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사 3 - 야스쿠니의 악몽에서 간첩의 추억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3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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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이승만, 박정희 욕할 때만 해도 옛날 이야기였다.

이제 완전 요즘으로 오고 나니, 한숨도 안 난다.

요즘도 어떤 정신 나간 놈이 <나는 친일파가 좋아요> 하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더니,
3권에서는 희망보다는 절망이 가득하다.

낮에는 파병 반대 집회에 참가하고, 밤에는 탄핵 무회 촛불 시위에 참가하는 갑감한 세상.
그나마 패러디의 웃음을 찾은 시대라고 위안을 받고 있는가?

제대로 된 <중도 보수>가 없어본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기승을 부리는 수구 꼴통들,
친일 부역으로 돈줄을 쥐고 앉아 나라가 어려울 수록 '이대로'를 외치는 것들.
자기 자녀는 군대 안가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죄악시 하는 세상.

민주화의 추억에 젖어 자기들이 최고인 줄 아닌 한나라당 철새들.
이재오, 김문수 같은 녀석들과 똑 같은 이해찬 골프총리, 이철 케이텍스 사장녀석들.

간첩을 만들었던 간첩의 추억과 사법 살인과 사법의 몸부림.

까라면 까는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군대를 안 가려 한다고 여호와의 증인들을 증오하는 희한한 나라.
돈 좀 버는 것들이 파업한다고 돈 좀 못 버는 것들이 저주를 퍼붓는 나라.

이런 어두컴컴한 나라에 살면서 정신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한국인 모두가 <자기 검열>이란 심각한 통제병에 걸린 까닭이다.

국사 교과서를 검인정으로 풀어도 <빨갱이 논쟁> 한 판에 자기 검열하는 나라.
학생들 두발 자유화를 인권 보호 차원에서 권고해도 <교칙>을 내세워 단속하는 나라.
자유도 자율도 없는 닫힌 민국.
오로지 축구가 이기고, 야구가 이기고, 쇼트트랙에서 이겨야
승전보를 울리는 병영 민국.

군인도 아닌 병사로, 선수도 아닌 선수로, 자유 없는 자유인으로 살아가야하는 어두운 ... 민국이 낮게 드리운 하늘만큼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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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 2006-03-0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인 모두가 <자기 검열>이란 심각한 통제병에 걸린 까닭이다.- 아 찹찹합니다. 글샘님.

글샘 2006-03-0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지마할님... 아침부터 너무 깜깜한 글이었나요? 암튼 이책 읽을수록 희망보담은 어두움이 떠올랐답니다.
 
조선 왕 독살사건 - 조선 왕 독살설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수수께끼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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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조선은 이미 망했다.
왜군이 무섭다고 선조가 도망을 일순위로 간 것이다. 그것도 의주까지 갔으니 50보도 아닌 100보를 간 거다. 그런데, 조선은 망하지 않았다.

그 때부터 조선 후기라고 한다. 왜란, 호란 이후로 조선은 '개판 사회'가 된다.
그 개판 사회를 조금 살릴 수 있었던 임금들이 연이어 독살된다.
이 책에 독살설을 제기한 임금은 인종, 선조, 소현세자, 효종, 현종, 경종, 정조, 고종 등이다.
조선 왕의 1/4이 독살 당했다고 하지만, 선조 이후 조선 후기 임금의 절반 가량이 정상적인 자연사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리 <왕조 국가>의 대표적인 비정상적 정치 행태가 국왕 독살이라고 하지만, 소현세자와 효종, 정조 같은 개혁적인 군주의 가능성을 짓밟은 것은 조선의 역사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이 책은 전문적인 글쓰기와, 필자의 주장이 강하게 드러난 글쓰기가 혼재되어 있다.
역사가의 사관이 반영되는 일을 당연한 것이지만, 소현세자를 읽으면 저자의 사랑이 지나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역사와 정치란 것이 '자신과 당파의 이익을 위한 투쟁'에 불과한 것이라면, 임금의 운명을 타고난 것은 가장 불행한 일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한 책이다.

거지 아빠가 아들보고, 홍수로 떠내려갈 집이 없으니 우린 얼마나 행복하냐... 했다듯이,
제왕으로서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는 삶이 곤룡포 붉은 비단에 못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 삶의 길과 무게는 정말, 오직 모르겠다. 오직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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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사 2 - 아리랑 김산에서 월남 김상사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2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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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독재 시대를 살아오면서 학교 교육을 통해 국가주의적 사고방식에 잔뜩 찌든 내 의식 속에서,
대한민국은 <평화를 애호하는 국가>, <결코 침략을 저지르지 않는 국가>였다.

그래서 88올림픽때 잠실벌을 가득 메운 평화의 상징 비둘기는 성화의 그을음 속으로 하늘을 날았다.

이 책을 읽고는, 우리 역사가 전혀  평화적이지 않음에 부끄러웠다.
그 속엔 이주 노동자를 짓밟고 있는 비열한 한국인들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일제의 호도에 의해 촉발된 것이기는 하지만 감추어진 역사, 반중국인 폭동과 화교들의 수난.
베트남에서 미군 대신 갖은 학살을 저지르고 돌아온 고엽제의 피해자, 김상사들의 눈물.
우익청년 테러단체의 <국민방위군 학살 사건>
녹화사업의 비인간적, 비이성적 정신말살.

한국인에 의해 저질러진 이런 끔찍한 비극들 이외에도,
박정희의 반민족성, 비전향 장기수를 향한 냉혹한 눈초리.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논의.

일제 강점기의 감옥보다 인권에 눈감았던 대한민국의 감옥.
집필의 자유조차 없던 그 어둡던 공간.
인민군 치하에서보다,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집단적 반발을 보이는 대한민국의 병영.
병영국가로서의 대한민국에 칼을 대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최근에 미쳐 날뛰는 <비리 사학>들의 원죄를 파헤친 그의 현장 르포는 손발로 만드는 역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아아,
이적지 40년을 살면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그리고 많은 책을 읽었다고 자부해왔던 나는 비겁한 대한민국의 치부에 얼마나 무지한이었던가.
고통스럽지만 새살이 나기 위해서는 과거를 끄집어내야 한다.
한홍구는 그런 사북의 자리에 서 있다.

그래서 그의 시선에 따라 역사를 읽는 것은,
역사는 진정 과거인의 그것이 아닌 미래인의 그것임을 확신케 하는 작업이다.
역사서를 읽는 것은 나의 발걸음과 지향점을 결정하는 것임을 알려주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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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사 - 단군에서 김두한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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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역사서 중 가장 놀라웠던 책은 역시 <해방 전후사의 인식>이었다.
그리고 리영희 선생님의 <베트남 전쟁>, <우상과 이성>, <전환 시대의 논리> 같은 책...

그렇지만, 그 책들은 이 책만큼 대한민국의 역사에 똥침을 놓지 못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불온 서적>이다.

성스러운 단일 민족, 단군의 자손, 민주주의의 성지 <대한민국>을 일거에 발가벗겨버리는 힘이 한홍구의 글에는 들어 있다. 그 근거는 지난한 공부에서 나온 것이고, 부지런한 발품에서 뒷받침되는 그것이리라.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에 이런 책을 읽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변죽을 울리던 책을 읽고도 분노하고 저주하며 음주로 보낸 시절을 생각하면, 이런 무서운 책을 그당시 읽었더라면, 내가 어떤 짓을 저질렀을는지 모를 만큼 무서운 책이다.

이 책에서는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국사>는 없다.

고조선이 있지만, 고조선은 없다.

내가 숱하게 읽었던 왕조 중심의 역사를 한홍구는 <시선, 주제 중심의 역사>로 다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너무도 아무 상관 없는
<그들만의 역사>를,
이젠 우리와 어쩌면 그리도 상관 없을 수 없는
<우리들의 역사>인지,
무서울 정도로 명징하게 들이미는 책.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두려움에 떨었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김세진, 이재호 열사가 분신하던 86년 4월 28일이 떠올라서 눈물이 났고,
아직도 군부대를 경찰이 경호하는 쪽팔린 나라에 살 수밖에 없어서 눈물이 났다.

그렇지만, 한국인이 그냥 쪽팔려 하는 역사를,
바로서지 못한 국가의 기강을,
밑바탕없는 수구 세력이 <보수>라고 착각하고 우기고 빨갱이들을 사냥하는 짓을,
더이상은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교사로서 또렷이 기억해야 함을 깨닫는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표가 수구 꼴통들에게 비수가 되고,
대한민국의 역동적 에너지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을 복사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실업계 아이들은 시간이 많으니 가르칠 시간을 내 보아야겠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쪽팔리지 않은 대한민국을,
축구나 잘하고, 쇼트트랙이나 잘 돌아서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아니라,
당당한 내가 만들어가는 우리 역사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아니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청사진이라도 그려 볼 수 있다면...

고교생, 대학생, 일반인들도 두루 읽었으면... 하는 바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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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 2006-02-27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세진, 이재호 열사가 분신하던 86년 4월 28일, 이 날은 제가 군사 훈련 받으러 문무대 입소하던 날이었습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글샘 2006-03-03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방 아니었던가요? 무서운 옛날이야기였죠. 80년대의 젊음이란...

역전만루홈런 2006-10-1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의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더니 빨갱이 냄새가 난다고 그랬습니다..
아직도 빨갱이라는 표현을 쓰다니, 도대체 개념은 군대에서 포맷하고 온 것 같습니다..
빨갱이, 한겨레, 좌익, 뭐 이런 것들.. 우리는 과연 제대로 알고나 하는 말일까요?

글샘 2006-10-12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무서운 것은 모르는 상태에서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홍구씨는 빨갱이로 몰 수 있을 만큼, 진보적 역사학자죠.
이 책의 가치는 그런 거구요. 진보적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람이 중립이 아니라, 이미 수구 꼴통들에게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라데요.
 
굿바이 바그다드
하영식 지음 / 홍익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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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관에서 이라크 관련 서적은 될수 있는대로 읽어 보려고 하던 차에 손에 잡힌 책이다.

그런데, 제목은 바그다드였는데, 시작은 터키에서 시작했다.
쿠르드족.
인구 4천만. 터키에 2천5백만, 이란, 이라크에 800만쯤, 시리아에 300만, 유럽에 수백만...
자유롭게 살지 못하고 아직도 각 나라에서 학대를 당하는 민족. 쿠르드족.

쿠르드족의 삶을 살피려고 하영식은 위험한 곳을 마다않고 쫓아 다닌다.
진정한 기자정신이 신선하기도 하지만, 좀 무모할 정도다.

아무튼 쿠르드족이란 이유로 생존을 부정당하는 것은, 마치 일제시대 한국을 보는 듯 했다.
한국이 일본에게서 독립하지 못했더라면, 지금 그렇게 살고 있을 것이 명약관화한 일.

그리고 유엔을 앞세워 유고 연방으로 쳐들어간 미국과 유럽 열강들이 드러내놓고 도둑질을 일삼는 세르비아의 폭력 사태를 조망한다.
왜 미국은 세르비아에 개입하는가.
역시 석유와 관련이 가장 깊고, 유럽연합의 실질적 득세에 긴장하고 있다는 현실을 잘 파헤친 글이다.

마지막에서야 이라크로 간다.
요즘 비참하게도 학대받는 이라크 포로들의 사진이 인터넷에 떠돈다.
그런데, 그 모습들을 보면, 그닥 비참하지 않다.
정말 비참했던 것은 일제시대 한국, 중국의 피해자들이었을 것이다.
개를 앞세워 겁을 주는 것보다 종군위안부의 삶은 더 비참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리고 한국 전쟁에서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의 입에서 제대로 된 증언 한 마디 남아있지 않은 사실을 보면, 포로 수용소의 미군들은 지금의 이라크에서보다 수천 배 징그러운 일들을 했을 것이 뻔한 일이다.

미군은 모든 전쟁이 있는 곳에서 주축국 역할을 한다.
미군이야말로, <세계 악의 축>이 아니겠는가.
이런 미군의 파병에 늘 앞장서야 하는 따까리 국가 대한민국의 신세도 처량하지만,
그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의식이 한참 밑바닥인 걸 생각하면, 미래 역시 암담하기만 하다.

이라크 포로 학대 사진을 보고 리플을 달아 놓은 글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쩜 이렇게 한결같이 무식할까... 하고.
인터넷에 리플을 다는 사람들이 어린 학생이기 쉽다지만,
이라크 전쟁과 9.11 테러를 인과관계로 묶는 것을 보면 기가 턱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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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이라크가 쌍둥이 빌딩을 부숴셔 죽은 사람들이 맣다고는 하지만 그일은 벌써 끝나지 않앗나요


테러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는데 아직까지 그난리냐


미국 시키 = 일본앙키= 이라크

다들 똑같습니다.

이라크 쪽에서 잘못 한거 잇지 않습니까?

故김선일씨 기억 안 나 십니까..?

니마들이 故김선일씨 생각하시면 미국 시키들만 욕하는게 아닐껍니다..

처음 사람을 죽이고 했던건 이라크 입니다.


왜이라크계속괴롭혀

니네미군때문에

우리나라도피해보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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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보는 시각도 없고, 역사를 읽는 감각도 없다.
그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즉각적 대응 뿐이다.

이라크는 김선일을 죽였으니 잘못했고, 미군은 포로 학대했으니 잘못했다고...

 

사회를 읽을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을 기르기에 참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영식씨의 쿠르드인에 대한 애정 내지 동정은 <인류를 위한 인류의 세계화>로서의 세계 시민이어야 한다는 시각까지를 심어줄 수 있어 좋은 글이었다. <세계화>라고 하면 신제국주의로 이해하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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