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처음 도서관 일을 맡아서 하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다.
예산 쓰는 일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에듀파인 기안하여 품의를 올리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물건을 사기 위한 과정이 생각보다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몇 번 하니까 일이 되긴 되었는데,
하는 것마다 새로운 일이어서 정말 힘들었던 기억.
공문 보고하는 것도 숫자 하나하나 맞추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올해는 한 번 해 보았던 일이라 일이 훨씬 수월했다.
그래서 학년 초 계획을 짜면서 새로운 일을 하나 시도해 보았다.
어머님들과 함께 인형극 공연을 해 보기로 한 것이다.
재작년에 해 보았다고 하셨는데, 사서 선생님께서 그 쪽으로 공부도 하시고 하셔서 함께 일을 주도하셨던가 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쪽으로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서 엄두도 내지 않았는데
작년에 한 해 마무리를 하면서 슬쩍 말을 꺼내 보니
어머님들이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하셔서 어머님들 믿고 계획을 짜 두었다.
독서의 달 주간에 학년별로 한 시간을 배당하여 인형극 공연을 하기로 말이다.
그런데, 이 일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재료를 준비하는데, 아크릴 봉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고, 손코팅지가 많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런데, 어머님들이랑 함께 검색하니까 손코팅지가 롤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이 있어서 그걸 사는 게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많이 알아보고 고민해서 물건을 선택했는데, 오늘 확인한 물건이 맘에 안 맞으시단다.
그림을 크게 그려서 그림자극 공연을 할 건데, 인형에 힘이 있으려면 코팅을 해야 하고,
기계코팅은 크기가 제한되어 있어서 손코팅지가 좋겠다고 해서 주문하기 전 전화를 걸어보고 확인까지 했는데,
기대한 것과 다르다 하시니 일을 다시 되돌리려하니 조금 복잡하고 머리가 아팠다.
반품 신청하고, 그리고 다시 기안을 해야 하는데, 먼 곳에 나와 있으니 쉽지가 않다.
앰프 대여도 알아보니 50만원 한다고 해서 하루 공연에 50만원은 너무 무리다 싶어 고민고민하다가
녹음해서 하면 안 되겠는가 했더니 그건 현장감이 떨어져서 곤란하다 하시고
인근 교에도 해마다 어머님들이 중심이 되어서 인형극을 한다길래 전화를 걸어 보았더니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이신 분에게 어머님들이 수업을 받고 계신데 그 분을 통해서 10만원에 대여하신다고 하길래
우리도 다리 놓아 주십사 또 부탁드렸다.
이렇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머님 대표께서 정말 수고를 많이 해 주셨다.
방학 동안 매 주 2~3번 나와서 인형 만드시고, 대본 외우시고, 연습하신다는 어머님들.
막도 재작년에 쓰던 것이 있다고 하셨는데, 확인해 보니 없다고 다시 맞추셔야 겠다고 하시고,
그러려면 두 분이 또 시장에 나가시고, 천을 뜨시고, 재봉틀 하는 곳에 가셔서 바느질까지 해 오셔야 한단다.
내가 직접 나서서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맘이 더 고되다.
이래저래 미안한 마음이 들고,
일이 하나하나 쉽지가 않고 답답한 마음이 든다.
희망이에게,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런 일을 내가 꼭 해야할까 물으니
우리 딸, 당연히 해야 한다고, 그래야 세상이 발전할 수 있고, 더 나아진다고 이야기 한다. 기특하다.
그래, 힘내서 하자.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그리고 어머님들께서도 땀방울이 빛나는 날, 다 함께 크게 웃으실 수 있으리라.
어머님들이 힘드신 가운데서도 기쁘게 준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우리가 하기로 한 공연은 바로 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