은 그의 온몸에서 우러난 것이어서 읽는 일이 무한한 기쁨을 몰고 온다.
번역투의 글들을 도배하는 것들이나 서양의 철학들을 소개하는 도막글들에 대한 설명으로 조각난 철학책들을 읽으면서, 아, 나는 철학하고 거리가 먼 인간이구나... 한 거에 비하면, 김용석의 글을 읽는 일은 친한 친구가 수다떠는 걸 듣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평화롭다.

그의 평화로운 글을 많이많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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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10-31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제가 좋아하는 김용석씨의 책을 연달아 두 권 보셨군요. ^^

글샘 2008-11-01 11:3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김용석 씨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네요. ^^

순오기 2008-11-0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별찜합니다~~~ 저는 교수님들 책 별로 안 읽고 못 읽었는데 급호감이에요.^^

글샘 2008-11-02 21:49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