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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바그다드
하영식 지음 / 홍익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이라크 관련 서적은 될수 있는대로 읽어 보려고 하던 차에 손에 잡힌 책이다.
그런데, 제목은 바그다드였는데, 시작은 터키에서 시작했다.
쿠르드족.
인구 4천만. 터키에 2천5백만, 이란, 이라크에 800만쯤, 시리아에 300만, 유럽에 수백만...
자유롭게 살지 못하고 아직도 각 나라에서 학대를 당하는 민족. 쿠르드족.
쿠르드족의 삶을 살피려고 하영식은 위험한 곳을 마다않고 쫓아 다닌다.
진정한 기자정신이 신선하기도 하지만, 좀 무모할 정도다.
아무튼 쿠르드족이란 이유로 생존을 부정당하는 것은, 마치 일제시대 한국을 보는 듯 했다.
한국이 일본에게서 독립하지 못했더라면, 지금 그렇게 살고 있을 것이 명약관화한 일.
그리고 유엔을 앞세워 유고 연방으로 쳐들어간 미국과 유럽 열강들이 드러내놓고 도둑질을 일삼는 세르비아의 폭력 사태를 조망한다.
왜 미국은 세르비아에 개입하는가.
역시 석유와 관련이 가장 깊고, 유럽연합의 실질적 득세에 긴장하고 있다는 현실을 잘 파헤친 글이다.
마지막에서야 이라크로 간다.
요즘 비참하게도 학대받는 이라크 포로들의 사진이 인터넷에 떠돈다.
그런데, 그 모습들을 보면, 그닥 비참하지 않다.
정말 비참했던 것은 일제시대 한국, 중국의 피해자들이었을 것이다.
개를 앞세워 겁을 주는 것보다 종군위안부의 삶은 더 비참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리고 한국 전쟁에서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의 입에서 제대로 된 증언 한 마디 남아있지 않은 사실을 보면, 포로 수용소의 미군들은 지금의 이라크에서보다 수천 배 징그러운 일들을 했을 것이 뻔한 일이다.
미군은 모든 전쟁이 있는 곳에서 주축국 역할을 한다.
미군이야말로, <세계 악의 축>이 아니겠는가.
이런 미군의 파병에 늘 앞장서야 하는 따까리 국가 대한민국의 신세도 처량하지만,
그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의식이 한참 밑바닥인 걸 생각하면, 미래 역시 암담하기만 하다.
이라크 포로 학대 사진을 보고 리플을 달아 놓은 글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쩜 이렇게 한결같이 무식할까... 하고.
인터넷에 리플을 다는 사람들이 어린 학생이기 쉽다지만,
이라크 전쟁과 9.11 테러를 인과관계로 묶는 것을 보면 기가 턱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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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이라크가 쌍둥이 빌딩을 부숴셔 죽은 사람들이 맣다고는 하지만 그일은 벌써 끝나지 않앗나요
테러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는데 아직까지 그난리냐
미국 시키 = 일본앙키= 이라크
다들 똑같습니다.
이라크 쪽에서 잘못 한거 잇지 않습니까?
故김선일씨 기억 안 나 십니까..?
니마들이 故김선일씨 생각하시면 미국 시키들만 욕하는게 아닐껍니다..
처음 사람을 죽이고 했던건 이라크 입니다.
왜이라크계속괴롭혀
니네미군때문에
우리나라도피해보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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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보는 시각도 없고, 역사를 읽는 감각도 없다.
그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즉각적 대응 뿐이다.
이라크는 김선일을 죽였으니 잘못했고, 미군은 포로 학대했으니 잘못했다고...
사회를 읽을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을 기르기에 참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영식씨의 쿠르드인에 대한 애정 내지 동정은 <인류를 위한 인류의 세계화>로서의 세계 시민이어야 한다는 시각까지를 심어줄 수 있어 좋은 글이었다. <세계화>라고 하면 신제국주의로 이해하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