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가 날 봤을 때 활짝 웃으면서 인사할 때,

학원 버스 속에서 밖을 내다 보며 선생님~ 하며 인사할 때,

나한테 와서 괜히 이런저런 이야기 할 때,

방과 후 수업 마치고 늦게 집에 돌아가면서 교실에 들어와서 눈 맞추고 갈 때,

인사 해 놓고 또 와서 또 인사하고, 또 인사하고 할 때,

 

방과후 수업 교실에서 수업 하다가 복도에 지나가는 날 보고

"우와 선생님!" 하면서 세 명의 머슴아들이 달려 나오는데,

교실에는 마침 선생님이 안 계셨고, 공부를 하기 싫었기 때문이겠지만,

나는 그래도 내가 너무 좋아서 달려나온 것이라 생각하면서 혼자 좋아라 했더라는...

아이들에게 들인 공이 헛되지 않는다는 생각.

아이들이 마음을 조금씩 알아주고, 나의 잔소리도 달게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좋다, 요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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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처음으로 해 봤다.

울 학교 후배 둘을 데리고 맛있는 거 사 먹기.

선배는 선배대로 후배는 후배대로 나름의 애로가 있는 직장생활.

최근에 속 상한 일이 많았던 후배, 그들로 인해 맘 불편했던 선배들, 그 사이의 끼인 자로서

무언가를 할 수는 없을까 생각을 했다.

그 동안 선배들이 내게 보여주었던 관심과 애정을 되돌려 드리는 일이 후배들을 챙겨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니 자취생은 너무 좋아했고,

두 후배가 샤브*에 가고 싶다고 해서 송정의 바다를 바라보며 분위기 있게 밥을 먹었다.

바다를 보며 밥을 먹을 수 있는 부산은 참 좋은 곳이다.

신규교사와 나의 나이 차이가 무려 20년! 세대 차이가 두 바퀴를 돌았다.

맛있게 밥을 먹고, 가슴에 담았던 이야기들도 나누었고,

당부하고 싶은 말들도 이야기 해 주었다.

나의 신규 때를 생각해 보면 후배의 마음이 더욱 이해가 되고,

모르니 우리가 도와주고 가르쳐 주는 일이 필요할 것 같고,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잘못 한 일에 대한 지적도 수용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말 못하고 가슴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나 바쁘다고 그동안 너무 무심하게 지내오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다.

학급경영에 대한 팁을 일 년에 하나씩만 내 것으로 만들어도 10년이면 10개!

모르는 것 미안해 하지 말고 묻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 잘 보고 좋은 것들 배우기!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꼭 하나는 줄 수 있는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마음의 위로가 된 듯해서 더욱 맛있는 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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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여행하는 맛이구나를 알게 해 준 고마운 이들이 있다.

 

1. 군산의 시의원 이야기는 지난 번에 했고,

 

2. 김좌진 기념관에서 해설해 주신 분

좁은 기념관 안에는 할아버지들이 몇 분 계셨고, 그 할아버지들 앞에서 기록화를 보면서 땀을 뻘뻘 흘리며 설명을 해 주시는 분이 계셨다. 이곳을 관리하시는 분, 관장님이라고 해야 할까? 김좌진 장군이 노비 문서를 태운 이야기, 김좌진 장군의 가계도에 관한 이야기... 하시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시던 그 어르신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18살에 노비 문서를 모두 태우시고 가지고 계신 땅도 다 나누어 주시고 학교를 세워 교육하신 후 그 학교도 바치셨다며 온 몸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셨다고 해설 해 주셨다. 할아버지들께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뭔지 아실까? 희망찬 아이들에게 묻지도 않은 그 뜻을 설명해 준다고 나 혼자 열 잔뜩 올렸다.

 

 

 

3. 부천 중 1동 성당

이 성당의 특이한 점은 상가 건물이 성당이라는 점.

신부님 말씀이 부지 확보가 어려워 상가를 한 층 한 층 사면서 성당을 완성해 나가고 있으시단다.

미사 후 공지 시간에 처음 보는 가족이 있다시며 인사 건네 주셨다.

옥상에 가서 차 한 잔 마시고 가라 하시면서

가족 사진도 손수 찍어 주신 정겨운 신부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4. 남산 타워 가는 길에 들른 사랑방 칼국수

이곳에서 자취를 했던 아이들의 사촌 고모가 추천해 준 맛집이었는데,

고모 설명 듣고 찾아갔는데, 간판은 보이지 않고

하루 종일 걸어서(서울에서는 대중교통 이용) 찬이는 힘들다고 잘동말동 해서 아빠랑 남겨 두고,

희망이랑 둘이서 좀 더 찾아 나섰다.

근처라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없어서 가게로 전화를 했더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이곳이 간판이 잘 안 보이니 거기 가만 서 있으면 내가 나가겠노라 하셨다.

닭고기 백반이 칼국수 보다 맛있다고 해서 3인분에 칼국수 하나 시켰는데,

국물이 하나 부족하다고 하나 더 주시고, 밥도 부족하면 더 달라 해라 하신다.

팍팍한 서울 인심이 맘이 많이 상했었는데, 아주머니 인심이 다 풀어졌다.

 

 

 

5. 수원 화성 서장대 올라가는 길에 계단이 많다.

우리가 내려가는 길에 올라오던 젊은 오빠가 여자 친구에게 하는 말

"내려갈 때는 편하겠지?"

이 말이 정말 기분좋게 들렸다.

 

 

 

6. 어느 식당 서빙하는 아가씨(학생인가?)

띵동 : 물 좀 주세요.

네에~~~ 하고 말하는데 활짝 웃는 모습이 그렇게 기분좋을 수가 없다.

 

사람 향기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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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4-09-0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미인이시네요~~~ 희망이와 찬이도 이뻐요! ^^

희망찬샘 2014-09-10 08:12   좋아요 0 | URL
몇 년에 한 번 정도 듣는 말을 오늘 들었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긴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처음 여행을 하면서 전국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이나 기적의 도서관 같은 곳을 가 보자고 이야기 했지만,

그 뜻은 이루지 못했다.

대신 세 곳에서 원없이 책을 읽었다.

 

부천 만화 박물관(만화 좋아하는 희망찬아빠는 신이 났다.)

 

 

이곳에는 만화 도서관이 있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만화를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될 터이니 조심.

나는 이곳에서 미생을 보았는데, 끝까지 못 읽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반나절 읽었다.)

그렇다고 하루 더 머무르기도 그렇고 해서 일단 마음을 접었다.

직장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의 내용에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서로를 돕고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나의 상사는 내게 어떤 사람이며,

나는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인지 생각해 보았다.

 

 

다음으로 간 곳은 서울 숙소 근처의 매헌 기념관. 윤봉길 기념관(충의사)은 예산에서 갔지만,

숙소 근처에 기념관이 있어서 25세 꽃다운 나이에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치신 그 뜨거움을 한 번 더 느껴보기로 했다.

그런데, 2층에 올라가니 도서관이 있다.

이곳에서 읽은 책은 다음과 같다.

 

옥중에서도 만세 운동을 펼친 유관순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이야기에 앞서 그가 벌인 애국계몽운동 이야기도 저학년용 인물 이야기지만 자세히 나오니 살펴보면 좋겠다.

 

 

 

 

 


 

 

 

참 잘 쓰고 잘 그렸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읽은 책이다. 

다음 도서 구입 때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이들이 이 책만 읽으려 하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지금까지 읽었던 그림책과 연결해 보았을 때,

그림책 보다 이해가 훨씬 쉽게 잘 그려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화 그림책은 좀 어려웠던 기억.

 

 

 

 

 

 

 

 

재미있다, 재미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이들의 고모님 소개로 머문 '한삶의집' 도서관.

이곳에서 아이들은 원없이 책을 읽었다. (만화책, 어린이 과학 동아)

 

 

 

 반전이 숨어있네요~ 라는 찬이의 말에 끄덕끄덕

 

 

 

 책의 명성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책.

5학년 1학기 교과서에 읽기 자료로 나오기도 해서 한 번 읽어보자며 펼쳐 들었는데,

많은 반성과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챙겨 가지고 가서 틈틈이 읽은 책은 이오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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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처음 도서관 일을 맡아서 하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다.

예산 쓰는 일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에듀파인 기안하여 품의를 올리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물건을 사기 위한 과정이 생각보다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몇 번 하니까 일이 되긴 되었는데,

하는 것마다 새로운 일이어서 정말 힘들었던 기억.

공문 보고하는 것도 숫자 하나하나 맞추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올해는 한 번 해 보았던 일이라 일이 훨씬 수월했다.

그래서 학년 초 계획을 짜면서 새로운 일을 하나 시도해 보았다.

어머님들과 함께 인형극 공연을 해 보기로 한 것이다.

재작년에 해 보았다고 하셨는데, 사서 선생님께서 그 쪽으로 공부도 하시고 하셔서 함께 일을 주도하셨던가 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쪽으로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서 엄두도 내지 않았는데

작년에 한 해 마무리를 하면서 슬쩍 말을 꺼내 보니

어머님들이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하셔서 어머님들 믿고 계획을 짜 두었다.

독서의 달 주간에 학년별로 한 시간을 배당하여 인형극 공연을 하기로 말이다.

그런데, 이 일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재료를 준비하는데, 아크릴 봉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고, 손코팅지가 많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런데, 어머님들이랑 함께 검색하니까 손코팅지가 롤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이 있어서 그걸 사는 게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많이 알아보고 고민해서 물건을 선택했는데, 오늘 확인한 물건이 맘에 안 맞으시단다.

그림을 크게 그려서 그림자극 공연을 할 건데, 인형에 힘이 있으려면 코팅을 해야 하고,

기계코팅은 크기가 제한되어 있어서 손코팅지가 좋겠다고 해서 주문하기 전 전화를 걸어보고 확인까지 했는데,

기대한 것과 다르다 하시니 일을 다시 되돌리려하니 조금 복잡하고 머리가 아팠다.

반품 신청하고, 그리고 다시 기안을 해야 하는데, 먼 곳에 나와 있으니 쉽지가 않다.

앰프 대여도 알아보니 50만원 한다고 해서 하루 공연에 50만원은 너무 무리다 싶어 고민고민하다가

녹음해서 하면 안 되겠는가 했더니 그건 현장감이 떨어져서 곤란하다 하시고

인근 교에도 해마다 어머님들이 중심이 되어서 인형극을 한다길래 전화를 걸어 보았더니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이신 분에게 어머님들이 수업을 받고 계신데 그 분을 통해서 10만원에 대여하신다고 하길래 

우리도 다리 놓아 주십사 또 부탁드렸다.

이렇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머님 대표께서 정말 수고를 많이 해 주셨다.

방학 동안 매 주 2~3번 나와서 인형 만드시고, 대본 외우시고, 연습하신다는 어머님들.

막도 재작년에 쓰던 것이 있다고 하셨는데, 확인해 보니 없다고 다시 맞추셔야 겠다고 하시고,

그러려면 두 분이 또 시장에 나가시고, 천을 뜨시고, 재봉틀 하는 곳에 가셔서 바느질까지 해 오셔야 한단다.

내가 직접 나서서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맘이 더 고되다.

이래저래 미안한 마음이 들고,

일이 하나하나 쉽지가 않고 답답한 마음이 든다.

희망이에게,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런 일을 내가 꼭 해야할까 물으니

우리 딸, 당연히 해야 한다고, 그래야 세상이 발전할 수 있고, 더 나아진다고 이야기 한다. 기특하다.

그래, 힘내서 하자.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그리고 어머님들께서도 땀방울이 빛나는 날, 다 함께 크게 웃으실 수 있으리라.

어머님들이 힘드신 가운데서도 기쁘게 준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우리가 하기로 한 공연은 바로 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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