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에서 해설 봉사하시는 분의 설명을 듣고, 금강계단을 한바퀴 돈 후, 통도 환타지아로 향했다.

답사를 갔던 날, 비가 내려서 행사 당일 날씨가 무척 걱정 되었다.

통도사에 여쭈어 보니 비가 오면 공양간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주시겠다고 했다.

그러면 성보 박물관 안에서 탱화 따라 그리기를 해야 하나 어쩌나...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어제 체험학습 일정을 무사히 소화했다.

통도 환타지아 놀이공원에서 2시간의 자유 시간을 주었고, 아이들은 모둠별로 움직이면서 열심히 놀이기구를 탔다.

어느 반 선생님은 놀이기구 무서운 것 탈 줄 아는 아이들과 못 타는 아이들로 먼저 나눈 다음 팀을 짜라고 했다 한다.

미처 그런 것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아이들이나 나나 친한 친구와 짝 하는 것을 기뻐했는데, 정작 데리고 나가 보니

무서운 거 못 타는 아이들은 늘 친구들을 기다려야 되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래도 그럭저럭 다들 열심히 탔고, 신 나는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은 통도사에서 사 먹기로 했는데, 아이들이 자리를 펴고 밥을 먹는 동안 그 주위에서 조금 지켜 보고 있었다.

우리 반 아이들이 도시락 뚜껑에 팀별로 김밥이랑 베이컨말이밥이랑 유부초밥이랑... 하나씩 덜어서 맛 보라며 준다.

그것만 먹어도 배가 빵빵해졌다.

아이들 잘 가르쳐서 선생님 챙긴다며 부러워들 하셨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아이들에게 들인 공 덕분인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생일 잔치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간식을 챙겨 주는데

"선생님 먼저 드세요."라는 말을 꼭 하고 "잘먹겠습니다." 한 후에 먹으라고 가르쳤던 것을 우리 아이들이 기억하고 챙긴 듯하다. 아이들은 가르치면 배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옆에서 꼭 도와주라고 신신 당부하면서

선생님이 무거운 짐 들고 있으면 좀 들어드릴까요? 하고 물어보기도 하라고 했더니

얼마 전에는 수줍어 하면서 묻는 아이들도 보였다. 음... 기특한지고!!!

아름다운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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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국제시장)에 나갔다.

지난 주 지갑을 챙겨 나오지 못해 가격이 싼 대신 현금으로 사야 할 물건이 많은 이곳에서 제대로 쇼핑을 못해서 오늘 다시 나가게 되었다. 20살 무렵에 언니 따라 남포동은 자주 나왔었는데, 서면과 부산대 앞으로 상권이 이동하면서 남포동 상권이 많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나가보니 더욱 활기찬 거리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거리도 너무나 싸서 군것질도 많이 하면서 다니자며 나섰는데, 먹자 골목에서 기분이 상해 버렸다.

비빔 당면이 먹고 싶다고 하는 희망이 때문에 간 그곳에서 딱히 희망아빠랑 찬이는 먹고 싶은 것이 없었기에 비빔당면 하나와 충무김밥을 시켰더니 순대도 시키고 당면도 2개를 시키라고 한다. 맛만 보고 갈 거라고 했더니 2000원밖에 안 하는 당면이니 하나 더 시키라고 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별로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먹으며 배를 불리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는 못 판다면서 어디가서 그렇게 달라고 하면 욕 얻어먹는다고 해서 기분이 나빠 일어서고 말았다. 그런데 희망이는 먹고 싶은 음식 못 먹었다고 또 기분이 나빠지고... 그것 때문에 엄마는 또 속이 상해 버렸다. ㅜㅜ

기분 좋게 집을 나섰다가 음식 때문에 기분이 상해 버려서 맘이 안 좋다.

언니랑 종각집이라는 곳에서 비빔 당면을 먹었던 기억이 나서 한참 헤매다 찾았는데,

메뉴가 좀 바뀌었는지 비빔 당면은 하지 않았다.

씨앗 호떡도 못 먹였고, 비빔 당면도, 유부 만두도 못 먹였다.

아빠가 맛있다고 데려가 멸치 쌈밥집에서 찬이가 정말 맛있다며 밥 잘 먹어서 따라 다니느라 고생한 찬이에게 미한함은 조금 덜었다.

용두산 공원에서 막바로 내려와서 예전 미문화원 자리에 만들어졌다는 '부산근대역사관'을 찍고

남포동 투어를 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먹자골목 인심은 후하지 않으니 친절한 곳을 잘 찾아가야 할 것 같다.

다행히 손수레 위에서 먹은 오징어 무침과 부침개 파는 곳의 아주머니는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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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걸 선생님 강의 들으러 갑니다. 국어 3단원에서 토론 공부한 아이들이 정말 재밌다며 또 하고 싶다해서 오늘 하루종일 연수 하는데 잘 배워올테니 더 재밌는 공부 하자고 했습니다. 토론의 전사1권 읽고는 좋아서 2권도 샀는데 읽지도 않은 책이 아무리 찾아봐도 흔적 없네요. 책을 사두셨다하니 오늘 얼른 가서 없는 책으로 찜해야겠습니다. 예쁜 후배가 집앞까지 데리러 오겠다하니 이 또한 기쁘네요.
아~ 신 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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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예방 주간 학예 행사가 있다.

주제를 뭘로 설정할까 의논하다 우리 학년은 친구와의 소중한 경험에 대해 써보기로 정했다.

시상도 있는 대회라서 학습지를 만들었다.

예쁘게 편지지 형식으로 만들어서 각 반에 배달까지 했다.

오늘 1, 2교시에 실시하게 되어 있었다.

아침 출근 후 학습지를 찾으니, 우리 반 학습지가 없다.

어제 출장 간 3반 선생님 교실에서 문단속 해 주느라 들고 간 학습지를 우리 반 것까지 두고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른 반에 다 물어봐도 남는 학습지는 없단다.

교무실에 부탁해서 얼른 양면 복사를 할까? 교실 프린트기로 앞뒤 돌려가며 뽑을까? 하다가

각 반에서 남는 종이를 좀 달라고 했다. 그렇게 10장 조금 넘게 모였다.

그래도 아이들보고 물어 보면 답이 나올 때도 있으니...

"얘들아, 여차저차 해서 인쇄해 둔 학습지를 책상 위에 찾아봐도 바구니에 찾아봐도 안 보이는구나.

너희는 못 봤니?" 했더니

다같이

"저기 있잖아요~"한다.

까먹지 않으려고 집게 자석에 잘 집어서 칠판에 붙여 두고 퇴근을 했다는 게 그제서야 생각난다.

아이들이 보는 위치에서는 아침의 나의 분주함이 얼마나 웃겼을까 싶다.

나 혼자 멋쩍어 웃고 말았다.

아, 이런~~~

선생님들 미안합니다~

학습지 찾았습니다. 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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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선생님을 만났다.

"김용택은 임실에 삽니다. 임실하면 뭐가 유명하죠?" 하시자 반사적으로 "치즈요~"라는 말이 나왔다.

"에헤~ 다시 물어요. 김용택은 임실에 삽니다. 임실하면 뭐가 유명하죠?"

그렇게 웃으면서 김용택 시인을 만났다.

어제 날짜로 끝난 연수의 마지막 날 특강 강사로 오셔서 구수한 이야기들을 들려 주셨다.

선생님의 책 중 가장 많이 팔렸고,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어서 인세를 두둑히 받았다는 <<콩, 너는 죽었다>> 는 그러고 보니 제대로 읽지도 못한 것 같다.

3일 전에 나온 따끈한 책이라면서 응대를 잘 한 선생님 몇 분께 저자 친필 사인본을 주신 <<사랑이 다예요>>의 내용도 궁금하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도 읽었던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어머니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위 네 권의 책 중 하나를 골라 읽으라고 한다면 나는 마지막 책을 읽어보려 한다.

선생님은 교사 생활 대부분을 한 학교에서 근무하셨다고 한다.

5년 근무하다가 1년 다른 학교 갔다가 다시 그 학교로 오고, 또 5년 근무하다가 1년 다른 학교 근무하고 다시 그 학교로 오고...

선생님이 다녔던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을 가르치셨다고 하시면서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시기를 보낸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한 학교에서 보냈다 하셨다.  

3학년은 공부를 가르치려니 너무 어렵더라~~~ 그래서 20년 넘게 2학년만 가르쳤다 하셨다.

아이들에게 공부 안 가르쳐도 부모님들이 자신에게는 뭐라 못 한다고.

자기들을 가르쳤던 선생님이니까.

그렇다고 선생님이 공부를 안 가르치셨겠는가?

자연을 통해 삶을 알도록 가르치셔서 아이들이 살아있는 공부를 하지 않았겠는가?

그래서 그것들이 다시 책이 되지 않았겠는가?

선생님은 자연이 말하는 것을 받아쓰면 시가 된다고 하셨다.

시라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문학 장르인지, 그 함축적인 내용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바로 철학이 된다고 하셨다.

사모님께는 결혼하고 딱 6개월 잔소리를 들었다 한다.

6개월 잔소리 듣는 동안 자신의 안 좋은 습관, 행동들을 다 고쳐서 더 이상 잔소리를 듣지 않았다고.

안 좋은 것은 생각해 보고 얼른 고치라 하셨다.

"여보, 왜 양말을 이리 뒤집어 벗어요? 바로 벗어두면 좋을텐데..."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생각되어 양말을 바로 벗어두고

"여자들이 꼭 이불을 개야 한다는 법이 있나요?" 하길래 이불을 개어 봤더니 딱 15초 걸리길래 이불도 개고...

물 달라, 밥 더 달라, 국 더 떠달라... 이런 말 해 본 적이 없다고. 양말 가져다 달란 말 왜 하냐고?

아내들이 양말을 숨겨놓지 않는다고...

여기저기서 빵 터지게 하는 이야기들을 들려 주셨다.

딱 두 군데의 강연은 절대로 가지 않는다고 하셨다.

교장 선생님과 중2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 그들의 공통점은 듣지 않는다고! ㅎㅎ~

선생님은 어머니가 주신 말씀 중에

사람이 그러면 안 돼~

남의 일 같지 않다

싸워야 큰다!

라는 말을 마음 속에 새기기 살아오셨다 한다.

인간다운 도리를 다해야 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관심을 쏟아야 하고 모순을 보면 고치고 바꾸고 맞추어 가면서 커 나가야 한다고 하셨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김용택의 가끔 열리는 학교'가 궁금하다. (http://blog.daum.net/windada11/8753435)

연수 마지막 날, 김용택 시인을 만나게 되어 횡재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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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8-14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우면서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셨겠네요.
그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집과 학교에서 아이들한테도 사랑스러운 이야기 나누소서~~

희망찬샘 2015-08-14 20:28   좋아요 0 | URL
네~~~

수퍼남매맘 2015-08-1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김용택 시인 강연회 이벤트를 하던데 우리 집에서 장소가 좀 멀어 갈까말까 고민 중이에요.
말씀을 재미있게 하시나 봅니다.
전 아직 만나뵙지 못 했어요.

희망찬샘 2015-08-21 14:27   좋아요 0 | URL
서울 하늘 아래에서 한다면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멀어도 시내인 거잖아요. 답이 너무 늦었을 듯 하네요. 벌써 지나간 버스일지도... ^^;;

프레이야 2015-09-15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라. 좋은시간이었겠어요 정말. 시인의 말은 확실히 다르단걸 느꼈어요. 전에 이정록 시인을 들은적이 있거든요^^

희망찬샘 2015-09-19 08:36   좋아요 0 | URL
참 기분좋게 사시는 분이더라고요. 한 번 만나뵙고 싶었는데... 저의 수고는 하나도 없이 얻은 좋은 시간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